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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et Funky! Superrappin PJ 와의 인터뷰
힙플 21696 2007-09-19 15:16:29
힙플: 안녕하세요, 힙합플레이야입니다. 회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수다쟁이: 안녕하세요, 올드스쿨 플레이야 슈퍼랩핀 피제이의 수다쟁이입니다. 매체를 통해서는 처음 인사드리네요. 반갑습니다.
DJ Wegun: 안녕하세요. hiphopplaya.com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Vivanine: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슈퍼랩핀 피제이의 Vivanine 입니다.
힙플: 이번 앨범으로 활동을 하신지 이제 좀 되었는데 반응은 어떤 것 같으세요? (웃음)
DJ Wegun: 확 다가오는 뜨거운 반응은 솔직히 없습니다. 그냥 공연이 조금 많아진 정도? 가끔 홍대 나갈 때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어색할 때가 있죠.
수다쟁이: 저는 정반대예요. (웃음)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블로깅 중에 저희 음반에 대해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려주시는 몇몇 분들의 리뷰를 읽을 때면 격려가 되고는 해요. 음반을 구매해주시고 피드백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게다가 주변 뮤지션 분들도 격려 섞인 좋은 조언을 많이 해 주셨구요.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Vivanine: 확실히 앨범을 발매하고 나서 공연을 할 때 팬 여러분들께서 저희 팀 음악에 집중을 해준다는 점이 좋더라고요. 예전에는 공연할 때 마다 ‘이번엔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라는 고민에 스트레스가 엄청 많았었거든요. 이제는 그런 고민에서 약간 벗어나 공연할 때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힙플: 세 분과 팀 이름의 유래는 무엇인가요?
수다쟁이: 가장 중요한건 한글로 된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 이름은 이를테면 일종의 반어법적인 표현 이예요. 랩이라는 게 주저리주저리 끊임없이 뱉어내는 거잖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의 “수다”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수다쟁이”라고 하면 대개 무의미하거나 가벼운 얘기들만 줄곧 늘어놓는 사람을 떠올리게 되잖아요. 저는 그렇게 무의미하거나 가벼운 얘기들만 줄곧 늘어놓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의미로 지은 이름입니다.
DJ Wegun: Wegun이란 이름은 원래 Wagon이라는 ‘4륜마차, 짐마차’를 말하는 영어 단어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발표한 EP 'Wheels of steel' 이라는 제목의 뜻은 ‘철의 바퀴’라고 하여 한마디로 턴테이블을 가리키는데, EP안에 수록되어있는 'Funky Chop'의 비디오 클립을 보시면 철의바퀴 4개가 동시에 연주하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비트 속에 올드스쿨 그 이상으로 턴테이블리즘 적인 요소를 많이 넣고 싶었고, 그래서 Wegun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Vivanine: viva란 이름이 요즘 들어서 여기저기 많이 사용 사용되고 있는데, 사실 은 저도 다른 곳에서 인용을 한겁니다. 'viva9'이라고 제가 어릴 때 좋아하던 만화책이 있었는데 그 만화제목을 인용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닉네임으로 사용하다보니 지금까지 사용되고 말았네요.
수다쟁이: 팀 이름은 Grandmaster Flash & the Furious Five라는 팀이 1979년에 발매했던 "Superrappin"이라는 타이틀의 12인치 싱글 음반에서 따 온 것이에요. 존경하는 올드스쿨 뮤지션에 대한 respect의 의미랄까요.
힙플: 세 분이 만난 계기, 또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DJ Wegun: Vivanine 형과는 5년 전쯤 한 힙합공연클럽에서 1st Track이란 팀으로 활동했었습니다. 그러나 팀 멤버 한명이 군 입대를 하는 바람에 새로운 멤버를 구해야 했고, 마침 Redface형의 소개를 받아서 수다쟁이 형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셋이 함께 좀 더 진보된 ‘DJ & MC를 해보자!‘ 라는 의견이 모아져서 만들어진 프로젝트가 현재 Superrappin' PJ입니다.
