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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뱅크투브라더스, 제이락 (J-Roc) & 호림(Ho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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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투브라더스, 제이락(J-Roc) & 호림(Horim)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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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74 2016-04-21 19:07:32



HIPHOPPLAYA(이하 힙) : 디렉터 인터뷰를 통해 꼭 취재하고 싶었다. 본인 소개 부탁한다.

J-roc(이하 제) : 뱅크투브라더스(BANK ll BROTHERS) 디렉터를 하고 있고, 힙합팀 CRACKKIDZ(크렉키즈)와 CREAM082(크림082)에서 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락이다.

Horim(이하 호) : 내 개인적인 소개인 건가? 리짓군즈(Legit Goons)와 비투비(BTB), 라이브앤다이렉트(Live&Direct)에서 활동하고 있는 Horim이다. 리짓군즈에서는 보컬, 비투비에서는 대외활동과 공연 기획을 전담하고 민재형(J-roc)과 브랜드 컨셉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눈다. 라앤다 팀에서는 주로 진행 담당을 맡고 있다.


힙 : 비투비 의류의 모든 디자인은 제이락이 직접 맡아서 하고 있나?

제 : 옷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맡아서 하고 있다. 디자이너 겸, 디렉터 겸, 생산 겸(웃음). 얼마 전에 옷 프로모션을 맡긴 분한테 디자인이랑 생산 모두 혼자 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못하실 텐데..’ 하더라 (웃음)

호 : 비투비는 제이락형이 2012년에 시작한 브랜드다. 때문에 노하우도 스스로 익혀와서 그런지 혼자서 많은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아무래도 브랜드를 이끄는 데에 있어서 혼자 하기에는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멤버들이 각자 분담을 해서 밸런스를 맞춰가는 중이다. 아마, 한해 한해 지날 때마다 더 좋아질 거다.


힙 : 두 사람 외에 다른 멤버들도 있는 걸로 안다. 간략하게 소개해줄 수 있나

제 : 이제는 소개를 많이 해줘 버릇해서 되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비투비는 일단 내가 디렉터를 맡고 있고, 호림이가 흔히 브랜드들에서 하는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특이하게 댄서들을 전담하는 친구가 따로 있는데, 댄디(Dandy)라는 친구가 댄서로 활동하면서 댄스 씬에서 활발한 대외활동 및 판매를 해오고 있다. 그리고, 내 여자친구인 비비(Beebi)라는 친구가 총무(?)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친구는 비투비에 정식으로 속해있다기 보다는 내가 일을 허투루 하니까 옆에서 어쩔 수 없이 나를 조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호 : 제일 중요한 역할이지.. 정신적 지주라고 볼 수 있겠다. (웃음)


힙 : 일을 허투루 한다니 (웃음)

제 : 내가 약간 그런 타입이다. 애들이 ‘형 이거 해야 돼’ 하면 ‘아 이거 내일~’ 하고 느긋하게 넘기는. 그러면 여자친구가 옆에서 ‘지금 해’라면서 못박는다. (웃음) 마지막으로 비투비(BTB) 막내이자 최근에 들어와서 일을 배우고 있는 솔소우(Solsow)라는 친구가 있다. 원래는 내 제자인데, 내가 이 친구가 속해 있는 오디베이(Odybey)라는 댄스 팀을 만들어주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일도 함께하게 됐다.

호 : 기원이(Solsow)는 최근에 들어오기도 했고 막내이지만, 요즘 이 친구가 많은 일을 해주고 있다. 멤버는 이렇게 5명인데, 그 외에 패밀리쉽으로 도와주고 있는 형,동생들이 많이 있다.


AFTER PARTY at grill5taco


힙 : 제이락은 비투비 오너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현역 댄서로도 활동하고 있지 않나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건 어떤 계기가 있어서인가?

제 : 되게 뻔한 얘기가 될 것 같지만, 처음에는 단순했던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댄서들이 그렇듯이 나도 돈은 없는데 옷은 잘입고 싶은 사람 중에 한 명이었거든. 그래서 단순하게는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잘입고 싶어서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뭐, 일이 점점 진행되면서부터는 ‘주변의 댄서들에게 좀 더 싸고, 좋은 옷, 멋있는 옷을 입혀주자’라는 생각도 들게 됐지만, 지금에 와서 시작했을 때를 돌아보면 그냥 내가 좋아하는 옷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힙 : 일단, 멤버들 각자 겸하고 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애로사항도 있을 것 같다. 댄서활동을 하면서 브랜드를 전개해 나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제 : 처음에는 진짜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확실히 둘 다 집중해야 되는 시기가 겹칠 때는 정신이 없긴 하다. 옷도 힘들던 시기가 잠깐 있었는데, 지금 여기 새 쇼룸으로 이사 오고 나서는 많이 적응된 것 같다. 왜냐면 이제는 춤 레슨을 많이 뺐거든.


