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문화공간 [The Ugly Junction] 건립한 '화나'와의 코멘터리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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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14 2015-07-13 20:42:04
Fana Kim(@theuglygoblin)님이 게시한 동영상님, 2015 7월 11 오전 12:34 PDT
힙플: ‘2010년부터 이어져 온 이름인 ‘Ugly Junction’ 에 담은 뜻이 있을까?
화나: 못난이, Ugly 이런 단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깊게 들어가자면 ‘Ugly’는 마이너 성향을 이미지 적으로 대표하는 단어라고 보았다. 또한 마이너리티 라는 건 항상 어떠한 진보적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다. 여기까지 가면 거창하지만 세상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마이너 군집이 메이저 세력을 전복시키는 과정에서 국가나 문화, 더 나아가서는 생태계가 진보를 이룩해왔다. 그런 가능성을 지닌, 하지만 현재는 저평가되는 존재들이 한데 모이는 곳의 의미로 The Ugly Junction의 이름을 지었다.
힙플: 어떻게 시작하게 된 공연인가?
화나: 처음 생각한 건 2009년으로 기억하는데 Soul Company에 있을 때 개인적으로 의미를 둘만한 작은 문화 기획을 시작하고 싶었다. 이듬해에 공연 시리즈를 통해 처음 시작을 하게 되었다. 당시엔 여러 가지 기획 중 공연을 만드는 게 가장 손쉬워 보였다.
힙플: 재미를 버는 사업’ 이라는 슬로건이 참 이색적이다. 자세한 소개를 부탁한다.
화나: 평소에 재미 있으면 하고 아니면 안 하는 성격이다. 사실상 내가 딱히 특정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지도 않고 음악이건 영상이건 기획이건 제작이건 살다가 관심 분야가 생기게 되면 그 부분을 유독 깊게 파보는 쪽인데, TUJ 사업도 작게 하면서 “어쨌거나 돈이 벌리진 않을 거 같아서 재미라도 벌어야겠다” 하고 시작했다. 동료나 향유자 등 함께 하는 사람들도 같이 재미를 벌었으면 좋겠고.
힙플: 소울컴퍼니 탈퇴(계약해지)를 발표하기도 했던 공연이기도 하고, 위닝대회를 곁들이는 등 재밌는 시도들도 많았던 공연이다. 화나에게도 큰 의미의 공연 브랜드일 것 같은데.
화나: 한 명의 문화인 겸 기획자로서는 이제 나의 모든 것이다. 사실상 여기에 내 청춘과 전 재산을 바쳤으니까.
힙플: 공연 브랜드와 동명의 이름으로 ‘공간’을 세웠다. 배경은?
화나: 답변에 앞서, The Ugly Junction이 공연 브랜드라기 보단 애초에 복합적 문화 사업으로 구상했었다. 하지만 공연 기획이 비교적 접근이 쉬워 꾸준히 하다 보니 공연 브랜드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졌다. 두 번째 정규 음반 ‘FANAttitude’도 TUJ 사업의 일환으로 나왔었고 앞으로 이 공간을 통해 더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면 공연 브랜드라는 좁은 인식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어서, 문화 공간 건립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막연히 생각을 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그 것을 지금 이렇게 현실화 시킨 부분은 상당히 오랜 시간에 걸친 여러 가지 이유가 맞물려있는데. 처음엔 물론 그저 언젠가 내 공연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고, 기획을 5년이나 이어오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쌓아두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TUJL에 프로모션 데모를 보내오거나 여기저기 소개를 받은 신인들을 많이 세웠는데,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런 친구들은 대체로 순수한 갈망으로 가득 차있고 그저 설 공간을 필요로 할 따름이다. 하지만 지금 이 판의 구조 상 이 친구들이 스스로를 노출시킬 기회나 여건이 전혀 없다. 다들 대중화를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돈이건 유명세건 특정 소수가 싹쓸이하는 독점 체제만 공고해졌을 뿐이다.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기획을 한다고 해도 사람이 오지도 않을뿐더러, 공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옴니버스 공연이나 축제, 페스티벌에서는 일정 정도의 유명세가 없으면 부르지도 않는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가 신인의 등용문으로서 역할을 잘 하고 있는가 하면 전혀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고. 물론 어쩌면 쇼미더머니도 하나의 길일 순 있다. 하지만 길이 그것뿐이라면 그건 문화적으로 너무 슬픈 일이다. 미약하나마 길을 하나 더 내주고 싶었다. 이런 친구들이 교류하고 뛰놀 수 있게. TUJL의 경우라면 어쨌건 꾸준히 일정 정도의 사람이 오는 공연이고, 내 세대에서 이런 사업을 할 멍청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나밖에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고민 중 마침 슈퍼스타K에 출연했던 ‘네이브로’라는 팀이 광흥창에 작업실을 뺀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이전에 같이 공연도 하고 친분이 있어 바로 내가 들어가겠다고 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Fana Kim(@theuglygoblin)님이 게시한 사진님, 2015 6월 28 오후 11:56 PDT
힙플: 지난 기사( | /magazine/17199)에서 소개 된 대로 여러 용도로 문화 창작자들과 수용자들에게 소비가 될 텐데, 나름의 대관 규칙이라든가, 운영 방향에 대해서 자세한 소개 부탁한다.
