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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코멘터리 수다쟁이 '최대한 가식 없이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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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 수다쟁이 '최대한 가식 없이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었다'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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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98 2015-02-28 00:06:51

힙플: 솔로 정규앨범은 처음이다. 그 동안 팀 활동만 해왔는데, 솔로 데뷔를 한 기분이 어떤가

수다쟁이(이하: 수):혼자 작업하고 혼자 녹음하는 시간은 많이 외로웠지만, 앨범을 내고 나니깐 ‘그래도 해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솔로 앨범을 하면서는 같이 밥 먹어줄 사람이 없어서 진짜 심심했다.


힙플: 허클베리피가 피쳐링진에 없는 건 그래도 의외다. 오히려 저스디스나 리짓군즈 같은 신예들과 합을 맞췄는데

수: 곡의 주제에 제일 잘 어울릴만한 참여진을 섭외하다보니까, 지금의 피쳐링 라인업으로 완성됐다. 으레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피쳐링은 일부러 피한 것도 있다. 캐스팅에 의외성을 좀 두고 싶었다. 저스디스와 리짓군즈 친구들 덕분에 아주 신선한 에너지가 담겼다.


힙플: 앨범은 언제부터 준비해온 건가, 겟백커스(Get Backers)를 기준으로 치면 꽤 오랜 기간이 걸렸다

수: 겟백커스의 첫 앨범을 작업할때부터 틈틈이 솔로 앨범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다만 작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만들어 놓은 곡들이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많아졌고, 2013년을 마무리하며 전부 갈아엎고 새로 작업했다. 그렇기에 시행착오 2년을 제외하면 북가좌동 349-17 앨범은 1년 정도 작업한 셈이다.


힙플: [북가좌동],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수: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조용한 동네를 향해 던지는 혼잣말 같은 트랙이다. 평화롭고, 조용하고, 항상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곳이지만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현재 우리 사회의 한쪽 면을 담고 싶었다.


힙플: 349-17는 인트로 격이다. 349-17 번지 혹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

수: 지금은 이사했지만, 앨범을 작업하는 동안 살던 실제 집 주소다. 앨범 안에서 349-17번지는 가상의 레스토랑 주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힙플: 수다쟁이가 느껴온 자전적 이야기들이지만, 북가좌동에 각자의 장소만 대입한다면 많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겪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수: 난 나의 이야기를 했을 뿐이지만, 그렇게 생각 해 준다면 그것으로 또 위로가 될 것 같다.


힙플: 각 곡마다 던지는 한 개씩의 화두들이 있다. ‘구원’에서는 인디펜던트 뮤지션이 느끼는 회의나 비참한 심정들인 것 같은데, 작게 본다면 앨범이 꾸준히 말하는 공통 화두이기도 하다.

수: 최대한 가식 없이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었다. “성공할 수 있으니 희망을 가져보라”는 자기 계발서 같은 이야기 보다는, 좀 더 사실에 가까운 부분을 전달하고 싶었다. 이 길을 가려는 다른 친구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헤매이거나 좌절하지 않고 좀 더 현명하게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랬다. 왜냐면 내가 힘들어하던 시기에 그런 조언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그 어려움을 너만 느끼는게 아니라고 말 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힙플: 지난 ‘Do the right rap’ 캠페인에서 들려준 가사가 주제에 대한 좀더 적나라하고 디테일한 설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수: 그렇다. 산다는 건 참 힘든 일의 연속이다. 노력도 하지 않고 열매만 꿈꾸는 농부는 제대로 추수할 수 없다. 또, 항상 노력에 비례해서 열매가 달콤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을 하는 의지를 가져야 하는 거다. 금 목걸이나 금반지가 아니라 그런 의지가 사람을 빛나게 만드는 힘이다.


힙플: ‘구원’에서 ‘내가 내 아버지의 뒤를 밟는 게 아닐까 겁났었네. 난 절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허나 벗어나기도 마음처럼 쉽지 않아.’ 라는 구절은 의미심장하다.

수: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지 않나. 난 아버지에게서 닮고 싶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거울을 보면 그 누구보다 아버지를 많이 닮은 내가 보인다. 그런 자괴감을 담은 구절이다.


