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제이문, '이제 슬슬 세대교체가 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시점'ㅣ코멘터리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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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4 2015-07-06 19:29:26
힙플: 3년전 진행된 루키 인터뷰 이후 처음이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제이문 (Jay Moon, 이하 J): 그 때의 인터뷰 당시로부터 3년이나 지났다니 체감이 쉽사리 되지 않지만 인터뷰 요청을 받게되어 상당히 반갑다. 나는 줄곧 실용음악과 피아노 전공으로 입시를 준비하면서 2013년도에는 [Lo-Fi] 믹스테잎을 발표하였고, 전공이 전공이니만큼 음악에 대해 더 폭 넓고 깊은 탐구를 위해 몰두하고 있었다.
힙플: 첫 등장도 꽤 어린 나이였지만, 여전히 많지 않은 나이다. 그럼에도 큰 차이가 생겼는데, 공백기 동안 스스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J: 여전히 많지 않은 나이지만 역시 성인이 되기 전과 성인이 된 후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우선, 음악에 임하는 태도부터 달라지게 되었다. 더욱이 살아남고 올라서야하기에 내가 포커싱해야할 부분에 보다 집중하게 되었고, 내가 버려야할것들을 버리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짧아진 것 같다. 긍정적인 말로 표현하자면 보다 결단력 있어진 것 같다.
힙플: 갑작스레 ‘Thank You’와 ‘Come 15’에 피쳐링을 하며 생존신고를 했고, 이번 5월, ‘Special Day’로 완전한 복귀를 했다. 우선 씬에 돌아오게 된 계기와 피쳐링 참여 과정이 궁금하다.
J: 입시를 치르고 나서 원하던 학교를 입학하게 되었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부분을 느끼게 되어 한 학기만에 휴학을 결정하게 되었다. 항상 다시 씬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복귀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비트를 제공해줄 프로듀서가 없다보니 기존의 Instrumental 위에 작업을 해서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업로드를 하든 방식만을 고수하게 되었다. 그러다 맘에 맞는 프로듀서(키마)를 찾게 되어 같이 작업을 하다가 나온 곡이 키마의 앨범에 수록된 ‘Thank You’이지만 그 후에는 방향성이 다르다 생각되어 지금은 서로의 갈 길을 가는 중이며, 지금은 Primeboi(프라임보이)와 함께 하고 있다.
힙플: ‘Special Day’에 대해서는 할 말이 꽤 많은데, 중독적인 훅도 그렇고 한층 발전된 스킬들. 무한히 표출되는 자신감과 바스코의 피쳐링까지, 공을 많이 들인 만큼 팬들은 두 팔 벌리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 싱글에 대한 반응들이 만족스러웠나?
J: 상당히 좋은 반응들이 많이 보였지만, 아쉬움을 보이는 반응들 또한 모니터를 하며 어느 정도 보게 되었다. 이유가 없는 피드백은 없다. 모두 내 발전을 위해 긍정적으로 듣는 편인데, 아쉬움을 보이는 피드백을 몇 개 나열해보자면 ‘뮤비에서 비쥬얼적으로 보이는 멋이 부족하다.’, ‘랩을 잘하는건 알겠지만 스타일적인 매력이 부족하다.’ 등이 있었다. 보이는 것만 번지르르해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시각적인 요소들은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 생각한다. 난 카메라 앞에 서 본 경험이 거의 전무하며, ‘Special Day’는 내 커리어에 있어서 처음 찍게 된 뮤직비디오이다. 그럼에도 나 나름대로는 아쉬운 부분과 함께 많은 가능성을 보게 되어 기뻤는데, 앞으로는 시각적으로도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컨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걸 체감하게 되었다. 오디오적으로도 나를 더 효과적이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 같다. 아무튼, 싱글임에도 불구하고 커리어 상에서 상당히 많은 주목을 받게 된 곡이라 기쁘고, 덕분에 좋은 작업을 위한 의지가 충전되어 기분이 좋다.
