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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올티 '거울 속 나는 외제차를 모는 랩스타도, 언더그라운드 킹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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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티ㅣ'거울 속 나는 외제차를 모는 랩스타도, 언더그라운드 킹도 아니었다'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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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667 2015-03-18 19:52:48


HIPHOPPLAYA (이하 힙) : 졸업 축하한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올티 : 앨범 작업을 마무리 하고 나서부터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술도 마시고 하면서 놀고 있다. 이제야 법적으로 성인이 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도와줬던 분들에게 보답을 돌리며 회포를 푸는 자리를 가지고 있다.


힙 : 올티의 경우에 성인이 됐다고 환경이 크게 달라지거나 설레고 그런 건 없을 것 같은데?

올티 : (웃음) 그런 건 딱히 없다. 난 빠른 년생이어서 작년에 이미 졸업을 했거든. 이 앨범도 사실 제 나이에 맞추려고 일부러 기다린 게 아니라, 원래는 그때 나왔어야 될 앨범이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1년을 더 꼬박 준비하게 됐다.


힙 : 그러고 보니 올티가 올해 졸업생이 아니었군

올티 : 95년생들과 같이 졸업했다. 빠른 96이라서 스무 살 갓 됐을 때는 나만 술집에 못 들어가고.. 그래도 몰래 몰래 잘 들어가서 놀았다. (웃음)


힙 : 졸업 시즌에 게릴라 공연도 했던데, 그건 올티 아이디어였나?

올티 : 전적으로 회사 아이디어였다. 사실 앨범 작업을 할 때 회사 컨펌을 받으면서 진행한 게 아니라, 혼자 알아서 다 만들어오겠다고 하고 진행을 했기 때문에 공유된 것이 거의 없었다. 회사 입장에서는 답답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다행히도 앨범 방향을 공감해주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더라. 게릴라 공연이 그 중에 하나였다.


힙 : 몇 개의 학교에서 공연을 한 건가

올티 : 전라남도 장흥의 관산고등학교, 내 모교인 안양고등학교, 안산에 있는 선부고등학교까지 총 세군데의 학교의 졸업식에 찾아가 공연을 했다.


힙 : 또래의 졸업생이 하는 졸업 공연이니 관객들 몰입도는 확실했겠다.

올티 : 일단, 관산고등학교는 전교생 규모가 120명이 채 안 되는 학교였다. 그래서 그 곳 친구들은 같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를 쭉 같이 올라온다고 하더라. 그 학교의 사연을 들으면서 그 친구들의 상황을 생각해보니 정말 아련하더라. 정든 곳을 곧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이 특히 남달랐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로 간 곳은 내 모교인 안양고등학교였는데, ‘31035’ 뮤비도, '졸업 (이젠안녕)' 뮤비도 다 이곳에서 찍었을 정도로 나에게 의미가 있는 곳이다 보니까 공연할 때의 감동이 더 컸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간 선부고등학교는 세 학교 중에 호응이 가장 컸다. 나한테도, 졸업생들한테도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



힙 :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같은 프리스타일 랩퍼가 되기 위해 하루에 6-7시간 동안 연습을 했다고, 정확히 시작이 어떻게 된 건가

올티 : 말 그대로다. 뭐 힙합은 꾸준히 좋아해 왔지만 그 이전까지는 랩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근데, 헉피형의 마이크스웨거를 보고 충격을 받았지 (웃음) 한국말로도 프리스타일 랩을 이만큼이나 잘 할 수 있구나 싶었다. 그 영상을 보고 난 다음날부터 내가 4시쯤 하교를 하면, 누나랑 형이 야자 끝나고 오는 시간인 밤 10시까지 6시간 정도를 매일 프리스타일 랩 연습을 했다. '31035'에서 하루 여섯 시간씩 랩 했다는 구절이 이 때의 이야기다. 헉피형의 프리스타일 랩이 내가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자, 내 프리스타일 랩의 목표치였다.


힙 : 많은 지망생들이 거리로 나오지 않는다. 나올만한 거리가 있느냐부터겠지만, 어쨌든 인터넷을 통해 모든 것들이 해결되지 않나, 올티의 경우엔 어땠나

올티 : 그냥 내 또래들이 학교 끝나면 PC방에 놀러 가듯이, 나는 학교 끝나면 엄마 티머니 빌려서 홍대 놀이터로 갔던 거지. 길에서 랩을 주고 받으면서 칠린 하는 게 너무 멋있었고, 재미있어 보였다. 꼬박 그 1년동안은 매 주말마다 빠짐없이 싸이퍼에 나갔다. 차라리 그 시간에 연애를 좀 많이 해둘걸.. (웃음)


힙 : 랩어택이나 박서, 윗잔다리 싸이퍼 등 힙합씬 안에 프리스타일 랩배틀 씬이 조그맣게 자리 잡고 있던 것 같다. 사실상 박서와 같은 길거리 랩퍼들의 사랑방이 없어진 지금 길바닥 씻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나

올티 : 원래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놀이터를 중심으로 싸이퍼가 굉장히 성행했었다. 근데 전기 공급이 중단되고, 중장비 들고 와서 시끄럽게 공연하는 버스킹 팀들이 홍대 놀이터에 꽉 차게 되면서부터 자리를 옮기게 됐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윗잔다리 공원이라고 홍대입구역 8번출구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많이들 주최한다. 옛날만큼 기성 랩퍼들의 관심이 크지 않아서일 뿐이지 SNS를 통해서 늘 주최공지가 올라오고 놀러 오는 사람들도 꽤 많다. 나도 예전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시간 날 때면 틈틈이 들러서 같이 프리스타일 하면서 놀곤 한다.


