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토글
로그인하지 않음
만약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힙합플레이야인터뷰 첫 번째 앨범 'V', Vitality 인터뷰

한국힙합위키

첫 번째 앨범 'V', [ Vitality ] 인터뷰

 힙플

1

 24903 2009-08-19 00:44:21
  • 왼 쪽 부터: DJ SQratch, 일탈, Ignito, Akaslip

힙플: 인사 부탁드립니다.

Vitality: 안녕하세요! 바이탈리티입니다.

힙플: Vitality 쇼 케이스는 어떠셨나요?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일 수 있다는 게 참 아쉬울 뿐인데..

Ignito: 조금 걱정도 했었는데 다행히 성황리에 마무리됐어요. 연습할 상황도 안 좋았는데 멤버들이 다 잘해줘서 공연 내용적인 면에서도 만족했고요. 그 마지막일 수 있다는 얘기는 바이탈리티의 이름으로 주최되는, 즉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공연이 앞으로는 힘들 것 같다는 얘기에요. 주인공이 되어서 공연을 주최한다는 건 앨범 쇼케이스 같은 경우 이외에는 힘든데, 사실상 앞으로 바이탈리티가 다 모여서 또 앨범을 내기란 힘들지 않을까... 라는 차원에서 했던 말인 거죠. 많지는 않겠지만 아주 가끔이라도 멤버들 시간이 맞는다면 다른 공연에 게스트로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든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탈: 저희 이름으로 주최하는 공연 보시려면 한 5년 이상 기다리셔야 될 겁니다 (웃음).


힙플: 일단 Revenans 두 분은 이전에 밝히신 적이 있지만 일탈, Akaslip, DJ SQratch 님을 비롯해 Vitality와는 첫 인터뷰이니, 각자의 이름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안 물어볼 수가 없네요 (웃음).

일탈: 정말 10초 정도 생각하고 만든 이름이라 거창한 건 없습니다. 저에게 힙합은 잠시 세상 일 접고 몰두할 수 있는 것이다 싶어서 일탈이라고 짓게 되었네요.

Akaslip: 저는 원래 '슬립디'라는 랩네임을 쓰다가 이름이 비슷한 구조가 너무 많길래, 제가 자진해서 바꿨습니다. (웃음) 정식으로는 아카슬립디인데... 근데 그게 그거고, 슬립디라는 이름 자체에는 별 뜻이 없습니다. 우연히 만들어진, 예전부터 쭉 써오던 예명입니다. 다만, 슬립디에서 아카슬립으로 바꾸면서, slip이라는 단어를 쓰게 된 데는 나름의 의미부여가 있어요. 제가 랩에서 타이트하게 라임이 박히면서도 스무드하게 이어지는 느낌을 굉장히 좋아해서, 헐겁게 미끄러지는 느낌을 반영한 겁니다..... 억지로 만들려니 힘드네요.(웃음)

DJ SQratch: SQRATCHERS DELIGHT 이라는 음반제목을 보고 짓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힙플: 역시 세 분과 첫 인터뷰라 또 한 번 진부한 질문입니다. Dazdepth와 Ignito 두 분을 제외 하고... 각자 힙합을 알게 된 계기는?

일탈: 고등학교 2 학년 때 옆 자리에 앉았던 친구가 힙합을 좋아했습니다. 그에게 CD를 열 장인가 빌려서 듣기 시작했죠. CD를 빌린 날부터 직접 가사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오늘날에 이르렀지요.

DJ SQratch: 원래 Rock음악을 매우 좋아했었는데 친구가 들려준 ROOTS의 음반을 듣고 그때부터 듣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Akaslip: 저는 상당히 늦게 랩 음악에 빠져들었어요. 그전까지 전혀 관심도 없다가 대학교 3학년 때인가... 우연히 학교 앞에 레코드점에서 Mobb Deep "Hell on Earth"앨범을 듣고, 하드코어 랩에 빠져들게 되었고요. 그 뒤로 이것저것 찾아듣다가...친한 동생인 Loptimist와 음악적인 얘기를 많이 하게 되면서 다양한 앨범 추천을 많이 받았었는데, Arsonist 앨범도 그렇고. Jedi Mind Tricks, Demigodz(Apathy & Celph Titled) 등 AOTP 음악도 접하면서 언더 하드코어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었죠. 7L & Esoteric의 Speaking Real Worlds EP는 아직도 제 플레이리스트에서 떠날 줄을 모르네요.


힙플: Vitality의 시작은 원래 DJ SQratch 님을 제외한 네 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서로 만나 그룹을 결성하게 되신 건지? Revenans가 있고 Vitality가 먼저 만들어진 것인가요?

Ignito: 딱히 팀명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대즈뎁스와 저는 학교 동아리에서 만났을 때부터 ‘언젠가 꼭 우리 둘만의 팀으로 앨범을 만들어보자’ 라는 약속을 하고 있었어요. 2003년쯤 시도했다가 엎어졌었지만 요(웃음). 그러다가 후에 일탈과 아카슬립 형을 만나게 된 거죠.

일탈: 이그니토 형은 저희 학교 힙합동아리가 인하대 동아리 공연 게스트로 서게 되었을 때 처음 알게 되었죠. 형은 그 당시에도 랩 스타일 자체는 거의 정립된 상태였고, 굉장히 유니크 하면서도 충격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대즈뎁스(Dazdepth) 형의 구슬프면서도 박력 있는 비트에도 상당히 감명 받았고요. 그 후 이그니토 형의 소개로 아카슬립 형을 만나게 되었고, Vitality가 시작된 겁니다.

