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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HEAVY BASS, P-Type 과의 인터뷰

한국힙합위키

힙플 1

 28318 2004-07-23 00:00:00

Q. HiphopPlaya.Com(이하 힙플) 회원분들께 인사 한 말씀!



안녕하세요. P-type "The Big Cat"입니다.


1집 'Heavy Bass'에 보내주신 성원 너무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의 기다림에 보답하기 위해 쫓기듯이 작업해왔는데,


지난 몇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요즘입니다.


항상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P-Type이란 이름은 누가 지었고 무슨 뜻인가요?



고등학교 시절 처음 랩가사를 쓰기 시작할 때 스스로 지은 이름입니다.


P의 의미라고 하자면 뭐 pure progressive 등... 좋은 거 다 갖다 붙여도 될테지만,


제 본명 '강진필'에서 끝 글자 '필'의 이니셜이라고 하는 게 가장 솔직할 듯 싶습니다.


제 이름 끝글자의 이니셜 P를 혈액형 표기법에 맞춰서 적은 것이 P-type.


고등학교 시절 부터 눈매가 고양이를 닮았다고 '고양이'란 별명으로 자주 불리웠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커다란 고양이 (내지는 고양이과의 맹수)'라는 의미의


'Big Cat'이란 별칭도 함께 쓰고 있습니다.




Q. '힙합'을 하게된 계기와 '힙합'을 하고 계신 가장 중요한 이유랄까요?



이 바닥 발 들여놓은 특별한 계기랄 것은 없습니다.


레코딩 세션이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 부터 음악과 항상 가까웠으니,


환경의 영향이라면 영향일 수도 있겠네요.


나이가 먹어가면서 흑인음악에 심취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듣고 즐기기'에서 '하며 즐기기'로 발전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성장하다 보니 아버지께 물려받은 피가 숨어있다 어느 순간 발동한 것


같습니다.


다소 거만하고 건방지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현재 대한민국 힙합씬은


그 누구도 제시해주지 못 한 '정답'의 부재 속에서 정체를 거듭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법론 정립'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씬은 결과적으로 '기준선'이


모호해졌고,


그 결과 오랜 과도기 속에서 겉모양새만 비대해진


말 그대로 '빛 좋은 개살구'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누군가는 '정석'을 제시해주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하고,


남들 보다 좋은 재능과 환경을 물려받았다면


마땅히 파이오니어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제가 현재 힙합을 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Q. 그 동안 피쳐링만 해오셨다가 이제 본인 앨범을 갖게 되셨네요. 얼마만에 나온 앨범인가요? 앨범 준비한 기간이 대략..?



엘범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세운 지는 대략 3년 쯤 된 것 같습니다.


바닥에 발을 들여놓은 시점 부터 계산하면 6년 가량 됐네요.




Q. 앨범을 발매하신 소감이랄까요?



특별한 감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감흥이란 것이 워낙에 복합적이라서 콕 찝어서 어떤 소감이다 하긴 어렵네요.


다만 너무 오랜 기간을 준비만 해오다가 "기어이" 내버린 엘범이라,


속 시원한 감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입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많은 분들이 다행히도 좋은 반응을 보내주셔서


안도감 내지는 뿌듯함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Q. 전체적인 컨셉?



처음 부터 끝 까지 '힙합'이라는 주제 안에 머물려고 노력했습니다.


엘범 내에서 줄기차게 부르짖는 '힙합다운 힙합'이라는 문구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누군가 반드시 한번은 해야만 했던 '방법론의 정립'이었고 '기준선의


제시'였습니다.


다소 지겹고 오래된, 그래서 이제는 퇴색되어버린 슬로건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 현재의 대한민국 힙합씬을


앞으로도 저 같은 사람이 더 많이 나와야만 하는 과도기로 단호하게


규정짓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업된 이번 엘범의 작업과정은


일종의 '교과서 편찬작업'과도 같았다고 생각합니다.


심도 깊게 연구된 모범답안들을 제시해주는 한 장의 엘범이 되길 원했습니다.


따라서 엘범의 전체적인 컨셉이라 하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힙합'이라고 딱 잘라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힙플 리뷰란을 비롯해 평들이 대체적으로 앨범 굉장히 좋다는 분위기이고 최고의 극찬을 아끼지 않는 리스너도 계신데 기분이 어떠신지? 더 욕심이 생기시나요?



우선은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쫓기는 심정으로 다음을 생각하고 있는 요즘'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많은 분들의 성원이 제게는 더 나은 내일을 꿈 꾸게 하는 에너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더 잘 만들고픈 욕심이 없다 하면,


그것은 그 작가가 더 이상 성장하길 거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아무리 최적의 작업환경을 형성하고, 완숙한 실력을 지녔다고 자부한다고 해도


나아갈 곳이 없는 작가에게 내일은 없다고 봐야겠지요.