힙 : 배틀 대회는 많이 쇠퇴한 것 같은데..

올티 : 프리스타일 타운에서 주최하는 랩배틀 컨텐츠들이 쇠퇴한 건, 프리스타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적을뿐더러 그 중에서도 랩배틀을 잘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퀄리티컨트롤에 실패해서라고 생각한다. 지금 씬은 예전만큼 배틀 대회가 성행을 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고, 더 이상 이 문화를 프리스타일 타운이 잘 이끌어갈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들의 음악이나 페이스북 페이지 같은 것만 봐도 솔직히 다른 그라운드를 지향하는 게 눈에 보여서.. 어쨌든 침체기 임에는 분명하고, 그게 아쉬울 따름이다.


힙 : 이 문화 자체에 씬 안의 많은 랩퍼들이나 리스너들이 동참하진 않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동참할 수 있을까 싶은데 내가 보기엔 진입장벽이 높아 보인다.

올티 : 되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기성 랩퍼들이 놀러 오지 않는 것 같다. 싸이퍼를 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실력이 기본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되어있고, 차림새도 힙합답게 잘 차려 입고 스웩이었다면 랩퍼들이 지나가면서라도 알아서 끼었을 거다. '오 얘네 랩 잘하는데? 간지나게 놀 줄 아네.' 그런데 패션이라던가, 랩을 뱉는 폼에서부터 힙합스러운 친구들이 몇 없다 보니까 아무도 그 틈바구니에 끼고 싶어하지 않는 거다. 랩퍼라면 누구나 자기 스웩을 챙기기 마련인데, 중학교 수학여행 가는 차림새에다가 앞머리 내놓고 스냅백 뒤로 돌려쓴 애들끼리 오순도순 모여서 '난 랩으로 널 죽여버려! 난 살 거야 벌사치!' 하고 있는 원에 누가 끼고 싶을까. (웃음)


힙 : 대부분의 홍대권 싸이퍼, 버스커들의 단상인 것 같은데

올티 : 본인의 랩과 본인의 행색을 잘 정돈할 필요가 있다. 과장하면 약간 유니폼처럼? 누가 봐도 힙합인 차림새가 있지 않나, 고유의 뭔가가 느껴져야 한다. 순수하게 랩 하거나 들으러 놀러 나온 분들에게까지 이런 기준을 대입할 필요는 없지만, 싸이퍼 원안의 대부분은 스스로를 나서서 MC라고 자칭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라면 더구나 치장하는 거에 있어서도 좀 더 신경을 쓰는 게 맞지 싶다.


힙 : 어쨌든 올티의 경우 거리 문화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진 않으니, 올티의 현재 포지션에 대해 생각했을 때도 언더그라운드 킹으로 남고 싶다는 서출구와는 노선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

올티 : 아마 출구형한테 똑같은 질문을 물으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할거다. 그런데 나는 책임감까지는 없는 것 같다. 이게 애정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이 한 몸 바치고 나서서 이 길거리 싸이퍼 문화를 부흥시켜야 해!' 이런 건 아니란 거지 (웃음) 주최자나 리더는 못되겠지만, 그 구성원으로서 항상 자리는 함께할 것 같다. 프리스타일 하고 노는 건 언제나 재미있으니까.


힙 : 그럼 동료 뮤지션으로써 서출구는 어떤가?

올티 : 일단 엄청 잘한다. 진짜 그 형만큼 프리스타일을 잘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근데 또 거울을 보면 있긴 있다. (웃음)


힙 : (웃음)

올티 : 가사도 정말 센스 있게 잘 쓰는 형이다. 또 랩배틀 챔피언이다 보니까 배틀하는 걸 보면 살벌하게 잘하는데.. 유독 그 형이 나한테 좀 약하다. 엄청 친해서 그런가? 나랑 가끔 장난처럼 랩배틀 할 때에 내가 놀리면 그 형은 맥이 풀려서 나한테 공격을 잘 못하더라. 근데 실제 배틀할 때는 진짜 입이 안 다물어질 정도로 잘한다. 실제로 싸이퍼 하다가 웬 랩퍼들이랑 시비가 붙을 때마다 그 형이 랩배틀로 처리하는걸 항상 봐왔는데 경이로운 수준이다.


힙 : 같은 크루 JJK와 루피도 얼라이브에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ADV의 큰 둥지가 된 셈인데, 다른 멤버들과의 위화감 같은 건 없나

올티 : 일단은 그런 위화감을 만들지 않기 위해 ADV라는 바운더리를 존중해주는 회사를 찾았었다. 그리고, 얼라이브가 그런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식이었기 때문에 얘기가 수월하게 됐던 걸로 기억한다. 멤버들끼리의 그런 위화감도 없다. 나 스스로 느끼기에도 없고. 그냥 회사에서 잡아준 일정이 있으면 마치고 돌아와서 멤버들 만나서 수다떨고, 랩하면서 놀고.. 회사는 기존에 하던 일들보다 조금 영역을 넓혀서 일을 제안해준다. 컨텐츠 기획을 나와 함께하고, 최종적으로는 내 결정을 존중해준다. 여담이지만 게맛살 광고도 내가 한다고 했다. (웃음) 쇼미더머니에서 내 이미지가 너무 빡세게 나온 감이 있어서..