힙 : 브랜드가 그 정도로 궤도에 오른 건가? (웃음)

제 :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선택을 했다. 원래 성격이 큰 결정을 하는데 있어선 질질 끌지 않고, 빨리 결정하는 편이다. 춤의 비중이 80이고 브랜드가 20이었다 치면, 결국에는 브랜드 쪽을 더 많이 키우고 싶었는데, 댄서로서 많은 활동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돈이 좀 없고 힘들더라도 완전히 주객전도를 시켜버렸던 게 이 곳 새로운 사무실로 넘어오면서다. 일주일 내내 하던 춤 레슨을 많이 줄이고 그냥 여기에 집중을 하게 된 거지. 졸지에 백수가 됐다. (웃음)


힙 : 댄서로서 쌓아온 개인 커리어가 있는데 아쉽지는 않나? 브랜드와 댄서로서의 커리어를 저울질해봤을 것 같다.

제 :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은 브랜드 커리어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지금이라서 할 수 있는 말 같은데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댄서로서의 커리어는 이제 난 욕심이 별로 없다. 부정적으로 내가 더 이상 춤을 안 추겠다. 발전을 멈추겠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나한테만 집중하면 될 뿐이고, 댄서인 제이락으로 남들한테 보여지는 이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게 된 것 같다. 내가 스스로 느끼기에 멋있다는 생각이 들고, 발전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커리어에 욕심이 없다고 춤을 열심히 안 하는 게 아니니까. 실제로 요즘 춤은 나한테 집중하는 재미로 추고 있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래서 그런지 다른 의미로 춤이 즐겁다. 말하자면 자기위로 같은 거다.


힙 : 연습에 소홀해지거나 그러진 않나?

제 : 음.. 원래 연습을 잘 안 해서..

호 : 재작년부터 형을 옆에서 계속 봐왔는데, 옛날 얘기를 들어보면 형도 연습을 많이 했었지만 요즘은 지금은 자기가 세워놓은 커리큘럼 안에서 그때그때 관심 가는 걸 적용해서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댄서로서 커리어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말을 약간 부연하자면, 댄서들도 씬 안에서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크고 작은 공연을 뛴다거나 배틀에서 좋은 춤을 선보이는가 하면, 그런 행사들에서 심사위원으로 있을 수도 있고, 스트릿댄스 스튜디오에서 강사를 하거나 교수직까지 할 수도 있다. 댄서로서 자신의 위치를 올리고 싶다면 그런 과정들이 필요하지만, 제이락 형은 그런 활동보다는 브랜드를 발전시키는 데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재미있는 건, 비투비라는 브랜드가 댄서 씬에 뿌리를 두고 있다 보니, 점점 스트릿댄스 컬쳐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는 거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역으로 댄스 씬에서도 점차 우리만의 장이 생기고 있는 게 느껴지더라.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면 정말 멋있는 행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댄서들 안에서도 이런 식으로 걸어나가는 팀은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지점에 우리가 있다는 건 좋은 것 같다.




힙 : 댄스 신을 기반으로 둔 브랜드가 지금은 비투비 하나인가?

제 : 사실 우리나라 스트릿 댄스씬도 정말 다양한 장르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어서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우리 팀 하나만 열심히 보고 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사실 우리 쪽 패밀리가 좀 하드코어한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끼리는 다 친한 사람들이어도, 남들이 볼 때는 좀 다가오기 어려워 하더라. 무서워하고 (웃음) 그래서인지 몰라도 사실 남들이 뭘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옛날에는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우리 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나는 더 있었으면 좋겠다. 실제로도 주위의 댄서가 옷하고 싶다고 얘기하면 권장해주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주고 있다. 오히려 나는 독점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 게 더 싫다. 앞으로는 댄스 씬을 기반으로 여러 브랜드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호 : 댄서들도 개인적으로 옷을 많이 만들긴 한다. 댄서들은 보여지는 게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고 또 아무래도 그 안에 크루 문화가 깊게 자리한 직업이기 때문에 공연 의상은 말할 것도 없고 팀 복장, 행사 복장 등 다양한 형태로 옷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 댄서들이나 팀들 중에서 세계적으로 정말 유명한 댄서들은 자신의 이름을 건 MD들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주로 단발적이고, 우리처럼 브랜드를 기획하는 형태가 있지는 않다.

제 : 실제로 정말 유명한 어떤 댄서는 자신의 티를 만들어서 파는데, 꽤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층이 확실히 있어서 그런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힙 : 그럼 그 옷들은 수요가 많나?

제 : 아예 다 품절이 되고, 중국에서는 ‘짝퉁’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진짜 월드 클래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힙합 씬으로 보자면 일리네어의 808 머천다이즈로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힙 : 질문이 늦었다. 뱅크투브라더스의 뜻을 소개해달라.

