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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에픽하이(Epik High) 우리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모두의 얘기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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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Epik High) | 우리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모두의 얘기를 하는 것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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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903 2014-11-23 22:01:47

힙플: 정말 오래 간만입니다. 인사 부탁드릴게요.

에픽하이: 안녕하세요!!! 보고싶었습니다!!!


힙플: 음원/음반차트 줄세우기, 장기간 정상. 아이돌 위주의 순위프로에서도 트리플크라운. 콘서트 매진까지! 행복하실 것 같아요.(웃음)

미쓰라: 성적도 성적이지만 저희가 돌아왔다는 것 자체에 부모님들이 기뻐하세요.

투컷 : 요즘 콘서트 연습으로 하루에 3시간 정도 자는데 단 한번도 피곤하다고 힘들다고 불평을 해 본 적이 없어요. 감사한 마음으로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 행운을 즐기고 있습니다.

타블로: 음악 시작했을 땐 마이크를 쥐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지금도 그 마음이에요. 꿈이 일이라는 것에 매 순간 감사한 마음이에요.


힙플: 서울 콘서트는 이미 대박 났고, 힙합공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정성이 담긴 공연이었다는 후기가 많더라고요. 전국 투어로 이어지는데, 듣기론 도시별로 다른 셋리스트를 준비하고 있고 게스트들도 라인업이 다르다고 하던데요. 앞으로는 어떤 구성일지 궁금합니다.

투컷 : 5년만의 단독 공연인 만큼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찾아오시는 분들이 모두 만족하고 즐겁게 놀고 갈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정말 하루 종일 해요.

타블로: 올콘(*모든 콘서트를 관람하는 관객)을 뛰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의 정성 고맙기도 하고... 우리 보러 여기저기 오느라 쓰는 교통비를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해서 회마다 색다른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하는 겁니다.


힙플: 서울 콘서트를 보니 제작비가 어마어마할 것 같아요. 남는게 있나요?(웃음)

타블로: 있죠. 추억.


힙플: 이어서 YG와 함께한 배경에 대해서 미쓰라씨하고 투컷씨한테는 아직 못 들었거든요. 타블로씨가 ‘열꽃’ 앨범으로 계약을 하고 그 뒤에 에픽하이가 합류가 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투컷: 블로가 열꽃앨범을 만들 당시부터 얘기했었어요. 자기가 무너져서 팀도 함께 무너진 거니까 책임지고 다시 모두를 일으키겠다고. 미안하고 고맙죠. 우리가 그 당시 도와주지 못했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미쓰라: 타 리더(타블로)가 양사장님께 약속을 받고 들어간 거에요. 에픽하이가 다시 뭉칠 둥지를 마련해 놓기 위해 고생 많이 했어요.


힙플: 양현석 회장님(웃음)의 어떤 세심한 터치라고 해야 할까요? 에픽하이도 받으시나요?

투컷: 스킨쉽 전혀 없는데요? (전원 웃음)

타블로: 조언을 잘 해주시죠. 회장보단 선배로써의 조언들.

투컷: 솔직히 요즘은 YG내에서 맵더소울을 운영하고 있는 기분이에요. 자유롭고 좋아요. 음반 구매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YG 로고와 맵더소울 로고가 함께 있어요.

미쓰라: 최근의 우리의 작업환경을 알려주는 표시죠.


힙플: YG가 음악 잘하는 아이돌 회사의 이미지였잖아요. 거기서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 시점이 에픽하이도 있었고 싸이씨, 이하이씨, 악동뮤지션의 합류… 이런 변화가 감지되기도 하는데. 여기서(YG) 에픽하이는 어떤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타블로: 프로듀서로써는 이하이양의 앨범과 태양 앨범에 참여했었는데, 앨범에 다양성을 더하는 역할 정도 한 것 같아요. 아티스트로써를 묻는 건가요?


힙플: 네. 그러니까 YG 콘서트를 상상했을 때, 빅뱅이나 투애니원(2NE1)이나 싸이씨는 뭔가에 공통점이 있다고도 느껴지기도 하는데, 에픽하이는 좀 다르잖아요 색깔이.

