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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가리온 - '15주년 기념 앨범' 인터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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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 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분위기 전환상 다른 질문을 드릴께요. 15년 전 처음 무대에 섰던 그 날과 15년이 지난 2013년 한국 힙합씬이 어떠한 차이가 있나요?

나 : 일단 팬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팬 연령층이 굉장히 낮아졌다는 거죠. 물론 저희가 시작할 때에도 연령층은 낮았지만 이정도 까지는 아니었거든요. 저희가 여기에 안타까워 하는 부분이 있기는 해요. 그러니까 예전에도 몇 번씩 얘기했던 일화 중에 하나가 친한 동생 중에 한 살 차이가 나는 제 또래의 친한 여동생이 있는데 그 친구가 대학교 들어가면서부터 힙합에 빠져서 공연장 쫓아다니고, 그 당시 인기 있었던 뮤지션들 좋아하던 그런 친구였거든요. 그러다가 스물 여섯에서 일곱 살쯤 됐을 때였나 오랜만에 만났는데 뭔가 저를 대하는 게 틀려졌더라고요. 그래서 '야 너 왜 이렇게 말투도 바뀌고 변했냐' 그랬더니 되게 얼토당토않게 '오빠 나 힙합 끊었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 끊었다는 게 뭐지? 우리가 지금 마약 하는 건가? (웃음) 왜 이런 표현을 하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니까 분명히 저 같은 경우 그 당시를 돌이켜보면 음악을 평생 해야지 뭐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즐길 수 있다'라는 단계로만 봤을 때는 '나는 죽을 때까지 힙합음악을 듣고 힙합음악이라는 장르자체에 애정을 가질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사람들이 분명히 많았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 단계가 점점 짧아진다는 생각이 들기는 해요. 그리고 그 시기가 더 빨라졌고요.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힙합이 이제 스무 살 정도만 되면 '나 이제 힙합 끊었어' 라고 얘기를 하는 친구들이 많아진 거죠. 조금 더 길게 그리고 충분히 느껴도 다 알지 못할 텐데 음악적으로 볼 때나 문화적으로 볼 때나 한참 느낄게 많은 장르 중에 하나인데 그런 부분들이 조금 아쉽기는 해요.

메 : 그리고 사실은 15주년 이후 저희가 3집 때 그런 측면들을 좀 많이 표현을 하고 싶었던 게 '힙합' 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랩으로만 인식하지 뭐 비보이나 비걸 또는 그래피티 디제이는 거의 생각하지도 않아요.

나 : 그런 것들이 따라가지 못하니까 더 짧아진 거 같기는 해요.

메 : 제가 얼마 전에 브이홀에서 메타와 렉스 공연을 했었는데 거기서 제가 크게 느꼈던 점이 뭐냐면 비보이들과 노는 비보이 공연을 보면서 즐거워 하시는 관객 분들이 랩 공연을 보면서 굉장히 어색해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물론 제 랩이나 혹은 저희 무대가 재미없어서 그럴 수도 충분히 있어요. 근데 제가 조금 다르게 느꼈던 건 관객들이 굉장히 낯설어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떤 식이냐 하면 저희가 처음 시작했을 때 당시는 약간은 억지성이 있더라도 힙합공연 이러면 흔히 생각나는 그런 것들 있잖아요. 배경에 그래피티 간판이 깔려있고, 태거들 불러와서 미리 작업해놓으면 그 그래피티 된 무대를 배경으로 항상 디제이 턴테이블이 세팅이 되어있고, 디제이들이 음악 틀기 전에 오프닝 믹스를 좀 한다던가 하면서 분위기를 달구고 그러다가 공연을 하면 만약 그 행사에 공연팀이 한 10팀이 있다 그러면 한 중간쯤에 비보이팀이 한 두 팀 올라와요. 그래서 비보이쇼를 하고, 그러면 그걸 보고 사람들은 또 랩 공연만 쭉 보다가 비보이 공연들 보면서 또 한번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그 다음 다시 랩 공연이 시작되고, 그렇게 마무리가 되는 이런 형태가 사실상 많았거든요. 그래서 어떤 느낌이었냐면 정말 문화적인 느낌이 있었어요. 우리는 랩하는 포지션 당신들은 비보이 또 여기는 디제이 그리고 태거들은 그 랩퍼들과 비보이, 오늘의 공연이 어떤 공연인지 인식을 한 다음에 그림을 그린다던가 또는 랩퍼들의 이름이나 팀 이름을 태깅 해준다거나 이런 것들이 아주 자연스러웠고, 그 안에서 어울리는데 어색함이 없었는데, 한 십 수년 지나면서 이게 다 떨어진 거에요. 문화적으로 연결고리가 다 끊어져버리니까 이제 저도 낯설고 저희 공연을 보고 비보잉을 즐기시는 관객 분들도 굉장히 어색해하고 하다못해 외치기를 주고 받는 것도 잘 안되고 손도 잘 못 들게 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뭐 우리 음악이 구렸나?(웃음) 어쨌든 거기서 굉장히 느낀 점이 컸거든요. 왜냐면 단순히 그 공연뿐만 아니라 나찰도 그렇고 아마 인터뷰 하시는 분도 느끼겠지만 지금 현재 힙합 이랬을 때 전부 다 랩만 인식하지 다른 건 없어요. 그리고 디제이는 지금 뭐.. 글쎄요. 요즘 더 스쿨(The SKOOL)에서 트레이닝을 하는데 디제잉 관련해서 트레이닝 받으러 오시는 분들 중에서 힙합 쪽은 거의 없어요. 다 일렉이죠 다 일렉으로 하고 있고 게다가 이제 그래피티는 더 없어요. 저는 그래피티에 대한 리스펙이 커서 우리나라에서 그런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리스펙이 큰데 거의 대다수가 뭐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더라도 바밍은 못해요. 얼마 전에는 보니까 KTX인가 지하철 어디에 바밍한 걸로 거의 뭐 대역죄인 수준으로 엄청 두들겨 맞더라고요. 물론 잘못했죠 잘못했지만 과거에 비해서 이 성토하는 분위기가 엄격해졌다는 거죠. 어느 정도 이 문화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이 어쩌면 그게 문화라고 얘기하기에는 사실상 범죄적인 측면이 당연히 있기 때문에 저도 조심스럽긴 해요. 하지만 이제 완전히 그래피티 자체가 크라임이 된 거죠. 아트 크라임이 아니라 크라임이 되어버렸고, 그러면 이제 이 사람들은 할 대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그냥 뭐 티셔츠 도안을 해서 장사를 한다던가 또는 어디 뭐 아트디자인을 하는 그런 인테리어를 한다던가 이런 식으로밖에 갈 수가 없으니까, 이제는 그게 뮤지션하고 연계되는 접점이 더 없어지는 거죠. 누가 요즘 그래피티 작업해가지고 내려고 그래요.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참 너무 안타까운 거에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들이 문화적으로 서로가 힘을 모아야 되는데 다 떨어져 있으니까 뭐가 안 되는 거죠. 이게 과거의 무대와 현재 저희가 느끼고 있는 힙합무대 또는 힙합의 과거와 현재의 어떤 차이점 중에 제가 최근에 많이 느꼈던 부분이에요.

나 : 근데 이거는 랩퍼들 사이에서도 분명히 문제는 있기는 한 거 같아요. 예전에 15년 전에 할 때는 분명히 각자가 가진 생각들을 서로 토론 할 수 있는 어떤 장소들이 있었고, 그 이야기로 밤을 세웠던 기억들이 있는데 모르겠어요. 저희 빼놓고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는지는 모르겠는데..(웃음) 어린 친구들이 분명히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약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죠. 물론 음악 장르 안에서도 스타일이 틀릴 수 있고, 방향이 다를 수 있죠. 그런데 분명히 그들이 서로가 인정하는 공통분모가 있을 거란 말이에요. 그런 것들만 키워 나가도 서로 각자 포지션에서 '아 이게 힙합이야' 라고 똑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들에 대한 생각 그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좀 나눠졌으면 좋겠어요.


