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창작과비트, 'DJ 이자 프로듀서' DJ soulscape
힙플 29134 2007-05-06 22:27:15
힙플: 공식적으로는 힙플 과의 첫 인터뷰입니다. 회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soulscape: 안녕하세요, dj soulscape입니다. 힙합플레이야와 인터뷰 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힙플: DJ soulscape 예명에 담긴 뜻이 있다면?
soulscape: 특별한 뜻이 있다기보다는 지어놓고 나중에 붙인 셈인데, soulscape 이라는 말이 영어로 영혼(soul)과 경, 경치(scape)의 조합,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 라는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면 꿈보다 해몽이 좋은 거고.. (웃음) 이름이란 것이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만들어지긴 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 우는 사람이나 사물 자체가 주는 이미지가 그 이름 속으로 녹아드는 것 같아요. soulscape이란 이름도 마찬가지인데, 이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겠더라고요.(웃음)
힙플: 이미지라는 말이 나와서 여쭈어 보는 건데요, 음악 정말 제대로 만든다는 최고의 프로듀서라는 이미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soulscape: 상당히 부담스러운데,..(웃음) 음악을 제작하는 프로듀서라면 당연히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긴 하고.. 최고라는 말은 그냥 리스펙이나 칭찬의 뜻으로 듣겠습니다. 항상 저는 ‘DJ 이자 프로듀서’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가 갖는 위치라고 생각을 하는데, DJ 에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음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표하는 MIX CD나 MIX SET 들도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저도 아직은 힙합음악을 배워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디제이로써 계속 제가 모르던 레코드들을 발견해서 듣고 하다 보면, 이제야 큰 그림이 어떤 것 이구나- 라는 걸 자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이야기는 이례적으로 이야기하는 겸손이나 그런 것이 아니라, 힙합이라는 음악 자체가 워낙 큰 구조물이라서.. 단지 70/80 년 대 이후에 나온 랩이나 힙합음악에 관련 되어 있는 음악이 아니라, 훨씬 그 전부터 워낙에 역사적인 맥락을 갖고 있는 음악이라서 당연한 것입니다. 그 앞에서는 아직도 작아지는 것 같아요. 항상 그 거대한 구조에 경의를 표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물들이 힙합 이예요.
힙플: 아.. 요즘에는 힙합이 아닌 음악으로 봐달라는 분들이 많은데, 특이하시네요..(웃음)
soulscape: 아, 소개할 때 갖다 붙이는 게 많잖아요. (웃음) 라운지나.. 뭐 이런 쪽을 갖다 붙여서 설명을 하는데, 저는 그게 참 별로 였어요. 왜냐하면 저는 할 줄 아는 음악이 힙합밖에 없었고, 들어왔던 음악이고, 음악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힙합이라 힙합이라고 우겼던 건데. 그게 요즘은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그니까, 힙합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지가 좀 한정 되어서 굳어진 것 같아요.
저에게 힙합은 생각하는 방법이고, 음악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고, 뭐 물론, 문화적 의미도 포함되어 있고. 굉장히 넓은 범위에서 음악을 생각하게 해주는 도구 같은 역할 같아요. 제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힙합이 아니라 하이브리드 어쩌고- 라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힙합이라는 툴 자체가 제일 재밌다는 것이겠지요.
힙플: 재밌다. 는 것은 하면서 아시게 된 거잖아요. 힙합 음악? 혹은 DJ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soulscape: 뭐 제가 DJING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Herbie Hancock과 GRANDMIXER DXT (GRANDMIXER D.ST로 더 잘 알려진 힙합 디제이) 가 같이 협연을 한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그걸 보고 턴테이블이 처음 뭔지 알게 되고, 그것이 그때는 굉장히 미래지향적이고, 정말 새로운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고, 그 이미지 자체가 굉장히 ‘신선한 것’ 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나중에 힙합음악을 찾아듣고 이렇게 된 것은 80년대 후반, AFKN라디오를 통해 나오던 Run DMC 나 골든에라(Golden Era) 시절의 힙합이었지만, 힙합에 대한 첫 이미지는 미래지향적이고 신선한 시도-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만 해도 명동의 백화점 무대에서 구경하던 브레이크 댄스 (물론, 지금의 비보잉, 파핑, 락킹-등으로 세분화 되어 있지 않았던), 음반점에서 복사해서 팔던 댄스용 힙합 테입들이라던지, 동네 레코드 샵에 아주 가끔 들어오던 수입 12" 힙합 레코드, LL cool J 의 라이센스 레코드라던지, AFKN에서 방영하던 YO MTV RAPS. 이런 것들을 통해서 저에게 힙합은 새롭고 은밀한 문화였던 것 같아요. 뭔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사이에 퍼져나가는 기운이라고 해야 되나.. 그 당시에는 힙합을 알고 있다는 자체가 굉장히 멋있게 느껴졌고.. 저 뿐만 아니라, 80년대 그걸 보던 사람들은 다 그랬었을 거 에요. (웃음) 공유를 못했을 뿐이지.. 그때 인터넷이 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붐 이었을지도 모르죠. (웃음) 그런 인상들이 저한테 되게 힙합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는 힙합 문화나 현상들이 없었잖아요. 예를 들어서 일본이나 유럽만 해도, WILD STYLE 이런 영화 나왔을 때, 그 팀들이 그 나라에 가서 투어도 하고.. 그 때 처음으로 힙합 제네레이션이라는게 생겼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저 같은 경우는 이런 식으로 간접경험을 통해서 힙합을 알게 된 거죠. 제 3세계라는 배경에서 힙합 그 자체를 보고 자란 게 아니라, 거울에 비친 힙합을 보고 배웠다고나 할까요?