제 : 설명할 때 마다 너무 힘들다.(웃음). 심지어 예전보다 뜻이 더 늘어난 것 같다. 어감상 뱅크투브라더스에 BANK가 있어서 그런지, 돈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냐고 하는데 (웃음), 그보다는 ‘뚝심 있는 형제들’이라는 의미다. 기존에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BANK, 2, BROTHERS라는 단어가 모여서 Brothership을 형성해 주는 것이다.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사실 BANK 단어대로 돈을 좀 많이 벌어서 은행에 자주 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 (웃음) 2016년 시즌부터 뱅크투브라더스 로고 밑에 ‘FROM THE VAULT’이라는 문구도 두 가지 의미가 있다. VAULT이라는 단어가 금고라는 뜻 외에 지하창고, 납골당 이런 의미가 있는데, 밑에서부터 올라왔다는 부분이 우리랑 잘 맞기도 하고, 역시 금고라는 뜻이 있어 바램도 담겨있고 (웃음)

호 : 이름이 참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보면 그 이름대로 가는 것 같다. 처음에 민재형한테 단어만 들었을 때는 개인적으로 오글거리는 만화의 장면이 떠올랐다. 뭔가 석양을 맞으며 형제들이 절벽 위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앞날을 다짐하는 그런….(웃음) 하지만 그런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나도 우리 브랜드가 끈끈하게 다른 사람들과도 같이 커져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뭔가 일확천금을 얻을 만한 그런 일은 없었지만, 우리 브랜드를 댄서들에서 랩퍼들, 그리고 일반인 분들까지 찾아주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힙 : 내 기억으로 호림에게 브랜드를 소개 받은 게 작년 초였던 것 같다. 실제로 브랜드가 만들어진 건 언제인가?

제 : 브랜드가 만들어진 건 12년도인데, 나도 사실 작년부터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멤버가 갖춰진 것도 작년이고, 사업자도 작년에 냈다. 그 전에는 그냥 댄서들을 위한 브랜드였지, 이름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한 건 아니었으니까.


2012' BANKIIBROTHERS


힙 : 근 1년동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고 본다면, 굉장히 단기간 내에 멋진 브랜드로 성장했다. 브랜딩 하는데 있어서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

제 : 나조차도 놀랍고, 거기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아직 1년도 안됐는데, 신기하게도 네이버에 브랜드 이름을 검색하면 쭉 나오니까. 아직은 달려가기에 바빠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생각들을 적용시키고 진행하고 있다.

호 : 브랜딩하기 까지는 1년의 시간밖에 없었지만, 그 전에 형이 홀로 이끌어온 3년의 시간이 있었다. 형이 혼자서 이것저것 시행착오도 미리 겪어 본 것도 있고, 다른 브랜드가 그렇듯이 디렉터 스스로가 빠져있는 문화와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멤버들 모두도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댄서라서 그런지 다른 브랜드가 갖기 힘든 색다른 바이브의 움직임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리고 민재형은 일 이전에 유대관계를 중요시 하는 스타일이라서 멤버들간의 유대감이 쫀쫀한 것도 한몫 했다.

제 : 호림이 말대로 3년간 시행착오가 많았던 것 같다. 그간 금전적인 면부터 사람 문제도 많았고, 여러 상황이 격변하던 시기였다. 그러다 작년에 브랜드로서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을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확고함이 생겼다. 멤버들한테 어느 정도의 부담감을 줘야 하며, 어느 정도는 내가 무조건 안고 가야 하는지. 그런 걸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나니, 처음 하던 때 보다는 나 스스로도 정리가 된 것 같다.


힙 : 무엇보다 비투비는 단단한 컬쳐씬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는 게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작지만 단단한 댄서씬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제 : 글쎄.. 이건 풀면 몇 시간 짜리라서..(웃음)


힙 : 흔히들 댄서씬이라고 하면 비보이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나만해도 그랬고.

제 : 비보이 말고도 현재 힙합, 팝핀, 락킹, 왁킹 등 많은 장르의 스트릿 댄서들이 외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많은 움직임이 있다. 1년 내내 일주일에 규모를 막론하고 2~3개 정도의 배틀 및 공연단위의 행사가 있으니 말이다. 속사정에 대해서 말하자면 댄서씬에 있는 사람들은 멋있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이다. 다른 곳도 그렇겠지만 댄서들도 자기애가 없으면 버티기 힘든 직업이라, 그래서 그런지 크고 작은 이슈도 많이 생기는 편인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사실 사이가 좋은 댄서들이 많지 않다. 실제로 내가 성격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몰라도. (웃음)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정을 주고, 그 외적인 사람들한테는 굳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 아니긴 하다.

호 : 사실 밖을 많이 돌아다녀야 많은 교류가 있는 건데, 형이 비투비를 점점 더 열심히 하면서 점점 더 안 돌아다니더라.(웃음)

제 : 그래서 그 역할을 댄디라는 친구가 하고 있다. (웃음)

호 : 나도 전부터 춤도 조금씩 배우기도 했었고, 스트릿댄스 씬에 꽤 오랫동안 관심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말 모르는 씬이 많다. 아무래도 우리는 댄디형이 활동을 왕성하게 해서 그런지 많은 댄서분들 역시 우리를 많이 알아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제 : 댄디는 사람들한테 무조건 친절한 타입이다. 가리지 않고.


힙 : 그래서 댄디인가.

제 : 아 그건 고등학교 때 소개팅에서 이름 정하는 거 하다가, 그날 댄디하게 입고 나가서 그냥 댄디가 됐다고 한다. (웃음)


힙 : 실제 스타일도 댄디한가?

