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Big Boy [ Born Kim ] 인터뷰
힙플 19746 2009-03-04 18:05:30
힙플: 힙합플레이야(이하: 힙플), 그리고 흑인음악 팬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Born Kim(본킴): 불타는 플로우(flow)를 뱉는 Big Boy! Born Kim입니다. 반갑습니다.
힙플: 힙플과 첫 인터뷰에요. 닉네임에 관한 이야기부터, 소개 부탁드려요.
Born Kim킴: 음... 10여 년 전쯤에 여러 가지 상황 상 외국에 나가서 살아야 하는 일이 있었어요. 그 당시에 어머니가 기도하시다가 미국이름을 생각하셨는데, ‘탄생’이란 단어로 Born Kim이라고 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 하셔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거에요. 어린나이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Born Kim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김경철(Born Kim의 본명)은 죽었다’고 그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상황이 좋아져서 외국에는 나가지 않게 되었어요.(웃음) 아무튼 그 시기에 우연히 'Slang(* Born Kim 의 데뷔 초기의 팀이었던, 'Born Slang' Slang) 을 만나 음악을 시작하게 되면서. 현재까지 본킴으로 살고 있죠.(웃음)
힙플: Slang 이야기도 잠깐 나왔는데, 그럼 힙합에 빠지게 된 계기는 어떤 건가요?
Born Kim: 아버지가 ‘카투사’ 출신으로 병원 부대에 계셨는데, 주변에 흑인들도 많고 그러니까 흑인음악을 많이 접하셨나 봐요. 그래서 집에 흑인음악 CD가 되게 많았어요. 되게 자연스러웠던 경우죠 저는.(웃음) 아마 Kool & The Gang부터 들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이었던 것 같은데, CD를 틀었는데 TV나 Radio에서 나오는 가요랑은 느낌 자체가 완전 달랐던 것으로 기억에요. 어린 나이었지만, 춤이 절로 나왔던 것 같아요.(웃음). 그 후로는 일반 대중가요보다 흑인 음악을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힙플: 아주 자연스럽게, 흑인음악을 듣기 시작하셨네요.
Born Kim: 네, 그렇죠.(웃음) 그렇게 흑인음악.. 그것도 Kool & The Gang, Prince 같은 음악을 들으며, 당시 AFKN에서 보여주던, ‘Soultrain’ 을 즐겨봤죠. 시작이 Soul 음악이다 보니까, 사실, 힙합 보다는 R&B를 더 좋아했었죠. 그렇게 계속 음악을 좋아하다가, 자연스럽게(웃음) 힙합으로 빠진 거죠. R&B인데, 랩퍼가 피쳐링 한 거에 꽂혀서 찾아 듣다가, 점점 Loop에 취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웃음) 음악을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서태지와 아이들 Come Back Home’ 나오던 그 시기에 Slang을 만나게 된 거죠. 그 전부터, 카세트테이프에 프리스타일이 뭔지도 모르는 시기에 ‘프리스타일’로 녹음도 하고 그러기는 했어요. 근데, Slang을 만났는데, 이 친구는 랩 메이킹을 할 줄 알았죠.(웃음) 저는 랩 메이킹을 못하고 프리스타일만 하는 랩퍼였는데 Slang은 프리스타일을 못하고..(웃음) 그렇게 둘이 만나서 Slang은 랩메이킹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저는 프리스타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하다보니까, 팀이 되어서 서로 완전 빠져 든 거죠.(웃음)
힙플: 그렇게 해서 찾아 간 곳이 마스터플랜(* Club Master Plan(이하: MP))이었나요?
Born Kim: 아니요. 원래 Born Slang으로써는 아우성 랩 페스티벌에 참가 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순수한(?) 이유였는데,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받아서, 대학 도움에 진학이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참가했었어요.(모두 웃음) 그 이유 하나만으로 참가한 이 대회에서 대상을 탔어요. 근데 그 돈마니(Master Plan 대표) 형이 심사위원인가? 그러셨는데, 저희를 유심히 보시고는 마음에 들어 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이야기는 계약 후에 들었고요. 어쨌든, 아우성 랩 페스티벌 우승 이후에, 여러 공연을 하다가, 마스터플랜 오디션에 참가해서 당당히 합격을 하고, 어쩌면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된 거죠.
힙플: 클럽 MP 시절을 지나서, MP가 레이블로 자리를 잡으면서 소속사로 선택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함께 되셨나요?