수다쟁이: Slug.er에서 공연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 저는 꼭 DJ와 함께하는 팀을 구성하고 싶었어요. 팀 안에 진짜 살아 숨쉬는 심장을 집어넣고 싶었던 거죠. 바로 그때 1st Track의 공연을 보게 되었고, 멋진 음악을 할 친구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멤버가 필요하다는 소문이 들리기에 재빨리 컨택을 했지요. 그 당시엔 큰 욕심까진 없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일생일대의 중대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Vivanine: 저와 Wegun이 만난 건 Wegun이 말한대로구요, 수다쟁이와 제가 처음 만난 건 Slug.er에서의 인연보다 훨씬 전이였습니다. 어떤 공연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제가 고2때 공연 뒤풀이에서 처음 만나게 됐습니다. 그때 첫 인사를 나누고 난 뒤에 만나면 반가운 인사만 나누는 사이로 쭉 지내다, 수다쟁이가 저희 팀에 들어오면서부터 지금의 관계가 된 거죠.
힙플: 세 분 모두 클럽 MP와 Slug.er에서 오래전부터 활동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Superrappin' PJ 전의 세분의 활동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DJ Wegun: 고등학교 실용음악과를 DJING으로 혼자 다니다가 1학년 때 자퇴를 하였고, 또 마침 그때 친누나가 힙합공연클럽의 매니저를 하게 되면서 바로 무대에 설수 있었죠. 그곳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으며, 그 이후에는 더 큰 무대가 필요했기 때문에 슬러거 오디션을 봤고, 그때부터 분명한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Vivanine: 전 고2때 엠비션이란 이름의 팀으로 1년간 활동을 하다가 대학 진학을 위해 고3 수험생 시절동안 활동을 쉬었어요. 1년간의 수험생활을 끝낸 후 엠비션 멤버였던 형님의 제의로 다시 1st Track이란 팀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저와 엠비션 멤버였던 형님 둘뿐이었는데, 우연히 Wegun의 친누나가 매니저를 맡고 있던 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DJ Wegun과 의기투합하게 되어 팀을 이루어 활동을 했습니다.
수다쟁이: 저는 99~2000년 겨울에 클럽 MP에서 우리나라 패거리라는 팀의 멤버로 공연을 시작했어요. 음악적 경험이나 역량이 부족했었기에 아주 짧은 기간의 공연을 하고, Slug.er로 옮겨서 공연을 위주로 활동했습니다. Slug.er에서는 Redface형의 공연을 도와주는 형식으로 주로 활동을 했구요.
힙플: 어떻게 올드 스쿨 음악에 빠지게 되었나요?
수다쟁이: 제 가사에도 나오지만 Ill Skillz와 Dilated Peoples, Jurassic 5의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입니다. 이전에 한국에서 제가 접했던 힙합은 MC 위주의 음악뿐이었어요. 2000년 초에 MP 무대에서 일스킬즈를 처음 봤을 때는 말 그대로 충격이었죠. DJ와 함께 하면 저렇게 멋있을 수 있구나...... 마치 힙합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았죠. 그 매력이 저를 강하게 이끌었습니다.
Vivanine: 저도 수다쟁이와 비슷한데요. 수험생시절 힙합 씨디들을 이것저것 모으기 시작할 때 학원 앞 퍼플레코드에 자주 갔는데, 하루는 퍼플레코드 주인아저씨께서 끝내주는 음반이 들어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들었던 것이 Dilated Peoples. 지금은 활동을 안 하시지만 제가 반 십년동안 계속 동경하고 존경해온 Ill Skillz. 그 외에도 수도 없이 많지만, 이런 뮤지션의 음악들을 귀와 가슴에 안고 저희팀원들과 만나면서 새로운 지도와 나침반이 되어 저를 올드스쿨로 이끌어 항해하게 만들었습니다.
DJ Wegun: 중학교 때부터 DJ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전에 hiphop음악 자체를 좋아했었고, 많은 음악 장르들을 듣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내가 듣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DJ가 되었고, Club에서 음악을 틀어주기보다는 힙합 그 자체, 함께 숨쉬는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MC들과 함께 연주하고 무대를 만들고 싶었죠. 외국의 많은 DJ & MC들을 보고 크게 감명 받았고, 지금은 제 음악의 가장 큰 원천이기도 합니다.
힙플: DJ Wegun 님의 Soul Company 입단,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요?
