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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otov (Vasco x Jay Kidman) - 'Molotov Cocktail' 인터뷰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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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10 2013-09-06 18:00:39
HIPHOPPLAYA(이하 H) : '바스코(Vasco)'의 경우 전작 앨범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들고 나왔어요. 주기가 상당히 타이트한데 작업 속도가 빠른 건가요. 아니면 어느 정도 준비 된 앨범이었나요?
Vasco(이하 V) : 4집을 작업하면서 미리 작업을 해두었던 트랙들도 있었고, 4집이 끝나고 작업을 한 트랙들도 있습니다. 다음 2장의 EP도 이런 식으로 미리 작업이 절반 정도 다 돼 있는 상태입니다. 결혼하고 출산을 하고서 작업을 할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이혼을 하고 삶이 어느 정도 재정비가 되고 나니 제 자신에게 투자할 시간이 많네요.
H : '제이키드먼(Jay Kidman)'은 힙합플레이야와는 처음 갖는 인터뷰인데요. 바스코가 제이키드먼을 소개 한다면, 어떤 뮤지션인가요?
V: Jay Kidman은 굉장히 고집이 있는 아티스트에요. 저도 고집이 쌔지만 저보다 몇 배는 더 고집이 셀 거에요. 그리고 굉장히 주관이 뚜렷한 친구고요. 제가 뭔가 실수를 하거나 성에 차지 않으면 저에게도 돌직구를 가끔 날리는 친구에요. 그런 성격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상에서도 잘 드러나는 친구죠. 맘에 안 드는 아티스트가 있으면 돌직구를 날리죠. 그래서 문제도 많았지만 그 자세를 어느 정도 존중은 합니다. 하지만 음악이나 SNS상에서는 달리 실제로 만나보면 말수도 적고 수줍어하는 성격의 친구죠. 되게 독특한 캐릭터에요. Jay Kidman을 처음 만났을 때 “어디서 앞에서 만나자~” 라고 하고 제 눈앞에 서있는데도 절대 알아 보지 못했었어요. 그 정도로 평범하게 생긴 친구에요
H : 제이키드먼의 평소 작업 페이스와 스타일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Jay Kidman(이하 J) : 곡을 쓰기 시작한 뒤로 독창성에 대한 고민을 언제나 하고 있어요. 현재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는다기 보다는 그 안에서도 저만의 바이브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항상 스트레스 받으며 작업하죠. 그래서 매일 작업실 의자에 앉아있지만, 곡을 쏟아내지는 않는 거 같아요. 좀 신중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H : 언제 어떻게 음악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나요?
J: 막연하게 꿈을 키우던건 중3-고1때였어요. 저도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 다니고 과외 받고 11시 반까지 공부하다가 들어와서 음악 듣다 잠드는 그런 학생이었죠.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 문득 제가 어떤 길을 선택해서 걸을지에 대한 생각을 못해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고민을 심각하게 하던 와중에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뮤지션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는 것에 대해 학교던 부모님이던 친구던 누구에게도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어요. 쉽게 말하면 깡이 없었죠. 그래서 정말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홀로 음반 매장 가서 용돈 부어가며 CD를 사서 들었고 학원을 갔다 와서 방 불을 끄고 컴퓨터 앞에서 조용히 곡을 쓰곤 했었어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그 때 고독하게 홀로 지내며 갈고 닦았던 것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H : 그럼 그 당시에 처음 곡을 쓸 때 영향 받았던 뮤지션들 중엔 누가 있나요?
J: 처음에 곡 쓰는 연습하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쭉 영향을 받아온 건 '퍼렐(Pharrell)'과 '팀버랜드(Timbaland)'에요. 독창성과 드럼프로그래밍에 있어서 정말 큰 영감을 많이 받았죠. 태도적인 면에서는 '제이딜라(J DILLA)'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지난 2년간 솔로 앨범을 준비하던 때에는 '엑스지빗(XZIBIT)'과 '블랙밀크(BLACK MILK)'에 완전 빠져 살았어요. MOLOTOV 수록곡들도 잘 들어보시면 그 바이브가 있을거에요.