타블로: 솔직히 우린 어디에 속해 있어도 색깔이 다르잖아요 (웃음). 무브먼트 크루속에서도 그랬고.. 포지션이라고 할 만 한 건 없는 것 같아요. 포지션을 논하기엔… 사실 에픽하이가 있든 없든 회사는 잘 돌아갈 거 아니에요. (전원 웃음)


힙플: 잘 돌아가겠지만, 이번 앨범은 좀 주가에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요?

타블로: 우리 나왔을 때 오르긴 올랐어요.(웃음)



힙플: 알겠습니다, 그럼 최근에 앨범 전에 최근 활동으로 마스터우씨하고 쇼미더머니에 출연했었는데 참여자체가 저는 되게 의외였거든요. 첫 두 시즌은 거절하셨다고 알려져 있는데, 세 번째 시즌에 이르러 참여를 하게 되신 계기가.

타블로: 시즌 원 때는 제가 TV 활동을 안 하고 있었을 때였고요. 투 때는 정신적 여유가 없었어요. 이번엔, 일리네어의 참여가 이미 공개된 상황에서 섭외 요청을 받았어요. 맵더소울 식구였던 도끼와 오래간만에 함께 자리할 수 있다는 게 좋았고. 우형과 한 팀으로 나가는 것 역시 끌렸어요. 의외일 테니까. 의외성을 즐겨요, 제가 (웃음).


힙플: 직접 하시고 나니까 어떠셨어요?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그러니까 힙합 팬들 또는 많은 뮤지션들도 상당히 안 좋게 보는 시각이 많은 프로그램인데..

타블로: 쇼미더머니가 사실 거의 사전제작이에요. 촬영할 땐 그 후 방송이 되면서 일어났던 수많은 논란들과 화제, 이슈거리들을 그 정도로는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평화롭고 잔잔했어요.(웃음) 저에겐 그저 친한 동료들과, 그리고 꿈을 꾸고 있는 어린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힙합 시간? (전원웃음) 첫 탈락자였잖아요, 저랑 우형이 (웃음). 할 때도 즐겁게 임했고 쫓겨날 때도 즐겁게 떠났어요. (전원웃음)

투컷: 타블로의 안목이… 이상한 쪽으로 뛰어났었죠.(웃음)

미쓰라: 올해의 명언들이 거의 다 팀 YG에서 나왔지.

타블로: 그만해. 탈락했으면 됐잖아. (웃음).


힙플: 비아이(B.I) 바비(BOBBY)가 출연을 했는데 바비에 경우는 에픽하이가 뭔가 어드바이스를 해줬다든가 하는 부분은 없었나요?

투컷: “잘해”. 이 엄청난 한마디를 해줬습니다. (웃음)

타블로: 밥 사줬어요. 저랑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고기를 사줬는데, 그게 무대에 큰 도움이 됐을 지도… (웃음).


힙플: 이 바비와 비아이가 참여한 본헤이터(BORN HATER)가 처음으로 공개가 됐는데 이게 첫 곡으로 공개된 이유가?

타블로: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투컷 : 뮤비가 재미있게 나와서 먼저 낸 건데. 19금 노래가, 그것도 붐뱁 노래가 음원 사이트에서 오랫동안 2위를 한 건… 솔직히 좀 놀랐어요.

미쓰라: 2위한 이유도 저희의 헤픈엔딩이 1위를 하고 있어서 팀킬 당한 거라.(웃음)

타블로: 참여해준 모든 분들에게 고마울 뿐이에요. 저희끼리만은 절대 해낼 수 없었던 일이니까. 감사!


힙플: 랩퍼마다 하는 얘기가 잘 나눠져 있는 느낌인데 주제나 소재를 미리 던져주고 파트별로 나누신 거예요? 참여 진들한테?

타블로: 설명해줄 필요가 없었던 게. 진태에게, “16마디 랩해줘” 이렇게 문자를 보냈어요. 답장이 왔죠. “주제는?” 다시 보냈죠, “제목이 BORN HATER야.” 그랬더니 “ㅋㅋ” 이렇게 왔어요. (웃음)

투컷: 올게왔구나 식의 웃음.

