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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새로운 시작, 'BEAT PLANET EP' 제이덕(J-DOGG)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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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BEAT PLANET EP' 제이덕(J-DOGG) 인터뷰

 힙플  20593 2010-09-06 16:28:22

힙플: 라임버스(Rhyme Bus)가 아닌 솔로로 앨범을 발표 하셨는데, 기존에 라임버스 이름으로 계속해서 발표하던 리빌드(Rebuild) 시리즈는 어떻게 된 건가요?

제이덕(J-DOGG, 이하: J): 지금 당장은 계획이 멈춰있어요. 8년 동안 최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하는데, 현재의 상황은 제가 혼자만 움직여서 어떻게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거든요. 그런 저런 상황들로 제 자신이 너무 지쳐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라임버스로 어떤 움직임이 있을지 저도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모르겠지만, 아마도 당분간은 개인적인 커리어에 올 인 하고 싶어요.


힙플: 라임버스의 2집은 음악 외에 다른 사정들 때문에 발표가 되지 않는 거군요.

J: 그렇죠. 말 못할 여러 사정이 있는 거죠. 그렇다고 피제이(peejay)와 회사(Buda Sound)와 사이가 대박 안 좋고 그런 건 아니에요. 서로 ‘이해’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다만 저는 지켜야할 가족들도 있고 뮤지션으로서 쌓아야만 하는 커리어도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피해안가는 선에서 제가 독자적으로 진행 한 거고, 진행 할 예정이에요.


힙플: 독자적이라고 표현을 해주셨는데, 부다사운드 소속으로 솔로 앨범을 내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굳이 자체 제작을 하게 된 계기는 어떤 건가요.

J: 많은 이유가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편 해서에요. 회사를 통해 솔로를 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그건 기약이 없는 일이기 때문에...한 뮤지션이 몇 년에 걸려서 좋은 앨범을 발표한다고 쳐도 그 긴 시간들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또한, 그 긴 준비기간에 걸 맞는 홍보와 활동을 요즘 같은 음반시장에서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요. 아무리 오랫동안 씬에 있었다 해도 쌓은 커리어가 많지 않고 몇 년에 한 번씩 얼굴을 비춘다면 아주 잘된 케이스가 아니라면 항상 신인 같은 기분이 들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부터라도 그동안 제가 놓쳐왔던 기회를 제가 스스로 잡고 싶다고 생각했고, 거기서 찾은 답이 인디펜던트였어요. 그리고 보통 회사에 소속 된 뮤지션들은 음악만 생각을 하잖아요. 저는 씬이 돌아가는 전반적인 흐름을 배워보고 싶었어요. 이제까지 아무것도 몰랐으니까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씬에 있는 어린 친구들 혹은 이미 그런 경험을 많이 한 친구들한테 되게 많이 배웠어요. 이런 부분도 있었고, 또 여러모로 한 단계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힙플: 말씀하신대로 인디펜던트 방식으로 제작된 앨범이라 이전 라임버스 활동 때와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J: 리빌드 시리즈도 ‘1년 안에 완성하자’라는 구상이 있었는데, 흐름상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에 비해서 좀 더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차질도 별로 없었고, 뭔가 남 탓 할 필요도 없었고(웃음) 그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자유롭게 진행했어요. 이 방식은 제가 알아서 하는 거고, 안 되도 남 탓 할 필요가 없어서 뭔가 합리적인 시스템이라고 느끼고 있어요.(웃음) 다만, 홍보적인 면은 아직 저도 배우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쉬운 면이 많아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업그레이드해나갈 계획이고요. 아무래도 전반적인 모든 상황을 제가 지휘하는 입장이다 보니 흥행 면을 차지하더라도 성취감이 꽤 크죠.