H : 앨범 타이틀에서부터 힘이 넘칩니다. 일단 화염병 던지고 때려 부수는 앨범이라는 말이 와 닿는 앨범이었고, 작정하고 강도 센 앨범을 만드신 것 같아요. 앨범이 나온 지 꽤 지났고, 피드백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주변 반응은 어떤 것 같나요?
V : 사실 4집이 굉장히 마이너한 감성이고 우울한 감성의 앨범이었었어 그런지 주위에서는 "살아있네!" 라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렇게 강한 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니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습니다. 다시는 4집과 같은 우울한 앨범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다시는 제 삶을 그림자 아래로 끌고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J : 주변 반응이라.. 반응이 너무 칭찬일색이라 좋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해요. 많은 뮤지션들이 공감하시겠지만 긍정적인 피드백은 고마움과 동시에 스트레스죠. 비판적이고 발전의 토대가 될 만한 피드백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부족한 점을 지적 받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좋은 반응이 많고 기분은 좋습니다.
H : 자켓과 부틀랙의 이미지들은 6월 항쟁의 종군 사진들로 알고 있는데, 뭔가 역사적이거나 정치적인 메시지가 있는 앨범은 아니지만, 이미지 자체 만으로 음악과 일체감이 느껴졌어요. 좋은 샘플링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남모를 어떤 의도가 있진 않았는지 궁금해요. (워낙 바스코가 역사의식을 주제로 다루어왔으니)
V : 강한 앨범인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커버 아트워크를 고민하던 중 접하게 된 사진입니다. Jay Kidman과 동시에 첫눈에 반한 사진이에요. 사실 이 사진 전에 다른 아이디어들도 있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생간 이미지를 쓰고 싶었어요. 피 뚝뚝 떨어지는 진짜 생간의 이미지. (웃음) 근데 Jay Kidman의 반대로 성사 되지 못했지만 2번째 작품 때는 꼭 하자고 어느 정도 합의를 봐두긴 했습니다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사진= 1987년 6월 고명진 기자作)
H : 커뮤니티에서 바스코에 대한 재미있는 표현을 봤습니다. “바스코의 예전 음악을 들으면 마치 람보처럼 기관총을 들고 총알을 퍼붓는 느낌이었거든요. 지금은 권총으로 필요한 적들만 깔끔하게 죽이려는 듯한..”이란 표현을 하더라고요. 노련미에 대한 칭찬과 강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오묘하게 섞여 있는데 (물론 모로토브 칵테일 발매 전 글입니다.)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V : 재밌는 표현이네요. 예전의 저를 원하신다면 이제부터는 기관총이 아니라 바주카들고 나타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솔직히 나이도 들고 이 바닥에서 안 좋아진 이미지 때문에 몸을 좀 사린 건 사실인데, 솔직히 까놓고 보니 뭐 어차피 이 바닥은 혼자 힘으로 (실력) 성장해야 하는 곳이란 걸 알았기 때문에 앞으로 다 휩쓸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습니다. 뭐 어차피 제가 여기까지 오는 데 있어서 그 어떤 선배의 옆에 빌붙어서 올라온 적도 없었기에 두려울 것도 없습니다. 앞으로 더 RAW한 바스코를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H : 한편으로는 바스코가 온전히 주도권을 가지고 완결 짓는 곡이 적어서 아쉽다는 평도 있는데 피쳐링 리스트가 많은 만큼 앨범을 구성 짓는 데 있어서 조율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V : 사실 피쳐링 이름이 많이 보이지만 딱 까놓고 들어보면 앨범에서 제 분량이 그렇게 적은 것은 아닌데, 우선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듣고 가장 완벽한 조합이 될만한 친구들을 중점으로 작업을 했어요. 물론 Jay Kidman의 허락 하에.
