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인생은 끝없는 여정 'The Passage' [ Kebee ] 인터뷰
힙플 36792 2009-05-19 20:46:38
힙플: 힙합플레이야, 그리고 흑인음악 팬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키비(Kebee): 힙합플레이야 회원여러분 안녕하세요. 3집 음반 The Passage를 발표한 키비입니다. 지금은 힙합플레이야의 큰손, 김피디 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웃음)
힙플: 2집 후, 상당히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키비: 2집을 발표하고 나서 공연들이 많이 잡혀있어 공연활동 많이 하고 그 사이에 음악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에 악기연습도 틈틈이 하고 곡 프로듀싱 연습을 많이 했어요. 2집 발표 이후에는 제 음악색깔을 더 뚜렷이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컸거든요. 사실 랩을 시작했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여태껏 꾸준히 곡 작업을 해왔었는데 제 음악을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았던 거죠. 점차 프로듀서로서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3집 음반에서는 제가 곡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했었죠. 게다가 작년 봄에는 소울컴퍼니 사무실을 새로 옮기면서 사무실을 꾸미는 일이 너무너무 많아서 많이 바빴어요. 직접 인테리어 구상도 하고. 을지로시장 돌면서 사무실에 필요한 가구들도 구해오고, 멤버들이랑 사무실 꾸미는 일도 같이 하고..(웃음)
힙플: 그럼 이번 음반 더 페세지(The Passage)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키비: 앨범 제목이 더 페세지에요. 여정이라는 말로 번역하는 게 가장 어울릴 것 같네요. ‘인생은 끝없는 여정이다.’ 라는 간략한 문장을 테마로 이번 앨범을 작업했거든요. 좀 뜬금없는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를테면 시간은 인생에서 필터 같은 거예요. 살면서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것이죠. 그래야만 이루어낼 수 있는 것도, 극복할 수도 있는 것도 있다는 말이죠. 이번 음반은 저의 인생의 여정에 필터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고나 할까요. 더 큰 뮤지션으로 성장하는데 정체성과 자신감을 찾게 해 준 중요한 음반이죠. 한 인간으로서 부족한 부분도 스스로 이해하게 되었고요.
힙플: 벌써 세 번째 음반이에요. 이제 중견 가수 반열인데..(웃음) 이번 음반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키비: 중견가수요? 벌써 그런 융숭한 대접을 다.. 저는 그냥 지금까지 작업해온 음악들보다 앞으로 들려주어야 할 음악들이 훨씬 많고, 여전히 하고 싶은 작업들이 넘친다는 데에서 만족할 뿐입니다.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저 자신에게 만족스럽고 동시에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해야겠죠. 참고로 앞으로 발표될 음반에서는 랩뿐만 아니라 제가 프로듀싱한 곡도 많이 보여드리게 될 거에요.
힙플: 말씀하신대로,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이번 음반에서도 직접 만드신 많은 곡들을 많이 담으시면서, 2집부터 살짝 살짝 보여줬던 키비의 색깔이 이번앨범에 들어서 더 진해진 것 같은데요.
키비: 힙합음악은 제가 가장 사랑하고 가장 많이 들어온 음악이긴 하지만 제가 곡을 만들 때는 장르에 구별 없이 좀 더 자유롭게 작업하는 편이에요. 제가 대부분의 힙합뮤지션들과 좀 다른 정서가 흐른다는 건 제 주변 뮤지션들도 많이들 알고 있고, 제 음악을 들어오신 분들도 분명 그런 부분에 대해 느끼실 거라 믿어요. 예를 들어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바로 The Quiett은 뼛속까지 힙합에 젖어있거든요.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더욱 노력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힙합음악 말고도 다양한 세계를 즐기고 싶어 하는 편이에요. 음악 작업 할 때도 저 자신에게 가장 편하도록 애쓰고 있어요. 이게 내 음악세계인걸 아니까요.