힙플: 제작도 제작이지만 음악작업도 혼자서 완성하신 앨범이에요. 라임버스로 할 때와 혼자서 음악작업을 할 때는 차이점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J: 팀을 하면 말 그대로 조화가 중요시 되잖아요. 밸런스가 맞아야 해서 서로의 스타일에 대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죠. 대신에 솔로를 하게 되면 제 색깔을 좀 더 부각시키는 거죠. 다행이 피제이하고는 음악적인 성향이 맞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제 앨범하고 라임버스하고 완전히 다른 성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라임버스 음악에 제 색깔이 더 많이 들어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힙플: 음반 타이틀 비트 플래닛(BEAT PLANET)타이틀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J: 비트 플래닛을 쉽게 풀이하자면,(웃음) 또 다른 행성에서 온 비트라는 뜻이에요. 어릴 때 만화영화를 많이 봐서 이런 이름을 짓게 됐는데.(웃음) 아무튼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것 ‘New S*it’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욕심도 있고, 프로듀서로서의 또 하나의 닉네임인 비트 플래닛이라는 뜻도 있어요.


힙플: 그럼 앞으로도 이 이름을 계속 사용하실 생각이신가요?

J: 네 서브 닉네임으로요. 이미 많이들 사용 하고 있잖아요. 아마 J-Dogg aka Beat Planet 이 되겠죠.(웃음)


힙플: 이번 EP에서는 랩이 두 가지 형태를 띠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부분이 정규앨범 보다 자유로운 EP 라서 시도를 하신건지. 보통 정규앨범에서는 하나의 콘셉트를 위해서 이런 시도가 상대적으로 적잖아요.

J: 말씀하신 대로 치밀한 콘셉트하에 만들어낸 건 아니고요, 또 다중 인격은 아닙니다.(웃음) 음... 잘 짚어 주신 거예요. 앨범 안에 하나는 나름 거친 전형적인?! ‘힙합’의 느낌. 다른 하나는 우리 나이또래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 건데 둘 다 제 이야기이니깐 둘 다 제가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정리하자면,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담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힙플: 캐릭터이자, 갖고 있는 모습들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제이덕 씨한테는 라임버스의 독백으로 만들어 진 이미지가 있잖아요. 물론 라이터를 켜라, 리빌드 시리즈가 있었지만. 그중 독백이 가장 강한 이미지 이긴 한데 이런 이미지가 이번 앨범 작업에 부담이 되지는 않았나요?

J: 이번 앨범에도 독백이라는 노래가 시리즈로 실렸기 때문에 저는 독백에서 벗어날 수 없나 봐요.(웃음) 부담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 독백이 저희(라임버스) 스타일의 전부는 아닌데 데뷔를 이 곡으로 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뮤지션들한테 그런 게 있잖아요. 가장 많이 알려진 노래가 그 뮤지션의 색깔이라고 인식되어 버리는 경우요. 그런 걸 깨야 된다고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그렇게 정적인 것만 좋아하지 않거든요. 물론, 이번 타이틀곡도 그렇게 격하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또, 독백 같은 스타일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에 하나에요. 하드코어 한 것도 좋아하지만, 펑키(funky)하고 부드러운 그런 성향의 음악들도 좋아하고요. 그러니까 특별히 부담감을 갖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제 색깔이니까요. 제 성향이고.


힙플: 또 하나의 이미지라고 하면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전 rokhiphop 인터뷰에서 비즈니즈와 넋업샨의 디스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이전에 제이덕 씨도 버벌진트와 디스전이 있었잖아요. 그 당시의 느낌 혹은 그 당시의 씬에 디스의 역할과 현재 씬의 디스의 대한 생각이 듣고 싶네요.

J: 그 당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한국에서는 비프(beef)라는게 일어날 수가 없어요. 지금까지 디스전이 있고 나서 주먹다짐을 한 것도 못 봤고 사생활 적으로 연관되어서 진행 된 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불합리하기도 하고, 한국 자체가 그런 소모전들을 싫어 하니까요. 어쨌든 그 당시의 저는 버벌진트라는 뮤지션의 에티튜드(attitude)가 별로 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걸 순수하게 음악으로 이야기하면 인상 찌푸리는 되게 힘든 하드코어 한 상황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보기에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말하자면 복서들의 매치 같은 걸로 할 수 있겠다, 혹은 하나의 볼거리로 생각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 없이 말썽 없이 지내려고 해요. 당시에는 철이 없었으니깐 할 수 있던 행동이라고 생각하고요. 지금에 와서 느끼는 거는 이미 저희 이전, 이후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지금은 순수하게 ‘나 너 싫어.’로 시작하는 디스가 아닌 정치적인 성향이 좀 많이 들어간 경우가 많아졌고, 많아지는 것 같아요. 머리 좀 굴리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는 건데, 저는 그런 걸 좋게 보고 있지는 않아요. 뭐, 힙합은 특히 자기 멋에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깐, 그 부분은 분명히 존중을 해요. 다만 낄 때 안 낄 때는 구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힙플: 다시 제이독씨로 돌아와서 제이독씨는 아티스트사이에서 같이 작업 하고 싶은 프로듀서로 많이 거론되고 있고, 비트 플래닛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음에도 이번 앨범에서는 래퍼로서의 모습도 부각시키고자 하는 모습이 상당히 담겨있는 것 같은데요.

