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코멘터리 | 화나&웨건 '언젠가는 누군가의 입에서라도 나왔어야 하는 이야기다'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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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50 2015-01-23 21:42:35
힙플: 소울컴퍼니 해체 즈음해서 발표하려고도 했던 곡으로 알고 있다. 이제야 발표한 이유는?
프레쉬 애비뉴(화나 & 웨건): 소울컴퍼니가 2011년에 해체했다. 그 바로 직후는 아니었고, 이 곡이 만들어진 것이 2012년이었는데 프레쉬 애비뉴 방송 보시는 분들을 위한 미니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앨범 수록 곡이었다가, 대체로 그렇듯이 앨범을 3곡 4곡 쌓고 보면 5~6곡으로 내고 싶고 6곡을 만들면 풀랭스 음반을 만들고 싶어지는 게 음악가의 욕심이라 계속 곡을 쌓고 있었다.
힙플: 이 곡이 나오게 된 배경은?
프레쉬 애비뉴: 2012년 중반으로 기억하는데 비스티 보이즈의 멤버 MCA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 둘 다 올드스쿨 힙합을 좋아했고 유독 비스티 보이즈에 영감 받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사건을 계기로 이런 스타일의 곡을 만들기로 했던 거 같다. 그 당시 가사에 있어서는 생각을 많이 안 하고 브레인스토밍 처럼 최대한 쉬우면서도 임팩트 있게 쓰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쉽고 장난스럽게 나온 것 같다. 우리 방송 스타일하고 부합하는 느낌이다.
힙플: 커버부터 심상치 않다. 음악을 듣고 커버를 보고 있자면, 소울컴퍼니의 로고가 연상된다.
프레쉬 애비뉴: 곡의 제목부터 그렇지만 DJ 웨건의 2011년 믹스 음반인 Soul Food Maker를 염두하고 만들었다. 이 Soul Food Maker 커버에 담긴 이야기를 우선 짚고 넘어가야겠는데, 2011년 당시 이미 프레쉬 애비뉴를 비롯한 대다수 동생들이 소울컴퍼니 운영에 관해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시기였다. 우리는 이미 회사를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고. Soul Food Maker는 소울컴퍼니에서 나온 곡들로 만든 믹스 CD인데, 자켓에서 소울컴퍼니의 상징인 샘이 토사물을 쪼아 먹고 있다. 일종의 자켓을 통한 디스다. 뒷 자켓에 보면 그 토 먹고 사는 비둘기로 어찌어찌 맛있는 요리를 만들었음을 상징하고 있지. 최근 Soul Mood Fakers를 싱글로 내려고 했을 때 낸 아이디어는 “곡의 제목도 이 믹스테잎 타이틀의 도치이기 때문에 역으로 토가 비둘기를 잡아먹게 하자” 였다. 사실 우리는 이런 은유적인 방식으로 소울컴퍼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곤 했다. 이를 테면 우리가 소울컴퍼니 탈퇴를 선언했던 TUJL4의 포스터는 운영진인 제리케이형이 살아서 고군분투 남아있고, 다른 라인업으로 소울컴퍼니를 떠난 더 콰이엇과 프레쉬 애비뉴가 썩고 있는 둥지에서 신나게 날아가는 그림이다. 당시 탈퇴한 랍티미스트 까지 섭외하려다 자이언티로 바뀐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힙플: 상당히 공격적인 트랙이다. 'Make up 속에 가린 여드름 Crater.' 이루펀트를 겨냥한 곡인 건가?
프레쉬 애비뉴: 우리가 프레쉬 애비뉴 방송에서 이루펀트나 많은 주변 사람에 대한 조롱을 일삼긴 하지만 사실 이 곡의 구절들이 이루펀트만을 염두 한 것은 아니다. 2012년에 쓴 가사 아닌가. 단지 공교롭게도 우리 곡이 나오기 이틀 전에 이루펀트가 크레이터라는 제목으로 나왔고 우리끼린 그냥 허공에 휘두르고 있었는데 그 안으로 이루펀트가 들어왔다고 우스개 하기도 했었다. 우주가 이 사람들 때리라고 점지해준 거 아니냐고. 뭐 곡의 전체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당시 우리 사이에선 소울컴퍼니에서 있었던 사건들에 관해 대놓고 까고 농담하는 것이 하나의 씁쓸한 놀이었고 그런 부분들도 감성적으로 녹아든 거 같다. 운영진이자 수장인 키비 형의 태도와 언행에 대한 불만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은 사실이고.
