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수식어가 붙을 필요 없는, 수식어가 없는 노엘의 이야기
힙플
7
12772 Updated at 2018-07-21 10:53:53
장황하게 도입부를 쓰기보다는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노엘이라는 래퍼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의 이름을 들어봤든 들어보지 않았든 이 인터뷰는 부디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봤으면 한다. 어느덧 두 번째 정규 앨범 [DOUBLEONOEL]을 발표한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NO:EL - 00 MV / 출처 : YOUTUBE [1theK]
힙플 : 우선은 두 번째 정규 앨범 [DOUBLEONOEL]을 발표하셨는데요.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벌써 발표하셨는데, 혹시 특별한 소감 같은 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노엘 : 딱히, 정규 앨범 발표에 대한 특별한 소감은 없고. 저는 그냥 제가 했던 걸 했을 뿐이고, 팬들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 하나의 아티스트로서 (팬들과) 저랑 약속한 것들을 지킨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냥 이번에는 편하게 작업을 했던 거 같아요. 저는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친한 친구한테 한풀이하는 느낌이었어요. 남들이 궁금한 거에 대해서 대답을 했다기보다 제 감정에 대해서 솔직했던 앨범이었거든요. 그래서 되게 재미있게 작업했던 거 같아요.
힙플 : 확실히 전 정규 앨범인 [ELLEONOEL]을 작업하실 때에 비교해서 받는 스트레스가 다르셨겠네요?
노엘 : 네. 이번에는 확실히 (덜 해요) [ELLEONOEL]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에 대해 대답을 해줬다면, 이번에는 좀 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로 썼기 때문에 저번보다는 불안 같은 게 덜했던 거 같아요.
힙플 : 노엘 님의 커리어의 앞부분으로 들어가 보자면, 자메즈(Ja Mezz)님의 “17(Remix)”에 참여하셨잖아요. 개인적으로는 노엘 님을 처음으로 접했던 곡이기도 한데, 참여는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노엘 : 닥스후드(Dakshood) 형이라고, 자메즈 형의 메인 프로듀서 형이 있어요. 그때는 제가 다른 래퍼들하고도 잘 모르고 일면식이 없었는데 원래부터 닥스후드 형 인스타그램을 팔로잉하고 있었어요. 제가 앨범 작업할 때 혹시 비트 좀 보내 줄 수 있냐고 먼저 연락을 하려고요. (그러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만나고 싶은데 밥이나 한 끼 하자’고 닥스후드 형한테 DM이 와있더라고요. 그래서 닥스후드 형 차를 타고 이태원으로 가서 케밥을 먹고 닥스후드 형네 작업실을 갔는데 자메즈 형이 자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메즈 형이랑 인사를 하고 (작업실에) 있었는데, 자메즈 형이 갑자기 ‘형이 “17” 리믹스를 원래 고딩들이랑 하려 하고 있는데 할 만한 사람 있냐?’고 그러시는 거예요. 일단 제가 했으면 좋겠다고 한 상태였는데 다른 사람 혹시 (추천해 줄 수) 있냐고 물어보셨었어요. 저는 그때 <고등래퍼> 촬영하면서 홍원이 형이랑 친해지기도 했고, 랩도 잘하니깐 홍원이 형을 추천했어요. 그리고 저는 그 자리에서 벌스를 쓰고, 집 가서 녹음해서 바로 보냈는데 그러다 한 달 있다가 나온 트랙이었어요.
Ja Mezz - 17 Remix feat Young B & NO:EL / 출처 : YOTUBE [Same Jeff Hwang]
힙플 : 되게 빨리 작업이 된 트랙이었네요. 그다음 전후로 프라임보이(Primeboi)님 앨범에 피쳐링하신 것부터 [부록](이란 앨범)으로 선보이셨던 “금수저”나 “그 나물에 그 밥” 이런 곡들 모두 개인적으로 가사가 인상이 깊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아까 전 말씀하셨던 것처럼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거 같기도 하고. 이게 단순히 솔직하다, 직설적이라는 표현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잘 풀어내시는 분이라는 걸 느꼈거든요. (노엘 님은) 두 곡을 작업하시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는지 궁금해요.
노엘 : 그때는 아직 ‘<고등래퍼>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좀 더 다른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1집이 과시하려고 낸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 거 같아요. 그때는 (저에게) ‘고등래퍼’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상태였어요. 그래서 다른 ‘고등래퍼’들, ‘고등래퍼’라는 것도 웃기지만.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들 혹은 프로그램에서 경쟁했던 사람들하고 (음악적으로) 다른 커리어를 보여줘야 그런 프레임에서 탈출해서 이 씬의 기둥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겠구나 싶어서 한발 빨리 움직였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때 작업을 할 당시에는 사람들이 되게 저한테 궁금해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저도 그 당시에는 <고등래퍼> 끝나고 <쇼미더머니6> 하기 전까지는 말을 되게 많이 아꼈어요. 사람들이 하는 질문에 대해서 인터뷰를 많이 하지 않았고 대답을 안 했었는데, [ELLEONOEL]을 찬찬히 들어보면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등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어요. <쇼미더머니6> 전부터 작업하고 있던 앨범이라 좀 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들에 포커스를 맞춰서 작업했던 거 같아요.
