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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루피와 함께한 클라우댄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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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와 함께한 클라우댄서 인터뷰

 힙플  34851 2011-07-26 12:26:29


루피(이하 루) : 안녕하세요! 새 앨범 [ h a r u ] EP 발매 축하드립니다! 지난 2집 발매 후, 1년 6개월 만에 나온 앨범인데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수다(이하 수) : 음악적으로는 2집 앨범을 계기로 좋은 동료들을 많이 만났어요. 힙합씬이나 인디밴드씬의 동료들이 늘어나면서 작업이나 공연의 기회가 더 생겼죠. 그중에 인디언팜이나 피노다인 친구들과 누벨바그라는 이름으로 뭉쳐서 싱글도 내고, 공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인턴 생활을 해봤어요. 대학을 졸업하게 됐는데 다들 알다시피 음악만으론 생활이 잘 안되잖아요. 그래서 고민하던 와중에 기회가 생겨서 회사 출퇴근을 하게 됐는데(웃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음악 작업에 소홀해지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 두고 다시 본격적인 작업을 하며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그동안에는 굳이 힙합에 국한되기 보다는 락이나 일렉트로닉 같은 다양한 장르까지 폭넓게 듣는데 집중 했는데, 상대적으로 힙합음악에는 약간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놓쳤던 새로운 힙합음악들, 새로운 스타일의 엠씨들을 찾아가면서 반성도 하고 자극도 많이 받았어요.

매직 쿨 제이 (이하 쿨) : 클라우댄서 2집 작업하면서 동시에 아키버드 앨범도 진행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었죠. (웃음) 정신적으로는 풍요로웠으나, 체력적으로는 힘든 시기였달까요.


루 : 매직쿨제이 형은 가사와 육아까지 담당하시느라 더 힘드셨겠네요?(웃음) 클라우댄서의 앨범이 나오고 나서 1주일 뒤에 아키버드 앨범이 나왔죠.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냈을 걸로 짐작이 가네요. (웃음) 한달에 한번씩 '싱숭생숭'이라는 타이틀의 공연도 해오셨잖아요?

수 : 네, 카페공연을 꾸준히 해왔어요. 이제 곧 13회째가 되어 가는데, 처음 고양이세수라는 카페에서 공연을 할 때는 관객이 한 10명쯤? 이제는 찾아오시는 미인 관객들도 많아졌고 여성 관객 비율이 높아서 그런지 공연장 분위기도 훈훈하고(웃음) 밴드씬의 뮤지션들과 공연을 같이 하다 보니 배우는 점이 많아요. 연주자와 보컬 사이의 호흡을 맞추는 것이나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 같은 게 힙합쪽과 다른 점이 있거든요. 좋은 노랫말을 많이 접할 수 있게 됐고 게다가 새로운 관객 분들도 늘어나서 행복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루 : 새로 나온 앨범 [ h a r u ] 잘 들었어요! 이번 앨범에 대한 컨셉과 앨범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을 말씀해주세요.

수 : 일단 앨범 컨셉을 잡을 때 [ h a r u ] 라는 타이틀이 먼저 잡힌 건 아니고 다만 시간의 흐름대로 진행되는 컨셉 EP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어떤 장소이건 좋으니 이곳저곳 장소를 옮겨가면서 색다른 이야기들을 담은 곡을 만들고 싶었고요. 이런 아이디어에 기초해서 트랙을 만들다 보니 앨범에서 다룬 얘기가 ‘하루’라는 단어랑 잘 어울리더라고요. 대신 이 단어가 중의적인 느낌을 주고 싶어서 ‘하루’라는 표기 대신 [ h a r u ] 라는 표기를 선택했습니다. 사실은 한글인데 어떻게 보면 영어 같기도, 어떻게 보면 일본말 같기도 한 점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쿨 : 이전 앨범에서는 좀 더 청각적인 면에 집중해서 비트를 만들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좀 더 시각적인 것들을 고려하면서 비트를 만들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직업으로 광고음악을 하다보니까 일반적인 작곡방식과는 다르게, 영상을 보고난 다음에 그 영상에 맞춰서 음악을 만드는 직업적인 습관이 생겼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일부러 그런 광고음악적인 작곡 방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해봤어요. 예를 들어 ‘회전목마’ 같은 트랙은 계속 회전하는 물체의 시각적인 모습을 떠올리고 그걸 음악적으로 표현하려고 했고, 또 일반적인 작곡방식에서는 보통 4마디, 8마디, 16마디, 이렇게 4의 배수로 마디를 이어가는데, 13마디 혹은 17마디 같이 불규칙하게 마디수를 정하거나 변박을 자주 사용하면서 이번 앨범의 비트를 만들었죠.


루 : 그럼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이.. 시간을 따라서 클라우댄서 ‘본인들의 일상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군가의 일상이 될 수도 있는 하루의 에피소드들을 담아낸 앨범이다’ 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은 쿨제이 형이 이야기 하신것 처럼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닌, 귀로 보는 음악’이라고 느껴져요. 그래서 저는 클라우대선의 이번 앨범은 ‘들으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음악’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쿨 : 네, 하루라는 시간이 정해져있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장소도 구체적이기 때문에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머리 속에 그리면서 앨범을 감상할 수 있도록 의도했어요. 리스너의 경험이나 감정이 서로 다르니 머리 속의 그림도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얼추 비슷한 그림이 그려질 것 같네요.