Born Kim: 아시다시피,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뚜렷하게 있었어요. ‘힙합’이죠.(웃음) 힙합이 하고 싶었는데, 그 당시는 상황 자체가 ‘힙합’으로 음악을 할 시장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저를 혹은 제 음악을 받아 줄 회사가 MP가 아니면, 없었죠. 그 당시에도 드렁큰 타이거(Dunken Tiger), CB Mass 1집이 메인스트림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가요 기획사 에서는 힙합 음악에 대해서 기획 자체를 안했고, 방송 매체도 힙합에 대해서 지금처럼 관대하지 않았어요. 앞서 거론한 그런 분들이 그 시장을 개척해 준 것이나, 다름없죠. 어쨌든, 그 시기에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받아줄 곳은 MP가 유일한 회사였죠. 받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을 인정해주고 음악을 알아주는 회사여서, 당시 랩퍼들에게는 로망이었죠.(웃음) 그러니까,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움직이는 대형 기획사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서 지지해 줄 수 있는 회사여서, 함께 하게 된 것 같아요.(웃음)
힙플: ‘로망’이었던, MP의 최근 행보는 옛 명성에 비해서, B-BOY 쪽 등, 조금은 좀 다른 쪽으로 선회한 감이 없잖아 있는데, 이런 행보에 대한 소속 아티스트로써의 생각은 어때요?
Born Kim: 처음에는 아쉽기도 했어요... 그러니까 Joosuc, IF(Infinite Flow), Vasco, Defconn 등의 뮤지션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 ‘MP’라는 브랜드네임 자체로도 많은 팬들이 주목을 했던 장점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이런 장점이 없다고 보고 있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저를 비롯한, One Sun 형, Joe Brown 등의 뮤지션들이 열심히 해서 다시 채워나가면 된다고 보고 있어요. 어쨌든 반대로 지금은 공연기획력이라든지, 많은 부분에서 예전보다 ‘회사’로써 더 탄탄해졌다고 생각해요. TOY(유희열), 봄,여름,가을,겨울 앨범이나 D.O. aka 듀스 이현도 형님이 발매 했던 앨범도 그렇고 이지형씨도 그렇고... 더 굵직굵직 하고 더 음악적인 사람들과 많은 것들을 진행하면서 정말 좋은 회사가 된 것 같아요. 간단하게 말씀드려서 예전에는 힙합으로써 힙합을 팬 들을 주목하게 만드는 그런 이름 있는 회사였지만 지금은 장르를 불문하고, 어떤 앨범을 기획하고 공연을 기획하는 회사로써 훨씬 탄탄한 위치에 있는 회사가 된 것 같아요.
힙플: 앞서 말씀해 주신, MP와 함께 하게 되신 이후에 이상하게도 만나기 쉽지 않았어요. 공연 활동을 간간히 하셨지만... 은퇴설이 있기도 했는데. 어떻게 지내셨나요?
본킴: 사실 초반에는, 컴필레이션 앨범에도 참여하고, 공연, 파티 등에서 활동을 했는데, 제가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제가 어렸고 ‘앨범’에 대한 중요성을 몰랐던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강박관념 같은 거에 되게 시달리고 있었어요. 주변의 동료들이 잘 되가는 모습을 보니까, 더 잘해야 되고 더 뚜렷해야 되고, 남들과 달라야 한다... 이런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어요. 이렇게 고민들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까 저 스스로 음악적인 슬럼프에 빠져버렸어요. 나무만 보니까 숲을 보는 방법을 잊었던 거죠. 슬럼프에 빠졌다가 거기서 헤어 나오고, 다시 감각을 찾는데 까지도 되게 오래 걸렸고 그 후에는 제가 진행을 해봤지만, 이렇게 저렇게 잘 안 풀렸어요. 제가 원하던 원치 않던 그렇게 되던 시간들이 길게 있었어요. 그러면서 그 시간이 길어지니까 나중에는 제가 지쳐 버린 거죠. 지금 말씀 드리는 이야기들이 한해, 두해가 아니니까요.
힙플: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톤을 가지고 계시는데, 지금 갖고 계신 톤을 잡기까지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Born Kim: 톤에 대해서는, 음.... Born Slang이란 팀을 할 때 Slang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둘 다 베이스 톤.. 낮은 톤이었어요. 둘 다 톤 자제가 너무 비슷하다보니까, 하나의 트랙에서 구분이 안 되더라고요. 근데, 우습게도 제가 ‘선물’ 받았다고 느끼는 것이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목이 되게 자연스럽고, 하이 톤과 베이스 톤의 두 가지 소리가 나와요. 베이스 톤으로 랩 하듯이 하이 톤도 할 수 있었거든요...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요. 그래서 제가 팀 내에서 하이 톤으로 랩을 하기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연습도 하고 곡도 만들고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는 이제 하이 톤이 자연스럽더라고요.