H : 많은 피쳐링 mc들이 참여한 앨범이에요. 앨범의 컨셉이나 제이키드먼의 비트 자체가 배틀랩을 하기에 잘 짜여진 판이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런 점에서 '블랙넛(Black Nut)' 같은 래퍼는 역시나 주목을 받았어요. 민감한 만큼 카타르시스를 주는 재치 있는 라인도 있었는데, 바스코 본인의 감상평이 듣고 싶습니다. 블랙넛 벌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V : 처음 듣고 그냥 지려버렸습니다. 정말 앞뒤 신경 안 쓰고 질러 버리는 친구더라고요.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정말 배꼽 잡고 들었어요. 웃으면서. 그러다가도 중간중간 멋진 펀치라인들에서 감탄도 하고. 뭐 플로우가 좀 단조로워서 지루해질 뻔 할 때 마다 적재적소에서 터져 나오는 표현력들이 정말 노련했어요. 이건 그냥 게임이고 놀이에요. 자신의 재능, 재치를 보여주려고 이런저런 여러 가지 표현을 하는.. 너무 눈치 보면 재미없죠. 한국에서 가장 민감한 게 이 부분인데, 좀 꼰대들이 많아서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죠. 그래서 이 친구가 대단한 거죠. 다 신경 끄고 자기의 게임을 즐기고 있는 친구니까요.
H : '이런 비유하긴 바스코에게 죄송하지만’이라는 브레이크(?)를 걸고 시작한 걸 보면 아주 막 나가는 것 만은 아닌 것 같아요.
V : 블랙넛은 참 재미있는 캐릭터에요. Jay Kidman도 그렇고요. 사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는 친구들이에요.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뒷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죠. 근데 현실에서 만나면 되게 유들유들한 친구들이에요. 이 친구들에게 음악은 자신을 표출하는 하나의 큰 창구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뮤지션으로 역할을 충실히하는 친구들인 것 같습니다.
H : 이번에 공개 된 ‘Watch Out’ 뮤직비디오에서도 블랙넛이 빠졌어요. 카메라 울렁증 때문이라고 하는데
V: 시도조차 못했죠. Blacknut을 불러오는 건 Jay Z를 모셔오기만큼 힘듭니다.
H : 공교롭게 최근 '켄드릭라마(Kendrick Lamar)' 사건으로도 뜨거운 한 주였는데 이런 디스 아닌 디스, 신인들의 패기가 국외 씬 모두 재미있게 만든 것 같아요. 최근 국내 씬은 상당히 조용한 편이잖아요.(역자 주 : 컨트롤 대란 이전 인터뷰 질문지 입니다.)
V : 불을 붙였죠. 스윙스의 공개 곡에도 댓글도 활발하게 달리고 논쟁들도 다시 활발해 졌죠.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도 그렇고 여러 가지 출구들을 통해서 그 동안 잠잠했던 친구들이 다시 수면위로 나오는 것 같아요. 씬이 평화롭고 조용할 때보다는 지금의 활발한 모습이 더 좋네요.
H : 'Watch out' 같은 곡은 사실 블랙넛의 벌스가 이슈 되긴 했지만, 그 외 다른 벌스들 또한 사실 랩으로서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만한 부분이 많은 트랙이라고 생각하는데, 제이키드먼은 비트메이커로서 watch out의 어떤 벌스가 가장 인상 깊었는지
J : 개인적으로는 '어글리덕(Ugly Duck)'의 벌스가 제일 좋았어요. 어글리덕이란 래퍼를 섭외하게 된 것도 제 아이디어였는데, 안정적임과 에너지가 공존하는 완성도 있는 벌스는 현재 그 나이 대에서 어글리덕이 제일 잘 쓰는 거 같아요. 제 의견으로 섭외가 되었는데 잘해주셔서 다행이기도 하고요.
[M/V] Molotov - Watch Out(Swings, Ugly Duck)
H : 요즘엔 본토 언더그라운드 씬과는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져서, 별로 놀랍지 않게 피쳐링 리스트에서 외국 mc들의 이름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비트메이커들 수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한데, 그런 면에서 새삼 반응을 살피는 게 웃기긴 하지만 일단 앨범에 참여한, '아크로바틱(Akrobatik)'의 참여 배경과 참여 후 피드백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J : 제가 솔로 앨범을 준비할 당시에 미국 언더그라운드 MC들 중에서 한 명을 섭외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는데.. 그 때 Akrobatik이 눈에 들어왔죠. 바스코형과 제가 굉장히 즐겨 듣던 MC였기 때문에.. 근데 예상보다 순조롭게 트위터를 찾아서 DM으로 연락하게 되었고, 자세한 작업은 구글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했어요. 페이가 있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이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고 만족스럽게 곡이 나온 거 같아요. 이 곡이 제가 준비하던 솔로앨범에서 가장 먼저 완성된 노래였는데 사정상 앨범 작업이 취소되었고 이 곡만 붕 뜬 상태로 먼지가 쌓이고 있었는데 'Watch Out (Reprise)'라는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수록이 되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알아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H : '피나클 더 허슬러(Pinnacle The Hustler)'는 특이하게 한국을 기반으로 하는 흑인 MC인데, 작업은 어땠나요?
