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009 공공구
태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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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 2020-09-04 20:00:00
빅쇼트 :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공공구 : 안녕하세요. GongGongGoo009(공공구)라고 하는 래퍼입니다.
빅쇼트 : 인터뷰 같은 데에 출연을 많이 안 하시는데 출연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공공구 : 네. 제가 감사합니다.
빅쇼트 : 일단 사람들이 제일 많이 궁금해하는 게, 왜 이름이 공공구인지였던 거 같아요. 공공구 : 이름의 유래는 있는데 그걸 설명하려면 말도 너무 길어지고, 진짜 오랜 시간 설명을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짧게 말하자면 그냥 좋아하는 숫자이기도 하고, 꿈에서 봤고, 그리고 그 꿈의 느낌이 좋았고. 또 글씨로 썼을 때 괜찮아서 그렇게 지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 전에 쓰던 이름이 너무 구려서 바꿀수 밖에 없었던 것도 있어요 (웃음)
빅쇼트 : 그리고 또 의도한 것처럼 미디어에 노출을 많이 안 하셨던 거 같아요. 저도 이제 얼굴 공개를 안 하고 있는데, 혹시 그렇게 공개를 하지 않은 이유가있나요? 공공구 : 음악은 유명해졌으면 좋겠는데, 얼굴이 유명한 거는 별로 안 좋은 거 같아서요. 또 주변에 그런 거로 피곤한 일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공개하지 않는 거 같아요. 얼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모든 것들이요. 그리고 제가 얼굴을 이용해서 슈퍼스타가 될 정도로 잘생겼다? 그럼 생각해볼 만도 한데 딱히 그런것도 아니라서 (웃음)
출처 : Instagram @gonggonggoo009
빅쇼트 : 혹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공공구 : 원래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거든요. 초등학교 때부터 소울 컴퍼니 듣고 힙합을 좋아하게 됐는데,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장난으로 핸드폰으로 녹음해서 주고받고 하다가, 다 그럴 테지만 그냥 게임처럼 시작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어렸을 때 좋아했던 음악이 소울 컴퍼니 같은 힙합 음악이었던 거군요. 공공구 : 네. 처음 입문했던게 제 기억이 맞다면 소울 컴퍼니예요.
빅쇼트 : 그러면 그 당시에 영향을 제일 많이 줬던 분들이 소울 컴퍼니 소속 래퍼분들인가요? 공공구 : 그렇죠. 힙합에 입문했던 소울 컴퍼니뿐만 아니라, 그 당시 들었던 많은 음악이 골고루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빅쇼트 :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하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그대로 계속 음악 하게 되신 거고요? 공공구 : 원래 계속 장난처럼 하다가, 근데 말은 진지하게 했던 거 같아요. 가사는 '나 되게 진지하게 음악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했는데 (웃음), 사실 진짜 마음은 딱히 그렇게 진지하게, 그리고 실제 제 생활도 그다지 음악을 만드는 데 시간을 쏟고 그러지 않았어요. 계속 그러다가 믹스테잎 만들 때, 그때부터 제대로 한 거 같아요.
빅쇼트 : 그 믹스테잎이 [회색단지]가 맞나요? 공공구 : 네, 맞아요.
빅쇼트 : [회색단지]를 발매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그냥 ‘믹스테잎을 준비해봐야겠다’ 이런 마음으로?
공공구 : 맞아요. 저는 어렸을 때 한국 힙합 들으면서 봐왔던 게 데뷔할 때, 그때는 믹스테잎을 내는 게 가장 처음에 하는 활동이었거든요. 근데 제가 성인이되고 나서부터는 많이 바뀌었는데, 어쨌든 내가 어렸을 때 하고 싶었던 거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그냥 어렸을 때 형들이 한 거를 참고 했던 거같아요. '형들이 어떻게 데뷔했지?' 하면 믹스테잎 내고. 앨범 내고.
빅쇼트 : 약간 음악을 진지하게 하려고 자신을 내몬 느낌도 있나요? '믹스테잎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과제를 주는 느낌인가요? 공공구 :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던 것 같아요.
빅쇼트 : [회색단지]의 제작 기간이 대충 어느 정도인가요? 공공구 : 믹스테잎을 만들려고, 처음으로 개미굴 같은 작업실이 있어요. 여러 명 쓰는 데가 있는데, 월세 33만 원 내고 들어가서, 1월에 들어가서 믹스테잎을 다 만들고 보니까 한 6월 10일, 11일 정도 됐던 거 같아요. 그럼 한 5개월 정도 걸렸던 거 같아요. 1월에 들어가서.
빅쇼트 : 오, 생각보다 빨리 만들어진 거 같네요. 공공구 : 네, 빨리 만들어졌던 거 같아요. 근데 머릿속으로 구상하는 거는 좀 오래 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거의 20살 그때부터? [회색단지] 같은 믹스테잎을 구상을 하신 건가요? 공공구 : 네, 계속 생각이 있었어요. '믹스테잎 내야지' 그 뒤로 그럼 어떻게 낼지 계속 구상했어요. 스토리보드는 트랙을 만들기 전부터 다 준비가 돼 있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회색단지] 같은 경우는 일단 시작부터 샘플이 들어가면서 되게 특이했던 거로 기억하는데, 그런 샘플을 사용하는 거는 어떤 영향이 있었던 건가요? 아니면 의도를 했던 건가요? 공공구 : 그 샘플 기입하는 거에 영향받은 거는 제 기억에 없는 거 같고, 그냥 재밌고 필요해서 넣은 거 같아요. 그냥 생각이 나서?