힙플: 말씀해 주신대로 힘든 시기를 딛고, 2009년에 이르러 새 앨범을 발매 하셨는데, 클럽 MP 시절의 이후에 힙합 팬들도 좀 바뀐 감이 있잖아요. 그래서 드리는 질문인데, 뭐랄까 그 예전의 경력을 모르고, 신인 랩퍼의 등장으로 인식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반응을 보시면서 느낀 생각이 있다면요?
Born Kim: 저는 사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기분이 안 좋거나 그런 것은 한 번도 없었어요. 저는 사실 ‘경력 10년’ 혹은 ‘1세대 뮤지션’ 그런 타이틀을 자체가 별로 좋지 않았어요. 회사에도 그런 것을 어필 안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많이 하기도 했어요.(웃음) 결과적으로 보도 자료에 표기 하게 된 계기도, 이전에 누군가랑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그냥 신인이고 싶다’ 라는 의사표시를 했더니, ‘이제껏 Born Kim 이란 사람이 만들었던 개인의 역사를 굳이 부정하고 인정 안하면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라는 이야기에 더 이상 거북스러워지지 않게 돼서, 표기 하게 된 거예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신인’이라는 타이틀이 나쁘지 않고, 백지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어요. 그러니까 어줍지 않게 예전에 했던 것을 어필하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 선상에서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과 비교 당하면서 인정받고 그렇게 하나하나씩 쌓아가고 싶었기 때문에 어디에 제 이름이 루키로 기재 되거나 루키로 불러지는 걸 전혀 거북스러워하지 않았고, 그런 것 때문에 자존심 상해 한 적도 없어요. 왜냐면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는 2009년 지금 앨범을 냈으니까요. 덧 붙여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나오는 다른 신인 뮤지션들과 혹은 지금 나와 있는 뮤지션들과 비교를 당하더라도 ‘선배’ 뭐 이런 타이틀을 붙이면서 비교를 당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러니까 뭐 요즘 흔히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실력으로 비교당하고 싶어요.(웃음)
힙플: 거북스러우시겠지만,(웃음) 10년 만에 나온 앨범이잖아요. 소감이 좀 남다를 것 같은데요.
Born Kim: 사실 얼마 전에 넋업샨 형이랑 만나서 이야기를 했었어요. 저와 같은 시기 나온 앨범들과 비교해서 얘기도 나누고, 제 앨범에 부족한 점이 뭐였는지 좋았던 점은 뭐였는지 이야기를 막 하다가 그냥 넋업샨 형이 우스갯소리로 ‘앨범을 듣는 내내 전쟁터로 나가는 전사 같았다’ 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웃음) 별로 기분 좋지는 않았어요.(웃음) 어쨌든, 소감이라면 가슴 안에 꽉 차있던 오래 묵은 울분을 토해 낸 것 같아요. 뭔가 시원하기도 했지만, 그 후에 다가오는 더 큰 뭔가가 있어요. 앨범이 2월 12일 날 발매됐는데, 인터뷰(*2월 24일)를 하고 있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여유 있게 집에 가만히 누워있거나 감상에 젖어있던 시간은 없었어요. 왜냐하면 저와 함께하던 뮤지션들이 어느 순간 앨범을 내고,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노래를 부를 때 저는 무대 밑에서 그걸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느끼는 것들이 많았거든요. 뭐랄까... 딱히 말하자면 배고픔이었던 것 같아요. 그 배고픔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지금도 배가 고프고, 그 10년짜리 배고픔을 이제는 10년, 20년 동안 채워줘야겠다는 생각이 워낙 강해서, 더 열심히 다음 작업을 준비하고, 구상중이에요. 기쁨이나 희열보다는 그냥 울분을 토해낸 느낌입니다.(웃음)
힙플: 울분을 토해 내신 이번 앨범이 미니 앨범 혹은 EP 등으로 어떤 형식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앨범인데요.