제 : 그런가? 이상한데? 구린데.. (웃음)

호 : 안타깝게도 댄디스럽진 않다.(웃음) 근데 이름이 엄청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댄디형 완전 멋있다.(웃음)

제 : 분명히 댄디가 내가 해 야할 일을 해주고 있다. 나 혼자 했으면 이렇게까지 댄서들이 우리를찾아주지는 않았을 거다. 물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나 내 주변 사람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이 개인 취향에 맞는 사람들은 찾아주었겠지만 가장 먼저 합류한 댄디가 댄서씬 안에서 우리를 많이 알려주었다. 댄서씬은 워낙 변화가 빨라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우린 그냥 여기 안에서 우리끼리 움직이니까, 요즘 애들은 내가 누군지도 모를 거다. 원래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알진 않았지만..(웃음) 어쨌든 그걸 댄디가 대신 해주고 있는 거지. 여담이지만, 얼마 전 얼반이라는 장르를 하는 10대 댄서가 내가 누군지 모르고 너무 무례하게 메시지를 하더라. 내가 누군지 모르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그 순간엔 정말 폭발 할 뻔 했다. (웃음)

호 : 그래서 외부담당 멤버, 댄서담당 멤버가 우리는 무조건 나뉘어져 있어야 한다.

제 : 왜냐하면 디렉터가 글도 예쁘게 올리고, 홍보도 맨날 하고 그래야 되는데 나는 일절 안 한다. 댄디는 제품이 나오면 댄서들에게 사진을 쭉 보내거나, 본인이 올린다. 그럼 댄디에게 질문들이 몰리는데, 그 때 영업을 한다. (웃음)

호 : 요즘 들어서 그 전문성이 나날이 늘어가는 것 같다.(웃음)


힙 : 댄서씬을 기반으로 하니, 확실히 그들의 수요가 판매 지분에 있어서 클 것 같다.

호 : 그 부분이 1년 동안 브랜딩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제품을 내는 데에 고정된 수량이 있는데, 어느 정도 구매해주는 수요층이 있기 때문에, ‘아 이거 일반인들이 몰라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은 없었다. 감사하게도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게지.

제 : 근데 문제도 있다. 댄서들의 수요가 시기마다 위 아래로 움직이는 유동성이 커서, 수량 조절이 어렵다.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우리는 우리에게 다이렉트로 문의하는 댄서들이 꽤 많기 때문에 시즌마다 그런 수치를 잡는 데에 애를 많이 먹는다. 오프라인 거래처들과도 호흡을 맞춰가는 중이라 그런지 아직 가늠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힙 : 댄서씬은 말 그대로 밖에 있는 스트릿씬이다. 힙합플레이야나 힙합엘이 등의 웹 상의 구심점이 없지 않나, 댄서들은 어떻게 씬에 들어오고 씬을 형성하나.

제 : 나 같은 경우에는 간간이 해주는 댄서 다큐멘터리를 보거나, 모두가 그렇듯 ‘힙합’ 만화책을 보고, 동네 형들 쫓아다니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담배 심부름도 하고, 정말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길거리 주차장에서도 추면서 배워왔던 것 같다. 지금은 스튜디오도 전보다 정말 많이 생겨났고, 학교에서도 강의가 많이 개설되어 있어서 전보다는 지망생들에게 접근성이 좋아진 것 같다.

호 : 아무래도 이제는 형과 같은 경로로 배우는 친구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많이 좋아진 시스템 덕에 배워보고 싶었던 춤을 배워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제 : 씬에서는 내가 거의 종의 마지막인 것 같다. 나 이전의 형들은 거의 다 그런 식이었다.




힙 : 여담으로 힙합씬에는 쇼미더머니가 있고, 댄서들에게는 댄싱나인이 있다. (웃음)

제 : 어떻게 보면 힙합 씬에서 생각하는 쇼미더머니와 우리가 생각하는 댄싱나인은 거의 비슷한것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댄서들은 그런 프로그램을 나가는 것에 있어서 댄서씬을 더 알려야겠다는 애티튜드를 개인적으로 장착하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본인이 성공을 해서 이 씬을 더 알려야겠다 하는 사명감도 있는 것 같은데, 물론 그 프로그램 자체는 구리다.

호 : 아무래도 힙합이 대중화가 됨에 따라 쇼미더머니에 참여하는 랩퍼들은 특정 씬을 알리려는 것보다는 말 그대로 본인의 이름을 알리고 그에 따른 보상을 챙기게 되는데, 댄서들은 각자가 아직 대중들이 잘 모르는 자신들의 씬을 알리려고 하는 것 같다.

힙 : 힙합씬에서는 쇼미더머니에 대해 부정적인 축이 항상 있고, 그런 분위기 조성이 꾸준히 되어왔는데 댄서씬도 마찬가지인가?