V : 굉장히 유쾌한 친구에요. 원래는 그냥 브릿지와 훅만 부탁을 했었는데, 바로 프리스타일로 조져놓더라고요. 그래서 “야 뱉고 싶어? 뱉어 그냥 지금 녹음하자~” 해서 즉흥적으로 녹음했어요. 흑친구들의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기도 했고 좋았어요. 발성이… 뭐 그냥 속삭이는 거 같은데 보컬 소스에 알맹이가 단단한….
H : 요즘엔 싱글 컷 내놓은 후 앨범이 나오는 것이 대세이자 관례인데, 이번 앨범은 싱글 컷 없이 바로 앨범을 들고 나왔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V : 저는 개인적으로 싱글을 내놓고 가고 싶었는데 앨범을 그냥 빨리 내버리고 싶은 욕구가 더 컸어요. 그래서 뭐 홍보고 뭐고 다 필요 없이 그냥 앨범을 툭 내버렸어요. 뭐 홍보 신경 쓴다고 갑자기 확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이 앨범으로 대한민국 음악시장에 무슨 갑자기 큰 반전을 기대한 것도 아니고. 그냥 싸질렀죠. (웃음)
H : 모든 곡의 인스트루멘탈이 수록된 것도 의미를 두셨을 것 같아요. 많은 래퍼들이 사용하길 원한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J : 네 한국에서 나오는 믹스테잎들에 많이 수록되었으면 좋겠어요. 연습곡으로 써도 좋고 다 좋아요. 굳이 이런 얘기를 꺼냈던 이유는 그만큼 랩쉿에 초점이 맞춰진 곡들이었고 제가 그 포인트에 집중해서 만든 만큼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H : 인트로 격인 ‘Molotov Cocktail Anthem’을 제외하면 ’BooooM’이 앨범 유일한 바스코 솔로 곡이에요. 굳이 색다르다면 색다른 곡이지만, 역시나 일관성 있게 박력 넘치는 곡인데요. 이런 레트로한 느낌은 어떤 분의 의도였나요?
V : 네. 뭐 'The Blaze'도 훅에 '키디비(KittieB)'빼면 솔로 곡이긴 합니다만. 'BooooM'같은 경우는 제일 마지막에 제가 컨택한 곡이에요. 나머지 곡들을 쭉 듣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달리고 싶다는 욕구에 작업해서 넣은 곡이에요. 가장 맘에 드는 트랙이기도 하고요.
Molotov Cocktail - The Blaze(feat. Kittie B)
H : 뜬금없지만 한 곡도 심의 통과 못 할 생각으로 만든 앨범이니만큼 판매 수익에 대해서는 초연 할듯싶어요.
V : 수입모델은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뭐 큰돈을 벌게 될 거를 알고 있어서. 돈에 연연하고 있지 않습니다. 돈은 분명히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 앨범은 큰돈이 될 앨범은 아니지만 제가 돈을 벌기 위한 과정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H : 바스코는 쇼미더머니 출연으로도 화제였는데, 반면 제이키드먼은 쇼미더머니에 대해서 호의적이진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두 분 다 쇼미더머니 프로그램을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네요.
V : 쇼미더머니는 본 적이 없습니다. 뭐 띄엄띄엄 인터넷에 떠다니는 클립들을 본적은 있습니다. 스윙스 무대는 제일 마지막 무대만 빼고 다 본 것 같습니다.