Born Kim: 이번 저의 앨범 ‘Begin Legend’ 를 ‘10년짜리 앨범’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이건 그냥 제 첫 작품이고 제 첫 발걸음이고, 이제 입만 열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앨범으로 ‘Born Kim의 음악은 뭐다’라고 설명하기 보다는 Born Kim이란 랩퍼의 시작을 알리는... 음반 타이틀 그대로 전설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작품집 혹은 Episode 1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공을 안 들였거나 정성을 안 들였다는 게 아니라 정성을 진짜 많이 들인 음반이지만, Born Kim 이라는 ‘본 영화’가 시작되기 전의 트레일러로 생각 한 거죠. 커다란 홍보 영상 같이 생각하고 시작을 한 거예요. 그래서 사실 EP나 미니 앨범 같은 타이틀을 붙이기 싫어했고, 회사에도 그런 의도로 얘기를 해서 그런 타이틀을 붙이지 않았는데, 이제 음반 쇼핑몰들에 가보면, 그런 구분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거기서 인위적으로 붙인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하지만 제 스스로 그것을 붙이지는 않았죠.
힙플: 그럼 말씀해 주신대로 첫 작품으로써 시작을 알리는 작품인 'Begin Legend'에 대해서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Born Kim: 가사의 내용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주로 제 개인 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다뤘지만, 각 트랙 마다 제가 가진 한계를 넘어서려고 했던 시도들이 많아요. 일례로 제가 가진 최고의 장점이자 단점이 앞서 말씀해 주신, 하이 톤인 제 목소리에요. 하이 톤이라는 소리가 피쳐링이나 어떤 특정 한곡에서는 커다란 임펙트를 낼 수는 있지만 한 앨범으로 들었을 때는 자칫 질려버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제가 가진 목소리로 저마다 곡들을 다르게 해석하고, 제 톤 음역 대를 조절하는 것에도 많이 신경을 썼어요. 그리고 저는 정박에 랩을 하지 않고, 플로우도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전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쉬는 동안에 많이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Begin Legend’나 맥락은 틀리지만 ‘웃어봐’ 같은 경우에는 아예 정박에 랩을 해봤고요... 물론, 제 플로우나 제 스타일을 잃지 않는 선에서 시도를 해봤어요. 결론적으로(웃음) 콘셉추얼(conceptual) 한 앨범은 아니에요. 콘셉트 보다는 제 스펙트럼을 보여드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많은 시도를 한 앨범이에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슬럼프도 겪었고, 제가 보완해야 될 점에 되게 신경을 많이 썼거든요. 그 동안 해왔던 연구의 논문 같은 앨범이에요.
힙플: 진취가 메인 프로듀서 격으로 참여해 주었는데, 어떤 계기로 작업하시게 된 거에요.
Born Kim: 진취를 처음 본 것은 진취가 홈 보이쇼(Homeboyshow)를 할 때였죠(웃음). 그렇게 알고 지내다가, 진취가 지토(Zito)랑 Project Z 하면서 함께 자주 보다보니, 친하게 되었는데, 진취와 제가 음악적인 취향이나 여러 부분들이 비슷하더라고요. 그리고 진취가 홈 보이쇼에서 Project Z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도 발전하는 걸 봤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봐왔기 때문에 저와 함께 하면서도 서로 같이 발전하기를 바랬어요. 그리고 프로듀서가 너무 많아지면, 자칫 음악적인 색깔이 정말 너무 중구남방이 될까마 그 부분도 염려도 됐고.... 음. 말씀드린 이런 부분들이 다 결합이 되면서 ‘Begin Legend’ 앨범은 진취와 많은 작업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진취나 제가 아직 100%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면 둘 다, 사실상 지금 막 시작하는 단계이고, 저희가 농익을 때로 농익은 뮤지션들은 아니니까요.(웃음)
힙플: 메인프로듀서 격으로 참여해 준, 진취와는 곡 작업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을 함께 하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Born Kim: 네, 여러 부분 상의 하면서 진행했죠. 사실 저는 작업 할 때... 음. 제가 다른 사람 앨범에 피처링을 해도 그 사람과 이야기를 진짜 많이 하고, 그 사람과 시간을 같이 나누려고 해요. 물론 그러지 못할 때도 있지만, 상대방 시간이 가능하고 저도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의 성향도 알고, 곡에 대해서도 궁금하고, 또 제가 참여함으로써, 어떤 것을 이뤘으면 하는지에 대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어요. 그렇게 해야 제가 참여 하면서, 50과 50이 만나서 100이 되는 게 아니라 120, 130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것처럼, 다른 사람 앨범에 참여 할 때도 제가 이런 마음가짐인데, 제 앨범을 한다고 했을 때는 욕심을 얼마나 부리겠어요... 저는 욕심내고 싶어요... 음악에 관련 된 부분은. 한곡, 한곡 마다 진짜 한 땀 한 땀 제 손길도 안 간 곳이 없어요. 쉽게 말해서 진취가 곡 쓸 때부터 저는 그냥 옆에 함께 있었어요.(웃음)
힙플: 진취의 곡은 아니지만(웃음) 도끼(DOK2)와 Juvie Train (of Buga Kingz) 이 함께 한 ‘개소리’ 반응이 좋아요. 어떤 계기로 세 분이 한 트랙에서 만나게 된 거에요?