힙플: 앞서 말했다시피, 키비의 곡들. 작곡에 관한 이야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키비: 제가 3집 앨범 처음 작업 했을 때는 원맨밴드 콘셉트로 작업을 하려고 생각 했었어요. 근데 음반 작업을 해나가면서 제가 연주자로서는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지금 당장 표현할 수 있는 콘셉트가 아니었단 걸 깨달았죠. 그 대신 원래 제가 내고자 했던 색깔에 최대한 가깝게 가보자라는 생각에 그 동안 작업을 해놓은 곡을 기초로 해서 여러 세션 분들과 협연하고, 또 랍티미스트(Loptimist)와 같이 프로듀싱 팀이 되서 작업을 한 게 이번 음반으로 탄생했어요. 제가 혼자서 완성을 한곡들도 있는 반면에 제가 기초를 쌓고 그 위에 연주자분들과 랍티미스트가 편곡작업에 붙어서 한곡도 있으니깐 그런 면에서 음악 듣는 재미들을 더 발견하셨으면 좋겠네요.
힙플: 이야기가 나온 김에 랍티미스트의 역할도 이번 음반에서 상당했죠. 랍티미스트와의 작업에 대해서...
키비: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막바지 한 달은 랍티미스트가 거의 저랑 같이 살았어요. 거의 자기 음반처럼 같이 고생해줬었죠. 워낙에 지금까지 각자 해왔던 음악스타일도 판이하게 달랐지만 랍티미스트가 지향하는 바가 있고, 저도 기대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음반의 많은 영역을 랍티미스트에게 맡길 수 있었죠. 열혈 하드코어 프로듀서였던 랍티미스트가 키비 음반에서 'Go Space' 같은 일렉트로닉 트랙을 작업을 했다는게 (웃음) 많은 분들이 '뜨악' 할 수 있을 텐데 그건 분명히 이 친구한테 제가 주문을 한 부분이에요. 랍티미스트는 지금 보여주는 모습 이상으로 훨씬 스펙트럼이 넓어졌거든요. 앞으로 더 좋은 음악들을 많이 들려줄 거예요. 그리고 제 앨범에서 이런 느낌의 음악을 선보였다고 해서 랍티미스트가 하드코어 힙합을 잃어버린 게 아니에요. 하드코어 성향의 곡 작업도 여전히 하고 있는데 제 앨범에서는 그런 비트를 부탁하지 않았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랍티미스트와 많은 얘기를 해왔었죠. 이번 앨범 같은 경우는 저의 색깔에 많이 다가올 수 있도록 랍티미스트가 많아 노력한 음반이란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이 음반은 키비의 음반으로써 들어야 키비의 음악도, 랍티미스트의 프로듀싱 트랙도 더 본질적으로 들릴 거예요. 그리고 소울컴퍼니에 들어가면서 랍티미스트가 변했다는 식의 엉뚱한 생각도 하실 필요가 없는게, 여전히 랍티미스트는 하드코어 힙합 작업을 해오고 있고, 귀구멍에 멍이 들 정도의 열혈 하드코어 트랙들도 많이 만들어놨어요. 프로듀서는 함께하는 뮤지션의 음악세계를 이해하고 그 스타일을 잘 반영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잘하면 실력 있는 프로듀서가 되겠죠. 이번 랍티미스트 작업은 키비의 음반에 랍티미스트가 프로듀서로 함께 했다고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힙플: ‘힙합은 무엇이다’ 라고 구분할 수는 없지만 이번앨범은 힙합에서 조금 더 멀어진 느낌이 많이 있는데요.
키비: 방금 전과 비슷한 얘기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곡을 만들어오면서 가끔은 이 곡들을 힙합이라고 말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애매한 곡을 만든 적이 많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런 것들에 신경 쓰고 있지 않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에 좀 더 가까워져 가는 거죠. 그게 제 마음이 편하다는 걸 알아요. 저 자신을 한 가지 세계에만 가두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 대신 제가 하고 있는 작업들이 힙합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뿌리는 늘 잊지 않아요. 저만이 낼 수 있는 음악색깔과 근본적인 것들을 적절히 혼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죠. 한마디로 앞으로 키비라는 뮤지션의 색깔이 더욱더 진해질 것이다라는 거죠.
힙플 : 앞서서 계속 이야기 해왔지만, 아웃트로 격인 ‘이별에서 이별까지’가 남다르게 다가오기도 하는데요. 앞으로의 스타일의 예고 편 격인가요?