빅쇼트 : 아, 뭔가 하면서도 자신만의 기법 같다는 생각을 좀 하셨나요? 공공구 : 네, 맞아요.
빅쇼트 : 시청자분들이 했던 질문 중 하나가, 1번 트랙에서 '올라갑니다' 하고 1층에서 올라가는데, 다시 1층으로 오잖아요. 혹시 그거는 실수인가요 아님의도인가요? 공공구 : 설명할 수 있는데, 굳이 설명을 안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물론 저의 의도는 100% 있는데, 그걸 말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 재미 요소가 떨어질 거 같아서.
빅쇼트 : 그러면 듣는 분들이 대충 예상할 만한 [회색단지]의 분위기에 맞는 그런 의도인 거겠네요? 공공구 : 댓글에 해석을 많이 달아주셨는데, 그중에 맞는 게 있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2번 트랙이 “원동력”인데, 이 앨범의 원동력 같은 게 있었다고 하면 어떤 게 있었을까요? 공공구 : 만들 당시를 회상하면 되게 복합적인 이었던 거 같아요. 그니까 저는 더 빨리 만들고 싶었거든요. 믹스테잎은 제가 어렸을 때 받아들이기에는 좀 날것의 느낌으로 뭔가 빨리빨리 소화해 나가는? 한 가지 틀은 있어도 서사가 있고 이런 건 믹스테잎에 잘 없잖아요. 근데 '난 왜 그게 안 될까?' 하면서 되게 짜증나는 마음도 가지는 한편, ‘머릿속에 있는 게 완성만 되면 정말 마음에 들 거 같다’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그래도 끝까지 임했어요. 그래서 원동력이 뭐냐고 물어보신다면 하나로 말할 수가 없어요. 복합적인 감정이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그리고 3번 트랙을 들으면 '정신병자' 이런 샘플이 나오고, 되게 난해한 그런 사운드가 나오잖아요. 그런 거는 그 믹스테잎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순서에 들어간 노래인데, 그게 의도한 바가 있었던 건가요? 어떤 정신 상태라던가. 공공구 : 맞아요. 그때 저의 정신 상태를 표현한 거 같아요. 제가 정신과를 다니는데, 약 받아서 돌아오는 길에 모든 게 생각나서 바로 썼어요
빅쇼트 : 그럼 '정신병자' 이런 샘플 같은 거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보이스웨어 같은 건가요? 공공구 : 그게 보이스웨어 같은 건데. 사실 보이스웨어는 아니고, 비밀입니다.
빅쇼트 : 뭔가 있군요. 공공구 : 네.
빅쇼트 : 공공구 님 음악을 듣다 보면, 되게 뜬금없는 상황에서 샘플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거는 그냥 떠오르는 건가요? 공공구 : 떠오르기도 하고, 근데 뜬금없다고 하셨는데, 저는 사실 그걸 만들 때 뜬금없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니까 '여기에 이게 들어가야 뭔가 알맞은 구성이 되겠다'라는 생각 때문에 되레 저는 그런 보이스 샘플을 빼면 어색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한테는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거 같아요.
빅쇼트 : 곡을 만들면서 그런 구성을 어느 정도 생각을 하신 거군요. 공공구 : 네. 만들면서 거기에 들어갈 만한 게 바로바로 떠올라요. 가사 쓰는 거처럼요.
빅쇼트 : 그러면 그렇게 여러 샘플이나 보이스랑 같이 배치를 하려면 시퀀서를 다루거나, 어떤 프로듀싱 작업을 하셔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회색단지]는 스스로 작업을 다 하셨나요? 공공구 :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다 만들었다고 할 수는 없고. 따온 비트도 있고, 그 따온 비트를 가지고 제가 스네어만 바꾼다든지, 피치 가지고 논다던지. 말씀하신 보이스 샘플도 그렇고요. 아까 얘기하셨던 “정신과”도 그렇고, “원동력” 등 어떤 트랙들은 여러 트랙 묶어 놓고 한 트랙인 것처럼 만들었는데 되게 재밌었어요.
빅쇼트 : 아, 그럼 어떤 프로듀서분의 도움이 아니라, 제가 확인해봤더니 이미 공개된 어떤 노래들이었던 거 같은데, 그런 거를 따서 믹싱하고 혼자 작업을 하신 건가요?
공공구 : 네, 맞아요. 근데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통으로 쓴 것도 있고요.
빅쇼트 : "잘지내"가 통으로 쓴 케이스였죠? 공공구 : 맞아요. "잘지내"는 통으로 썼어요.
빅쇼트 : 그러면 다른 프로듀서분들의 도움을 받지 않은, 혼자서 만든 믹스테잎인 거네요. 공공구 : 어떻게 보면 그럴 수 있죠.
빅쇼트 : "정신과" 노래에 보면 '잔은 채우고 잠을 깨우고' 이런 가사가 나오는데, 이게 물론 뜻은 있겠지만 되게 어려운 거 같아요. 대충 어떤 의미인 건가요? 공공구 : 이것도 사실 뜻이 있는데, 이걸 제가 제 입으로 설명하면 (웃음) 만약 가사를 보고 이해를 못 하겠으면 굳이 이해를 안 해도 되는 거 같아요.
빅쇼트 :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도 괜찮아요? 공공구 : 네. 이해가 안 되면 이해가 안 되는 대로.
