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차붐 (Chaboom) | 내 눈에 보이고, 내가 아는 이야기를 할 수 밖에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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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95 2014-12-17 20:44:20
힙합플레이야 (이하 힙플) : 처음 뵙습니다! 인사 부탁 드릴게요.
차붐(Chaboom) : 예, 반갑습니다. 저는 차붐이라고 하구요. 음악한지는 시간이 좀 됐는데, 정규 앨범을 이제야 내게 돼서, 처음 인사드리네요.
힙플 : 앨범 발표하고, 어떻게 지내셨어요?
차붐 : 아, 제가 계속 중국에 있었어요. 앨범 발매도 제가 중국에 있을 때 발매됐거든요. (웃음)
힙플 : 아, 언제 오신 거에요?
차붐 : 며칠 안됐어요. (웃음) 제가 중국에서 출국 금지를 당해서.. 공안이랑 안 좋은 게 있어 가지고.. 그래서 CD 프레싱도 밀리게 된 게, 사실 제가 믹싱을 신경을 썼어야 됐는데, 한달 넘게 체류되면서 이제야 CD로 발매가 됐네요.
힙플 : 실례지만, 어떤 일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웃음)
차붐 : 대단한 음악관련 일은 아니고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있어요. (웃음) 특별한 일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힙플 : 왜 차붐인지 항상 궁금했어요. 이름이 유명인사랑 겹치면 본의 아니게 인지도 경쟁을 해야 되잖아요.
차붐 : (웃음) 사실 제가 지은 예명은 아니고요, 예명이라기 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별명이었어요. 저희 때는 뭐 홍씨는 홍명보, 차씨는 차붐이었어요.(웃음) 이게 뭐 흔한 성씨는 아니다 보니까, 거기다 안산이라서 그런지 학교에 차씨가 저밖에 없었거든요. 아마도 그런 이유였던 것 같아요. 차범근님의 감독 시절 때 한창 신문에서 차붐차붐 할 때였거든요.
힙플 : 그럼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에요?
차붐 : 되게 개인적인 얘긴데.. 아버지께서 취향이 되게 까다로우세요. 선물을 사드리면 늘 교환을 하시거든요. (웃음)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케니 지(Kenny G) 앨범을 처음으로 용돈 모아서 사드렸어요. 근데, ‘고마운데, 바꿔도 될까?’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바꿔오신 게, 다이애나 비(다이아나 스펜서ㅣDiana Spencer)의 추모앨범이었어요. 그 당시에 퍼프대디(Puff DaddyㅣDiddy)의 히트곡인 ‘I’LL BE MISSING YOU’가 수록된 앨범이었는데, 그게 처음 들었던 힙합 곡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시가 한창 PC통신을 통해서 동호회가 들끓었던 때였거든요. 가리온(Garion), 주석(Joosuc)을 필두로 한창 마스터플랜이 부흥할 때였죠. 제가 지금 딱 서른이어서 그 당시를 풍미한 세대라 저 같은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시작을 하게 된 건, 그냥 무작정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처음 무대를 섰던 게 고등학교 3학년 때였던 것 같은데, 대전에 45알피엠(45rpm) 형님들이 있었던 아폴로 클럽 공연이었어요. 제 공연은 아니었었고, 누가 하시는 거 옆에서 하이프맨으로 더블링을 쳐줬는데, 그때가 처음 섰던 공연이었네요.
힙플 : 그러면서 후에 빅딜스쿼즈(BigDeal Squards)에 들어가셨어요. 인연이 어떻게 된 건가요?
차붐 : 얘기 들어보니까 우탄(Wutan)이랑 던밀스(Don Mils) 전부 토론토 출신이라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친트리거(CHIN TRIGGER)라고 그 형님들도 토론토 출신이고 뭔가, 맥락이 이어지고 있는 느낌인데 (웃음) 아무튼, 저도 토론토에 4~5년 정도 있다가 한 22살쯤에 돌아와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무작정 대학로 공연도 다니면서 그때 제이락킨(JayRockin)이라는 프로듀서를 처음 만났고, 빅스몰(Big Small)이라는 랩퍼 1집의 전곡은 제가 만들었었거든요. 그게 제 첫 데뷔였었는데, 그 앨범을 녹음하다가 데드피(Dead P)형이랑 친해졌어요. 데드피형이 믹싱이랑 마스터링을 다 해주셨었거든요. 그러면서 그쪽 인맥들이랑 자연스럽게 늘 가까이 지냈었던 것 같아요.
힙플 : 빅딜 스쿼드(Big Deal Squads)의 와해라고 해야 될까요. 활동 소식이 뜸했잖아요. 차붐역시 오랫동안 활동 공백기가 길어요. 어떻게 지냈었어요? 공백기 동안 (웃음)
차붐 : (웃음) 네, 활동을 안 했죠. 음.. 그냥 살았던 것 같아요. 네.. 그냥 살고 있었어요.(웃음)
힙플 : 씬은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보시면서?
차붐 : 음.. 사실 씬에 대한 이야기는 친구들을 통해서 많이 들어요. 인터넷을 잘 안 하는 편이어서, 컴퓨터 자체를 잘 안 하는 편이에요.
힙플 : 한국 힙합은 인터넷 문화인데 (웃음)
차붐 : 그렇죠. 그래서 늘 늦어요. (웃음) 심지어 일두 형이 뭐 작업하신다는 얘기도 제 주위 사람들을통해서 들었거든요. 그렇게 소식을 많이 접하는 편이에요.
힙플 : 민감할 수 있지만, 빅딜스쿼즈의 멤버로서 빅딜 해체까지 흘러온 정황에 대해서 말해주실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차붐 : 지금은 많이 대두화 돼서 알고 계신데, 사실 문제가 한두 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거의 막판에 들어간 멤버인데, 유일하게 친분으로 들어간 멤버였던 것 같아요. 물론, 음악적으로 늘 맞았고, 좋아했었기 때문이이긴 하지만, 마일드비츠(Mild Beats)형은 제가 멘토 같이 생각하고 늘 따르는 형이거든요. 데드피 형이나 어드스피치(Addsp2ch)형, 딥플로우(DeepFlow)형도 마찬가지로 다 좋아하는 형들이고요.