타블로: 지노에겐 제 가사를 보내줬는데, “오~ 완전 재밌겠네요!” 이렇게 답장이 오고 며칠 후 녹음된 랩이 왔어요. 이 사람들 아마 100마디 랩 하라고 했어도 했을 거예요. (전원 웃음)


힙플: 자. 앨범 가사들에 대한 토크 좀 했으면 해요.

타블로: 알겠습니다.


힙: 부르즈할리파에서 “10년간 니들 머리위에서 날뛰는 내 랩은 더 떠들어 층간소음 난 세대를 넘나들어” 이 구절은 어떻게 나오신 거죠?

타블로: … 제 머리에서? (전원 웃음) 제 머리에서 생각이 생기고 그걸 제 입으로 흥얼거리며..

투컷: 저에게 전화를 해서 “녹음을 해야겠어”라고 말을 한 후 스튜디오에 와서 그 가사를 입으로 내뱉었죠.(웃음) 적절한 설명이 됐나요?


힙플: (웃음) 그러니까 예전에 진행했던 라인 바이 라인 식으로 가사들에 대한 토크를…

타블로: 어떻게 대답해야하지?

투컷: 뭐 이런 거 원하는 거 아니야? 어느 날 집 거실에 앉아 있는데 위에서 막..

타블로: 층간소음이 일어나서

투컷: 아 윗세대 안 되겠네… 어? 층간소음? 윗세대? 난 세대를 넘나들어! 이렇게 탄생했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설마?


힙플: 어우 되게 힘들다.(전원 웃음) 펀치라인들에 대해서...

타블로: 진심으로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몰라서 이러는 거에요. (웃음)


힙플: 라인 바이 라인... 아...

타블로: 알겠어요.(웃음) 좋은 대답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투컷: 저는 그럼 쉬고 있겠습니다. (전원 웃음)


막을 올리며 ‘I smile for my dear mama. 아빠와 빼닮은 내가 울면 울던 그가 보일까 봐’

타블로: 혼자가 된 우리 엄마에겐 저에게 배어있는 아빠의 모습들이 이젠… 그의 전부에요. 그래서 그런지 지난 몇 년 제가 TV에 나올 때나 라디오를 할 때 예전보다 꼼꼼하게 챙겨보세요. 다행이 요즘은 웃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릴 수 있네요.


‘언제나 하늘 탓을 하며 땅을 치고 후회만 하니까 날지도 걷지도 못한 건 아닐까’

미쓰라: 제 커리어를 보면. 항상 중간 정도만 가고, 그거에 쉽게 만족해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반성의 가사이기도 하고, 각오의 가사이기도 하죠.


헤픈엔딩 ‘웃겨. 인간과 짐승을 나누는 게 인간을 짐승 만드는 게’

타블로: 인간과 짐승을 구별해준다는 이성, 감성. 우릴 고귀하게 만들어준다는 다양한 감정들. 사랑. 그 모든 게 우릴 동시에 짐승으로 만들잖아요.

투컷: 짐승보다 못한 놈으로 만들기도 하지.


RICH '돈 꾸면서도 살 건 사는데 꿈꾸면서 사는 건 아까운지'

타블로: 꿈을 현실로 만들기 바빠야 할 나이에 꿈과현실을 구분 짓고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친구들.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버린 세상이 안타까워서 쓴 구절이에요.

투컷: 어렸을 땐 돈 꾸면서까지 살게 뭐가 있어?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냥 안사면 되지. 근데 가장이 되보니까… (웃음)

타블로: 맞아요. 모두의 꿈이 모두의 머리 위에 지붕을 얹어주는 그런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린 복받은 사람들이에요. 매 순간 감사해요 정말.

미쓰라: 이런저런 불평하다가 바로 기억해요. 아… 맞아…감사해야지.


스포일러 ‘떠나가는 마음은 한 숨 한 숨씩 자리를 비우지’

타블로: 사랑이 식어갈 때 불편한 정적을 만드는 한숨, 잦아지잖아요? 떠나가는 사람이 한걸음 한걸음씩 멀어지듯이 변심한 마음은 한숨 한숨씩 떠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르즈 할리파 힙플: 다시 묻지만…

‘10년간 니들 머리위에서 날뛰는 내 랩은 더 떠들어. 층간소음... 난 세대를 넘나들어’

타블로: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머리에서… (전원 웃음)


또 싸워 '하지 말라면 더 해 이해를 두 번 해도 일만나면 오해'

타블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작은 다툼이 모르는 사람과의 큰 싸움보다 깊은 상처를 주죠. 어쩌면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기에 서로를 더 쉽게 오해하게 되는건 아닐까... 이런 생각으로 쓴 구절이에요.