레코딩 결과물과 전체적인 작업진행, 조율 그리고 퀄리티 컨트롤 면에서


아직은 미흡한 점이 제 눈에는 많이 띄는 것 같습니다.


보다 예민하게 아웃풋에 완벽함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비트도 비트지만 많은 분들이 '가사'를두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한국힙합라임의 완성형'이라고 칭하는 분도 계신데 한 말씀.



사실 여기서 제가 '한 말씀' 해봐야 잘난척 내지는 속 보이는 뻔한 겸손이 될 것 같은데요.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노력 한 것 만큼은 사실이고,


그 것을 알아주시니 저야 감사할 따름이라고 밖에는 달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Q. 이땅에서는 어쩌면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라임'에 대해서 정의하신다면?



엘범을 들어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셨을 만 한 이야기지만,


'랩은 또 다른 드럼'이라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간략하게 몇 마디로 짚고 넘어가자면,


'한국어에서는 라임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조사 조합형인 한국어의 언어 구성 자체는 각운의 형태를 거부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랩이 어디까지나 음악의 카테고리 안에 들어간다고 보았을 때,


악보의 구성에 따라 청각적 임팩트를 주기엔 국어로도 충분합니다.


힙합음악은 리듬 중심의 흑인음악 가운데에서도


리듬의 기능이 가장 극대화되고 중요시되는 쟝르입니다.


선대의 흑인음악들에서 그 정수를 뽑아 태어나는 것이니 '청출어람'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입니다.



따라서 그 힙합음악이 탄생시킨 보컬악기.


멜로디 악기가 아닌 타악기 보컬, 리듬으로 표현되는 보컬이 바로 '랩'일


것입니다.


모든 리듬악기엔 기본적인 분절단위가 있습니다.


'랩'의 분절단위는 바로 '라임'인 셈이겠지요.


다시 말 해, '랩' 소절 안에서 '라임' 하나 하나는 드럼의 킥 혹은 스네어 한


번과도 같습니다.


'붕 둥 팍 치 콩 뿅 딱 촤르르' 이렇게 저 마다 다른 킥 스네어 하이헷 소리들로


이뤄지는


기이한 드럼 패턴을 선호하시는 변태성 우주론의 소유자가 아니시라면,


라임의 필요성에 대해서 더 이상 고민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Q. 가사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비트를 먼저 들어보고 가사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 가사를 먼저 써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먼저가 됐건 작업과정 자체에 대해선 구애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미리 써놓았던 가사들의 양이 꽤 많아서,


이번 엘범 같은 경우엔 거의 모든 가사들을


미리 가사작업이 다 끝난 상태에서 비트를 선정하고 가사를 얹었습니다.




Q. 가장 신경쓰시는 부분이랄까?



가사에 있어서는 독창적인 라임을 선정하고 신선한 구조를 구축하는 데 가장 주안점을 둡니다.


라임의 경우엔 플로우 위에서 라임으로서의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음운들을 찾고, 개별적 리듬의 단위인 라임들이 전체적인 진행에 있어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참신한 패턴을 갖추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Q. 가사를 작업하는데 있어 영향을 준 뮤지션이 있다면?



Rakim.


그의 정확한 라이밍으로 인해,


무지에 가깝던 내가 랩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을 잡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라임으로 기능하기 위해 억지로 왜곡시킨 발음이 아니라,


작사 과정에서 부터 치밀하게 계산 된 라임으로 만들어내는 화려한 리듬.


워낙 오래 활동한 탓인지,


이제는 그 스타일이 정형화되어 최근작들에서는 이렇다 할 쾌감을 받지 못하지만,


라킴같은 파이오니어가 이미 올스쿨 시절 부터 씬에 존재했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모든 후발주자들이 감사해야 할 만 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렇듯 라킴에게선 가사를 쓰고 랩을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 외에도 밥말리 같은 선대의 음악가에게선 치열한 삶을 문장으로 표현해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케이알에스 원 같은 랩퍼에게선 힙합에 대한 충실함을 배웠습니다.




Q. 장점일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나, 힙합에 관한 포부와 성찰(?)등 곡마다 가지는 주제가 비슷비슷해 다소 지루하다는 평에 대해선?



힙합에 관한 포부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특별히 지향하는 지향점이 있다면,


전 한시 바삐 이 땅에 힙합다운 방법론을 정착시키고


그로 인해 분명한 기준선이 확립되기를 원하는 사람입니다.


간혹 노골적인 제 '비판'들이 '비방'으로 머무를까 걱정하시는 주변분들도


계시지만,


전 제 '비판'들이 잘난척에 불과하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뱉는 이야기들이 한 낱 잘난척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었다면


전 이 비판들로 폼이나 잡고 승리감을 만끽하고 자신에 도취되는 선 쯤에서


제 행보를 멈추고 말았을 것입니다.