힙플: ‘갈증’이라는 곡에서는 대중성의 속성에 대해 늘어놓다가 후반부 벌스에서는 본인도 헷갈려 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 부분에 대해 코멘트 해줄 수 있나

수: 갈지자로 걷는 방식이란 게 자아도취해서 요리조리 잘 피해가는 건지, 나약해져서 관심과 비난 사이를 갈팡질팡 하는 건지 사실 나도 잘 모를 것 같은 때가 많다. 다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갈증을 해결하고픈 욕구가 강하기에, 그쪽으로 이끌려가는 중이다. 그 방향성은 다음 트랙인 ‘동경’에 잘 나타나 있다고 생각한다.


힙플: ‘동경’의 메시지는 결국 ‘hiphop is dead’인가(웃음)

수: ‘동경’ 가사를 쓰면서 생각하게 된 건데 처음에 내가 동경한 것은 사실 힙합 문화 자체라기보다는 그걸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해준 몇몇 사람이었다. 그 사람들이 멋있었기에 힙합이 멋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은 변하기도 하고, 그래서 때때로 우린 실망하게 된다. 근데 사람에 실망했다고 해서 그 문화 자체에 실망을 표현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길 하고 싶었다. 힙합이 죽어서 시체가 되었다면 그 악취로 인해 우리 모두 견딜 수 없었을 거다.


힙플: 아무래도 프로듀서인 디프라이(Deepfry)와 많은 얘기를 주고 받았을 것 같다. 비교적 알려져 있지 않았던 프로듀서이다.

수: 디프라이와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밤을 새워 이야기를 나눌 만큼 대화가 잘 통했다. 앨범 관련해서 회의할 때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결국 우리에게 강한 자국을 남기는 건 음악에 담긴 그 사람의 소울이라는... 그래서 그런 부분을 담고자 많이 노력했다. 디프라이는 다재다능한 보석 같은 친구이다. 그가 있었기에 이번 작업이 가능했다. 올해 더 많은 작품이 그의 이름과 함께 공개될 거라고 알고 있다.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힙플: 애착이 가는 곡이나 재밌게 작업했던 곡은 어떤 것이 있을까?

수: ‘349-17’은 가사를 먼저 써서 랩메이킹까지 끝난 상태에서 비트를 만든 경우이다. 원하는 비트의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서 즉석에서 나무 테이블을 두들기며 랩을 들려줬는데, 그 느낌을 디프라이가 트랙으로 연결시켰다. 최종 편곡 버젼을 들었을 때 상상 그대로 구현되어 있어서 살짝 소름 돋았다. 애착이 가는 곡은 ‘동경’이다. 2011년에 데모 버젼으로 완성했었으나, 앨범에 싣기 위해 전체를 새로 작업했다. 솔로 앨범을 만드는데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 곡이라 애착이 간다.


힙플: 음악을 하면서 힙합이라는 장르 색이 덫이 될 때가 많은가

수: 그렇다기 보다는 장르의 수용자 층이 가진 특정한 편견이 덫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몇몇은 음악 그 자체로 즐기기 보다는 계량컵으로 측정하려고 한다. 누구보다 나은지 누구보다 부족한지. 그런 부분에서 느끼는 아쉬움을 토로한 곡이다.


힙플: ‘덫’과 트랩을 중의로 썼다. 메인스트림 힙합의 획일화된 영향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수: 맞다. 이 앨범에는 유행 중인 ‘트랩’은 없지만 ‘trap’은 있다. 그 자체가 내가 숨겨 놓은 ‘덫’이다.


힙플: 이제 막바지다. 이야기를 쭉 보니 씬에 대한 혹은 시스템에 대한 관심에 비례해 감상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앨범을 내고 피드백은 많이 받았나

수: 생각했던 것 보다 긍정적으로 즐겨주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보내는 피드백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답장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엔 밀린 작업이 너무 많아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쉬울 정도이다. 지금 제일 궁금한 건 ‘양성’ 형과 ‘메카’ 형의 피드백이다. 따가운 독설을 해줄 것 같다. (웃음)


힙플: 많은 이야기들이 알차게 담겨있다. 후련한가

수: 후련하다.


힙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한다.

수: 작업 중인 싱글 트랙들을 완성해서 빨리 들려주고 싶다.


기사작성 | 차예준, 장원기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수다쟁이 트위터 | https://twitter.com/…

5 Comments 깔깔잼

2015-02-28 00:46:30

좋게들었습니다. 화이팅이요

허승엽

2015-02-28 02:49:43

북가좌동 가야겠네요~^^

박주성

2015-03-04 12:25:12

전 수도권이어서 맘만 먹으면 금방 갈 수 있지요^^

UnDumb

2015-03-13 20:59:51

정말좋아요

김진호

2015-06-06 11:31:28

이제야 읽네요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5411&page=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