키비: 결국에는 제 음악을 통해 설명해야겠지만, 앞으로 보여드릴 음악 중에 일렉트로닉적인 성향이 강한 음악들이 많아지긴 할 거에요. 어차피 그건 제 안에 힙합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들이 뒤섞인 결과인거죠. 저에게 가장 편한 옷을 입는 것처럼, 제 스스로에게 편한 음악을 할 거니까요. 전 힙합이라는 뿌리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는 보다 창조적인 작업을 하고 싶고 그 재미를 같이 따라갔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제가 보여드릴 음악들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는 거죠.
힙플: 그럼 이제 랩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러브스토리와 키비가 갖고 있는 정서.. 두 파트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구성함에 있어 신경 쓰신 부분이랄까요?
키비: 사랑노래는 역시 제 경험을 기초로 해서 나오는 이야기들이겠고요. (웃음) 그리고 음반 전체적으로 제가 고민하는 것들이 이번 앨범에 많이 반영된 것 같아요. 저도 음반을 다시 되짚어 들어보면서 느꼈던 건데, 이젠 좀...나이가 들었다고 할까요. (웃음) 목소리도 그렇고 담아내는 정서도, 이전에는 하지 않던 고민이 더 많아지고 말이죠.
힙플: 이번에는 자켓 과도 큰 연관이 있는 타이틀곡이죠. 소울맨(Soulman)과 함께 한 ‘Go Space’ 소개 부탁드릴게요.
키비: 혹시 Google Earth 라는 프로그램 아세요? (웃음) 지구 위에 떠있는 인공위성사진을 통해서 지구를 가깝게 내려다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한동안 빠져 살았거든요. 요즘도 꾸준히 이용하고 있고. 근데 언젠가부터 업그레이드가 되서 우주도 볼 수 있게 됐거든요. 심지어 요즘엔 화성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구요! (웃음) 구글 어스로 우주를 보는게 제 취미다보니 이것에 대한 곡을 하나 해야겠다고 자연스레 생각했고, (웃음) 그래서 작업 했어요. 내용은 우주로 나가자는 이야기인데 의외로 이 곡에서도 씁쓸한 기분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왜냐면 이게 우주로 가자고 말은 하지만 실상 우주로 못나가게 현실이란 거죠. 거기서 키비 특유의 쓸쓸한 정서가 묻어난다 하더라고요. 묘하게 설득력 있죠. (웃음) 그래도 Go Space는 흥겹도록 만든 곡이니까 공연장에서 특히 많이들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가사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 곡이에요 그래서 표면적인 이야기 이외에 내면에 숨겨진 메타포(metaphor=은유법)를 여러분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힙플: 타블로(Tablo of Epik High)와 함께 한 ‘이상한 나라의 엘리트’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키비: 이 곡은 만들기 몇 년 전부터 제목을 미리 생각해뒀어요. 그러다 우연히 타블로 형이랑 이 곡을 하면 뭔가 묘하게 어울리겠다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타블로 형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형도 재미있다 꼭 하자고해서 작업을 하게 됐죠. 곡을 들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콘셉트 자체가 랩을 꽉 채우는 곡이 아니고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 트랙 곡에 랩이 마치 연주처럼 얹어지는 형태로 애초에 계획했던 곡이죠. 심도 있고 타이트한 랩을 기대했었다면 아쉬울 수도 있었겠지만 원래 이 곡은 이렇게 계획된 곡입니다. 하하 (웃음) 이곡 자체로 충분히 흥겨운 곡이니까 즐겁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원작 이야기를 아신다면 저나 타블로 형이 가사에 담은 의미가 훨씬 크게 다가올 거예요.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 은유들을 가사 곳곳에 많이 숨겨놓았으니까 그 부분도 체크!
힙플: 에픽하이의 음반, 키비의 음반. 매번 새로운 앨범마다 작업을 거의 해오고 계신데, 서로 얻는 시너지가 있다면요?
키비: 제가 느끼는 에픽하이는 다양한 음악을 섭취하고 그걸 자기 스타일로 융화해서 성공적으로 표현해내는 팀이에요. 그게 비단 음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은 거죠. 그 부분은 제가 예술을 대하는 태도와 상통하는 면이에요. 관심의 면적을 넓게 갖는 것. 그런 부분에 있어서 타블로 형하고 코드들이 맞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고. 그래서 이런 작업을 하면 재미있어요.