J: 저는 토탈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개념이에요. 그리고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도 다 알아요. 웹상에 올라오는 피드백 보면 다 알죠. ‘랩이 되게 약하다. 별로다.’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저는 제 나이 또래에 할 수 있고, 뱉을 수 있는 말들을 랩으로 뱉자 라는 것이 제 모토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아요. 보통, 매니아 분들이 생각하시는 잘하는 랩이라고 하면 비트를 압도하는, 혹은 비트를 잡아먹는 스킬 풀한 타입을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제 경우엔 곡과의 조화를 더 우선시하는 편이에요. 그 음악에 가장 잘 맞게끔 랩을 뱉는 거죠. 제가 프로듀서를 겸하는 래퍼이기 때문에 갖는 특성이기도 한 것 같아요. 물론, 랩으로 살려야 하는 트랙도 분명 존재하지만 밸런스를 깨는 랩을 좋은 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최근 본토에서 몇 년 사이 힙합 씬의 거의 대부분을 점령해왔던 Dirty south계열의 래퍼들을 얘기할 때 스킬 풀한 면만으로 평가하지는 않잖아요. 몇몇을 제외하고는 타이트함의 반대로 가는 성향도 있고요. 그 래퍼의 출생지와 성장 과정, 하는 얘기와 래퍼의 실제모습의 매칭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거죠. 저도 그런 거예요. 뭔가 멋있게 보이기 위해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을 수는 없는 거죠. 저는 지금의 제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말들을 가감 없이 뱉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기서 발전은 계속 해야겠죠.노력해야 하고요. 곡이나 보컬 같은 경우는 제가 살기 위해서 시작을 한 거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메인이 된 케이스네요.


힙플: 살기위해서? 어떤 뜻이죠?

J: 쉽게 말하면 그런 거예요. 곡을 받으려면 뭔가가 필요하잖아요. 페이(PAY)가 필요하고 인맥이 필요하고 누군가의 진행이 필요하고. 보컬 피처링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말씀드린 부분들에 제약을 많이 받다보니까,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누구 섭외하려고 요청을 했는데, 세 번을 튕기더니 결국 안됐어요. 그럼 저는 짜증나잖아요. 그래서 ‘아 그러면 걍 내가 불러’.(웃음) 그렇게 하다보니깐 사람들에게 보컬도 한다는 이미지가 굳어진 거죠. 그렇지만 저는 아직도 제가 보컬을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분명히 제 서브라서, 메인이 되기에는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욕심은 있지만, 랩과 마찬가지로 발전을 시켜야겠죠.


힙플: 앨범 이야기로 이어가 볼게요. 타이틀 곡 ‘삶을 살아가’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릴게요.

J: '삶을 살아가'가 제가 느끼고 있던 현재의 심정에 가장 충실할 수 있었던 곡인 것 같아요. 제가 겪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 하고요, 음악 분위기 상으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음. 가사를 들어보면 저랑 비슷한 상황에 있거나 그런 걸 겪었던 사람들 혹은 사는게 녹녹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 공감할 수 있는 가사들이라고 생각을 해요. 우리들 사는 이야기를 했으니까요. 이런 공감대 차원에서 제일 많이 공유 할 수 있는 트랙이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타이틀곡으로 선정을 했고요. 피처링으로 참여한 멜로우(mellow)씨 같은 경우도 잔뼈가 굉장히 굵은 분이잖아요. 이효리씨 보컬 트레이너도 했고요.(웃음) 프라이머리(primary) 예전 앨범을 들어보면 한국판 비욘세(beyonce)라는 생각이 들어서 누구냐고 물어봐서 알게 됐고, 그때부터 맘에 두고 있다가 이번 앨범에서 건진 또 하나의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힙플: If I die 2nite 은 굉장히 무거운 트랙이기도 한데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한데요.