루 : 클라우댄서는 1프로듀서 1엠씨 체제인데 어떻게 작업을 하시는지? 저희 영보이즈 같이 프로듀서가 팀에 껴있는 경우에는 먼저 곡을 만들고, 곡에서 떠오르는 주제나 가사를 붙이는 형식이거든요. 클라우댄서만의 작업 방식이 있는지, 그리고 이전 앨범과 달라진 방식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수 : 클라우댄서는 지금까지 가사가 먼저 나온 후 비트를 완성시킨 경우는 없어요. 매직쿨제이형이 빠르게 다작하는 편이라 데모상태의 스케치 곡들을 굉장히 많이 주시거든요. 앨범 작업 초반에 대략 20곡 정도의 데모곡 사이에서 작업할 곡을 고른 다음엔 제가 작사 작업에 들어가고, 그 이후에도 몇 주 간격으로 10곡 가까이 새로운 스케치가 업데이트 되요. 가사가 먼저 나올 틈 없이 곡이 먼저 나오는 거죠. 그래서 그동안은 보내주시는 비트를 들어보고 고른 후 주제를 고민 해 보고 떠오르는 게 있으면 바로 가사 작업에 들어갔어요. 반면 [ h a r u ] 앨범의 경우에는 매직쿨제이형이랑 같이 앨범에 들어갈 곡을 선별하고 그 다음에 가사 작업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혼자 비트를 고를 때와는 다르게 좀 더 유니크한 분위기의 곡을 고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2집까지는 리듬파트 구성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편이었기 때문에 랩메이킹을 할 때 리듬을 타는 방법이나 각 벌스, 훅의 마딧수를 결정하는 등의 곡 구성에 있어 어려운 점이 별로 없었어요. 근데 [ h a r u ] 에서는 상당수가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부분도 많고 변화도가 높은 비트라서 그 부분에 맞춰 랩의 리듬감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예를 들자면 ‘소심남녀’는 도입부가 2마디 진행, 1마디 브레이크로 구성된다거나 벌스 부분에서 4마디 진행, 반마디 브레이크. 이런 식의 불규칙한 변박으로 구성되어 있고, ‘회전목마’의 첫째 벌스의 경우에는 8마디 진행, 4마디 변주, 1마디 브레이크, 4마디 변주 이런 식이거든요. ‘밤을 달린다’의 경우에는 첫 박자를 절고 가는 리듬 구성이라서 그 부분을 살리면서 리듬감을 형성시키는데 연구를 많이 했고요. 재미있었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점도 있어서 가사를 쓰는 게 은근 오래 걸렸어요.


루 : 이번 앨범은 EP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지만 곡수가 굉장히 많아요. 딱히 정해진 것 없었지만, 보통 EP 같은 경우는 4곡~5곡 정도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앨범은 총 몇트랙이죠?

수 : CD로 구매하신 분들은 히든 트랙까지 포함해서 총 16트랙을 감상하실 수 있어요. 스킷을 제외하면 11트랙이예요.


루 : 그럼 이번 앨범을 굳이 EP로 발매하신 이유는?

쿨 : 곡수와는 상관없이 정규앨범에서 정규앨범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라고 처음부터 생각했기 때문에 그 의도를 살리고 싶어서 EP로 발매한 것이고, 사실 곡수로만 따지자면 정규급인데 만드는 사람들이 정규라고 생각 안하고 만들어서 (웃음)

수 : 2집에 무게감 있는 주제를 많이 다뤘는데, 그러다 보니까 불면증도 생기고 위염도 심해지고... 사람 성격이 날카로워지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이번 앨범에선 상큼한 디저트 느낌이 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듣고 나면 기분 좋아지는 그런 음악이요. 근데 디저트라고 생각해도 만드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정성이 많이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트랙수가 늘어나고, 담은 얘기가 늘어나긴 했는데 디저트가 메인요리가 될 순 없잖아요. 3집에 대한 밑그림은 이미 따로 있기도 했고. 회사에서는 정규 앨범으로 발매하는 게 어떠냐 했지만, 제가 고집을 부렸어요. 암튼 [ h a r u ] 앨범은 그냥 소품집으로 남겨두고 싶었어요. 앨범을 구매할 팬들에게 가격 부담도 덜어줄 겸... 겸사겸사 (웃음)


루 :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위죠 (웃음) 농담이고, 말씀해주신대로 곡과 곡사이에 스킷들이 상당히 많아요. 곡과 곡을 연결해주는 징검다리 형식의 스킷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친절한 앨범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웃음) 대부분의 앨범들이 곡에 대한 설명 없이 곡으로만 청자들에게 다가가잖아요. 곡이 들어가기 전에 그 곡의 상황이라든지, 듣는 사람들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 장치를 준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곡 사이 스킷들이 제가 말한 의도였나요?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었나요?

쿨 : 앨범 컨셉인 회화적인 느낌을 더 살리고 싶어서 곡의 분위기나 전경을 설명하기 위한 스킷이 동원되었어요. 음악을 시각화시킬 수 있는 의도적인 장치랄까.

