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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Mecca (of Virus) 와의 인터뷰

한국힙합위키

힙플 19556 2003-07-22 00:00:00


HiphopPlaya.com 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각자 소개 겸 인사 좀 해주세요.



mecca : 안녕하세요. 저희는 VIRUS라고 합니다. 지면상이지만 인터뷰라는 게 꽤 쑥쓰럽네요.^^;

맴버는 두 명인데 둘 다 83년생이구요. 신체검사 1급의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들입니다.

저는 김성택(mecca)이라고 하구요. 다른 맴버인 최민호(MINOS)는 지금 군복무 중입니다.

본의 아니게 저 혼자 인터뷰를 하게 됐네요.^^


힙합게시판에 바이러스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음악을 알아주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소감한마디?


mecca : 감사하다는 말 외엔 달리 할 말이 없네요. 저희 얘기에 귀 기울여 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거야말로 가사를 끄적이고, 랩을 하는데 최고의 보람이죠.


힙합을 시작한지가 얼마 안되는 걸로 아는데, 언제 왜 시작 하신거예요?


mecca : 군에 있는 민호는 뭐랄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랩이 좋았어요.

딱히 이유를 찾지도 않았지만 찾을 필요도 없었죠.

처음 랩을 접한게 서태지였구, 심지어는 HOT도 좋아했었죠.^^;;;

그러다가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만 힙합에

푹 빠져버리게 됐습니다. 거기에 나왔던 사람들, 동호회, 장소들, 음악들을

쫓으면서... 그러다가 '장유유서'를 딱 들었는데, 속된 말로 "꽂힌다" 그러죠.

완전히 빠져버린거죠.^^ 그 다음부터는 정신 없었어요.

생전 처음 들어보는 'Wutang Clan', '2Pac'따위를 찾아 듣고,

BLEX 2집, 조피디 1집, 1999대한민국같은 음반들을 사면서 듣는 음악이 완전히 바꼈죠.

그냥 '좋다!'라는 느낌만으로도 마냥 뒤쫓을 수 있는게 17세 쯤의 아이들 아니겠어요?

열 일곱 살의 아이들이 그저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직접 해보기로 마음 먹었고,

그런 친구들의 제의로 가볍게 시작하게 된 겁니다.




생뚱맞은 질문이겠습니다만, 대구에서 힙합하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mecca : 딱히 다른 곳에서 안 해봐서 대구에서 하면 어떤 기분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힙합 좋아하고 랩 한다는 게 어디든 마찬가지겠죠.

활동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 지금은 Baby Koool만 활동하지만 처음 동호회 형들로

만나게 된 이어폰형들, Club HEAVY에 공연 구경 갔다가 운좋게 같이 공연 하게 된

Kick_Pulse & West BL 형들, HEAVY의 누나들, 자주 부대낀 Rock팀들, 형들이 군대를

가고 힙합트레인 공연을 같이 해 온 Miss Oddy누나, 힙트 막내 E-Sense, 2명부터

70여명에 이르기 까지 헤비를 찾아주시고 얘기에 귀 기울여주신 분들 등등...

사람 냄새나는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서, 항상 대구에서 활동해온게 다행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VIRUS EP때문에 서울에 한달정도 살았을 때, 서울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자주

만나고, 직접 얘기도 할 수 있어서 그게 참 좋더군요. 아무래도 사람도 많고,

그러다보니 기회나 자원도 많아서 상당히 부러웠습니다.^^;


바이러스가 팀을 이루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mecca : 랩 한번 해보자고 야자시간에 친구들끼리 뭉친게 VIRUS의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십여명의 친구들과 그들로 이뤄진 몇개의 팀이 속한 Crew이름이었는데,

Crew결성 2시간 만에 3명이 남고 팀 이름이 됐죠.^^;;;

그 뒤로 2년여동안 3명으로 활동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한 친구가 그만 두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바이러스라는 팀명과 각자의 예명에는 어떤뜻이 있나요?


mecca : VIRUS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의 VIRUS입니다.

저희 딴에는 스스로가 전염성이 강한 유쾌한 VIRUS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들의 이야기들도 그런 모습이 되어가야겠죠.

mecca라는 이름은 'mecca'라는 게 옷의 상표 이름이란것도 모르던 때,

형의 티셔츠 중에 유독 하나만 줄기차게 얻어 입고 다녔는데, 한 가운데 'mecca'라고

써있었던데서 그냥 따온 겁니다. 이미 목이 늘어나서 버리고 없지만요.^^;

군인 'MINOS'에 관해서는 제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그리스 신화

미노타우르스가 어쩌구 나오는데 그거랑은 관계없다는 것만 밝혀두죠.

아.. 그리고 본인은 '마이너스'라고 불리길 바라니 '미노스'라곤 하지 마세요.ㅡ_ ㅡ;;




지난번에 2DR 공연 때 공연하시는 걸 봤었는데요, 대구에서도 그런 무대가 자주 있나요?


mecca : 대구에 'HEAVY'라는 Club에서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HIPHOP TRAIN'이란 이름의

힙합공연에 4년째 참여해 오고 있습니다. 그 외에 Rock 공연의 게스트로도 종종

공연했었고, 여기저기 행사도 좀 다녔죠. 생각보다 공연할 기회는 굉장히 많습니다.

오히려 다른 지역의 정기 공연이 죽어버려서 안타깝죠. 예전에 MP에 공연 보러 올라

가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다시 요즘들어 공연들이 살아나서 다행스럽습니다.

