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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오왼 오바도'문화를 기록할 수 있는 사운드'

한국힙합위키

오왼 오바도즈ㅣ'문화를 기록할 수 있는 사운드'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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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572 2015-04-08 22:54:08

HIPHOPPLAYA (이하 힙플) : ‘오왼’ 이름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특별한 것 같다.

Owen Ovadoz (이하 오왼) : 풀네임은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다. 사람이라면 모두 양면성을 가지고 있듯이 오왼은 나의 선한 면모를 나타내고, 오바도즈는 그 반대편이다. 특히, 오왼이라는 이름은 성경 구절에 ‘네 원수가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내어줘라’ 라는 말에서 따왔다. 한 마디로 관대하게 베풀라는 의미다.


힙플 : 미국에서 유년기 시절을 보냈다고

오왼 : 미국에는 초등학교 때 건너가서 2005년에 돌아왔다. 한국의 그 시절 힙합은 그냥 듣는 사람들만 듣는 정도였지 않나, 그런데 미국에 가니 학교에서 점심시간마다 힙합 노래가 나오더라. 옷도 후부나 로카웨어 같은 옷이 유행이었는데, 나도 자연스럽게 그런 옷들을 형들한테 물려 입기도 하고, 음악도 자연스럽게 접했다.


힙플 : 어느 지역에 있었나?

오왼 : 뉴욕 바로 옆에 뉴저지에 있었다.


힙플 : 힙합 음악에 빠진 계기와 음악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

오왼 : 미국에서는 쭉 문제아 소리를 들으며 지내다가 한국에 돌아왔는데, 한국에서 형의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나는 늦둥이라 형과는 여덟 살 차이가 나는데, 유년기를 떨어져 지내다 보니 형이랑은 유대감이 깊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형이 음악을 한다는 걸 처음 알게 됐는데, 알고 보니 재즈 바이브의 샘플기반 프로듀싱을 하는 힙합 프로듀서더라. 우연찮게 뵙게 된 션이슬로우 형님이 형을 통해서 나를 알고 있을 정도였다. 션이슬로우 형님이 말하길 형이 라이브러리나 이해도로 봤을 때 탑3 안에 드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힙플 : 모두가 알만한 사람인가?

오왼 : 글쎄, 공식적인 레코드로 남는 그런 활동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형 방에 가면 음반이나 LP레코드들이 굉장히 많았었고,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르고 하나씩 꼽으면서 무작정 들었다.


힙플 : 그럼 그때 처음 접한 한국힙합은 어떤 음악들이었나?

오왼 : 그 당시에 처음 들었던 앨범이 피타입(P-Type) 형님의 헤비베이스(Heavy Bass)였는데, 그 앨범을 듣고 한국힙합에 대해 새롭게 생각했던 것 같다. 어렸을 때 영어로 듣던 힙합은 익숙하게 흘러나오는 음악들이니까 아주 당연하게 들었던 거였지만, 그 익숙한 느낌을 한글로 들으니 새삼 다르더라. 그때부터 조금씩 열정이 싹트기 시작했던 것 같다.


힙플 : 한국힙합을 먹통으로 제대로 입문했군 (웃음)

오왼 : 신기하게 그렇게 됐다. 중학생 때는 주변에 꼭 한 명씩 있는 히키코모리, 오타쿠 친구의 영향도 받았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는 지유닛(G.Unit)이나 팻조(Fat Joe) 테러 스쿼드(Terror Squard)같은 당대 유행하던 음악만 들었지 깊게 찾아보진 않았었는데, 그 친구가 나한테 추천을 한 음악이 에미넴(Eminem)이었다. 충격적이었지. (웃음) 청소년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힙플 : 청소년기 방황이 길었나?

오왼 : 유년시절 성장과정에서 힘들었던 일들쯤,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미국에서는 문제아였고 청소년기의 방황도 길었다.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 모두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형은 군대 가서 없고, 한국에 오자마자 넓은 집에서 혼자 살았거든.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코치나 멘토링 없이 자라다 보니 그냥 겁먹은 채 혼자 넋 놓고 앉아 사춘기를 보냈던 것 같다.