수 : 쿨제이형이 말했듯이 [ h a r u ] 앨범에서 스킷은 다음 트랙에 대한 예고편, 그리고 장면 전환 역할이에요. 그리고 CD에만 스킷을 넣어서 CD를 구매하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요즘은 CD보다 음원 시장이 점점 더 활성화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반을 구매해주는 팬들이 있어서 항상 고마웠거든요.


루 : 일종의 특별한 선물 같은거군요. 스킷들을 들어보면 굉장히 재미있어요. 첫 번째 소심남녀의 스킷 같은 경우에는 그 곡에 참여하는 수다쟁이 형 본인과 아키버드의 유연씨가 굉장히 연기를 잘하셨어요.

쿨 : 다른 스킷들의 경우엔 참여하신 분들이 연기를 너무 잘 해주셔서 제일 좋은 부분을 찾아내는 게 힘들었고, 반면 수다와 유연은 연기를 너무 못 해서 녹음 자체가 힘들었는데 (웃음) 다행스럽게도 어색한 연기가 필요한 스킷이였기 때문에 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었죠.


루 : ‘오늘은’ 전에 있는 스킷 같은 경우는 실제 팬들이 참여를 했죠. 그 스킷은 어떻게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는지?

수 : 일단 그 스킷의 모티브는 동네 마을버스예요. 동네 마을버스를 중학생들이 되게 많이 이용하거든요. 어느 날, 제가 탄 마을버스에 여중생들이 한가득 탄 거예요. 그리고선 연예인 얘기, 주말 예능 프로그램 본 얘기, 담임선생님 뒷담 (웃음) 엄청난 수다를 떨더라고요. 누가 듣는지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엄청 큰 소리로 말이죠! 그게 되게 꾸밈없이 재밌는 느낌이었어요. ‘아, 이 장면을 앨범 스킷으로 해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형이랑 상의한 후에 트위터에 글을 올렸어요. “클라우댄서 새 앨범에 여고생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반응이 되게 폭발적이었는데, 막상 녹음 당일에는 수줍은 여성 팬들 4분이 나오셨더라고요. 저한테 말도 못 걸어서 “수다님 저 스킷 녹음하러 왔는데, 녹음 언제 하나요?”라며 트윗으로 물어보고 (웃음) 아무튼 그렇게 작업 된 트랙이예요. 부클릿에도 이름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목소리 참여해준 네 명의 친구들 - 김혜지, 문정현, 이규희, 조유정 - 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루 : 화제가 되고 있는 최음제 aka 야삽하자드의 스킷이 개인적으로도 또는 CD를 구매하신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렸다고 생각을 해요. 타이틀곡 ‘회전목마’ 전에 있는 스킷인데, 그 스킷에 대해서 녹음할 때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쿨 : 최음제가 김구라, 박명수, 노홍철, 한석규 등의 목소리를 준비했는데 ‘회전목마‘의 곡 분위기 상 놀이공원에서 가장 빛날 목소리가 노홍철이라서 그 목소리로 연기를 해줬고, 음제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그걸 좀 걷어내는 게 힘들었죠 (웃음) 필요 이상으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웃음)

수 : 사실 최음제와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에요. 약 10년 전쯤 힙합 클럽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 때의 그 친구는 만화를 꽤나 잘 그리던 랩퍼 지망생이었어요. 근데 한 10년 동안 못 보다가 작년쯤에 공연 대기실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거예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최음제라는 친구가 예전에 알던 그 동생일거란 생각을 못하고 있었죠. 어쨌든 다시 만났는데 최음제가 먼저 절 알아보고 다가와서 자기를 소개하더라고요. 반가웠고 고마웠죠. 지금까지도 힙합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게. 그때가 한창 앨범 작업 중이었는데 ‘회전목마’가 완성되고 그 트랙 앞에 나올 스킷을 고민하는 중에 놀이공원에서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안전수칙을 일러주는 장면이 떠올랐고, 동시에 최음제 생각이 났어요. 연락을 했더니 “드디어 형이 날 필요로 하는 때가 왔다”며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얼마나 신나했는지 녹음 당일에는 어울리지 않게 굉장히 긴장을 했어요. 근데 부스에 들어가서 몇 번 테스트 해 보더니 스크립트를 짜더라고요. 그리고 원테이크로 한방에 녹음을 성공시켰어요. 최음제요? 그는 전설이예요. 차정철 고맙다! (웃음) 최음제만이 아니라 우리 앨범에 스킷 참여해준 루피, 아날로그 소년. 그리고 앨범에는 실제 목소리가 들어가지 못했지만 마이노스 형이랑 R-est도 ‘소주한잔’ 스킷 녹음하던 날에 같이 새벽까지 스킷을 녹음했거든요. 녹음을 한 건지 술을 마신건지 구분은 안가지만... (웃음) 정말 여러 모로 즐겁고 유쾌한 기억이예요.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고마워요!!!


루 : 제 기억에 한 7시간 정도의 술자리였죠. 막상 앨범에 실린 부분은 제가 막 도착했을때인 초반 파트에서 30초~40초 가량 들어갔더라고요(웃음)

수 : 겉멋 다 내려놓고 소탈하게 나눈 대화가 좋았는데, 2차로 간 횟집이 너무 시끄러워서... 목소리가 잘 안 들리는 탓에 그렇게 됐어요. 정말 아쉽지만...