힙플: 불만족?
프레쉬 애비뉴: 지금 와서 이야기하자면 자금 등 운영 차원에서 불투명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메이저 산하 레이블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습이나, 덩치에 안 맞는 방송 매니저 영입이라거나. 갈수록 동료애가 안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2010년에 처음으로 TUJL을 기획할 땐 어려울 거란 말만 들었지 응원해준 멤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물론 가장 큰 쐐기는 이루펀트가 2집을 소울컴퍼니가 아닌 로엔에서 제작하면서부터였다. “우리좋으려고 이러는 거 아니다”, “유명해져서 모두를 끌어주겠다”고 했는데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힙플: 꾸준히 음악으로, 인터뷰 등으로 소울컴퍼니를 이야기했던 더콰이엇과 제리케이 등에는 미리 언급을 하고 발매 한 건가?
프레쉬 애비뉴: 전혀. 그럴 성질의 곡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느껴지는 것보단 가볍게 만든 노래다. 너 죽고 나죽자 식의 곡은 아니라는 거지. 사실은 우리가 소울컴퍼니에 대해 가지는 감정이라는 게 복잡 미묘하다. 가정문제가 있는 집안 같은 기분이랄까. 공적으로는 한가득 불만이다가도 한편으로는 또 시작부터 함께해온 가족들이라는 생각도 들고, 탈퇴한 뒤에도 하나하나 이해를 해보려고도 했고, 또 재밌고 웃기는 일도, 여러 가지 배운 일도 많았으니까. 우리라고 회사에 도움 되는 행동만 했던 것도 아니고. 당시에 좋았던 시절에 대해 가사를 쓴 적도 있다. 결국은 뭐 다 잘 돼야지 같은 거. 말이 나온 김에, 더 콰이엇의 경우 2010년에 먼저 소울컴퍼니를 탈퇴하면서 이 참에 다 같이 마무리하자고 처음 이야기를 꺼낸 사람이다. 우습게도 그 당시 그 의견에 동조한 것은 우리 둘 뿐이었다. 제리케이형의 경우 뒤늦게 운영에 뛰어들었고, 따지자면 모든 면에서 대만족은 아니었지만 소울컴퍼니를 정리하는데 크게 일조한 부분에 대해 우리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힙플: 프레쉬 애비뉴의 또 다른 두 명의 멤버, 비다로까/부바는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
프레쉬 애비뉴: 물론이다. 소울컴퍼니에 대한 불만사항은 당시에 술 먹으면 항상 나오던 이야기들이었다.
힙플: 그리워하는 동경하는 여러 팬들에게는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프레쉬 애비뉴: 어디까지나 내부 운영과 사람과 사람 간에 대한 이야기다. 팬들이 당시의 작품이나 이 회사에 가지는 인식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테면 해체 당시 이리저리 걸쳐있는 주변 사람들이 소울컴퍼니 문제에 관해 언급하면 반대로 옹호하곤 했다. 소울컴퍼니 욕을 하더라도 표면적인 부분뿐만이 아닌 미묘한 감정적인 부분까지 겪어온 우리가 하는 게 맞다고. 어쨌거나 소울컴퍼니 재결합 콘서트 같은 걸 기대하는 팬들에겐 미안하지만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제 와서 우리가 2000년대의 20대 감성으로 더 뱅어즈나 OB 곡들을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리네어의 더 콰이엇이 키비와 인터뷰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힙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한다.
프레쉬 애비뉴: 요즘 트랙 작업에 재미를 붙였다. Fresh Avenue로 싱글이 몇 개 더 나오고 나서는 완전한 음반으로 발매될 것이다. 그리고 소울컴퍼니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는데, 언젠가는 멤버 누군가의 입에서라도 나왔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당연히 이 레이블이 당시 세운 업적과 기록 자체로 충분히 존중 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문제없는 집단이 어디 있나. 우린 그런 삐끗한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한 것이다.
기사작성 | HIPHOPPLA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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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Comments ReVal
2015-01-23 21:46:00
허허...
이상윤
2015-01-23 22:14:45
커버사진이 되게 의미가 있네요
오레오
2015-01-23 22:14:50
제리케이 님에 이어서 프레쉬 애비뉴까지 솔컴의 뒷이야기를...