DJ Wegun: 이루펀트의 공명을 시작으로 DJ Silent와의 만남, 여러 가지 세션활동들과 공연활동 등을 함께하면서 소울컴퍼니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고, 계약적인 관계가 아닌, 친분으로써 자연스럽게 입단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혼자 입단 한다고 했을 때 의아한 반응도 있었고, 오해도 있었으나 형들이 제 뜻을 잘 알아주고 이해해줘서 현재는 Superrappin' PJ의 멤버로써 소울컴퍼니와 활발한 교류도 나누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힙플: 팀 결성 초기에는 가면을 쓰고 공연을 하셔서 인상적이었는데, 최근에는 그 가면을 벗어던지신 거 같더군요. 이유가?
DJ Wegun: 외국뮤지션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MF Doom이나 Q-bert이 초창기 때 가면을 쓰던 것처럼 무대 위의 ‘나’와 평상시의 ‘나’는 다르게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저 같은 경우는 초기에 스크래치를 하다가 관객들과 눈이 마주치면, 부끄럽거나 떨려서 가면을 쓰기도 했습니다. 마치 선글라스처럼, 무대 위의 내 플레이에만 집중 할 수 있었으니까 매우 편리한 도구이자 우리 팀을 사람들에게 각인 시켜 줄 수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수다쟁이: 제 개인적으로는, 종이가면을 쓴 것은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인디밴드에 대한 오마쥬였어요. 그들의 ‘후일담’ 앨범 자켓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종이 가면을 쓰고 있거든요. 실제로 ‘어떤 날’ 뮤직비디오 촬영 때 역시 그 가면을 쓰고 촬영 했구요. 요즘 들어서 가면을 쓰지 않는 이유는, 저희가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다른 뮤지션분들께서도 종이가면을 소품으로 많이 사용하기 시작하셔서....... 저희가 또 남들 다하는 건 하기 싫어하는 성격이거든요.
Vivanine: 저희 팀은 우주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내에서만큼은 저희만의 색깔을 담은 무대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가면도 저희 팀이 생각해낸 저희 팀만의 실험적 퍼포먼스 중 하나였을 뿐이었고, 저희 팀에게 관심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가면 말고도 무대에서 슈퍼랩핀 피제이의 여러 가지 실험물들을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힙플: 이번 앨범 'Let's Get Funky'를 소개한다면?
수다쟁이: Superrappin' PJ만의 훵키함을 가득 담아낸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힙합씬에서는 생소한 장르지만, 올드스쿨의 재미와 DJ & MC의 멋스러움을 가능한 많이 뽐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하고 싶었던, 그리고 계획했던 전부를 작업 물로 뽑아내진 못해서 아쉬움이 남아요. 개인적으로는 Respect for DJ라는 곡에서의 메시지에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DJ Wegun: 프로젝트를 진행한지 4년 만에 처음으로 나오는 뜻 깊은 앨범이고, 또 자체제작으로 만들었기에 Superrappin' PJ 멤버 모두가 녹음부터 CD인쇄, 유통까지 하느라 고생 많았고, 우리들의 정성이 가득담긴 앨범입니다. 하지만 다시는 자체제작을 하고 싶지는 않군요.
Vivanine: 훵키한 세 남자들의 단순명료한 올드스쿨 이야기정도가 될 것 같은데요.
힙플: 350장 한정 판매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수다쟁이: 슈퍼랩핀의 데뷔앨범이잖아요. 저희가 아직 유명한 상태가 아닌데 발매되는 앨범이다 보니까, 어느 정도의 희소성을 부여하고 싶었어요. 저희의 음악에 처음으로 귀 기울여 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라고 할까요?
DJ Wegun: 자체제작인지라 ‘과연 이 앨범이 7900원을 받아도 적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할 큰 자신감도 없었고, EP 규모인지라 회사를 잡고 크게 무언가 터트리기도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이 EP에 의미를 담고 싶어서였습니다. 앞으로 Superrappin' PJ의 이름으로는 앨범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 정규를 위한 EP가 아니라, 우리가 이제껏 해왔던걸 정리하는 의미로써의 EP고, 앞으로 멤버 각자의 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앨범이었습니다. 물론 청자들을 위해서도 한정판으로 내고 재판을 안 하는 것이 Superrappin' PJ라는 이름이 그들의 가슴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간혹 ‘350장인데 왜 아직도 판매를 하는 것이냐?’ 하는 질문들을 받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직 다 안 팔렸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 30~50장 정도만 팔리면 완전 품절이 되므로, 소장하고 싶은 분들께서는 지금이라도 꼭 구입하시길!