힙플 : 듣기로는 F&C 아카데미를 다녔다고, 레슨을 통해 얻은 것들이 있나

오왼 : 부모님이 보수적이시라 학력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그런데, 공부로는 도저히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그래서 시작했던 게 농구였는데, 그렇게 준비하던 체육 특기생 마저 결국 수능직전에 그만두게 됐다. 그리고 바로 음악에 뛰어들었다. 당연히 그전까지 음악은 그냥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가사를 끄적거린 정도였기 때문에 아카데미에 찾아간 거였다. 뭐, 결국은 한 두 달 정도 다녔던 것 같다. 두 달 정도 해보니 배우는 게 없더라. 흔히 음악이 음학이 되면 안 된다고 하지 않나 나도 그걸 느꼈던 것 같다. 사실, 지금에 와서 ‘구글링만 해도 원하는 정보를 다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는 게 무슨 소리냐’ 할 수 있어도 그 몇 년 동안 허송세월 보냈던 옛날을 떠올리면,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어린 동생들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힙플 : ODB Part.1 믹스테이프 수록곡인 ‘어른아이’에서 사범대 이야기가 나오는 건, 어쨌든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는 말인데, 얘기를 들어보니 교육자를 목표로 둔 건 아닌 것 같다.

오왼 : 내가 오랫동안 했던 농구를 그만두고 다시 입시를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가 토익 900점을 넘기면 음악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부모님의 조건 때문이었다. 그래서 토익 950점을 찍고 그걸로 영어교육과 수시에 붙었는데, 어쨌든 그건, 부모님의 신뢰를 찾기 위한 방편이었지 교육자를 목표로 했던 건 아니었다. 사실 영어로만 날로 먹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웃음)


힙플 : 학창시절에도 꾸준히 음악을 했던 건가?

오왼 : 고등학교 시절에 F&C 스튜디오의 연습생으로 있던 동생의 추천으로 잠깐 동안 F&C 기획사에 들어갔었다.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가 앨범 제작의 전반적인 부분을 지원해준다는 말에 혹했거든. 어찌됐건, 내 커리어에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들어간다는 건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했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사기였던 거지. 그때 만났던 형들이 인윤이형이랑 상욱이형, 지금은 VMC에 있는 TK라는 프로듀서형이다. 지금은 모두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형들이지만 그때는 크루도 만들고 뭐 그랬었다.


군 전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쇼미더머니에 지원했다. 원래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건가?

오왼 :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옛날에 듣던 올드스쿨 음악들을 고집하고 있는데, 형들한테는 한결같이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오피셜하게 하고 싶었다. 요즘에는 다들 듣는 음악과 하는 음악이 다르지 않나


힙플 : 구체적으로 어떤 음악을 말하는 건가?

오왼 : 컨셔스랩이다.


힙플 : 모두가 컨셔스랩을 하고 싶어한다라는 건가?

오왼 : 단지, 내가 하고 싶다는 거다. 나는 이 나라의 역사를 모르는 채로 떵떵거리기는 싫었고, 어느 정도는 뿌리를 알아야 한다는 필요를 느낀다. 그리고, 모든 사회적 배경들이 컨셔스랩의 소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전역하자마자 그 묵었던 것들을 믹스테이프를 통해서 쏟아 내기도 했다. 남들이랑 똑같이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미친놈처럼 했다. 쇼미더머니도 결국에는 그런 묵은 열정을 쏟아내기 위해 나간 거였다.


힙플 : 쇼미더머니 자체는 어땠나? 결과적으로는 이른 탈락이었다.

오왼 : 이성적이고 부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게끔 잘 말하고 싶다. 왜냐면 그때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줄곧 화가 나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쇼미더머니에 참가를 했던 건, 말 그대로 내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그곳에 참가한 다른 모든 이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참가했을 것이니, 그걸 존중하려는 마인드가 있었다. 근데, 막상 들어와보니 대기하는 순간부터 너무 화가 나더라


힙플 : 어떤 점들이?

오왼 : 수능 기출 문제집을 옆에 끼고 있는 애들마냥 참가자들과 그 현장이 힙합은 아니었다.


힙플 : 떨어졌을 때 기분은 어땠나?

오왼 : 처음에는 모든 경연을 즐겁게 임하려고 했다. ‘오기로라도 어떻게든 해낼 거야’ 같은 감정은 원래 없었는데 나중에는 그런 감정들이 치솟더라.


힙플 : 어쨌든 방송에 나왔던 그 짧은 순간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출연 이후에 긍정적인 영향은 전혀 없었나?

오왼 : 긍정적 영향, 부정적 영향 그 둘이 동시에 교차했던 것 같다. 올티(Olltii)랑 했을 때도 내가 뻔한 가사 실수를 했지만, 그 친구가 씨제이 밑에 있는 회사 소속이니까 ‘당연히 올라가겠지’라는 시스템에 대한 인지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올티와의 경연이나 기리보이(Giriboy)와의 경연에서 떨어졌을 때는 심사위원들이 계속 내 칭찬을 해주더라. 나도 이걸로 돈이나 명예를 바란 게 아닌 이상 좋게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각본 얘기를 듣고 나니, 떨어뜨리고 기분 나쁘지 말라고 한 마디씩 해준 것 같아서 사실 기분이 별로였다. (웃음)


힙플 : 믹스테이프 가사에 스윙스가 분노를 죽이라고 했다는 구절이 있다. 그 분노가 구체적으로 어떤 분노인가?

