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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오르내림 OLNL "기리보이 사장님이 깨부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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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내림 OLNL "기리보이 사장님이 깨부순 앨범"

김동현  2240 2020-09-22 22:09:13


래퍼 오르내림(OLNL) 인터뷰 전문


빅쇼트 :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OLNL : WEDAPLUGG의 오르내림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입니다.


빅쇼트 : 위더플럭에 입단하게 되셨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OLNL : 기대되는 설렘 반, 걱정 반. 그런 상태입니다.


빅쇼트 : 설렘은 어떤 설렘이죠?


OLNL : 잘 되겠다. 이런 설렘.


빅쇼트 : 아까 걱정되는 건 어떤 부분인가요?


OLNL : 잘 안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 (웃음)


빅쇼트 : 그러면 일단은 위더플럭과의 계약이 어떻게 성사된 건가요?


OLNL : 원래 그 전부터 회사를 같이 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간간이 들었었는데 좀 흐지부지 항상 되다가 이번에 좀 적극적으로 제가 물어보면서 성사까지 딱 됐습니다.


빅쇼트 :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나간 이유가 있나요?


OLNL : 기리형이 물어보고 대답을 하면 답장이 와야 하잖아요. 근데 답이 없어요. 그니까 이런 식이었어요. (형이) 회사 할래? 하면 6개월 동안 연락이 안되고. 이런 느낌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 물어봤을 때 제가 봅시다, 봅시다 하면서 그 형의 표현 방식을 알게 되 가지고 저는 하고자 하는 게 확실했으니까. 저는 계속 연락을 했죠.


빅쇼트 : 방금 얘기하신 것 들으면 오랫동안 안 만나신거 같은데


OLNL : 아, 그거는 엄청 옛날이에요. 3-4년 전에. 그때는 연락이 잘 안됐어요.


빅쇼트 : 위더플럭을 들어가야겠다고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OLNL : 제가 우주비행을 하고 있다 보니까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거리에서 위더플럭이 하는 걸 볼 기회가 되게 많았어요. 공연을 하더라도 저도 그 무대 앞쪽에 설 기회도 많았는데 그걸 보면서 되게 멋있는 단체다. 함께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있었어요. 그래서 마음을 확실하게 먹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같이하게 된 위더플럭의 기존 멤버들에 대해 원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OLNL : 그냥 되게 ‘새 거’다? 새롭다?


빅쇼트 : 신선하다?


OLNL : 신선하다? 그런 것도 있는데 제 식대로 표현하면 새 거다. 세우형 같은 뮤지션은 없는 거 같고 타치 같은 친구가 있나 생각하면 없는거 같고 다 그래요. 그래서 엄청... ‘새 거’다.


빅쇼트 : 평소에는 위더플럭 아티스트 음악 자주 들으시나요?


OLNL : 네, 많이 들었고 공연 할 때도 많이 봤고. 은근히 그 전이나 지금이나 볼 기회들은 많았어요. 그래서 되게 새로운 곳에 제가 들어간 느낌보다는 ‘이렇게도 모이네’, ‘신기하다’, ‘재밌겠다’ 이런 느낌?


빅쇼트 : 다른 분들이 오르내림님이 위더플럭에 들어간다고 하면 어떤 반응이었나요?


OLNL : 글쎄요. (사람들의 반응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지금 생각해볼게요. 15초만 주세요. (정적)


OLNL : ‘얜 뭐냐’ 이럴 거 같아요. 그리고 ‘우와 얘다’ 이거.


빅쇼트 : 그래도 오르내림님은 음악 많이 내신 편이잖아요. 좀 베테랑이신데


OLNL : 저는 항상 그냥 똑같다고 느끼는데 주변에서는 ‘너 알게 모르게 뭔가 경험을 쌓아서 생각하는 게 빨라졌다’라고 하더라고요. 친구들이.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고 있어요.


빅쇼트 :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가요?


OLNL : 그런 것도 이제 좀 큰 거 같아요.


빅쇼트 : 96년생이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군요.


OLNL : 델레 알리랑 동갑이라서 (웃음)


빅쇼트 : 그러면 위더플럭에서는 베테랑이니까 인디고에서의 저스디스 역할을 하실까요?


OLNL : 아, 제가요? (웃음) 이름이 네 글자인 것 빼고는 공통점이 없어서 (웃음)


빅쇼트 : “앨범을 이렇게 내야지” 이런 거 (조언을 한다던지)


OLNL : 저스디스와 오르내림 (웃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웃음) 질문이 왜 그렇죠?


빅쇼트 : 지난 마지막 활동이 앨범으로는 ‘Cyber Lover’였나요? 뭐하고 지내셨나요.