힙플: 마이노스(Minos)와, 오랜만에 뭉친 곡, 'Goodbye Boy' 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딱 이루펀트(Eluphant)가 떠오르는 곡이기도 하죠.
키비: 3집 앨범 작업 하면서 마이노스 형이랑 이루펀트로서 곡 작업을 꼭 하자고 얘기했었어요. 사실 원래는 올해 이루펀트 싱글작업을 했었어요. 제 앨범이 나오기 전에 이루펀트 싱글이 발표되는 계획이었는데, 곡 작업을 꽤 마쳐놓은 상태에서 작업이 무산 되어버렸어요. 구체적인 이유는 사정상 말씀드리기 그렇고.. 어쨌든 그래서 내 앨범에서 만큼은 꼭 형이랑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했었죠. 소년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애초에 생각했었고, 내용은 이를테면 성장 통에 관한 이야기이죠. 곡 안에서는 소년을 떠나보낸다는 내용의 곡이지만 동시에 여전히 가지고 있는 순수한 신념들을 찾고 싶다는 자기 암시가 담겨있다고나 할까요. 민호 형이랑 작업할 때마다 느끼지만 이루펀트가 뭉쳐서 작업하면 거의 막힘없이 작업이 되는 편이에요. 곡 작업을 같이 많이 해왔기 때문에 호흡 맞추는 게 단련되어 있다고 할까요. 앞으로 꼭 기회를 만들어서 이루펀트 작업을 다시 하고 싶어요.
힙플: 앞서 말씀하신 트랙들과는 반대의 의미에서 ‘Where Is The Claps?’은 약간의 논란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되는데요.
키비: 이곡 자체가 블랙아이드피스(Black Eyed Peas)의 Where Is The Love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든 곡이에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곡이고 노래도 많이 들었었거든요. 한번은 이 노래를 듣다가 신나서 혼자 박수를 치는데, 아이디어가 딱 떠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제목을 ‘Where Is The Claps?’ 로 짓고 후렴구 파트를 만들면서 곡 작업이 시작됐죠. 곡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전혀 다른 곡이에요. 후렴 파트 멜로디나 가사에서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고 걱정해주시는 주변 분들도 있었지만, 이게 카피(copy)한게 아니라 'Where Is The Love' 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얻어서 만든 곡이니까 그렇게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힙플: 힙합플레이야 내에서 가장 큰 이슈를 받았던 것은 ‘그림자’에요. 음...
키비: 그림자는 랍티 2집에 있던 고스트라이터(Ghostwriter)에 대한 후속편이 되는 곡이에요. 뭐 미리 말씀드리겠지만 이곡의 사실여부는 이 자리에서 밝히지는 않을 거예요. 이 곡 가지고 또 다시 다른 곡을 작업할 계획도 없고요.
힙플: 네, 알겠습니다. (웃음) 이번 음반 더 페세지. 음반을 관통하는 주제랄까요?
키비: ‘극복’ 이에요. 사실 제가 음악작업을 계속해오면서 오랫동안 슬럼프가 안개처럼 자욱하게 깔려있었거든요. 제가 오로지 음악만 줄기차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여러 가지 음악과 관련된 업무를 해야되다보니 예술 감각을 잃어버리게 될 때가 종종 있어요. 어쩔 수 없는 거죠. 지금은 제 숙명이라고 생각하고..(웃음) 어쨌든 그 영감이라는 걸 다시 끄집어 낸 다는게 쉽지 않은데, 그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아야 하는 과정들이 반복되다보니 거기에서 혼란을 느꼈나 봐요. 미니홈피에다가 짧은 에세이들을 꾸준히 써오고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썼던 글들을 쭉 읽어보니까 너무 웃긴 거예요. 드디어 영감을 찾아냈다고 해놓고 얼마 후에는 완전 혼란에 빠졌다고 하고, 또 얼마 후엔 빛을 만났다고, 근데 또 금방 길을 잃어버렸다고 하고. 완전 들쭉 날쭉이죠. 근데 결국에는 음반 작업 후반에는 제가 또 스스로 극복을 해냈거든요. 앞으로도 제 삶은 이 과정의 연속일게 분명해요. 그걸 받아들이게 된 거죠. 삶이 추락과 희망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걸. 근데 이 얘기가 결코 제 얘기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제 음악 들으시는 분들 중에 비슷한 자기 극복의 과정에 있거나, 작더라도 뭔가를 극복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제 음악에 대해 찡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찌 보면 구성이 좀 특이하게 여겨질 수도 있어요. 아니, 음반을 시작하자마자 땅 끝으로 다이빙 해 버리는 게 어딨어요. 어떻게 들으면 시작부터 좀 음울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건데, 제 3집 앨범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하죠. ‘올라왔다면 반드시 내려가야 하고 내려갔다면 반드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 어찌 보면 좀 낯간지러운 말일 수도 있는데 이 앨범을 작업한 저 스스로에게 해주는 선물 같은 말이기도 해요. 앞으로도 늘 간직할 수 있도록 말이죠. 한마디로 이번 앨범은 다큐멘터리처럼 저 스스로를 비추고 담아낸 거예요. 힘들어하고 우울해하고, 그러다가 Go Space! 라면서 우주로 날아가 버리는 거죠.(웃음)
힙플: 알겠습니다. 이제 소울 컴퍼니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웃음) 올 해 S'Class Round 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셨습니다. 소개해 주세요.