투컷: 여기서 블로가 '더 해'가 '더해', 더하다로도 들리게 쓴 거고. '일만 나면'을 '1 만나면'으로도 들리게 쓴건데. 펀치라인이라는 걸 몰라도 말이 되게, 알아도 말이 되게... 요즘 이런식으로 많이 쓰더라고요.

타블로: 제가 쓰고 싶은 펀치라인들은, 전체적인 가사의 문맥에서 벗어나지 않는, 그러니까 펀치라인이 뭔지 모르거나 펀치라인에 대해서 관심이 전혀 없는 분들도 편하게 듣고 이해할 수 있는 구절들이었으면 해요. 우리 엄마가 앨범을 들을 때 이해가 안 되는 가사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생각이죠. 이번 앨범에서, 저의 ‘부르즈할리파’ 벌스나 ‘본헤이터’ 벌스를 제외하곤 셋업이 눈에 보이는 펀치라인은 거의 없을 거예요. “어차피 이별은 멀쩡히 숨 쉬는 이 마음에 묻게 하는 그런 죽고 죽이는 일. 묻 지마, 내가 괜찮은지.” 펀치라인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구절이죠. 펀치라인을 잘 캐치하시는 분은 ‘2’가 이별로 ‘1’이 되는 걸 발견하실 수도 있고, ‘죽고 죽이는 일’과 ‘묻지마’에 연관성을 발견하실 수도 있겠지만.


힙플: 이번 앨범에 그런 라인들이 진짜 많아요. 뭔가 업그레이드된, 진화한 펀치라인 개념 같네요.

타블로: (웃음) 펀치라인을 정의하는 식으로 말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뭐라고! 제가 쓰는 펀치라인들이 그랬으면 하는 것뿐이에요. 예전에 우리 아빠가, 펀치라인이 많았던 저희의 노래를 듣고, 뜬금없이 등장하는 단어들 때문에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셔서 아쉬워 하신적이 있어요. 그게 뒤늦게 마음에 걸렸나 봐요.

투컷: 그래도 전 타블로가 전형적인 앨리웁 - 슬램덩크 식의 펀치라인도 계속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부르즈할리파, 본헤이터 펀치라인 부분들 방금 말한 이유들로 빼려고 해서 제가 안 된다고 했어요.(웃음) 그런 것도 좀 있어야 힙합이지.

타블로: 네, 정식님 (웃음).


AMOR FATI ‘죄없는 자는 돌 던져도 된다는 말인가? 돌 던지는 건 죄가 아닌가?’

타블로: 누구의 죄가 더 큰 죄일까요?


Born Hater 'I'm a born hater. Dali, Van, Picasso? 난 벨라스케스, 밀레, 엘 fuckin' 그레코'

미쓰라: 이거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벨라스케스는달리의 우상. 밀레는 고흐의 우상, 엘 그레코는 피카소의 우상.

타블로: 하지만 저는 지노의 우상이 아니라는 게 현실. (전원 웃음)


'어울리잖아 뭔가, 내 역설적인 삶과. 무한대를 그려주려 쓰러진 팔자'

타블로: 실제로 '무한대'를 그려주려고 했던 제가‘끝’난 듯 했을 때... 그 때의 그 엄청난 아이러니가 저의 역설적인 삶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어요.

미쓰라: 저희가 프로듀싱했던 그룹, 지금은 잘돼서 다행인 인피니트(INFINITE)의 데뷔가 블로에게 있었던 불행의시작과 맞물렸었잖아요.

타블로: 에픽하이가, 제가, 만든 그룹으로 이미 널리홍보돼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애들에게도 엄청난악플들이 쏟아졌었죠. 꿈을 향해 첫걸음을 하기도 전에. 마음 아팠어요.

미쓰라: 그래서 블로가 거의 바로 회사를 떠났죠.