어쨌든, 결론은 그럴 줄 알았어요. (웃음) 이런 말 그냥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언젠가 그럴 줄 알았어요. (웃음) 왜냐면 사실 빅딜은 다른 단체처럼 무언가를 해낸다거나 혹은 음악적으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동기가 굉장히 없었거든요. 왜냐면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하나로 만들어진 친목집단이었어요. 근데 활동을 다 같이 안 하던 시기가 좀 길어졌었던 거죠. 그러다 보니, 씬에서는 무언가를 원하고, 특히나 마일드 비츠 형님이 빅딜에서 잠깐 빠졌었기 때문에 데드피 형님이 혼자서 이끌어가는 데 무리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다같이 모여서 ‘하자!’ 한다고 뭉치는 멤버들이 아니었거든요. (웃음) 기본적으로 서로 말도 잘 안 듣고 그랬기 때문에.. 저는 회의 같은 거 하면 가만히 앉아서 ‘네네’ 하면서 앉아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풍문으로 떠도는 얘기들도 역시 하나의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근데 단순히 그것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모두가 게을러서가 아닐까요? 어쩌면, 게으르다고 이야기 하기엔 각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어느 순간부터 조금 달랐었을 수도 있고요. 그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게으르게 보였을 수 도 있죠. 사실 빅딜이 씬에서 볼 때는 와해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웃음) 저희야 원래 이런 집단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가끔 전화해서 ‘뭐해? 술이나 한잔해’ 하면서 얘기하는 사이에요. 빅딜 레코즈가 깨질 때 저는 없었기 때문에 그 전 상황은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이미 제가 들어왔을 때는 친분 집단이었어요. 빅딜은 비즈니스 집단은 절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힙플 : 마일드비츠님이랑 함께한 앨범, [Still ill]부터 가볼게요. 그 앨범은 완성도가 무색하게 스포트라이트가 없었어요.
차붐 : 예상했었어요. (웃음)
힙플 : 안될 거라고?
차붐 : 어떻게 보면 힙합도 상업음악이잖아요. 대중적이라는 말 자체에도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늘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잘 되고 안되고 내가 주목 받고 주목 받지 못하고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라고 생각을 하는 게 좋은 음악이 나오고 계속해서 재미있는 문화가 진행되는 게 중요하지. 누군가가 주목 받는 건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거든요. 씬이 돌아가는 게 중요한 거지, 그 씬에 누가 있다 없다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Still ill] 같은 경우에 시작단계부터 예상하고 시작한 앨범이었어요. 심지어 제가 앨범의 컨셉을 얘기 할 때, 일두 형님은 하지 말자고 하셨어요. ‘이런 거 나오면 애매하지 않을까?’ 라고 하셨는데, 결국엔 술을 먹으면서 접점을 찾아서 나오게 된 앨범이죠.
예를 들어 몇 십 년 뒤든, 몇 백 년 뒤든 시간이 지났을 때, 한국 힙합앨범을 돌아보면서 정말 좋은 앨범을 벽장 같은데 100선 콜렉션 식으로 꼽아 놓는다면, 다들 가운데 있는 80장을 만들고 싶어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다들 그거에 주목을 많이 하구요. 근데 사실, 외곽에 들어갈 앨범도 필요하긴 하거든요. 완전 같은 스타일 음악을 2장 꼽을 순 없으니까요. 외곽에 들어갈 색깔 있고 공감하기 힘들 수 있는 이야기들이 좀 많이 담겨야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공감’이라는 건 결국 MC의 재량이지만, [Still ill] 같은 경우에 잘 다뤄지지 않는 이야기를 했던 거죠. 근데, 제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제가 쓰는 단어들과 겹치면서 더욱더 불편하게 다가갔었던 것 같기도 해요. (웃음)
힙플 : 중간에 제이락킨님이랑 함께 뭔가 클럽튠이라기엔 좀 애매한 그런 클럽튠을 지향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이번 앨범이 [STILL ILL]의 정서로 다시 돌아왔다고도 보일 수 도 있을 거 같은데, 좀 멀리 돌아온 감이 있네요.
차붐 : 우선, 말씀하신 게 맞는 거 같아요. 중간에 블링더캐쉬(Bling The Cash)란 팀의 멤버로 블링더캐쉬의 싱글도 계속해서 나왔었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도 있었는데, 사실 계획적이지는 않았어요. (웃음) 그냥 눈앞에 하고 싶은 작업을 단순히 했었던 거죠.
힙플 : 얼마 전에 크루 느와르(N.O.I.R)를 결성하셨는데, 어떻게 뭉치게 된 거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갈 예정인가요?
차붐 : 드래곤AT(Dragon AT)형하고 저하고는 데뷔도 같고요. 같이 빅딜 멤버였기도 했고. 인간적으로도 가까운 사이에요. 라이벌이라고 말하기에는 약간 낯뜨거운데 (웃음) 어떻게 보면 랩퍼로써는 가장 비슷한 랩퍼죠. 랩스타일은 다르지만, 이야기 하는 건 비슷하달까.. 그래서 더 영향을 많이 받아요. 언슈도(unpseudo)같은 경우에는 화지(Hwaji)를 통해서 늘 가깝게 지내고 있는 동생인데, 음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좋아하는 동생이에요. 화지를 통해서 소개 받았죠.
힙플 : 빡샌 움직임을 기대해봐도 되나요?
차붐 : 결국에 사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저희 같은 경우, 그러니까 힙합씬에서 살아남는다기 보다는 그냥 저희가 사람으로써 살아남고 싶어요. 아무래도 음악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당연히 음악으로 성공해서 비싼 차 타는 거 열라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 역시도 열라 멋있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현실은 늘 현실이었기 때문에, 현실에서 살아남고 싶어요. 여러 타입들이 있는 것 같아요. 모든 걸 포기하고, 음악으로 쇼부를 보는 타입, 아니면 내 삶을 살면서 음악을 하는 타입. 물론, 음악에 모든 걸 걸고 쇼부 보는 전자의 타입도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르겠어요. 저 역시 음악에 목숨을 걸고 살고 있지만..
힙플 : 그런데 생활을 돌아 볼 수 있는?
차붐 : 그렇죠. 생활을 살았어야 됐던 거죠. 일들이 계속해서 터지더라고요. 여러 가지 일들이요. 그렇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지금 당장 필요한 일들이 있고요. 중고등학교 때부터 알바하고 내 삶은 내가 꾸리면서 사는 인생도 사실 일반적인 루트 중에 하나잖아요. 저희는 말하자면 후자의 루트에 좀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좀 더 일반사람이었던 거죠. 더 일반 사람이었기 때문에 생활을 무시할 수 없는 거죠. 하지만, 음악에는 늘 집중하고 있어요.