힙플: 타이틀 곡 같은 느낌이 드는 'Let's Get Funky'.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DJ Wegun: Let's Get Funky는 거의 막바지 작업 때 나온 비트였습니다. 타이틀곡이라고 미리 생각하고 작업한 것은 아니며, 각자 굉장히 편하게 작업했습니다. 워드스크래치를 하기위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 할 필요도 없었고, 랩 가사도 훵키함에 중심을 둬서 썼기 때문에 저희끼리 신나게 웃으며 작업했고, 의외로 빨리 완성된 곡이기도 합니다.
수다쟁이: Funky라는 표현은 사실 흑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그걸 ‘어떻게 하면 우리 정서에 알맞게 표현할까?’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그 질문에 답하는 느낌으로 작업했습니다.
힙플: 'Brown Thunder'라는 제목은 어떻게 붙게 되었나요?
수다쟁이: Brown이란 단어에 Thunder라는 단어를 덧붙여서 저희가 만든 말이예요. ‘한 무명 뮤지션이 음악생활을 하며 겪게 되는 내면적 갈등을 솔직하게 그려보자’라는 의도에서 시작된 곡이었는데, Brown이라는 색깔이 가져다주는 우울한 심상과 Thunder라는 단어에 담긴 ‘큰 소리’ 혹은 ‘격렬한 비난’과 같은 의미를 합친 것입니다. 실제로 Vivanine의 가사는 우울하고 자기 학대적인데 반해 제 가사는 공격적이고 격한 편이거든요.
힙플: 또 인상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는 곡에는 Loquence가 피쳐링한 'Roman Holiday'가 있는데, 이 곡의 제목은 어떻게 붙게 되었나요? 제목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가사는 매우 비판적이고 강하던데..
수다쟁이: ‘Roman Holiday’라는 말은 고대 로마에서 오락을 위해 노예에게 참혹한 싸움을 시킨데서 비롯된 말인데요. ‘남을 괴롭혀 얻는 쾌락’이라는 의미에서 이 제목을 사용했어요. 뮤지션이 의도한 바를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지나친 비난을 일삼아 그들의 음악적 자유를 짓누르는 현실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속 시원하게 꺼내보고 싶었습니다. 냉정한 평가와 건전한 비판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무작정 들이대는 비난의 칼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결과를 내놓게 되니까요.
힙플: 어쩌면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요하게 메세지를 들어야할 곡인 것 같은, 'Respect for DJ'란 곡을 만들게 된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수다쟁이: 저희가 DJ & MC 포맷으로 음악을 하는 팀으로써, 한번쯤은 진지하게 다뤄보고 싶은 주제였습니다. 힙합문화 안에서 DJ의 존재는 어머니의 모태와도 같다고 생각해요. 초창기에는 DJ가 만든 짧은 브레익에 MC들은 Rhyme을 얹었고, B-Boy들은 춤을 췄어요. 하지만 힙합이 하나의 음악 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MC들은 DJ를 배제한 채 음악을 했어요. 레코드와 무대에서의 핵심역할을 맡기에는 MC 혼자서도 충분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머니 없이는 그 자식이 없듯이, DJ가 배제된 힙합문화는 반쪽짜리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내 힙합씬에서는 DJ 분들의 활동이 예전보다는 활성화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DJ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은 부족한 편이라 생각해요. 힙합 문화 안에서의 DJ는 70~80년대의 다방 DJ와도 다르고, 라디오 DJ와도 다르고, 나이트 클럽의 DJ와도 다르거든요. 그걸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강했고, 그렇기에 이 곡을 만들게 되었어요. DJ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 힙합 문화의 뿌리를 지키는 일임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힙플: 원곡과 상반되는 신비한 분위기의 '거리의 악사' 리믹스는 어떤 계기로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DJ Wegun: Let's Get Funky의 비트를 작업하던 도중에 이 곡을 완성하게 되었고, 원래는 EP에 넣으려고 만든 곡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앨범 후반부쯤에 귀를 정화시켜줄만한 곡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거리의 악사를 리믹스 하자는 의견이 나왔죠.