힙 : 이미지 순화를 위한?

올티 : 방송에 나온 그런 빡센 이미지로 생긴 오해 때문에 안 좋은 욕들도 달리고 하니까 가족들이 속상해 하더라. 그래서 순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물론, 광고 영상 자체가 내가 생각한 것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나는 전혀 그 영상이 부끄럽지도 않고 우습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반응이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가족들도 그 영상을 보면서 즐거워했고, 엄마가 신구 선생님을 좋아하셔서 자랑스러워 하시더라. 그거면 된 거다. 지금 엄마 핸드폰 배경화면이 내가 신구 선생님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다 (웃음)



힙 : 살짝 옛날 얘기부터 흑역사까지 골고루 얘기해보자. ADV에 합류한 후 고등학교 2학년 때 첫 믹스테잎인 [Rappin’ OLLday]를 발표했다. 2년 전 앨범이다. 돌이켜봤을 때 그 앨범은 어땠나

올티 : 그 때 아니면 하지 못할 이야기들이랄까.. 항상 내가 놓인 시기와 상황을 가감 없이 가사에 담아내려 노력하는 편인데, 그 시절의 풋풋함 같은 게 묻어나서 좋다. 애들이 공부에 몰두하는 시간만큼 나는 랩하고 벌스를 썼는데, 그 중에서 텍스트적으로 괜찮은 것들을 추리고 추려서 낸 믹스테이프였다.


힙 : 고등학교 2학년.. 어떻게 보면 치기가 가득했을 시기인데, 어떻게 컨트롤했나

올티 : 그때는 나 스스로 음악 하는 뮤지션이라는 생각을 한적도 없었고, 그냥 ‘랩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 으로서 가사를 써내려 갔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놓인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 요즘 랩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여자 얘기나 금시계 얘기하고 그러던데.. (웃음)


힙 : '21036' 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나

올티 : '2학년 10반 36번, 정우성'이라는 학생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랩이다. 완전 Real me! 공부 열심히 하는 그런 성실한 학생도 아니었고, 맨날 랩하고 있고 이러니까 괴짜 취급을 곧잘 받았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랩으로 내가 어떤 학생인지를 알려주기 위해서 썼던 곡이었다. '31035' 의 전신이 되는 곡이기도 하다.


힙 : ‘Whut is rap battle’ 에서는 랩배틀 안에서의 암묵적인 룰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퓨어와 리튼의 모호한 경계인데, ‘퓨어냐 리튼이냐’ 프리스타일 mc들 사이에 어떤 쟁점이 있는 건가

올티 : 일단 나는 ‘리튼 프리스타일’이라는 말 싫어한다. 말이 안 되는 개념이다. ‘리튼 프리스타일’ 그러니까 '써온 즉흥랩' 이라는 건데 애초에 모순인 거지. 랩배틀에서 즉흥랩인 척, 써온 가사 그대로 읊는 랩퍼들도 종종 봤다. 그런 건 딱 봐도 단박에 티가 난다. 프리스타일이라는 건 말 그대로 아무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브레인스토밍 만으로 뱉는 거다.


힙 : 올티가 하는 프리스타일에는 쟁여둔 라인은 전혀 없는 건가?

올티 : 그러니까 순간의 캐치인 거다. 예를 들어서 누가 ‘밤샜지’라는 단어를 쳤을 때 갑자기 ‘황새치’라는 단어가 떠오르면, ‘나는 육지담은 아니지만 밤샜지, 늘 팔팔하지 마치 황새치’ 이런 식으로 라인을 다듬으면서 들어가는 거다. 다 뱉고 나서부터는 진짜 퓨어하게 프리스타일 랩을 이어가는 거고. 머리에 메모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뱉을 라인을 어느 정도 생각하면서 들어가는 건 브레인스토밍인 셈이지.


힙 : 올티 역시 이제는 꽤 큰 팬덤을 몰고 있고, 메이저 회사를 등에 업은 뮤지션으로서 ‘빠순’의 가사에 재고의 여지가 있나

“넘치는 Idol, 뻔한 구성과 의미없는 Hook Song, 덜 숙성된 아이들 가수라며 실력보다 외모를 가꾸네 이건 음악 산업 아냐, 팔기 위한 음악 흉내”

올티 : 아직까지도 가요계의 랩 파트를 담당하는 대부분의 랩 실력이 상향 평준화 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얘기는 꼭 나중에 나올 거 같아서 얘기를 하는데, 바비(Bobby)랑 비아이(B.I)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잘하는 친구들이라 생각한다. 애초에 쇼미더머니3 했을 적에도 그 친구들이 잘하니까 배틀 마인드로 붙고 싶었던 거였다. 랩 잘하는 아이돌들도 분명 있다.

어쨌든, 그걸 재고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가사 중에 ‘나를 응원해 주는 게 내가 반반하기 때문이라면’ 이라는 가사에 대해서는 재고할 필요가 있지 싶다. 요즘은 그 때만큼 반반하지 않은 거 같아서.. 살도 찌고.. 이제 실력으로만 평가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아니 뭐래! (웃음)


힙 : 올티 커리어도 나름의 히스토리가 있다.