타블로: 그러면서 제 팔자는... 아시잖아요? (전원 웃음) 떠나기 전에 성규(of 인피니트)에게 전화했었는데, 선배로써, 어른으로써 해줄 수 있는 말이 "꿈을 꾸다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 밖에 없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이젠 다들 잘하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LESSON 5 '가벼움을 신성화 시키지. 진리도 허세. 진심도 가식이지.'

투컷: 여기서 블로가 그 얘기하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생각이 깊은 말을 하거나 진심어린 감정을 표현하면 '중2병'이나 '허세' '진지병' '가식' 이런 말들을 눈치 봐야하는 현실. 맞지?

타블로: 네. (웃음) 제가 중2병이라서. (전원 웃음)

미쓰라: 중3정도는 되겠지… (웃음)


'병을 주는 지식 내가 암'

타블로: 내가옳다병.

미쓰라: 중2병보다 훨씬 무서운 병이죠.


Life Is Good '원한보다 독하게 품은 행복이 복수 웃는 내 가족의 모습 적의 피눈물 보다 훨씬 더 보기 좋소'

미쓰라: 이번 앨범의 메시지를 요약한 구절인 것 같아요.

타블로: 날 불행하게 하는 사람들 신경 쓸 시간에 날 행복하게 하는 사람들 한번씩 더 웃게 하는 게… 그게...

미쓰라: 힙합? (전원 웃음)


힙플: 본 헤이터도 그랬지만, 라이프 이즈 굳의 결론이 정말 헤이터들에게 보내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내가 무너지는 걸 보고 싶겠지만 Sorry, I'm good.' '행복이 복수'. 에픽하이가 헤이터들에게 보내는 가장 확실한 메시지로 봐도 될 런지?

투컷: 굳이 헤이터분들을(?!) 염두에 두지 않아도 일단 행복하면 좋잖아요.(웃음)

타블로: 믿거나 말거나, 저는 저의 헤이터들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대부분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불행을 바라는 거니까.


EYES NOSE LIPS 힙플: 올 영어라서 패스. (전원 웃음)


신발장 ‘365일 고인 땀은 널 위해서. 알잖아. 내가 어찌 하루를 버리겠어.’

투컷: 혹시 이런 펀치라인 하려고 이름을 하루로 지은 거야?

타블로: 그럼 넌 ‘윤우탱클랜에인넛띵투뻑윗?’ (전원 웃음)


힙플: 일련의 사건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열꽃 앨범부터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본인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음악에 담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해봤거든요. 제삼자인 듯이 쓴 사랑과 이별 노래들도 직접 겪었던 그 많은 일들을 뭔가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해요.

타블로: 제가, 우리가, 겪었던 일들은 단순히 개인으로 겪은 일들이 아니라 사회 현상의, 시대적인 현상의 핵심으로 겪은 일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얘기를 함으로써 모두의 얘기를 하는 게 돼요. 동시에 모두의 얘기를 할 때도 우리의 얘기를 하는 게 되고. 창작에 있어선 유리한 점인데, 마음은… 편하지마는 않아요. 뭐. 우리가 하는 일이 창작인 이상 행운이든불행이든 뭐든 겪었다면 재료로 써야죠.


힙플: 멋진 생각이네요. 이제 다른 얘기들도 좀 해볼게요. 이번에 본헤이터 랩 컨테스트를 하시던데?

투컷: 자발적인 본헤이터 커버들이 많이 올라와서 하나씩 트윗하려고 하다가 아예 랩 컨테스트로 넓혀봤어요. 잘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가 트윗만 해드리기엔... 아깝잖아요.(웃음)

타블로: 컨테스트라고 거창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고요. YG의 공식 채널들, 그러니까 블로그나 유투브, SNS 계정들을 보고 있는 국내와 글로벌 관객이 거대해요. 랩 잘하는 분들이 이 채널들을 통해 주목받으면 좋을 것 같아서 진행 중이죠.

투컷: 친한 사람들과 지인들에게도 권했어요. 참여하라고. 그들의 능력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좋으니까요.


힙플: 또 많이 나오는 얘기중 하나, 보더라인(BORDER LINE)을 이제 처음으로 공식화 아닌 공식화, 트위터에 직접 언급하셨는데 진지하게 구현중이신가요? 종완(OF NELL)씨와의 어떤 프로젝트작업?