힙플 : 흔히 ‘랩퍼들에게 알바나 투잡은 셀프 디스다’이런 말들 하잖아요. ‘배수의 진을 치고 음악을 해야 힙합이다’ 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차붐님이 말한 후자타입의 뮤지션들도 분명 있는 거니까요.
C : 그렇죠. 각자의 생각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 분들 의견도 저 역시 맞다고 생각해요. ‘올인 하지 못하는 사람이 겁쟁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거고. 혹은 반대편에서는 생활을 돌볼 수 있는 삶을 꾸리면서, 특히나 저희는 가사를 쓰는 직업이다 보니까 ‘있지도 않은 삶을 꾸며내서 스웩하는 거 보다는 내가 더 리얼하지 않냐’ 라고 말할 수 있는 거고요. 두 가지의 의견 모두 맞는 말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정서로 따지자면, 그냥 저는 일반 사람인 것 같아요.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의 부류가 아닌 거죠. (웃음)
힙플 : [Original] 앨범의 반응은 좀 살펴 보셨나요?
차붐 : 되게 살펴보고 싶었어요. 되게 궁금했고요. 진짜 정보를 많이 얻고 싶은데, 중국이 힙합이란 단어 자체와 관련된 모든 사이트들을 막아놨어요. 그래서 힙합플레이야도 못 들어오고, 유튜브도 안되고, SNS도 안 되서 딱히 살펴보진 못했네요. (웃음)
힙플 : 살펴보니 [Original]을 올해의 앨범으로 낙점한 사람까지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아요.
차붐 : 아, 감사합니다.
힙플 : 듣기로는 소리헤다(Soriheda)님의 ‘너의 음악은 자위다’라는 말에 ‘허공에 삽질하느니 이왕이면 크고 아름다운 자위를 한번 해보겠다’ 라고 응수하셨다고.. 스케일을 갖춘 자위행위의 마음가짐이라니.. 씬이 그 정도로 척박한가요? (웃음)
차붐 : 저희 세대? 말은 좀 이상한 거 같은데, 한국 힙합이란 걸 접할 수 있었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미국 힙합도 함께 접할 수 있었던 세대들의 특징이 모든 거를 다 가질 수 있었잖아요. 처음 시작하셨던 분들의 경우에는 영어 가사를 한국어로 어떻게 써야 하나부터, 여러 고민들이 많았었는데, 저희는 어떻게 보면 그 단계를 쉽게 건너갈 수 있었죠.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 가리온(Garion) 형님들 그리고,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등 굉장히 많은 팀들이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가사를 굉장히 시적으로 풀어냈죠. 실제로 그 당시 90년대 본토 힙합도 그랬었고요. 그 이후에 스웩이나 여러 가지로 넘어갔는데. 그러면서 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힙합을 한다는 걸 자긍심을 가지고, 시적이고 멋있게 풀어가야 될 것인가. 아니면 결국에 힙합문화는 흑인들의 힘든 삶 속에서 실제 자신의 얘기를 본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 하는 거니까. 같은 방식으로 접근으로 해야 될 것인가를요.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같은 백인들이 백날 나와서 나와서 노래 불러봐야 공감이 안되니까.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한 거잖아요. 소리헤다 형님 같은 경우에 그 이야길 했었던 건, ‘너는 너무 네 생각만 하고 대중을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를 한다’ 라는 측면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이 달랐었던 거죠. 누군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건, 주제가 아니라 풀어가는 방향에서의 나의 책임감인 것 같아요.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게 잘 풀어 가느냐지. ‘남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건 절대 안 된다’ 라고 보거든요.
예를 들어 제품을 만들 때는 기본적으로 고객들의 니즈(Needs)를 조사해서 원하는 걸 만들지만, 사실 고객들은 나오지 않은 물건은 모르거든요. (웃음) 그러니까, 사실 새로운 무언가는 계속 만들어야 되는 거죠. 문화 쪽은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당장 느껴보지 못한 걸 대중들이 알 리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 같은 사람들이 하는 일은 정말 허공에 삽질을 하고 신나게 자위를 하는 거죠. 그 중, 마음에 드는 자위가 있으면 대중들이 공감을 하는 거고요. 저는 제가 하는 자위가 자위로 끝나도 상관은 없어요. 그렇잖아요. 그래서 매일 밤 수많은 사람들이 자위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웃음) 있지도 않은 여성을 바라보면서..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오히려 발전 방향은 ‘괜히 허세 떨면서 어떻게든 못생긴 여자 잡아서 섹스를 하느니, 집에서 예쁜 여자 보면서 자위하는 게 훌륭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웃음), 예전에 유엠씨(UMC)씨가 이야기하신 것처럼 ‘콘돔을 끼면 진정한 섹스가 아니다’ 라는 가사가 있었잖아요. 그 분께서 하셨던 말씀 그대로 에요. 소리헤다 형님의 이야기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뭐가 아니다.’ 식의 이야기로 들렸기 때문에. 저는 그런 반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힙플 : 혹, 안산 거리의 이야기를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가사의 메타포들이 멋있다면, ‘멋있는 방식이다!’라는 공감은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반응을 하는 거 같고요. 어쨌든, 요즘 씬에서 흔치 않은 완전 암속성의 앨범이에요. (웃음) 분명히 시기 적절한 느낌도 있고요.
차붐 : 노린 건 아니었어요. 그 정도로 계획성 있고 머리가 좋았다면 훨씬 일찍 자리잡지 않았을까 싶어요. (웃음) 그런 거는 아니었고요. ‘하드코어 하다’라는 것도 사실 저는 제가 하는 음악이 하드코어 하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많은 분들이 제가 사용하는 단어들이 남들이 안 쓰는 단어를 쓴다고 하는데, 사실 남들 안 쓰는 단어라는 건 그들이 가사에서 쓴 적 없었던 단어인 거지, 저희가 평상시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잖아요. 가사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내가 평상시 쓰는 말을 하자’ 였거든요. 아니면 거짓말이 될 수 있으니까요. 평상시 쓰는 말투처럼 쓰는 게 제가 제 음악을 가장 잘 설명하는 방식이었어요. 사실 저는 제가 하는 얘기의 문제점이 오히려 너무 일반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하드코어 하다’라고 생각하는 거는 너무 본인들 근처의 이야기가 아니라 먼 곳에 있는 이야기들만 많이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제 가사에 있는 이야기들이 안산에만 특화된 얘기만은 아니에요. 서울도 그렇고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수도권 사람들은 더 공감할 거고, 지방 분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이건 하층민의 삶의 이야기도 아니에요. 제 이야기는 굉장히 평범한 일반사람들의 이야기죠.
