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토글
로그인하지 않음
만약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힙합플레이야인터뷰 팔로알토 Paloalto "깔끔한 마무리라 후련해요"

한국힙합위키

팔로알토 Paloalto "깔끔한 마무리라 후련해요"

JUNNE

1

 426 2020-09-07 01:51:22





빅쇼트: 안녕하세요, 간단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팔로알토: 네. 저는 최근에 하이라이트 레코즈 대표직에서 물러난, 팔로알토입니다. 여전히 음악은 하고 있구요. (웃음)





출처: Instagram @paloaltongue


빅쇼트: 현재 기분이나, 마음 상태가 어떤가요?

팔로알토: 어, 되게 후련하고요. 진짜 존나 후련하고. 후련하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진짜 너무 후련해요.


빅쇼트: 그러면 후련한 만큼 깔끔한 마무리였나요?

팔로알토: 네. 되게 깔끔했고, 제가 인스타 스토리로도 질문을 좀 받았었는데. 이게 작년 말에 결정된 일이었고, 제가 사실 대표직을 관두는 것에 관해서 몇 년 동안 고민을 했었어요. 수년간 이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가, 작년 말에 좀 결심이 서서 회사에 이야기를 했고. 그리고 이제 제가 대표직을 물려주고 싶은 분이 있어서 그 사람한테 의사를 물어봤고, 그 분도 고민을 하다가 결정을 해서 작년 말에 회사랑은 다 내부적으로 결정이 됐고. 그리고 올해 초쯤에 이제 소속 아티스트들한테도 다 공유를 한 상태여가지고. 원래는 9월에 이제 사임 발표를 하려고 하다가, 그냥 컴필 나오고 좀 텀(term)을 짧게 해서 8월 30일 날 발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사임 시기를 공식적으로 조금 앞당겼죠.


빅쇼트: 경영 쪽에서 지분 관련된 질문도 많은데, 확실하게 정리를 한 건가요?



팔로알토: 네. 저는 이제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운영이나, 뭐 그런 거와 전혀 상관없이 지분 정리도 다 끝났고. 왜냐하면 작년 말에 회사랑 이야기해서 결정된 일이기 때문에, 이제 올해에 제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이 이루어졌고요. 근데 이제 공식 발표 이후에 새로 대표직을 물려받으실 분이 여러 가지 서류적인 절차가 아직 안 끝나서, 그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제 지분에 관한 부분은 다 정리가 됐죠. 그래서 지금은 진짜 하이라이트 레코즈에서 아티스트로서의 계약관계만 남아있어요.





출처: Instagram @paloaltongue


빅쇼트: 대표직을 그만두셨는데도 여전히 맡고 계신 역할이 많을 것 같은데. 가정도 있고, 친구들의 친구일 수도 있고. 그러면 그중에서 어떤 역할을 가장 주로 맡으실 것 같으세요?

팔로알토: 오... 글쎄요? 뭐 그래도 어쨌든 10년 동안은 제 인생에 가장 큰 부분이었던 게 회사 운영자로서의 입장이었고. 그리고 이제 제가 결혼한 지 5년 됐으니까, 결혼한 이후에는 가정에 신경 쓰는 것도 제 인생에서 되게 컸고. 그리고 당연히 음악은 사실 그냥 삶이었으니까. 제가 중학생 때부터 음악 좋아하고, 만들기 시작하고 하면서 40대에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까지 하고 있는 거라서. 글쎄요, 대표를 관두고 나서는 이제 회사에 별로 신경 쓸 일이 없죠. 지난 10년 동안은 사실 저한테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이 대외적으로 하는 행동이나, 내부적으로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만드는 등의 일적인 거, 아니면 직원들의 관리나. 회사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운영에 관한 것들을 다 신경 써야 하니까 제가 신경 쓰고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고. 회사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면 결국엔 회사의 리더였던 제가 그걸 다 감당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신경 써야 할 게 정말 많았는데, 그런 게 진짜 확 줄었죠.


일단 아주 단적인 예로, 카카오톡에 ‘제작방’이 아티스트마다 있는데. 이제 아티스트가 10명이 넘으니까 열몇 개의 제작방이 있고, 각자의 일들이 계속 그 카톡방에 쌓이거든요. 제가 한 두세 시간만 안 읽어도 뭐 방마다 막 몇 십 개씩 쌓이니까. 제가 그걸 늘 확인해야 했고. 뭐 휴가를 가도 사실 좀 안 보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확인을 안 하면 제가 불안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근데 이제 그런 것들로부터 완전 자유로워졌으니까, 그냥 제 인생만 신경 쓰면 되는, 네.