신의의지의 'The SHOW' 같은 것들요.^^ 역시 라이브 공연으로 함께 호흡하는게

가장 멋진 것 같아요. 프리스타일 배틀 같은 것들도 점점 그리워지네요.

대구 바닥은 좁아서 프리스타일 배틀 할만한 랩퍼가 없거든요. 다들 친해서 원..^^;;


대구에서 공연장인 서울까지는 거리를 보자면 공연하나 하러 상경하는 건 큰 모험이었을 거 같은데, 모험 기간동안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mecca : 저희 첫 공연이 저희가 속한 동호회(옛 에듀넷의 '힙합정신')의 정모 공연 이었는데,

그 장소가 MP(현재는 Geek)였죠. 고등학생 신분으로 상경하려구 용돈도 모으고,

친구집에서 밤새고는 새벽 기차로 올라가서 피곤하고, 배고픈데 4시간동안 서서

공연도 하고, 다른팀 공연을 즐기기도 하고 그랬죠. 첫 공연은 BLEX 2집에 META형

가삿말 마따나 "여기 MP 처음 랩을 하던 그날 개피"였죠. 크라라라~

그 이후로도 종종 오갔어요. 항상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굉장히 즐거웠어요.

서울의 친구들을 만나는 게 무엇보다 좋았고, 많은 사람 앞에서 준비해온

랩을 보여주는것도 셀레는 일이었죠. 상경 때는 항상 에피소드가 생기곤 했는데,

제일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재 작년 여름 동호회 정모 때였습니다.

일명 '피의 밤'사건이라고 경찰서에서 조서까지 꾸미는 일이 있었죠.ㅡ_ ㅡ;

쪽팔리는 일이지만 저랑 술 한잔하면서 물어보시면 누구나 들으실 수 있을겁니다.^^;


공연 할 때 기분이 어떠셨는지.


mecca : 대구에서의 공연은 이제 거의 편안한 집과 같아요. 우리가 커온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봐 왔고, 지켜봐 줄 대구의 관객분들(팬이라고 말하려니 낯이 간지러워서..^^;)

이라 너무나 편하고 자연스럽죠. 그런 면에서 서울이나 외부 공연은 신선한 느낌이죠.

"우리의 이야기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하는 두근 거림이 있죠. 대구의 관객들은

저희를 너무나 잘 느껴주시고, 이해해 주셔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거든요.^^


얼마 전 발매 된 데뷔 앨범에 대한 힙플 리스너들의 리뷰 보셨나요? 보시고 기분이 어떠시던가요?


mecca : 저희가 들려 드리고 싶었던 것을 들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촉박한 시일때문에 남았던 아쉬운 부분들을 잘 알고 지적해 주시는

리스너 분들이 있다는 게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놀랍기도 하더군요.

저희 딴엔 '주위 사람들만이 우리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게 아닐까?'하는

걱정도 제법 했거든요.



리뷰와는 상관없이 음반을 만든 사람들이 말하는 자기들 음반에 대한 자랑 좀 해주세요.


mecca : 저희는 말이 되게 많아요.^^ 서로 얘기하는 걸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야기꾼'이라는 애칭도 붙였죠. 그런만큼 저희 이야기들은

누구나 쉽게 듣고 쉽게 이해하고 자신의 처지만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문장들 속에서 같은 또래, 비슷한 고민이 있는 청년들 만의 어떤 애절함이

전해지는 음악이라는 게 스스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앨범 계획도 있으시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mecca : 아직 정식으로는 계획 된 바는 없구요. 맴버 각자의 솔로 곡들만 한 앨범에 담아서

내보자는 얘기도 나왔었고, 군 복무 동안 준비해서 묶어보자는 얘기도 있어요.

근데 잘 진행 될지는 아직 미지수네요.^^;


지금도 물론 바이러스의 음악을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정해주고 있지만, 욕심을 더 부린다면 바이러스의 음악이 어디까지 갔으면 좋겠나요?


mecca : 지금은 그저 우리의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지만, 앞으로 더 성숙하게 되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얘기를 전하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습니다.

스스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하고 싶습니다.




국내외로 존경 혹은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요?


mecca : 가리온에 MC META, 대구지역 최초의 언더 랩퍼 West BL.

META형은 한국의 랩퍼라면 누구에게나 존경을 받을 만한 메타쌤이시죠.^^

West BL형의 랩 가사건 말이건 정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West BL의 개성과

실력은 정말 최고죠. 특별한 라이밍과 무한한 프리스타일.

많은 분들이 알지 못하는게 아쉬울 뿐입니다.


리스너의 입장으로 2003년 발매예정인 국내외 앨범들 가운데서 기대중인 앨범이 있나요?


mecca : 가리온 1집! 눈 빠지게 기다리는 중입니다.^^ 몇년째인지 원...;;;


각자가 '인생'에서 중요시 여기시는게 있다면?


mecca : 친구들과 자신의 만족감. 두 가지만 충족되면 행복할 거 같습니다.^^

믿음을 잃지 않는 친구들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거죠.


앞으로의 계획?


mecca : 일단은 군대를 빨리 다녀 와야 겠죠.^^; 제대후엔 학과 공부도 열심히 할거고,

랩도 계속 할 생각입니다. 어차피 TV에 나와서 춤추면서 랩할 필요는 없으니까,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구요.

그렇게 파트 타임 플레이야로 계속 활동하고 싶네요. 아직 이 바닥에서 비젼을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mecca : VIRUS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이야기들에 귀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거야말로 이야기꾼의 기쁨이니까요.^^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4707&page=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