힙플 : 한국에서의 이야기네요.
차붐 : 그렇죠. 지극히 한국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요.
힙플 : 얘기를 듣다 보니까 펀치한대 맞은 것 같아요.(웃음) 그렇게는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차붐 : 되게 신기한 게, 대부분 본토 힙합이라고 얘기하는 미국 음악들은 들어보시면 욕설 같은 게 들어가도 자연스럽게 들으시고 슬랭이 있으면 멋있다고 하나의 아이디어처럼 가져가는데, 우리가 기본적으로 쓰는 일제의 잔재 같은 언어들도 하지만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언어들이거든요. 그런 것들이 실제 음악에 나왔을 때는 되게 불편해 하시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그게 더 정석에 가깝고 우리 정서에 가까운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생각 했어요. 단순히 그런 이유에요.
힙플 : 앨범 이야기를 해볼게요. 앨범에서 그려내고자 한 안산은 어떤 곳 인가요.
차붐 : 말씀하신 것처럼 어떻게 보면 늘 안산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STILL ILL]때도 타이틀 곡이 ‘안산’이었고, 이번에도 타이틀 곡이 ‘안산 느와르’니까.. (웃음) 제가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우연찮게 그렇게 됐고. 제가 아는 이야기, 제가 보아온 이야기.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안산이라는 지명이 간간히 나온 것 같아요. 제가 바라보는 안산은 그냥 동네에요. 특별할 건 없는데, 확실히 그런 건 있는 것 같아요. 일반 도시들에 비해서 욕망들이 응축 되어있는 도시인 것 같아요. 그런 얘길 많이 하거든요. 지금은 사실 제가 안산하고 군포시의 경계에 살고 있어요. 근데 주소는 군포시거든요. 사람들이 그래요. 농담 식으로. ‘너는 그렇게 안산을 레프리젠트하면서 왜 군포에 사냐’ 근데 사실 그건 진짜 안산사람이 아니라 그런 얘길 하는 거거든요. 안산사람은 안산을 나가고 싶어하는 게 운명이에요. 아버지께서 사업하시다가 실패하면 이사 가고, 이사 가고, 이사 가고, 그래서 마지막에 도착하는 게 대체로 안산이거든요. (웃음) 4호선 라인 끝에 있잖아요. 보통 그런 식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다시금 올라가야 되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또 그러다 보니까 교육열도 굉장히 높아요. 욕망이 많이 응축되어 있죠. 사람들이 바라는 것도 많고. 그만큼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도 많은 것 같고요.
힙플 : 앨범에서 느낀 바로는 개발 도상국 간지가..
차붐 : 그렇죠. 이른바 싼마이스러움이 강하죠. 인천, 안산, 안양, 뭐 수원 이렇게는 제가 볼 때 가장 싼마이스러운 도시가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지방은 오히려 멋있다고 생각해요. 색깔이 갖춰져 있잖아요. 근데 저희는 어디서도 아류에요. (웃음) 왜냐면 우리는 우리 것이 없으니까요. 사투리처럼 유니크한 말을 쓰지도 않고.. 근데, 확실히 서울의 정서는 또 아니거든요 그냥 서울의 정서에서 늦춰져 있는 거죠. 그거에 대한 콤플렉스도 강한 것 같고요.
힙플 : ‘Flavor Original Tasted I Love It’ 이 내레이션이 1번 트랙 ‘안산 느와르’랑 ‘88’의 마지막에 나오잖아요. 영화에서 오프닝이랑 엔딩이 교차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그런지 앨범의 구성을 보면 ‘88’의 마지막 여운을 목적으로 달려가는 느낌이에요. 트랙 배치를 설계하는 데 공을 많이 들인듯한..
차붐 : 생각보다 머리를 쓴 건 아니에요. 근데 그 말씀은 맞는 게, [Stil ill] 때도 마찬가지였고,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인데, 1번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주제, 제목 모든 걸 다 정해 놓고 들어갔거든요. 서브 곡 조차 없이요.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작업을 하게 될 거 같아요. 그래야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가장 재미있게 달려갈 수 있는 거든요.. 특히나 저 같은 경우엔 중국난방으로 튈 수 있기 때문에.. 특히나 밤 문화 쪽 이야기로 제가 좀 많이 빠지는 편이거든요. (웃음)
처음 앨범을 기획할 때부터 [Original]은 영화 구성이라기보다는 책 구성으로 생각했었어요. ‘안산 느와르’는 영화로 따지자면 오프닝 씬이고, 책으로 따지자면 목차가 되겠죠. 그리고. 그 이후가 말씀하신 것처럼 엔딩인 ‘88’까지 달려가는 거고요. ‘88’은 결과적으로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얘기였어요. 앨범이 ‘소화시키지 못한 욕망에 대한 이야기’인데 어느 순간 생각해보면 내가 사고 싶었던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사고 싶게 만들어진 게 굉장히 많더라고요. 근데 어쨌든 먹고 싶은 건 먹다 보니까 모든걸 소화시키진 못하거든요. 영화 괴물을 보면 괴물이 먹어낸 걸 소화 못 시키고 다 토해내잖아요. 그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일반 사람들도 같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씬을 음악적으로 풀어보고 싶었던 게 가장 컸던 것 같고, 결과적으로는 마지막에 뱉어서 나온 게, ‘88’ 88만원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됐죠.
힙플 : 많은 사람들이 현장감 넘치는 표현들이나 단어 선택들에서 찬사를 보냈어요. 라인 중에 ‘뺨 좀 치던 애는 등짝에 용을 박고 떡 좀 치던 애는 육봉에 구슬 박고’ 살발하잖아요. (웃음) 이런 구절들은 실 경험에서 소화된 라인들인가요?