수다쟁이: 원곡에서는 훅 부분이 Wegun의 몫이었는데, 리믹스 버전은 왠지 보컬 분께서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비트에는 '있다'님 이상으로 훌륭히 소화해 주실 분이 없을 거라는 판단 하에 작업을 부탁드렸습니다. 있다 님께서는 곡을 들어 보시고, 곡의 주제를 물어보신 후에 흔쾌히 승낙해주셨고, 바쁘신 스케쥴 중에도 쇼케이스에 꼭 불러달라는 말씀을 남겨주셔서 저희는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DJ Wegun: 있다 누나의 감각적인 작업방식에 굉장히 놀랐고, 개인적으로 EP안에서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입니다.
힙플: 인스를 제외하면 가장 마지막에 자리 잡은 장장 7분짜리 트랙 'Super Mix Routine'. 이 곡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DJ Wegun: 이 곡은 EP 기획 초기부터 구상하고 있던 곡이었습니다. 곡의 특성상 막바지에 작업하긴 했지만, 굉장히 고심을 했죠. DJ & MC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화려한 플레이는 DJ가 Mix를 하고, 그 위에 MC들이 랩을 하며 관객과 호응하는 Live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음반을 들으며 상상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Live의 느낌이 나야 했으므로, 제가 mix한 비트위에 MIC 두 대를 동시에 녹음을 받았고, 정말 각자 Verse 마다 Live로 녹음을 했습니다. 특이한 작업방식 이었죠. 원래 생각했던 것은 10~12분정도로 분량의 좀 더 긴 Mix Routine이었고, 많은 비트들과 화려한 들을 거리를 mix할 생각이었으나, 무엇보다 Live로 똑같이 공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나마 짧은 7분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힙플: 올드 스쿨의 정의와 그로부터 세 분이 느끼는 매력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DJ Wegun: 한마디로 옛날, 즉 처음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사람들은 옛것을 찾게 되죠. 역사책을 읽고, 복고풍 패션이 재 유행하고, 오래된 물건들을 모으고 하는 것이 결국 모든 것은 하나의 원처럼 계속 회전하는 것이거든요. 올드스쿨 힙합에서 우리가 추구 하는 것도 DJ & MC가 자유롭게 놀 수 있었던 그때 그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마치 영화 ‘Wild Style’처럼요.
수다쟁이: 어떤 음악적 스타일을 올드스쿨이라 규정짓는 것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함께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90년대에는 Run DMC나 Sugarhill Gang 같은 음악을 올드스쿨로 생각해왔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90년대 초반에 발매된 음반들조차 올드스쿨로 보는 것이 본토의 분위기니까요. 그렇기에 올드스쿨을 단순한 스타일의 일종으로 생각해서는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어요. 저는 올드스쿨을 Attitude(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DJ의 역할과 MC의 역할이 동등한 위치에 있던 힙합 문화 초창기의 자세로 회귀하려는 태도를 뜻하죠. 그것을 든든한 뿌리로 삼고, 각자의 방식대로 다양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Vivanine: 저에게 올드스쿨의 매력이라고 하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깨닫지 못하는 진리를 나 혼자만이 깨우치는 쾌감이랄까요. 물론 요즘은 올드스쿨이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분들에게 저만의 올드스쿨을 뺏기는 느낌이긴 하지만요.
힙플: DJ와 MC의 이상적인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DJ Wegun: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믿음, 그리고 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DJ & MC는 마치 밴드와 같아요. 서로 믿지 못하고 존중하지 못하고 균형이 없다면, 그건 그냥 댄스그룹이나 다름없거나, DJ가 일방적으로 스크래치 세션만 해주는 그냥 평범한 랩 팀 일겁니다. Superrappin' PJ안에서는 DJ와 MC가 동등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DJ인 저를 Respect해주죠. 그래서 새롭지만 옛날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다쟁이: DJ는 힙합의 조율 자에요. DJ가 턴테이블 위에 Vinyl을 얹고, 바늘을 그 위에 얹었을 때 비로소 비트가 시작됩니다. 무대 위에서의 DJ는 그 비트를 자유자재로 마음껏 변주시킬 수 있는 연주가입니다. 그리고 그 연주 위에서 MC는 항상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죠. 이와 같은 상호작용을 저는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해요. Vinyl위엔 바늘, 바늘 옆엔 MIC, MIC에는 Rhyme, Rhyme에는 삶을 담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Vivanine: 저도 수다쟁이가 말한 DJ & MC의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MC의 한계를 뛰어 넘게 해주는 것이 DJ고 DJ의 한계를 뛰어 넘게 해주는 것이 MC죠. 서로가 서로를 불태워서 더 큰 불길을 만들 듯이요. 그 반대로 각기 혼자서 따로 무언가를 한다면 서로의 한계가 그어질뿐더러 자신의 틀에 갇혀 버리게 될 겁니다.