Born Kim: 도끼랑은 같은 동네 살아요, 그러다보니 많이 만나죠. 도끼의 믹스테잎에서도 같이 했고 사실 드러나지는 않지만, 도끼랑 흔히 말하는 번개송도 같이 하고... 동네 형 동생이라 자주 만나 놀기도 하는데,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말씀드렸듯이, 다양한 시도를 해봤는데, 그 와중에 좀 강렬한 음악을 원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도끼하고 그런 얘기를 하다가 사우스(Dirty South) 스타일로 한번 해보자하는 이야기까지 건 거예요. 역시나, 서로 대화를 되게 많이 해서 비트가 나왔는데, 이 곡에는 당연히 'Juvie Train' 형 생각을 둘이 한 거죠.(웃음) 흔쾌히 응해주셔서, 셋이 하게 된 건데요, 사실 이 트랙에서는 비지(Bizzy) 형도 해주시기로 하셨는데, Juvie Train 형과 다른 앨범에서 같이 하셨다고 하셔서, 다른 트랙에서 하고 싶다고 까지 의사를 밝혀 주셨는데... 부득이하게 다른 트랙을 만들지 못해서 이번에는 함께 하지 못했죠.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정말 감사했어요.(웃음)
힙플: 이 트랙의 Born Kim verse에서 다양한 실명들이 나오잖아요. 인상적으로 들었어요.
Born Kim: 그러니까 이번 앨범 자체가 자전적인 이야기인데, 이 트랙에서는 너무 진지하게 딥(deep)하게 안 들어가려고 했어요. 왜냐면 힘을 안 실었기 보다는 제가 의도하는 걸 더 부각을 시키려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되게 딥한 것은 안 쓰려고 한 거예요. 제목 그대로 되게 무겁고 진지하게 곱씹는 게 아니라 가볍게 지나치지만 거기 안에 뭔가 핵심이 있기를 바랬죠. 그래서 내 verse 안에 8마디 초반에는 제 frontin' 이고 8마디 후반에는 제가 보는 어떤 사회적인 것들에 대해서 아주 가볍게 터치한 거예요.. 근데 그게 적절히 자연스럽게 있기를 바랐거든요. 제 자랑질도 하지만 분명한 건 세상이 제가 보기에 옳게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내가 이 X 같은 세상에 개소리를 한다.’ 라는 (웃음). 그리고 또 하나 좀 중요했던 것이 제가 평소에 존경하고 좋아하던 그런 사람들을 제 frontin'을 하면서 같이 리스펙 하는 개념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가사를 쓰게 됐는데 뭐 예를 들자면 ‘감동의 혁명가가 왔어 들어봐 JK’ 그 부분은 제가 무대 위에선 JK형을 봤을 때 느끼는 기분이었거든요. 저는 남을 깎아 먹으면서 저를 치켜 올리는 것 보다 남을 일으켜 세워주면서 저를 frontin'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터치 한 거죠.
힙플: 반대로 ‘웃어봐’는 콘셉트가 없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앨범을 들어 보면 가장 이질적인 트랙인데, 이 곡 역시 시도의 한 부분인가요?
Born Kim: 앞서서 말씀드린 ‘시도’ 중에 곡 해석 능력에 대한 것도 포함이 되 있어요. ‘웃어봐’ 같은 경우는 만든 계기 자체가 ‘신나는 곡은 안 된다, 신나는 곡은 Born Kim이 할 수 없다.’ 라는 이야기들 때문에 ‘Born Kim 식의 신나는 걸 어떻게 표현해 볼까’ 하고 시도 해본 거예요. 물론, 이질감을 느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신나는 것은 못한다는 그 선입견 같은 것에 저 스스로 깨어나고 싶었어요. 저 스스로 고민 많이 했거든요... ‘웃어봐’를 하는 게 좋을까 안 좋을까. 그런데 어쩌면 웃긴 건 앨범 한 장 안 낸 제가 제 틀 안에 계속 갇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저 스스로를 입증해 내려고 넣은 트랙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힙플: 다양한 이야기들을 각 트랙에 담았는데 앞으로 전할 이야기들이 궁금해요.