루 : 그날 술값은 마이노스형과 수다형이 계산했죠. (웃음)

수 : 루피와 아날로그 소년은 과음 했고 (모두 웃음)


루 : 앨범의 스킷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 뮤직비디오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까메오 출연을 하고 까메오들이 여자 주인공에게 뺨을 맞고 그래서 처음에는 일부 몇몇은 난 그거 못하겠다 라는 상황이 발생했었는데 그날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에 에피소드라든지, 말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수 : 너무 힘들었어요. 내가 주연은 아니었지만 장소 이동할 때마다 계속 움직여야 했고,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나서준 동료들을 챙겨야 했는데 그게 사실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게다가 촬영 당일 매직쿨제이형은 아키버드 앨범 커버 회의가 좀 급해서 그쪽에 가 계셨거든요. 아무튼 제가 주연은 아니었던지라 그럴싸한 에피소드가 있진 않은데 처음 뮤직비디오 컨셉을 이야기 했을 때는 반응이 그냥 덤덤하던 동료들이 촬영장 와서 여배우와 인사를 나눈 다음에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열연을 해 줬어요.


루 : 역시 여배우의 힘인가요? (웃음)

수 : 우리 뮤비에 출연해줘서 하는 말이 아니라, 주연을 맡아준 나우리씨가 정말 성격이 밝고 좋으세요. 24시간 가까운 촬영 시간 내내 불평 한마디 없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해주셨거든요. 그래서, 까메오들도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된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어서 뮤직비디오에 참여해준 강산여울형, 소울피쉬, 허클베리피, 루피, JJK, 딥플로우, 비프리에게 너무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루 : 또 조브라운 형이 감독을 해주셨잖아요.

수 : 유비픽쳐스(UBPICTURES)는 대단한 팀이예요. 요새 정말 많은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데 작품 하나하나 놓칠게 없어요. 특히, 칵스(Koxx)의 뮤직비디오가 압권이었어요. 영상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보셔야만 해요.


루 : 말이 나온 김에 뮤직비디오를 찍었던 타이틀곡 회전목마에 대한 코멘트를 해주신다면.

쿨 : 곡의 BPM이 너무 빨라서 랩 작업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수다의 랩이 잘 나와서 신선한 느낌이 확 살아났고, 아, 그리고, 맨 처음 ‘회전목마’의 비트를 스케치할 때 회전운동을 하는 피사체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수다에게 미리 얘기를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다가 처음에 만들어온 랩 가사가 회전목마였죠. 뭐랄까, 비트메이커의 의도가 자연스럽게 엠씨에게 전달된 것 같아서 그런 부분도 음악적으로 재미있는 시도였고.

수 : ‘회전목마’는 변덕쟁이 같은 곡이예요.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제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대상들을 나쁘다며 비판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어요.


루 : 트랙들을 보면은 여성 보컬들이 래퍼로서 참여한 트랙이 눈에 띄는데요. 아키버드 유연씨와 샛별씨. 처음에는 보컬로 참여하는줄 알았으나 피처링이 샛별이라고 써있으면 보통 상상을 보컬로 참여를 했겠구나 했는데 랩이 나와서 놀랐어요. 어떤 의도로 작업을 했는지 그리고 녹음할 때 랩 메이킹같은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수 : ‘소심남녀’와 ‘한 걸음 더’라는 트랙은 이야기의 흐름상 여성 랩퍼의 벌스가 꼭 들어가야만 하는 절대적 필요성이 있었어요. 근데,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엠씨 분들 중에는 그 느낌을 잘 표현해 줄 거라는 확신이 드는 분들을 못 찾겠더라고요. ‘소심남녀’는 아기자기하면서도 풋풋한 느낌이 중요한 곡이고, ‘한 걸음 더’는 여성스러운 느낌이 매우 중요한 곡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했는데, 몇몇 보컬 분들이 은근히 랩 욕심이 있다는 소문이 들렸어요. 그 중 한명이 아키버드의 유연이었고, 또 한명이 샛별이었죠. 이 두 명의 목소리라면 곡이랑 참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작업 제의를 했어요. “거절이란 단어는 내 사전에 없다”는 식으로, (웃음) 농담이고, 사실 피쳐링 작업을 제의할 때 굉장히 조심스러웠어요. 이 두 분은 보컬리스트잖아요. 그것도 굉장히 뛰어난 보컬리스트니까, ‘과연 이 랩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보다 ‘이 트랙 때문에 이미지에 누를 끼치면 어쩌나’하는 고민이 더 컸거든요. 그래서 랩메이킹 할 때도 그 부분에 신경을 좀 더 많이 썼는데, 무엇보다 샛별과 유연이가 본 녹음 전에 엄청나게 연습을 많이 했어요. 거의 한달 가까이 제가 만든 랩을 연습해왔더라고요. 녹음된 결과물도 굉장히 흡족했고, 지인들에게 모니터링을 부탁했을 때도 다들 깜짝 놀라면서 “이렇게 잘할 줄 예상 못했다”는 반응이었어요. 우리도 만약 아쉬운 느낌이 있었다면 앨범에 싣지 않았을 거예요. 혹시라도 이 두 트랙에서 부족한 점이 느껴지셨다면 그건 랩을 디자인한 제가 부족해서 그런 걸 거예요. 저를 욕하세요. (웃음)


루 : 수다쟁이가 빙의한 샛별, 유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연예계에서는 가수들이 배우도 하고 배우들이 노래도 하고 그런데 보통 인디씬에서는 그런 게 드물었잖아요 하지만 최근 트랜드라고 볼 수 있는게, 보컬들이 랩 욕심을 내고 래퍼들이 보컬을 하고 이번에 라임어택형도 싱글에서 노래하고, 실력도 출중했고! 이번 앨범 클라우댄서 앨범에서도 쿨제이형이 직접 노래도 하셨고(웃음) 평소에도 보컬에 대한 욕심이 있으셨나요?