힙플: Wegun 님 이외에 두 분은 아직 소속이 없는 걸로 아는데, 보금자리를 찾고 계신 중인지..
수다쟁이: 현재로선 딱히 정해진 보금자리는 없습니다. 제 음악적 방향성에 알맞고 좋은 뜻을 가진 보금자리를 찾고자 노력중입니다.
Vivanine: 요즘 뮤지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소속사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은 제 신분이 공익이라 국가에 충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힙플: 저희 인터뷰의 고정 질문 두 개를 드려보겠습니다. 먼저, 현재 한국 힙합씬에 관한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DJ Wegun: 항상 발전하고 있는 거 같아서 긍정적으로 봅니다. 매년 색다른 스타일을 가진 뮤지션들이 데뷔하고, 활동하니까요. 저희도 마찬가지지만.. 하지만 DJ씬은 아직 그대로인거 같아서 굉장히 아쉽긴 합니다만, 또 음지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앞으로 모두 잘되길 빌어야겠죠.
수다쟁이: 양적, 질적으로 큰 발전을 이루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폭 넓고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들이 부족해요. 음악적 실험정신을 가진 뮤지션들이 더욱 많이 등장하고, 그들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정신의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Vivanine: 저는 한국 음악씬 자체가 너무 기형적으로 변해버렸고 지금 현재는 그 기형적인 씬이 한국 땅에 자리 잡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음악씬 안에 속해 있는 힙합씬 또한 그렇고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기형적으로 변해버린 시스템이 굳게 자리 잡히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힙플: MP3를 포함 한, 인터넷 음원에 대한 생각...
DJ Wegun: mp3는 굉장히 편리한 거죠. 실제로 저도 많이 사용하고 있고 뮤지션끼리 모니터를 할 때 라던지, Digital vinyl을 사용할 때도 굉장히 유용합니다. 하지만 전 옛날 테잎이나 LP들을 절대 함부로 버리지 않습니다. 예전에 있던 앨범을 다시 꺼내 들으면 그때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지나갑니다. 마치 저장해둔 필름 처럼요.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좋은 기억들을 다시 은은하게 생각나게 할 수 있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mp3는 그런 면에서는 많이 벗어나니까요. 듣다가 질릴 때 휴지통에 버리면 끝이고, 손때도 없고 직접 손으로 음악을 플레이 하는 맛도 없으니까요. 아무래도 음악을 감상한다고 하기보다 음악을 평가하게 되고, 듣기 싫으면 금방 넘기게 되니까 귀가 편식하게 되는 거죠. 물론 장단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mp3는 mp3일뿐입니다. 뮤지션의 마음까지는 읽을 수는 없으니까요.
수다쟁이: 음원의 저장 매체가 없던 시대에서 LP의 시대로, 그리고 CD의 시대로 변화하면서 그 이전의 포맷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현재는 MP3와 인터넷 음원의 시대라는 걸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구요. 언젠가는 CD와 LP 포맷이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부정할 수 없는 시대적 변화에는 순응해야한다고 봐요. 단지, 음악을 만드는 사람의 노력과 열정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는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Vivanine: MP3건 인터넷 음원이건 모두다 음악이죠. 전 문명의 혜택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아무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의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MP3를 듣더라도 자신이 듣는 음악과 뮤지션에 대해서 조금의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 이렇게까지는 안됐겠죠. 음악을 너무나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써 사람들이 음악을 더 소중히 여겨 주신다면 인터넷 음원의 무분별한 배포에 따른 음반시장 침체는 모두다 해결 될 것 같네요..
힙플: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수다쟁이: 솔로 앨범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이지만, Superrappin' PJ 안에서의 수다쟁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새로운 소식을 들고 힙합플레야 회원 분들께 다시 인사드릴 때까지, 좋은 음악 많이 들으시고 이 문화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지켜주시길 부탁드려요.