힙플: 많은 분들이 아직 들어 보지 못했지만, -창작과 비트 이전에 발매 된 - 한국의 옛 음악들을 MIX 한 MIX CD - The Sounds of Seoul 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soulscape: 약 2년 전부터 준비하던 세트입니다. 한국의 옛 음악들에서 우연히 발견되던 흑인음악과의 연결 고리 라던지, 비슷하면서도 독창적인 음악들을 모으다보니 재밌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먼저 60-70년대의 한국 대중음악에 녹아있는 흑인음악과의 접합 점, 그리고 그것이 현지화 되면서 나타난 독창적인 특성들을 한데 모아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 믹스셋이 현실화 된 것은 먼저 제가 게스트로 출연하던 KBS라디오 ‘유열의 음악앨범’ 에서 작년 여름에 특집으로 했던 세트에서였고, 곧이어 가을에 열렸던 제 1회 sonar sound festival korea에서 또 한번 수정된 세트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작년 겨울에 녹음된 세트를 올 1월에 the sound of seoul 이라는 파티 타이틀로 360 sounds에서 선보였고, 그 즈음에 홍보용으로 씨디를 제작하게 된 것입니다.
힙플: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 테마의 컨셉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가요?
soulscape: 먼저, 전후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합니다. 미군부대 근처의 기지촌에 존재했던, 그리고 소위 미8군 쇼 무대가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면서 그 무대에 섰던 뮤지션들은 자연히 그 당시 미국에서 큰 유행이던 소울/리듬앤블루스 어법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그런 영향들은 꾸준히 이어져 내려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유전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죠. 이런 경향의 음악들, 연주들을 모아서 지역 음악으로서의 당시 한국 대중음악을 재구성 하고자 한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지금 포크, 싸이키델릭 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댄스용 고고 음악들이나 경음악, 디스코와 나이트 클럽의 밴드 음악들에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재구성은 한국에서의 올드스쿨 음악과 현재를 연결시켜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지역적으로서의 한국 음악들과 당시의 세계 음악 씬을 연결해주는 지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힙플: DJ 들 사이에서도 아주 칭찬이 자자한 앨범인데요, 그 칭찬들을 떠나서도 매우 신선한 시도 인데, 더 많은 분들이 구매하거나,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soulscape: 믹스 씨디의 개념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믹스 씨디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은 형성되지 않아 법적인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현재는 프로모션 카피로 소량 만들어진 씨디들의 남은 수량들을 이태원의 샵인 dakorner에서만 판매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공유 사이트들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는 듯 하기에 굳이 소장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다운로드를 통해 들을 수도 있겠네요.
힙플: 네,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파티! 360 Sounds 에 대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soulscape: 처음 이 파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자면, 이런 씬에서 파티가 생기고 우리가 음악을 튼 지도 굉장히 오래 됐지만, DJ들이 직접 즐기고, 틀고 싶은 음악을 틀 수 있는 파티가 없더라구요, 360 Sounds (이하: 360) 는 서울의 로컬 디제이들인 저희가 직접 파티를 개최하고, 그리고 DJ들을 중심으로 파티를 운영하고 그런 걸 만들어 나가자-라는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고, 또, 360가지의 음악을 틀어보자 - 즉, 전 방위의 음악들을 다 좋아하는 저희들의 테이스트가 반영되어 있기도 합니다.