J: 한번쯤 그런 생각을 가질 때가 있잖아요. 사람이 살다 보면 항상 밝을 수는 없으니까요.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생각 했을 때, 내가 진짜 바닥을 치고 있다고 느낄 때 만든 트랙이에요. 정서상으로도 우울하죠. 우리가 항상 영원히 살 것처럼 그러는데 사실은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곡으로 유언장을 남긴다고 생각하고 만든 곡이에요. 만약 내가 오늘밤 죽게 된다면 ‘노래를 듣고 이렇게 해줘.’하는 그런 식의 느낌이고, 한번쯤 남겨보고 싶었던 내용이에요. 실제로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이 질질 짜는 것 보다 내 노래 틀어주고 그랬으면 좋겠어요.(웃음)


힙플: 굉장히 담담하게 말씀하시네요.(웃음) 이번 앨범에 독백 파트 투가 들어갔는데 왜 파트 투라고 붙여졌는지.

J: 독백이 라임버스의 데뷔곡이고, 그 노래랑 주제 상 일맥상통 하는 분위기라고 생각해서 파트 투를 붙이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예전부터 시리즈를 좋아해서요.(웃음) 리 빌드 시리즈도 보면, 파트 투 이런 식으로 이어져요. 옛날 팝음악 들으시는 분들은 아실수도 있는데 프로듀서들 중에 프로젝트로 시리즈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테디 라일리(Teddy Riley) 같은 경우는 Teddy's Jam 1,2,3 같은 시리즈가 있단 말이에요. 디제이 퀵(DJ Quik)도 Quik's Groove 로 1,2,3,4,5 ~ 이렇게 나왔었거든요. 저 역시 그런 시리즈로 이어가는 걸 예전부터 좋아해서.(웃음) 그리고 이 트랙 자체가 이번 앨범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트랙이기도 한데, 사람들이 파트 투라고 하면 예전에 나왔던 거에 시리즈물이야 하면서 한번이라도 더 관심을 가져줄 수 있어서 붙인 측면도 있죠. 그리고 홍보를 하나 할게 있는데, 노래를 불러 준 브라운 슈가(Brown Sugar)가 속한 에보니 힐이라는 팀이 있는데요. 소울(soul), 알엔비(r&b) 밴드인데, 이 밴드의 싱글앨범이 며칠 전에 나왔어요. 타이틀곡이 ‘너 같은 여자’라는 트랙인데 제 랩 피처링이 들어가 있어요. 모두들 check it 해주세요.(웃음)


힙플: 앞서 나눈 곡들과는 반대 성향의 태도를 길러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게요. 참여진도 물론이고,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은 곡이에요.

J: 리오(LEO)형, 도끼(DOK2), 비프리(B-FREE) 현재 씬에서 가장 핫 하기도 하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래퍼들이기도 해요. 뭔가 씬 내에서 굴러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좀 정치적인 성향이 많아서... -저는 그런 걸 그렇게 융통성 있게 잘하는 건 아니거든요.- 제가 봤을 때 뭔가 곤조 있다고 생각하는 멤버들을 모아보자 해서 만든 게 태도를 길러라 에요. 이 곡 외에도 각 곡들에 콘셉트가 있기 때문에 ‘간지 좀 빨어’ 라는 곡은 간지 좀 빨 것 같은 래퍼들을 모은 거고요.(웃음)


힙플: 말씀하신 의도대로 적재적소의 피처링에 대한 좋은 피드백들이 많거든요.

J: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래퍼나 싱어 같은 경우는 자기를 좀 더 두드러지게 하려는 성향이 있어요. 브레이크다운 할 때 자기가 나오고 싶어 하고(웃음) 컷을 많이 넣어줘야 되고 ‘나 왜 이렇게 뒤에 넣었어요?’ 그럴 때가 있잖아요.(웃음) 무슨 이야기인줄은 아는데 프로듀서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크게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프로듀서들은 그 곡의 전체를 본단 말이에요. 어떤 조화라든지, 하나의 흐름을 본다는 이야기죠. 저도 프로듀서를 하고 있기 때문에 큰 그림을 봐야 된다고 생각 했어요. 그래서 너무 누군가가 두드러지고 누군가가 죽지 않게 밸런스를 생각한 거죠. 라임 버스 할 때부터 항상 그런 생각을 해왔어요. 피처링을 최대한 많이 살릴 수 있으면서 곡도 함께 살 수 있는 배치 같은 것들을요.