빅쇼트 : 그 당시 삶의 패턴? 그런 거를 쓴 가사인 거죠? 공공구 : 네, 그렇게 생각하시면 그게 맞습니다.
빅쇼트 : 그러면 이렇게 쓰는 가사가 어려운 가사라고 생각하시나요? 공공구 : 사실 다 그럴 테지만 보통 가사 쓸 때 제 생각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어려운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근데 이런 건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 같은 것들 취향을 보잖아요, 제가 어떤 취향인지. 보면 저는 좀 쉽게 떠먹여 주는, 그런 거를 별로 안 좋아하는거 같아요. 그래서 가사도 그렇게 나오는 게 아닐까. 근데 일부러 제가 '꼬아서 써야 해' 막 이러면서 꼬아서 쓰고 이런 적은 없는 거 같아요 (웃음) 그래서 제 가사가 저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남들이 어렵다고 느끼면 어려운 거고. 그런 거 같아요.
빅쇼트 : 약간 본인이 좋아하는 그런 창작물들에서 좀 은은하게 묘사되는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군요. 공공구 : 네, 맞아요. 쉽게 떠먹여 주는 것보다 제가 해석할 여지를 주는 것들이 저는 좋더라고요. 영화나 음악이나 모든 것들에서.
빅쇼트 : 공공구 님의 [회색단지]나 최근에 공개한 싱글을 듣다 보면 메인 스트림에서 말하는 힙합 음악, 랩 음악 이런 거랑은 좀 다르다고 느껴질 때가있어요. 근데 본인이 생각했을 때 힙합 문화에 어떤 요소들을 싫어하고, 배척하고 그런 편은 아니시죠? 일부러 거리를 두려는 그런 건 아니시죠? 공공구 : 다 그럴 테지만 이 문화에 있어서 어떤 부분은 좋아하고, 어떤 부분은 싫은 거 같아요. 근데 그래도 힙합을 좋아해요. 그리고 저도 저의 음악이 비트, 스타일 등 근본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런 건 아닌 거 같아요. 근데 저는 그래서 좋아요.
빅쇼트 : 소울 컴퍼니의 영향을 받았다고 얘기하기에는 좀 특이한 스타일이어서요 (웃음) 공공구 : 네, 맞아요 (웃음) 근데 소울 컴퍼니를 듣고 힙합에 입문했지만, 소울컴퍼니 뿐만 아니라 많은 음악이 영향을 준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요.
빅쇼트 : 최근에도 그렇지만 [회색단지]가 나오고 한 1~2년 사이에 공공구 님한테 영향을 받았다고 느껴지는 분들이 많이 나왔던 거 같은데. 그리고 직접 공공구 님을 좋아한다고 샤라웃을 해주신 분들도 있었는데, 그런 거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있을까요? 공공구 : 되게 좋았고, 샤라웃 해주신 분들한테 감사해요. 그분들 때문에 소문이 났던 거 같아서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시작하는 입장에서 회사도 없는데 큰돈을 투자해서 홍보할 수도 없잖아요. 그분들 덕분에 홍보가 자연스레 돼서 감사합니다.
빅쇼트 : 뭔가 커뮤니티 같은 데서 알려진 되게 로우키(lowkey)하고, 안 알려지고 싶어 하고 이런 이미지가 아니군요? 공공구 : 제가요? 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웃음) 아, 근데 당연하죠. 음악이 유명해졌으면 하는 마음은 계속 있어요. 근데
제 얼굴이 유명해진다거나, 제 실명이 알려진다거나, 그런 거는 별로 원하지 않고 음악이 유명해졌으면 좋겠어요. 유명해지면 좋잖아요.
출처 : Instagram @gonggonggoo009
빅쇼트 : 음악이 유명해진다는 얘기하다 보니까 생각이 나는 게, 공공구 님이 싱글이나 공개했던 음악 중에 되게 까칠하다, 신경질적이라고 느껴지는 트랙들이 있었거든요. 근데 그런 것들이 공감을 얻는데 유리한 노래는 아니라고 느껴지거든요. 근데도 그런 음악을 하게 되는 이유가 혹시 있을까요? 그냥 가장 공공구 님다운 음악이라서 그런 건가요? 공공구 :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힙합을 들었는데, 그러다 보니 형들한테 영향을 되게 많이 받잖아요. 그래서 거짓말해서 공감을 얻는 것보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고 미움을 받는 게 차라리 나은 거 같아요. 그리고 그렇게 얘기해서 저랑 생각이 똑같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하고의 큰 유대감이 생길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거짓말하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말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빅쇼트 : 그런 부분에서는 확실히 저스디스 님이랑 통하는 부분이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스디스 님한테 연락을 받아서 무대에도 오르고 그랬었잖아요. 그 이후로 작업 같은 것도 하고 그러셨나요? 공공구 : 저스디스 형이랑 뭐 하기로 했는데, 아마도 올해 안에 뭐 나올 거 같아요.
빅쇼트 : 아, 현재 작업을 하는 건 아닌데, 계획이 있는 건가요? 공공구 : 네. 지금 당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건 아닌데,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었고 하기로 했어요.
빅쇼트 : [회색단지]로 다시 돌아가면, "잘지내"라는 노래가 믹스테잎에서는 제일 히트를 친 거 같은데, "잘지내"가 "-Skit"에서 연결돼서 뭔가 여행에서 돌아온 듯한 그런 느낌이잖아요. '여행에서 돌아왔다'라는 말이 품고 있는 의미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인가요?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곳에서 어느 정도 회복을 하는? 공공구 : 네, 맞아요. 근데 회복이라는 표현보다 더 회복이면서, 저는 해탈 쪽에 더 가까운 거 같아요. "-Skit"에서 "잘지내"로 넘어갈 때,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을 풀어내고 빠르게 소화해내다가, 이제 다 터지니까 뭔가 속이 시원하다 그래야 하나? 그런 느낌?