360의 보다 중요한 컨셉은 DJ들의 무대라는 것입니다. DJ들이 퍼포머(performer)가 되는 무대. 왜냐하면 저희에게는 어떤 DJ가 어떤 음악을 어떻게 믹스한다.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물론 디제이들이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자신이 알고 있는 좋은 음악, 그리고 다른 파티나 이런데서 쉽게 플레이 하지 않는 음악들. 그리고 소개되지 않은 음악들. 또, 자기만의 취향을 가진 주변의 DJ들이 와서 음악을 트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360을 통해서 dj jinmoo 가 baile funk(브라질 힙합의 한 종류) 나 b-more breaks(볼티모어를 기반으로 한 클럽 음악들)을 소개하고, dj smood의 재즈 셋이나 드럼 앤 베이스 블렌딩이 인기를 끌었고, 저 같은 경우는 james brown의 트리뷰트 셋이나 the sound of seoul같은 믹스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주변에 있는 아티스트들. MC들을 포함해서 , 포토그래퍼, 디자이너나 페인팅 아티스트들과 같이 즐길만한 파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 친구 분들이 가끔 전시 같은 것도 하고, 오는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 재밌는 경험도 줄 수 있고. 결국 스트릿 문화 전반에 걸친 놀이문화라고 하면 되겠네요.
힙플: 사실, 클럽 문화라는 것 자체가, 술과 여자가 다 인걸로 비춰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은데, 1년 넘게 해오셨는데, 어떠세요?
soulscape: 물론 그런 문화도 있고, 이런류의 파티도 있는 거고 다양하게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희 파티 같은 경우는 그렇다고 뭐 와서 조용히 감상하자 이런 게 아니라(웃음) 일단 음악을 가지고 즐기고 놀기 위한 파티라서 밝고 재밌어요. 그리고 모두가 정신없이 놉니다. (웃음)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카니발처럼 정말 신나고, 밝고 긍정적인 방향의 에너지를 갖고 있는 축제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힙플: 360 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 팀! Humorous 3 는 퍼포먼스를 위한 팀 인가요?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 있는 팀 인가요?
soulscape: 사실 360 전부터, Humorous 3(이하: h3)는 있었어요. 04년 쯤부터 했었는데, 파티 때 그리고 제가 믹스할 때 퍼포먼스로서만 했어요. 그전에는 각나그네, Make-1, 육점 (6 Point)이가 같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육점이가 다이나믹 듀오와의 활동과 개인 사정상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저랑 Make-1, 각나그네 셋이 하고 있습니다.
H3의 메인 아이디어는 올드스쿨입니다. 처음 랩이라는 것이 발생한 장소가 올드스쿨 힙합 시기의 블럭 파티거든요. DJ와 MC가 구분이 없었던 시절, 파티에서 음악을 틀어주고 하면서 사람들에 흥을 돋구고, 더 쉽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기위해 toasting하면서 점차 발전 된 것이라고 하죠. 그래서 초기에 올드스쿨 MC들을 보면, 대부분. 루틴이에요 루틴. 비보이들이 루틴을 하듯이. MC들도 서로 꼬리를 물고 물리면서 말하는 구조를 갖추는 거죠. 처음에는 굉장히 단순하게 일방적으로 호응구로 시작해서 점차 더 시적인 형태가 입혀지고, 메시지나 임프로바이즈가 담기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접목 되면서 심화되어 랩 음악이 하나의 쟝르로 발전하게 된 것이죠. 거꾸로 생각하면, 그런 초기 랩 발생과정이나 이런 것을 그대로 만약에 우리가 시뮬레이션하고 계속 따라하고 하게 되면, 더 독창적이고 재밌는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랩을 시작하게 되는 동기나 경로가 대부분 비슷하다고 보여 집니다. 골든에라나 뉴 스쿨 이후에 나온 음악들이나 이런 것을 듣고 어느 정도 모방하면서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랩을 하는 건데, 만약 랩이 생긴 시점부터를 우리가 경험하고 거기서부터 뭔가를 만들어가다 보면, 신선하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여정입니다. 뭐 거창하게 말 했지만.. 정말 재밌어서 계속 하게 되는 거예요. (웃음)
힙플: 퍼포먼스 정말 재밌더라고요..
soulscape: 저희가 이름이 괜히 유머러스 3가 아니라, 정말 유머러스하게 해보자..(웃음) 아 요즘은 다들 멋있어요. 랩-아티스트들 전부 멋지고 옷도 잘 입고 깨끗한 신발이나 반짝이는 목걸이들도 굉장하긴 한데, 신선하고 유머러스한 느낌은 잘 없는 것 같아요.
힙플: 어떤 방향을 갖고 계신건가요? 퍼포먼스만을 위한 팀인가요?
soulscape: 지금 녹음을 슬슬 시작 했고요, 올해 정규 앨범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 가장 큰 목표는 유머러스 3의 첫 작업 물로 7" 레코드 싱글을 발매하는 것입니다.