힙 : 알겠습니다. 그러면 반대로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바뀌지 않은 게 있다면?

메 : 15년 전과 지금이랑 바뀌지 않은 거? 바뀌지 않은 건.. 사기꾼들 올해만 해도 힙합페스티벌 몇 개가 날라갔습니까 한 10개 날라갔을걸? 아 진짜 사기꾼들이 왜 이렇게 안 없어지죠?

나 : 힙합이 그 만큼 잘 나가고 있다는 얘기죠.

메 : 그러니까 그런 거를 반증하는 거기는 한데, 그게 비단 거기에만 국한 된 게 아니에요. 이게 사실 뭐 업계 거시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보면 막 좀 간 보는 것들 그게 뭐 앨범이건 아니면 무슨 작업이건 아니면 뭐 이런 공연이나 페스티벌이건 그러니까 그저 이걸 문화적으로 애정을 갖지 않으면서 여전히 이 문화에 대한 애정이 있는척하면서 접근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그건 옛날에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저 힙합 좋아하고요. 힙합에 대해 정말 뭐가 있습니다' 이러지만 있긴 뭐가 있어 아무것도 없더만 아무것도 없어요. 없는데 그냥 그렇게 얘기해서 본인들이 필요로 하는걸 뽑아가기 위해 접근하는 방법일 뿐이더라고요. 이건 참.. 우는 애 더 때리는 것도 아니고 여기에 뭐가 있다고 여기까지 와서 사기 치고 있는지.. 그래서 결국엔 그런 행동이나 어떤 행태들이 문화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키워요. 올해만 해도 그렇잖아요. 자극적인 어떤 것들만 부각시켜서 본인들의 이득만 챙기려는 장사 속만 있는 거죠. 아까도 얘기가 나왔지만 사실 컨트롤 대란 때도 보면 본질적인 측면을 다뤄졌던 기사는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보면 그 현상 자체 그리고 그 현상이 보여주는 어떤 자극적인 요소들을 아주 단순하게 비추는 거죠. '힙합의 이런 폭력성들이 이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러움이다 이런 것들이 이 문화의 어떤 재미인가 보다' 물론 아까 나찰 얘기처럼 그런 랩 배틀이나 어떤 비프들이 대중들한테 힙합의 한 요소를 인식시킬 수는 있지만 그걸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으니까요. 이걸 왜 하냐고 물었을 때, '서로 불만이 있으니까 때려 죽여도 돼' 이건 아니잖아요. 힙합이라는 것이 불만 있으면 가서 뭐 형이고 동생이고 남자고 여자고 나발이고 다 까고 다 찍어 이건 아니란 말이에요. 그건 힙합이 아니라 전투고 전쟁이죠. 근데 그게 아니라 힙합에서 그러한 것들이 가능한 건 태도적인 측면이자 동시에 그걸 통해서 서로가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힙합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끄집어 내놓고 그걸로 해결점이 생기면 해결을 하는 거고, 해결이 안되면 해결할 때까지 계속 들어내는 거 그게 힙합이 가진 기본 태도라고 보거든요. 근데 그런걸 대중매체에서는 이제 '얘네들 이렇게 싸워' 애초에 이런 식으로 다루어버리니까, 그걸 보는 여타 다른 입장에서도 '하여튼 이 흑인 깜댕이들 좋아하는 이 문화는 항상 이런 식이지 미국에서 총질하는 못된 것들만 배워가지고' 이렇게 나오는 거에요. 왜냐면 이런 건 15년 전에도 있었거든요. 15년 전에도 힙합을 뭐라고 불렀냐면요. 신문에도 났던 기사인데 정확히 기억나요. '빈민가 흑인들의 불량하고 굉장히 좋지 않은 문화가 국내에 일부 유입이 돼서 패션과 댄스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로 청소년들의 마음을 멍들이고 있다' 그렇게 표현이 되었어요. 내 마음은 멍이 안 들었는고 게다가 나는 10대도 아닌데 왜 이 문화가 이렇게 오해 받고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됐어요. 그게 다 아까 얘기했던 사기꾼들 때문인 거죠. 사기꾼이란 건 단순히 돈 사기치는 것 뿐만 아니라 마음을 사기치는 것도 사기꾼이잖아요. 그 사람들은 리스펙을 사기친 거에요. 그러니까 그런 사기꾼들 때문에 저희는 거짓을 외칠 수밖에 없어요. 그게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잡초같이 살아 남아있는 거죠.

나 : 방금 형이 얘기 한 거 들어보니까 그런 왜곡된 보도들이 아직도 있기는 분명히 있어요. 참 재미있는 기억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오기 전에 제가 중학교 때인가 그것도 어디 기사에서 봤던 건데, 흑인음악이 국내에 유입이 되기 시작하면서 처음 나왔던 이야기는 칭찬이었어요. 흑인들과 한국사람들 간에 닮은 점이 있다. 음악으로 표출되는 것들이 이런 것들이다 얘기를 하면서, 그게 힙합에서 자기 이야기를 들어내놓는 랩이 되다 보니까 갑자기 글이 어느새 '이 싸가지 없는 것들이 반항을 하네' 의 뉘앙스로 바뀌더라고요. 그러면서 메타 형이 당시 20대 중 후반 넘어갈 때인데 20대 중반에 양아치가 되어버린 거죠. (웃음) 길거리에 있는 모든 쓰레기들을 바지로 청소하고 다니는..

메 : 그게 접니다 (웃음)

나 : 그때도 이렇게 지내 맘대로 해석을 한 왜곡된 보도들이 있었는데 그게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거죠. 가장 안타까운 부분인 거 같아요.


힙 : 그래서 '거짓 2013'곡이 나왔군요.

메 : 네 그렇죠. 불조심 포스터 같은 거에요.


힙 : 개인적으로 15년 전과 크게 바뀐게 있다면 팬과의 소통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두 분은 'pc통신'부터 시작해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거쳐 SNS까지 이용하시는데 어떠세요?

메 : 요즘 SNS 핫 하잖아요. 진짜

나 : 그때 당시는 콘서트 하게 되면 홍대 바닥에다가 포스터를 쫙 붙이고 다니고 그랬었는데..

메 : 지금은 그런 거 거의 없지


힙 : 두 분은 SNS를 많이 이용하시나요?

메 : 사실 이제 나찰의 경우엔 약간은 천성적인 측면이 있는 거 같고

나 : 그런걸 부정하는 게 아니라 뭔가를 그렇게 글로써 올린다는 게 저는 되게 어색해요. 그러니까 제가 성격상 제일 싫어하는 게 오글거리는 건데, 저는 왜 그게 오글거리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저는 문자도 싫어하고, 카톡도 싫어하거든요. 소리로써 전달해서 그 감정을 읽거나 읽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표현법이 약하다는 건데, 그만큼 안 해왔기 때문에 글 한번 올릴 때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요. 이 어미가 이 조사가 이렇게 됐을 때 이렇게 되지 않을까? 이런 뜻으로 전달되지 않을까? 이런 고민도 많이 하는 편이고 그래서 잘 안 하는 편이긴 해요. 딱히 부정적인 건 아니고요.