빅쇼트: 으음, 즐겜 모드에요?

팔로알토: 네. (웃음) 즐겜모드.


빅쇼트: 뭔가 되게 표정이, 아이 같아지신 것 같아요. 밝아지셨네요.



팔로알토: 아 그래요? 오... 다행이네. (웃음)



출처: Hi-Lite Records


빅쇼트: 하이라이트라는 팀의 시작을 좀 돌아보면, 어떻게 시작을 한 건가요? 하이라이트라는 어떤, 팀의 개념이?

팔로알토: 하이라이트 레코즈는, 제가 이제 정글 엔터테인먼트를 나온 다음에, 개화산이라는 크루를 같이 하고 있던 친구들이랑 제가 워낙 친하니까. 제가 정글 엔터테인먼트에서 JK형이나, 미래 누나나, 비지 형 활동할 때도 같이 스케줄 따라다니고. 끝나면 그때 늘 개화산 크루에 있던 지엘비(GLV)랑, 망구베이스(Mang9bass)랑, 에이조쿠(Aeizoku) 이런 친구들이 같이 살면서 작업실처럼 쓰고 있던 곳을 제가 갔었어요.


그 친구들을 제가 꼬셔서, 하이라이트 레코즈를 만들었죠. “내가 레이블을 만들고 싶은데, 너희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당시에 에이조쿠는 좀 아트 디렉터적인 역할을 하고, 망구베이스는 이제 매니지먼트 파트를 했으면 좋겠고, 지엘비는 아티스트 겸 일을 같이 도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해서, 그 친구들을 제가 좀 꼬드겼죠. 사실 그 친구들은 제가 처음 제안했을 때 곧바로 오케이는 안 했어요. 근데 제가 계속 설득을 했죠. 그렇게 시작된 게 하이라이트 레코즈죠.


빅쇼트: 그렇다면 그때의 모토 같은 게 있었나요?

팔로알토: 그때의 모토는, 어쨌든 처음 만들었을 때 저랑 개화산 크루를 같이 하던 친구들이 스타터 멤버니까. 이게 대외적으로 출범되었을 때, “개화산이 그냥 이름만 바꿔서 나왔다.”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지 않아서. 스타터 멤버는 저랑 오랫동안 친한 개화산 크루 멤버들이지만 외부에 많은 새로운 아티스트들, 다양한 성향의 아티스트들을 데려와서 제작을 하고, 내 음악도 자유롭게 하면서 그런 아티스트들과 더 가까이 교류하고 싶다. 이런 게 모토였어요.


빅쇼트: 약간 아티스트 간의 교류가 목적이었군요.

팔로알토: 네. 일단 가장 첫 번째는 제가 정글 엔터테인먼트나 그전에 있던 회사들을 여럿 거치면서, ‘아 그냥 내가 내 회사 만들어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좀 하고 싶다.’ 이게 제일 첫 번째 생각이었고. 근데 그럴 거면 뭐 여러 사람을 모아서 레이블을 만들 이유는 없잖아요? 근데 이제 제가 회사 만들기 전에 소울 컴퍼니(Soul Company)라는 레이블도 많이 지켜봤으니까. 꼭 힙합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스타일의 아티스트들을 영입해서, 같이 음악적인 교류도 하면서, 레이블로써 좀 키워나가고 싶다.


지금 시대야 막 레이블이 많아지고 그렇지만 예전에는 이런 힙합 레이블도 거의 전무했고. 진짜 그때 뭐 소울 컴퍼니랑 빅 딜(Big Deal Records) 말고는 거의 없었죠. 지기 펠라즈(Jiggy Fellaz)도 좀 더 크루의 형태였다고 느껴졌고. 진짜 없었던 상태인데다가 그때는 회사가 다 가요 기획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니까, 래퍼들이 다 그런 기획사 들어가서, 하고자 하는 것도 못하고, 일하는 방식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니까, 다들 좀 뭔가 늘 막혀있었죠. 여길 뚫고 가지 못하는 느낌이었는데. 뭔가 레이블을 만들어서, ‘우린 기존의 기획사들과 다른 스타일로 일을 해보자.’ 뭐 그런 생각이 좀 컸던 것 같아요.



빅쇼트: 그게 작전이 먹혀들고, 지금 이제 하이라이트가 엄청나게 큰 규모의 회사로 거듭났는데. 운영을 하시면서 ‘진짜 멀리 왔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나요?