올티 : 업앤다운 꽤 있다. (웃음)


힙 : 케이팝스타..

트웽스타(Twangsta) : 내 생각에 이 인터뷰 안 나가야 될 거 같아 (웃음)

올티 : (웃음) 나간 계기를 아직도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아는 누나가 당시에 그 프로그램의 작가였다. 그 누나가 나한테 한 번 나와보지 않겠냐고 제의를 했었다. 그래서 그 때 내가 ‘그거 오디션 프로그램 아니냐, 나는 회사 생각도 없을뿐더러 노래 부르는 싱어도 아닌데 거기 나가서 뭘 할 수 있겠냐’ 하니까 그 누나가 말하길 ‘아니다 랩 하는 분들도 분명 많이 나왔다. 근데 그 사람들이 기대만큼은 못하니까 떨어진 거다. 너는 잘하니까 올라가지 않겠냐!’ 라고 하는데..


힙 : 현혹됐군

올티 : ‘아.. 맞아.. 나는 랩을 잘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서 그 누나가 쐐기를 박았는데 ‘너는 정~말 랩도 잘하고 그리고 잘~생겼고. 그냥 재미있는 경험 삼아서 나와봐라’ 그 대목에서 내가 감동을 받아버렸다. ‘그래 맞아.. 나는 랩을 참 잘해..’ (웃음) 또 3명의 심사위원이 내 랩을 어떻게 들을지도 호기심이 확 들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


힙 :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올티 : “내가 잡을 기회가 아니야 이건, 3사가 나를 잡을 기회지 I just begun”

이런 패기로운 랩을 선보였었다. 정작 무대는 패기롭게 하지 못했는데 (웃음)

보아님은 자신은 힙합을 잘 모른다며 눈치를 보다가 끝내 합격을 주셨고, JYP의 박진영 프로듀서는 투팍(2Pac) 가사의 정서,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더니 떨어뜨리셨다. YG만 남았는데, 양현석 사장님은 ‘우성씨가 하는 랩이 보통내기의 랩이 아니에요 펀치라인도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YG 톤으로)’ 라며 붙여주시더라.

물론,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당시에 양사장님께서 나를 좋게 봐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던 기억이 있어서 쇼미더머니 때도 ‘YG의 프로듀싱 방향은 나랑 맞겠구나' 하는 믿음으로 YG 팀에 들어간 거다.


힙 : 이후로 YG와의 커넥션은 유지하고 있나?

올티 : 딱히 없는 것 같다. 정말 가끔 타블로(Tablo) 형이랑 바비랑 카톡 하는 정도?

트웽스타 : 우리 이모부가 양사장님 친구다! (전원웃음)

올티 : 정리하면 작가누나 때문에 재미의 일환으로 출연해서 벌벌 떨다가 떨어진 거다.


힙 : (웃음) 그럼 당시 JYP의 투팍론은 어떻게 생각하나

올티 : (웃음) 내가 이번 앨범에 JYP의 백예린 피쳐링을 받아서 잘 말해야 될 거 같은데.. 당연히 존중할 수 있다. 힙합은 리스팩트니까 (웃음) 비꼬는 게 아니고 정말로 존중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내가 바라보는 방향은 또 내 나름대로 확고한 편이기 때문에 나와 다르다는 걸 느끼는 정도다.


힙 : 혹시나 케이팝스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 그런 상상 해봤나

올티 : 전혀 기대를 안하고 있다가, 떨어졌는데 어느 단계에서 나를 와일드 카드로 부활시키더라. 나는 마음 접고, 동네로 돌아와서 친구랑 순대국 먹고 있었는데.. 작가누나한테 다시 전화 왔을 때는 잠깐 '어.. 나 YG 가는 건가?' 하는 상상을 하긴 했다. 김칫국 시원하게 마셨다. (웃음)


힙 : 와일드카드는 누가 쓴 건가?

올티 : 양사장님이 나한테 와일드 카드를 써주셨다. 방송에는 조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몰랐을 거다. 양사장님이 나 좋아하시나? (웃음)

트웽스타 : 내가 이모부한테 한번 물어볼게


힙 : 쇼미더머니 얘기를 해보자, 출연 계기가 있었나

올티 : 시즌2때 기성 뮤지션들이 좋은 사례를 잘 만들어준 덕에 출연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도 더 생겼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출연을 결정한 거고, 나를 더 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나간 거다. 나는 랩을 참 잘하니까.. (웃음)


힙 : 보도된 공식 라인업에 끼었다는 건, 오고 간 이야기가 있었던 건가 그리고, 혹시 그게 프로그램 안에서 어디까지의 효력이 있는지 말해줄 수 있나

올티 : 제의가 와서 했던 건 아닌데, 지원서를 작성해서 보내고 나니 엠넷에서 연락이 오긴 오더라. 씬 안에서 이름있는 참가자들이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엠넷 입장에서 반가워할 일이다 보니까 기사를 낼 때 오피셜한 라인업인 냥 쓴 것 같은데.. 서면 상의 합의를 거쳐서 '무조건 본선까지는 진출 확정!' 이런 거 전혀 없다.