키비: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소울 컴퍼니 탄생자체도 메타(MC META of 가리온) 형께서 진행하셨던 힙합 커뮤니티를 통해서 시작이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소울컴퍼니 맴버들도 힙합커뮤니티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어요. 이제는 우리가 그런 커뮤니티와 터전을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처음에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되었죠. 랩, 프로듀싱, 디제잉 강좌를 각각 저와 랍티미스트, DJ 웨건(DJ Wegun)이 진행하고 있고, 각 분야들 사람들끼리도 같이 콜라보해서 작업을 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이제 겨우 2회째 진행되고 있으니까 앞으로 더 발전할거라고 믿습니다.(웃음) 그리고 사실 사람과 친해지고 함께 교류를 한다는 데에는 여러모로 기회가 닿아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다행히도 고등학교 시절부터 좋은 동료들을 곁에 많이 둘 수 있었고, 서로를 자극하거나 서로에게 자극받으며 여기까지 성장해 올 수 있었죠. 이제는 작업을 시작하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자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늘 자신이 개척해낸다는 마음가짐으로 말이죠.
힙플: 조금 지난 이야기지만, 플래닛블랙(Planet Black)과 칼날의 은퇴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레이블의 대표로써 혹은 친구로써..
키비: 무엇보다 참 아쉽다고 생각하고요. 뮤지션으로써 본인들이 더 집중하기 곤란한 상황이 되다보니 각자의 길을 갔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죠. 그렇다고 해서 그 친구들이 소울컴퍼니가 아니다 이런 건 아니에요. 이 친구들이랑 여기서 영원히 끝난 게 아니라는 믿음이 저한테는 있는 거죠. 이 친구들이 음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좋았었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당장의 현실은 어쩔 수 없는 거죠. 그리고 환경만 탓할 수도 없는 게 본인의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한 거고. 다들 괜찮은 녀석들인 건 변함이 없으니깐 각자들이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열심히 했으면 좋겠고 음악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힙플: 은퇴도 있었지만, 오디션을 통해서 새로운 뮤지션도 영입하셨죠.
키비: 최근에 크루셜 스타(Crucial Star)라는 친구를 작년 말 소울컴퍼니 쇼 크리스마스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외부에 소개했고,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두터운 경쟁률을 뚫고 영입이 된 만큼 소울컴퍼니 안 팍 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친구가 당장 대외적인 활동을 한 다기 보다는 기대에 어울리는 역량이 됐을 때 본격적인 활동을 할 거예요. 아직은 많은 연습과 자기개발이 필요한 친구죠. 지금 너무 성급하게 기대를 하지 않고 여물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힙플: 음반 판매량 등의 수치로 보나 팬들이 갖는 기대치로 보나 -굳이 나누어- 언더그라운드에서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 같아요.