오왼 : 그냥 항상 달고 사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 판소리 문화가 들어갔는데 판소리를 지네 마음대로 각색해서 하고 있는 걸 정통 소리꾼이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들. 사실 그런 음악적인 고민이 아니더라도, 그냥 매사에 화가 계속 나 있었다.

쇼미더머니가 끝나고 스윙스형한테서 ‘너 이 새끼야 너 내 후배야’라며 전화가 오더라 내가 연신내 출신이라서 그런가 보다. 어쨌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고민을 털어놨고, 내가 겪었던걸 똑같이 겪어본 입장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시더라. 심호흡이 에어컨 역할을 한다고, 심호흡을 하면서 화를 죽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 말 하나하나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사실 나한테는 도움이 많이 됐다.



힙플 : 방송 이후에 작업물들이 쏟아졌다. 믹스테이프는 언제부터 준비한 건가?

오왼 : 언제부터라기 보다는 나는 보통 뭔가를 준비할 때 갑자기 떠오르는 걸 킵해두는 편인데, 그렇게 모아놓은 아이디어를 추스려서 바로 시작한 거다.


힙플 : 파트 원은 ‘Owen’, 파트 투는 ‘Ovadoz’로 나눠서 공개됐다. 두 구간으로 나눈 특별한 의미가 있나?

오왼 : 여러 가지 생각이 있었다. 믹스테이프긴 하지만, 또 내가 추구하는 방식이 있으니까 그 방식에 맞는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원래는 20~30곡 정도를 실어서 ‘얘는 진짜 90's’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게끔 하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리더라 (웃음) 프로듀서형도 굉장히 힘들어 할 것 같아서 결국엔 나눠서 하게 됐다. [Owen]과 [Ovadoze]의 차이라고 하면 오왼 파트가 마냥 즐거운 내용이라면, 오바도즈는 힘든 것들도 모두 꺼내서 얘기한다.


힙플 : 기리보이나 레디(Reddy)의 피쳐링에 참여에도 불구하고, 가사 여러 부분에서 일리네어를 향한 러브콜이 느껴진다. (웃음)

오왼 : 맞다. (웃음)


힙플 : 힙합 3사로 일리네어, 저스트뮤직, 하이라이트를 꼽던데, 그 중 일리네어 레코즈 제 4의 멤버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아직 유효한가?

오왼 : 라임배치 때문에 세 곳을 언급하긴 했지만, 비스메이져나 AOMG 역시 내공이 깊은 실력자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이들 그러듯이 내 고등학생 때의 청사진이 일리네어였을 뿐이다. (웃음) 사람이 계획했던 것에 첫 스텝을 이루면 욕심이 나기 마련이듯이 어렸을 때는 팬부심이 컸기 때문에 그저 만나보고 싶다는 사적인 이유였다면, 지금은 방송 덕분에 그 목표를 이뤘다. 그러니까 쇼미더머니에서 내가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 바로 그때였다. 패자부활전이 끝나고 첫차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심사위원분들이 모두 밖에 나와있더라, 그때 모두가 나한테 한 마디씩 해줬지만, 일리네어에서 해준 말은 정말 짧고 굵었다.


힙플 : 무슨 말을 해줬나?

오왼 : ‘몇 살이에요? 군대 갔다 왔어요? 나중에 따로 연락 드릴게요’ 라는 말이 끝이었다.


힙플 : 의미심장한데 (웃음)

오왼 : 진짜 연락이 왔고, 왕래를 하면서 많은 말들을 해줬다. 내가 가능성이 보이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일리네어에 들어오려면) 그냥 완벽한 아티스트여야 된다는 뉘앙스로 말을 해주더라, 그래서 나는 지금도 정교한 무언가를 해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힙플 : 그 말은 즉,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였나?

오왼 : 힙합플레이야 커뮤니티나 SNS상에 많은 사람들이 일리네어의 4번째 멤버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나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도끼형이 인스타그램에 한 적이 있다.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기회를 주고, 3개월에서 6개월정도 지켜본다고. 그리고 그 이상이 걸린다면 힘들다는 이야기였는데, 일단 내가 6개월은 지난 거 같다.


힙플 : (웃음) 유효기간 만료인가?