메 : 저는 사실 나찰이랑은 성향이 다른 게 그런 걸 원래 좀 좋아라 했던 거 같아요. PC통신 시절 때도 뭐 글 게시하는 거나 또는 채팅방 들어가서 회원들하고 이야기하고 그런 것들도 좋아했고 뭔가를 계속 표현해내는걸 좋아했던 거 같은데 지금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건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되게 적극적으로 활용을 하는 거 같아요. 근데 그게 예를 들어서 뭐 최근에 보면 그게 문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하나의 개인 채널이 되기도 하잖아요. 뭐 공식적인 채널로써도 효과가 있을 정도니까요. 근데 제가 뭐 어떤 속내나 내지는 어떤 부분에 대한 깊은 생각들을 막 끄집어 내기에는 글쎄요.. 그건 또 저랑 성향이 잘 안 맞더라고요. 그냥 뭐 어떤 분들이 저희한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거기에 대한 반응을 하거나 또는 가리온과 또는 개인과 관련된 뭐 홍보나 소식들을 올리는 건 저도 열심히 하는 편인데 그 외적으로 뭐 어떤 게 있지 뭐 '눈물을 흘리는 내가 ..'(웃음) 이런 건 절대 못하겠어요.

나 : (웃음) 전형적인 오글거리는

메 : 딱 거기까지인 거 같아요. 사실 제가 가리온 공식 페이지들을 다 관리를 했었는데 최근에서야 피브로 사운드가 그 바통을 넘겨받아서 일을 대신 해주고 있거든요. 과거에 PC통신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SNS 개인으로 넘어온 어떤 것들은 확실히 15년 전과 비교해서 변화했다는 측면이 분명히 느껴지고, 그게 팬과 뮤지션 아티스트와의 어떤 거리를 많이 좁혀줬죠. 그런데, 좁혀진 만큼 만들어낸 부작용도 큰 거 같아요. 사실상 뭐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서 신비주의전략 이런 건 필요 없겠지만, 오히려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가졌을 때 뮤지션에게 주어지는 어떤 이미지도 있다고 생각돼요. 근데 이건 뭐 진실된 모습을 들어내고 안 들어내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똥을 쌌는데 그 똥에 뭘 먹었는지를 확인 할 수 있는 그런 것까지 보여주는 모양새 같아서 그건 좀 그렇더라고요.

나 : 확실한 건 아끼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수많은 사람들이 다 보는 건데 자신이 어떤 글을 써놓고는 감당해낼 수 없다면, 그건 아끼는 게 낫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부터 내려오는 수많은 명언들도 그건 모순이라고 까이는 세상인데 잘못 얘기 올렸다가 정말 개같이 까이는 걸 보면..(웃음)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순간적인 감정으로 글을 올려서 뭇매질을 당하는 몇몇 사람들 특히나 유명인들은 특히나 그런 부분에서는 조심해야 되는 것 같아요.

메 : 나중에 더 먼 미래를 상상했을 때, 무슨 그런 거 있잖아요. sns가 가상현실까지 발전한다고 생각하면 진짜 골 때릴 거 아닙니까.. 뇌에 침투해서 똥싸고 (웃음)


힙 : (웃음) 알겠습니다. 다시 앨범 얘기로 돌아가 볼게요. 마지막 트랙이자, 가리온 앨범에서 첫 영어 제목 트랙인 '패러독스(PARADOX)'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게요. 가사를 보면 철부지 스웩을 외치는 어린 플레이어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은데요. 하지만 나찰씨 첫 벌스를 보면 혹시 일부 리스너들이 가리온에게 하는 이야기를 표현한 게 아닌가 해요.

메 : 그러니까 패러독스라는 영 제목을 쓴 것 자체가 역설적인 거죠. 저희가 한글제목을 쓰는 팀인데, 패러독스를 영문으로 표기했다는 게 의도성을 갖고 쓴 거고, 그만큼 역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곡 자체에 대한 주제는 쭉 얘기 했던 것처럼 힙합이 랩 음악이라는 걸로 대중들한테 인식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힙합, 랩 이런 단어나 그 장르에 대해서는 알게 되면서 반대로 그 요소들이 다 분리되고 점점 접점들이 사라지는 것처럼 유명해지면 유명해질수록 힙합이 점점 죽어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힙합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들이 점점 희석되는 그런 역설적인 상황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걸 뭐 낱낱이 설명조로 하기에는 참 애매해서 한가지 맥을 잡고 얘기를 하자 했죠. 그게 뭐냐 하면 저희 둘 다 학교에서 수업도 하고 트레이닝을 한단 말이에요. 그럼 대다수의 어린 워너비 엠씨들 랩퍼 지망생들을 만나는데 이 랩퍼 지망생들의 꿈을 보면, 제 가사에도 표현되다시피 믹스테잎 내고 그냥 바로 도끼(Dok2)가 되는 거에요. 그냥 바로 스웩하고 그냥 바로 일리네어(Illonaire)가 되는 거죠. 뭐 당연히 꿈은 꿔야죠. 그런데 글쎄요.. 과연 지금의 씬이 그런 풍토가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실제로 그런걸 많이들 봐와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어요. 지금 표현하신 것처럼 철부지들을 향한 메시지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찌 보면 음악에 대한 곡해죠. 조금은 약간 오해를 하고 있는 측면이라고 생각해요. 뭐랄까요. 의도했던 건 그런 모습들이 얼마나 슬픈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실은 되게 슬픈 이미지에요. 제가 표현한 것처럼 빅페이라는 이름을 짓고, 다 쓸어버릴 거야 했는데 막상 씬에서 쓰레기라는 평가를 받은 다음에 마음 상하고 그러면서도 칠전팔기니까 계속 가는 이런 상황들이 이 새끼들 약만 팔지 결국엔 뭐 그냥 소모품인 거죠. 그런 거에 대한 악다구니를 뱉으면서 벌스가 끝난 거고, 후렴에서는 역설적이게도 그러함에도 여전히 소위 말하는 물질적인 것들을 바탕으로 한 스웩의 모습들이 나오죠. 그게 되게 슬프지만 현재와 다음에 나올 세대들에 대한 모양새를 좀 풍자를 하는 거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지금의 랩퍼로서 지망생들이 보여주고 있는 현주소를 표현한 거죠. 나찰은 저와는 조금 다른 측면인 거고요.

나 : 그러니까 시작은 셀프디스죠. 근데 거기에 표현되는 단어를 생각해 보면 특히나 가리온 노래제목에도 있는 '뿌리깊은나무' 라던지 '영순위'를 얘기를 했을 때 그건 똑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자극적이고 즉흥적인 문화가 아닌데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음악이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가사들일 건데 계속 그런 식으로만 흘러가는 것에 대한 그리고 결국에는 그러한 부분에서 가장 큰 타겟이 되는 뮤지션 중에 한 명이 가리온이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소위 말하는 1세대부터 해온 그리고 그러한 타이틀만 가지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부류? 뭐 그런 부류들의 입장에서 거꾸로 생각한 거죠. 패러독스 같은 경우 가장 쉬운 얘기 중에 하나예요.


힙 : 최근에는 메시지 보다는 플로우에 중점을 둔 '듣기 좋은 랩'을 추구하는 영향이 많은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메 : 메시지가 당연히 있어야 되냐 하면 메시지 없어도 되죠. 메시지 없이 그냥 지금 표현하신 것처럼 플로우 만으로도 듣기에 뭔가 좀 재미있는 또는 대중적인 호감도가 생기는 음악이어도 상관없다고 봐요. 근데 과연 그것만 언제까지 하냐 하는 문제죠. 그 사람이 그거 하나하고 내일은 헤비메탈 한다고 하면 상관없다고 봐요. 근데 그게 아니잖아요 앞으로 계속 그걸 하겠다 할 때는 나찰 얘기처럼 진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뭐 잠깐 잠깐씩이야 저희도 그럴 때 있거든요 별 것 아닌 주제로 그냥 프리스타일 할 때도 그렇지만 뭐 찰나의 감정이나 짧은 어떤 생각 하나 가지고도 계속 말장난하면서 할 수는 있어요. 그건 뭐 문제가 안 된다고 보는데 그것만 계속 할 수는 없겠죠. 그러니까 저는 그걸 문제다 라고 까지는 인식하지 않아요. 단지 계속 그것만 할 수는 없을 테니까 좀 더 자기 삶을 돌아보고 만약 지금의 삶에서 뭔가 더 대중들한테 또는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한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그런 부분들을 끄집어 내보면 어떻겠냐 라는 정도죠.