키비: 사실 저는 이것에 대해서 실감은 잘 못하겠어요. 왜냐하면 제가 하고 있는 방식들도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도 아니고 제가 그렇다고 티비(TV) 활동이나 대외적으로 활동을 하게 된 것도 아니니까요. 계속 음악과 공연 활동만을 해오는데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소울컴퍼니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게 놀랍고 감사할 뿐이고요. 늘 같은 마음이지만 이제야 시작을 하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이뤄왔던 성과들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뤄가야 할께 너무도 많이 때문에 저 포함해서 소울 컴퍼니 모든 뮤지션들도 자만하지 말고 더욱더 음악활동에 정진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힙플: 올 해 소울컴퍼니의 계획은요?
키비: 올해는 소울 컴퍼니에서 정규음반이 많이 나올 거예요. 제 앨범이후에 이제 많은 뮤지션들이 정규 음반을 준비하고 있고, 좋은 퀄리티의 음반들 들고 나올 테니까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힙플: 5월 29일 쇼케이스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려요-
키비: 5월 29일 에 홍대 롤링 홀에서 더 페세지 쇼케이스가 열리구요. 그날은 앨범에 거의 모든 곡들을 라이브로 들어보실 수 있으니까, 꼭 오셔서 음반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게다가 그 날은 제 생일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죠?(웃음)
힙플: 긴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키비: 한동안은 오직 뮤지션으로만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시달려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저질체력인지라 작업 마치고 몸은 누더기가 되어버렸지만 마음은 참 따뜻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는 회사의 경영인으로써 시간을 보내야 되는데 또 다른 시련과 도전이 될 것 같네요. (웃음) 앞으로 소울컴퍼니의 음악을 더 많은 곳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때니까 더욱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3집 음반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이번 음반은 정말 들을수록 곱씹을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음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늘 음반을 발표할 때마다 예전 음반만 못하다는 평에 시달리는 편이지만 결국에는 그 음반들을 참 좋아하시더라고요. 이번 음반역시 마찬가지 일거고요. 오래두고 들어보시면서 처음 못 받았던 느낌을 찾으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저 자신을 치료했던 것처럼 제 음반의 메시지를 통해서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분이 있다면 참 행복하겠어요. 이번 인터뷰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들은 epilogue를 통해 다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글을 통해 이번 음반에 대해 더욱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늘 건강하시고요. 쇼 케이스 때 뵙겠습니다. 모두 우주로 갑시다! 뿅!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소울컴퍼니 ( | http://www.soulcompany.net)/…
56 Comments 설난희
2009-05-19 20:55:37
1등 ㅋㅋ
엄상현
2009-05-19 21:04:20
읽어바야지
한동희
2009-05-19 21:16:23
아.. 디스언급있을줄알고왔는데 ㅠㅠ
홍민경
2009-05-19 21:11:11
빨리 라디오ㅠㅠ
장재헌
2009-05-19 21:12:14
선리후감 라디오 ㄱㄱ 씽
이대연
2009-05-19 21:17:34
음음
이영석
2009-05-19 21:20:36
아, 1등할뻔했는데.. ㅎㅎ 선리후감
장재헌
2009-05-19 21:22:31
실상 우주로 못나가게(X)-> 실상 우주로 못나가는게(O)
주양호
2009-05-19 21:26:14
내생일에 쇼케이스당 ㄷㄷ
목승찬
2009-05-19 21:27:28
이노베이터맞디스 나왔으면 좋겟어요 ㅠ
김준호
2009-05-19 22:41:44
오홓
허도훈
2009-05-19 22:48:4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올해돈좀나가겟네 ㅠㅠ
이성현
2009-05-19 23:32:52
초콜릿 사운드 듣는 중에 바로 왔음. ㅋㅋ
함원찬
2009-05-19 23:43:36
K의 정체도 저 너머로ㅎㅎㅎ
조경빈
2009-05-19 23:45:48
이루펀트 싱글 ㅠㅠㅠㅠ
나호진
2009-05-20 00:18:30
이루펀트 싱글 ㅠㅠㅠㅠ (2)
박석수
2009-05-20 00:22:39
선리후감 ㅋ 아직 사인반이 남아있는걸 재확인한 1人 ㅠㅠ
이지영
2009-05-21 18:11:32
쇼케이스 가고싶어 ㅜㅠㅠㅜㅜㅠㅜㅠㅜㅠ 칼날 은퇴했구나 아쉽다..................