차붐 : 컨셉은 없어요. 가사를 쓸 때도 그렇게 까지 고민을 많이 하고 가사를 쓰는 편이 아니어서.. 실질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쓰는 거죠. 그게 뭐, 굉장히 살벌하다고 까지는 아닌 것 같은 게.. 그 친구들도 다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다 사실이니까요. (웃음) 그래서 쓸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영화에 나오는 건달 같아도 그 친구들이 다 멋있는 건 아니에요, 사실. 건달이라고 해도 영화에 나오는 그런 건달은 안산에 없거든요. 그렇게 멋있으면 어딘가에서 뭔가 큰일을 하고 계시겠죠. (웃음) 그러니까 그 라인은 ‘어떻게든 먹고 살라고 그 역할에 맞게 변해간다’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그걸 설명하는 방법은 제 눈에 보이는 게 그런 거였기 때문에 그렇게 쓴 것 같고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제 눈에 보이고, 제가 아는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힙플 : 저는 오히려 차붐님이 거칠고 상스런 단어들을 굉장히 소품처럼 사용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도면밀하고 구성력이 뛰어나다고 느꼈던 거고요. 그런데, 맥락을 잘못 짚은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드네요. (웃음)
차붐 : 결국에는 그거였어요. 첫 번째 곡으로 목차를 두고 그 다음 곡부터는 저녁 아홉 시부터 아침 아홉 시까지 시간 순으로 흘러가는 거죠. 그 때가 가장 할말이 많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힙플 : 주도면밀하다고 하면 그건 차붐님 입장에서 페이크가 될 수도 있는 거네요. (웃음)
차붐 : 물론, 성의 있게 쓰죠. (웃음) 하지만, 너무 고심하다 보면 제 생각이 아닌 걸 자꾸 가져다 멋있게 쓰고 싶어지거든요. 그게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까지는 안 가도록 노력을 많이 해요. 그러다 보니까 그렇게 나온 것 같고. 시간도 배정이 되어 있잖아요. 이번 앨범 같은 경우엔, 그 시간 안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주도 면밀했다고도 할 수 있는 건 계획이 이미 잡혀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꾸려갔기 때문인 거죠.
힙플 : 어쨌든 씬의 흐름과는 무관한 차붐만의 스토리 텔링을 하고 있는 점이 신선했어요.
차붐 : 씬의 흐름을 좀 더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웃음) 그 부분은 제가 공부를 많이 해야 될 것 같아요. (웃음)
힙플 : 아니요. (웃음) 그래서 신선했거든요. 굳이 일갈하고, 계몽해야 빡샌 앨범인 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는 이런 앨범이 더 신선하지 않나 싶은 거죠.
차붐 : 저도 음악들은 많이 듣는데, 저는 오히려 지금 씬이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내부적인 에피소드들은 자세히 모르지만, 인디 씬 이른바 언더그라운드에서 자기 회사를 꾸리고 있는 집단들이 굉장히 크고 있잖아요. 메이저에서도 힙합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요.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그램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제가 만약에 여기에 좀 더 관심을 갖는다면, 언젠가는 저도 그 시류에 잡혀 들어가겠죠. 제가 씬 안의 이야기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말을 못하게 된 것일 뿐이지. 시류에서 등을 돌린 건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씬의 시류도 이 시대의 시류인데 접점은 분명히 있지 않을까 생각돼요.
힙플 : 그럼에도 ‘Golden Devil Neckless’ 같은 곡들은 분명 씬 안의 이야기라고 느꼈는데..
차붐 : ‘Golden Devil Neckless’는 스웩은 어쨌든 피해갈 순 없는 씬의 시류이기도 하고, 시대의 시류이기도 해요. 스웩에 대해서 부정하고 싶은 것도 없고, 실제로 좋아도 해요. 근데 한편으로는 너무 다 비슷하니까요. ‘오히려 네가 하는 말에 이끌려 가고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인 거죠. 그러니까 스웩을 본인이 멋있어서 뱉는 게 아니라 스웩이라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해서, 스웩에 이끌려 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죠. 그러면 누군가를 따라가고 있다는 건데, 본인 스스로가 프론티어가 아닌 느낌이 가끔 별로다 싶을 때가 있어요.
힙플 : ‘Golden Devil Neckless’ 라는 거는 뭘 의미하는 거에요?
차붐 : 말 그대로 금 목걸이인데, 상징적으로 스웩 그 자체를 이야기했었던 것 같아요. 금 목걸이. 그러니까, 욕망의 상징이기도 하고요. 결국에 스웩이라는 것도 욕망이잖아요.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이겠죠. 너무 그거에 몰두하는 것 같아요. 남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자기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여주기 식의 인생이 지속되는 것 같아서.. 혹, ‘그것도 뭐 멋있는데요?’라고 한다 해도, 그게 과연 남이 보기에 멋있는 거지 정말 자기 삶이 멋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물론, 스스로 만족을 느낀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멋있고 오케이이지만, 너무 이끌려 가고 있지 않나 싶은 거죠. 자그맣게 얘기하면 그런 얘기였고요. 좀 크게 생각해보면 사실 저도 금 목걸이 갖고 싶거든요. (웃음) 하지만, 그 돈이 있으면 ‘술을 먹는 편이 훨씬 알차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웃음) 금 목걸이가 없는 것일 뿐이죠. 그런 것처럼 소비라는 건 되게 아름답고 멋진 행동인데 (그래야 누군가가 먹고 살 수 있으니까) 소비에만 너무 몰두하고,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자꾸 이끌려가는 거 같아서 ‘그런 건 경계해야 되지 않을까’가 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그래서 계속 verse1에는 ‘형제여’라고 쓰고, verse2에는 ‘자매여’라고 얘길 했던 것도 어른으로써 얘길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거 있잖아요. 교회 다닐 때 형제님, 자매님 하면서 얘기하는 것처럼 약간 우스개 식으로 넣었던 거였죠. ‘형제님 그렇게 간지내시는 척하는데, 생각보다는 간지 나지 않습니다.’