J : 쇼미더머니 싫어하지 않아요. 뭐 그 당시에는 섭외문제로 반감이 조금 있었는데 최근에는 저도 가끔 챙겨봐요. 그 당시에 제일 크게 열이 받았던 건 비즈니즈형의 트윗이 너무 재수 없어서 그랬던 거 같아요. “밥그릇 빼앗길까 봐 걱정돼?” 이 멘트 아직도 기억나는데.. 솔직히 재수 없잖아요. 돈 버는 입장인 회사에 소속되어있으면서 이쪽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 거지 보듯이 보는 게 역겹더라고요. 브랜뉴뮤직은 아무런 감정 없는데 그 사람은 아직도 싫어요. 아무튼, 그 얘기는 그거고.. 쇼미더머니 프로그램 자체는 예능으로서 재밌게 봤고 어머니도 즐겨보십니다. 다음 시즌에는 각각의 MC들의 캐릭터나 매력을 더 잘 살려서 굳이 대중적인 편곡을 거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화제가 될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V : (웃음)
H : 결국 여전히 힙합 장르 팬들까지 만족 시키지는 못했고, 고루한 흥행 유도 장치나 연출 등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는데 어쨌든 이런 프로그램 덕분에 무대가 많아지고 흥행을 하는 건 사실이에요. 언더그라운드 수호자로서 이런 식의 저변 확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V : 뭐 저는 긍정적입니다. 우선 몇몇 아티스트들의 무대는 실망스럽긴 했습니다. 아니 쇼미더머니 프로그램에 까지 나와서 대중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그렇잖아요. 뭐 악마의 편집은 뭐 어쩔 수 없다고 쳐도.. 3분 동안 라이브하는 것은 악마의 편집이 있을 수 없잖아요. 근데 굳이 음악을 보여주는 순간까지도 꼭 대중적인 힙합의 모습을 붙잡고 가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면에서 아웃사이더의 무대는 정말 보기 힘들었습니다. 근데 중요한 건 20만 원이라는 금액인데 이제는 대중들도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슬슬 눈을 뜨고 있다는 겁니다. 구린 건 구린 거고 좋은 건 좋은 거고.. 가짜 ’쇼’와 진짜 ’랩’을 구분하는 눈이 생기게 된 거죠.
J : 송판 격파하는 거 보는데 저 초등학교 때 태권도장 다녔던 거 생각나더라고요. 좋은 추억 되살려 주셔서 감사해요. 저 품 띠랑 검은 띠 아직도 갖고 있습니다.
V : 그래서 전 Jay Kidman이 무섭습니다.
H : 얼마 전 커뮤니티 지기펠라즈 관련 글에 대한 트윗을 남긴 걸 봤습니다. 지기펠라즈에 대한 루머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V : 석동주씨가 그런 글들을 썼었죠. 그리고 후에 솔직히 자신이 잘 알지 못하고 그냥 싫어하는 감정으로 부풀려 썼다고 인정하는 글도 쓰긴 했는데, 지펠에 대한 루머가 뭐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아닌지 저도 다 알 방법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부적으로 모두가 하는 행동을 제가 다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자신 있는 건 제가 담당을 했던 부분의 일들은 제가 잘 알고 있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화가 났었고 트위터에 저도 그런 글을 썼죠. 석동주씨의 사과 글을 또 보기는 했는데 뭐 반성을 하는 자세는 아닌 것 같더군요. 그냥 신경을 끄게요. 석동주씨고 지펠도..
H : 제이키드먼의 트위터를 보다 보니, 좋은 비트와 비트메이커에 대한 기준이 뚜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향받은 비트메이커에 대한 질문을 하면,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거장들도 좋지만, 싫어하는 곡들에 대한 얘기가 듣고 싶습니다. '조이 배대스(Joey Bada$$)' 믹스테입에 프로듀싱한 '스태틱 셀렉타(Statik Selektah)'에 대해 혹평하신 걸 봤습니다.
J : “기준”이 뚜렷하지는 않아요. 그냥 제가 들을 때 별로라서 그걸 좋다고 설명할 순 없으니 별로라고 말하고 다니고는 하는데..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까 제가 이미지가 좀 꼰대스럽게 되어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런 절대적인 잣대는 전혀 없고요. 대신에 저는 제가 생각할 때 좋은 음악 외에도 모두가 인정하는 좋은 음악들을 몇 년간 열심히 쫓아다녔고, 그렇기 때문에 제 판단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을 뿐입니다. 단 한 가지 팩트가 있다면 Statik Selektah나 '나인스 원더(9th Wonder)'를 포함해서 샘플룹이랑 드럼룹 합쳐서 앨범 10장씩 발매하고, 톤도 안 맞는 스네어 막 꽂아 넣고, 원곡의 그루브에 대한 파악도 없이 컷&페이스트로 난도질해놓는 비트메이커들은 그냥 자기 컴퓨터 부숴버리고 다른 직업 알아봐야 한다는 겁니다. 전 솔직히 이렇게 리얼을 표방하면서 이미지와 돈을 동시에 쉽게 얻어내려고 하는 종자들이 힙합을 망치는 주원인이라고 생각해요.