제 : 우리도 구린 건 구리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안 나간다. 근데 만약에 댄디가 나간다고 하면..나가 달라고 할거다. (웃음) 내년에 꼭 우리 옷 입고 나가줘. 많은 부분 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호림이가 말한 대로 임하는 자세가 다르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랩퍼들보다 댄서들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댄싱나인에서도 랩퍼들에게 연락 돌리듯 어디까지는 그냥 올라가게 해주겠다 하고 딜이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다.

호 : 최근에 방송한 댄싱나인 시즌은 보지 못했지만, 시즌1 당시에는 댄싱나인을 매번 챙겨봤었는데, 다양한 장르의 사람들을 섞어서 전혀 다른 분야의 춤을 제대로 추라고 시키는 포맷에 혀를 내둘렀던 것 같다. 이건 쇼미더머니에서 억지 디스를 시키는 그런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랩퍼한테 국악을 시키는 것과 같은 건데, 솔직히 힙합 댄서가 스포츠 댄스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웃음)

제 : 그 프로그램이 애초에 스트릿 댄스 씬을 밀려다가, 스트릿은 협회도 없고 구심점이 없는 상태라 상황이 변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비교적 더 단단하게 자리잡은 발레, 현대무용 쪽에서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간 것도 같고.


BADCAMP Vol.2


힙 : 개인적으로 댄서씬이 온라인 위에 있지 않다는 게 멋있고 나름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비투비가 주최하는 파티만 가보더라도 관객과 무대의 갭이 안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가 좋더라.

호 : 근데 그런 부분이 좋으면서도 안 좋은 거다. 공연하는 사람도, 즐기러 오는 사람도 댄서들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하나가 되지만, 사실 일반인들이 와서 즐기기엔 뭔가 장벽이 있을 것 같다. 내가 페이데이(PAYDAY)같은 파티에 처음 갔을 때도 그랬었다. 궁금해서 가봤는데 무섭게 생긴 사람들만 있으니 약간 뻘쭘 하더라. (웃음) 어쨌든 우리는 더 많은 분들이 와서 이 문화를 같이 즐기길 바란다. 그러려면 우리도 열심히 해야지.

제 : 관객과 공연진이 밀착된 분위기는 사실 우리가 그런 포맷으로 하고 있는 거지, 다른 댄서들은 관객석과 무대가 나뉜 큰 무대에서도 많이 공연을 한다. 그건 단지 우리가 관객이랑 붙어서 공연하고 싶으니까 그렇게 하는 거다.


힙 : 다시 돌아와서 댄서씬을 기반으로 하지만, 프로모션은 아무래도 랩퍼들을 통해서 많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유별나게 좋아하는 랩퍼가 있나

제 : 넉살(Nucksal) 형이 제일 좋다.

호 : 실제로 제일 좋아한다. 넉살 형이 변변치 않았을 시절에 (전원웃음) 내가 페이데이 공연에 리짓군즈와 넉살 형을 데리고 가면서 인연이 시작되었는데, 그때 민재형이 넉살형의 랩하는 모습을 보고 꽂힌 것 같았다.. 그때부터 우리가 넉살형을 꾸준히 서포트 했는데, 되든 안 되든 잘 밀어보자 했었던 것 같다.

제 : 원래 한국 랩을 안 들었다. 외국 랩에만 춤을 췄기 때문에, 호림이 만나기 전까지는 듣지도 않았고, 무조건 구리다고만 생각했었지. 그러다가 얘 때문에 한국 힙합을 점점 알게 되고, 라이브를 실제로 처음 봤었는데, 그게 넉살 형이었다. 우리나라 랩퍼들이 다 이 정도로 하나 하고 충격을 먹었는데, 그 정도로 라이브가 정말 강했다. 그 뒤로 점점 다른 사람들의 라이브도 보게 되었던 것 같다. 근데 뭐.. 다는 아니더라고 (웃음)

호 : 형이 그 동안 해왔던 우리 팀의 움직임으로 봐서는 넉살 형이랑 어글리덕(Ugly Duck)이 어울리는 것 같다. 실제로 이 두 명은 우리 옷을 굉장히 좋아한다.

제 : 모두가 그렇겠지만, 나 역시 최근에는 나플라(Nafla)나 루피(Loopy)를 보면서도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루피의 경우에는 재작년에 어거스트 프록스(August Frogs)의 세희 형이 ‘WA$$UP’ 뮤비를 보여줘서 알게 되었는데, 당시에 세희 형이 자기가 보기에 조만간 터질 거라고 하더라. 근데 실제로 지금 완전 주목 받는 랩퍼가 됐지. 물론, 라이브는 아직 못 봤지만 (웃음)

호 : 우리와 함께 하는 던밀스(Don Mills)형과 리짓군즈 형들도 좋다. 우리의 느낌과 어울리는 랩퍼도 있지만, 우리는 자기만의 느낌이 있는 랩퍼들을 좋아한다. 황치형도 짱! (웃음)


힙 : 비투비가 속해 있는 배드캠프 공연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한다.