나 : 아까 중간에 나왔던 얘기지만 즉흥적인 가사는 그만큼 즉흥적으로 쉽게 질리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는 저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분명히 '가사가 됐고 랩메이킹이 됐던 플로우가 됐던 간에 예술성이 부여가 되어야 한다고 보고, 그 예술성이 부여가 되는 만큼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진다' 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진 만큼 그 이야기의 생명력이 더 길어지는 거기 때문에 물론 모든 사람이 그래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그런 식으로 접근했을 때 비로소 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뭐 영화가 됐든 뭐가 됐든 타장르도 마찬가지잖아요. 예술성은 분명히 지켜야 한다고 봐요.

메 : 그리고 그런 부분들이 주는 또 다른 측면은 저희의 실질적인 물리적인 나이와 무관하게 저는 작년보다 올해 더 성장했고, 내년엔 아마 더 성장할 거에요. 그거는 기술적인 측면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힙합이라는 문화에서 저희가 영향을 받는 수혜자 입장에서 얘기하는 거예요. 그래서 조금 더 자기 메시지를 끄집어낸다면, 그게 성장의 발판이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건 뭐 인간적인 성장이건 기술적인 성장이건 뭐 판매량의 성장이건 상관없이 전부를 포함해요. 그래서 그런 측면들을 조금만 더 깊이 있게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힙 : 그러면 '스웩'이야기를 해볼께요. 가리온이 생각하거나 표현하는 '스웩'은 어떤 건가요?

메 : 아유 스웩이야 원래 힙합의 가장 중요한 태도죠.

나 : 네 무조건이죠

메 : 네 그건 뭐 지금의 표현자체가 예전과는 다른 단어로 있는 것 뿐이지, 지금 스웩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지만, 단순히 스웩이 뭐 돈 자랑이나 내가 일궈낸 성공과 부에 대한 표현만 이야기 하는 건 아니거든요. 사실상 가리온의 스웩은 15년산 스웩이에요. 누가 지금 15년 동안 한길만 걷고 있습니까? 누가 15년간 이렇게 살아.. 슬픈 스웩이죠. (웃음)

나 : 과정을 다 이야기하면은.. (웃음)

메 : 정말 처절한 스웩이죠. 가리온의 스웩은 그거에요. '15년간 자기 태도를 유지하면서 해왔다' 라는 거고 '이런 종류의 스웩은 나랑 별로 취향에 안 맞아서 내가 관심 없어' 한다면 그것도 당연한 거죠. '나는 오히려 나를 꾸미고 내가 얼마나 섹시한지에 대한 그런 스웩을 좋아해' 하면 그걸 좋아하는 거고요. 그러니까 이건 취향의 차이에요. 힙합에서는 그래서 태도가 정말 중요하잖아요. 그러니까 아까도 쭉 말씀 드렸다시피 힙합의 시작점은 나를 있는 그대로 끄집어내고, 그 안에서 내 삶이 비춰지고, 그 삶에서 보여진 어떤 태도들이나 결과들이나 그 삶 자체가 갖는 게 그게 스웩이죠. 그 음악을 듣고 그 사람의 음악을 접한 사람한테 주는 영향 또는 그게 남겨지는 어떤 것들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 것 그게 저는 참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스웩은 굉장히 중요한 태도라고 봐요. 그런데 문제는 내 스웩이 아닌 다른 스웩을 가져오는 게 구린 거죠. 이것도 아까부터 일괄적으로 얘기한 사기꾼 얘기에요. 일종의 사기스웩이 있어요. 그러니까 나는 그런 스웩이 전혀 없는데도 그런 스웨거인 척 해야 먹히니까 그런 스웩을 하는 경우가 많다 라는 거죠 그건 이제 빨리 꺼져야죠.

나 : 근데 기본적으로 그냥 스웩부터 시작이 되는 거 같아요. 저도 음악을 했던 이유가 제 랩을 남들한테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거든요. 그걸 들려줄 때 이거 아닌 것 같은데 하고 냈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메 : 다 뽐내기죠. 그래서 패러독스 마지막 가사에도 보면 '의미 없는 스웩 따위 안뱉으니까' 하는 가사들이 얘기했던 사기꾼 스웩을 성당에서 고해성사하는 대목이에요. 실제로 화자가 원했던 건 그냥 단 한 명이라도 내 음악을 듣고 마음이 움직였다면 내 음악에 진짜로 마음이 와 닿은 사람을 만나는 게 정말 바라는 거였던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스웩 자체를 무시하거나 거기에 대한 의미에 반감을 갖고 하는 게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표현했다시피 의미 있는 스웩들은 저희도 갖고 있으니까요. 굉장히 중요한 태도죠.

나 : 그리고 또 그런 것도 있어요. 도끼가 보여주는 스웩이 뭐 시계 차 이게 아니거든요. '삶을 어떻게 살겠다 앞으로 어떻게 내 삶을 이끌어 가겠다' 라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인데

메 : 그렇지

나 : 그 이야기가 분명히 더 핵심인데 초점을 '돈을 뭐 1년에 뭐 몇 억을 벌었대' 라는 것에만 두고 그런 것들이 이슈가 되니까..

메 : 분명 그게 자극이 되고 사람들한테 중요한 모티브가 될 수도 있어요. 근데 그 삶 자체에서 보여왔던 것들이 스웩 그 자체인 거지 결과만 놓고 얘기를 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나 : 어디 인터뷰에서 봐도 도끼는 그런 것들을 위해서 '나는 이만큼 노력을 했다' 라는 게 이야기의 핵심인데 사람들은 그렇게 인식을 하지 않는 게 안타까운 부분이긴 하죠.

메 : 돈자랑만 한다고 생각을 하면 그건 오해인 거죠.


힙 : 알겠습니다. 잠깐 가벼운 질문 하나만 할게요 방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힙합에서는 보여지는 문화도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러니까 그 중에 하나가 패션인데 15년과는 유행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혹시 달라진 부분에 대해서 불편함은 없으신가요?

메 : 전혀 딴 옷이죠. 15년 전에 나를 보면 뭐 미친 거 같아..(웃음)

나 : 심하죠.. 형 저보다도 심했어요.

메 : 40 몇 인치를 입고 다녔으니까 (웃음)

나 : 저는 38인치 이상 넘어간 적이 없는데

메 : 길가다가 바지가 내려간 적이 많았어요. (웃음) 아무리 묶어도 쑥쑥 내려가서.. 어우 진짜 고생했어요. 그리고 제가 발이 255~260정도로 작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바지가 크니까 제 사이즈 신발을 신으면 바지가 통이 너무 커서 아무리 통을 줄여도 바지가 발을 먹어요. 그래서 285~290 큰 신발 신고 다녔는데, 건강에는 확실히 안 좋은 거 같아요.(웃음) 옛날 스타일이 그러지 않아?

나 : 그거 때문에 평발이 되기도 하고 그랬죠.