힙 : 일단 초반부 편집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많이 애도했었다.. 어쨌든! 후반부 신스틸러 역할은 확실히 한 것 같은데, 방송을 통해 시너지를 받은 인물로서 방송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올티 : '길거리 싸이퍼에서부터 올라온 랩 키드' 이런 느낌으로 날 어필하려 노력했는데, 다 편집되고 되려 이상한 부분에서 조명이 되어가지고.. (웃음) 아무튼 그 시너지를 부정하지 않는다. 내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고, 길가면서 알아보는 분들도 더 늘어났다.


힙 : 반면에 모두 까기 인형이라는 별명도 붙었었다.

올티 : 그래서 나도 방송을 봤을 때 얼마나 얄밉게 나오나 한 번 모니터링을 해봤다. 근데 내가 봐도 진짜 얄밉더라 (웃음) 내 평소 표정이 뚱한 편이라 그냥 초점 없이 어딘가를 보고 있으면 진짜 싸가지 없어 보이고 그런 게 있다. 오해도 적잖이 받는 편이고.

어쨌든, 그런 표정들을 다 잘라서 쓰는 거지. 실제로 경쟁구도에 있던 바비나 비아이가 랩을 잘한 무대에서 내가 그런 표정을 지었을 리가 없지 않나. 경쟁해야 하는 상대지만, 듣는 입장에서 랩이 터질 때는 감탄하면서 봤다. 그런 억울함은 있지만, 그런 것들 감수하면서 나왔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 오히려 방송 이후에 악마의 편집이니 어쩌니 피해자 코스프레인 척 하는 래퍼들은 정말 별로였다.


힙 : 어쨌든 예능편집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는 거군?

올티 : 긍정적인걸 바라보고 나가는 거라면 그에 따른 부정적인 반응들도 감수하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해명하려고 하는 제스쳐 자체가 더 페이크 같아 보이는 거지.

‘한탕 해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나온 사람들이 많을 텐데, 망트리 탔다고 해서 ‘아 x발.. 나 저런 말 안 했고, 저런 것도 아니었는데.. Fxxk 쇼미더머니, Fxxk 악마의 편집’ 이런 사람들은 그냥 거기까지인 거다. 얻어갈 수 있는 몫이 더 큰판으로 스스로 걸어 나왔으면 잃는 것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이미지에서 깎인 것이 꽤 있는데도, 더 큰 걸 얻었기에 잃은 것엔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힙 : 힙합 프로그램의 방송 작가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올티 : 힙알못..(웃음) 쇼미더머니 시즌4 참가를 희망하는 래퍼들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애초에 예능이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더 편할 거다.


힙 : 센스 있는 펀치라인이나 랩 피지컬만으로 어필하기엔 매력이 없다는 반응들. 스스로 평가하기에는 어떤가

올티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랩퍼가 올티다. (웃음) 내 일을 스스로 사랑할 줄 알아야 잘 할 수 있는 거지 않나, 나는 자기애가 큰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 평이 있으면 ‘이런 반응도 있구나 아쉽네’ 하고 계속 그 매력 없는 랩을 한다. 근데 그 매력 없는 랩이 나한테는 가장 매력 있는 거거든.

난 내가 좋은 대로 뱉을 거고 그 랩을 어떻게 듣는가는 청자들 각자의 판단이니까 내 입장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그냥 내 귀에 집중해서 하는 편이다.



힙 : 슬슬 앨범 얘기를 해보자. 작업하게된 계기가 있나?

올티 : 고등학교에 입학한 순간부터 '내가 졸업을 할 즈음엔 앨범을 내게 되겠지?' 라는 상상을 막연하게 해왔던 것 같다. 믹스테이프를 내고, 두 장의 싱글들을 발매하고나니, 문득 '도대체 나다운 게 뭘까?' 하는 다소 사춘기스러운 고민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의 내 상황을 둘러보게 되더라. 거울 속의 나는 외제차를 모는 랩스타도 아니었고, 언더그라운드 킹도 아니었다. 그냥 랩을 하는 학생,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정우성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이야기들로 내 학창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졸업] 앨범을 만들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게 가장 지금의 나다운 음악일 테니까. 앞서 말했듯이 발매까지 꼬박 1년이 더 걸렸는지라, 내가 졸업하는 순간에 딱 맞춰 발매하지 못한 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힙 : 이번 [졸업] 앨범을 들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앨범이 담백하다. 거창하지 않아서 고마울 정도로.. 올티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얘기들인데, 특히 비슷한 나이 또래들의 반응이 좋은 것 같다?

올티 : 솔직히 딱 예상했던 반응들이어서 놀랍진 않았는데 (웃음) 또래 뿐만 아니라 20대, 30대 분들의 반응 역시 좋았다. 또래들은 공감을, 이미 그 시절을 지나온 분들은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누구나 학교에 입학을 하고, 결국 졸업을 하지 않나. [졸업]은 내 이야기지만 결국에는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힙 : 가사를 쓰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올티 : 표현이 거창해지지 않게끔 많이 비워냈고 자연스럽게 와 닿을 수 있는 가사를 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굴레'에서 자꾸 내가 아침마다 지각을 하는데, 그런 내게 벌 청소를 시키는 담임선생님이 미워서 '담탱이'라고 놀려 부르는 거다. 사실 내가 잘못한 거 알아도 선생님이 꾸짖으면 괜히 밉고 그렇지 않나. 저 단어를 쓰면 분명 방송부적합곡이 될 걸 알았는데도.. (웃음) 그런 치기 어린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저 단어만한 게 없는 것 같아서 포기할 수 없었다. 라디오에선 못들을 곡이니 스트리밍 많이들 해주시라.