팔로알토: 그런 순간은 특히 최근에 많이 느꼈죠. 특히 올해 또 설립 10주년이기도 하고, 제가 대표직을 관두는 시점을 앞두고 있었으니까. 옛날 맥북에 옛날 사진이 많아요. 그래서 막 그 옛날 사진들 보면서 감회가 또 새로웠고. 그리고 곧 저희가 다큐멘터리가 나오는데, 그 다큐멘터리 가편집본 확인하면서도 좀 흐릿해져 있던 기억들도 되새겨지고 하면서 ‘와 진짜 멀리 왔구나.’ 진짜 멀리 왔다는 감정은 제가 “Let The Story Begin”의 1절에 딱 써놨죠. 사람도 바뀌었고, 상황도 바뀌었고. 네, 진짜 너무 멀리 왔죠. 저는 시작할 때 이럴 줄 몰랐죠. 지금 제가 이렇게 돼있을 줄 전혀 예상을 못 했죠.


빅쇼트: 대표로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과, 조금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 있나요?

팔로알토: 그래도 10년을 이끌어온 건 되게 잘한 것 같고. 왜냐하면 어쨌든 힙합 기반으로 시작된 레이블 중에 10년을 유지한 레이블은 국내에 아직 없거든요. 그래서 10년을 유지한 건 진짜 대단하고. 그리고 아쉬운 것들은 순간순간 너무 많은데, 그냥 다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 때로 돌아갔을 때는 제가 그 정도밖에 할 수 없었던 그릇이니까, 그건 어쩔 수 없으니까 이제 와서 후회하거나 아쉬운 건 없어요. 오히려 그런 시기들이 계속 있으면서 제가 더 성장하고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요. 그게 일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빅쇼트: 레이블 수장으로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팔로알토: 잃은 것은, 사람도 많이 잃었고. 그리고 성깔도 많이 더러워졌고. (웃음) 얻은 것은, 진짜 많이 배웠어요. 현실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인간적으로도. 제가 진짜 좀 순진한 부분들이 이 10년 동안 하이라이트 레코즈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세상이라는 걸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많이 배우고. 진짜 멘탈이 저만큼 단단한 사람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다 각자의 사연이 있고 각자의 무게가 있지만, 하이라이트 레코즈와 팔로알토는 진짜 빡센 일을 많이 겪었는데, 그런 데서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온 거는 저를 트레이닝 시켜준 것 같아요. 이 일을 하면서 멘탈은 정말 강해진 것 같아요. 웬만한 일에는 좀 두렵지 않아요.


빅쇼트: 아하, 겁을 잃었다. (웃음) 브레이크가 없어졌다. 노빠꾸.

팔로알토: 그렇죠, 약간 브레이크가 없어진 느낌? (웃음)





출처: Instagram @paloaltongue


빅쇼트: 그럼 아티스트 팔로알토는, 이제부터 달리는 건가요?

팔로알토: 근데 사실 저는 대표직을 계속하면서도 아티스트로서 엄청 달렸기 때문에, 사실 대표직을 관뒀다고 아티스트로서 작업량이 더 많아지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왜냐면 이미 저는 많이 만들고 있고, 요즘은 제 개인작은 많이 만들고 있진 않지만 피처링 녹음도 거의 이틀에 하나, 3일에 하나. 거기다가 이제 쇼미도 시작돼서 그것 관련된 것부터 해서, 계속 많이 하고 있었으니까. 컴필도 했고, 컴필 만들면서 다모임(DAMOIM)도 만들었고, 그리고 대표 물러나면서도 곡도 만든 거고. 뭐 창작은 끊임없이 하고 있으니까.


아티스트로서 “작업량이 더 많아진다.” 이런 것보다는, 아직 시도를 안 하고 있어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제 스스로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은 이제 나의 삶이나 감정에 좀 더 집중하는 것. 음악인으로서 그러고 싶어요. 대표라는 자리를 같이 하면서 음악을 만들고 여러 일을 겪으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제 어떤 음악들이 되게 날카롭거나 공격적인 게 되게 많아졌었거든요. 그런 음악들도 양이 점점 더 늘었는데, 그런 걸 줄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뭐라고 해야 하지? 말로 설명하긴 어려운데, 그냥 진짜 “음악 하고 싶다.” 이런 거 있잖아요. 누구를 상처 주기 위해서 만들거나, 저의 ‘빡’을 음악으로 해소하거나 이런 게 아니라 좀 더 그런 걸 하고 싶은?


빅쇼트: 만들면서 즐거운 음악을?