Akaslip: 저는 이그니토와 맨 처음 알게 되었어요. 어느 공연에서인가. 이그니토가 당시 인하대 개로 소속으로 대즈뎁스와 함께 게스트 공연을 왔었는데, 그때 이그니토의 공연을 처음보고, 제가 큰 충격을 받았어요. 진중한 가사와 랩이 다른 이들과 현저히 다른 파격적인 방식이라서... 공연이 끝난 뒤에 초면인데도 용기를 내어 제가 따로 불러냈죠. 그 계기로, 이그니토와 계속 얘기를 하다 보니 음악적인 공감대나 지향점이 비슷하더라고요. 이그니토가 철학적인 주제들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는데, 저도 정치철학 논문을 쓰고 있던 터라 관심분야가 같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어요. 대즈뎁스와 일탈은 그 뒤에 이그니토의 소개로 자세히 알게 되었고요. 대즈뎁스와 일탈은 이과 전공이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모두 공감대가 굉장히 비슷하고, 또 모두 하드코어를 좋아하고.... 바이탈리티는 운명적인 결속이었습니다.


힙플: DJ SQratch는 어떻게 합류하게 된 건가요?

Ignito: DJ Son형 공연 때 SQ를 처음 만났어요. 그러다가 레버넌스(Revenans) 앨범에 참여를 부탁하면서 같이 첫 작업을 했고, 나이도 동갑이라 개인적으로 많이 친해지게 됐죠. 음악적 성향도 저랑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았고요. 그러던 와중에 바이탈리티 앨범을 준비하자는 논의가 시작됐고, 우연찮게도 바이탈리티 멤버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 SQ가 지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급작스레 앨범 제작 내용을 설명하고 크루 합류 제안을 했고, SQ도 승낙을 하면서 그 자리에서 합류가 이루어졌어요. 물론 완전히 즉흥적인 건 아니고 그 이전에 어느 정도는 우리와 어울리는 DJ라고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죠.

DJ SQratch: 바이탈리티 멤버들의 음악을 매우 좋게 들었었고 색깔도 맞는다고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바로 승낙을 해서 합류하게 되었죠.


힙플: DJ SQratch 이후 Vitality는 그룹이 아닌 크루로 그 형태가 변했죠. 어쩌면 큰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결정을 내린 계기라면?

Ignito: 원래부터도 Vitality는 크루라고 생각했어요. 특별히 변한 건 없죠.


힙플: 잠시 멤버들의 외부 활동 얘기를 해보자면, 먼저 일탈 님은 Vitality 외에 SlowBlaze라는 크루를 하고 계시고, Lastarr 님과 ‘SoulBasic’이란 팀을 이루고도 있으시죠. 어떻게 보면 극과 극이라 할 정도로 Vitality와는 성격이 다른 크루인데, 활동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진 않으신지..

일탈: Soulbasic 관련 활동은 사실상 오래전에 접은 상태이기 때문에 애로 사항은 없었습니다.


힙플: Ignito 님이 이전에 힙플라디오에서 일탈님의 솔로 앨범이 작업 중이라고 말하셨는데요, 이 앨범에서 어떤 색깔을 보여주실지 사뭇 궁금하네요.

일탈: 사실 Vitality에서 보여드린 모습은 저의 조그만 일부입니다. 물론 그런 류의 음악도 무척 좋아하지만, 본래 저는 Jazz나 Neo-soul류의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Electronic 계열의 음악도 거부감 없이 즐겁게 듣고요. 힙합 프로듀서로는 J. Dilla를 가장 좋아합니다. 일단 계획 중인 솔로 앨범은 이전 까지 보여드린 결과물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일 겁니다. 샘플보다는 전자음들이 베이스가 되는 곡들이 많을 것이고요. 톤도 좀 낮추고, 좀 더 직접적이고 감정적인 표현 방식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Unspoken의 2집에 제 솔로곡인 'Addiction'이 수록되어있는데, 저의 변화를 조금은 느낄 수 있는 트랙이 아닐까 싶네요. 내년에 유학을 가기 전에 제가 가진 여러 가지 극단적인 취향들을 곡으로 가능한 많이 승화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진한 흑인 성향의 곡 작업도 해보고 싶거든요. 여하튼 힘이 닿는데 까지 작업해 볼 생각입니다.


힙플: 한편으로 DJ SQratch 님은 ‘3단 레코드’에 속해있으면서 ‘Turntable Fetishists‘라는 팀으로 활동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Ignito 님도 3단 Fetishists라는 크루의 멤버가 되었단 기사를 보았고요- 이 크루와 팀에 대해 아직 생소하실 분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려요.

DJ SQratch : Fetishists는 우리나라에서 자신들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모여있는 크루 입니다.Turntable Fetishists도 이안에 속해있으며 DJ SON, DJ SQ, DJ WEGUN 으로 구성되어 있는 DJ TEAM입니다.

Ignito: 저도 아직 Fetishists 크루 멤버들을 다 만나보질 못했어요. 정식적인 모임도 아직 없었고요. 굉장히 존경하는 DJ Son형께서 과연 어떤 방향으로 크루를 이끌고 어떤 활동을 준비하실 지는 아직 모르지만 저로서도 많은 기대가 됩니다. 8월 29일날 클럽 Velvet Banana에서 Fetishists 크루의 첫 공연이 있는데 많이들 오셔서 크루의 방향성을 가늠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힙플: 이제 앨범 얘기를 해볼게요. Vitality의 V! 나온다는 기사가 떴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앨범인데요, Vitality 분들의 앨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Ignito: 다른 멤버들이 멋지게 설명해주실 겁니다. (웃음)