힙플: 준비 과정은 어땠나? 기간을 오래 잡고 작업한 곡이였나, 아니면 준비가 다 된 상태에서 받게 된 곡이였나?
J: 프라임보이와 함께 작업하고 있던 앨범의 단순한 수록곡이었다. 비트를 받고 며칠 뒤에 느낌이 왔을 때 가사를 썼는데 그 때는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그저 ‘재밌게 작사작업을 마쳤다’라는 느낌이었는데, 레코딩 당시에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굉장한 바이브가 나오게 되었다. 이 싱글 덕분에 그 후의 작업들도 자신 있게 해내오고 있다.
힙플: 이전부터 확고한 태도를 보이며 직설적인 가사들은 끊임없이 뱉어왔다. ‘Special Day’에서도 ‘너의 favorite rapper는 모두 퇴물이야.’ ‘절반만 걸고 말만 많은 놈들과는 아주 달리’ 등 공격적인 가사들이 등장하는데, 겨냥하고 싶은 부정적인 태도가 있었나.
J: 힙합의 일반적인 감성중의 하나인 ‘내가 최고’를 세게 부풀려놓아 말 그대로 ‘폭발’할 정도의 자신감을 표출하려다 보니 그런 가사가 나오게 되었다. 나는 사람을 쉽사리 미워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나쁜 생각과 태도는 미워한다. 힙합씬에서 뿐만이 아니라 내가 부정적으로 보는 태도중의 하나가 ‘적당주의’이다.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자기만족은 필수적이지만,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잘라내고 적당한 선에서 늘 ‘이 정도면 됐어.’식으로 생각해버리는 것은 사실 슬픈 일이다. 난 한국의 음악이 지금보다 더 성장했으면 한다. 그렇기에 더욱 강하게 꼬집어서 모두를 뜨끔하게 만들고 싶었다.
힙플: 바스코와의 작업으로 여전한 인연을 보였지만, 인디펜던트 레코즈 해체 당시의 입장이 공개된 적이 없다. 첫 레이블이 해체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진 않았나.
J: 전혀 없다. 나는 환경은 환경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긍정주의자이다. 어떤 환경에서든 그 상황에서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멋지게 해내면 된다.
힙플: 그 당시로 돌아가보면, 첫 EP ‘Fly me to the Moon’으로 사람들의 큰 기대를 받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다음 활동에 대한 계획들이 이미 짜여있던 상황이 아닌가?
J: 크게 짜여져 있던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도 사실 활동에 매진하지 못 하여 그 당시를 회상해보면 바스코형께 죄송했던 것 같다. 하지만 믹스테잎 [Lo-Fi]를 발표하는 것은 레이블이 있을 때부터 향후 활동 계획 중 하나였다.
힙플: 그 후 공백기를 갖기 전, 천재노창과의 작업이 있었다. 이제는 곡을 접할 방법이 없는 것 같지만, 천재노창과 함께 무료 싱글 ‘아니야 잘 봐’를 발표했었는데, 어떻게 작업하게 된 건가?
J: 당시의 신인 중에서 자기의 세계관이 뚜렷하고 실력 또한 출중한 랩퍼이자 프로듀서가 있다고 해서 바스코형이 아마 비트를 받아온 것 같다. JM쪽이랑도 형은 당시에 친하셨으니까. 그러다가 몇 번 노창형과 만나게 되고, 나와의 접점을 발견하게 되어 합작으로 무료 공개 싱글을 발매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기억력이 좋은 편인데, 이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지금 머리가 좀 아파졌다.
힙플: 그 후에는 ‘Young & Hottest’에서 잠시 모습을 보였는데, 당시 함께 참여했던 올티와 씨잼은 인지도를 얻으면서 그 다음 단계에 올라섰다. 그들을 보면 아쉬움이 생기지 않나.