V : (웃음)
H : 흔히 말하는 'Gay shit, Real shit' 이라는 것도, 사실 배틀랩의 가상의 적처럼 실체 불분명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것이 게이씻이다!’할 수 있는 게이랩 한 구절 부탁 드립니다. (진지한 질문 아닙니다..)
V : 뭐 가사뿐 아니라 그냥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자세의 면으로 다가가는 게 큽니다. 예를 들어 잘나가는 누구 앞에서 기는 스타일의 래퍼. 똥꼬 빠는 자세. 형, 선배라고 무조건 고개 숙이고 들어가는 래퍼들. 래퍼는 Rap 하나로 평가를 받아야죠. 누가 누구랑 친하고 누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거나 누가 뭐 얼마나 잘났거나에 흔들리는 Wack들이 있죠. 스윙스 말처럼 실력이 선배입니다.
J : 이미지적으로 gay shit에 가장 잘 맞는 건 아웃사이더의 송판격파 힙합 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
V : (웃음) 아.. 죄송합니다..
H : 고정 질문인 루키에 대한 질문이에요. 요즘엔 누가 가장 돕하고 독하게 못 박고 있는 것 같나요?
V : 두말할 필요 없이 블랙넛. 그리고 '씨잼(C.Jamm)'이란 친구입니다. 정말 말이 필요 없습니다. 두 친구의 작업물들을 들어보세요. C.Jamm 같은 경우는 듣다가 보니 그 제가 쓴 펀치라인을 12년에 먼저 쓰기도 했더군요. 살짝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제 자신에게..
J : 비트메이커는 '홀리데이(Holyday)'가 원탑인 거 같고 랩은 솔직히 다 비슷비슷한 거 같은데 크루로 보면 '코홀트(Cohort)', '페이퍼 블락즈(Paper Blockz)', 저희 크루 '스타즈 오브 맨(STAZ OF MAN)'
C Jamm - A-Yo (ADVMC) [LIVECLIP]
STAZ OF MAN - COMMAND HQ [Official Video]
H : 끝으로 다음 행보에 대한 질문으로 인터뷰 마칠게요. 이번 앨범이 게릴라 뮤직 시리즈와 직접적인 연결 구조는 아니지만, 분위기 만으론 게릴라 시리즈의 VOL.2 정도로 들어갔어도 어울렸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는데(게릴라들이 피 터지게 싸우는..) 어떤가요? 내년 즈음 게릴라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모로토브의 박 터지는 느낌과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합니다.
V : 아 게릴라뮤직 Vol.2는 아직 0% 작업인데 이미 머리 속에 구상들이 다 있어요. 그냥 닥치고 기대하세요. 게릴라 시리즈를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할 명반이 될 겁니다.
H :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계획들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V : 우선 조만간 간단한 번개송 하나 공개하고, 간단한 싱글들 몇 개 공개하고, 다음 EP하나 준비하고 있어요. “Code Name:187” 이란 이름으로 작업을 하고 있고 좀 더 요즘 추세에 맞는 트랙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거의 건드리지 않았던 ‘사랑’ 이라는 주제로 EP하나 더 준비하고 있어요. 뭐 그냥 앞으로 저의 다양한 다른 면들을 보여주고 싶어요.
J: 일단 당장은 제 솔로 앨범을 완성시키는 데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어요. 이 앨범 정말 정말 빨리 들려드리고 싶고.. 제 크루 STAZ OF MAN 내부에서 작업중인 프로젝트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어요. 그 밖에 외부작업 들어온 것들 하나씩 해나가고 있고.. 바깥에 보여주는 모습은 거의 없지만 조용히 할 일 하는 중입니다.