힙플: 방금도 말씀해 주셨지만, 올드스쿨과 뉴 스쿨의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떠세요?
soulscape: 일단 제가 올드스쿨-시기의 음악들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일 많이 플레이 하는 것도 올드스쿨이고 그런데요. 음.. 힙합에 있어서 올드스쿨 시기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재밌는 부분 같아요. 그 당시에는 정말 재밌었던 게 FUNK, SOUL이나 이런 것도 힙합이었고, NEW WAVE 등의 소위 말하는 백인들의 영역이었던 음악들 까지도 힙합이었고(blondie나 talking heads같은 음악들도 당시 디제이들에 의해 플레이되었던 것을 보면), 그렇게 힙합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 시기는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기운이 넘쳤던 것 같아요. 80년대 초.중반까지의 음악을 들어보면, 굉장히 다양한 시도, 지금 힙합에 있어서의 구조적 백본(backbone)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것들이 그 때 완성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힙합의 뼈대가 완성 된 시기이기 때문에 힙합을 더 알고 싶어 하는 저로서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거죠.
힙플: 사실 그 시기의 음악들이나, 그런 것들이 구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이제 듣기 시작하는 분들은 그 시기의 음악들을 넘어서 듣는 경향이 있거든요,
soulscape: 네, 그렇죠.
힙플: 오히려 이제 유러머스3가 이런 스타일로 나온다면 오히려 신선할 수 있는..
soulscape: 네, 그럴 수도 있겠네요. Cold Crush Brothers 같은 것을 들어보지 못한 세대라면, 그럴 것 같아요. (웃음) 저희는 항상 올드 스쿨에서 굉장히 많은 것을 배워요. 랩 하는 입장에서도. 자기가 그런 스타일대로 공연을 해보고, 그런 음악들에서 배울 점들을 찾는 거죠. 지금의 랩-음악이 제 생각에는 테크니컬하고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반대로 단순하고 근본적인 기능이 더 즐거운 것일 수도 있구요. 힙합의 근본적인 정신이라고 하면은 쿨헉(Kool Herc)이나 아프리카밤바타(Afrika Bambaataa) 같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가장 먼저 즐거운 놀이문화.
또, 교육적인 기능도 있고, 그리고 유니티(unity). 서로 다른 사람들을 결속시켜주는 무언가. 그런 몇 몇 가지 단순한 원리들이 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에서 zulu nation의 교리에 영향 받았습니다.) 그런 것들이 올드 스쿨 시기에 초기 힙합 철학의 토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무엇보다도 ‘함께’, ‘즐거운’ 것이어야 합니다. 인터넷 전용선을 타고 듣는 음악이 아니라 같이 모여서 스피커에서 쏟아져 나오는 음악을 듣고 다른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같이 춤추는. 그런 것들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유닛입니다. 단순해요.
힙플: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많이 받아오신 질문일 텐데요, 국내 씬 최초의 DJ/Producer 로써의 음반이자, 데뷔 앨범, [180g Beats]가 2007년 지금에도 Classic 이자 masterpiece 로 꼽히고 있는데, 이런 피드백들에 대해서 소감이 있다면요?
soulscape: 평가나 피드백을 듣기 위해 음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가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죠. 뭐 마스터피스고 뭐 고는 적어도 20-30 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죠? 지금 시점에서야 과대 혹은 과소평가되는 부분들이 있을테고요.
힙플: 첫 앨범의 성공? 에 따른 후속 작업 물들에 있어 부담감 같은 것은 없으셨나요?
soulscape: 일단, 첫 앨범을 냈을 시점에는 사회와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혀 몰랐고, 부담을 느끼거나 해본적은 없었습니다. 사실 많이 찍어봐야 몇 천장인 제가 부담 느낄 필요가 있을까요? (웃음) 또, 새로운 앨범이나 무언가를 릴리즈 할 때마다, 항상 해보고 싶은 새로운 것을 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거나 할 까닭은 없습니다.
힙플: 두 번째 앨범 Lovers 와 Espionne 의 이름으로 발매 된 CD 들까지.. 정말 다양한 사운드를 들려 주셨는데, 음악적 모티브는 어디서 얻으시는지?
soulscape: DJ들이라면 누구나 마찬 가지 일 텐데, 저를 만든 것은 과거의 모든 음악과 레코드들입니다. 저희가 찾아듣는 옛날 음악들이나, 이 음악적인 모티브라는 게, 한 두 가지 음악이나, 일정한 누구의 음악 이런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현대 음악들의, 특히 대중음악에서의 몇몇 흐름들이 이어져서 지금에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아프로 리듬에서 기반한 여러 가지 흑인 음악들, 브라질의 삼바와 영미권의 재즈, 그리고 그에 영향 받은 60-70년대의 한국 음악들, 또 올드 스쿨/뉴 스쿨의 힙합과 그에 걸쳐있는 많은 것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인생의 모든 부분에서 영향 받는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친구들과 가족, 일상의 소소한 일들과 매일 매일의 경험들이 저를 만드는 것이니까요.