빅쇼트 : 뭔가 이렇게 뻥 뚫리고? 공공구 : 네. 단순히 회복은 아닌 거 같고, 해탈한 느낌?
빅쇼트 : 약간 마음을 놓은 느낌이네요. 공공구 : 네, 마음을 놓은 느낌.
빅쇼트 : "잘지내"에서 궁금했던 게 메인 샘플이 기차인가요? 아니면 차 문이 열려서 나는 그 경고등 소리인가요? 공공구 : 차 문이 열려서 나는 경고등 소리예요.
빅쇼트 : 그것도 평소 생각하는 그런 게 있어서 그렇게 구성을 한 건가요? 일상생활에서 듣는 소리 중에 '이건 음악으로 쓸 수 있겠다' 이런 소리가 있으면 쓰곤 하잖아요. 공공구 : ”잘지내” 비트는 듣자마자 바로 이거다 싶었어요. 다른 작업에선 일상생활에서 듣는 소리가 작업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우선 곡을 만들고 거기서 필요한 일상생활 소리를 집어넣는 경우가 더 많은 거 같아요.
빅쇼트 : 비트를 고르는데도 되게 시간이 오래 걸렸을 거 같아요. 공공구 : 네, 맞아요. 비트 디깅하는 시간을 되게 많이 썼던 거 같아요.
빅쇼트 : 근데 이렇게 믹스테잎을 만들 때는 비트의 선택지가 비교적 좀 자유롭잖아요, 비상업적인 목적이기도 하고. 근데 상업적인 음원을 발매할 때는 그런 기존에 있는 비트가 아니라, 허락을 받거나 구매를 하거나, 아니면 새로 만들거나 해야 하잖아요. 그러면서 좀 어려움이 생기거나 그런 것도 있었나요? 공공구 : 믹스테잎 만들 때는 상업적으로 쓰는 게 아니니까 편하게 유튜브나 사클로 디깅할 수 있는 폭이 넓었는데, 상업적으로 노래를 내야 할 때는 좀 많이 어려웠어요. 제 첫 싱글 이름이 "정릉"인데, 내려 할 때 클리어가 필요했어요. 비트 만든 사람이 본인 앨범에 넣었던 트랙이라서 조심스러웠는데, 쪽지를 보냈더니 흔쾌히 허락해서 다행히 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그런 식으로 클리어를 했군요. 공공구 : 네, 그런 식으로. 그래서 일이 하나 더 생긴 느낌? 과정이 하나 더 생기는 느낌?
빅쇼트 : 그런 면에서는 프랭크 같은 분들이랑 작업하는 게 되게 편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공공구 : 네.
빅쇼트 : 프랭크 님이랑은 어쩌다가 작업을 하게 되셨나요? 공공구 : 제가 원래 랩 시작할 때 저도 비트를 찍을 줄 알았거든요. 랩이 재밌어서 그걸 놓고 있다가, 작년부터 제가 다시 비트를 만들고 있는데 해보니까 만만치 않더라고요. 마무리가 안 돼서 못 내고 있다가 몇 트랙을 프랭크 형한테 가져가서 잘 마무리했죠.
빅쇼트 : 비트를 초안을 만들어서 프랭크 님에게 보낸 거군요. 공공구 : 네. 비트를 보내고 프랭크 형이 편곡을 해줬어요.
빅쇼트 : [회색단지] 보면 "현기증"이랑 "혼란" 트랙은 가사가 공개가 안 됐는데. 원래 믹스테잎에서 가사를 공개 안 하는 경우도 있는데, [회색단지]는 다른 트랙은 가사를 공개했다가 그 트랙들만 안 했던 거 같아요. 공공구 : 가사를 공개 안 한 이유는 처음 만들 때는 다 좋았는데, 그거를 딱 조합해서 내려고 했을 때 막상 올리려니까 이 곡은 ‘가사보다는 사운드적으로 사람들이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또 ‘가사가 특별히 부각 될만하진 않는다’ 할 때 공개하지 않는 거 같아요. 그리고 그때는 너무 순수해서 '어차피 사클에만 올릴 거니까 내가 가사를 공개를 안 하면 가사에 집중 안 하겠지?' 해서 안 올렸어요.
빅쇼트 : 되게 단순한 이유였군요. 공공구 : 네, 단순한 이유였어요. 아, 그리고 그중에서 물음표로 써놓은 게 있거든요? 그런 거는 어떨 때 가사를 써놓고 뱉기도 하고, 어떨 때는 가사를 안쓰고 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물음표로 써놓은 거는 내가 뭐라고 뱉었는지 다시 받아 적어야 하는데 받아적다가, ‘듣는 사람들도 내가 만들 때 느낌을 그대로 전달받았으면 좋겠다’ 해서. 그래서 물음표 처리한 건 그런 이유입니다.