Akaslip: 앨범 외적으로는, 한마디로, 저희의 정체성을 피력한 앨범입니다. 음악적 지향점, 구체적 가사 작법 등, '우리는 우리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이렇게 풀어가는 사람들이다!' 라는 걸 보여주고자 했어요. 내용적으로는, 저희 팀명인 Vitality(생명력)란 키워드를 앨범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큰 주제로 잡고, 각 곡에서 세부적으로 풀어나갔어요. 좀 더 풀어서 얘기하면, 인간이 가진 생명력이 파괴되어가는 작금의 현실에 대한 철학적이고 거시적인 인식. 나아가 생명력의 뻗침을 가로막는 거대한 구조물에 대한 저항적 움직임.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타이틀곡인 [V]나 [Battlefield], [Apocalypse] 등의 우리의 정체성과 색깔을 의도적으로 피력하는 곡들을 제외하고서는 다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들을 맘껏 풀어낼 수 있었어요. 세속종교라든지, 차별, 기술지배 등의 전반적인 사회문제로부터 [Born Again], [Beholder pt.2] 등의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 곡들까지. 이 모두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생명력의 상실과 복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고,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하시면 더 좋으실 것 같네요.

일탈: 종교, 기술지배, 차별 등과 같은 거대 담론을 힙합의 영역 안쪽으로 끌어왔다는 점에 있어서 의미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크루만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힙플: Ignito 님이 ‘완성된 것이 기적’이라 할 정도로 멤버 분들이 바쁘시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작업하는 동안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아요.

일탈: Ignito 형의 추진력 때문에 가능했던 앨범이지요. 덕분에 작업 자체는 상당히 순탄했습니다. 게다가 마침 저는 석사 과정을 마친 직후였기 때문에, 인생에 있어 가장 한가했던 시기였습니다(웃음).

Akaslip: 평소 같으면 앨범 작업은 엄두도 못 냈을 겁니다. 각자 다 하고 있는 일과 종사하는 분야가 있어서... 근데 올해 초에 기적적으로 멤버 전원이 시간을 낼 수 있는 조그마한 '틈'이 생기게 됐어요. 일탈도 석사 졸업하고, 저도 군복무가 종료되는 시점이고, 대즈뎁스도 갓 회사에 취직되어 약간 시간이 비는 상태였고... 그래서 이때가 아니면 우린 앨범 평생 못 낼 거라면서 무모한(?) 시도를 하게 된 거죠.

Ignito: 애초 예상보다 멤버들이 더 적극적으로 시간을 내가며 열심히 해줘서 수월하게 진행됐어요. 오히려 제가 매번 제일 늦게 작업을 마쳤죠.


힙플: Ignito, Revenans 앨범에서도 이미 잘 보여주셨지만, 이번 앨범 트랙들도 장엄하고 탄탄한 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네 분이 작사를 할 때 주제나 표현의 모티브는 어디서 얻나요?

일탈: 저희 곡 주제 자체는 누구나 한 번쯤 살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Technocracy의 주제는 '기술에 지배당하는 인간'인데, 이것이 현대 사회의 큰 문제라는 점은 모두들 피부로 느끼실 겁니다. 저희 가사의 특질이라면, 단순히 '기술에 지배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병렬적으로 읊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왜 인간이 기술에게 지배당할 수밖에 없는가?' 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직접적인 기술보다는 응축된 표현을 통하여, 짧다면 짧은 verse에 보다 많은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Akaslip: 누구다 다 그렇겠지만, 창작자가 밟아온 인생과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모티브를 얻는 거겠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멤버들 모두의 관심사가 동일한 편이었기 때문에, 앨범을 아우르는 전체 주제나 각 곡의 개별 주제들은 정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고, 저 같은 경우는 마침 또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가지게 된 정치철학적 고민들을 이번 앨범에서 많이 풀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서 좋았어요.

Ignito: 저는 당연히 저의 전공에 많은 영향을 받았죠. 지금은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니체와 그 이후의 실존주의와 같은 현대철학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가끔 문화예술 영역 안에서 니체와 실존주의를 단지 문학이나 유행의 수준으로만 다루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저는 철저히 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다루고 싶어요. 그리고 그 이후의 구조주의와 후기 구조주의적 사상들도 제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많은 영향을 줬어요. 그래도 일단 중요한 것은 그러한 철학들이 곧바로 가사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제 개인에게 종합적으로 흡수된 후, 그것을 제가 가사로 풀어갈 때는 저라는 사람을 통해 2차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그냥 철학을 그대로 가사에 옮겨 쓰는 단순한 행위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거죠. 작품의 주체는 철학이 아니라 그에 영향을 받은 창작자 자신이니까요. 그리고 그 외에는 학부시절에 또 다른 전공으로 국문학을 복수전공 했었어요. 이로 인해서 제가 가사를 쓸 때의 표현적인 부분들에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죠.


힙플: Revenans 앨범과는 반대로, 이번 앨범에는 랩이나 보컬 피쳐링은 없는 반면 12트랙에 11명이라는 수많은 프로듀서가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하신 의도라면?

Ignito: 한명의 프로듀서가 주도하던 이전 앨범들과 다르게 많은 프로듀서와 한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랩 피쳐링이 없기 때문에, 지루함을 덜고 다양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바이탈리티만의 독특한 색깔과 여러 프로듀서들이 가지고 있는 색깔들의 접점을 찾음으로써 더 놀라운 화학반응이 일어나길 기대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워요.


힙플: 프로듀서의 섭외는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Ignito : 다들 평소의 친분으로 이루어졌어요.


힙플: 사람들 중에는 이 하드코어한 앨범에 Soul Company 쪽의 The Quiett과 Prima Vista가 참여했다는 걸 의아하게 여기는 분들도 있는데...