쿨 : 욕심은 없는데 각 곡마다 적당한 보컬리스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연찮게 이번에 만든 노래에서는 내 목소리가 더 잘 어울리는 곡이 있어서 내 목소리를 사용한 거고 노래 욕심은 없어요 (웃음) 만약에 제 솔로 앨범이라면 노래 욕심은 있는데 그게 아니라면.


루 : 제 개인적으로도 좋게 들었고, 실제 이전 음감회 때도 팬들의 반응도 좋았고 앞으로도 계속 노래를 하셔도 괜찮으실 것 같은데? (웃음)

수 : 사실 그동안 발표한 곡에 매직쿨제이형 목소리가 실린 경우가 꽤 많아요. ‘MIC Jounalist’와 ‘A song of the love’의 랩훅파트 코러스라던지, ‘We've got the jazz'와 ‘Hey Ya’의 코러스라던지, 본인은 욕심이 없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은근히 드러내왔던... (웃음) 보컬 욕심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깐 (웃음) “그냥 곡에 필요해서 쓰는 겁니다.”라고 이야기 하시는 게 아닐까라는 개인적인 추측을 하고 있어요. (웃음)

쿨 : 아, 그 말이 더 재미있겠다. (모두 웃음)


루 : 이전 질문에서 연장선으로 질문드릴께요. 샛별씨가 참여한 트랙 ‘한 걸음 더’ 같은 경우는 클라우댄서가 노래하는 ‘클럽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웃음)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신선한 충격의 곡이였어요.

수 : 사실 제가 클럽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클럽을 가도 잘 못 놀거든요. 그러니까 샛별이 파트에서 나오는 첫 번째 남자가 저라고 생각하셔도 돼요. 근데, 이번 앨범에서는 클럽 음악을 꼭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름 필사적으로 작업했는데 뮤지션 음감회 때 “이번에 들려드릴 노래는 클라우댄서 스타일의 클럽송입니다.”라고 언급했다가 완전 맹비난을 받았어요. 다들 엄청 쎈 걸 기대했나보더라고요. “니네가 클럽송을 만들었어? 오 되게 궁금하다, 들어봐야지” 하다가 들려주니까 반응이 “이게 뭐야” (웃음) 이렇게 된거죠.


루 : 굉장히 재미있었던 트랙이였어요. 그리고, 인디씬에서 앨범 마스터링 같은 경우 스케쥴이 발매 일에 맞춰서 끝나고 굉장히 촉박하게 돌아가는데, 클라우댄서 앨범 같은 경우는 마스터링이 끝나고 한참 뒤에 발매가 되었어요. 공백기가 있었는데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자켓이 굉장히 이쁘게 나왔는데 자켓 등 후반 작업 때문에 늦어진 건지?

수 : 마스터링을 마치고 2달 정도 후에 앨범에 나온 셈인데 사실 그 사이에 수정 마스터링을 한번 하기도 했고, 뮤직비디오 제작을 했고요. 커버 아트워크 역시 예상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렸어요. 커버 아트워크는 앨범 발매일을 기준으로 봤을 때 거의 반년 가까이 작업한 셈이거든요.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맡아준 일러스트레이터 - Warm Wave Book - 께서 일러스트 작업이라는 게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그려야지만 좋은 그림이 나온다.”고 하시기에 우린 하염없이 기다렸거든요. 스케치된 아이디어가 수십 페이지였고 채색까지 완성된 작품들도 굉장히 많았는데, 디자인적인 필요성에 따라 앨범 커버에는 간추려서 들어갔어요. 음악작업은 끝난 상태였지만 앨범과 관련된 후반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발매하게 된 거예요.


루 : 정말 이쁜 커버가 나왔고, 소장가치를 높여주는 앨범 일러스트인데 커버에 다른 팀의 로고같은 굉장히 디테일하고 재미난 것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들였어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수 : CD의 실물을 보신 분들만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일거예요. 수다쟁이에게, 그리고 클라우댄서 음악에 영감을 불어넣어준 수많은 요소들이 부클릿에 오마주 형식으로 담겨있거든요. 거의 숨은 그림 찾기 수준이예요. (웃음) 아키버드가 워낙에 클라우댄서와 친밀한 관계인지라 아키버드의 2집 커버와 연결되는 이미지의 일러스트도 앨범에 담겼고...

쿨 : 실제로도 이번 아키버드 앨범의 디자인을 같은 디자이너가 작업해주셨죠.