빅쇼트 : 그리고 또 조금 특이한 게 트랙리스트에 8번 트랙이 없잖아요. 그것도 어떤 장치 같은 건가요? 공공구 : 우선 0번으로 처리를 해 놓으면 1, 2, 3, 4, 5, 6, 7 듣고 다시 1번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요. 그런 장치를 해놓은 거예요. 한 번 더 듣고 이제 끝까지 들어보라고요. 그리고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숫자 7 다음의 숫자가 싫어서 그렇게 한 것도 있어요. 그때는 강박감이 너무 심해서, 내가 만약에 10트랙짜리를 내면 꼭 숫자 7 다음을 써야 하잖아요. 지금은 솔직히 8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때는 약간 병적으로 싫은 게 있어서,
빅쇼트 : 그런 거를 누구랑 의논하고 그러나요? 공공구 : 아니요. 의논하지는 않았고요, 어떻게 할지 다 써놓고 했죠.
빅쇼트 : [회색단지] 마지막 얘기입니다. 이걸 발매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혹시 나중에 비트를 교체하거나 그런 과정을 해서라도 발매를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공공구 : 말씀하신 것처럼 그거 그대로는 발매를 못 할 거 같고, 비트를 교체하든지 해서 생각은 있는데, 그게 막 앞에 있는 저의 숙제는 아닌 거 같아요. 나중에 뭐, (발매)하면 하는 느낌.
빅쇼트 : 이제 [회색단지] 이후로 처음 발매하신 게 "정릉"이었는데, 왜 "정릉"이었나요? 공공구 : 정릉에 제가 한 5~6년 정도 살았거든요. 작업실에서 집 왔다 갔다 할 때 버스 타고 가다 보면 보이는 풍경과 상황들이 있어요. 가사에 써놓은 그대로가 제가 본 정릉이거든요. 그 당시 저한테나 그 환경에 다른 사람들한테나, 또 굳이 그 환경이 아니더라도 잘해보려고 발악하는 모든 사람한테 받은 느낌들과 그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빅쇼트 : [회색단지]를 발매하고 "정릉"을 발표하기까지 좀 오려 걸렸죠? 공공구 : 아, 맞아요.
빅쇼트 : 만든 거는 [회색단지]랑 거의 비슷한 시기에 만드신 거죠? 그러면 되게 좀 오래 기다리셨겠네요. 공공구 : 네, 발매까지 되게 오래 기다렸어요. 사실 "정릉"을 낼 생각이 없었는데, 지인이 첫 싱글로 괜찮을 거 같다고 조언해줘서, 또 저도 그러면 좋을 거 같아서 바로 실행했죠.
빅쇼트 : 혹시 "정릉"이 아니었다면, "정릉" 대신에 발매했을 법한 그런 트랙 같은 게 있었나요? 공공구 : 너무 많았고, 지금도 진짜 트랙이 너무 많고. 사실 원래는 싱글 말고 EP를 먼저 내려고 했거든요. 근데 저는 준비하는 그 마음가짐, 그 기다리는 시간이 되게 오래 걸리거든요. 내가 '이걸 만들어야지' 하고 딱 작전을 짜는 시간 있잖아요, 그게 되게 오래 걸려서 EP를 내고 싶었고 실행도 했지만. 시간이 더 걸릴 거 같아서 싱글을 먼저 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트랙 중에 "나쁜 생각"이라고 있잖아요. 그거를 작업하고 공개하게 된 과정이 있을까요? 가사가 되게 빡센 트랙이었던 거 같은데.
공공구 : 가사는 다 진짜예요 (웃음) 원래 제목부터 지었거든요, [생각]이라는 더블 싱글이잖아요. "나쁜 생각"이랑 "바래다 줘"가 들어갔는데, 타이틀 명을 꼭 지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 할까?' 하다가, '첫 번째 트랙은 뭐하지?' 하다가 "나쁜 생각" 짓고, 그다음 제목 짓고. 유통사에 넘기기 며칠 안 남았을 때 제목을 지었었어요.
빅쇼트 : 아, 이게 실화군요? 어떤 특정 대상을 보면서 생각이 든 거를 쓴 거군요. 공공구 : 네, 맞아요. 어떤 특정 대상으로부터 시작된 생각이 여러 생각들을 뿌리내린 거예요.
빅쇼트 : 이거는 되게 얘기하기 민감할 것 같아요. 공공구 : (웃음) 맞아요. 너무 세상에 나가면 안 될 이야기들이 좀 있어요
빅쇼트 : 이런 부분까지 저스디스 님이랑 비슷하시네요. 공공구 : (웃음)
빅쇼트 : 근데 이런 거를 발매를 하실 때, 전에 EP 발매를 하실 계획이 있다고 얘기를 하셨잖아요. 근데 더블 싱글로 발매를 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공공구 : 제 비트들로 만든 EP가 있지만 아직 더 가공 해야 할 거 같아서요.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그렇게 어그러지고 프로듀서 비트들로 EP를 하고 싶어서 여러 프로듀서랑 작업을 해봤거든요. 근데 제가 사회생활을 잘 못 해요. 그렇다고 막 항상 어둡게 있고 이런 스타일은 아니지만, 처음 볼 때 되게 잘해요. 밝게 '안녕하세요' 등 잘하는데, 이거 유지하는 걸 제가 잘 못 해요. 작업하려면 어쨌든 관계가 있어야 하잖아요. 비트를 그냥 띡 돈 주고 사는 경우도 있겠지만. 관계를 만들고 좋게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고, 또 작업을 하다 보면 편곡적인 부분에서 인터넷에서 디깅해서 쓸 때처럼 100% 제 마음대로 하기 힘들더라고요. 편곡적인 부분을 전부 상의도 해야 하고,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잖아요. 그걸 조율하는 게 정말 많이 힘들더라고요. 이러한 이유로 같이 작업하다가 뭔가 잘 안돼서 어그러지거나 이런 경우가 되게 많았어요. 그러다가 작년에 유빈이라는 프로듀서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랑 편했던 건 말했던트러블이 없어서 금방 여러 곡을 작업했죠.