일탈: 비교적 하드코어하지 않은 음악들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 기회에 생각보다 그분들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Ignito: 아직도 의아하게 여기시는 분이 있나 모르겠네요. 결과물을 들어보셨다면 그런 의아함은 자연히 사라졌으리라 믿어요.


힙플: 타이틀곡? 이랄지, 아무래도 앨범을 대표하는 듯한 곡 'V', 소개 부탁드립니다.

Ignito: 딱 하나의 핵심적인 의미가 응축된 곡은 아니에요. 특별히 소개할 것은 없네요. 말 그대로 우리와 우리의 앨범을 대표하는 주제가 같은 곡이죠. 그렇다보니 주제는 피상적으로만 걸쳐져서 나타나요. 굳이 말하자면 Bridge 부분의 가사가 곡의 중심 주제라고 말할 수 있고요. 음악적인 부분은 들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열혈 랩이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드는 대즈뎁스의 강렬한 비트가 일품인 곡이죠. Hook을 깔끔하게 채워준 DJ SQ도 멋진 활약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고요.


힙플: 이 곡도 그렇지만 몇몇 곡에서 Ignito 님의 목소리가 이전과 바뀐 듯하다면서 이런저런 피드백이 있었죠.

일탈: 곡마다 비트 분위기에 맞춰 톤 조절을 하는데, V 의 이그니토 형 목소리도 다분히 곡 분위기에 맞춰 의도된 것이지요. 다른 곡들도 주의 깊게 들어보시면 MC 들의 톤이 미세하게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Ignito: 원래 예전부터 거칠고 샤우트하게 내지르는 랩 스타일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어요. 이번 곡에서 분위기가 맞겠다 싶어서 한번 해본 거죠. 앞으로도 언제든 제가 내킨다면 또 할 수 있는 거고요.


힙플: 더불어 Dazdepth 님의 랩은 Revenans에서는 조금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지만, 이번 앨범에서 훨씬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요.

Dazdepth: 저는 사실 처음 바이탈리티의 곡을 녹음했을 때 제 랩이 레버넌스 때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단지 좀 더 톤을 자연스럽게 낸 것뿐이었는데 녹음을 마치고 모니터링을 해보니 두 앨범에서 들리는 랩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을 알았어요. 사실 라이밍이나 랩 메이킹에 있어서는 거의 똑같았거든요. 생각해보면 레버넌스 때는 첫 앨범이고 이그니토와 단둘이 트랙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 같은 것이 있었던 거 같아요. 옛날부터 같이 해온 친구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건 어쨌든 그게 처음이었으니까요. 이번 바이탈리티의 좋은 피드백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거 같아요. 좀 더 자연스러워졌고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들의 입장에서도 이제 적응된 랩이니까요.

Ignito: 대즈뎁스 랩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이 많았던 점은 상당히 아쉬워요. 무조건 과소평가 받을만한 랩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 친구만의 목소리와 특유의 플로우를 굉장히 좋아해요. 가사적인 면에서도 제가 팀으로서 원하는 부분을 늘 만족시켜주고요. 만약 대즈뎁스가 랩을 그만하겠다고 한다면 쫓아다니면서 계속 시킬 겁니다.


힙플: 한편으로 트랙리스트가 나왔을 때부터 주목 받은 곡이 Ignito 님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Beholder의 후속곡이었습니다. 같은 비트메이커와 같은 래퍼, 같은 제목(?)인데도 pt.1과는 적지 않은 차이를 느꼈는데요, 이 곡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Ignito: 결과적으로는 주제 면에서 전혀 다른 곡이에요. ‘비홀더’ 라는 관조적인 캐릭터에 딱 맞는 주제의 곡이라 파트2로 명명하게 되었네요. 비홀더는 분명히 관조자이긴 하지만 절대 그가 바라보는 세상보다 우위에 있거나 동떨어져 있는 초월적 캐릭터가 아니에요. 다른 이들과 똑같이 뒹굴고 바닥을 기면서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쓸쓸함을 드러내죠. 이 곡에서는 위대함에 대한 갈망이 사라진 현대인들의 모습을 말하고 싶었어요. 평안과 행복이 최대의 가치가 되어버린 지금, 현대인들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는 있지만, 현시대의 경쟁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자기 자신의 안위가 되어버렸죠. 모험 자체가 만들어내는 열정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순수한 가치의 위대함을 추구하고자 하면 곧바로 한심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현대적기준의 성공과 멀어지게 된다면 사회적 낙오자가 되어버리는 거죠. 바로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선택한 저의 처지가 이와 같은 거고요. (웃음) 끝없이 용솟음쳐야할 진정한 생명력이 사라져가고, 더불어 멸시까지 받고 있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쓴 곡이에요. 가사가 쉽게 이해 안 되셨던 분들이라면 이 설명을 듣고 다시 한 번 들어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힙플: 개인적으로 또 인상적으로 들었던 곡이 Akaslip 님의 솔로 곡 'CUBE'였습니다. 영화 큐브와 겹쳐지는 내용과 심상치 않은 (웃음) 비트가 기억에 남았는데요. 이 곡에 대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Akaslip: 동명의 영화 Cube를 모티브로 한 곡이구요. 제가 이 영화를 정말 인상 깊게 봤어요. 시리즈가 여러 개 있지만, 나머지는 상업적으로 변질되었다고 생각하고... 제가 말씀드리는 건 Cube 1편입니다. 많이들 보셨겠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거대한 큐브 공간에 갇힌 익명의 사람들이 출구를 찾으려다가 몰살당하는 내용인데요. 원래 감독의 의도 자체가 큐브를 근대적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대유 한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영화 자체가 삶=큐브라는 한편의 철학적인 비유인거죠. 그래서 그 사람들이 애초에 어디서 왔는지, 왜 거기에 갇히게 됐는지 그런 이유는 영화에서 전혀 중요한 게 아닌 거죠. 그냥 우리가 태어나서 놓이게 되고, 살아가야만 하는 공간이 큐브인거니까요. 특히나 이 영화는 근대성의 폐해를 말하고 있어요. 각 큐브의 사각벽면에 제시된 고차원의 숫자들은 기술과 과학의 진보로 우리의 삶이 둘러싸임을 의미한 거구요. 천재 수학자가 암호를 풀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지만, 계속 똑 같은 방이 나올 뿐이고, 출구는 나오지 않죠. 그러다가 일행이 맨 처음 출발을 했던 방으로 다시 돌아올 때 느끼는 절망감은 인간의 이성으로 극복 불가능한 근대성의 벽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구요. 일행을 혼란케 하고 파탄에 이르게 하는 주범이 바로 공동체에서 권력층을 대표하는 역할인 경찰이라는 점 또한 근대적 인간관계의 필연적 귀결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죠. 진리가 사라져버린 혼돈과 무가치함의 만연 속에서 공포심을 이용해 실제적으로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는 건 ‘권력’과 ‘힘’이잖아요. 결국 큐브라는 근대적 공간은 이 ‘권력’마저도 파멸로 이르게 만들지만요.