팔로알토: 네. 완전 ‘나’에 집중하고, 나의 ‘존(zone)’에 완전 빠져들어서 음악을 만들고 싶은? 다 차단된 스튜디오에서 그냥 음악인들이랑... 이런 거만 생각하고 싶은. 근데 이제 대표직을 같이 하면 아무리 여기에 몰두하더라도 제가 여기서 벗어나야 되는 순간들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데. 그냥 여기에만 완전 몰두하면서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빅쇼트: 좀 이어지는 질문인데, 이제 시간적 여유가 생기셨잖아요? 그럼 이제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으실 것 같은데, 음악 외에 ‘이런 거에 빠져들고 싶다, 집중하고 싶다.’ 하는 게 있나요?

팔로알토: 지금 딱 질문 들으면서 또 떠오르는 거는, 그냥 제 창작에 사랑을 더 섞고 싶어요. 제가 늘 음악에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사랑을 계속 이야기하는 이유는 제가 너무 사랑을 잃어가는 느낌인 것 같아서 계속 되뇌기 위해서 하는 게 좀 강했거든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저 새끼 보면 오히려 되게 차가운 것 같은데 맨날 뭐 ‘사랑, 사랑’ 하네.” 할 수 있는데, 좀 더 음악에 사랑을 섞고 싶어요. 진짜로 좀 따뜻해지고 싶다 해야 되나? 그런 게 좀 큰 것 같아요.


빅쇼트: 중요하죠, 사랑.

팔로알토: 네. 그게 이제 에로스(eros) 적인 게 아니라, 제 음악을 들었을 때 따뜻함을 더 느꼈으면 좋겠는? 그냥 저도 그게 편해지고. 왜냐면 되게 날선 감정이나 차가운 감정 같은 것을 음악으로 냈을 때, 그게 만들 때는 해소되지만 결국 그게 누군가한테는 안 좋은 바이브가 될 수도 있고. 그리고 그런 걸 발표함으로 인해서 저한테 좋은 것보다 나쁜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그게 뭐 카르마(karma)가 될 수도 있고. 어느 순간 지나면 좀 찜찜하기도 하고, ‘아 내가 저 때 왜 저랬지?’ 이런 생각도 들고 하니까. 그냥 딱 시간이 지나도 ‘아, 역시 평화가 짱이다.’ 그런 걸 느낄 수 있는 거에 몰두하고 싶어요.


빅쇼트: 이제는 ‘힘내요’에, 댓글에 상처받지 않는.



팔로알토: (웃음) 어, 그것도 말하자면은 길지만. 너무 길어지니까 말을 안 할게요. (웃음)




빅쇼트: 장난이었습니다. 혹시 [4 the Youth]나, P&Q 앨범 [Supremacy]의 후속작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팔로알토: 아, P&Q. P&Q는... 근데 이걸 여기서 말했는데 약속이 안 지켜질 수도 있으니까. P&Q랑 뭐 얘기했어요?


빅쇼트: [4 the Youth].

팔로알토: 아 [4 the Youth]. 일단은, 확실한 건 2020년이 아직 [4 the Youth] 2주년이어서. 근데 저도 너무 바빴고, 저스디스도 저스디스대로 바빴으니까. 어쨌든 올해 안에 무조건 어떤 프로젝트가 오긴 할 거예요, 2주년을 기념하는. 근데 그게 이제 저번 [4 the Youth] 앨범처럼 풀 렝스(full length)로 막 거창한 건 아니고. 그건 제가 약속드릴 수 있고.


P&Q는, 하. 작년에도 P&Q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었는데, 찍다가 중간에 좀 애매한 것 같아서 그냥 중단했고. 또 P&Q 다큐를 한창 찍고 있다가 다모임이 시작되면서 그냥 접었거든요. 근데 원래는 그 다큐멘터리랑 관련해서 동갑이랑 곡을 몇 개 작업해서 내는 거를 계획 중에 있다가, 다모임하면서 “어짜피 다모임하면 너랑 나랑 하는 건데, 다모임으로 그냥 힘을 쏟자.” 해서 무산시켰고. 근데 뭐, 글쎄요? 그래도 다모임하면서 더 자주 보고, 그러다보니 그런 이야기 종종 하는데. 모르겠어요, 두고 봐야겠죠? 일단은 2020년은 아닌 것 같고.


빅쇼트: 그만큼 사람들의 기대감이 크다, 이런 거겠죠? 그럼 P&Q나 이런 거 제외하고, 앨범 계획은 혹시 어떻게 되나요?