화나: 현재 진행 및 구상 중인 기획들이 꽤 많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어오던 TUJL 시리즈는 꾸준히 진행을 할 예정이고, 그 외에 TUJL “발아”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잘하는 신참, 비교적 잘 안 알려진 사람들, 아마추어 DJ, 여성 MC 등 주목 받지 못한 플레이어 위주로 조금이나마 설 자리를 마련해주고 노출시켜주고자 만든 프로젝트로 7월 25일 첫 선을 보일 것이다.
우승자의 잠수로 사장된 “GALmighty” 기획도 다시 부활시킬 텐데, 이 부분은 일단 우승한 친구가 2년 만에 다시 연락을 취해왔다. 약속은 약속이므로 이 친구 음반부터 내주고 이후에 이런 여러가지 문제를 거울삼아 시스템 보강해서 분기 별로 진행해볼까 한다. 말 나온 김에 가능하다면 음반 제작 부분도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나도 경험이 혼자서 낼 정도는 되니까 제작 및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그 외엔 외부 기획 및 섭외 공연과 독립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준비 중에 있고, 여러 방면의 종사자들과 세미나, 워크샵, 상영회 등 이야기가 되고 있는 중이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어쨌건 상품 판매를 하니까 저마진으로 창작물 및 상품 유통도 계획 중이다.
공연 및 합주 대관도 당연히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공간 오너로서 그간 모은 전재산을 털어 지은 만큼 투자금 회수도 당연히 중요한 현실이지만, 소규모 공연 기획을 30회 넘게 해온 입장에서 어쨌거나 항상 대관료가 부담스럽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대관할 수 있도록 내가 아는 한 마포구 최저가로 설정했다. 대관 규정 부분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관련 자료가 공개될 것이다.
힙플: 18일 본격 오픈 행사는 어떻게 진행 될 예정인가?
화나: 3시부터 DJ 플레이와 함께 플리마켓이 진행된다. 그리고 6시부터는 나와 김박첼라 밴드, 어글리덕, 스내키 챈, 가리온 등이 출연하는 공연이 진행되고 8시 반부터 애프터 파티를 소소하게 진행한다. 아무래도 첫 날이다 보니 지인들과 업계 종사자들을 많이 불러모을 생각이다.
힙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한다.
화나: 이런 공간 하나가 생긴다고 해서 이 문화가 확 바뀌진 않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나는 하나의 작은 흙길을 만들었을 뿐이다. 이 길을 개척하고 더 크게 만드는 것은 나 혼자 힘으로도 안되고 여기 모이는 플레이어가 마냥 잘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공간이 잘 되려면 수요자의 입소문과 피드백도 많이 필요하다. 단순히 꾸준히 행사를 관람하는 것 이상으로 SNS, 커뮤니티, 블로그 등을 통해 후기나 느낀 점 등을 전파해주면 좋겠다. 결국은 문화라는 게 그렇게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회자가 되어야 생명력을 얻는다. 창작자의 자생적 생태계를 위해 다 같이 뜻을 모아줬으면 좋겠다.
지금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중인데, TUJ 건립 사업이 이제 초반이고 혼자 진행하기에 과부하 걸리는 부분이 많다. 앞서 언급한 일들 외에도 여러 모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공간을 꾸릴 아이디어나 좋은 기획안이 있으면 언제라도 [email protected]으로 연락 바란다.
화나 인스타그램 | https://instagram.com/…
어글리정션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
The Ugly Junction, Live vol.33 'The Ugly Junction' | /live/2879
7 Comments king kunta
2015-07-13 21:09:45
화나형 언제나존경합니다
김진호
2015-07-13 22:16:42
잘됬으면 좋겠네요
가니메데
2015-07-13 22:42:08
RESPECT
신승철
2015-07-13 23:54:14
멋있네요
박주성
2015-07-14 12:23:19
좋은 취지로 벌이는 일이니만큼 좋은 결실 거두기를!
voltme
2015-07-15 18:01:49
진짜 언더 아마추어들에게 필요한건 이런 공간이 아닐까요? 잘하고 열심히 하는데 누구에게 보여주기 힘들어 비싼 대관료에 아무도 오지 않는 공연을 티켓프리로 열고, 정작 힙합에는 별관심없는 대중들 앞에서 저좀 알아주세요 하고 소리치는 홍대 버스킹을 하고.. 대관을 하고 공연을 기획하게 되면 알아서 화나님이 퀄리티에 있어선 기준을 정해서 잘 거를것이고, 화나님 이름이 걸린만큼 많은 현역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보게 될텐데 이거야 말로 정말 이 씬에 루키들이 발굴될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무한 리스펙합니다 화나님
lucete
2015-07-16 10:08:13
정말 멋있어요 항상 응원할게요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4916&page=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