메 : 그래서 나이 먹는 입장에서는 최근처럼 좀 피트해진 게 차라리 반가워요. 그리고 패션이 정말 중요한 건 과거에도 그랬거든요. 15년 전에도 인터뷰할 때면 왜 바지를 그렇게 입으시며 왜 박스티를 입냐 라는 질문을 했어요. 아마 그때 제일 많이 답변했던 게 그거였던 것 같아요. '사실상 힙합문화에 음악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음악을 통해서 비춰지는 모든 삶 자체가 다 포함이 되어있는 건데, 당연히 우리 겉모습도 그 삶에 일부고 그런 측면에서 힙합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라는걸 자연스럽게 포함해서 보여주는 거다' 그런데 우리가 예를 들어서 그때 당시 90년대 퍼프대디(P.diddy)나 메이스(Mase) 처럼 블링블링한 스타일의 랩을 하며 그런 삶을 살았다면 우리도 그렇게 막 블링블링하게 입었겠죠. 그런데 우리는 그게 아니라 뭐랄까요. 소위 말하는 먹통힙합을 하고 있었고, 그게 우리의 음악적 색깔과도 잘 맞는 옷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입었던 거죠. 그리고 그런 패션의 흐름들에 대해서도 저희도 나름 꽤 민감하게 봤어요. 지금이야 뭐 인터넷이 활성화됐지만, 그때 당시에는 예를 들어서 소스(Source)나 바이브(Vibe) 같은 잡지를 사면 나찰도 그렇고 항상 본단 말이에요. 잡지를 보면서 '야 이 바지 예쁘다 야 괜찮지 않냐? 이 팻팜(Phat farm) 이거 안 들어오나? 이태원 가보자 (웃음)' 이랬단 말이에요. 이태원가서 팻팜 새로 들어온 거 사고..

나 : 트리플파이브쏠( Triple Five Soul)

메 : 트리플파이브쏠 그때 짱이었거든요. 물품이 많이 없는 게 흠이었죠. 그리고 퀵실버(Quik Silver)..(웃음) 어쨌든 우리가 무대에 올라갔을 때 좀 더 핏이 잘 사는 또는 랩을 할 때 우리 제스쳐나 모션들이 잘 나오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항상 신경 썼어요. 그렇기 때문에 패션은 나찰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때 당시 각자의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입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변화는 확실히 있죠. 바지가 확 준거 내려 입는 건 여전하고, 뭐 캡을 쓴다거나 이런 것도 여전한 거 같기는 한데 훨씬 좀 다양해 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냥 박스티에 후드, 패딩 이런 식이었으면 지금은 조금 다르게 입어도 괜찮은.. 그리고 그런 변화의 이유들은 아무래도 미국시장의 영향이 크죠. 미국의 랩스타들이 입는 옷이나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많이 따라 하게 되니까 그런 부분의 영향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나 : 확실한 거는 음악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메 : 당연하죠.

나 : 그러니까 뭐 블링블링하게 액세서리를 많이 한다 던지 타투를 한다 던지 아니면 뭐 소소하게 입는다 던지 하는 게 그 사람 음악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보여주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분명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걸 넘어서 아예 그냥 생긴 것 까지도 제가 볼 때는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는 학교 같은 데서 아이들 가르치면서 얘기하는 게 생긴 거 보면서 야 너는 그렇게 생겼는데 그런 음악을 하면 잘 어울릴까? (웃음) 이런 얘기를 농담 삼아 하거든요. 그만큼 분명히 비주얼의 역할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반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때 잘 생겼다 멋있다 이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메 : 왜냐하면 모두가 보니까..만약 팀에 내가 없고 빈지노가 있다면, 가리온이 어떻게 됐을까

나 : 그럼 전혀 다른 문제가 되는 거죠. (웃음) 그러니까 왜냐하면 무대라는 곳은 어쩔 수 없잖아요. 밑에서 위를 보는 거기 때문에 항상 우러러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메 : 당연히 겉모습을 보지..라디오나 음악만 활동하는 신비주의 랩퍼라면 외모 신경 안 써도 되겠지만



힙 : 네. 다시 돌아와서 두분 모두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수업의 철학, 학생들에게 꼭 전하는 부분이 있다면

나 : 철저하게 태도적인 부분이에요. 그러니까 첫 만남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이야기가 이건 소위 말하는 수업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먼저 꺼내요. 그리고 '나는 너희들한테 절대 강요할게 없다 그러니까 너희들도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걱정하지 말고 대들어라 내가 생긴 게 이렇게 생겼지만 때리진 않는다' 얘기를 해요 그래야지 서로간의 의견종합을 통해서 뭔가 더 그 사람을 만들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랩을 이렇게 해 가사를 이렇게 써라 라는 얘기보다는 때로는 고민들도 들어주면서 '야 그럴 때는 이런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식이죠.

메 : 멘토

나 : 네 멘토의 개념인 것 같아요. 수업이라는 개념을 저는 한 번도 적용한적이 없어요. 소위 말하는 숙제라는 개념도 없어요. '야 다음주에 누구 가사 16마디 한 번 들어보면 좋겠는데' 그러면 안 써와요 오히려 '지금 한 번 써보자 나도 같이 쓸게 서로 배틀 한 번 해보자' 뭐 이런 식으로 하는 거죠. 그러니까 실제로 미국에서 힙합이 시작된 어떤 놀이라는 개념을 많이 적용시키는 것 같아요. 근데 그렇게 함으로써 스스로들한테도 성취도가 더 좋은 거 같고, 결국엔 끝나고 나서 많은걸 배웠습니다. 라고 하는데 솔직히 랩실력은 많이 늘지는 않았지만 '제가 앞으로 사는데 있어서 말씀해주신 게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될 거 같아요' 라고 굉장히 많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메 : 실제로 저도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그런 측면에 더 목말라들 해요. 단순히 뭐 '나의 랩 스타일이 어떻고 장단점이 무엇이며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더 좋겠구나' 하는 부분들은 사실 다 아는 거거든요. 지금 워낙 많은 모델들이 있으니까 내가 어느 정도 랩을 좀 하고 가사를 써보고 혼자 녹음을 해보면 딱 듣는 순간 온다고요. 아 내가 어떤 부분들이 지금 좀 별로고 어떤 거는 그래도 들어줄 만하구나 본인 스스로도 파악이 되는데, 중요한 건 거기에 대해서 확인을 받고 싶어해요. 그리고 그 확인이 나한테 어떤 가능성들을 이야기 해주는지 또는 그 가능성이 있다면 그 가능성을 계속 키울 수 있는 하나의 가이드가 필요한 거죠. 그런 측면에서 나찰이나 저는 학교에서 그런 가이드로서의 어떤 멘토 역할을 해주는 거고 조금 더 기능 적인 측면으로 들어간다면 학교라는 게 단순한 학원하고는 좀 틀린 거죠. 학원은 정말로 딱 필요로 하는 어떤 것들에 대한 충족을 위해 오고 우리도 거기에 대해서 응해주는 거고요. 근데 학교는 말 그대로 이 친구들이 학생으로 들어와서 사제관계가 되는 거잖아요.

올해 초부터 한국 국제 학교 이름이 콘서바토리에서 한국 국제예술원으로 바뀌었어요. 그곳의 학과장으로 있으면서 제일 큰 고민 중에 하나가 이제 앞으로 해결해야 될 부분인 것 같은데 4년제 학교인데 현재 학생들이 3학년 까지 왔어요. 그리고 아직 졸업생이 없어요. 근데 이 사람들이 보통 일반적으로 볼 때 대학의 원래 기능이 그게 아니었지만, 어쨌든 결국 지금 중요한 건 취업률이잖아요. 그리고 힙합씬에서 취업률은 뭐겠어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데뷔를 하는 거겠죠. 그게 뭐 단순히 음반을 내는 것일지 아니면 저작권협회에 이름을 올리는 걸지 또는 대중적 인지도를 얻거나 어떤 레이블에 들어가는 걸지 그런 다양한 형태로 보여지는데, 그런 측면에서 나찰과 제가 이 과에서 그런 기능적인 측면들을 이뤄 낼 수 있는가 라는 것도 저희한테 중요한 과제거든요. 그래서 나찰이 또는 제가 방금 말씀 드렸던 것처럼 멘토로서 또는 가이드로써 사제의 관계를 유지해가면서 가는 것들이 이제는 결실을 맺을 단계에서 어떻게 보여지느냐 하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상 국제예술원 출신자 중에서 지금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지 아마?

나 : 한 명 있네요. 이름이 있을만한 애가 기리보이(Giriboy)가 있고요.

메 : 또 그 전에는 게리스아일(Gehrith isle) 현 킴아일(Qim isle) 이 제가 있을 때 한 학기 정도 같이 있었죠.