힙플: Jazz, Funk, Soul, R&B 의 장르.. 특히 James Brown 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영향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soulscape: 제임스 브라운은 저 뿐 아니라, 현대 대중음악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합니다. 구체적으로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블랙뮤직.. hip-hop, funk, soul 이런 음악들의 백 비트-기본적인 리듬패턴들이나 구조들에는 제임스 브라운의 업적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힙플: 많은 MC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프로듀서로 알고 있는데요,
soulscape: 그러면 좋죠..(웃음)
힙플: 섭외에 응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다면요?
soulscape: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어떤 화학작용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그런데, 실은 MC들에게서 그런 부탁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힙플: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작업이 있었나요? 아예, 앨범을 통째로 만드셨던, IF 의 1집 앨범 이라든지.. soulscape: IF 1집이 그런 면에서 기억이 정말 남죠. 그렇지만 항상 작업은 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앨범으로 발매되지 않았더라도 많은 작업 물 들은 공평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히 the sound of seoul 믹스가 지난 몇 년간 해온 가장 보람된 일 중 하나였습니다.
힙플: 자신의 앨범과, 다른 아티스트와의 작업 시에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요?
soulscape: 다른 점이 있다면, 제 앨범을 할 때는 순전히 제 맘대로 가는 거고, 다른 아티스트들과 작업할 때, 저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그래봤자 독단적이라고는 하지만 (웃음) 그래도 같이 작업을 한다는 것은 같은 단지 co-work의 개념이 아니라 유기적인 과정 같아요.
힙플: 프로듀싱을 함에 있어, 주안점을 두시는 부분이 있다면요?
soulscape: 제일 중요한 것은,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소스 면에서 있어서나 방법적인 면에 있어서나 결과적인 면에 있어서나 그게 과연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것인가 하는 고민을 많이 하죠. 특별히 레코드 샘플링 이라던지 디제이의 관점 이라던지 그런 것들이 많이 작용합니다.
힙플: 샘플링을 통한 작법을 쓰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나의 작법으로써 훌륭한 결과물인데도 불구하고, 샘플링=표절로 치부 하는 분들도 계신데, 샘플링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soulscape: 먼저, 생각을 말씀드리기 전에, 이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샘플-베이스드 음악을 들으시거나 좋아하거나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샘플링에 대해 관련 아티클들을 찾아보시거나 몇몇 중요한 이슈들을 찾아보시길 간절히 권합니다. 그리고 각 이해관계에 있는 집단들에서 문제 삼고 있는 부분들을 어느 정도 인지해야 합니다. Wikipedia에서 sampling이나 compulsory sampling license정도만 찾아보더라도 지금처럼 핵심이나 논점을 벗어난 말들이 난무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두 가지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음악 산업과 법적 문제의 관점입니다. 지금 힙합 음악에서의 샘플링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그것이 음악 산업 내에서 많은 이해관계와 비지니스를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말했듯이 ‘문화는 단지 예술과 동격이 아닌 산업입니다. (culture isn’t just art. Culture is also commerce. ) 그것은 가격표가 붙는 거대한 시스템이며 이윤의 발생 원리이자 장치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오늘날에는 이러한 비지니스를 움직이는 큰 손은 몇몇 큰 퍼블리싱 회사들과 그에 관련된 이익단체들이죠. 힙합에서의 샘플링이 새로운 가능성이나 아트-폼으로 인정받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던 순수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Grandmaster flash가 "the adventures of grandmaster flash on the wheels of steel"에서 보여줬던 ‘서로 다른 음악들을 이용한 "꼴라쥬 아트"가 만약 2000년대에 발매되었다면, 이제 그 가능성과 발상의 전환을 인정받기보다는 법적인 권리 귀속 문제의 해결에 더 촛점이 맞춰지게 되겠죠. 따라서 법적 문제와 사례등을 따지기 위해서는 가장 큰 샘플링 음악 시장인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 수밖에 없습니다. Ad-hoc 라이센싱이나 fair use 라이센싱의 경우에도 각각의 케이스에 따라 굉장히 흐릿한 경계가 존재하고 믹스테입 시장 같은 특수 상황에서도 관례와 인식, 레이블과 카피라이트 홀더간의 미묘한 입장들로 인해 관련 법규에 대한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러한 샘플-베이스 음악의 규모나 발생 빈도가 적은 탓에 이를 원만하게 해결해 줄 방법이 마땅하지가 않습니다. 