인터뷰 진행 | 송승환 ([email protected] / | https://www.facebook.com/… / 차예준 ([email protected] / | http://www.facebook.com/…
편집 | 차예준 ([email protected] / | http://www.facebook.com/…
관련링크 | 바스코 트위터 ( | https://twitter.com/… 제이킷먼 트위터 ( | https://twitter.com/…
관련기사 | 2013.05.17 [인터뷰] - 바스코(Vasco) Guerrilla Muzik Vol.3 `Exodos` | /magazine/11299 2013.07.16 [국내뉴스] - 바스코 & 제이킷먼, 프로젝트 팀 'MOLOTOV' 결성 및 앨범 발표 | /magazine/11847
18 Comments 문유
2013-09-06 20:38:03
인터뷰 잘 봤습니다 ^^
김준형
2013-09-06 20:48:02
아웃사이더 대차게 까이네....ㅋㅋ 잘읽었습니다~
gemballa
2013-09-06 21:40:31
오오... 제가 바스코에 대해서 표현했던 부분이 인터뷰에 올라오니 기분 되게 묘하네요. 바주카를 든 raw한 바스코. 아아..ㅠㅠ 제일 센 바스코! 정말 기대됩니다!!
SYNTHET
2013-09-06 21:56:51
더 raw한 바스코형님과 제이킷먼이 속해있는 크루 Staz of man 기대합니다! 인터뷰 너무 잘 봤고 앨범도 잘 듣고있습니다 제이킷먼ㅋㅋㅋ 솔직하네요
최현준
2013-09-06 22:53:49
바스코 형님 ㅠㅠ
리얼lee
2013-09-07 02:13:21
와 제이키드먼 정말 거침없네요 ㅋㅋㅋㅋㅋㅋ 인터뷰 잘봤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앨범자체는 정말 좋은데 손이 잘 안가는...그런데 정작 어쩌가가 또 들으면 며칠동안 그것만 듣게되는...
앵두
2013-09-07 18:08:57
세상에 인터뷰로 이렇게 디스를 콱콱 날리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brasax
2013-09-07 12:11:24
디스 전문 프로듀서 제이키드먼ㅋㅋㅋ 역시 가차없죠. 인터뷰 재밌게 봤습니다.
새알
2013-09-07 19:19:52
제이키드먼 돌직구 쩐다 바스코도 그렇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고잇나 비즈니즈 아웃사이더?
케이엠
2013-09-08 00:04:43
제이키드먼 님은 예전에 힙플 활동 할 때부터 돌직구 엄청 날리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김지훈
2013-09-09 09:21:20
하아 근데 스테틱셀렉타와 나인스원더는 제이지,큐팁,에비던스(다이얼레잇 피플)등 좋은 엠씨들이랑 작업할 정도로 충분히 자신의 바이브가 있는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의 이름도 모를 프로듀서에게 언급당하며 이렇게 까여도 되는건가 싶네요. 킷먼 음악도 제가 듣기엔 그렇게 고민을 열심히 한 바이브는 아니던데... 하기사 그들이 신경이나 쓰겠어요. 킷먼 돌직구 날릴때 신경쓸만한 사람 정도는 되야겠네요.
김지훈
2013-09-09 09:30:24
제 경험상으론 이렇게 자기 스타일이니 바이브니 떠벌리고 다니는 프로듀서들이 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 많던데... 스테틱이나 나인스원더만큼이라도 롱런하길 :)
용배
2013-09-09 17:53:38
사실 다른 인터뷰들은 읽으면서 잘 안 읽혀가지고 이렇게 늙었나 하면서 억지로 읽는데 이 인터뷰는 재밌네요. 순식간에 다 읽었습니다. 킷먼 무섭 ...
여우비
2013-09-09 20:34:13
열폭인터뷰
박주성
2013-09-09 20:43:27
정말 아웃사이더는 여기서도 무참히 까이네요 ㅋㅋㅋ
써니☆
2013-09-09 21:00:10
통쾌하거나 그저 자극적이거나.. 음 근데 저는 읽으면서 딱히 유쾌하진 않네요. 뭐랄까 인터뷰를 빌린 비아냥은 그다지..
테일즈
2013-09-09 21:57:36
와 꿀재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니메데
2013-09-27 00:12:21
하고싶은말 시원하게 하시네요ㅎㅎ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전 존잼ㅎㅎ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618&page=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