힙 : '굴레' 에서는 어머님의 목소리 참여가 인상적이었다

올티 : 곡 녹음을 다 하고 나니 늦은 새벽 시간대였다. 차가 끊긴 시간이라 엄마한테 데려와 달라고 전화를 드렸는데, 마침 녹음실에 오신 김에 엄마도 뭔가 녹음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각하는 나를 혼내주는 연기를 해달라고 부탁 드렸다. 엄청 민망해하면서 ‘엄마가 언제 너가 지각한다고 꾸짖은 적 있었냐-‘면서 멋쩍게 웃다가, 큐 들어가니까 정말 리얼하게 화를 내시더라. (웃음)

아, 곡 제목이 '굴레'인 이유는 재활용 작가의 '연민의 굴레' 라는 웹툰을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해서 그리 지었다. 시간 날 때에 내 앨범 틀어놓고 보면 좋을 거다.


힙 : 나름 기승전결이 있는 앨범이다. 우선 ‘첫걸음’이 시작과 끝으로 이어지는데, 각각 학기초 첫걸음과 데뷔초 첫걸음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건 어떤 느낌인가

올티 : 종소리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있다. '굴레'에서 등교를 했으니, 이제 수업을 시작해야지- 하는 심상으로 2번 트랙 '첫걸음' 도입부에 종소리를 넣었다. 근데, 마지막 트랙 '첫걸음 (gJ ver.)'에는 종소리가 없다. 그 전 트랙에서 이미 '졸업(이젠 안녕)'을 했기 때문에 학교의 종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거다. 끝이 나면 또 다른 시작이 이어지듯, 새로운 첫걸음을 떼야 한다는 의미에서 의도해서 트랙 배치를 했다. 해석하기에 따라 다른 사람들한테는 사회 진출이 될 수도 있고, 대학생활의 시작이 될 수도 있겠지.

여담이지만 '첫걸음 (gJ ver.)'은 1년전에 만들어진 곡이고, 기린(Kirin)형과 함께한 '첫걸음'이 그로부터 1년후에 작업된 곡이다.


힙 : 앨범에서 갱자 (gJ) 의 참여도가 높은 편이다. 이유가 있나?

올티 : 우선 갱자형은 그냥 참여진이 아니라 [졸업] 을 함께 만든 앨범 프로듀서다. 내 첫 녹음부터 마지막 녹음까지 다 녹음을 봐주셨고, 비트도 만들어주시고, 피쳐링진 선정도 함께 했고, 가사 써서 들려드리면 이런 방향은 어떻겠냐며 고민도 같이 해주셨다. 인격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감성이 잘 맞아서 갱자형이랑 작업할 때가 가장 즐겁고 편하다. 그래서 따로 부탁을 드리거나 한 게 아닌데도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재능에 비해 굉장히 겸손한 형이시다. 꾸준히 같이 작업을 할거고, 본인 이름을 걸고서 발매되는 음원들도 나올 테니 많이들 들어주시라. 프로듀싱 레슨도 겸해서 하고 있으니 컨택을 할 분들은 @gangja0518 로 문의하시기를.. 너무 신나서 광고했나? (웃음)




힙 : ‘31035’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이 곡 같은 경우에는 챈스더랩퍼(Chance The Rapper)의..

올티 : Good Ass Intro!

트 : 이 인터뷰 내지말자 (전원웃음)


힙 : 카피에 대해 올티 역시 인정했던 걸로 안다.

올티 : 워낙 챈스 더 랩퍼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 곡의 명랑한 느낌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 풍의 비트 위에다가 가사를 쓰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작업이었다.

갱자 형에게 레퍼런스를 부탁 드렸고, 비트가 나온 뒤에 가사를 작업했다. 그 후에 갱자형이 곡 자체를 아예 다르게 편곡해서 들려주셨는데, 내가 의도하려는 분위기에서 멀어지는 감이 있어서 내가 편곡을 거부하고서 그냥 내는 쪽으로 결정했었다. 당시에 내 기분에 너무 취해있어서 섣부르게 행동했던 것 같다. 모든 게 내 선택에서 비롯된 잘못이기에 인정을 하고서 사과문을 올렸다.


힙 : 그래서일까, 앨범에 수록된 '31035'는 정말 예상외의 편곡이었다. 한편으론 과하다는 의견들도 있었는데

올티 : 장장 한 달을 편곡을 했으니 과할 수 밖에.. (웃음) 그렇지만 무리수였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아예 반전되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노력을 많이 했다. 전 버전의 비트 소스들을 적재적소에 활용을 하는 등의 깨알 같은 요소들도 많으니 다시 한번 집중해서 들어봐 줬으면 한다. 갱자형이랑 진짜 신경을 많이 썼거든!