Born Kim: 확실히 제가 오랜 기간 침묵을 하며 지내면서 생각 하는 것이나 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사회적인 얘기를 하겠다.’ 혹은 ‘반드시 깊이 있는 얘기를 하겠다.’ 이런 것은 아니고, 음... 뭐랄까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겠지만, 같은 주제를 이야기 하더라도 조금은 다른 저만의 시선으로 풀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저만의 표현 방식이나 어떤 문자 그 자체와 가사적인 측면에서도 저만의 방식으로 다루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야기’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지금도 찾고 있어요. 제가 진짜로 해야 될 이야기가 무엇일까에 대해서요. 고민 없이 펜을 들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물론, 앞으로 참여한 몇 앨범의 곡에는 제가 지금 말씀드린 것과 달리, 재미나, 마초적인 것만을 강조한 트랙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몇 몇 트랙뿐이에요. 왜냐면 저는 신인이니까 저의 ‘진짜’를 보여준다는 것 보다 저를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한 곡들이니까요. 진짜는 제 이름을 건 다음 앨범에서 보여 드릴게요. 이번 앨범이 다음 앨범에 제가 얼마만큼의 변화와 얼마만큼의 어떤 발전이 있는 지를 비교 할 어떤 선상을 제시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Episode 1,2,3 가 계속 이어 질 거니까 이번 앨범을 꼭 들어 보시고,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봐줬으면 좋겠어요.
힙플: 인터뷰 막바지에 드리는 질문이에요.(웃음) 힙합 하면 떠오르는 것?
Born Kim: 힙합하면 떠오르는 게 없어요. 왜냐면 그 단어 자체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려 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요. 그냥 힙합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란 사람도 없었겠죠.
힙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Born Kim: 좋든 싫든 간에 제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에 대해서 책임을 다하고 싶어요. 'MC' ‘10년 차 뮤지션’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서 책임을 다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물론 부담스러운데, 부담스럽다고 도망가지는 않을 거거든요. 그리고 매 앨범마다 발전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잘하는 뮤지션이요. 제 앨범이 나올 때 마다, 얼마나 발전했고, 얼마나 열심히 해서 표현해 냈는지 꼭 들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언젠가는 듣는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 하는 본킴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사진제공 | 마스터 플랜 ( | http://www.mp-production.co.kr)/… 사진촬영 | SIN (of DH STUDIO)
18 Comments 김가람
2009-03-04 18:13:22
선리
박월신
2009-03-04 18:28:32
수니껀
김가람
2009-03-04 18:32:20
다읽음 ㅋㅋ 역시 개소리 본킴님파트는 그런거였군요 ㅋㅋ
송재민
2009-03-04 18:40:33
대전 아폴로때 당신이불렀던 dear my friends 는 아직도잊을수없어요!! 앨범잘듣고있습니다 ^^
신동엽
2009-03-04 19:27:07
뽕킴!
이규근
2009-03-04 19:58:37
볼ㄴ 킴 ㅋㅋ
안대훈
2009-03-04 20:01:50
선리 후감 ㅇㅅㅇb
이승엽
2009-03-04 22:13:13
선리후감ㅋㅋㅋㅋㅋㅋ
DMJ
2009-03-04 23:16:20
원썬미니앨범에있던 불나방 진짜 좋아했었는데 ㅋ Slang님은 이제 아예 음악안하시나 ㅠ 암튼 정말 이번앨범 잘듣고있습니다 ㅋ
유경호
2009-03-05 01:42:56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행보 기다릴게요
김수옥
2009-03-05 17:45:19
본킴을 제일 처음 알게 된 원썬의 복수는 나의것... 도대체 본킴 목소리는 어떻게 나오는거죠
이현섭
2009-03-05 18:55:53
zㅋㅋ
전소영
2009-03-05 23:53:31
멋있다!ㅠㅠㅠㅠ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김상준
2009-03-06 11:06:57
옛날 MP 지하 클럽이 생각이 나네요..
이유미
2009-03-06 21:23:52
JK Respect.
박봉란
2009-03-07 14:45:56
우왕ㅋ굳
이아람
2009-03-07 16:48:20
댓글왜이렇게 적지 ㅎㅎ 본킴~
설난희
2009-03-11 23:38:12
앨범잘들엇습니다! ㅋㅋ 진짜 베이스톤으로 랩하는거 들어보고시픔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7419&page=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