빅쇼트 : 그러면 한국식 협업 같은 거를 좀 부담스러워하시는 거군요. 공공구 : 그렇죠. 근데 제가 한국에서밖에 안 살아봐서 다른 나라가 어떨지 모르겠는데, 좀 안 맞는 거 같아요.
빅쇼트 : 그렇게 작업한 게 되게 여러 개 있으면, 곧 발표가 되나요? 공공구 : 발표될 거예요, 아마도. 아까 얘기했던 유빈이라는 프로듀서가 저랑 하다가 제가 여러 트랙을 만들었지만, 아직 부족한 거 같아서 곡 주문을 계속했거든요. 근데 유빈이가 지쳐서 지금 쉬고 있고, 다른 프로듀서 형이 있는데, 아직 그 형 이름을 여기서 밝히기에는 아예 확정된 건 아니라서. 근데 그 형이랑도 지금 계속 작업하고 있어요. [회색단지]도 10트랙인데 사실 17곡을 조합해서 만든 거거든요. 그래서 앨범이 아마도 아까 질문하신 대로 나올 거 같아요. 그것도 또 조합하고 자르고 어떻게 해서 나올 거 같아요.
빅쇼트 : 이번에도 [회색단지]처럼 디렉팅을 하셔서 발표하시는 건가요? 공공구 : 네.
빅쇼트 : 힙합씬에 대한 얘기를 좀 하면, "불투명"이라는 노래에 피처링하셨는데, 저는 가사를 힙합씬에 대한 얘기라고 느꼈거든요. 물론 그렇게 쓰여 있기도하고. 힙합씬에 대해서 약간 안 좋게 느끼는 상황인 건가요? 공공구 : 근데 그거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다 똑같을 거 같은데. 좋다고 느낄 때도 있고, 안 좋다고 느낄 때도 있잖아요. 근데 그 가사는 말씀하셨듯이 약간 냉소적으로 느껴졌을 때 썼던 거 같아요. 그게 때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한가지의 지금 제 마음을 얘기하라고 하면, 지금은 그냥 별생각 없어요 사실 (웃음)
빅쇼트 : 바라보는 시선이 계속 변하는군요. 공공구 : 그리고 피처링에서 썼던 가사가 꼭 굳이 힙합씬으로만 국한해서 쓴 게 아니라, 그냥 제가 살아가는 사회? 물론 말씀하신 힙합씬도 당연히 포함돼있고, 제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서 제가 느끼고 본 걸 표현한 거 같아요.
빅쇼트 : 되게 많이 질문을 받으셨을 거 같은데, 방송 출연 제안이 오거나 출연 생각을 하셨을 거 같아요, 많은 분이 그래 하셨듯이. 근데 나가지 않으셨잖아요. 어떤 생각이 있으셨던 건가요? 공공구 : 쇼미더머니에서 전화 왔거든요. 나오라고. 안 나가는 이유는 뭔가 딱 한 가지 길로만 정해놓은 거 같다고 그래야 하나? 음악 하는 사람들 얘기하는 거나 표현하는 것들을 보면, '자유로워지고 싶고, 나는 자유로워서 이걸 하는 거야' 막 자유를 되게 중요시하잖아요. 근데 어느 순간 줄 서기 싫어서 줄에서 벗어나 놓고, 다시 줄을 서고 있는 그 모습이... 저는 힙합을 좋아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줄에서 벗어나는 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근데 방송이나 그런 오디션 프로는 사실 제 마음대로 할 수가 없잖아요. 방송이라는 거는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거니까. 그래서 안 나가는 거 같아요. 그래서 뭐 딱히 안 나가도 될 거 같아요.
빅쇼트 : 그냥 대중들 앞에 서고, 이런 거에 대한 반감이 있는 건 아니고, 작가분들이나 제작진분들의 생각대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거에 대해서 안 좋게 생각하시는 거군요. 공공구 : 네, 맞아요.
빅쇼트 : 또 궁금한 것 중의 하나가, [회색단지]를 내고 "정릉"을 내기까지 공백기가 있었잖아요. 그 공백기 동안은 어떤 작업하고 계셨나요? 공공구 : 그게 되게 많이 받는 질문인데, 제가 되게 열심히 작업했다고 말하면 멋있겠지만, 사실 진짜 솔직하게 아무것도 안 했어요 (웃음) 그냥 술 먹고, 놀고 그랬던 거 같아요. 그냥 생각 없이. 그러다가 또 [회색단지] 만들 때처럼 다시 또 뭔가 만들고 싶어져서 ‘빨리 앨범을 내야지’ 하고, 뭐 그랬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때 [회색단지] 내고 여기저기서 연락 와서, 만나서 술 먹고. 사람마다 쓸데없을 수도 있고, 쓸데 있을 수도 있는 그런 사회생활 배우는 시간 있잖아요. 그런 걸 좀 많이 경험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 거 때문에 시간이 좀 많이 뺏겼던 거 같아요.
빅쇼트 : 그럼 그때 많은 레이블에서도 연락이 왔겠네요. 공공구 : 네, 많이 왔었던 거 같아요. 제 기억이 맞는다면.