메 : 있다가 이제 본인 스스로 하겠다고 학교를 나갔던 경우고, 이제 한국 국제예술원 같은 경우는 지금 준비하는 친구들이 조금씩 조금씩 나오려고 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 학교를 통해서 배출되는 사람들이 뮤지션으로서 어떤 좋은 결과들이 나오게 하는 것 그게 앞으로 저희가 이뤄내야 할 과제인 거죠. 그런 측면 외에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저희는 단순히 음악에 대해 기술적인 것들만 트레이닝을 시키고 랩을 티칭 하겠다 이게 아니라 훨씬 더 멘토로서의 역할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힙 : 그러면 '가리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진행하는 후배 양성이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메 : 아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사실은 저희가 아직도 배고픔이 있었어요.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학교에 있는 학생들이 부족하다 이게 아니라 학교에서 보여지는 부분은 또 학교 시스템이 있단 말이에요. 그게 어떤 얘기냐 하면 저는 이제 뮤직프로덕션학과고 나찰은 실용음악과 보컬의 랩 파트인데 기본적으로 두 학과 모두 기본베이스는 실용음악이죠. 그러다 보니까 학사학위가 나오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청에서 지정되어있는 반드시 이수를 해야 될 과목들이 있다는 거죠. 그런 과목들에다가 이제 추가가 되거나 교체가 된 상황으로 랩 힙합이 들어가는 건데 이게 사실은 온전하게 만약에 그냥 저희가 생각하는 또는 우리가 다 같이 인지하고 있는 랩퍼가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어떤 조건들 있잖아요. 내지는 그런 코스들 그런 것들만 백프로 다 주입시킬 수만 있다면야 다 하면 되죠. 뭐 이번 학기에는 배틀로 아예 돌리고 다음 학기는 뭐 한 6개월 내내 공연만 세운다던가 이러면 되겠지만 지금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교육청에 지정되어있는 어떤 교육 커리큘럼이 있기 때문에 그걸 이수 하려면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국제예술원 같은 경우는 그런 과정을 이수하면서 다른 커리큘럼을 동시에 많이 넣어 놨거든요. 그러니까 애들은 엄청 힘들어해요. 매주 공연 무대에 서고 매주 가사 몇 개씩 쓰고 그러니까, 죽을라 그러는데 그만큼 실력은 늘어요. 그래서 제가 들려주고자 하는 얘기가 뭐냐 하면 '그런 부분에서의 아쉬움 들을 우리 스스로가 어디서 좀 구현할 수 없을까' 라고 생각하던 차에 작년부터 계속 고민하고 있었던 계획인 '엠씨들의 고향을 다시 찾자 마스터플랜을 다시 만들어서 무대를 다시 만들자' 이거였거든요. 근데 지금 저희 소속사인 피브로 사운드가 그 부분에서 적극 협조를 해줘 가지고 지금 피브로 사운드 연습실에서 연습실 겸 파티도 열고 작게나마 소규모 공연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공간을 저희가 이제 오픈마이크 무대로 사용을 하려고 해요. 아마 저희 콘서트가 14일 날 있는데 14일 콘서트가 끝난 후에 올해를 넘기기 전에 아마 시작을 할 것 같아요. 그래서 구체적인 건 아마 저희 공연 전에 공지가 될 거 같은데 어떤 형태냐 하면 말 그대로 오픈 마이크에요. 누구든 와서 랩을 할 수 있어요. 랩을 못하더라도 상관 없어요. 랩 하고 싶으면 누구든 다 와도 돼요. 나이도 상관없고 미성년자도 들어올 수 있어요. 입장료도 없어요 그냥 오셔서 랩을 하고 보시고 그 안에서 교류하는 거에요. 말 그대로 랩퍼들의 사랑방이죠. 모여서 서로간의 스타일을 볼 수 있고 단순히 말해서 요즘 그렇잖아요. 공연하는 사람들도 대관 공연을 해서 그렇게들 하잖아요. 그리고 대관 공연을 하면 뭐 다들 지인들이 오기 때문에 앞에서 자기 형이 자기 동생이 자기 친구가 랩 하는데 '우 구리다' 이러진 않을 거 아니에요. 그냥 다들 박수 쳐준다고요. 근데 이 모임을 통해서 조금 더 자기 랩 스타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랩퍼들이 보고 랩퍼들 스스로가 거기서 직접적으로 도움 될 수 있는 이야기 또는 그 안에서 커뮤니티가 생길 수 있는 거니까요. 저희는 이제 판을 만들고 싶은 거에요. 무대가 없으니까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모임의 형태일 수는 있겠지만, 아마추어건 프로건 상관없어요. 누구든 와서 그냥 자기 랩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거에요. 뭐 지금은 구체적인 타이틀을 못 정했는데 '모두의 오픈마이크' 뭐 이런 느낌이에요. 그래서 그 무대를 통해서 지금 저희가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도 그 모임에 자연스럽게 나와서 좀 더 자기 랩 실력이나 또는 이 문화자체에 대해 느끼고,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뭔가 실체가 없는 문화에 실체를 좀 만들고 싶어요. 그런 첫 걸음으로 다시 저희 가리온이 주도를 하는 거죠.

나 : 뭐 만약에 그런 공간에서 누군가가 눈에 띈다 그러면 표현이 웃기지만 당연히 키우고 싶겠죠. 그런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 세대 얘기하기 싫은데, 결국에 물리적인 나이가 그냥 세대가 나뉘어지는 상황이 되어버렸잖아요.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친구들 아버님 세대 얘기 들어보니까 저랑 별로 나이차이도 안 나더라고요. (웃음)

메 : 학원에서 한 초등학생이 저한테 트레이닝을 받는데 그 아버님이 저랑 동갑이에요. (웃음)

나 : 저희 생각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귀엽겠어요. 그런 친구들이 있으면 당연히 제 2의 가리온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죠. 그런 생각 많이 있습니다. 후배 양성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이 씬에서 활발하게 움직임이 없는 것도 사실인데, 그렇기 때문에 지금 메타형이 말씀하신 지금 무대가 없고 랩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소위 말하는 신인 랩퍼들이 확 이슈가 되고 핫 하게 치고 나오는 사람이 없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여러모로 기대 많이 하고 있습니다.

메 : 그래서 그런 랩하는 사람들이 방에서 나와서 무슨 몇 천명이 모여있는 화려한 무대가 아니더라도 이것도 무대거든요. 작게나마 무대에서 본인의 랩을 갖고 진정한 승부를 할 수 있는 그런 시작점을 작게나마 저희가 다시 만들고 싶었어요. 엠씨들의 고향이죠.

나 : '그래서 함께 하는 이유 2013' 가사 중에 '숨어있지 말고 무대위로 올라와' 그 얘기가 되는 거죠.



힙 : 이제 마지막 곡에 대한 질문이 남았는데요. 그 전에 프로듀싱 부분에 대해서 한번 짚고 넘어갈께요. 메타형님께서 이번 앨범에 총 2곡을 프로듀싱 하셨어요. 지난 앨범과는 다르게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하신 이유가 있으시다면?

메 : 아 그게 아까 의미를 말씀을 못 드렸는데, '그래서 함께 하는 이유' 와 '거짓' 이 제가 만들었고요. 거슬러 올라가서 프로듀싱의 처음 시작은.. 진짜 ASR-X로 드럼찍고..(웃음) 진짜 쩔었는데.. 옛날에 젓동냥 다닌다 그러잖아요. 그때는 샘플로 동냥 다녔어요. 아까 말씀 드렸던 박승규라는 친구와 또 다른 장비를 가지고 있는 친구한테 가서 젓동냥을 다녔는데..

나 : 안근수!