힙플 :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첫 정규 앨범인 [ELLEONOEL]은 가득 차 있다는 느낌도 들고, 트랙마다 겹치는 이야기도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렇다면 처음 음악을 하셔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언제였나요?
노엘 : 제가 힙합이란 걸 처음 접하게 된 건 오케이션(Okasian) 형의 [탑승수속]을 통해서였고, <쇼미더머니2>를 통해 한창 붐이 일어날 때였어요. 또, DPR 라이브(DPR Live) 형이 한창 사운드클라우드에서 활동할 때 팔로알토(Paloalto)씨의 비트를 받아서 활동했던 때가 있거든요. 펀치넬로(Punchnello)와 함께 작업한 곡인데 그런 걸 들으면서 한창 사운드클라우드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또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주 즐겨 듣던 래퍼가 쿤디판다(Khundi Panda)형 등 여러 명이 있었어요. 멜론(Melon) 이런 데에 정식으로 음원을 준비해서 내는 것보다는 진입장벽이 어떻게 보면 낮다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런 래퍼들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죠) 그래서 그때가 코드 쿤스트(Code Kunst) 형 [CRUMPLE] 앨범이 나왔을 때인데, 메이킹 영상 같은 걸 유튜브로 되게 많이 챙겨봤었어요. 그런데 영상을 보니깐 다들 집에서 혼자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평범하게 음악 처음 시작하는 애들처럼 궁금해하면서 직접 여러 가지 비트도 찍어보고, 자연스럽게 시작했던 거 같아요.
힙플 : 그렇다면 처음 음악 시작할 때부터 동료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있으셨나요? 아니면 혼자서 하신 건가요?
노엘 : 그때는 진짜 아무도 없었어요. 그냥 혼자 시작했었어요. 시작했다고 하기에도 뭐하지만. 하여튼 관심을 가지고 하려고 하다가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그랬는데 그때 만난 사람도 유명한 사람이 아니었고, 다 제 주변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녹음을 해서 처음 올린 게 “IDFWU (I Don’t Fuck With U)”라는 곡이었죠. 그래서 그때 (작업물들을) 들어보면 참 풋풋한 느낌이 있는 거 같아요. 전체적으로 들었을 때 엉성하고 이런 것들이요.
힙플 : 노엘 님 곡을 들어보면 프로덕션 이런 것도 인상적인데, 랩에서 기술적인 부분 이상으로 가사 역시 인상이 깊더라고요. 생각보다 현실적이란 느낌도 들었는데 평소에도 그러한 지 궁금해요.
노엘 : 네. 되게 현실적인 사람이고, 이상주의자가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좀 로망 없이 사는 사람 같아요. 로망을 찾으려고는 하는데 어디를 놀러 간다고 해서 쉽게 찾아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하던 거를 했는데 그거밖에 할 게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19살이고, 제 주변의 형들은 다 나이도 많고, 그런 형들이 제 친구들인데 같이 나가서 할 것도 딱히 없고. 그래서 그냥 수원시티보이(Suwoncityboy)랑 앉아서 계속 작업하고, 배고프면 밥 먹고 그런 게 제 생활패턴이었어요. 제가 어떻게 보면 조금 유명세를 가지고부터 그런 생활 패턴을 유지하게 된 거 같아요.
힙플 : 작업을 많이 하시기도 하시고, [ELLEONOEL]에 담긴 음악적인 욕심도 많고 그러셨는데. 앨범의 프로덕션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구상하고 구현하시는지 궁금해요.