힙 : 타이틀곡인 '설레' 는 15&의 백예린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올티 : 10대 소년 소녀의 사춘기적 연애감정을 표현한 곡이다 보니 10대 여가수를 피쳐링으로 써야 했다. 그래서 검색을 하던 와중에 백예린이 커버한 노래의 영상들을 접하게 되었다. 듣자마자 '와 진짜 노래 잘한다. 얘가 딱인데 어떻게 컨택을 해야하나..' 하고 고민을 하다가 우연히 봤는데 백예린이 내 SNS를 먼저 팔로우하고 있더라. 그래서 곧바로 맞팔을 하고서 컨택했다. 날을 잡고 직접 음악을 들려주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음악적인 열정이 굉장한 친구더라. 다행히 내 곡을 좋게 들어줘서 피쳐링에 어려움은 없었다.


힙 : 이어지는 스킷이 굉장히 발랄하다 (웃음) 'skit : 점심시간' 은 실제 친구들과 녹음을 한 건가

올티 : 맞다 (웃음) 실제 내 3학년 때 친구들과 함께 녹음을 했다. 4번 트랙 이후에 점심시간을 둔 것도, 4교시 이후가 점심시간이니까 일부러 그런 연출을 했다. '설레' 에서 'OLL' Skool' 로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 둔 스킷인데 꽤나 신경을 썼다.




힙 : 그러고서 나오는 'OLL' Skool' 의 종소리..

올티 : 점심시간의 마지막에 "야 근데 다음 교시 뭐지?" 하고서 끝이 나는데 그 때 올스쿨의 인트로 종소리로 연결된다. 그 있지 않나, 점심시간 끝나고 수업 곧 시작한다고 나오는 종소리. 처음에 올스쿨을 싱글 컷으로 선공개했을 때 왜 굳이 긴 종소리를 인트로로 썼냐는 의문들이 있었는데, 다 이런 연결을 염두에 두고서 넣은 거였다. 한편으론, '내 스쿨이 시작되었으니까, 너네 커리어는 종쳤어!' 하는 중2병스러운 이유도 있다. (웃음)


힙 : 'OLL' Skool' 싱글 공개 당시에 디스설이 있던 걸로 안다.

올티 : '뒷받침될 도덕이 없으니 너네 랩가사엔 하나도 없지 일리' 이런 라인이라던가, '연결고리'스러운 후렴과 프로듀싱이 일리네어를 저격한 곡이 아니냐는 주장들이 많았는데 다 사실이 아닌지라 굳이 해명하진 않았다. 설레가 '사춘기'라면 올스쿨의 컨셉은 '반항기'였다. 내가 누군가를 디스 한다면 그렇게 밍기적 대게 하진 않을 것 같은데 (웃음) 모쪼록 특정인물을 저격한 트랙도 아니거니와, 난 일리네어 되게 많이 좋아한다.


힙 : 제이지(Jay-Z)의 '99 Problems'를 오마쥬한 '96 Problems'도 재미있었다.

올티 : 96년생 랩퍼들의 앤덤을 만들어보자 하는 발상에서 만든 곡이고, 앨범 곡 중에서 가장 빨리 작업한 벌스이다. 제이지의 곡에서 'I got 99 Problems but a bitch ain't one' 이 구절을 오마쥬해 'We got 96 Problems, you can't teach us none' 라고 고쳐 썼다. 차메인과 던말릭(Don Malik) 두 명 모두 벌스를 빨리 작업해서 넘겨줬는데, 던말릭 같은 경우엔 "오케이 이따 집 들어가서 써볼게." 하고 집 들어간지 2시간이 채 안돼서 랩을 보내줬다. 너무 빨리 보내줘서 엄청 대충 쓴 거 아닌가 의심했는데, 랩 진짜 잘해놨더라 (웃음)


힙 : 그럼 올티가 빠른 96이라서 제일 형인가?

올티 : 아니다. 던말릭도 나랑 같은 처지다. 걔도 빠른 96이거든. 차메인이 우리보고 그 특유의 눈웃음과 함께 형~ 하고 불러준다. 이러니까 꼰대 같긴 한데.. 나중에 호칭 꼬일까 봐서 나를 소개할 때 늘 95로 정리한다. 가사에도 굳이 '난 빠른 96년생, 입학 때부터 Fast lane' 이런 거 써놓고 (웃음)


힙 : 학교생활이 항상 발랄한 나날들은 아니지 않나, '결석'이나 'skit : D-100' 에서 'Fallin’으로 이어지는 후반 구간은 학교라는 공간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겠다. 앨범 안에 학교라는 공간을 균형 있게 담아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올티 : ‘결석’이나 ‘Fallin’ 같은 곡들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들이다. 나는 대학을 안 갔기 때문에 입시에 대한 고충이 없고, 뭐 왕따를 괴롭히거나, 방관하거나, 당한 적도 없었다. 내 경험으로 쓸 수 있는 이야기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SNS를 통해 사연을 모집해서 듣기도 하고, 주변인들의 경험담에 귀를 많이 기울이면서 참고하여 가사를 썼다. 그렇게 모아진 사연을 담아서 낸 게 ‘skit : D-100’ 이었고. 참여진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공감의 폭을 넓히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


힙 : 얘기를 나눠보니, 확실히 구성에도 신경을 쓴 게 보인다

올티 : 첫 트랙인 '굴레'에서 '느리게 흐르는 시간이 재빨리 돌길 바라며 의미 없이 도는 쳇바퀴' 라는 구절이 있다. 그런데 '졸업 (이젠 안녕)' 에서는 '느리게 흐르던 시간은 어느덧 첫걸음을 때고 나서부터 달리게 됐지' 라는 구절로 화자의 마음이 변한다. 갓 입학했을 때엔 언제 졸업하나 싶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학교에서의 일상이, 막상 졸업을 앞두고서는 시간의 가속을 더 받는 것만 같고, 다시 입학했을 때로 되돌아가고 싶고 막 그렇지 않나. 그 심경의 변화를 표현 한 거다.