OLNL : 처음에는 그 앨범이 뭔가 되게 잘 될 줄 알았어요. 그니까, 적은 사람이 들은 앨범은 아니지만 정말 잘 될 줄 알았던 앨범인데 미지근한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약간 삐져있었어요. 삐져있었었는데 ‘이제 어떤 걸 해야 할까’, ‘내 생각에 이 앨범은 괜찮았는데 뭔가 뜨겁지가 않고 미지근하다’. 그래서 삐졌었는데 과소평가 후보에 들어갔을 때 그게 다 풀렸어요. 후보에 들어가니까 저는 사람도 많이 안 만나고 작업실-집, 작업실-집-피시방 이렇게 혼자였거든요. 저만 그렇게 생각한 줄 알았는데 그게 후보에 올라가니까 저를 전혀 모르는 누군가도 나처럼 이 앨범을 좀 더 가치있게 생각하는구나. 평단에서 그렇게 생각했다기 보다 나를 모르는 어떤 사람이 그렇게 생각을 해줘서 후보에 올랐다는거로 삐진게 풀렸어요.


빅쇼트 : 인터넷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오르내림의 쇼미 출연 이후 이미지가 소비됐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OLNL : 일단 Yes or No면 Yes인 것 같긴 해요. 근데 저는 쇼미 할 때도 전 사장이었던 똘배형이 ‘쇼미 해볼래?’ 이래서 ‘네!’ 이러고. ‘어디까지 올라가겠다’ 이런 거나 연습도 없이 그냥 가서 한 거였거든요. 하다 보니까 ‘잘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건데 애시당초에 그렇게 고민을 많이 하면서 하지 않았어요. 근데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나갈거예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애 같은 오르내림의 한 챕터를 어디 하나에 기록해놓고 끝내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그렇게 생각한 대로 했는데 ‘다음에 뭐 하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잘 하지 않았어요. 전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됐건 반응이 조금 식었던 분위기가 있었으니까. 그랬던 거 같습니다.


빅쇼트 : 뭐 돌잔치처럼. 어떤 시기를 기록했군요.


OLNL : 뭔가 소년 다운 오르내림을 어디에 한 번 다 써버리고 좀 더 하고 싶은걸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쏟았죠. 그러고자 했던 게 있었고 ‘이미지 소비가 됐다’는 게 맞는 말인 거죠.


빅쇼트 : 그러면 새로운 챕터에 대한 힌트 같은 것을 찾았나요? ‘여기로 가야겠다’ 싶은


OLNL : 찾았는데 제가 그런 걸 말로 정리를 잘 못 해요. 제가 행동으로 보여주면 사람들이 알아서 정리를 해주더라고요. 첫 앨범 냈을 때도 저는 이게 노래인지 랩인지 힙합인지 뭐인지 몰라서 장르 골라야 되는데 고민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사람들이 싱잉랩 이런 식으로 이름 지어주더라고요. 일단 지금 하려는 것도 해놓다 보면 사람들이 카테고리를 정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빅쇼트 : 그럼 분위기적인 면에서는 조금 더 어른스러운 음악인가요?


OLNL : 어, 저는 그냥 음악을 할 때 딱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변함이 없는데. 생각하는거나 대하는 거나 만드는 거나 한결 같았다고 생각해요. 근데 항상 돌아보면 주변에서는 ‘뭔가 변했네’, ‘뭔가 변했네’ 라고 했던 거 같거든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거 같아요. 저는 항상 똑같다고 느껴요, 제 음악이. 어떤 에너지가. 근데 이번 앨범은 만들 시간도 많았고 중간중간 사람들한테 많이 들려줬거든요. 그런 얘기를 많이 듣긴 했어요. 소년스러움이 없어졌다. 진중해졌다. 차분해졌다. 그래서 그렇게 느낄거 같아요.


빅쇼트 : 코스믹보이님이랑 알유차일디시라는 팀을 결성해서 활동하셨었는데 코스믹보이님과의 작업물을 또 볼 수 있을까요?


OLNL : 네. 일단 다음 앨범에도 시작부터 ‘Can I Cosmic’하면서 시작하고요. 그리고 제가 워낙 좀 친한 사람들하고 그렇게 막 술먹으면서 ‘계획이 이렇고, 저렇고’ 얘기를 안 해요. 알아서들 잘 해줬으면 좋겠어요. 근데 그런걸 코스믹보이가 잘해요. ‘너가 이런거 하고 싶은데 너 알아서 해봐’ 이런 식으로도 하고. 그래서 회사도 둘이 달라지고 이랬지만 그전에도 그렇게 의기투합해서 열심히 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냥 둘이 ‘이런거 어때?’, ‘좋아’, ‘했어, 어때?’, ‘이거 고쳐봐’ 이렇게 필요한 얘기만 하고 만드는 건데 그렇게 하는 게 저는 좋아요. ‘나는 이런 감정을 느껴서 어쩌구 저쩌구’ 이건 너무 재미 없어요. (저한테) 코스믹이 저한테 mp3 파일 보내고. 그래서 서로 불편한 게 없는 거 같아요.


빅쇼트 : 그럼 현재 준비 중인 작업물은 어떤 건가요?


OLNL : EP 앨범으로 나올 거 같고 스타일은 좀 다른데 쌘 친구도 있고 말랑말랑한 애도 있고 그냥 잔잔한 친구도 있고 발라드도 있고. 근데 하는 얘기는 결국 다 같은 얘기예요. 그래서 ‘Cyber Lover’ 때는 게임하거나 샤워할 때 전체재생 누르고 딴짓하기 좋게 만들었어요. 쭉 이어지고 튀지 않게. 어떤 거 하나가 튀지 않도록. 근데 이번 거는 넘어갈 때마다 다른, 일부로 그런 식으로 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근데 이제 위더플럭에 들어가고 나서 준비하며 영향을 받은 게 있나요?