노엘 : 일단은 감성을 좀 더 찾는 편이에요. 이렇게 말하면 엄청 추상적이라서 사람들이 잘 못 알아들을거 같은데 저는 앨범의 색깔을 먼저 찾아요. 색깔이라는 게 붐뱁(Boombap), 트랩(Trap) (같은 음악색)이 아니라 (색 그 자체). (저는) 주황색인지, 초록색인지, 흑백인지 이거에 대해서 되게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ELLEONOEL] 같은 경우에는 이 앨범은 되게 과즙 미 넘치는 주황색의 앨범이라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저는 제가 되게 존경하는 래퍼 중 한 명이 칸예 웨스트(Kanye West)예요. 칸예 웨스트는 앨범을 시리즈로 내는 것도 그렇고, 개연성 있는 트랙 구성이 되게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앨범 작업을 할 때 강박적으로 (그런 개연성을 생각하는 편이고) 앨범 단위로 계속 (작업물들을) 발매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어요. 어떨 때는 앨범의 큰 틀을 잡고 먼저 제목을 정할 때도 있고, 어떨 때는 나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피쳐링 아티스트들을 앨범의 개연성과 스토리에 맞게 집어넣을 때도 있어요. 그렇다고 노래의 개개인이 (다 해당하는) 그런 건 아니고. 예를 들면 스윙스(Swings) 형이 [ELLEONOEL] 중반부에 있는 트랙인 “그 나물에 그 밥”에 피쳐링했던 거는 (트랙의 가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사실) 저에게 먼저 힙합 씬에 들어오게끔 손을 건네준 형이 스윙스 형이고, 그런 사람을 피쳐링으로 참여시켰다는 것. 그런 상징적인 것들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런 것들을 굳이 깊게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은 ‘어? 좋네?’ 하는 사람도 있고 ‘별로인데…’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어떻게 보면 한 앨범을 만들 때 되게 생각을 많이 하고 그러는 게 제 욕심이기도 하죠. 그래서 제가 단발적인 싱글 단위의 작품을 못 내는 거 같아요. 저는 커리어나 앨범이나 통으로 보는 스타일이어서 시리즈에 되게 집착하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단발적인 싱글을 뽑아내다 보면 시리즈적인 것들이 약간 색깔이 무뎌진다고 생각해서 제 커리어 상 싱글을 많이 낸 적이 없고 버릇도 그렇게 된 거 같아요.
NO:EL - 그 나물에 그 밥 feat Swings / 출처 : YOUTUBE [Hiptivity]
힙플 : 앨범 발매 이후에 피쳐링도 많이 하셨잖아요. 코스믹 보이(Cosmic Boy)님이나 키드 밀리(Kid Milli) 님하고는 자주 같이하셨고, 카나베잇(Kana Bathe) 등 여러 래퍼의 싱글이나 앨범에 피쳐링으로 참여하셨어요. 그러면서 되게 작품 자체가 인상 깊은 앨범에 유난히 많이 참여하셨단 느낌도 받긴 했어요. 피쳐링 트랙에 있어서 본인만의 수락을 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노엘 : 일단은 트랙이 좋으면 OK이고. (사실) 제가 거절을 잘 못 하는 스타일이에요. 이게 그렇다고 트랙이 안 좋았던 걸 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거절을 못하는 스타일이라서 (스케줄 때문에) ‘안 할래요’ (했던 적은 없어요) 힘들어도 꾸역꾸역. 예를 들어서 시간이 촉박해서 꾸역꾸역했던 것들이 있어요. 제가 미디어로 비친 모습은 좀 띠껍고 싸가지 없는 성격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저는 성격이 모질지 못해서 주변 사람들 통해서 연락이 오거나 직접 연락이 왔을 때 ‘어 할게요’하고 먼저 말을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다 보니) 어떻게 좀 해서 작년에 (많은 트랙에 피쳐링으로 참여하게 된 거 같아요). 그런데 되게 좋은 선택이었던 거 같아요. 거절 잘 못 하는 성격이 되게 저한테 좋은 (참여 작품들을) 남겨준 거 같고, 작년에 피쳐링 많이 한 것도 매 주 참여한 노래들이 나오니깐 저는 되게 즐거웠어요. 그런 것들을 멜론에서 한 번씩 찾아 듣는 재미도 있고 그래서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힙플 : 피쳐링 작업 같은 걸 하실 때도 곡에 관여하시거나 방향을 제시하는 편인지 궁금해요.
노엘 : 저는 조금 성격이 유한 편이라 (그 부분에서) 되게 고집은 없는 편이에요. 그냥 부탁한 부분을 해서 보내주고 나머지는 그분들이 마무리해서 보내주시면 대부분 OK를 하는 스타일이라(서요). 피쳐링을 할 때의 경우에는 (참여한) 작품에 크게 관여한 적은 없는 거 같아요.
힙플 : 그러면 정규 앨범 사이에 (발매하신) [18’S/S] 같은 경우에는 ‘공허함’이라고 (앨범 소개에) 쓰셨듯이, 허하고 허하고 쓸쓸하다는 감정을 앨범 전체에서 느꼈거든요. 당시에는 그런 감정들을 깊이 느끼셨었나 봐요?