힙플 : ‘031’, ‘Golden Devil Neckless’를 들으면서 얼마 전 개코님과의 인터뷰가 생각났어요. 개코님의 경우 삭막한 도시에 대해 노래하지만, 자신은 냉소에 빠지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앨범의 경우 냉소에 빠지기 위한 앨범인 것 같다는 생각도.. (웃음)
차붐 : (웃음) 그런가요? 저는 즐거운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웃음) 모르겠습니다. 제 가사에도 그런 가사가 꽤 있는데,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한다.’ ‘보이는 대로만 이야기 한다’ 라는 말을 제가 가사에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냉소적이게 들렸다면, 사실 제가 의도했다기 보다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나는 거울로서의 역할이 재미있고, 그걸 하고 싶은 거지 제가 시류를 이끌어가고 싶진 않거든요. 저는 그런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옆에서 이빨 터는 사람인 거죠. (웃음) 어떻게 보면.. 힙합하는 사람들 다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무슨 일이 있으면 그거에 대해 이빨을 터는 사람인 거지 이빨을 털면서 누군가를 선동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 건 정치하시는 분들이 하는 거죠. (웃음) 우리는 그 분들이 선동하고 남은 잔재들에 대해 이빨을 터는 직업이니까, 열심히 이빨을 터는 거죠. (웃음) 그래서 단지, 흘러가는 걸 담은 거지 냉소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특히나, 즐거운 이야기들도 있으니까요. ‘Dress 2 Chill’이나 ‘침대는 과학이다’ 라는 곡의 경우, 결국에 ‘오늘 한번 어떻게 안될까?’ 하는 생각인데, 그런 생각은 참 즐거운 거잖아요. (웃음) 안타까운 건, 실패해서 이야기가 유지된다는 건데.. 뭐, 술 깰 때는 냉소적일 수 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보여졌을 수도 있겠네요.
힙플 : ‘침대는 과학이다’, ‘Dress 2 Chill’이 중간에 들어가 있는 흐름을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차붐 : 분명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일단 기본적으로, 말씀 드린 것처럼 저녁 9시부터 아침 9시까지이기 때문에, 굳이 제가 그렇게 정해놓은 이유는 이야기를 닫아놓고 하자는 거라기 보다는 좀 더 집중력 있게 가기 위했던 게 컸었고요. 너무 넓어져버리면 제가 그런 걸 담을 정도로 큰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무리가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 시간대가 밖에 나가 있을 때잖아요. ‘양아치 어조’는 집 밖으로 나올 때죠. ‘오늘은 어떤 애랑 잘 될까’ 하면서 괜히 멋도 부리면서, 네온 간판은 반짝이고, 사람들은 택시잡고 있고 전단지는 바닥에 깔려있고, 이런 풍경을 보면서 느끼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고, ‘Dress 2 Chill’은 술자리의 시작이고, ‘침대는 과학이다’는..
힙플 : 성공한 거에요?
차붐 : (웃음) 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성공을 하기 위한 이야기죠. (웃음) 아무튼, 사람들이 ‘침대는 과학이다’에서 노래를 한 걸 의아해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간단하거든요. 술 먹고 여자 꼬시면 웬만하면 노래방을 가잖아요. 노래방을 가면 노래를 부르죠. 그렇기 때문에 노래를 불렀어야 됐던 거였어요. (웃음) 특별한 이유가 없어요. 제가 노래에 욕심이 있어서도 아니고.. 편하게 생각을 한 거죠. 친구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야 힙합은 리얼이라며 네가 이 과정에서 랩으로 멋있게 조지면 너 완전 페이크 아니냐? 너 노래방가면 트로트 부르잖아’ 사실이거든요. (웃음) 중요한 건 그 여자를 꼬시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그럼 여자가 좋아하는 걸 해야 되는데, 당연히 랩보다는 R&B가 낫죠. (웃음) 단순히 그거였어요.
힙플 : (웃음) 완벽한 메소드 랩이네요.
차붐 : 거짓말 하면 안되니까요. (웃음)
힙플 : ‘031’의 라인 중에 ‘만원 짜리 푸른 빛이 내 인생의 비상구, 하늘은 4호선라인 하늘색 뿐’ 이 라인도 기가 막혔거든요.
차붐 : 그건 그냥 진짜 정말 술 먹었기 때문에 드는 헛생각에서 나온 비유였던 것 같아요. 제가 그렇게 감성적인 타입의 사람은 아니거든요. 공감능력도 오히려 일반 분들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누구나 각자의 사연이 있잖아요. 그렇다라는 건 누구나 감성적인 면이 있다는 건데, 그건 대체로 술 먹었을 때죠. (웃음) 늘 비상구, 하늘 이런 단어를 떠올리면 어딘가로 나가야 하고, 밖으로 나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유학을 갔었던 것도, 어떻게든 부모님을 설득해서 가게 된 거였거든요. 캐나다랑 호주를 제가 헷갈려 했었던 것 같은데 (웃음) 저는 캐나다가 야자수에 캥거루에 탱크 탑 입은 여자들이 롤러블레이드 타고 다니는… 그런 곳인 줄 알았거든요. 그게 너무 멋있어서 ‘난 저기를 가야 돼!’ 하고 캐나다를 갔던 거였는데.. (웃음) 제가 간 곳이 토론토라.. 거기는 장난 아니게 춥거든요. 실패였죠. 아무튼, 지금 있는 곳에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가야 된다는 압박은 누구나 느끼며 살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개천에서 용이 난 시대 이후의 사람들이잖아요. 부모님 세대에서 이미 개천에서 용이 나는 걸 봤기 때문에, 저희 세대는 노력하면 모두가 용이 될 수 있다는 걸 아는 시대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모두가 자신의 개천 밖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인 거죠. 용이 되든 붕어가 돼서 나오든요. 그래서 늘 어딘가로 떠나야 하고, 나가야 된다는 압박이 심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든 것 같아요. 굉장한 비유라기 보다는 현실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힙플 : 소리헤다님이 말한 ‘너의 음악은 자위다’ 라는 말과 일맥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이 앨범이 시종일관 메타포로 진행되잖아요. 일각에선 앨범이 난해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여러모로 직관적인 가사나 음악들이 유행하고 있으니까요.
차붐 : [Still Ill] 나오고 나서 그 생각을 많이 했어요. 설명하는 방식에 있어서 조금 더 좋게 전달 할 수는 없었을까, 결국에는 설득력인데 내 음악의 메시지나 다른 음악적인 것들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는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나의 설득력이 조금 부족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조금 더 상대방이 듣기 편하게 설명할 필요는 있으니까요. 그 부분에 있어서 조금씩 제가 변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말씀하신 것처럼 난해하다라는 건, 제가 설득력을 가져야 하고, 연구해 나가야 될 방향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메타포적인 것을 빼게 되면, ‘너무 밋밋해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좀 더 직설적이고 직관적이게 이야기 한다면 이 앨범의 쌈마이 성향이 퇴색되지는 않을까 싶은 거죠.
힙플 : 테마가 이미 설계된 앨범이다 보니, 피쳐링진을 꾸리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했을 것 같아요. 참여한 동료 랩퍼, 보컬들의 섭외는 어떻게 이루어졌어요?