J: 내가 아닌 누구라도 부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난 당시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고, 나의 내면과 태도, 실력을 다듬고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에 대해 나름의 깊은 고민을 쏟아내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늦게 스퍼트를 올린 만큼 내게 더 좋은 체력을 가진 몸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힙플: 어찌보면 쇼미더머니3에 함께 출연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때부터 복귀 준비를 하고 있던 건가?
J: 쇼미더머니는 너무 갑작스럽게 참가신청을 했던 것 같다. 아직도 어리지만, 어린 나이에서의 1살 차이는 상당히 큰 것 같다. 그 때 당시의 나는 지금에 비하면 풋내기 애송이였다. 복귀 준비는 물론 하고 있었지만 명확한 그림은 없었다.
힙플: 결론적으로 현재의 시점에선 출발이 꽤 좋다. 곧 나올 정규앨범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J: 전작이자 첫 EP [Fly me to the Moon]은 그 때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하고픈 얘기를 하였다. 하지만 프로덕션이라던가 퀄리티 부분에서 너무 아쉬운 점이 많았다. 앨범을 제작하는 일은 단순히 음악을 넘어서서 큰 그림을 그려내야 하는 일이다. 어느 분야의 누구와 함께, 어떤 작업을, 무엇을 담아내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일을 진행해야 하는지 말이다. 프라임보이와 손을 잡고 프로듀싱 중인 이 앨범은 마찬가지로 요즘의 나를 표현하고 있는데, 모든 측면에서 전작보다 훨씬 더 탄탄하고 대단해진 앨범이 될 것이라는 것만 말해두겠다. 우리가 가진 자본, 실력, 아이디어 안에서는 항상 최선을 200% 다 하고 있다.
힙플: 첫 EP [Fly me to the Moon]에서의 색깔이 꽤 뚜렷했는데, 여전히 그 색깔을 유지해 나가게 될지 궁금하다.
J: 달과 우주는 언제나 흥미로운 소재이다. 이번 작에서는 직접적으로 크게 작용하는 소재는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내 스타일을 더 확고하게 하는 데에 꼭 큰 도움을 줄 소재이기 때문에, 앞으로 자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힙플: 새 정규 앨범은 런칭 준비 중인 신생 레이블에서 발매 될 계획이라고 들었다. 설명 글을 통해 레이블 입단 소식도 간접적으로 밝혔는데, 레이블에 대해 가능한 한 설명 부탁한다.
J: 유감스럽게도 공식적으로는 비밀이다. 좋은 바이브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다.
힙플: 커뮤니티에선 저스트 뮤직의 새 멤버가 제이문이 아니냐는 말들이 가끔 돌았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J: 재미있는 추측이었다고 본다. 그만큼 JM에도 어울리고, 들어갔으면 하는 멤버였다고 사람들이 인식하는 건 재밌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의 내 팀이 있다. 나와 어울리는 그들과 함께 나는 훨씬 강해질 것이다.
힙플: 요즘 들어 95년생들의 활약이 많다. 던말릭(Don Malik)과 올티(Olltii)에 이어 제이문까지, 다들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탄탄한 실력들로 끊임없는 주목을 받고 있는데 씬 안에서 서로의 존재가 꽤 큰 에너지를 발휘하는 것 같다.
J: 우리 나이 또래에서 더 대단한 아티스트들이 지금보다 곱절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이제 슬슬 세대교체가 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시점이라고도 생각한다. 우리 말고도 더 많은 이들의 더 큰 힘이 작용해야 힙합씬이 더욱 젊은 에너지로 활발해지고 재밌어질 것이다.
힙플: 특히 던말릭이나 제이문은 나이에 비해 성숙한 가사가 인상 깊다. 그러한 고민들을 평소에 자주 하고 이야기를 하는 편인가?