제 방법론은 P-type이라는 랩퍼 혼자만 잘나기 위한 방법론이 아닙니다.


이것을 증명하고 나아가 다른 이들이 제 방식을 쫓아 real이 되기를 원하고,


그렇기 때문에 쉼 없이 연구하고 노래하는 것입니다.




Q. 앨범내에서 제일 애착이 가는 한구절이 있다면?



"힙합다운 힙합".






Q. KeepRoots의 비트와 상당히 잘 어울리시는것 같은데, 처음부터 메인프로듀서로 낙점해놓고 작업하셨는지?



KeepRoots를 처음 만난 것은 1999년.


당시 DMS의 주최로 부산에서 열렸던 "힙합 페스티발"에서였습니다.


KeepRoots와 지금의 Ra.D., 두사람, G-Sky 등이 속해 있던


그렇게 부산 굴지의 힙합 Crew "DMS"를 만났고,


언제부턴가 저도 그들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이미 내가 이 씬에서 활동을 시작했을 때 부터 KeepRoots는 내 유일한


메인프로듀서였고,


친형이나 다를 바 없는 그가 내 데뷔엘범에 많은 부분 참여한 것이


특별한 기획에 의한 산물이거나 그렇진 않습니다.




Q. 참여진 중 휘성과 Big Mama의 참여는 다소 의외인데, 평소 친분이 있으셨나요?



휘성의 경우엔 Show N Prove 시절 부터 친분이 있던 사이였습니다.


그와 연결이 되면서 평소 제가 함께 작업하고 싶어했던 Big Mama들과도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Q. 참여진섭외에 초점은 어디에 두셨나요? 친분? 음악적 교감?



모르는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 만나 작업을 하는 것이라면 페이를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엔,


어느 정도의 친분이 전제 되어야 작업제의를


그나마 얘기라도 꺼내볼 수 있으리라는 것 쯤은


제가 구차하게 설명드리지 않아도 쉽게 상상들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그저 마케팅 적인 필요에 의해서만 참여진을 섭외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그리고 그다지 부유한 놈도 아니라서 그럴 돈도 없는 놈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분들도 알아주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따라서, 여러 아티스트들을 제 엘범에 참여시키기 위해선


친분도 필요했고 음악적 교감도 필요했죠.


뭐라 콕 찝어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작업 하는 동안 재미있었던 일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뭐 작업해둔 것들이나 레코딩 받아놓은 것들이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사유로 손실되는 경우는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다들 한 번 씩 경험해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 것 외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는 것 같습니다.




Q. 다소 생소한 레이블 'Hungryschool'은 어떤곳인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 입으로 드리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회사의 윗분들 보시기에 일개 아티스트가 회사 소개를 하고 다니는 것이


어찌 보면 주제 넘은 짓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구요.


뭐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행여 제가 말이라도 실수해서 그 분들께 누를 끼칠까 걱정스럽기도 하네요.


정 궁금하시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회사측을 통해 직접 들으시는 편이 더 나으리라


생각됩니다.




Q. 이번 앨범의 활동 방향?



현재 공연은, 섭외가 들어오는 공연에 한해선 가리지 않고 계속 해나가는


중입니다.


홍대나 압구정, 지방의 경우엔 부산 등에서


파티나 공연 무대에 자주 오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쉴 새 없이 일거리가 많았던 시절에 비해선


양적으로 어느 정도 주춤한 요즘인 것은 사실입니다.


방송출연 계획은 현재 까지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니까 이 질문은 이 쯤에서 정리하죠.




Q. 리스너분들께서 놓지지 말고 들어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많은 리스너 분들이 랩을 들을 때,


단순히 라임이 있나 없나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친다거나


내용이 어느 정도 의미인가 메세지를 전달받는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럴 것이 아니라,


부분 부분 라임 진행의 패턴들이나


가사의 주제와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컨셉츄얼한 가사 구성 등에 촛점을 맞춰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리스너들이 놓치는 데 대한 책임은


단 한번도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들려주지 못 한 이 땅의 공급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어떤앨범이 되었으면 하는지?



앞서도 한 얘기지만,


하루 빨리 이 땅에 검증받은 방법론이 제시되었으면 하고,


이를 통해 분명한 기준선이 확립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 위에 제 엘범이 놓인다면 뮤지션으로서는 더 할 수 없는 영광일


것입니다.




Q. 국내/외를 막론하고 존경하는 뮤지션이 있다면?



Rakim.




Q. 친분이 있는 뮤지션들이 어떤분들이 있는지?



힙합씬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로는


가리온, DA CREW, TRESPASS, KEEPROOTS, 두사람 등.


그 외에도 많은 프로듀서들과 DJ들.