타블로: 함께 술 마실 때 꿈꾸듯이 주고받는 얘기에요. 문제가, 꿈꾸듯이 주고받는 얘기가 많아요.(웃음)

미쓰라: 대작이겠다.


힙플: 기대되네요. 아까 위에서 스윽 지나갔지만, LESSON5에 브릿지 파트를 도끼의 목소리로 한 이유가 궁금하네요.

타블로: 원래는 제 파트였고, 녹음까지 돼있었어요. 근데 제 목소리 보다는, 그 부분의 가사를 상징적으로도 잘 표현할 목소리가 필요했죠.

투컷: 아무에게 도움도 안 되고 이득도 안 되는 논쟁에게 ‘닥쳐’를 외칠만한 사람. 지용(지드래곤)이가 딱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타블로: 지용이로 픽스가 되어 있었죠. 그러다 어느 날 작업하다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는데 도끼의 인스타에 이런 저런 사진들이 올라왔어요. “앗! 이 가사엔 도끼지! 도사장이지!” (전원 웃음) 그때가 아침 7시였는데, 도끼한테 문자를 보냈더니 바로 답장이 왔어요. “지금 갈게요.”

투컷: 벤츠 S 클래스 끌고 바로 왔어요.(웃음)

타블로: 와서 5분 안에 녹음하고 한 2시간을 잡담 나누다 갔죠.(웃음) 피처링 아닌 피처링이었지만, 맵더소울 시절 생각나서 행복한 작업이었어요.


힙플: 이 곡은 애초에 레슨시리즈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없으셨다고 했는데.

타블로: 네 없었어요. 원래 제목은 발라드 느낌 충만하게 ‘두 사람’이었어요 (웃음). 그러다 ‘왕’이 되었다가, 결국 ‘LESSON 5’가 됐죠.


힙플: 레슨시리즈 어떤 시리즈로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으셨잖아요.

타블로: 네. 부담스럽긴 하지만, 시리즈물처럼 제목을 붙여야만 주목받을 노래라고 느껴질 땐, 그 속에 담긴 내용이 더 많은 리스너들에게 전달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제목을 붙이기도 해요.


힙플: 이번 앨범 100여곡의 곡들을 만드셨다고 했는데...

투컷: 우리만 뭔지 아는 스케치들까지 다 포함하면 그 정도 된다는 거죠 (웃음). 2년 동안 블로와 제가 만든 거 합치면 그 정도 될 거에요. 어쩌면 더 많을 수도 있어요.


힙플: 그 곡들은 다음 앨범에서 만날 수 있나요? 아니면...

투컷: 아니요. 이제부터 새롭게 만들어야죠.

타블로: 새로운 에너지로.

투컷: 전 쓰지 않은 건 지우듯이 치워 놔요, 그냥. 잊어버리고. 그런데 나중에 타블로가 그 중에서 뭘 꼭 찾아내요.

타블로: 그 중에 하나가 본헤이터였습니다.

투컷: 무슨 음악 고고학자도 아니고 (웃음). 트랙을 만들었는데, 반년이 지나도 쓰일 데가 없다는 것은 그냥 그 트랙은 가망이 없는 거잖아요. 그렇게 된 트랙들은 한 번씩 파일 정리를 하면서 휴지통에 넣고 비워버리는 버릇이 옛날부터 있었는데, 신기하게 딱 그 직전에 타블로가 작업실에 나타나서 “별로라고 생각했던 거 다 틀어봐” 이래요 (웃음). 그렇게 다 듣고, 제가 생각했을 때 별로였던 트랙들에 반응하며 컨셉을 짜고 가사를 써요. 그러다 보면 “와 이런 노래가 될 수 있었던 거야?” (웃음)

미쓰라: 에픽하이 커리어에서 그렇게 버려졌다가 되살아난 곡들이 굉장히 많아요. 맵더소울, 녹턴(Nocturne), 트로트, 본헤이터 등등이 있었죠.

타블로: 투컷은 자기가 만든 스케치들을 쑥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잘하면서. 전부 가능성 있는 밑그림들인데.