제 : 배드캠프의 멤버들을 소개하자면 우리 비투비 멤버들, 리짓군즈, 넉살 형, 던밀스(Don Mills), 어덕이 등 있는데, 아무것도 없는 애들끼리 돈도 안보고 부담 없이 열었던 공연이다. 지금은 처음의 그 없는 느낌은 반감되었지만, 더 멋있어지긴 하겠지 (웃음) 시작하게 된 건, 홍대 커피숍에서 이런 거 한번 해볼까 하고 던지듯이 얘기가 나왔던 게 갑자기 단체 카톡방으로 회의가 진행되고, 이름이 정해지고 (웃음). 영상, 섭외, 포스터 등등 각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재미있게 시작했던 공연이다.

호 : 올해도 언제 할까 고민하고 있다. 민재형 말대로 처음에는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자기 색깔이 뚜렷한 댄서들과 랩퍼들이 모여서 옴니버스식 공연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페이데이 공연에 랩퍼들을 데리고 와서 댄서들의 공연 느낌을 보여주면서 점점 더 구체화가 되었다. 1회를 하고 나서는 랩퍼 형들이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아 그리고 배드캠프에는 드러머 까멜로(CAMELO)형이 항상 패밀리로 함께 해주고 있다. 까멜로형은 보기 드문 ‘힙합’ 드러머인데, 힙합 드러머가 외국에는 많이 있지만, 한국에는 정말 손에 꼽히기 때문에 정말 보석 같은 분이다.




DRUMMER CAMELO at PAYDAY


힙 : 배드캠프 1회를 열고나서는 어땠나?

제 : 1회 때 돈을 1도 안 남기고 다 썼던 기억이 있다. 행사를 다 마무리 하고 마지막 남은 십 몇 만원 그걸로 회식했거든. (웃음) 재미있었던 건, 그러다가 갑자기 다들 즉흥적으로 길바닥에서 프리스타일을 하면서 놀았는데, 까멜로형은 드럼 세트 놓고, 우리는 소파 누가 버린 거 가져와서 고프로 하나 설치하고 경찰이 올 때까지 프리스타일을 했었다. 그리고, 그 때 어덕이는 배드캠프의 멤버가 아니었는데, 친구 차 타고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우리를 발견해서 같이 놀다가 그 이후로 배드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아마 영상이 어디 있을 텐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웃음) 당시에 넉살 형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힙합의 형태였다’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 형이 돈 맛을 봐서 어떤지 모르겠다. (전원웃음)


힙 : 그런 식의 대외적인 컨텐츠들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 같은 의류 브랜드로서의 마케팅은 유난히 없었다. 그런 니즈가 있지는 않나?

제 : 그게 내가 모자란 부분인 것 같다. 디렉팅을 혼자 하다 보니, 그런 부분까지 팔이 뻗지 못하는데, 우리도 당연히 콜라보도 해보고 싶고, 이것 저것 해보고 싶다. 다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렇게 깊게 생각해보진 않은 것 같다.

호 : 한 문장으로 얘기하자면 ‘안 해봐서’ 인 것 같다. 우리랑 잘 맞으면, 우리 것 보다 더 열심히 할 의향도 있다. 그런데 일단 안 해봐서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콜라보 하는 거 누가 좀 가르쳐줬으면 좋겠다. (웃음)

제 : 우리가 성격상 모르는 사람에게 제안서를 보내고 이런 걸 잘 못한다. 보통은 놀다 보니 친해져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옷 하는 사람들과는 아직 교류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힙 : 정말 콜라보를 해보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

호 : 나는 갑자기 지샥(G-shock)이.. (웃음). 즉흥적이긴 한데 사실 인터뷰하기 전에 아카풀코골드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컬렉션에 지샥이 있는 걸 봤다. 아카풀코에서 나이키와 콜라보 했었던 덩크처럼 지샥도 색깔이 예쁘게 나왔더라. 그래서 갑자기 ‘우리도 나중에 지샥이랑 하면 멋진 컬러가 나오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카풀코 골드와도 언젠가 콜라보를 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운이 좋아서 브루클린에 있는 본사에도 가본 적이 있는데, 참 멋진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제 : 호림이가 말한 아카풀코골드도 좋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유명한 브랜드들보다 우리랑 비슷한 느낌의 콜라보였으면 좋겠다. 일본의 에프터베이스(Afterbase)라는 브랜드랑 하고 싶다. 거기도 댄서들이 소속되어있는 브랜드거든.


힙 : 접점이 많지 않나? 일본에 자주 가기도 하고.

제 : 에프터베이스가 우리랑 비슷한 느낌이고, 나이대도 비슷한 친구들인 걸로 알고 있다. 일본에갔을 때 직접 샵에 가서 보니, 옷의 퀄리티가 상당히 좋았다. 개인적으로 셀렉샵을 차리면 제일 먼저 들여오고 싶었는데, 이번에 이미 한국으로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다. 나중에 셀렉샵 같은 걸 하게 되면 우리나라에 아예 없는 브랜드, 또 돈이 안 되는 짓이지만(웃음)사람들이 모르는 특이한 옷들을 모아놓고 싶었다. 에프터베이스는 그 위시리스트에 있던 브랜드다. 우리가 좋아하는 느낌을 다른 식으로 훨씬 멋있게 풀어내고 있거든. 기회가 닿아서 멋진 작업을 해봤으면 좋겠다.