유대왕
2009-05-20 08:44:09
아마츄어가 디스했는데 대답할 가치가 있겠니
나동민
2009-05-20 10:50:07
왠지 넋업샨이 되어가는 듯한.. ㅋㅋ 인터뷰 잘읽었어요 ㅋㅋㅋ 쇼케이스 기대되네요
한수영
2009-05-20 18:23:58
그림자는 스리슬쩍 넘어갔고 디스는 언급도 없네
이승엽
2009-05-20 19:02:25
아근데 이루펀트 싱글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윤균
2009-05-20 20:10:48
근데 타블로가 형이었음 ? ㅋㅋ
김영서
2009-05-20 20:12:34
오첫번째사진 깜놀
케이엠
2009-05-20 20:40:59
아 나온지 지금 알았네...
Abrasax
2009-05-20 23:57:35
"이번 음반은 정말 들을수록 곱씹을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음반이라고 생각"한다네요. 설치지 말고 그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돌립시다.
박정윤
2009-05-21 20:34:28
하악 인터뷰드디어
박정윤
2009-05-21 20:38:23
'랍티미스트가 많아 노력한 음반'
박규리
2009-05-21 21:13:14
우왕 ㅋㅋㅋ 이노베이터 걍 무시해버리네 ㅋㅋ 키비 만쉐이
이아람
2009-05-22 17:18:10
뭉클하네여ㅎㅎ
김아름
2009-05-22 19:04:57
아이고 형님 우리 형님
박현우
2009-05-22 21:47:17
그림자주인공 솔컴크리스마스쇼때 3집에서 알려준다했는데 결국 누군지는 안나와있고....... 인터뷰에서도 얼버무리고........ .........
김평화
2009-05-22 22:27:05
이노 ㅠㅠ
김이박
2009-05-22 23:42:16
그림자 ㅠㅠ 이노 ㅋㅋㅋㅋ
김준형
2009-05-22 23:47:32
근데 타블로가 형이었음 ? ㅋㅋ (2)
류숙경
2009-05-23 08:52:02
뿅!!!!!!!!!!
진태성
2009-05-23 12:55:2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턱 부담스러운지 손으로 가렷넹ㅋㅋㅋ
이규근
2009-05-23 13:36:03
a묘하게 턱가리네 ㅋㅋ
조남현
2009-05-23 15:18:29
아 짜증난다 엥간히 질질 끌어라 3집때 밝힌다고 하지 않았었나?내 기억이 이상한건가?잘못 알고 있던거야? 아..내 잘못일지도 모르겠으나 짜증나는건 마찬가지.
라효정
2009-05-23 20:06:53
우주로 갑시다 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봉란
2009-05-23 21:22:27
헐 칼날형 은퇴;; 노래도 몇개없는데;;;
강민석
2009-05-24 08:15:39
우선 앨범을 듣고나서 인터뷰를 봐야겠군.
고수완
2009-05-24 10:23:27
은퇴가 아쉽네요;
박윤교
2009-05-24 18:19:30
솔컴 정규 기대할께요~
이경옥
2009-05-24 19:06:26
성장통 아니에요? 성장 통 이아니라
최용희
2009-05-24 19:47:49
Ghostwriter 그림자
김광석
2009-05-25 17:26:04
근데 타블로가 형이었음 ? ㅋㅋ (3) 생각해보니 형이구나 ㅋㅋ
임진광
2009-05-26 02:18:25
턱,... 턱을 가렸어 역시 키비
정한슬
2009-05-26 09:14:13
근데 그건그렇고 도대체 뮤직비디오는 왜 안나오나요 ㅋㅋㅋㅋ?
윤나리
2009-05-31 03:55:02
ㅃ ㅛ ㅇ ~ !
wa$$up
2009-05-31 14:28:59
다시 한 번들어봐야지.
박한웅
2009-06-01 18:16:24
풀리지않는 궁금증 K
김연주
2009-06-25 19:37:08
암튼 키비조타
김태호
2009-07-12 14:06:32
ㅋ
정호중
2009-08-01 20:56:00
ghostwriter랑 그림자 알려줄줄알았는데ㅡㅅㅡ
김병일
2009-10-01 01:46:18
안경어디꺼죠 간지눼 베이스컨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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