Vivanine: 저도 솔로 EP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2007년 안으로 발매할 계획입니다. 조만간 나올 제 첫 번째 EP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DJ Wegun: 스크래치 세션이나 공연활동은 항상 하겠지만 올해는 크게 생각하고 있는 목표는 없습니다. 내년 무언가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권우찬 (HIPHOPPLAYA.COM) 편집 | 김대형 (HIPHOPPLAYA.COM)
15 Comments 전창현
2007-09-21 15:59:18
웨건씨 저번에 홍대 kb은행 앞 횡단보도에서 봤는데 어색할까봐 걍 지나쳤다는..ㅋ
DanceD
2007-09-21 22:21:41
Rhymebus의 분은 Peejay고 여기 PJ는 Project의 약자일 겁니다~
박상훈
2007-09-19 15:52:42
설마 1빠?
정윤선
2007-09-19 15:54:09
와, 역시 슈퍼래핀 PJ 행님들 ㅜㅜ
정도현
2007-09-19 16:44:30
오 비바나인 EP 기대!!!
이종민
2007-09-19 16:55:54
여기 피제이가 리오케이코아가 PJ PJ 거리는 피제이 맛나요?
김형직
2007-09-19 16:57:02
다좋았지만 super mix routine 이 제일 좋아요 ㅋㅋ
정철
2007-09-19 18:26:19
이종민님//아뇨 그 PJ는 라임버스의 멤버 PJ입니다
김아람
2007-09-20 18:35:21
오호 수다쟁이님 비바나인님 앨범 준비중이시군요! 우와- 음악 항상 잘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께요:)
이수인
2007-09-20 20:46:36
앨범 진짜 좋게들었는데 슈퍼래핀으로는 안나오신다니ㅠㅠ 그래도 비버나인,수다쟁이 앨범 기대 ㅎ
정인재
2007-09-21 18:34:16
우찬님이 인터뷰하셨네요~
2007-09-22 18:30:02
힙플: 어떻게 올드 스쿨 음악에 빠지게 되었나요? 수다쟁이: 제 가사에도 나오지만 Ill Skillz와 Dilated Peoples, Jurassic 5의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입니다. 이전에 한국에서 제가 접했던 힙합은 MC 위주의 음악뿐이었어요. 2000년 초에 MP 무대에서 일스킬즈를 처음 봤을 때는 말 그대로 충격이었죠. DJ와 함께 하면 저렇게 멋있을 수 있구나...... 마치 힙합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았죠. 그 매력이 저를 강하게 이끌었습니다. Vivanine: 저도 수다쟁이와 비슷한데요. 수험생시절 힙합 씨디들을 이것저것 모으기 시작할 때 학원 앞 퍼플레코드에 자주 갔는데, 하루는 퍼플레코드 주인아저씨께서 끝내주는 음반이 들어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들었던 것이 Dilated Peoples. 지금은 활동을 안 하시지만 제가 반 십년동안 계속 동경하고 존경해온 Ill Skillz. 그 외에도 수도 없이 많지만, 이런 뮤지션의 음악들을 귀와 가슴에 안고 저희팀원들과 만나면서 새로운 지도와 나침반이 되어 저를 올드스쿨로 이끌어 항해하게 만들었습니다. DJ Wegun: 중학교 때부터 DJ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전에 hiphop음악 자체를 좋아했었고, 많은 음악 장르들을 듣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내가 듣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DJ가 되었고, Club에서 음악을 틀어주기보다는 힙합 그 자체, 함께 숨쉬는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MC들과 함께 연주하고 무대를 만들고 싶었죠. 외국의 많은 DJ & MC들을 보고 크게 감명 받았고, 지금은 제 음악의 가장 큰 원천이기도 합니다. LEO respect! 乃
김진오
2007-09-30 03:30:39
일스킬즈 ㅜㅜ그립다
박건
2007-09-30 15:58:01
잘봣어요 ^^/ 이번에 나왓던 ep 는정말 잘빠지게 나왓던데, 비바나인도 매끈하게 빠지겟죠 ㅡ_-ㅎ. 멋져요 슈퍼랩핀 피제 파이팅/
최영은
2007-10-02 18:34:24
앨범 진짜 괜찮게들었었는데. 인터뷰 잘봤어요!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1250&page=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