힙플: 그러면 디렉터로 표기되어 있는 본킴(Born Kim)하고 이랩스(Elaps)는 이번 앨범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J: 일단 크레딧(credit)을 아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웃음) 음. 일랩스(Elapse)라는 친구는 소울컴퍼니에 있는 프로듀서이고 레코딩 엔지니어로도 활동 중인 친구에요. 이 친구가 제 녹음 전체를 봤기 때문에 당연히 표기를 한 거고요(웃음), 본 킴(Born Kim) 같은 경우는 'Follow me' 녹음을 할 때 코러스를 그 친구한테 부탁을 했어요. 그러면서 몇 번 스튜디오 현장에서 같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친절하게 디렉(direct)을 잘 봐줬어요. 애드립 같은 부분에서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 라든지 어떤 음악에 관한 피드백들을 많이 해줬고요. 그런 작은 거 하나도 작업 흐름에 많이 도움이 되잖아요. 그런 부분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아서 더 표기를 하게 된 거예요.


힙플: 인터뷰가 아닌 사담을 포함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셀링(selling) 측면은 거의 배제가 된 것 같은데요.

J: 맞아요.


힙플: 그러면 하나의 아티스트로서 작품을 만든다는 측면에 더 치중하신건가요.

J: 그거는 좀 다른데요. 제 생각은 그래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예술가 같은 측면이 있잖아요. 근데 저는 너무 아티스트 마인드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저는 제가 하는 음악이 한 번도 예술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나는 음악이 직업이고, 잘 할줄 아는 것이 이것밖에 없고, 그래서 이걸로 돈을 벌기 위해 해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일을 할 때는 적당한 선을 아는 사람들이 편하지, 음악인들만 있는 세상에서는 오히려 일하기가 더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그 중간에 있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서론이 좀 길었는데, 이번 앨범의 포맷자체가 이거였어요. '첫 번째 내 명함.' 라임버스란 팀에 소속 되어 있는 멤버 제이덕. 그 정도로 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 캐릭터를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해서 ‘나 이런 사람이야.’(웃음) 라고 한 번 알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 거죠. 그래서 이 음반은 제 개인 커리어의 첫 번째 시작이기 때문에 셀 아웃(sell out!)을 노리기보다는 제 캐릭터를 구축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만든 앨범이에요. 이 음반은 제가 새로 찍은 명함이라고 생각을 해주시고, 앞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힙플: 앞서도 잠깐 나눈 이야기인데요. 많은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를 하셨는데 섭외 의뢰가 들어오면 중요시 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

J: 섭외가 올 때도 있고 제가 찌를 때도 있어요.(웃음) 살려면 다 하는 거죠, 뭐(웃음) 어쨌든 제가 누구를 평가해서 고르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다만 만약에 제가 일인 기업이라고 치면요, 제 경영방침은 이렇습니다.(웃음) 회사가 있는 뮤지션들은 적절한 페이를 책정해주시면 되겠고요. 반면에 회사가 없고 적절한 페이를 주시기 어려운 분들은 그 페이에 상응하는 열정을 저에게 주시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작업에 귀천을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팔릴 것 같은 사람들, 돈을 줄 것 같은 사람들하고만 작업하는 게 좋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만 따라가면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그런 것만을 좋아하지는 않죠. 큰돈은 큰돈대로 벌고, 푼돈은 푼돈대로 모아서 합치면 더 큰 돈이 되니깐, 그래서 굳이 돈에 따라서 나누지는 않아요. 그리고 저는 최대한 그 사람한테 맞춰서 하는 편이에요. 앞서 말씀 드린 ‘룰’만 지켜주신다면 상관없어요.


힙플: 그러면 그렇게 열정적으로 작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을까요. 지금 생각 나는?