루 : 클라우댄서 하면 1집부터 자켓에 신경을 쓰고 굉장히 퀄리티가 높은 커버가 나왔는데 정작 본인들의 이미지컷이 사용된 적은 없어요. 이게 철저한 오디오용 가수를 지향해서 그런건지 (웃음) 아니면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어서 그런지?

쿨 : 그건 전적으로 제 취향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사진이 들어간 앨범 자켓보다는 일러스트가 들어간 앨범 자켓을 선호를 해서 제가 프로듀싱한 앨범의 자켓들에는 모두 일러스트가 들어갔죠, 흐흐, 일러스트 욕심이 많아서.

수 : 네 그렇습니다. 전 비디오형 가수가 꿈인데, 매직쿨제이형의 고집을 제가 못 이겨서 (웃음)


루 : 어떤 팀이라든지 솔로가수라든지 딱 이름을 거론하면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잖아요. 보통 클라우댄서라고 하면 떠오르는 느낌이 감성적인 느낌 말랑말랑 달콤한 느낌 그런 캐릭터가 있다고 해서 일부 리스너들은 ‘클라우댄서가 힙합이냐?’ 라는 질문이나 의문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클라우댄서의 생각은?

수 : ‘클라우댄서의 음악이 힙합이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듣는 사람들이 내려줬으면 좋겠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프로덕션 측면에서의 클라우댄서라는 팀이 갖는 정체성은 블랙뮤직 매니아들이 기대하는 흑인음악 고유의 진한 느낌이 아닐 수 밖에 없어요. 왜냐면 매직쿨제이형이 가지고 있는 뮤지션으로써의 아이덴티티가 너무 다양하거든요. 피아노 소곡부터 헤비메탈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로듀서인데, ‘굳이 한 가지 장르의 테두리에 갇힐 필요가 있나?’ 싶어요. 단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그 비트 위에 올라가는 랩이 갖는 주제의식, 표현방식에 있어서의 태도 그리고 아티스트로써 지향하는 바를 묻는다면.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요, 이건 힙합이라고. 단지 감수성 짙은 방식으로 표현한다고 해서 힙합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 납득할 수 없어요.

쿨 : 개인적으론 특정한 장르에 전속되어 있는 거를 싫어하고, 예측가능한 뻔한 표현으로밖에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거 역시 재미없다고 느껴서 일부러 특정한 장르를 피해다니려고 노력하는데, 혹시 그것 때문에 힙합이 아니라고 느낀다면 그거는 그야말로 리스너의 판단에 맡겨야하는 것이고. 다만 클라우댄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음악은 랩 음악, 즉 엠씨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는, 랩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루 : 그럼 클라우댄서가 생각하는 음악이란? 힙합이란?

수 : 음악은 세상을 움직이는 열쇠(Key)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다 보면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리고 힙합을 말 몇 마디로 정의하긴 힘들어요. 힙합이란 친구는 아직 40대도 안된 젊은 친구라서 얼마든지 변할 수 있거든요. 게다가 이 친구가 전 세계에 수많은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굉장히 많은 변화를 겪었단 말이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를 통해 제 생각을 말하자면 힙합은 태도(Attitude)가 중요한 문화라고 생각해요. 어떤 방식이건 간에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그 태도를 지켜가는 것을 말하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 힙합이 가장 멋있을 때는 강자의 문화나 규칙에 동화되지 않고 약자나 부족한 자의 아픈 점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일 때인 것 같아요. 때로는 호되게 비판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상하게 어루만지기도 하는 거죠. KRS-ONE이 말했듯이, Hip and Hop is intelligent movement.


루 : 민중에게 권력을 줄 수 있는, 그들에게 예술적인 영감을 줄 수 있는 것 ?

수 : 네. 근데 아까도 말했듯이 문화는 프리즘 같은 거라 워낙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느 한쪽의 시선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고 봐요.


루 : 이번 앨범 [ h a r u ] 같은 경우에는 2집 앨범에서 느껴졌던 사회적 메시지라든지 개인의 대중에 관한 생각들이 좀 덜한 느낌이 강했어요. 어떻게 보면 좀 더 소프트해졌다 라고 볼 수 있는데 다음 정규 앨범에서 생각하고 있는 클라우댄서만의 음악, 아니면 앞으로 클라우댄서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들은 ?

쿨 : 2집 앨범은 내향적이였다면, 이번 앨범 [ h a r u ]는 외향적이죠. 다음 정규앨범에는 다시 내향적인, 내면에 있는 이야기를 좀 더 해야 될 것 같고. 다음 앨범에서는 이번 앨범과는 또 다른 작법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앨범에 들어가는 모든 소리를 제가 직접 녹음하려고 해요. 그래서, 요즘 항상 휴대용 녹음기를 가지고 다니죠. 남들이 미리 만들어 놓은 악기 소스를 사용하지 않고 전부 다 직접 녹음할 건데, 예를 들면, 피아노, 스네어, 심벌 등등 한음 한음 다 따로 녹음을 받아서 샘플러에 심어서 비트를 제작하려고 해요.


루 : 뭔가 아름아름 티끌모아 태산 같은 느낌이 (웃음) 앨범이 늦어 질수도 있겠네요 (웃음)

쿨 : 제가 워낙 부지런해서 늦어지지는 않을 꺼에요 (웃음)


루 : 최근에 쇼케이스도 했고 앞으로 어떤 공연 계획들이 있는지 클라우댄서의 앞으로 활동계획 말해주세요.