노엘 : 네. 제가 욕을 엄청나게 먹었을 때도 그렇게 힘들지 않았었는데 그때는 그랬었어요. 작년 11월, 12월, 올해 1월. 이렇게 3달이 정말 힘들었거든요. 딱 <고등래퍼>에 출연한 지 1년이 되었을 때고, 또 제가 인기를 얻은 지 딱 1년이 되었을 때였어요. 연말이 되면서 많은 생각을 정리했는데 돌아보니깐 놓치는 것들이 엄청 많았어요. 제가 수많은 관계를 놓쳐버렸던 것도 있었고, 당시에 오래 사귄 여자친구랑도 헤어졌었는데 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내가 놓쳐버린 것들. 제가 저한테 관심이 없었던 거? 제 건강이나 제가 어떻게 잘 먹고 잘사는지에 대해 관심이 아예 없었고, 그냥 제가 쫓아야만 할 것들에 대해 쫓았던 그 1년이 되게 저한테는 공허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제 옆에 남아있는 것은 가족, 수원시티보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친구들? 그 정도밖에 안 남았을 때였어요. (그래서) 조금 유치한 말이긴 한데 음악가들은 음악으로 이야기하라잖아요. 제가 힘들다고 ‘제가 친구 구합니다’ 이렇게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음악으로 제가 힘들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소통하고 싶었던 마음이 큰 앨범이었던 거 같아요.
힙플 : 반면에 [DOUBLEONOEL] 같은 경우에는 조금 홀가분한 느낌이라고 조금 전에 말씀하셨고, 실제로도 그렇게 느껴졌어요. 앨범 작업 기간은 얼마나 되셨는지 궁금해요.
노엘 : 작업 기간은 3~4달 정도 된 거 같아요.
힙플 : 그러면 [18’S/S] 내시고 자연스럽게 어떤 전환점이 있었나요?
노엘 : 전환점이 있었다기보다는 제가 1집을 내고 정규 콘서트를 했었는데, 콘서트 날 많이 벅찼던 게 있던 거 같아요. 제가 첫 단독 콘서트를 했었을 때 무브 홀(Muv Hall) 500~600석가량이 매진이 되었었거든요. (그리고) 제 맨 앞줄에는 제가 기억하고, 얼굴을 보고, 공연을 따라와 주는 팬들이 있었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힘을 많이 냈던 거 같아요. 내가 많이 공허하게 느꼈던 (그것들이 그 순간)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날이 정말 행복했던 거 같아요. 저는 옛날에는 행복한 거랑 불행한 거랑 딱히 나눌 겨를도 없어서 그냥 학교 다니면서 평범하게 살았던 사람인데, 요즘에는 좀 행복했던 기억들을 많이 고스란히 담아두려고 하는 버릇이 생긴 거 같아요. 그때를 생각하면서 힘든 기억을 버티려고? 그때 생각을 하면 아직도 좀 행복하고요. 그리고 [18’S/S]를 낼 때 이미 정규 2집을 여름쯤에 낼 생각을 하고 있어서 내자마자 그때부터 작업을 다시 시작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DOUBLEONOEL]에는 팬들한테 한 이야기도 많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전환점이 생긴 거 같아요.
힙플 :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 같은 경우에는 전반부라고 할 수 있는 곡들하고, 피쳐링진과 함께 한 중반부하고, 후반부하고 플롯이 잘 이어지면서도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고 느꼈거든요. 앨범의 흐름에서 의도하신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노엘 : 일단은 제가 태어난 2000년부터 출발을 한 앨범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있는 앨범이에요. “00 (DOUBLE O)”는 제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는 곡이고, 그 뒤로 몇 트랙들은 많은 래퍼나 블랙넛 형, 원재 형, 그리고 친한 래퍼들을 피쳐링으로 쓰면서 되게 신난 제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1년 365일”, “야 (YA)” 같은 중간 트랙들에서는 1년 동안의 어떤 변화들(을 이야기하고 싶었고요). “1년 365일”의 첫 벌스에서는 제가 옛날에 랩을 같이 했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야 (YA)”에서는 옛날 학교 선생님을 비꼰 가사들도 있고 (그래요). 그리고 제가 연초쯤에 인디고 뮤직(Indigo Music)과 함께하게 되었잖아요. 그래서 “1, 2, 3, and 4”로 넘어오면 이 모든 것들을 마치고, 1년 정도가 지나고 새로운 가족들을 만났다는 걸 추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 뒤로 인디고 뮤직을 들어와서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제 친구들도 챙길 수 있게 되었다(는 걸 트랙을 통해 추상적으로 그려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참여한 트랙인 “RedMGZN.CUM Pt.2”이 있고, 그리고 “앵무새”에는 저랑 되게 친한 한요한 형, 기리보이 형이 참여했어요. 그 뒤로는 제가 다시 또 외로웠던 순간들을 겪었어요. 11월, 12월 지나가고 여름이 되기 전에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만든 곡이 “28평”, “가시덤불”, “長龍峻 (장용준)”이란 트랙들이에요. (곡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 중에서 가장 컸던 건 “長龍峻 (장용준)”에서 제가 죽고, 마지막 트랙인 “GOD”에서 다시 신으로 태어나는데 이게 선인지 악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거죠. “長龍峻 (장용준)”에서 죽었다는 건, 제 몸과 영이 죽었다기보다는 ‘작년에 [ELLEONOEL]을 만들던 장용준은 죽었다’는 걸 많이 보여주고 싶었어요. 28평짜리 집에서 쓸쓸히 죽어가는 제 모습을 그리고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극단적인 감정 상태들을 많이 나타낸 앨범인 거 같아요. 조금 가사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저도 가지고 있는데 가사가 부족하기보다는 조금 더 느낌을 살리고 싶었던 앨범인 거 같아요. 가사를 엄청나게 신경 쓰지 않았고, 뒤로 가면 갈수록 무게가 실리는 느낌은 있긴 하지만 뭐 엄청나게 리릭컬한 앨범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대신) 전반적인 사운드, 흘러가는 느낌과 개연성을 캐치해서 들으면 재미있을 앨범인 거 같아요.