15 FW ACROSS THE UNIVERSE


힙 : 작년 F/W 컨셉이 ACROSS THE UNIVERSE 였는데, 어떻게 진행했나.

제 : 사실 혼자 했던 3년간 아이디어를 다 써버린 것 같다. 그 이후로는 항상 갈팡질팡하는 것 같은데, 일단 컨셉을 정할 때는 컨셉을 3~4개 정도 준비하고 문구도 정한 다음에, 이것 저것 만들어 놓는다. (웃음) 디자인을 전문으로 한 게 아니다 보니, 머리 속에 있는걸 옮겨보면 잘 안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여러 개 하다가 맞춰놓은 컨셉에 얻어 걸리면 거기에 집중하는 편이다.

힙 : 너무 솔직한데? (웃음)

호 : 그 전 단계는 편하게 둘이 만나서 얘기하다가 형이 멋있게 본 것들을 보여주고, 나도 보여주면서 교환하는 식이다. 카톡으로도 종종 보내는데, 보통 형이 괜찮다 생각하면 답장이 오고, 별로면 아예 답장을 안 준다. 1만 없어지고. 읽기만 하는 거지(웃음)

제 : 내가 원래 카톡 답장을 잘 안 한다. 특히 호림이는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해서.. (웃음) 카톡 켜놓고 씹는다. 가끔 보면 얘는 나보다 더 하드코어한 취향을 갖고 있어서 이상한 옷을 종종 보내는데, 나도 이해 못하는 수준의 하드코어함이다. (웃음)

호 : ACROSS THE UNIVERSE는 형이 우주 같은 걸 하면 괜찮지 않을까 했는데, 내가 마침 우주 관련된 영화를 한창 보고 있을 때여서 저 문구를 던져줬다. 형은 꽂히는 걸 던져주면 빠르게 진행하는 편이다.


힙 : 디자인을 전문인력이 아니면 디자인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제 : 사실 디자인은 하루 이틀 만에 나온다. 엄청 매달려서 하게 되면 스트레스도 받고 민감해지는데, 갑자기 한 번에 풀릴 때가 있다. 예열이 오래 걸리지만, 풀리기 시작하면 한두 시간 내에 다 만들어내곤 한다.

호 : 이번 시즌 같은 경우도, 형이 갑자기 사무실로 부르더니 본인이 고민한 걸 펼쳐서 보여주더라. 나랑 30분 정도 정리하고, 디자인은 1시간만에 끝냈다. (웃음)


힙 : 가장 힘들었던 작업이 있었다면?

제 : 로고다. 전부터 메인 로고가 3가지 로고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뱅크투브라더스 풀네임 로고, BTB 로고, B로고. 그때 당시에 BTB 로고는 빨리 끝냈는데, B로고가 너무 안 떠올랐다. 한 3일 정도 걸렸나. 그러다가 어느 날 단순하게 멍 때리면서 모니터를 보는데, 어떤 B로고에 별이 들어있었다. 우리 거에 적용했더니 예쁘더라고.

호 : 개인적으로 이런 단계에서 별건 아니지만 자유로운 느낌이 좋다. 옛날 힙합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처럼 흑인 몇 명이 다 같이 앉아있다가 한 명이 ‘피자 먹을래?’ 하면 ‘갑자기 왜?’ ‘그냥 저기 앞에 보이는 피자집 간판이 이쁘길래!’ 하면서 신나서 나가는 그런 충동적인 부분이 우리 팀에도 있는 것 같다. 물론, 그것 때문에 정리가 안되고 산만하기는 하지만. (웃음)

제 : 맞아, 러프하지. 근데, 이번 여름 제품은 우리가 안 해본 시도도 많고, 퀄리티도 저번 것 보다는 많이 올라갈 것 같다. 투자도 그만큼 많이 했으니, 이번 여름 제품들에 기대감이 있다. 실제로 제품들이 너무 마음에 들 때는 ‘안 팔려도 괜찮다, 내가 다 입으면 된다’ 하는 그런 게 있는데, 이번 여름 시즌이 모자부터 해서 벌써 그렇게 나오고 있다. 다들 신나서 ‘이거 우리 브랜드 맞아?’ 할 정도로 (웃음) 어떻게 보면 우리의 자신감이지. 좀 사줬으면 좋겠다.(웃음)




힙 : 비투비 옷들을 보면 스트라이프나, 단색 컬러웨이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

제 : 원래 그런 건 아니었는데, 하다 보니까 우리 아이덴티티가 잡히는 느낌이더라. 사실 이번 시즌에는 단가라가 없었는데, 갑자기 들어갔다. 갑자기 예전 제품을 보다가 여자친구한테 작년에 단가라 예쁘지 않았냐 했더니, 그렇다고 해서 바로 호림이랑 상의하고 이번에도 진행했다. 완전 즉흥적인 거지, 이것도.