팔로알토: 저는 2020년은 제 앨범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을 안 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피처링을 좀 많이 한 거예요, 일부러. 올해는 피처링 들어오는 거 거의 거절 안 하고 다 했고. 그 사람이 유명하던 아니던, 돈을 주던 아니던 그런 거 상관없이 그냥 제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일단 그냥 ‘고’ 했고. 그리고 그 외에 제가 꼭 해야 되는 프로젝트들만 하고, 올해 2020년에는 ‘내가 자의적으로 앨범을 만들어야지.’ 이런 생각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앨범 생각은 없고. 희망 사항은, 내년에는 그래도 앨범을 하나 내고 싶은데. 일단은 대표직을 관두고 나서, 이제 쇼미더머니 때문에도 앞으로 바빠지겠지만, 그냥 제 스스로를 생각하는 시간을 좀 많이 갖고 싶어서.


저는 지금 ‘제 앨범을 곧바로 착수한다.’ 이런 개념보다는, 그냥 저한테 좀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어쨌든 ‘비즈니스맨 + 음악인’의 인생이었고, 어떤 부분에서 사랑을 잃었는데. 좀 ‘인류애’를 되찾아야 할 것 같아요. (웃음) 그 되찾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 그걸 되찾았을 때 앨범을 만드는 데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음악은 솔직히 그냥 만들면 만들 수 있거든요. 지금도 만들 수 있고, 그건 중요한 게 아닌데 그냥 제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서, 그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빅쇼트: 약간 마인드 셋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팔로알토: 네.





출처: Instagram @paloaltongue


빅쇼트: 마지막으로, 올해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팔로알토: 올해의 목표는, 쇼미더머니 무사히 잘 끝나고. 희망사항이라면, ‘쇼미더머니777’ 때 코쿤이랑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니까. 이번에도 저희 팀원들이랑 음원도 잘 되고, 사람들이 다 좋아하고, 그리고 그 팀원들이 트리플 세븐 멤버들처럼 다 잘 돼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고 싶어요.


빅쇼트: 네, 감사합니다.

팔로알토: 수고하셨습니다. 아, 이야기하고 싶은 게. 그거를 좀 잘 모르셔서. CJ랑 저희가 올해 1월 1일에 끝났거든요. 근데 끝나고 나서 공교롭게 어떤 사회부 기자님께서 기사를, 저희가 CJ에서 우릴 뱉어낸 것처럼 써가지고 그때 되게 짜증이 많이 났었는데. 일단은 제가 되게 원했고요. CJ랑 5년 계약이었는데, 작년이 이제 계약기간이 끝나는 시점이라. 저는 한 3년 차쯤부터 CJ랑 끝내고 싶어 했는데 어쨌든 ‘계약기간은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이행하자.’였고, 그래서 딱 끝냈는데.


솔직히 CJ랑 같이하고 있는 아메바나, AOMG나, 아니면 힙합 쪽이 아닌 레이블들에 비해서 매출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CJ가 뱉어낸 게 아닌데, 그 기사가 나고 저희가 그걸 반박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도 없었어요. 사람들은 그냥 ‘좆밥이라 그냥 CJ가 뱉어냈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절대 아니고. 저희들이 자의적으로 정리를 했고, CJ랑 저의 대표직 사임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지금 하이라이트 레코즈와 CJ E&M 음악 사업부와도 전혀 관련이 없음을 이 자리를 통해 알리고 싶습니다.


빅쇼트: 그렇죠. ‘CJ 산하’, ‘CJ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레이블이면 약간 CJ의 ‘수하’, ‘부하’ 같은 이미지가 있잖아요. 근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잖아요.

팔로알토: 네. 실제로 5년 동안 할 때에도 CJ한테도 지분이 있으니까 같이 협력관계이긴 했지만, 거기서 뭐 “일 이렇게 해.”, “너네 이런 방향성으로 가.” 이렇게 명령을 하달하는 그런 입장도 아니었고. CJ E&M과 일하는 동안도 저희들의 비즈니스는 저희가 선택하고 저희가 원하는 대로 한 거였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분들도 꽤 있었고. 그거에 대해서 아니라고 여러 기회를 통해서 이야기했지만 뭐 그걸 안 보시면 모르니까.


그리고 이제 이번에 사임하면서도 아직 저희랑 CJ랑 관계가 끝났다는 사실을 잘 모르시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심지어 제 지인들 중에서도 CJ랑 저희랑 관계가 끝난 걸 모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혹시나 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게 그런 것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실 분이 꽤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이 자리를 통해 분명하게 알립니다.


빅쇼트: 아, 감사합니다.

팔로알토: 네.


--

[인터뷰어, 영상 편집] 빅쇼트 ([email protected])

[인터뷰 진행] 박준영 ([email protected])



[텍스트 편집] 김준우 ([email protected])

via https://www.youtube.com/watch?v=hQccd6bz1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