NO:EL - 長龍峻 (장용준) / 출처 : YOUTUBE [Jeff Hwang]
힙플 : 그래서 그런지 전반부, 중반부, 후반부라고 할 수 있는 구간마다 가사를 쓰신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고 느꼈거든요. 전반부에서는 좀 더 사운드적인, 랩 자체의 사운드에 좀 더 집중하셨다는 느낌이 들었고, 후반부에는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같은 게 좀 더 전달되었던 거 같아요.
노엘 : 네, 너무 잘 들으신 거 같아요. 완벽한 독해인 거 같아요(모두 웃음)
힙플 : 이번 [DOUBLEONOEL]의 경우 한 곡을 제외하고 수원시티보이님께서 작업을 하셨어요. 수원시티보이님은 어떤 분인지, 그리고 같이 작업을 하실 때는 보통 어떻게 작업을 하시는지 간략하게 소개를 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노엘 : 일단 수원시티보이는 97년생이자, 수원 사는 백수이고, 저한테는 둘도 없는 형이자 친구이고, 솔직히 보증서는 거 빼고는 다해줄 수 있는 사림이에요. 보증은 엄마한테도 서주지 말라고 하는 거라서. 작업할 때는 그냥 팬티 바람으로 같이 앉아서 작업할 때도 있고, (둘이서) 되게 피폐하게 살았어요. 진짜 거지들처럼 살았는데 사실 28평이면 둘이 살기에는 되게 넓잖아요. 근데 다 더러워서 거의 쓸 수 있는 공간이 10평 남짓이었고 그런 식으로 살았어요. 이제 저는 본가에 다시 들어와서 건강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당시에) 피폐한 삶을 살 때 얻었던 것과 다시 건강한 삶을 살 때 얻은 것들이 각각 되게 많은 거 같아요. 그래서 저한테 (수원시티보이는) 인생을 가르쳐 준 고마운 사람이고, 정말 친한 친구이자 형인 둘도 없는 사람이고, 평생 같이 음악을 하고 싶어요.
힙플 : 처음에 두 분은 어떻게 아시게 된 건가요?
노엘 :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알게 되었는데, 제가 먼저 연락을 했어요. 되게 웃겼던 건 아마추어 시절에 제가 앨범을 만들고 싶어서 아는 비트메이커 형한테 이 사람, 이 사람 (을 집어서) 소개를 해 달라고 부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부탁했던 사람들은 다 시간이 안 되고, 수원시티보이 형만 시간이 되었던 거에요. 그래서 저는 그때 알지도 못했던 사람인데 ‘이 사람한테 연락을 해봐’라고 해서 연락을 했어요. 그리고 처음 비트를 찍어서 보내준 걸 듣고 마음에 무척 들어서 그때부터 같이 하게 되었던 거 같아요.
suwoncityboy - Dotonbori
힙플 : 앨범을 만드실 때는 본인의 아이디어나 구상이 트랙의 프로덕션 부분에도 잘 반영 될 거 같은데 실제로는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노엘 : 진짜 서로 100% 참여해서 200%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서로 100%씩 참여한 거 같아요. 들어보셔서 알겠지만 하나도 우리의 손길이 안 들어간 구간은 없거든요. 드럼 하나하나, 구간 하나하나 다 바뀌고. (심지어) 벌스 하나하나마다 구성이 바뀌는 트랙도 있고요. 저의 손길이 안 닿으면 할 수 없는 트랙들, 타입 비트 같은 걸 사서는 할 수 없는 시도들, 세밀하게 하나하나 신경을 쓰는 그런 것들(이 있는 거 같아요) 제가 아무래도 칸예 웨스트를 많이 존경하고 듣다 보니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영향을 되게 많이 받는 거 같아요.
힙플 : 뭔가 되게 늘 랩 혹은 가사를 통해서 전달하시고자 하는 이야기가 늘 존재하는 거 같은데 본인의 이야기를 푸는 데에 있어서 갈증 같은 게 늘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노엘 : 갈증이야 늘 있어요.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좀 더 감성적이라기보다 이성적이라는 바람이 있어요. 제가 “탈급식 Flow”라는 곡에서도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만 다른 거라 하고, 자기들이 싫어하는 거는 틀린 거라고 하면 나는 차라리 틀린 사람이 되겠다’고 가사를 썼는데 (이걸)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도 말했어요. 사람들이 원하는 대답이 있는 거 같아요.