J: 음...굳이 꼽으라면 비교적 최근에 했던 작업인 제이켠(J'Kyun)과의 작업이 생각나요. 이 친구가 아까 말한 후자에 속해요. 페이 같은걸 바랄 필요가 없었죠. 이 친구의 열정을 받고, 같이 작업을 한 만큼 곡에 열정을 잘 담아줬다고 생각해요. 그런 게 좋아요.. 제 음악에 그 아티스트가 좋은 랩이나 보컬을 올리고 또 하나의 핫 트랙을 만들어 냈다 라는게 제일 기쁘죠.


힙플: 그러면 역으로 작업을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국내로 한정했을 때.

J: 일단 저는 전업음악인이니깐 계속 음악을 할 거라서... 음. 꼭 꼽아야 한다면 군대 간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이 친구들과는 아직 작업을 해본 적이 없어요. 또, 누구나 좋아하고 누구나 잘한다고 생각하고 그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라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아직 꼰대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아서, 새로운 친구들 하고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새로 시작하는 아티스트들과 하면 좀 뉴 한 바이브(vibe)를 받을 수 있어서 좋거든요. 그리고 이미 씬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제 작업리스트에 있다고 봐야 돼요. 절 씹지 않는 이상.(웃음)


힙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J: 비트 플래닛을 아직 안 들어 보신 분들도 있을 텐데요, 좀 찾아 듣는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많이 나와 있는 스타일의 앨범은 아니니깐요. 독특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좀 더 새로운 흐름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이 음반이 셀 아웃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의 커리어 상 부끄러울만한 퀄리티의 음반은 아닌 것 같아요.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접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요. 어떤 경로로던지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음. 라임버스라는 팀이 아직 해체를 한 상황도 아니고 부다 사운드라는 회사에 계약이 끝난 상황도 아니지만, 당분간은 제 개인적인 커리어에 계속 집중하고 싶어요. 음악으로 돈 버는 방법은 크게 보면 두 가지 인데 자기가 잘 되거나,혹은 잘되는 뮤지션하고 작업을 해서 잘되거나가 있죠. 사실, 후자가 편해요. 하지만 저는 전자가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 음악이 당장은 먹히지 않는 상황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괜찮은 퀄리티로 커리어을 꾸준히 쌓아간다면 분명 팬들도 제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될 시점이 있다고 보거든요. 큰 그림을 그리는 거죠. 이번 첫 EP를 시작으로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출발이라고도 볼 수 있는 만큼 계속해서 여러 일을 할 생각이에요. 그 일의 일환으로 [I can't let u go]라는 새 싱글을 준비 중인데, 10월 쯤 나올 것 같아요. 환절기에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이지 리스닝 계열에 싱글이 될 것이니깐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그리고 플레이어들한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핫 한 걸 만들고 싶으면 하루라도 빨리 동료,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제 번호를 따라고. 그러면 함께 할 수 있을 거예요.(웃음)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제이덕 트위터 ( | http://twitter.com/…

11 Comments 김도현

2010-09-10 13:44:29

듣는 나는 부끄럽던데..

이지수

2010-09-06 17:03:41

2등 선리후감.

김진표

2010-09-06 16:37:12

1등인듯? 선리후감.

김성일

2010-09-06 18:28:25

EP 앨범 정말 잘듣고 잇어요, 정규도 이런 스타일로 내시면 대박날듯

심재욱

2010-09-06 18:30:00

선리후감 !

김진혁

2010-09-06 18:43:38

4등 선리후감 ! 개인적으로 정말 보컬 개성있으신거 같아여~ 데프콘 집에 가지마요 추천~

김민성

2010-09-06 19:50:26

난 감상먼저 ㅋ

김정우

2010-09-06 22:30:43

비트 플래닛 잘 듣고있어요~ ㅎㅎ

뫄불

2010-09-06 22:37:31

윗공??ㅋㅋ

박경미

2010-09-07 01:05:25

생각해보니까 내가 여름방학 내내 굉장히 즐겁게 들은 엄청난 수작 앨범이엿는데 나는 대충 음원사이트에서 MP3만 받고 앨범구매는 안했네 가리온하고 일탈 나올때 정말 사야겠다... 이런 수작을 안삿엇다니

케이엠

2010-09-07 02:35:28

잘 봤습니다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4972&page=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