오왼 : 그렇지만, 내가 그 동안 뭘 한 게 딱히 없기 때문에.. (웃음) 그 후에는 그냥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계속 비공식으로 완성된 트랙들을 스무 곡 정도 계속 보내긴 했다. 그래서 뭔가가 생기긴 했는데, 지금 밝히기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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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 궁금하다. 뭐가 생겼나?

오왼 : 외부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힙플 : 사실 좀 의외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일리네어는 트랩, 턴업 바이브의 최전선에 있는 팀이란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녹아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오왼 : 물론, 그런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 아티스트들의 커리어도 돌아보면 사우스와 붐뱁, 재즈까지도 녹아있지 않나


힙플 : 그래도 오왼이 턴업을 외치는 모습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한풀 꺾이긴 했지만, 한번 휘몰아쳤던 트랩시즌은 어떻게 보냈나? (웃음)

오왼 : 엄청 심했지. 그런데, 나는 어떤 장르가 됐건, 그 장르만의 긍정적인 바이브와 원초적인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전달이 될 수 있다는 걸 전제하에 놓고 본다면 그게 가져오는 긍정적인 바이브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상 그렇지가 못해서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는 건, 그저 표면일 뿐이다. 어쩔 수 없는 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비주류고 또, 우리나라 정서가 아니라는 점이 큰 것 같다.


힙플 : 애초에 한국은 트랩정서가 아니다?

오왼 : 사실 힙합정서가 아니다. 우리나라 문화가 아닐뿐더러, 공통점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를 알려면 역사를 알아야 하고, 그런 요소가 담겨있는 삶을 살아 봐야 된다고 이야기하지 않나, 나도 그 지역에서만 얻을 수 있는 바이브들이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런 느낌을 통으로 무시해버리니까 좀비들이 많아지는 거다. 어느 정도의 대중적인 사운드와 최소한의 문화를 기록할 수 있는 사운드가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언프리티 랩스타나 쇼미더머니를 보면 우리나라에 힙합이 얼마나 안 맞는지 알 수 있다.


힙플 : 지난번 잠깐 봤을 때, 한국힙합씬의 혼혈랩퍼와 교포 출신 랩퍼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그 이야기를 다시 해줄 수 있나? (각주 : 컴플렉스 매거진의 컨트리뷰터가 자신의 아티클에 한국힙합에 대한 취재를 싣기 위해 힙합플레이야 인터뷰 요청을 해온 적이 있다. 당시의 인터뷰 질문이 ‘한국 내에서의 본토음악 카피관행’을 포커스로 두고 있었고, 나는 ‘아시아권 힙합문화에 대한 편견이 있다면, 오히려 랩퍼들에게는 랩의 소재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오왼 : 나랑 ODB라는 팀을 하고 있는 데비(Debi)형도 혼혈이고, 많은 혼혈 랩퍼들이 한국힙합씬에 있다.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더 많이 있을 거다. 지난 번의 대화는 ’정서상 한국은 본토 메인스트림에 어필할 수 있는 이야기 소재가 없지 않나’라는 주제에서 출발했던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진 않은 것 같다. 나만해도 충분히 머릿속에 혼자 끙끙 앓는 압박감이 있단 말이다. 특히나 한국에서 자란 혼혈인들은 속된 말로 ‘튀기’라고 하는 비하와 좋지 않은 시선 속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다. 내가 봤을 때 그 사람들은 할 얘기가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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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 흑인들의 게토의 삶과 비교해 순탄한 한국 정서의 삶을 살아온 랩퍼들에게 힙합은 어울리지 않다는 건가?

오왼 : 쇼미더머니에 탈북자 랩퍼가 나왔다. 그 사람은 정말 아무도 모르는 얘기를 할 수가 있었고, 그 이야기는 소재만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게 힙합으로 파급을 내지 못했던 건, 그 사람이 힙합에 대한 이해도나 그 소재를 풀어내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토종 한국 정서여도, 자신만의 소재가 있고, 그 소재를 풀어내는 능력만 있으면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힙플 : 대부분 ‘Rattatt’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오왼도 오왼이지만, 이 프로듀서도 먹통 느낌에 꽤나 충실한 것 같다.

오왼 : 이 형도 정말 대단하다. 샘플 기반으로 작업을 하는 형이기 때문에 오피셜로 자신의 작업물을 내지 못하는 상황인데, 방송을 보고 어차피 못 내는 거 내가 자신의 곡을 써줬으면 좋겠다며 나한테 연락을 줬다. 내가 방향에 맞게만 비트를 써준다면 자기는 그걸로 좋다는 식이다. 무슨 산속의 도인 같다. 이 형 덕분에 작업에 좀 더 집중이 돼지 않았나 싶다.