직 배사를 통해 음원 소유권자에게 직접 해결을 요구하는 것 외에 샘플 클리어런스 에이전트를 통한다던지 관련 A&R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만큼 큰 시장의 규모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기술과 방법론으로서의 샘플링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법적 문제들, 그리고 기술의 발전과 뛰어난 프로듀서들의 출현은 샘플링 기술과 작법을 더 심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Marley marl이나 mantronix같은 초기 단계부터 Bomb squad의 ‘wall of sound’라던지 dj premier, steinski, j dilla, dj shadow같은 아티스트들은 샘플링을 자신들만의 작법으로 승화시키고 단지 브레익과 룹의 단순구성이었던 샘플링을 심화시킴과 동시에 그들의 샘플링 라이브러리 또한 음악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도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샘플링 이야기를 할 때 제가 꼭 하는 비유가 한 가지 있는데, 콜롬부스의 달걀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리고 결과만 놓고 보자면 굉장히 쉬워 보이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가능한 일이죠. 누구나 남들이 구축해놓은 방법과 방정식을 이용해 비슷비슷한 재료들을 가지고 하는 샘플링은 단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사용자에 불과합니다. Sampling "artist"가 되기 위해서는 단지 남들이 만들어놓은 방법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아닌 architect, 건축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와 기술에 대한 이해와 질료로서의 음악에 대한 폭넓은 이해 등이 필수입니다. 보통 이런 얘기를 하면 재미없어 하고 뭘 그렇게 따지냐고들 하는데 (웃음) 이건 교양의 문제입니다. 자신의 작품에 얼마나 진정성을 부여하느냐- 하는 태도의 문제라는 것이죠. 뭐 그래봐야 저희 어머니는 남들이 만들어놓은 소리를 가지고 하는 도둑질이라고 비아냥거리시기도 합니다만. (웃음)
힙플: soulscape의 음악을 논할 때, 확실한 색깔을 갖고 계시다기 보다는 매번 새로운 결과물을 통해, 스타일리쉬 함을 보여준다는 의견도 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soulscape: 아닙니다. 확실한 것 한 가지가 있어요. Dj soulscape의 명의로 발표된 모든 음악들은 100% 오리지널 프레싱 레코드에서의 샘플링입니다. 이것은 제 나름대로의 방법론이고 기준인데, 반드시 이것이 옳고 정통이라는 것이 아니라, 뭐 단지 제가 그렇게 프로듀스를 시작했고, 그 방법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깨닫고 알게 되면서, 나름대로의 방법을 터득하면서 그 방법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그것도 궁금 하구요.
힙플: 역시나? 지난 앨범들과는 또 다른 스타일을 내 놓으셨다고 생각 되는데요, 새 앨범, [창작과 비트]의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soulscape: 창작과 비트는 20개의 발표되지 않았던 인스트루멘탈들을 모아놓은 앨범이고, 시리즈물이에요. 창작과 비평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이 맞습니다. 이번 창작과 비트의 테마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위에서 단어를 얻기 위한 패턴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음악이외의 패턴들을 위한 음악들이라고 해야 되나요? 음악이나 영상이나.. 다르게 또 이야기하자면, 제가 보고 들리고 하는 그런 패턴들을 음악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볼 수도있겠구요.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사용하라고 만든 음악이라고 했지만, 어떤 분이 저한테 주신 이메일 중에 영상에 패턴들이나 그림의 패턴들이나 아니면 반복적인 비쥬얼한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서 오히려 나온 음악들 같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 말도 맞는 것 같아요 (웃음)
힙플: 이번 음반에서도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일반적인 힙합 비트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지 않나 싶어요.
soulscape: 저는 사실 일반적인 것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어떤 스타일을 이야기 하는 건지. 대체 그 1집 스타일이 뭐죠? (웃음) 제가 느끼기에는 지금 이 창작과 비트가 굉장히 일반적인 힙합비트라고 생각을 해서요.(웃음) 일반적으로 제일 듣기 좋은 힙합음악들을 하는 분들이 많고, 제가 굳이 그런 음악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안 해요.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그런 거죠. 자기길은 자기가 걷는 것이니까.
힙플: 비슷한 맥락의 질문일수도 있겠습니다만, 1집 이후로, 다수의 MC/VOCAL 이 다수 참여하는 음반 보다는 매번 INSTRUMENTAL 앨범을 발매하시는 이유가 있다면요?
soulscape: 인스트루멘탈만 발매하는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제가 DJ 이고, DJ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음악을 해보고 싶고, 그런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이고요, MC/VOCAL 다수 참여하고 싶기도 한데, 현실적인 문제도 사실 좀 많아요. 음반을 제가 제작하는 입장이다 보니까, 비용적인 부분에서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좁고..(웃음) 서로 자기들의 영역이나 크루들이 있기 때문에.