빅쇼트 : 근데 뭔가 어떤 레이블에 소속되려고 하지는 않으셨던 거 같은데. 공공구 : 근데 제가 어떤 레이블에 소속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계약 조건이 저랑 안 맞아서 회사에 아직 안 들어갔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예를 테면은 무언가 만들 때 선택하는 걸 제가 할 수 있게끔 해주는 회사가 그다지 없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회사가 있어서 계약 직전까지 갔는데,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마지막에 잘 안 됐던 거 같아요.
빅쇼트 : 좀 자유로운 창작을 하기 힘든 환경이었나 보네요. 공공구 : 맞아요. 또 저의 아이디어를 믿고, 저한테 서포트 해줄 수 있는 회사가 없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회색단지]가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자신의 기대만큼 성공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공공구 : 기대만큼은 아니고, 그래도 길게 가는 거 같아요. 이런 인터뷰도 [회색단지] 낸 지 오래됐는데 들어오는 걸 보면. 또 아까 말씀하셨던 거처럼 꽤 오래 언급이 되잖아요. 또 아직도 반응들이 간혹 직접적으로 오는 걸 보면, 그래서 그런 거에 자부심도 어느 정도 있지만, 어떤 때는 [회색단지]가 저도 들었을 때 좋을 때가 있고, 제가 들었을 때 아쉽다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약간 왔다 갔다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빨리 다음 앨범 내고 싶어요.
빅쇼트 : 이걸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확실히 있으니까. 공공구 : 맞아요.
빅쇼트 : [회색단지]가 어떻게 보면 앨범 같은 건데, 다음 만들 앨범은 어떤 식으로 구상하고 계시는가요? 공공구 : 지금 스토리보드는 다 썼거든요. 작년 9월부터 유빈이랑 계속 트랙을 만들고 있고, 근데 그 친구가 지쳐서 잠깐 쉬고 있잖아요. 그 기간 동안 다른 새로운 프로듀서 형 추가해서 하고 있어요. [회색단지]랑은 좀 다를 거 같아요. 이번에는 어느 정도 좀 근본이 있는 사운드를 하지 않을까 (웃음) 사실 잘 모르겠어요. 머릿속에 그려놓은 게 확실히 있거든요. 그 생각대로 100% 구현된다면 저는 자신 있어요. 하여튼 주변 사람들은 되게 좋아하고, 유빈이도 사실 ‘이거 좋은데 왜 안 내는지 모르겠다, 지금 안 낼 거면 저는 더 이상 못 만들겠어요’ 그래서 도망 아닌 도망을 가 있고(웃음). 근데 제 생각은 달라서, 빨리 구체화해야죠. 이번 연도 안에 내는 게 목표에요.
빅쇼트 : 그럼 대충 주제는 [회색단지]보다는 좀 밝은 주제인 건가요? 근본 있는 사운드에? 공공구 : 주제가 밝지는 않은 거 같아요. 밝은 내용도 있을 거 같은데, ‘희망차게 같이 가자’ 뭐 이런 느낌은 아닌 거 같아요 (웃음)
빅쇼트 : 이번에는 대략 몇 트랙으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공공구 : 원래는 17트랙을 생각했는데, 저는 앨범 만들 때 안 끊고 끝까지 듣는 걸 원하거든요? 17트랙을 끝까지 듣게 만들 자신감은 있는데, 사람들이 ‘이 사람 앨범 냈는데 트랙 수가 17트랙이네? 그럼 안 들어’ 시작부터 그러면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웃음) 숫자가 주는 부담감? 때문에 안 들을 거 같아서. 근데 또 그런 거 언제 신경 써서 곡 냈나 싶기도 하고, 아직 모르겠어요. 그래서 나오면 아마도 10트랙 아니면 17트랙일 것이다.
빅쇼트 : 모 아니면 도처럼 갈리는군요. 공공구 : 네.
빅쇼트 : 제가 좀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공공구 님은 랩에 대해서 조금 이해를 하려고 하시는 편인가요? 뭔가 더 특이하거나, 좀 더 테크닉 같은 걸 개발하려는 편이신가요? 공공구 : 요즘 그런 피드백을 많이 받아요. [회색단지] 때랑 지금 랩 하는 거랑 ‘랩 톤이 좀 달라졌다’ 이런 피드백을 받는데, 지금 나온 음악들 말고 제가 지금 만들고 있는 음악을 주변에 들려주면 그런 피드백이 온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게 아마도 제가 계속 연구를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하고. 그리고 [회색단지] 때는 뭔가 처음 해보는 마음가짐으로 다 해본 거라서, 너무 순수한 톤이 아니었나 싶어요. 연구는 당연히 계속하고 있어요.
빅쇼트 : 아직 사람들한테 공개가 안 된 그런 노래들은 [회색단지]랑은 다른 톤의, 다른 랩이 담겨있는 거군요. 공공구 : 완전 다르다고는 볼 수 없는데, 좀 더 추가시키고. 근데 듣는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똑같을 수도 있어요. (웃음)
빅쇼트 : [회색단지]가 이제 시기적으로 봤을 때, 동시대의 앨범들에 영향을 받았다고 느껴지지는 않거든요. 사운드 측면으로나, 아니면 랩에서 어떤 추임새를 한다거나, 어떤 플로우를 짠다거나. 근데 이번 앨범도 그런 식으로 좀 다른, 외국 힙합 앨범이랑 연관이 좀 적은 앨범인가요? 아니면 트렌드를 어느정도 따라가는 앨범인가요? 공공구 : 네, 그럴 거 같아요. 제가 몇 명 들려줘 봤는데, ‘이건 뭐야?’ 약간 이런 반응인 거 같아요. 근데 어쨌든 이번 건 사운드적으로 근본은 가져가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도 그럴 거 같아요.