이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원하는 대답이 있는 거 같고. 그런데 나는 ‘그게 옳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맞는 부분들도 어느 정도는 있겠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100% 맞았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이 세상에서 완벽한 사람은 없고, 누구든 간에 어떤 신념을 가졌건 다들 자기 나름의 모순이란 게 100중에 1은 있을 거예요. 그 사람이 완전한 신도 아니니깐요. 그런데 자기의 어떠한 것들만을 추구하고, 남을 이해를 못 하고, 잡아먹으려고 하면서 결국에는 싸움으로 번져 나가고, 갈등이 되는 세상이 개인적으로 봤을 때 안타까운 거 같아요. 좀 더 남한테 신경을 쓰기보다는 자기 기준에 맞게 자기 기준에서 행복하면 행복한 건데, 뭐 남이랑 비교를 해서 행복해지는 사람이면 모르겠지만. 남이랑 비교하면 맨날 불행해지는 사람이 굳이 남이랑 비교하면서 (불행한 삶을) 살 필요 없잖아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되게 많은 거 같고, 좀 더 (사람들이) 자기만의 행복, 세상, 자기만의 뭔가를 (추구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자기의 주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거지. 자기가 펼치고 싶은 대로 사는 인생인데, 자기가 관심 있는 거, 자기가 좋아하는 거, 행복하게 하면서 사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저는 어찌 되었든 (그런 이야기들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을 하고, 제 가사에서 또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들이라 하면 딱히 없어요.
욕을 쓰는 것도 솔직히 좀 (남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단 생각이 커요. 어린 애가 이런 말 해서 재수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솔직히 저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자기 나잇값 하는 사람이 많이 없는 거 같아요. 누구든 간에. 되게 소름 돋는 건 서른이든 마흔이 넘었든 (생긴 건) X라 멀쩡해 보이는 데 집구석에서 몰래 다른 아이디로 댓글을 달고, 두 개의 얼굴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이상한 커뮤니티를 하는 사람도 있고 되게 신기한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증오를 가지고 살기보다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남을 이해해주며 사는 게 좀 더 (낫지 않을까) 앞서 말한 이상한 사람들도 그렇고, 당한 사람들도 그렇고, 평범한 사람들도 그렇게 살면 다들 편하지 않을까. 그게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요.
힙플 : 다시 앨범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지금까지 공개한 앨범들을 보면 특히나 앨범 아트워크가 인상적이었어요. 심플하고, 되게 세련된 느낌도 받았는데 아트워크적인 부분도 직접 디렉팅에 관여를 많이 하시는지 궁금해요.
노엘 : 예전에는 아트 디렉팅도 많이 참여했었는데, 이제는 이호수(EEHOSOO) 작가님이라고 맨날 저의 아트워크를 해주시는 분이 있어요. 제가 관여를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그 분이 너무 잘하셔서 저는 (아트워크를) 받고 항상 OK를 하는 편이에요. 그 분도 수원시티보이를 약간 이을, 어떻게 보면 아트 쪽에서 수원시티보이가 될 수 있는 저의 최애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분 작품이) 너무 좋아요. 마음에 되게 들고, 제 앨범 아트워크도 너무 예쁘게 해 주셔서 요즘에는 앨범 아트 디렉팅에 많이 관여하지는 않고 있어요.
| https://www.instagram.com/…
이수호 작가님 인스타그램
힙플 : 그렇다면 조금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키드 밀리님이랑 코지보이스(COZYBOYS), 레드보이스(Red Boys)와 같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중에서도 어딜 가나 꼽히는 이름이잖아요. 자신도 실제로 그렇게 꼽히고 주목받는다는 걸 체감하시는 편이신가요?
노엘 : 체감은 해요. 그런데 다른 분들도 다 잘해요. 요즘 세상에 랩 못하는 사람 거의 없는 거 같아요. 다들 랩을 잘하지만 그중에서… 음… 모르겠어요. 그거에 대해서 저는 딱히 생각이 없어요. ‘넥스트 제너레이션? 나는 전설로 남을 건데,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무슨 상관이지?’ 그런 생각. 나중에 가서 정말 저는 커리어가 탄탄대로처럼 완벽하게 쌓여서 제일 존경하는 빈지노(Beenzino) 씨처럼 대한민국 힙합에 크게 기여한 사람으로 남고 싶은 욕심이 되게 큰 거 같아요.
힙플 : 그렇다면 구체적인 목표나 멀리 보고 그리고 있는 청사진이 혹시 있으신지 궁금해요.