J: 예전에는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다. 메모를 위한 메모를 할 지경이었는데, 지금은 꽤나 단순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참고하길 바란다. 메모는 기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기억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지 메모를 위한 메모는 나같이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독약이다. 아무튼, 예전에는 쓸 데 없는 생각들도 너무 많이 하고 다닐 정도로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들이 좀 덜어져서 남들에게 입 아프게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들은 빠르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힙플: 오랜 시간 함께한 페이퍼블락즈(Paperblockz) 또한 또래로 이루어진 크루이지 않나, 크루 소개와 활동 방향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J: 성인이 되고 나자 아쉽게도 음악에 매진하지 않는 멤버들이 생겨나게 되고 각자 가는 길이 달라지게 되자 자연스레 멀어지고 자잘한 불화들도 생기게 되었다.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한 건 아니지만 지금은 거의 소강상태이다. 소식을 미리 접하지 못한 것 같은데 이런 발표를 하게 되어 유감이다.
힙플: 동갑내기 프로듀서 프라임보이와의 합 또한 계속해서 보일 예정인가?
J: 그렇다. 이 친구는 단순히 기술적인 프로듀싱 뿐만이 아니라 자기가 만들어야 할 음악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또 그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다. 그리고 엄청난 일귀신이다. 기계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미친 것처럼 일에 매진한다. 단순히 기술적인 것들을 잘 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이 친구는 흐름을 읽고 방향을 세우는 것에 누구보다 재능을 가진 친구다. 그리고, 이 친구가 가지지 못한 음악적인 부분을 내가 가지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작업을 할 것 같다. 이번에 ‘차메인’의 앨범을 프로듀싱하면서도 내가 건반파트를 어레인징하고 직접 레코딩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작업을 많이 보여줄 예정이니 기대하길 바란다.
힙플: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J: 거창한 계획 같은 건 없다. 행동으로 보여 줄 예정이다. 항상 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꾸준히 좋은 작업물을 선보일 거다. 모양새만 번지르르한 음악보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하겠다. “Good Vibes On You!”
인터뷰ㅣHIPHOPPLAYA
제이문ㅣ
| https://twitter.com/… | https://instagram.com/…
6 Comments 김승준
2015-07-06 20:11:54
우리 나이 또래에서 더 대단한 아티스트들이 지금보다 곱절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이제 슬슬 세대교체가 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시점이라고도 생각한다.' 본인을 향하는 기대치가 많이 쌓여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걸 부담으로 느끼지 않고 자신감의 원천으로 삼는 게 여유롭고 멋져보입니다. 2001년의 버벌진트가 한국 랩의 교과서라면, 2015년의 제이문은 한국 랩의 개정판 교과서가 될 거라 예상합니다ㅇㅇb
염철현
2015-07-06 21:03:53
생각해보면 나도 95년생인데..아무튼 젓뮤 새맴버로 되었음 좋겠다라고 저 또한 많이 글을 남겼었고,결국 그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둥지에서 정규를 준비중이시라니 참 반갑내요.앞으로도 많은 활동 기대합니다.
movoice
2015-07-07 05:15:01
굳이 태클을 걸자면 던말릭과 올티는 96년생이죠ㅋㅋ
쭈쭈맴매
2015-07-07 14:25:53
세대 구분, 세대 교체는 참으로 의미없는 말 아닌가.. 나도 어린 나이지만 점점 나이 들어갈 수록 나이대에 맞는 생각을 계속 하게된다. 껍질을 계속 깨나간다고 할까? 뭐 나이든 사람이 나이 어린 사람보다 더 성숙한 생각을 한다는게 아니고 아예 세상을 보고 표현하는게 '달라'지는데..랩이란게 자기 생각을 뱉는 것인만큼, 여러 세대가 있을수록 리스너 입장에선 좋은거자..
우효원
2015-07-11 00:44:44
이정도 실력으로 스윙스 이센스 빈지노 등의 다음세대라면 전혀 기대 안되네요
우효원
2015-07-11 00:52:55
모든 리스너는 실력에 있어서는 냉혹할수 밖에 없다는것을 알아야 할듯하네요. 자의식 과잉 같습니다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4909&page=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