호 : 돈 많이 벌면 아마 우리는 훨씬 재미있는 거 많이 할 거다. 지금은 우리 여건상.. (웃음)

제 : 근데 거기에 우리 느낌을 넣는 거다. 기본으로 나오는 반팔 같은 건 우리의 색깔을 보여주는 거고, 전체적인 힘을 쏟은 부분은 이제 새로 나온 제품이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바지나 나일론 롱빌캡 같은 경우가 그렇다. 아마 앞으로도 기본 로고 제품은 조금씩 바꿔가면서 계속 나올 예정이다.


힙 : 평소 영향을 받거나 영감의 원천이라고 할만한 게 있나?

제 : 여담이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일이 아니라 온전히 여행으로 보라카이를 갔었는데, 알 수 없는 시너지 같은 게 나오더라. 사람이 여유로워지고, 여자친구가 말하길 거기서는 화도 안 낸다고.. (웃음). 영감을 받았다기 보다 마음이 좀 편안해지면서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거였다면 요즘은 사소한 것에서 영감을 받으려고 하는 편이다. 힙합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받는 영감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비즈마키(Biz Markie)라는 랩퍼가 있었던 것 같다. 컨셉은 그렇게 안 나왔을 수 있는데, 비즈마키 특유의 색감을 우리식대로 풀어본 것도 있다. 개인적으로 비즈마키가 옛 시절의 타일러라고 생각한다. 뮤비를 보면 엄청 컬러풀하고 느낌 있게 옷을 잘 입는다.

호 : 그리고 저번에는 형 집에서 윌스미스(Will Smith)가 프레쉬 프린스(The Fresh Prince)로 활동 할 때의 시트콤을 봤다. 나는 제대로 처음 봤는데 옷이 하나같이 주옥 같더라 정말.

제 : 시즌이 몇 개가 있는데, 윌 스미스가 거기서 완전 미친놈이었다.(웃음) 말은 잘 못 알아듣지만 옷을 많이 봤다.

호 : 형은 또 외국랩퍼들이나 댄서들 영상을 많이 보는데, 구글링을 좀 해줘야 접할 수 있는 매니아들의 영상을 본다. 블랭형(Blnk Time)이나 어글리덕도 디깅력이 있어서 가끔 만나서 얘기하면 건질 것들이 되게 많다.

제 : 블랭이랑은 저번에 만나서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영화 얘기를 많이 했다.


힙 : 마지막 질문이다. 비투비의 올해 목표가 있다면.

호 : 내가 들어온 재작년까지는 형이 혼자 해왔던 때처럼 브랜드라기 보다는 댄서들이 애용하는옷 느낌이었지만, 작년 들어 비로소 브랜드로써의 행보를 처음 디딘 것 같다. 올해는 옷 수량도 많아졌고, 안 해봤던 아이템들도 도전할 계획이라 이제 또 우리 브랜드만의 밸런스를 새롭게 맞춰갈 때가 아닌가 싶다. 더 탄탄해져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더 나아갈 수 있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더 잘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넉살 형한테 황치와 넉치 때마다 뱅크투브라더스 입고 나와줘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웃음)

제 : 사실 얘 말은 잘 못 알아듣겠다. (웃음) 내 목표는 음.. 지금 생각해봤는데 우리 브랜드 식구들한테 다 풍족한 월급을 줄 수 있는 상태가 됐음 좋겠다. 물론, 이번 년도에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웃음) 댄디야 워낙 댄서로서 많이 벌고 있고, 여자친구도 다른 일을 하니까 걱정을 안 하는데, 호림이나 막내 같은 경우는 우리 쪽에서 두둑하게 월급을 주면서 같이 사업을 굴려 나가게 되면 그때는 안도할 수 있을 것 같다.

호 : 나도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번 겨울에 패딩 만드는 게 목표다.

제 : 그 소리 할 줄 알았다. (웃음).


인터뷰 ㅣ 차예준 김가람 (HIPHOPPLAYA.COM)


비투비 힙플스토어 ㅣ | http://b2b.hiphopplaya.com 비투비 16SS 시즌 룩북 ㅣ | 비투비 인스타그램 ㅣ | http://www.instagram.com/…

5 Comments JELLY FISH

2016-04-22 00:06:48

와....짱멋있어요 진짜.. 하 뱅크투브라더스 너무 좋아요 솔직히 넉살 덕분에 알게 된 브랜든데 진짜 정말 좋고 멋있어요 단색 싫어하는데 비투비꺼 진짜 너무 이뻐요 ㅠㅠㅠ 나중에 커지면 디자인 같은거 배워서 들어가고싶어요 크크크,, 제가제일좋아하는 브랜드고 앞으로의 행보가 더더더욱 기대 됩니다 힙플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해요

서기원

2016-04-22 16:49:28

항상 느끼는건데 색감하나는 끝내주는듯 .. 진짜 매번 어떤제품나오는지 기대됨ㅋㅋㅋㅋ 리얼힙합인듯 짱짱

북어국

2016-04-22 17:05:18

넉언니 옷!!!!!!!>

박우람

2016-04-25 15:18:39

넉누나 보고 2개나 구입 ㅋㅋㅋㅋㅋ

박현우

2016-06-10 13:15:44

zz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280&page=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