투컷: 아니에요 (웃음). 블로에겐 완성된 무언가가 바로 들리는 거겠죠. 저에게 들리지 않는 것도.


힙플: 에픽하이가 달릴 때는 거의 1년에 한 장씩 앨범(꼭 정규 앨범까지는 아니더라도)이 나왔어요. 앞으로도 기대해도 되는지?

미쓰라: 항상 저의 게으름이 문제인데. 고치겠습니다.(웃음)

타블로: 그저 내기 위해서 때가 아닌 음악을 내는 일은 없겠지만, 우리의 음악을 과분하게 아껴주시는 고마운 분들을 마음에 품고 더 열심히 살아서 좋은 음악으로 더 자주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힙플: 열꽃 II 준비 중이시다는 소문도 있더라고요.

타블로: 제목은 미정입니다. 솔로 2집이 될 듯한 곡들을 작업하고는 있습니다.


힙플: 흐름상 뜬금없지만-인터뷰 막바지니까-, 국내힙합에 제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에픽하이는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요소들과 마니아들을 열광시키는 요소들의 밸런스를 사실 에픽하이가 거의 창조한 거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중에게 어필하고 싶어 하는 수 많은 언더그라운드 친구들을 위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투컷: 자기가 이미 갖고 있는 매력, 자기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들에 올인 하세요.

타블로: 부모 눈치도 안보고 꾸기 시작한 그 꿈, 세상 눈치 보면서 꾸지 마세요.


힙플: 너무 얄밉게 잘 만든 앨범이라서, 인터뷰 질문을 만들기 진심으로 힘들었습니다. 수고 많으셨고,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타블로: 잘 만들었으면 기특해야지 왜 얄미워요?(전원 웃음) 행복하세요- 여러분. 얄미울 정도로 행복하세요!!!

미쓰라: 하루하루 너무 행복한 나날들을 보낼 수 있도록 에픽하이의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행복 멤버들과 소중하게 누리고 여러분들께 좋은 음악, 공연으로 돌려 드릴게요.

투컷 :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리얼 행복하세요.





관련링크 에픽하이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 | https://www.facebook.com/… YG FAMILY 공식 홈페이지 ( | http://www.ygfamily.com)/…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16 Comments 최정현

2014-11-23 22:16:35

전원웃음이 많은 인터뷰네요ㅋㅋㅋ

전재현

2014-11-23 22:41:37

진짜 오랜만이라서 너무좋아요 인터뷰

라임타임

2014-11-23 23:05:18

에픽하이ㅠㅠㅠㅠㅠㅠㅠㅠ 앨범의 퀄리티만큼이나 좋은 질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보노보노

2014-11-23 23:42:27

다음 앨범이 더 기대가 됩니다

아다

2014-11-23 23:52:53

와 힙플 에픽하이도인터뷰했네 굿ㅋㅋ

우아앙

2014-11-24 00:03:29

재밋다재밋다

김준형

2014-11-24 00:04:21

에픽 너무좋아..... 앨범 가격만 빼고

모둥이

2014-11-24 00:09:22

와.. 녹턴이 나오지도 못할뻔했다니..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가사 짚어보면서 가는방식 재밌네요 ㅎㅎ 되게 유쾌해서 재밌었습니다. 에픽하이도 리얼 행복할 일만 남았길.

염철현

2014-11-24 00:34:13

녹턴이 묻힐 뻔 했다는게 굉장히 의외군요.. 그리고 블로형의 펀치라인은 매번 진화하는 듯 합니다.

갓지노

2014-11-24 00:36:48

개조탕

B-MAT

2014-11-25 06:57:41

부모님 눈치 안보고 꾸기 시작한 꿈 세상 눈치도 보지마세요 ㅋㅑ

타로

2014-11-26 10:32:06

사랑해

SlowMouse

2014-11-28 22:16:06

Respect! P.S 윤우탱클랜에인넛띵투뻑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tein

2014-11-30 22:35:19

신발장 샀습니다 ㅋㅋㅋㅋ.. 가격에 흠칫했지만 그래도 질러버렸다는거..

조약돌

2014-12-07 14:38:06

신발장 사고싶다.. 살까....

Enter

2014-12-08 10:09:12

Respect!!!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648&page=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