수 : 이번 앨범은 대부분의 트랙을 공연용이라 생각하고 작업 했어요. 개인적으로 무대에서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회전목마’나 ‘JUMP' 같은 곡이 특히 그런 편이예요. 이 얘길 꺼내는 이유는... 이 인터뷰를 읽고 계신 공연 기획자 분들 언제든 연락 주세요. (웃음) 분위기 띄우는데 자신 있습니다. 또 카페 공연 싱숭생숭을 꾸준히 지켜갈 생각이예요. 단, 여태까지는 입장료가 없었는데, 조만간 입장료를 받는 방향으로 변할 것 같아요. 그리고 클라우댄서라는 팀을 시작하고 나서 단독 콘서트를 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풀밴드 형식으로 콘서트를 해보고 싶어요. 브라스까지 포함한 큰 편성의 밴드 공연이요.


루 : 수다쟁이 형 본인도 굉장히 좋아하는 킹스턴루디스카도 포함이 되나요? (웃음)

수 : 워낙 바쁘셔서 가능할거라 확언하긴 힘들지만, 제가 잘 해야겠죠. 술자리 자주 나가서 형들한테 애교도 피우고... (웃음)


루 : 굉장히 기대되는 공연이네요. 매직쿨제이형 같은 경우는 아키버드로, 또 광고음악 쪽으로 프로듀서로서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쿨 : 올해엔 클라우댄서와 아키버드라는 이름으로 더 이상 나올 앨범이 없으니깐 올 여름부터는 디제이 매직 쿨 제이 솔로 2집을 준비하고 있고요, 곡들은 다 완성되었고, 녹음만 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루 : 수다쟁이형 역시 따로 준비하고 계시는 솔로앨범이나 다른 활동이 있죠?

수 : 현재 몇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예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느낌의 주제나 벌스들이 굉장히 많이 쌓였거든요. 이제는 이걸 들려줄 때가 된 것 같아요. 정확하게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올해 안에는 좋은 소식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솔로 앨범도 계속 작업 중이예요. 아무튼 솔로 앨범이랑 프로젝트 앨범은 클라우댄서에서 보여줬던 수다쟁이의 모습과는 많이 다를거예요.


루 : 그러면 소위 말하는 스웨거 트랙도?

수 : 음.... 있을 수 있죠.


루 : 예전에 수다쟁이형 하면 가사 접근법이라든지 주제라든지 공격적 성향이 덜한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이번 솔로 앨범 또는 좀 더 공격적인 곡에는 최근에 많이 이슈가 되는 공격적 성향의 디스곡도 기대를 할 수 있을까요?

수 : 잘 모르겠어요. 디스 문화를 부정하진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스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현실 비판 같은 것들이 취향에 맞는 것 같아요.


루 : 강렬한 정부비판랩 기대하겠습니다.(웃음) 트위터를 통해서 많은 팬들이 요청하고 있는 부분은 누벨바그 언제 할꺼냐? 신곡 혹은 공연계획이 있냐, 물어보는 팬이 있는데 있나요? (웃음)

수 : 벌써 일년 반이나 지났는데, 누벨바그는 꼭 할 거예요. 멤버들이 모일 때마다 항상 얘길 나누거든요. 한동안은 각자 앨범 작업이 너무 중요하고 바빠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포니테일, 피노다인, 루피가 속한 영보이즈, 클라우댄서까지 앨범이 나왔으니까 해야죠. 해야만 해요.


쿨 : 요즘 포니테일 2집 작업 중인 거 아닌가? (웃음)

수 : 또 작업 한대요? (웃음)


루 : 그때 당시 말했던 앨범이 모두 나왔습니다. 현재로써는 (웃음)

수 : 그때 당시 말했던 앨범이 다 나와서 이제는 (웃음)

쿨 : 물러설 곳이 없네? (웃음)


루 : 요새 공연이 상당히 많은데 싱숭생숭 같은 경우는 상당히 특색 있는 공연이고 어떻게 보면 아이덴티티가 확실히 선 그런 공연인데 싱숭생숭만의 매력이 있다면?

수 : 일단 공연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편해요. 편안하게 앉아서 차 마시면서 공연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팀을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루 : 싱숭생숭의 경우는 여성 관객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는걸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래서 많은 남성분들한테 좋은 공연이 될꺼 같네요 (웃음)

수 : 그렇죠. 남성분들, 싱숭생숭에서 기회를 잡으세요. (웃음)


루 : 자, 그럼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하죠. 앨범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트랙을 꼽으라면 ?

쿨 :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트랙은 회전목마에요. 다른 힙합 프로듀서들이 만들기 힘든 방식으로 만들었고 곡 자체도 변화무쌍해서 쉽게 다음 파트가 예측이 안 되는 불규칙한 점이 마음에 들고, 또 수다의 주제의식도 마음에 들어서 앨범 전체적인 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야말로 타이틀곡이라서요.