노엘 : 청사진이라는 건 딱히 없어요. 야망이 많은 사람은 아니라서. 그냥 행복하게 음악 하면서 제가 행복하게 누릴 수 있을 만큼은 벌고 싶고, 제가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벌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남들한테 방해받지 않는 위치에만 있고 싶어요. 제가 항상 화나는 이유도 그거거든요. 나는 재미있고, 즐기고 싶어서 이 짓을 하는 건데. 왜 이렇게 남들은 나의 행복에 관심이 많고 참견을 많이 할까? 내가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있었다면 이 새끼들이 뭐라고 하건 나는 내가 즐거운 거 하면서 돈도 잘 벌고 (그럴 텐데) 그 정도 위치까지만 올라가고 싶어요.
(그렇다고) 제가 아닌 걸 해서 사랑받고 싶지는 않아요. <쇼미더머니> 나가서 연기해서 엄마, 아빠 막 데리고 와서 우는 막 그런 거 하고 싶지도 않고. 저는 엄마·아빠랑 그냥 (보통 가족들이랑) 뭐 똑같아요. 막 TV나온다고 해서 집이 엄마아빠랑 점심 먹는데 볼 때마다 우는 것도 아니고, 아침 먹으면서 볼 때마다 우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른 가족들이랑, 다른 집이랑 똑같아요. 그냥 사람 장용준.
더 콰이엇(The Quiett) 형이 저한테 한 말씀 중에서 되게 멋있는 말이 있었어요. 그때 제가 한창 힘들 때였어요. 제가 형한테 ‘형, 형은 되게 오래 음악 하셨는데 어떻게 하면 형처럼 의젓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봤어요. ‘형은 별로 스트레스 안 받고 남 신경 안 쓰시면서 멋있게 사는 거 같다’라고 물어봤는데 형이 말했어요. ‘니가 아닌 걸로 과한 욕심을 부리면서 니가 아닌 사람으로 살면 다 힘들다.’(라고요) 형도 10여년 동안 음악을 하면서 방송 경험도 많고 이렇잖아요. 그런데 그 대답을 듣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자기가 아닌 거로써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으면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남들한테 그렇게 보여야 하니깐. 그래서 저는 아까 말한 대로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 챙길 수 있고 즐기면서 남들이 저를 방해할 수 없는 정도의 사람이 되고 싶어요.
힙플 : 인디고 뮤직이란 레이블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것인가요?
노엘 : 감성이요. 제가 인디고에서 제일 개성이 없어요(모두 웃음). 웬만하면 다 OK 하는 편인데 다른 형들은 다들 정말 개성이 뚜렷하고, 재키 와이(Jvcki Wai) 누나도 그렇고. 정말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말 거기 사회에서 저는 (개성이 없는 편이에요) 저는 아까 말했듯이 로망이란 게 없는 사람이라서 그런 거에 약한 사람일 수도 있는 데 그런 (각자가 지닌) 색깔을 되게 잘 살린 레이블인 거 같아요. 제가 못 봤던 세상도 그분들의 시야를 통해 볼 수 있고, 그런 면에서 많이 도움이 되는 형, 누나인 거 같아요.
힙플 : 요즘에는 래퍼로서 계속 작업을 하시고 활동에 있어서 가장 큰 동력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노엘 : 요즘에는 (동력이) 많이 없어서 쉬고 있어요. 옛날 같은 경우에는 동력은 (딱히) 없고, 하던 걸 했던 거고, 매일 같이하던 게 쌓였을 뿐. 엄청 허슬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근데 요즘에는 동력이 많이 없어서 쉬고 있고, 랩 벌스도 많이 안 쓰고 있어요.
힙플 : 개인적으로 “범퍼카”와 “헬리콥터”가 되게 인상 깊었거든요. 자주 듣기도 하고 많이 좋아하는 데 좀 음악적인 부분에서 이것저것 구현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신지 궁금했거든요. 한요한 님하고도 궁합이 좋은 편이기도 하고요.
노엘 : 사실, 그 곡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내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거였어요. 저는 소년, 청소년, 사춘기. 저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키워드들. <고등래퍼> 나오고 <쇼미더머니> 나와서 울고 떨어진 애. 약간 이런 게 많았는데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이랑 그런 저의 이미지는 되게 거리가 멀었거든요. 그래서 요한이 형이 저한테 처음 “범퍼카”를 부탁했을 때 ‘이거 너무 좋다, 이런 거 되게 하고 싶었는데’ (생각하면서) 요한이 형한테 되게 고마웠어요. 남들은 저를 아직도 “IDFWU (I Don’t Fuck With U)”나 사운드클라우드 때의 곡으로 찾는 사람들 되게 많거든요. 그때 음악도 제가 한 거긴 하지만, 당시에는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음악을 100% 구현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그때는 그만큼의 능력도 안 되기도 했고 그런데 지금은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음악들을 잘 구현하고 있는 거 같아서 (저를 피쳐링으로 참여시켜서 음악적인 부분을 구현하게 한) 그런 분들이 좋아요. 제가 피쳐링으로 참여했을 때는 ‘이러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좀 더 삐뚤어진 척을 해서 깨버리자’는 생각이 많이 컸었어요. 좀 더 약간 띠껍고. ‘X발, 니들이 뭐라 하건 난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건데 XX이야’ 이런 걸 좀 더 (강조하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비트도 막 어차피 때려 뿌시는 비트니깐. 그런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었죠.