차붐 : 보통 앨범은 다른 분들 작업하시는 걸 봤을 때, 여러 곡들을 놓고 거기서 빠지는 곡도 있고 그런데, 저 같은 경우 [Still Ill] 때도 그랬고, 이번도 마찬가지고, 앞으로도 계속 곡은 전부 정해놓고 갈 것 같아요. 그래서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간이 더 걸린 거 같은데, 일단 곡들을 먼저 모았고요. 그 다음에 제 가사를 모두 완성시키고, 그 다음에 피쳐링진에게 들려주고 도움을 구했죠. 다행인건 제가 예상했던 분들이 전부 흔쾌히 참여해주셨어요. 그리고, 그 곡에 쓰고 싶었던 무드를 정확하게 잘 살려주셨죠. 리듬파워(Rhythm Power) 같은 경우에는 예상 밖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친분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기도 애매하니까요. 리듬파워는 사실 제가 팬으로서 좋아하는 팀이거든요. 유쾌하잖아요. 동갑내기 친구들끼리의 그 유쾌함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건 제가 할 수 없는 음악이에요. 저는 그렇게 유쾌하게 해내지 못하거든요. 반대 의미로 이그니토(Ignito) 형님도 마찬가지인데, 이그니토 형님이랑도 언젠가 재미있는 걸 선보여드리게 될 거 같아요. 모두 제가 팬으로서 좋아하는 분들이에요. 피쳐링 진들은 제가 정확하게 생각하는 곡에 제가 늘 작업하고 싶었던 분들이랑 연락을 해서 그 곡에 맞게 작업했어요. 다른 곡은 들려주지도 않았어요. ‘이 곡 중에 뭐 하시고 싶으세요?’ 라고 물어본 분은 한 분도 없었어요.
힙플 : ‘소화시키지 못하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여서일까요. 남겨진 여운이 상당히 허탈해요. 마치 한국 느와르 특유의 먹먹함을 맛본듯한.. 혹시 앨범을 만들 때 모티브로 삼은 뭔가가 있나요?
차붐 : 모티브라고 말씀 드리기는.. 제가 거기까지 생각해보진 않았어요. 영향을 받은 건 확실히 있죠. 가부키쵸라는 사진집이 있어요. 권철작가님의 사진집인데, 그 사진집을 보면서 거기 나오는 그림이나 인상들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이야기 풀어나가는 방식에 있어서는, 되게 예상 밖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이번 앨범을 만드는 내내 한 앨범만 들었거든요. 바버렛츠(Barberettes)라고 여성 3인조 팀의 앨범인데, [바버렛츠 소곡집 #1]이라고 개인적으로 올해의 앨범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는 앨범이에요. 그 분들이 말하는 방식이 되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웃음) 그걸 들으셔도 제거랑 매칭이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아무튼 그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핀업걸 아티스트 헬독이라는 분한테 영향을 받았어요. 그 분도 제가 팬으로서 좋아하다가, 앨범 만드는 과정부터는 제가 찾아 뵙고 이야기를 되게 많이 했어요. 앨범 자켓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흘러가는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들에서 조언을 많이 얻었죠. 작업한 프로듀서들 특히, 마일드비츠 형님이나 제이락킨, 언슈도에게도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힙플 : 보도방 명함으로 아트워크를 한 아이디어는 그럼 헬독님이?
차붐 : 같이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1집을 내면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낼 거야 라는 것도 원래는 ‘오리지날’인데.. (웃음) 아무튼, 아이디어가 옛날부터 있었던 것처럼, 내 정규 1집이라는 것이 혹시나 나오게 된다면 앨범 자켓은 무조건 핀업걸로 하고 싶었어요. 우리나라에 핀업걸 아티스트로 헬독씨가 있는 걸 옛날부터 알고 있었고, 스트릿브랜드들과 작업할 때부터 늘 훔쳐보면서 팬으로서 좋아했거든요. 그러다가, 드디어 앨범을 준비할 때, 정말 쌩뚱맞게 찾아갔죠. 그 분은 사실 힙합음악을 즐겨 들으시는 분도 아니거든요. 오히려 펑크밴드 쪽을 좋아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힙플 : 다짜고짜 찾아간 건가요? (웃음)
차붐 : 매스퀘이커(Mesqauker)에 뢰붕괴라는 분이 계세요. 랫뱃(RatBat)이라는 브랜드의 대표님이신데, 우연찮게 술 먹다가 그 분이 같은 스트릿브랜드 안에 있으니까 혹시 알지 않을까 싶어서 이야기를 했는데, 아시더라고요. 소개해달라고 졸라서 소개를 받았죠. 근데, 사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헬독씨가 처음에 거절했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그래도 한 번은 만나보라고 어떻게든 설득해주셔서 만나게 됐는데, 그 다음엔 제가 열심히 설득을 했죠. (웃음) 그때부터 같이 작업을 하게 됐어요. 아이디어 자체는 같이 짜는 거였고요. 저는 핀업걸로 가고 싶다고 했는데 헬독씨 같은 경우에 음악을 들어봤을 때 전혀 맞아떨어질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나도 핀업걸 그리는 작업이 쉽지만, 작업이 어려울지언정 할 거면 나는 완벽하게 하고 싶다.’라고 말씀을 하셔서, 지금 이 앨범의 정서를 어떻게 담을지 고민하면서 제 음악을 진짜 많이 들으셨어요. 실질적인 아이디어는 이거였던 것 같아요. 예전에 가시적으로 자극적인 것과 지금의 가시적으로 자극적인 걸 찾아보자, 왜냐하면 핀업걸이 우리나라로 따지면 어떤 데 쓰였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우리나라는 오히려 입간판에 가깝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욕망의 분출구랄까? 옛날에는 성인영화관들의 손으로 그린 간판이 있었잖아요. ‘그럼 요새는 가장 눈에 띄는 게 뭘까? 보도방 명함이 아닐까? 그럼 이걸 보도방 명함으로 제작해서 아예 너네 동네에 가서 사진을 찍으면 어떻겠냐 그거 이상으로 너의 앨범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 같다’ 라고 반년에 걸친 회의 끝에 나왔죠. (웃음)
힙플 : 퇴짜도 많이 맞았다고..