이거 얘기하다 보니까 곡 소개가 아니라 영화소개가 되버렸는데…(웃음) 제 곡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다양한 철학적 기제 중에 일부인 근대성의 니힐리즘을 주로 부각시켰고요. 가도 가도 답이 나오지 않는 근대적 공간에서 살아가는 화자의 절망감을 주로 표현했어요. 제 곡은 안 들으셔도 되니까 영화는 다들 꼭 한 번씩 보셨으면 좋겠네요. (웃음) 불안감과 긴장감을 잘 표현해준 멋진 비트를 선사해준 Flashback에게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일탈: 이 비트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바이탈리티 앨범 하면 꼭 써먹어야지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웃음). 그래서 아카슬립형에게 이 비트를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플래쉬 백은 상당히 전도유망한 프로듀서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같이 곡 작업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힙플: 한국 앱스트랙트 힙합을 대표하는 DJ Son이 준 트랙 'Dying Signs'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제목이나 분위기나 뭔가 커다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DJ SQratch: DJ SON형의 비트를 듣고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들의 소리를 찾아서 스크래치를 입혔죠. 곡 안에 인간의 두려움, 분노, 추악함 등이 짓이겨져 섞이도록 넣어보려고 했습니다.


힙플: 다섯 분에게 '하드코어 힙합'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일탈: 힙합은 본질적으로 거리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MC의 태도나 비트에 그런 느낌이 아무래도 묻어나오게 되는데요. 그에 가장 충실한 음악을 하드코어 힙합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음악은 '하드코어'하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하드코어 힙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 정의하기 나름이겠지만요 (웃음).

Akaslip: 크게 정의 내리자면, 창작자의 의도에 편입되어주길 강요한 채, 진행되는 청자와의 비타협적인, 일방적인, 때론 불편한, 그러나 여전히 고집스런 소통 방식. 그게 가사 작법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랩 방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고집스런 루프의 반복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드러내는 방식은 각양각색일수 있어도, 이 모두가 하드코어 랩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강제성과 일방성이 청자를 끌어들이게 하는 하드코어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Dazdepth: 진짜 멋진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남의 눈치 안보는 것과 같은 거죠.


힙플: Vitality 내에서 Ignito 님이 아무래도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영향력이 크다 할 수 있는데, 나머지 네 분에게 끼친 영향이 있을까요?

Akaslip: 이그니토의 영향력은 크루 내에서도 절대적이죠. 다른 멤버 모두가 이그니토의 말을 거역했다가, 저주의 주문에 걸릴까봐 늘 노심초사해 합니다.(웃음) 영향은 사실 상호적인 거라 모두가 모두에게 받는 거죠. 이그니토의 작법은 뭐 사실 말할 것도 없고, 일탈은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내어 행간에 의미를 극대화시키는 데 굉장히 능숙해요. 그 부분도 이번 작업과정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죠.

일탈: 저는 이그니토 형이 가사를 쓸 때의 표현의 치밀함이라들지 엄격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랩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원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랩을 해왔고, 그것이 굳어져 있던 터라 영향 받을 만한 부분이 별로 없었지요.

DJ SQratch: 어떤 일을 추진할 때 Ignito 가 방향을 확실히 이야기하는 편이라서 더 빠르게 목표점으로 갈 수 있는 것 같네요.


힙플: 한편으로 많은 분들이 최근 e.via 스킷에서 Ignito 성대모사한 분과는 잘 풀리셨는지를 궁금해 하는데...

Ignito: 굳이 그런 것에 제가 공개적인 반응을 보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그럴 마음도 전혀 없지만 질문이 워낙 많네요. 우선 그 MC최음제씨가 올렸던 해명 글을 먼저 봤었고, 그 후에 그분이 제 싸이 월드 미니홈피에 오셔서 사과 비슷하게 글을 남기셨어요. 우리 쇼 케이스도 직접 예매를 하시고 놀러 오시겠다고 해서, 저도 만나서 오해를 풀고 싶다고 얘기하고 일촌도 맺었고요(웃음). 그런데 아쉽게도 쇼 케이스 날에는 안 오셨더라고요. 뭐 어떻게든 한번 뵈었으면 하네요.


힙플: Dazdepth 님은 비트메이킹을 할 때 자신만의 원칙이나 방법이라든가, 그런게 있나요?