한요한 - 헬리콥터 feat Kid Milli & NO:EL MV / 출처 : YOUTUBE [1theK]
힙플 : 그렇다면 평소에도 고민이나 생각이 되게 많으실 거 같은데 좀 편하게 쉬는 시간이 있으신지 그리고 쉬는 시간에 무엇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노엘 : 요즘에는 쉬는 시간에 유명한 영화들을 많이 보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가 엄청 영화광들처럼 멋있게 옛날 고전 영화를 찾아서 보는 건 아니고, IPTV 있잖아요. VOD 같은 거. 그런 거로 다시 보기로 보고요. 집에서 이불 덮고, 고양이들이랑 놀고, 그냥 집에서 배틀그라운드하고, 자고 그런 게 그냥 쉬는 거 같아요. 아. 쉬는 것 중에서 하나 바뀐 게 있다면 엄청 일찍 자고 엄청 일찍 일어나요. 그게 제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게 많이 되는 거 같아요. 머리가 되게 맑아졌거든요. 혹시나 정신적으로 힘든 분이 이 인터뷰를 보신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방법을 추천해드려요. 12시도 괜찮아요. 12시에 자면 저 한 8~9시쯤에 일어나거든요. 그게 되게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되는 거 같아요
힙플 : 저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모두 웃음). 그러면 인터뷰가 거의 끝나가는데요. 가까운 시일 내에 잡혀있는 활동 계획이 있으시다면?
노엘 : 조만간 저를 보게 되실 거에요. 그 이상은 말 못 해 드리겠고. 그러고 저는 돈을 벌고 없어질 겁니다. 이번 연도 말에는 따뜻한 곳에서, 외국 가서 새해를 맞이할 겁니다. 그게 저의 이번 년도 목표입니다.
힙플 : 끝으로 이번 앨범을 아직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한 마디를 해주신다면?
노엘 : 이 앨범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은 듣고, 연구를 많이 해주시고, 그리고 사랑해주세요. 이거는 절대 누구도 깔 수 있는 앨범이 아니니 정말로. 정말 알찬 거고, 좀 거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절대 이거는 자세히 분석해서 앨범을 들었을 때 구리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 귀가 이상한 앨범이고. 그냥 싫은 사람은 굳이 듣지 마세요. 그냥 뭐… 사실 들어 주시면 저야 돈 벌고 고마운데. 굳이 듣기 싫으면 안 들으면 되고, 여러분들은 들어도, 안 들어도 될 자유가 있으니깐. 똑똑하게 생각해서 자신에게 스트레스가 안 가는 방법으로 이 앨범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힙플 : 제가 아까 깜빡하고 질문을 못 드린 건데요. 앨범 전체 구성도 그렇지만 곡마다 디테일이 엄청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작업하실 때도 집중도가 엄청 많이 요구될 거 같고 ‘만드는 사람도 빡세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있었는데 실제로는 어떠신가요?
노엘 : 이번 앨범은 빡셌어요(웃음). 그래서 쉬려고 하는 거 같아요. 이번 앨범은 진짜 조금 많이 힘들었어요(웃음) 많이 힘들었다는 게 뭐냐면 이렇게 준비를 많이 해서 내본 앨범이 처음이에요. 피지컬도 냈고, 뮤직비디오도 2개나 찍었고, 인터뷰도 엄청 많이 했고, 라이브도 찍었고, (아직 앨범 발매와) 같이 나올 것들이 되게 많이 남아 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매니저 형들, 매니지먼트 누나 분들도 고생 진짜 많이 하셨고, 모든 사람의 땀이 섞여 나온 앨범이라 진이 빠졌던 거 같아요. 그래서 더 꽉 찬 수레가 돼서 다음 앨범도 재미 재미있게 해서 좋은 앨범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힙플 : 인터뷰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NO:EL - 앵무새 feat Giriboy & 한요한 / 출처 : YOUTUBE [IndigoMusic]
NOEL 노엘
| https://www.instagram.com/…
인터뷰어 : BLUC (instagram.com/bluc_)
사진 : Indigo Music (instagram.com/indigomusic_official)
| https://www.instagram.com/… 51
1 Comment Dr.Dolittle
Updated at 2018-07-22 14:22:38
노엘 점점 좋아진다 ㅎㅎ 자신이 하는 생각들이 좋음.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32&page=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