힙 : 015B의 '이젠 안녕'의 후렴구를 리메이크하게 된 계기가 있나

올티 : 갑자기 트웽스타 형이 "야 너 그 곡 015B 노래 후렴구 리메이크 한번 해볼래?" 하며 전화를 해주셨다. 제대로 느낌 받아서 꼭 그렇게 하겠다고 한 뒤에 벌스를 작업했다. 다행히도 015B 선배님들께서 곡을 좋게 들어주셔서 리메이크를 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 눈치 챘겠지만, 후렴구에 코러스는 이제 15학번 새내기인 실제 96년생 졸업생 친구들의 목소리이다.


힙 : 자신의 주변 환경에 충실한 랩퍼가 대중적인 소구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되는 일인 것 같다. 혹시라도 올티가 몇 년 후에라도 혹시나 겪게 될 더러운 생리들이나 깊은 회의에 빠졌을 때를 상상하면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웃음)

올티 : (웃음) 나는 진짜 곡 하나를 쓸 때에도 컨셉트를 중시하는 타입이고, 쓸 이야기가 없으면 랩을 못한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딱히 없는 곡일지라도 어떤 특별한 키워드가 있어야 하고, 그 안에서도 어떤 목표가 있어야지 작업이 된다. 이 앨범에서는 ‘OLL’Skool’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인데, 정서적인 접근을 했다기 보다는 ‘OLL’Ready’의 연장선에서 펀치라인이나 워드 플레이를 내가 얼만큼의 수준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한 곡이었다. 나는 이런 거 하나라도 있어야지 곡 작업이 된다. 생각 없이 쓰는 건 더 이상은 못하겠더라.


힙 : 한 인터뷰에서 ‘정확히 말하자면 힙합이 아니라 랩을 했던 거지. 힙합의 감성을 이해하고 이 문화의 바운더리 안에 나를 포함시킨 건 얼마 안 된다’라는 말을 했다. 그 바운더리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올티 : 기억난다. 말 그대로 내가 뱉는 말에 책임을 가졌느냐, 안 가졌느냐다. 나는 랩 게임이라는 말이 완전히 내 상황에 들어맞는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말인데, 하다못해 게임을 하더라도 프로게이머가 경기를 두고 하는 게임과 일반 사람들이 그 경기를 보면서 ‘야 우리도 게임하자’ 하면서 하는 게임 한 판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다를까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물론, 둘 다 즐긴다는 명분 아래 있겠지만, 프로게이머는 철저한 프로의식이 있을 거다. 그리고 어떠한 결과를 내야 되겠다는 목표도 있을 거고. 이전의 나는 힙합을 즐겨 듣고, 랩 하기를 좋아했던 애였을 뿐이지 내가 뱉는 어떤 말들에 누군가 영향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근데, 첫 믹스테이프를 내고 나서부터 내 가사에 위로를 받았다는 사람들을 보니까, 내가 뱉는 말들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느낀 거지. 그때부터 책임감을 갖고 임하게 된 것 같다.


힙 : 이제 인터뷰 막바지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올티 : 당분간은 놀면서, 잡혀있는 공연 일정이라던가 인터뷰 일정들을 소화할 생각이다. 다행히 앨범 반응이 좋아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다. 그리고, 4월 3일에는 [졸업식] 이라는 타이틀의 내 첫 콘서트를 할 예정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놀러 와서 같이 즐기고, 축하해줬으면 좋겠다.


힙 : 긴 시간 수고 많았다. 인터뷰 응해줘서 고맙다!


기사작성 | 차예준, 고지현 (HIPHOPPLAYA.COM) 사진제공 | ALIVE ( | https://www.facebook.com/…

11 Comments MUNA

2015-03-18 21:38:06

연민의굴레 개꿀잼

real 급식충

2015-03-18 21:56:13

으왱스타 꼽사리개재밋닼ㅋ

신준택

2015-03-18 22:33:42

거울속의 나는 외제차를 모는 랩스타도, 언더그라운드 킹도 아니었다 다만... 비둘기였다

김준형

2015-03-18 23:04:41

하 결국은 인터뷰를 했었구나!!!!!!올티앨범은 릴싯입니다 여러분ㅜㅜㅜㅜㅜ

가니메데

2015-03-18 23:10:34

졸업 앨버무사서 잘 듣고 있습니다ㅎㅎ 학생으로써 공감되는 부분도 많이 있고요ㅎㅎ 언제나 기대합니다!!

이혜민

2015-03-18 23:36:46

역시 갓올티....진짜 믿고 듣지...♥솔직히 올티나이에 저정도 랩퍼찾기가 쉽나 하여간 올티는 좀 천재끼가 있음

기란재

2015-03-19 09:43:56

깡 있는 친구같네여

카나인

2015-03-19 18:05:09

대단하다 대단해 ㅋ

목캔디

2015-03-19 21:06:23

연민의 굴레ㅋㅋ

DR WHO

2015-03-23 15:50:14

모두까기 인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약돌

2015-03-29 12:23:29

앨범사야지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770&page=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