힙플: 이번 음반에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들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soulscape: 커버 디자인의 타이포그라피. 제가 디자인을 했는데, 그게 정말 이번 앨범에서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었어요. (웃음)
힙플: ‘patterns for words’ 라는 부제에 걸맞게, 랩 컴피티션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마스터플랜 관계자 여러분들도 참여하시지만, soulscape이 가지고 계신 심사 기준은 어떤 것인가요?
soulscape: 컴티티션은 제가 처음에 아이디어를 좀 내었고요, 제가 심사라는 말을 붙이기는 그렇구요, 제가 랩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점수화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취향이나 제 개인적인 느낌에 부합하는 그런 것을 찾는 것이겠죠. 컴피티션에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고요, 원래는 앨범의 목적자체가 랩을 연습한다던지 프리스타일을 한다든지 하는 것에 쓰이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때문에 이런 것을 하는 거거든요. 발전적인 방향으로 쓰였으면 좋겠다. 라는 바램이 더 있는 거죠.
힙플: 컴피티션 수상자들은 다음 음반에 참여한다고 하는데, 이 창작과 비트의 비트들에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앨범이 나오게 되는 건가요?
soulscape: 네, 음반형태일지 뭐 아직 정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생각중이에요.
힙플: 이제, 힙플 인터뷰의 고정 질문 두 개를 드려 볼게요, 현재의 힙합씬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soulscape: 저도 항상 같은 질문을 오래 받아오고, 같은 대답을 여러 번 하고 있는데, 제가 알고 있는 힙합씬이 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알고 잇는 힙합씬과는 좀 다른 것 같은데.. 어떤 게 진짜 힙합이다. - 라고 하려는 것도 아니고 비꼬거나 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알고 있는 힙합씬이라면 dj들을 레코드 샾에 가면 만나고, 같이 모여서 연습하고, 항상 프레쉬한 음악들을 가지고 와서 클럽에서 틀고 즐기고,mc들은 dj들과 함께 하면서 서로 영향을 받고. 소위 힙합의 4대요소라는 네 가지 뿐 아니라, 삶의 한가운데에서 새로운 문화에 영향을 주고 받는 모든 활동이 힙합씬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지금은 힙합씬이라는 게 거리에 힙합씬이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힙합씬이 어떻게 보면 인터넷에 있는 것 같아요. 인터넷에 있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리얼 월드와 그 표상의 함수관계가 없어져 버렸다는 거죠. 모든 문화가 그렇겠지만 힙합이라는 문화 자체가 interactive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방향에서 만나는 광장 같은 것이 아니라 지금의 온라인 힙합은 서로의 거리가 너무 멀어요.
한국에서 힙합은 뭐냐, 혹은 한국의 힙합이라는 것이 있는가 질문 받았을 때, 힙합의 역사와 그 흐름에 대한 이해라는 기반 위에서, 로컬 힙합씬으로서의 역사와 특성, 그리고 모방과 흉내에서 시작해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국에서 문화 현상으로서의 힙합 씬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이것은 국적불명의 짧은 유행이거나 혹은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힙플: MP3와 인터넷 음원에 관한 생각은요?
soulscape: 이것도 같은 맥락이죠. 좋은 음악들은 항상 레코드 샾에서 먼저 나오고, 레코드로 DJ들이 먼저 사서 음악을 틀어주고 음악을 더 좋아하고 알게 되고 해야 되는데, 워낙에 인터넷이 파급효과나 속도가 빨라서 그런지 인과관계가 뒤바뀌었다는 느낌입니다. 최근 저희가 360을 시작하게 된 이유 중에도 DJ들이 트는 음악을 들으러 클럽에 안가잖아요.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 가거나, 그런 음악들을 체크하기 위해서 파티나 클럽에 가지 않지요. 그래서 시작한겁니다.
MP3같은 기술이나 이런 것 자체는 가치에 중립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단지 기술일 뿐이니까. 근데 지금 이런, 모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경제정치문화적인 현상에 봤을 때, 온라인 음원과 네트웍이라는 기술의 위치라는 것 자체가 가치관을 뒤흔들고 있는 것 같아요.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힙합의 가장 전통적인 방법, 방식들은 보존되어야 할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힙플: 마지막 질문하기 전에, 좀 생뚱맞은 질문인데요, 이상형이 있으신가요?
soulscape: (웃음) 음악이고, 사람이고 이상형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모든 것들이 변하잖아요.
힙플: 긴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soulscape: 일단 제 프로덕션을 하고 있으니까, 음반이나 이런 것을 꾸준히 계속.. 그리고 레코드를 찍는 프러덕션이 되고 싶습니다. 유머러스 3 앨범과 작년부터 준비하고 있는 제 앨범도. 창작과 비트가 작년 10월에 마스터했고, 음악작업은 그 훨씬 이전에 끝낸 것들이 많아서.. 그 사이에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 작업하고 이런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제 프로덕션을 하고 싶다고 시작하게 된 이유가 우리나라에서 랩이나 MC들이 작품이나 이런 것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블은 많아도, DJ의 관점에서 운영하는 그런 프로덕션이 없더라구요. 올해는 자리를 잡아나가고 싶고, 앞으로도 마스터플랜과는 서로 도움주고 받는 관계일 것 같아요. 계약이 끝나면서도 도움을 받았던 부분도 많고, 창작과 비트도 제가 아무런 준비가 안 되어있었기 때문에 마스터플랜 쪽 에서 거의 봉사하듯이 내준 셈이거든요.