메 : 안근수 맞지? 안근수라는 친구한테 빌려서 거기서 음원 찍고 해서 그렇게 곡을 만들었죠. 그렇게 만든 가리온 데뷔 곡들은 사실7~8곡들을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 그때 보면 참 기가 찬 제목들 많은데.. 예를 들면 '너무 사랑해' (웃음) 제목은 좀 웃기지만, 너무 사랑해는 돈을 너무 사랑해에요. (웃음)

나 : 그게 아마 3번째 곡이었을 거에요.

메 : 그렇지 그리고 제목이 프리스타일이라는 곡이 있는데, 매번 프리스타일로 하는 곡이 있었어요. 가리온 초창기부터 그렇게 프리스타일 했었어요. 대학교를 비판하는 것도 있었고, 하여튼 그렇게 10곡 남짓 있었는데 그런 추억이 있는 곡 중 그 두 곡을 다시 2013년에 내게 되면서 제가 비트메이커는 아니지만 '꼭 이 두 곡은 내가 프로듀싱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죠. 의미적으로 과거에 내가 만든 곡들을 다시 하는 거니까 의미가 있었죠. 그래서 뭐 어떤 비트메이커로서의 역량이 당연히 없지만, 이제 좀 노력을 해서 만든 거죠. 그런 의미로 만든 곡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힙 : 그럼 앞으로 나올 앨범에서는 프로듀서로서 참여도 생각중이신가요?

메 : 아 그런 프로듀싱 욕심은 있죠. 원래 나찰도 마찬가지지만 저도 그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저희가 1집 이후에 JU랑 헤어지고 나서 프로듀서가 없잖아요. 그리고 저희가 팀의 프로듀서로써 누군가를 만나서 딱 데리고 있을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것도 있고요. 글쎄요.. 실력이 있는 분들이야 뭐 디프라이도 그렇고 많이 만났지만, 저희 스스로도 '우리는 다시 2인조로 돌아왔으니까 2인조로 쭉 가자' 저희끼리 마음을 딱 정했거든요. 그래서 어떤 가리온의 프로듀서 이렇게 누군가를 딱 데리고 있기는 어렵게 됐죠.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저 같은 경우는 그런 마음이 들기는 했어요. '내가 프로듀싱을 좀 해서 직접적으로 곡 작업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 하는 생각은 했지만, 사실상 그럴만한 어떤 기회가 잘 없었죠. 근데 지금도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나찰도 마찬가지지만 나아가서 저희가 직접 비트메이킹을 공부하고 직접 곡을 써서 그게 가리온 트랙으로 나올 수 있는 훗날을 생각은 하고 있어요.

나 : 대놓고 들어내고선 프로듀싱이라고는 못 할거 같기는 해요. 성향이 그래요 그러니까 뭐 하나 하면 그거만 들이 파는 그런 스타일이라서 일을 할 때 힘을 효율적으로 못쓰긴 해요. 그래서 가사를 쓰고 랩 한다 그러면 그거 하나에 집중하니까 말하자면 패싸움 났을 때 한 놈만 조지는 스타일이지 힘 조절해가면서 이 새끼 까고 저 새끼 까는 이거 안 되거든요. 멀티 플레이가 안되기 때문에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굉장히 욕심이 많기는 해요. 온전하게 내가 만들어낸 트랙에서 내가 한다면 사실 그 부분도 참 생각이 많았던 부분인데 비트메이킹하고 랩메이킹을 다 같이 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 왜냐하면 한 가지를 정확하게 만들어 놓고서 거기에다가 딱 짜 맞히면 될 거 같은데, 그렇다면 어떤 음악이 나올까 궁금해서 욕심은 나는데 언제 가능할지는 모르겠어요. 성향상..


힙 : 이제 첫 번째 트랙이자 마지막 곡인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2013' 이 곡을 마지막 질문으로 넣은 이유는 이번 앨범도 지난 2집과 마찬가지로 트랙 구성이 역순으로 구성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맞나요?

메 : 오 캐치하셨네요. 네 맞아요. 그건 제가 나찰한테도 얘기 안 했는데 사실 트랙리스트를 제가 짰거든요. 그것도 거꾸로 보시면 맞습니다.


힙 : 그렇군요.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2013' 이 곡에 대해서는 따로 의미를 지어서 물어보는 게 이상할 것 같아요. 두 분께서 자유롭게 곡에 대한 소개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메 : 그러니까 초반에 말씀 드린 것처럼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는 저희가 힙합을 하면서 가리온으로서 처음 쓴 가사고, 그때 당시의 생각은 딱 하나였어요. 그러니까 맨 첫 곡인 '그래서 함께 하는 이유 2013'과 98년 버전의 공통점이 뭐냐 하면 맨 앞에 처음 시작하는 제가 쓴 가사가 그러니까 '니 앞을 가로막는 이 어둠 속에 헤매이는 어리석은 니 젊음 속에' 라는 게 그때 당시 제가 느끼고 있고, 나찰이 느끼고 있던 또는 모든 대다수의 10대 20대 분들이 뭔가 자기를 찾지 못했을 때의 감정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그랬거든요. 다 깜깜하고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었어요. 저는 뭐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니라 힙합이 제 인생을 밝혔어요. 뭐 오그라드는 표현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진짜로 그랬거든요. 저는 나름 대학원까지 나와서 석사학위까지 취득을 했지만, 저한테는 종이 쪼가리 만큼의 의미도 없어요. 뭐 이런 말하기 지도교수님한테 죄송하지만 그 정도로 저에게 있어서 힙합이라는 건 삶을 완전히 바꿨거든요. 그래서 그 앞에 가사표현은 제가 저 자신한테 하는 얘기거든요. 그러니까 됐다고 네가 헤매고 있지만 네 속을 들여다 봤으니까 네 진짜 얘기를 올라와서 들려줘라, 그리고 그 올라와서 들려주는 곳은 무대고 그 무대가 반드시 뭔가 화려할 필요도 없다는 거죠. 그냥 내가 나를 들어낸다는 것이 중요한 거거든요. 그리고 그걸 들어내는 순간 나를 보는 사람과 그걸 이해하고 그 상황자체가 똑같은 사람들끼리 같이 뭔가를 할 수가 있는 거에요. 저한테는 그 이유가 됐던 게 힙합이고 그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이유가 된 거죠. 그래서 나찰도 그렇고 그 가사의 오리지날 버전을 보면 뭐 기술적으로 많이 구렸지만 어쨌건 그렇게 하나하나 나열하는 게 저희한테는 저희가 힙합이라는 걸로 삶의 영향을 받아서 살아가는 한 스텝 한 스텝의 어찌 보면 모양새가 됐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는 그 속내를 들어내면 그냥 저희 삶이에요.

나 : 저는 각자들 한 번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굉장히 머리를 많이 쓰잖아요. '아 이게 사람들한테 어떻게 들릴까' 부터 해서 뭐 '발라드힙합은 대중들한테 먹힐까?' 아니면 여기서 내 가사가 어쩌고 저쩌고 뭐 많은 생각을 하는데 고민하지 말고 그냥 원초적이고 순수하게 내가 좋아했을 때를 한 번 생각해보고서는 다시 한번 파이팅 하자 라는 이야기입니다.

메 : 그래서 아까 인터뷰에서 되게 숨겨진 걸 잘 발견하신 게 역순으로 보면 결국 다시 우리는 회귀하는 거에요. 3집에서 저희가 이번에도 그런 키워드를 가지고 얘기 했던 게 '다시 힙합' 이라는 게 우리가 무슨 힙합 홍보대사도 아니고 왜 자꾸 힙합힙합 거리냐 이럴 수도 있지만

나 : 힙합 홍보대사 맞는데요?(웃음)

메 : 그렇지 따지고 보면 그런 직함이면 정말 영광스럽지 근데 저희한테는 그게 삶이니까요. 그게 삶 전체인 사람한테 그걸 얘기하는 게 부자연스러운 게 아니죠.