메이져 레이블에 소속되어 활동중인 뮤지션들로는


엘범에 참여한 휘성이나 BIG MAMA, 엘범에 참여는 못 했지만 그들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거미,


그리고 현재 데뷔엘범을 작업중인 C-LUV 등이 있고,


지금 미쳐 기억해내지 못 한 많은 이들과도 친분이 있습니다.




Q. 현재 씬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아직 끝나지 않은 과도기.(이미 앞 서 많이 이야기 된 부분이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Q. 관심을 가지는분들은 적게라도 늘어나고 있는듯한데, 발매되는 음반들과 비례하지는 않는 기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씬의 성장과 음반 판매량이 비례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신선한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해주지 못한 공급자들의 책임입니다.


정체가 거듭되고 있는 과도기 상황에서


더 이상 대중들이 이 과도기를 타파할 실험자금을 대줄 수는 없을테죠.


대중들은 이미 살 만큼 사줬고 그 때문에 한 때 씬에 거품이 꼈다는 말 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반론의 여지는 없을 거라 생각되네요.



이미 실험은 성공해 있어야 하고 정답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야 할 시점입니다.


하지만 음반 기획자들은 이미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다시 말해 이미 사람들이 다 들어봤고 알고 있는 자극만을 기획합니다.


그래야 확률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그 어떤 돌파구도 찾을 수 없다고 봅니다.


또 한편으로 뮤지션들은 씬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미 정착되어 잘 흘러만 가고 있는 씬으로 생각합니다.


이 땅의 모든 뮤지션들을 도매급으로 매도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현실과 타협하여 문제를 외면한 사람들 아니면


아예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하루 빨리 기준선이 확립되어


대중들이 규정한 룰에 의해 아웃 혹은 세이프가 확실해져야 합니다.


이 땅의 정체된 대중문화가 진일보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의식있는 엘리트 리더들이 주체가 되어 진보적인 방향으로 판을 이끌고,


그로 인해 대중들이 주체가 되어 직접 문화를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소수 언론과 자본가들에 의해 조장되는 현재의 대중문화가


언론과 자본가들을 대중이 컨트롤 하는 대중문화로 발전한다면,


시장의 불황 타파 쯤은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닐거라고 생각됩니다.


이상론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얘기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얘기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괜히 돈키호테겠습니까.




Q. 음악을 하지 않으셨다면?



대학교에선 미식축구부 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워낙 위험한 운동이라,


음악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실업팀의 선수로 진로를 정했을 것 같진 않습니다.


되려 그 때의 경험들이나 인연들을 살려서 다른 일을 했겠지요.


특별히 다른 전문분야의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진 않고,


아마 장사꾼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Q. 음반업계의 길고 지루한 싸움이자 영역확장에 한창인 MP3 문제(?)에 대해 한 마디 해주세요.



MP3라는 것을 막기엔 우리나라는 워낙에 방대한 IT 시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MP3 자체를 막긴 힘들 것 같네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이제 '문맹' 보다 '컴맹'이 더 위험한 세상이 올 것이다"라는 말이


근거 없는 예언처럼만 들렸었는데,


어느 덧 정말로 그런 세상이 와버렸습니다.


삭발해가면서 만든 사람의 노고를 부르짖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음반을 만드는 사람들이 음반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향상시켜,


무형의 엠피쓰리 만으로는 대중들의 '구매욕구'가 해결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사고 싶은 욕구" 보다 "돈을 지불할 가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음반은


앞으로 대중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다소 뜬금없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거의 마무리되는 분위기의 뜨거운 감자(혹은 였던), DJ DOC의 이하늘 VS 베이비복스 사건 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무 생각 없습니다.


투팍의 음악을 존경하지만,


그가 왜 비기랑 싸우다가 서로 총 쏴 죽였는지 따위는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 아니라서 별 관심 없습니다.


존경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차용한 국내의 어떤 음악이


만족할 만큼의 퀄리티를 제공해주지 못했을 때 그 실망감은 분명히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뭐 저는 이제 국내에선 더 이상의 기대 마저도 거의 없는 사람이라서,


당시의 그 곡은 별 생각 없이 넘어갔었습니다.


그리고 투팍이 그렇게 씹창(죄송)나는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하니,


새삼스레 열 받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사자들의 논쟁에 관해선 자세히 아는 바도 없고 관심도 없습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리스너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합니다.



일단은 엘범이 곧 전국유통이 됩니다.


퀄리티가 다소 떨어졌던 엘범의 커버 디쟈인도 전면적으로 바뀌어서


새롭게 재발매 될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소규모로 발매하고 활동했던 지금 까지 보다는


1집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 같습니다.


지금 까지 보여주셨던 성원 앞으로도 아낌 없이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email protected])



인터뷰에 도움주신 분들: huhwon, cys712, mokamo, getdown31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4558&page=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