그리고 360과 더불어, DJ 이기 때문에 씬에서 해야 하는 의무적인 일들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많은 DJ 들이 노력하고 많이 그렇게 좋은 작품들을 발표도 하고 있지만, DJ들이 음악적으로나, 옛날음악들의 역사를 다시 꺼내서 보여주는 역할을 게을리 하면 안 됩니다. 그것이 제가 서 있는 기반이니까요.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사진 | 마스터플랜 ( | http://www.mphiphop.com)/…
39 Comments Helloon
2007-05-07 12:13:24
멋진분
김상균
2007-05-07 16:57:59
솔스켚도 마스터 플랜을 나가는 군요 -.-;
심주형
2007-05-11 20:28:07
soulscape..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 듣고 즐기고 노는 수밖에
정충진
2007-05-08 12:31:50
리스펙츄 음악과 사상
김아무게
2007-05-11 14:35:45
역시
김태훈
2007-05-06 22:37:15
역시 최고의 DJ
박상순
2007-05-06 22:38:16
훈남DJ
홍준기
2007-05-06 22:39:21
내가 3등!!ㅋㅋㅋㅋ
허혜강
2007-05-06 22:57:06
respect.
홍준기
2007-05-06 23:05:08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김현철
2007-05-07 00:15:50
같은 DJ로서 정말 Respect 합니다..!! 좋은말씀 정말 잘들었구요 디제이들의 갈길을 다시 알려주시는것 같습니다 역시 소울스케이프님은 저의 우상입니다
김서영
2007-05-07 00:28:49
Respect!"존경"이라는 단어를 빼놓고 논하지 않을 수 없는 명DJ 겸 Producer! 잘읽었습니다. 감사해요 :)
조용석
2007-05-07 00:36:40
왠지 모르는 말들이 난무하는데도 집중하고 읽게됐네요;; 리스펙!
권혁현
2007-05-07 08:12:11
Respect
최은희
2007-05-07 09:34:46
역쉬
박주성
2007-05-07 02:01:36
민준형님 잘 읽었습니다 ㅎ
이길성
2007-05-07 19:29:10
힙합씬이 인터넷에만 있지말고 거리에 있어야한다고 하는데 그럼 우선 우리나라에 있는 자그만한 힙합은역시 수도권에만 있는거네요.. 비꼬는거 아니라.. 그냥 보고 드는 생가.. 뭐 인터뷰 잘읽었어용
이기훈
2007-05-07 19:50:25
respect
김성완
2007-05-07 22:44:45
respect2
박철규
2007-05-07 23:15:54
최고 최고 리스펙3
송영래
2007-05-08 16:08:18
리스펙!
김주영
2007-05-09 02:58:58
존경합니다
조현국
2007-05-09 14:40:28
리스펙~!!
이영숙
2007-05-09 17:50:41
이런분들이 진짜배기
신승원
2007-05-11 00:14:23
국내 최고의 Hip-Hop Musician. 족히 10년도 걱정 없을 듯. 이런 사람이 국내에 존재하고, 또 한국의 음악을 사랑한다는 게 그저 놀랍고 칭찬하고 싶네요.
이희주
2007-05-12 03:58:43
이시대는 당신의 음악을 원합니다
2007-05-13 12:03:40
논리, 그 자체
김찬우
2007-05-20 15:06:31
개간지 실력자 솔스켑
고은영
2007-05-20 18:27:52
최고 !
우정한
2007-05-24 23:24:20
아 멋있다 진짜
박지은
2007-05-25 00:01:55
좋아요
한건택
2007-05-26 10:45:07
우리나라에서 레코드판을 더이상 찍어내는 곳이 없어서 아쉽네요. 그래도 DJ의 갈길을 알려주는 디제이 솔스케이프 멋지네요.
심세란
2007-07-31 16:40:48
문화 아이콘 SLSCP!
이한규
2008-03-31 13:38:39
사랑합니다.
Abrasax
2008-04-15 23:28:57
최고다...
이광열
2008-09-07 07:11:10
respect..............................
김재혁
2008-09-09 17:37:16
respect,,
오승은
2009-02-05 14:41:35
사실난 프리모보다 솔스켑이 더 존경스럽더라.. 음악스타일도 훨씬 맘에들고. 진짜 가장 존경하는 힙합뮤지션
상성규
2010-02-01 22:41:02
헐 진심존경합니다....우와 살아있는 ㄷㅐ한민국의 무형문화재 나 진짜 댓글달려고 로그인한거 처음 정말 R E S P E C T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1855&page=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