OLNL : 음, 저는 음악할 때부터 무언가에 영향을 받았던 적은 없어서 그냥 딱 ‘저’스럽게. 아이돌들 곡 탑라인 같은 거 썼던 적이 있거든요. 예전에. 근데 그때도 가사를 못 쓰겠었어요. (그런 것처럼) 남의 걸 못하겠어요. ‘저’스러운 건 확 나오는데 멜로디는 남의 걸 짤 수 있어도 가사는 못 쓰겠고. 그런게 있거든요. 근데 질문이 뭐였죠? (웃음)


아, 그니까 뭔가 변화는 있는데 위더플럭에 들어가서 생긴 변화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변화인 것 같아요.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 (웃음)


빅쇼트 : 네, 그러면 다음 질문이 앨범 구상 계획은 어떻게 했는지인데. 구상하고 만든 앨범인가요?


OLNL : 네. 그, 구상을 했는데 그니까. 이게 지금 공연도 없고 그렇다 보니까. 또 회사를 옮기는 과정 속에서 있었고 이러다 보니까. 다른 때보다 작업할 시간이 되게 많았어요. 앨범을 1년 넘게 안 내 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 이미 1년 4개월이 넘었거든요. 이렇게 길게 안 내본 적도 없고. 작업할 시간이 너무 많아서 너무 많이 만들어놓고. 기리 사장님한테 ‘했습니다’ 했는데 ‘이건 이래서 아니야, 이건 좀 아니야’ 이래서 다 휴지통으로 사라지면서 5개가 남았어요. 그래서 그 구상을 했던 것들이 깨졌는데 거기서 그나마 제일 이쁜 유리조각 하나를 ‘내자’ 이렇게 한 느낌이에요. 근데 또 저는 마음에 들어요. 앞으로도 긴 그런 것들보다 짧은 트랙 리스트로 다양하게 꽉꽉 사운드를 채우는 것을 만들고 싶고. 정리하면 제가 구상한 게 있었는데 새로운 어떤 환경에서 이걸 어떻게 낼까 하다가. 유리가 깨졌고. 거기서 하나 딱 냈어요. 그렇게 됐습니다.


빅쇼트 : 그럼 가장 예쁜 그 유리는 어떤 내용이에요?


OLNL : 저는 그냥 ‘제원이 착하지’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묘하거든요. 그래서 그 묘한 걸 가지고 만들어야겠다. 그런 내용들만 다 있었어요. 날아간 곡이긴 하지만 ‘싫어’ 다음이 ‘좋아’이고 그랬거든요. 그런 뉘앙스였어요. 그러던 와중에 ‘착한아이 콤플렉스’라는 말을 주워들었는데 ‘어 이거 말이 이쁘다’해서 네이버에 검색했죠. 그래서 ‘아, 이거 있는 말이구나’ 싶어서 그 사전적 의미를 보고 그 주제에 몰입해서 뜯어고치고 했던 거 같아요.


빅쇼트 : 요즘 우주비행은 뭐 하나요?


OLNL : 우주비행은 엘비 형은 옆 방에서 같은 노래를 한 달 동안 녹음하고 있고 저는 여기서 인터뷰 하고 있고. 기리 형은 쇼미더머니를 하고 있고. 그니까 이게 막 엄청 공동체 의식, ‘으샤으샤’ 이런 느낌이 없어요. 근데 저는 그게 좋거든요. 그냥 뭉쳐있을 때 멋있는 걸 하고 끝나면 ‘김치찌개 고?’ 이러고 먹고 ‘갈게’ 이러고 집에 가는거. 이런 게 좋거든요. ‘우리 같이 올라가자 으아아아악’ 이런 게 없어서 좋아요. 공연도 없고 우주비행 파티도 없고 하니까 예전보다 자주 못보긴 하는데 뭔가 멀어졌다는 느낌은 안 들어요.


빅쇼트 : 올해는 어떤 계획이 있고 목표가 뭔가요?


OLNL : 어, 작년에 뭔가 이상하게 고민이 되게 많았거든요. 걱정이 많고. 근데 지금 생각하면 ‘어, 뭘 걱정했었지’ 기억이 안 나요. 뭔가 민망하다. 살도 84kg까지 쪘었거든요. 맨날 술 먹고. 근데 왜 그랬는지가 기억이 안 나요. 지금 제가 하는 이런 저런 걱정이 올해 말, 내년 초? 지금처럼 기억이 안 나면 좋을 거 같아요. 바쁘게 지내든, 뭘 하든 뭐가 그렇게 걱정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면 좋을 거 같아요. 거창한 건 여기에 (머리에) 없습니다.


[인터뷰어, 영상 편집] 빅쇼트 ([email protected])

[인터뷰 진행] 박준영 ([email protected])


[텍스트 편집] 김동현 ([email protected])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09&pag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