빅쇼트 :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릴 베이비(Lil Baby)나 폴로 G(Polo G)나 이런 분들 음악에서 그런 거를 영향을 받지는 않으시는 편이죠? 공공구 : 물론 저도 그분들 거를 듣는데, 다 영향받아서 하잖아요. 근데 굳이 나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 거는 잘 모르겠다는 거 같아요.
빅쇼트 : 아, 공공구 님까지 그런 스타일을 따라가야 하는지는? 공공구 : 네, 저도 분명 즐겨 듣는데 굳이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은 거 같아요.
빅쇼트 : 그러면 확실히 그냥 일반적인 음악 하시는 분들이나 리스너분들처럼 외국 음악 다 듣고 계시긴 하는데, 음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그런 스타일이군요. 공공구 : 근데 어쩔 수 없이 영향받는 것도 당연히 있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영향이 없는 음악은 없다고. 아예 0에서 나오는, 그니까 무에서 나오는 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있다고 하는 게 저는 괜히 거짓말 같고 이상한 말 같아서. 근데 당연히 영향받는데, 말씀하신 그런 트렌드나 요즘 나오는 것들에 대해 ‘영향을 받았다’ 이렇게는 안 가는 거 같아요.
빅쇼트 : 따라가려고 하지는 않으시는군요. 공공구 : 네. 따라가도 멋있는 사람 많지만, 굳이 나까지? 약간 이런 느낌.
빅쇼트 : 공공구 님 랩에서 반복구가 많은 거 같다는 생각을 저는 들었거든요? 반복구를 자주 사용하시는 이유가 혹시 있을까요? 공공구 : 강조하기 위해서였던 거 같아요. 강조하기 위해서.
빅쇼트 : 공공구 님의 어떤 스타일인 거죠? 공공구 : 그렇죠. 그렇게 받아주시면 좋죠.
출처 : Instagram @gonggonggoo009
빅쇼트 : 가장 진부한 질문인데, 앞으로의 계획은? 공공구 : 앞으로의 계획은 좋은 음악 내고, 그걸로 돈 많이 벌고. 행복해지면 더 좋겠죠. 그게 계획인 거 같아요. 아, 그리고 요즘 프로듀서분들 곡에 피처링하고 있거든요. 완성해서 넘긴 것도 꽤 많은데 아직 나온 건 한 곡 밖에 없네요. 그래서 프로듀서분들 앨범에 피처링해서 나갈 곡들이 나갈 거고, 지금 당장 앞에 있는 계획은 앨범 내는 거. 그리고 “나쁜 생각” 얘기했잖아요, 근데 그게 사람들한테 쪽지 오는 거 보면, ‘이게 앨범의 선공개 곡인가?’ 이런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근데 아니 거든요. 그거는 작년에 묵혀둔 곡들을 사클에 [2018휴지통]이라고 올린 게 있는데, 그런 거처럼 [2019휴지통]으로 낼 거예요. 그래서 그거는 또 다른 거고, 준비하고 있는 앨범은 또 따로 있고. 그래서 복잡하지만 그렇게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더블 싱글이 아마 계속 나갈 거고, 앨범이 하나 딱 나올 거고. 올해 안에 발매가 목표에요.
빅쇼트 : 아, “나쁜 생각”은 선공개곡이 아니고, 이제는 그냥 나오는 건가요? 공공구 : 선공개 곡 안내고 앨범은 그냥 앨범대로 나갈 거예요. 한 번에. ‘(이 곡이) 선공개냐’는 말이 약간 억울하더라고요. 그게 제가 힘을 엄청나게 주고 낸 게 아니거든요 (웃음) 그냥 [2018휴지통]처럼 내려고 낸 건데, 근데 제가 하도 곡을 안내니까 아마 그런 게 아닐까. 그래서 제 이름으로 더블 싱글이나, 싱글 단위 작업물이 나오면 그건 2019 휴지통일거고, 앨범은 한 번에 다 나갈 거예요.
빅쇼트 : 그래도 첫 정규 앨범을 준비하고 계시면 좀 떨리거나 그러실 거 같은데.
공공구 : 떨렸었는데, 이제는 하도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니까 별로 떨리는 건 없고, 머릿속에 아이디어를 제대로 표현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엄청 떨렸었거든요? 상상만 해도 약간 설레고 그런 게 있었는데, 물론 ‘안 설렌다’ 이거는 아닌데, ‘어떡하지?’ 이런 건 항상 없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머릿속에 그림은 있거든요.
빅쇼트 : 아, 초조하거나 그러지 않는군요. 공공구 : 네, 결과물이 안 좋을까 봐 초조하고 이런 건 없어요. 시간이 더 걸릴까 봐 신경 쓰일뿐이예요. 트랙이 너무 많아서 낸다는 사실은 완성돼있지만 제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되기를 원해서, 그건 제 노력과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빅쇼트 : 그럼 올해 안에 앨범을 기대할 수 있는 건가요? 공공구 : 네, 저도 제발 올해 나오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빅쇼트 : 알겠습니다.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공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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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영상 편집] 빅쇼트 ([email protected])
[인터뷰 진행] 박준영 ([email protected])
[텍스트 편집] 김태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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