차붐 : 퇴짜를 너무 많이 맞아가지고.. (웃음)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제가 그거를 찍으려고, 대전까지 가서 찍었거든요. 헬독씨랑 고생 많이 했죠. (웃음)
힙플 : ‘뱉어낸 한숨만큼의 가사는 쓰이지만 나의 슬픔을 게워낼수록 더 편해질 줄 알았던 가슴엔 상처만이 가득 남겨져’ 이 라인 한 줄로 앨범을 매듭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서 말했듯이 대중적인 흥행에 가치를 둔다면, 계란으로 바위 치는 앨범이잖아요. 자연스럽게 앨범을 만들고, 성취감과 허탈함을 저울질해봤을 것 같은데..
차붐 : 힙합씬 안에 이야기라기보다는 삶에 대한 이야기 측면에서 그 라인을 썼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위해서 노력했을 때 사람들은 결과를 기대하잖아요. ‘내가 이만큼을 했으니, 이만큼의 피드백이 오겠지’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세상은 냉정하거든요. (웃음) 산타 할아버지가 양말에 똥을 놓고 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웃음) 그런 경험들이 계속되니까, 어느 순간에는 ‘아! 똥을 놓고 가는 게 정상일 수도 있겠구나’ (전원 웃음) 이렇게 느끼는 거죠. 어쨌든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가 양말 안에 똥을 넣어놓고 간다면, 알고 있어도 충격은 충격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고충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이야기였어요. 내 앨범이 음악적으로 언더 성향이 강하고, 어떻게 보면 대중적으로 풀릴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 가사를 써도 대중들이 몰라주겠지?’ 이거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던 거죠. 저는 오히려 그런 거에 대한 경계는 없어요. 사실, 마케팅에 좀 더 신경을 쓰면 좀 더 잘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무책임하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웃음)’ 라는 마음으로 하는 거죠.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길게 보고 있어요. ‘굳이 아직은’이라는 생각이죠. 저는 조금씩 올라가고 싶어요. 뿌리가 깊이 박히지 않으면, 무너지기 때문에 중요한 건 나 자신이 성숙하고 제대로 된 퀄리티의 음악을 갖는 것이지, 마케팅이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에 조금이라도 신경 써볼까?’ 하다가도 ‘신경을 아예 쓰지 말아버릴까?’ 쪽으로 마음이 가는 거죠.
힙플 : 그럼 어쨌든, 음악 스타일에 대한 고집이 있는 건 아니네요?
차붐 : ‘대중적이다. 대중적이지 않다?’ ‘내 음악이 설득력이 있었다 없었다?’, ‘시류에 잘 맞아떨어졌다 아니다?’ 사실, 음악적인 성향 때문에 대중성을 버린다던가, 그런 경계는 없어요. 사실, 색깔적으로만 맞아 떨어지자면 트랩 같은 것도 하고 싶어요. 공연할 때 빵빵 터지는 거 재미있잖아요.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분들이 좋아하는 카페에서 나올 법한 음악들도 할 수 있는 거죠. 발라드 랩 같은 건 아마도 못하겠지만..(웃음) 요새, 콕재즈(Coke Jazz) 그 분 음악을 굉장히 좋게 듣고 있는데, 그 분의 음악 스타일이나 혹은 다른 재지한 음악도 해보고 싶거든요. 아니면 아예 올드한 리짓군즈(Legit Goons)? 같은 팀의 음악도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고요.
힙플 : 리짓군즈의 뱃사공님이 차붐님 팬이라고 하시던데 (웃음)
차붐 : 아, 그래요? 사실 그 분들은 모르실 수도 있는데, 저랑 같이 공연을 섰던 적도 있고, 저는 그분들, 전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사실 오늘도 리짓군즈 음악을 들으면서 왔어요. 오히려 요즘엔 조이배대스(Joey Bada$$) 때문에 유행이 되어버려서, 그런 음악을 올드 힙합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90년대 스타일의 무언가를 지향하는 올드함이 있잖아요. 근데, 그분들은 좀 더 한국적이라서 재미있고 좋더라고요. 콕재즈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럭셔리하고, 글래머러스 한 느낌이고요. 이제는 이런 음악들도 할 생각이에요. 지금 제가 했었던 거는 당시에 제가 할 수 있었던 자원을 가지고 무언가를 해냈었던 거에요. [Original]은 이렇게 끝나야 돼요. 앞으로 해나가야 될 것들, 마일드비츠 & 차붐이 2집을 준비 중이고, 제 EP 앨범을 늦어도 내년 1~2월 안에는 보여드리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 때는 조금 더 편한 이야기를 할 생각이에요. 물론, 크게 제 맥락과 달라지진 않겠지만..(웃음) 저라는 사람이 변하진 않기 때문에.. 다만, 조금 더 재미있고 편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일반적이고 공감하기 편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앨범에서 ‘Original Flavor’를 보여드렸으니까, 이제는 조금씩 제가 가지고 있는 다른 맛들을 보여드리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힙플 : 다음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완벽하게 해주셨네요.
차붐 : 하하, 네 (웃음)
힙플 : 어쨌든 내년에는 자주 소식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긴 시간 인터뷰 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뷰 | 차예준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차붐 페이스북 ( | https://www.facebook.com/…
9 Comments wa$$up
2014-12-17 23:40:38
간만에 좋은 인터뷰네요 ! 잘 읽었고 또 한 번 들어봐야겠어요 ㅎㅎ 스틸일은 아직도 잘 듣는 앨범입니다 내년 이피 기대합니다.
박동열
2014-12-18 17:03:22
생각해보니 대뷔곡 허슬앤허슬은 당시 트랜드한 비트였고 세련된 음악 추구하는 신예가 나왔구나 생각했거든요 그런 감각이 올디하면서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이런 앨범을 만든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춘범
2014-12-19 20:09:47
내 favorite MC 항상 잘듣고 있어요
이창형
2014-12-19 21:35:26
매일 듣던 그 앨범 리스펙트 차붐
용배!
2014-12-22 18:20:44
말씀하시는거 진짜 멋있으시네요 ... 와 ..
권동혁
2014-12-24 18:34:25
real 차붐 사랑해여
이정원
2014-12-30 15:13:45
요새 맨날 오리지날만 들음
담쁘
2015-01-15 02:51:28
음악 항상 잘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 귀를 잘 보살펴 주세요 멋집니다!
강신웅
2015-02-21 06:49:04
올해의앨범 내가 떠들고다녔는데 혹시난가싶어 뿌듯하네 계획적인건지 본능적인건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존나 리얼인거는 알겠음 자위부분은 소름이돋네요 앞으로도잘부탁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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