수 : 저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답이 달라지는데, 음감회 때는 ‘오늘은’이었어요. 소중했던 기억을 가사로 남긴 곡이고, 음악적으로도 가장 클라우댄서다운 느낌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거든요. 근데 요즘 같아서는 ‘밤을 달린다’가 가장 애착이 가요. 수록곡 중에 가장 마지막에 작업된 곡인데 비트의 리듬이 독특해서 첫 벌스를 완성하는데 꼬박 하룻밤을 샜거든요. 게다가 창작자의 입장에 대한 얘기를 랩으로 한 적이 별로 없는데, 이 곡에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를 어느 정도 풀어냈어요. 그래서 요즘엔 ‘밤을 달린다’가 가장 좋아요. 근데 앨범을 내고 나서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이 달라져서 좋아하는 곡도 달라지거든요. 다음번에는 어떤 트랙을 고를지 나도 몰라요. (웃음)


루 : 앨범을 구매하신 분들만 들으실 수 있는 히든트랙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것에 대해서 살짝 말해주신다면.

수 : 히든 트랙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어요. 들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어요. 꼭 들어보세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거예요. 그 이상은 비밀 (웃음)


루 : 그럼 마지막으로 리스너들이 이번 앨범을 들을 때, 창작자로서 말해줄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이 있다면 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 : 이걸 꼭 이야기 하고 싶어요. 클라우댄서 1집은 1집다운 앨범이었어요.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았고, 클라우댄서라는 팀을 만나서 매직쿨제이형이나 저나 너무 신났거든요. 그동안 못해본 것들을 다 해 버리자는 마음에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담아 낸 앨범이었던 것 같아요. 2집 ‘Here I am' 을 만들 때는 사회적인 사건들이 큰 영향을 끼쳐서, 하나의 주제의식 아래에 랩퍼 수다쟁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토해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 h a r u ]를 통해서 겨우 클라우댄서라는 팀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얼굴 생김새를 잘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 겨우 거울을 통해 클라우댄서의 얼굴을 본 느낌이랄까. 드디어 우리의 음악적 방향성을 찾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리고 이번 앨범은 일종의 사운드트랙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생활 속에 녹아드는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 주셨으면 해요. 물론 가사를 하나하나 음미하시면 더 좋아요. 하지만 살다 보면 너무 피곤하고 바빠서 집중해서 음악을 듣기엔 귀찮을 때도 있잖아요. 굳이 분석하고 그러지 않아도 좋으니까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만든 음악들이라.

쿨 : 하나 더 추가하자면 CD를 구매하신 분들은 북클릿에 각 트랙마다 특정한 숫자가 적혀 있는 걸 볼 수 있으실 거예요. 그 숫자는 특정한 장소를 의미해요, 즉, 위도와 경도를 나타내죠. 각 트랙마다 특정한 위치를 숫자로 표시하고 있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그 위치가 어디인지를 하나 하나 검색해보시면 수다네 집이 어딘지 알 수 있을 거에요 (웃음)


루 : 그럼 그 숫자를 검색하면 그 곡의 장소가 나온다는거죠?

수 : 네, 그 곡의 모티브가 되는 장소.


루 : 굉장히 디테일한 앨범이군요. 모두들 꼭 구매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클라우댄서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뷰 | 루피 (Lupi of Young Boyz) 편집 | 김대형 (HIPHOPPLAYA.COM)

12 Comments 김경태

2011-07-26 13:09:04

굳 정규기대

소윤

2011-07-26 13:59:48

선리

소윤

2011-07-26 14:29:17

참고로 히든트랙은 꽤나 야합니다 ㅋㅋ(참여한 사람도 그렇고 곡의 내용도 그렇고)

김민순

2011-07-26 15:21:54

너무 너무 잘 들었습니다. 히든트랙까지 ㅋ 그냥 사람냄새 나는 음악ㅎ

이은수

2011-07-26 19:23:21

아 아직 정규는 안샀었는데 꼭 사야겠네요 ㅎ 그때 공연 때 잘 봤습니다 ㅎ 뛰어다닐때 너무 신났어요!!

신승철

2011-07-26 21:20:14

클라우댄서 너무 좋아합니다! 카페에서 했던 (아마 그 때도 고양이세수였던 걸로..)2집 쇼케이스가 제가 처음 가본 공연이었는데 훈훈한 분위기 정말 좋았죠. 여성 관객도 많았고..ㅎㅎ 앨범에 항상 신경 많이 쓰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 표지에 뮤지션들 로고 적혀있는 것도 재밌었어요. 다음 앨범도 기대하겠습니다!

김동우

2011-07-26 23:33:38

이번앨범 잘들었습니다ㅎㅎ 히든트랙은 꽤야함 ㅋㅋ 누벨바그!! 기대하겠습니다

최성

2011-07-27 03:16:41

인터뷰 잘 읽었어요 ~ 역시 앨범 얘기는 재미나네요 ㅎㅎ

오은자

2011-07-28 00:01:58

굿굿

김경수

2011-07-29 00:26:32

클라우댄서 음악 정말 좋죠ㅋㅋ 인터뷰 잘 읽었어요 ~

지윤호

2011-07-30 15:23:23

리스펙합니다 형님들

오리

2011-08-22 20:48:44

클라우댄서 음악 아주 좋아해요! 두분 다 좋은데 전 특히 수다쟁이 형님의 그 목소리가 +_+ 어우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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