힙플 : 샘플링 기반의 프로듀서들이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은 조금 아쉽기도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샘플링 프로덕션이 작법상 열위에 있다고 보는 인식이 점점 늘고 있으니까

오왼 : 항상 말을 조심하고 경거망동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화가 올라온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샘플링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던데, 그 사람들은 그냥 병신이다. 음악은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아는 거라고 생각한다.


힙플 : 이미 모두가 눈치챘겠지만, 빅엘(Big L)이나, 갱스타(Gangstarr) 등등 오왼한테 이스트코스트가 갖는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추구하는 음악 색깔에 대해

오왼 : 내가 동부에서 지내긴 했지만, 어렸을 때는 사실 그쪽 음악에 깊이가 없었다. 근데, 스무살 때 형한테 선물 받은 아이팟에 담겨있던 음악들이 내 음악 색깔에도 큰 영향을 줬다. 빅엘, 빅펀(Big Pun), 비기(Notorious B.I.G), 나스(Nas), 블랙칼리셔스(Blackalicious), ATCQ(A Tribe Called Quest), 더 루츠(The Roots), 피플 언더 더 스테어스(People Under The Stairs), 피트락 앤 씨엘스무스(Pete Rock & C.L. Smooth) 등등 특히, 빅엘의 [Lifestylez Ov Da Poor and Dangerous] 앨범은 정말 많이 들었다.


힙플 : 가사에 대한 피드백이다. 랩 가사가 꼭 문학성까지 갖춰야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번 등장하는 ‘오바해, 오바마’ 같은 라인은 어떤 이가 본다면 어처구니 없는 표현일 수 있다. 특히 오왼이 동경하는 듯한 바이브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한국어 가사가 여물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의도됐거나 혹은 그렇지 않거나

오왼 : 계산되지 않고 그냥 한 거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기에 의구심을 품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예술이 과학적으로 증명 되는 게 아닌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그런 걸 더 좋아한다. 내가 갑자기 나타난 요만한 루키기 때문에 그런 의구심을 더 품는 것 같기도 한데, 만약 내가 이미 완성된 패키지로 나타난 아티스트였다면 앤디워홀이 말했던 것처럼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힙플 : ODB 믹스테이프의 수록곡 ‘Hustla’z Life’는 푸샤티(Pusha T)의 ‘Nosetalgia’ 번안이었는데..

오왼 : 뮤직비디오는 그 곡으로 레퍼런스를 잡았다. 말이 레퍼런스지 확실하게 카피가 맞다. 그런데, 곡의 메시지나 내용에선 제목 그대로 허슬러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았는지를 다루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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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 베이스크림 크루에 속해 있는데,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

오왼 : 처음에 말했던, 인윤이형과 상욱이형 TK형을 통해서 알게 됐다. 항상 내가 문화라는걸 강조하는데, 속해 있는 형님들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한마음이다.


힙플 : 마지막이다. 앞으로 계획된 것들에 대해 소개해줄 수 있나?

오왼 : 내가 벌려놓은 판이 있어서 정규를 열 곡 정도로 준비 중인데, 기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 특히 1번 트랙은 완전히 프리모 느낌이다.


힙플 : 수고했다. 인터뷰 응해줘서 고맙다!

기사작성 | 차예준, 고지현 (HIPHOPPLAYA.COM)

[MIXTAPE] ODB Part. 2 : Move Da Culture (Official) | /magazine/16708

오왼 오바도즈 인스타그램 | https://instagram.com/…

7 Comments 김정석

2015-04-09 01:03:52

역시.. 정말 멋지네요.. 항상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손현재

2015-04-09 13:50:31

오왼형 너무 멋있어요 Real MC!

이쑈맨

2015-04-10 22:36:10

캬 내 스타일

이강준

2015-04-11 17:01:17

LK2 Muzic에서 나온 'Time' 정말 좋음.

보노보노

2015-04-12 01:45:39

쇼미를 통해 얻은 두명 자메즈, 오왼

철9

2015-04-14 11:29:49

진짜 존나웃긴게 ㅋㅋㅋㅋㅋㅋ아이언같은새끼 올려다놓고 자메즈랑 오왼같은 루키는 죄다 떨어뜨리네 ㅋㅋㅋ쇼미더머니도 결국 1때 이후로 네임벨류없으면 그냥 머더뻐커네

Anecdote

2015-06-04 23:48:37

최근에 관심 가지게되었는데 앞으로 정말 기대돼요 화이팅ㅎㅎ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814&pag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