Dazdepth: LP를 이용한 샘플링만을 고집하고 있어요. 비트의 작법에 관한 요즘 추세는 샘플링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시도와 디지털장비를 이용한 곡 작업이 대세가 되고 있죠. 저는 단지 이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사실 소위 말하는 작곡과 비트 메이킹의 차이는 어떤 악기를 다루는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같은 사람은 LP를 통해 모은 음원을 활용해 곡을 만드는 것이고, 흔히 생각하는 작곡은 기타나 피아노 그리고 디지털화 된 모듈 등의 음원 혹은 가공한 것을 활용해 곡을 만드는 것이죠. 작곡을 했다고 해서 당연히 샘플링을 안했다고 생각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에요. 작곡이 비트 메이킹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작법이라는 건 더욱 동의할 수 없고요. 오히려 그럴수록 바이탈리티의 멤버인 저로서는 더욱 더 고집스럽게 지켜나가고 싶어요.


힙플: 많은 분들의 평 중에 '가사의 표현은 멋지나 무슨 말을 하는지는 쉽게 와닿지 않는다'란 평이 적지 않게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Ignito 님이 데뷔했을 때부터 꼭 따라붙는 질문이라 귀찮으시겠지만,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일탈: 랩을 하는 사람으로서, '공감'이나 '소통'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죠.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에게 공감'되는 것이 랩의 유일한 목적은 아닌 것 같아요. 익숙한 주제를 낯선 방식으로 표현함으로써 충격을 주거나, 더 생각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봐요. 또한, 곡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청자도 작품 안에서 뭔가를 능동적으로 느끼려는 노력을 해야겠죠. 그래야 음악이 자신에게 더 즐겁고 감동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현재 언더 힙합의 주 청자 층을 이루는 분들이 저희보다 다소 어려서 그런지 몰라도, 감상 자체가 피상적인 느낌입니다. 돈 주고 산 앨범인데, 가능한 그 안에서 많은 감동을 받아야 되는 거죠 (웃음).

Akaslip: 개인적으로는 저희 앨범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고, 유니크 하다고 꼽고 싶은 것이 역설적이게도 바로 가사입니다. 리스너들이 그런 부분을 지적하시는 건, 제 생각에는 아마도, 저희 특유의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작법 때문인 것 같아요. 같은 주제를 풀어간다손 치더라도, 저희는 철학적으로 풀기를 원하기 때문에, 몇몇 분들의 기대에 반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Born Again' 같은 곡의 경우는, '신념'에 대한 얘기인데, '신념'을 주제로 한다 치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얘기를 할 수 있잖아요. 일상적인 언어를 통해 신념 없이 살아가는 랩퍼 본인의 진솔한 얘기를 할 수도 있고, 신념을 가져야 돼~ 라며 아예 가사에 드러내놓고 풀어 낼 수도 있고.... 근데 일탈과 저는 그 주제를 구조적으로 풀기를 원했어요. 신념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으로부터, 왜 작금의 시대에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을 돌보지 못하게 되었는가. '사익(personal interest)'이 인생의 전부가 되어버리는 무목적성의 경쟁구도 속에서 이를 타파하고 신념에 충만한 사람들끼리 다시금 '아름다운 경쟁'을 펼쳤을 때의 개인적인 삶의 만족감. 나아가 진정한 공익(public interest)의 발생 가능성까지... 이런 얘기의 흐름을 다분히 논설 적으로 건조하게 풀어낸 곡이에요. 이 곡뿐만 아니라 앨범 내 거의 대부분의 곡들이 이런 식의 작법이 투영되어있어요. 'Quo Vadis'나 이그니토 솔로 곡 'Beholder part II' 같은 경우도 주제를 논설 적으로 아주 잘 정갈하게 뽑아낸 곡이라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들 중 하나이고요. 듣는 분들은 가사를 이렇게 풀어내는 랩퍼들이 예전엔 많이 없어서 생소하게 다가왔을 수도 있고, 아예 이런 작법에 대해 애초부터 부정적인 분들도 계실 수 있고. 또 저희가 하드코어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하드코어의 기본적인 속성인 직접적이고 직설적인 표현들을 기대한 것에 대한 실망감?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이그니토가 데뷔 때부터 그런 반응이 있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리스너로서 봤을 때 ‘괴물 이그니토’를 완성시켜주는 게 그의 가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그니토의 가사의 치밀함과 논리의 완성도에 소름 돋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서 (웃음)

Ignito: 하하 그 정도로 까지 극찬을 해주시진 않아도 되요... 어차피 각자의 작법에는 다 장단점이 있죠. 중요한건 그 작법 안에서 그걸 ‘얼마나 완성도 있게 수행해냈는가’인 것 같아요. 앞서 두 분이 워낙 잘 말씀을 해주셨고 저는 예전 인터뷰들에서도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따로 얘기 안할게요. 이제는 이렇게 해명에 가까운 설명을 해야 하는 것도 부질없는 것 같고요.


힙플: 멤버 분들이 거의 다 바쁘셔서 활발한 활동을 못 보여주시는 게 리스너로써 참 안타까운 부분인데요, 그래서 이런 질문을 드려보고 싶네요. ‘Vitality 분들에게 힙합 음악이란?’ (웃음)

Ignito: 전혀 새로운 방식의 흥미 있는 글쓰기 도구.

일탈: 흑인 음악의 정수죠.

DJ SQratch: 디제이. 엠씨. 그래피티. 비보이

Akaslip: 듣는 것은 제 인생에 걸쳐 진행되는 것. 만드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여유 있을 때 할 수밖에 없는 것.