이시영
2015-01-25 02:52:24
제리케이가 솔컴 뒷이야기를 했나요? 곡 제목이? 인터뷰 인가요? 인터뷰라면 링크가 가능할지...ㅠㅠ
장애이셉
2015-01-23 22:16:04
워메 여기 굉장한게 있구먼
김준형
2015-01-23 23:03:04
어이쿠....
양싸
2015-01-23 23:13:26
아고.....
최정현
2015-01-23 23:31:28
이런 사연이
박주성
2015-01-23 23:31:48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 있었을 줄이야......
백승관
2015-01-24 00:23:21
일리네어의 더 콰이엇이 키비와 인터뷰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민수
2015-01-24 00:27:06
씁쓸하다.ㅋ
이강준
2015-01-24 01:02:12
솔직한 인터뷰 좋네요.
UnDumb
2015-01-24 01:35:26
솔컴 빅팬으로써 오랜만에 소울컴퍼니 얘기가 많이나와서 반갑기도하지만 씁슬하기도하네ㅔ요ㅛ
보노보노
2015-01-24 02:18:32
역시 끝이 좋지는 않았네요 어찌보면 해체수순은 굳이 주요멤버들이 나가지 않았더라도 당연한 일이었네요 그리고 어쩌면 키비는 메이져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었는지도... 이걸보니까 이루펀트가 왜 브랜뉴뮤직과 제휴를 맺은지 답이 나오네요
보노보노
2015-01-24 02:19:09
솔컴을 제일 좋아했던지라 더 씁슬하기도 하네요
염철현
2015-01-24 02:32:49
솔컴을 동경했던 어린 내가 떠오르는.. 이제는 결국 추억거리군요.많이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다고 이루펀트를 꼭 나쁜 쪽으로만 보고싶지는 않습니다.
호랭이새끼
2015-01-24 16:31:22
방송 자체엔 나오지 않았지만 타블로 따라서 KBS 모 프로그램에 출현한 것도 메이저에 대한 키비의 욕심 중 일부일지도 모르겠네요... 초등학생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솔컴을 동경해왔고, 그들의 음악 모두를 사랑하면서 또 그것을 접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진 제가 그렇다고 해서 솔컴에 대한 동경을 접을 것 같진 않네요.
호랭이새끼
2015-01-24 22:14:58
아 근데 너무 씁쓸하다...
조약돌
2015-01-24 21:07:24
솔컴을 많이 접하진 않았지만 한때 약간 즐겨들었다는 것 만으로도 인터뷰 보고 좀 씁쓸하네요. 특히 키비의 회사운영이나 이런거에 불만이 있었다는게.. 키비를 믿지만 화나는 더욱 믿는편이고 제케도 그랬던 판에.. 에휴
센시블
2015-01-25 12:58:11
솔컴이 끝이 별로 않좋앗다니....
ㅅㅇㄷ
2015-01-25 14:34:03
스탠다트도 이런 이유로 라임어택이 떠난거였을듯
이승민
2015-01-26 06:19:46
추측일뿐!
서민택
2015-01-25 20:12:04
아...이런 일이 있었다니.. 키비도 키비인데 마이노스는..? 마이노스도 키비의 의견에 어느정도 동의 했다는건데 몰르것다.. 확실히 내가 좋아하던 뮤지션들이 이제는 이전의 느낌은 아니구나
힙합전도사
2015-01-26 12:51:53
슬퍼지네.....
채성철
2015-01-26 17:36:40
이런.... 그냥 씁슬함만 남네요.. 앞으로 다른 레이블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새알
2015-01-28 22:29:33
하..... 날 힙합으로 이끌어 준 소울컴퍼니..... 씁쓸하네요
사날
2015-01-30 01:23:54
근데 이삭이형이 욕먹을 이유는 없지않나요?... 솔컴의 심장이 아무리 덕화였다고는 해도 어쨌든 리더는 키비였고 리더의 무게를 지고있던 키비로써는 감당 못하게 커져버린 솔컴을 유지하기위해서 택한 하나의 결정이었던걸로 보이는데 말이죠
배진호
2015-02-03 16:53:39
역시 영원은 없는법! 이네요......
바보삼돌이
2015-03-07 15:46:42
그래서 지금 키비가 약간 왕따느낌이군요...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5555&page=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