Dazdepth: 직업을 가지기 전에는 제 대학생활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제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그 때 미국 언더 랩퍼들이 직업을 갖고 계속 음악생활 하는 것을 보면서 그게 멋있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취업을 하고 눈앞에 닥친 지금 상황을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는 미국과 틀리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어요. 그래도 바쁜 와중에도 계속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거에요. 이제 저에게 있어 힙합 음악이란 것은 인생에 있어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돼버린 것 같아요.


힙플: 솔직한 마음으로, 힙합이 쉽게 주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항상 완성도 있는 작업 물을 보여주신다는 점이 참 멋집니다.

일탈: 양심에 어긋나지 않은 랩을 하려고 노력 중이긴 합니다 (웃음).

Ignito: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크루들 처럼 표면에 많이 노출되는 활발한 활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제나 음악의 끊은 놓지 않고 수면 밑에서 작업을 한 후 가끔마다 한방씩 터뜨려줄 거예요. 물론 그 한방 한방마다의 완성도적인 면에 대해서는 미리 확실하게 약속드릴게요.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힙플: 뜬금없지만, 앨범과는 무관하게, 다섯 분의 실제 성격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웃음)

Dazdepth: 다들 사회생활 하는데 문제없을 정도로 괜찮은 성격이에요 (웃음)

DJ SQratch: 웃긴 걸 매우 좋아합니다.

일탈: 잘 먹고 잘 쉬는 원초적인 삶을 지향합니다. 한가하게 잡담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Akaslip: 자학을 즐기는 성격입니다...멤버들이 저의 자학적인 성격에 당황할 때가 많습니다.(웃음)

Ignito: 뭐 제 입으로 제 성격 말하는 건 소용없을 것 같네요.


힙플: Vitality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이 있나요?

Akaslip: 저는 곧 아내의 출산이 예정되어있어서….육아계획이 있습니다. (전원웃음)

일탈: 전 앨범 낼 겁니다! (웃음)

DJ SQratch: 스크래치가 주가 된 턴테이블리즘 앨범을 준비 중에 있고, Turntable Fetishistz의 활동도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Ignito: 저도 제 앨범을 준비해야죠. 그런데 제 2집에 대한 포부가 워낙 크기 때문에 작업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요. 우선 지금은 대학원 공부에 집중하고 내년쯤에야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고요. 크루로서의 계획으로는, 새 앨범을 작업 중인 새 멤버의 합류가 있어요. 때가 되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Vitality: 감사합니다!!


인터뷰 | 권우찬 (HIPHOPPLAYA.COM) 정리 | 김대형 (HIPHOPPLAYA.COM) 사진촬영 | SIN (of DH STUDIO)

66 Comments    

2009-08-19 00:49:32

DJ SQratch 앨범 기대되네요.

안성모

2009-08-19 00:50:40

상위권이군요. 바이탈리티 앨범 정말 잘들었습니다~~

안정훈

2009-08-19 00:54:44

바이탈리티 좋네요

김현진

2009-08-19 00:56:03

선릐

신용현

2009-08-19 00:58:10

잘 읽었습니다~_~

이지욱

2009-08-19 01:28:41

굳굳 ㅋ

유병덕

2009-08-19 01:59:05

순위권 아니어도 상위권이군.......ㅋㅋㅋ

장세일

2009-08-19 02:03:31

진중한 가사. 가벼운 힙합에 질리신 분 바이탈리티가 유일한 해답. 이 정도는 돼야 방향성제시 내지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죠.. 뜬금랩 들고 나와선 이것도 스타일이지요~ 라고 하지 말란 말입니다.

케이엠

2009-08-19 02:13:50

이그니토 두번째 사진 왼쪽눈이.. 다래끼난것 같이 보이네요.. 인터뷰 잘 봤습니다

임정환

2009-08-19 02:17:40

일탈 너무좋아

이민수

2009-08-19 02:18:43

dazdepth님은 사진에 없으신데 인터뷰 어케 하신거지 ㅎ

오민섭

2009-08-19 02:31:42

박웅희

2009-08-19 02:53:16

옷탐난당

양성모

2009-08-19 04:15:05

새멤버

박세희

2009-08-19 05:30:29

바이탈리티!

강신욱

2009-08-19 06:18:42

DanceD 님이 힙플타이틀 달고 쓰시는건 처음 봤네요ㅋㅋ

장현광

2009-08-19 06:34:16

새 앨범을 작업 중인 새 멤버의 합류가 있어요

한경연

2009-08-19 06:56:00

정말 이그니토 는 멋잇는듯

강대훈

2009-08-19 07:27:14

결국 이그니토 앨범은 2010년이군.... 2012년에 발매해도 좋으니 기다리고 있을게요!

홍경우

2009-08-19 08:04:51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만한 부분중 하나는 '크루로서의 계획으로는, 새 앨범을 작업 중인 새 멤버의 합류가 있어요.' 인듯.

이아람

2009-08-19 09:38:32

오홋 새로운 멤버라 잘읽었슴다

신덕현

2009-08-19 09:42:31

선리염 ㅋㅋ

손금희

2009-08-19 10:14:32

4분모두 전문적으로 힙합을 안하시고 다른일도 하시면서 하시네여. 힙합만해주시면 더 좋은 리스너마음..

전정웅

2009-08-19 10:32:42

새 앨범을 작업 중인 새 멤버의 합류가 있어요. 때가 되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댄스디님이 새 맴버로 합류하는 것도 상당한 반전이겠군요 :) 나쁜의도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시길... 인터뷰 잘보고 갑니다 ^^

엄종업

2009-08-19 10:38:15

인터뷰어의 분위기가 살짝 다른듯하다했더니 DanceD님이 인터뷰를 하셨군요...예리한 나의 촉 인터뷰 잘읽었습니다

김하동

2009-08-19 11:07:48

잘 읽었습니다!!

유로

2009-08-19 11:08:23

1아 그러네요 어찌 뭔가 미숙한 느낌이...

김태우

2009-08-19 12:41:24

잘 읽었습니다 ㅎㅎ

최봉수

2009-08-19 12:43:26

빨리 빨리 앨범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잘읽었습니다.

백현근

2009-08-19 13:09:17

바이탈리티BOSS (토론)yeah2022년 3월 5일 (토) 15:43 (KST)

최지훈

2009-08-19 14:27:45

잘 읽었습니다 ㅋㅋㅋ

경규철

2009-08-19 15:19:23

아 이그니토 조내좋아

이지수

2009-08-19 15:51:41

이그니토 저 얼굴에 하드코어한 목소리가 나온다니... 쩐다...

박봉란

2009-08-19 15:52:00

Vitality!

신주애

2009-08-19 19:07:06

공연 대박이었어요 진심

윤덕성

2009-08-19 19:44:15

DJ SQ 완전 쉬크한 단답형 대답 ㄷㄷㄷ.... 본인에게 힙합이란? DJ SQratch: 디제이. 엠씨. 그래피티. 비보이

김동우

2009-08-19 20:29:37

잘 읽었습니다

정창수

2009-08-19 20:32:18

!!

김지희

2009-08-19 21:03:02

Ignito: 뭐 제 입으로 제 성격 말하는 건 소용없을 것 같네요. Ignito: 뭐 제 입으로 제 성격 말하는 건 소용없을 것 같네요. Ignito: 뭐 제 입으로 제 성격 말하는 건 소용없을 것 같네요. Ignito: 뭐 제 입으로 제 성격 말하는 건 소용없을 것 같네요. Ignito: 뭐 제 입으로 제 성격 말하는 건 소용없을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말씀 해주시징 ㅋㅋㅋ 이그니토님! 팬입니다! 앞으로 나오는 앨범들도 모두 구매할게요~!

백승국

2009-08-19 21:08:13

굿

성원재

2009-08-19 22:11:53

바이탈리티 좋아요!

손다빈

2009-08-19 22:51:29

잠은다잤다 V앨범덕분에 살고있어요 아 진짜 조..좋...아니 사랑합니다....

정재관

2009-08-19 23:26:10

다른 멤버 모두가 이그니토의 말을 거역했다가, 저주의 주문에 걸릴까봐 다른 멤버 모두가 이그니토의 말을 거역했다가, 저주의 주문에 걸릴까봐 다른 멤버 모두가 이그니토의 말을 거역했다가, 저주의 주문에 걸릴까봐 뭐 어떻게든 한번 뵈었으면 하네요. 뭐 어떻게든 한번 뵈었으면 하네요. 뭐 어떻게든 한번 뵈었으면 하네요.

신승철

2009-08-20 00:10:40

이그니토 라디오에서 나온거 들어보니까 진지하고 주관도 뚜렷하면서 유머감각도 꽤 있으시던데...ㅎㅎ 뮤지션으로서의 자세 최고에요! 그리고 이 앨범 정말 가사 좋게 들었습니다. 아직도 간간히 돌리고 있어요~

이득녕

2009-08-20 00:42:33

우연히 친한동생 랍티미스트

이득녕

2009-08-20 00:43:02

아카슬립 사랑해여

황동균

2009-08-20 11:01:15

와 간지남들 ㅋㅋ 이그니토님 앨범은 내년이라니 ㅜ.ㅜ 그래도 기다리겠습니다!!

안지호

2009-08-20 11:09:39

사랑하고 있습니다ㅎㅎㅎㅎㅎ

김영기

2009-08-20 11:53:08

잘 읽고 갑니다.

윤나리

2009-08-20 12:43:41

바이탈리리~!

김창옥

2009-08-20 20:19:29

아~ 앨범 진짜 완전 만족합니다. 좋은 앨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손부영

2009-08-21 14:12:12

이그니토 피곤해보이네...

유일국

2009-08-21 19:40:55

!!!

신영균

2009-08-21 22:14:1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아카슬립님이 막 자신을 깎아내리시는건 자학을 즐기시는것때문이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태호

2009-08-21 22:23:37

이불니토사랑합니당ㅋ

한지유

2009-08-22 00:03:50

good!

신진영

2009-08-22 02:50:50

멋있다...

박주영

2009-08-22 11:15:00

Akaslip: 이그니토의 영향력은 크루 내에서도 절대적이죠. 다른 멤버 모두가 이그니토의 말을 거역했다가, 저주의 주문에 걸릴까봐 늘 노심초사해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미옥

2009-08-22 12:55:21

이그니토아파보여ㅠㅠ

Eblade

2009-08-22 23:30:25

턴테이블리즘 앨범, 기대할게요

백순오

2009-08-23 07:55:39

DJ SQratch 모자나랑 똑같네 누가먼저샀을까

김송이

2009-08-24 08:12:51

하앍이그니토

김철민

2009-08-28 09:27:26

이근휘토 대졸이 되었구나...ㅎㅎ 빛의 속도로 2집이 나왔으면...

최슬빛

2009-10-11 20:29:15

간지 인터뷰다!!!

임형섭

2009-12-29 14:34:21

이그니토님사진이...

김성일

2010-11-15 14:41:37

내가 젤 부러운게 각자 종사하는 일이잇으면서 크루만들면서 힙합하는건데 개부럽네요 ㅋㅋ 제일 좋아하는 크루이기도 한데, 이그니토 2집 빨리 나왓으면 좋겟음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7236&page=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