힙 : 곡에 그곳, 그때 라는 '시간적인 표현'과 '장소적인 표현'이 나오는데 그게 '약속의 장소' 인가요?

메 : 그렇죠 저희가 이상향으로 생각하고 있는 2집에서 싱글 컷 됐을 때 나왔던 약속의 장소의 구체적인 모양새를 저희가 묘사한 건 없어요. 그냥 어떤 분들은 되게 종교적으로도 해석하시더라고요. 근데 그렇게 봐도 상관없는 게 그만큼 종교적인 느낌이 들만큼 저희한테는 힙합이라는 게 그만큼 소중하다는 거겠죠. 그리고 그게 각자의 자의적인 해석과 태도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모양새와 무게로 인식하고 받아들여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저희가 다른 사람 기준 따라서 저희 걸 인식할 필요는 전혀 없거든요. 그래서 가리온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찌 보면 이상향 같은 그게 단순히 수많은 힙합퍼들이 넘쳐나는 건지 아니면 우리 음악이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건지 그런 거랑은 무관하게 그냥 저희가 생각하고 느꼈던 맨 처음 느낌 나찰 얘기한 처음에 좋아했을 때의 느낌이 순수하게 그대로 살아있는 것 그거죠.

나 : 그런 영화들 많잖아요. 식스센스(Six Sense)나 아니면 유주얼 서스펙트(Usual Suspect) 같은 영화를 보면 정답은 둘 중에 하나잖아요. 절름발이가 범인이냐 아니냐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냐 아니냐 근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는 거 같아요. 되게 다양하고 포괄적으로 넓게 생각을 하시고 저희가 가장 원했던 궁극적인 힙합의 모습은 다양성이었기 때문에 생각하시는 분들도 그렇게 다양하게 많이들 즐기시고, 다양하게 한 다음에 나중에 생각 정리해서 구린 것과 진짜, 가짜를 따져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힙 : 조금은 이상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지금 두 분은 '약속의 장소'에 어느정도 다가가신 것 같아요?

메 : 글쎄요.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나 이런 것들은 커지는 반면 저희가 생각하는 약속의 장소 또는 힙합의 어떤 이상적인 인프라나 그런 모양새들은 오히려 조금 약해지는 모습들을 받는다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볼 때는 아이고 언제쯤 이 문화자체가 좀 더 활성화 될까 하는 그런 안타까움이 있긴 한데, 그래도 저희 둘이 계속 다른 어떤 상황들에 관심주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다는 측면만 본다면 그래도 조금 더 가까이 간 것 같아요. 저희 둘만 놓고 볼 때는 물론 저희 말고도 힙합에 애정을 갖고 저희보다도 더 멋있게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희 둘만 놓고 본다면 꾸준하게 5센치를 가건 10키로를 가건 어쨌든 저희가 가는 길에 있어서 후퇴는 없었으니까요. 저희가 무슨 틱 환자도 아니고 맨날 '멈춤 없이 멈춤 없이' '연결고리'를 외치는 건 사실은 자기암시적인 측면도 커요. 그게 이미 틱이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웃음) 프리스타일을 하건 랩을 하건 그런 게 마치 저희의 사운드로고처럼 나오는 거죠. 저희한테는 멈추면 안 된다는 것과 그리고 항상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것들은 큰 의미니까 그게 저희의 약속의 장소로 가는 길이거든요.

나 : 각자가 긍정적인 마인드로 도착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지 그 순간순간이 행복할거고 앞으로 진짜 차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각자 그냥 다 서로들 저희도 마찬가지죠 저도 메타형 말씀대로 이 약속에 장소에 도착했다라고 생각을 하고 더 열심히 할 거 같으니까는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고


힙 : 곡에 나오는 '함께'라는 말이 '문화'라는 말과 같다고 느껴져요. 여러 곡, 인터뷰를 통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지만. 앞으로 꿈꾸시는 또는 준비하시는 부분 이야기 해주신다면.

메 : 그러니까 문화에 대한 정의를 내리려면 뭐 사전적 정의도 있겠지만 저희가 인식할 때의 힙합문화라는 측면은 좀 다른 거에요. 단순히 문화가 상업화 되고 산업화 돼서 대중들에게 다양한 서브컬쳐들이 생기고 그게 또 하위문화를 만들고 뭐 이런 단계까지의 이야기는 사실 아니고, 조금 더 원초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거죠. 오히려 지금 모양새로만 보면 이미 그런 하위문화 까지 많이 생겼죠. 예를 들면 비사발 같은 경우인데

나 :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노

메 : 그런 식으로 어떤 다른 예술형태와 결합이 돼서 새로운 어떤 서브컬쳐가 나오고 뭐 이런 건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잘하는 거 같아요. 정말 팍팍팍팍 진행이 되는데, 랩도 마찬가지에요. 발라드랩을 서브컬쳐로 볼 것이냐는 차치해두고서라도, 어쨌든 그렇게 진행이 되는 와중에 근본적으로 이 문화의 뿌리가 되는 형태들이 튼튼하면 할수록 그 서브들도 당연히 양질이 나올 거라는 거죠. 그건 당연한 진리인데 이 뿌리가 되는 부분들이 흔들려 버리니까 서브들도 힘이 없고 명분이 약해지는 거에요. 그런 만큼 그냥 막 생기는 서브컬쳐들이 나오는 거고요. 이런 현상들 때문에 아마 여러 면에서 사람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그러니까 제가 몇 년 전부터 계속 얘기 했던 거 같은데 그런 문화의 구심점이 좀 무너지지 않고, 튼튼하게 있으면서 성장을 했으면 하거든요. 그런데 글쎄요. 뭐 구체적으로 제가 갑자기 내년부터 '앞으로 모든 가리온 공연은 비보이와 함께 합니다.' 이러면서 ' 비보이 문화를 저희가 다시 살렸어요!' 한다면 이것도 진짜 코미디죠. 하기 싫은데 막 비보이 덤블링할 때 튀어나와서 랩하고 합 맞춰서 저희가 프리즈하고 랩하고 이러면 얼마나 웃겨요 (웃음) 그 순간 '변했다 뭔 개 짓이야' 이러겠죠.(웃음) 그래서 그런 건 좀 터무니없는 것 같고, 아마 조금 더 그런 문화적인 고리들을 연결할 수 있는 접점들을 찾으려는 노력을 할 거 같아요. 근데 저희는 랩퍼니까 뭘로 시작할까 고민했던 게 말씀 드렸던 것처럼 '조화 스팟을 만들자' 였거든요. 그래서 스팟을 만들었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 과정에서 랩퍼들만 오진 않겠죠. 때로는 그와 관련된 어떤 사람들이 올 수 있을 거고, 랩퍼 모임에서 랩퍼들만 모여서 비트 없이 아카펠라로만 랩 하진 않을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디제이를 데리고 올 거에요. 일단 저희랑 제일 친한 쪽이니까요. 사실상 디제이들과 엠씨들의 쿵짝도 너무 안 놀다 보니까 어떻게 놀아야 되는지 루틴을 잘 몰라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도 자연스럽게 이 공간을 통해 발전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태거들이 와서 자연스럽게 랩퍼들의 가사건 랩퍼들의 스타일이건 이미지들을 좀 형상화 해본다던가 하는 그런 것들이 외부로 나갈 수 있으면 글쎄요. 저희들 만에 페스티벌을 만들 수 있다고 봐요.


힙 : 기존에도 이미 힙합페스티발이 있어왔는데..

메 : 뭐 쇼미더머니 이후에 원힙합페스티벌이 있었죠. 사실 저는 엠넷(M.NET)과 CJ에서 그런 움직임을 한 건 굉장히 고맙고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씬의 한 일원으로써 정말 고맙고 반가운 일이에요. 그런데 이건 비난이 아니라 솔직한 표현을 하자면 그냥 가요무대에서 순차적으로 1번부터 30번까지 순서대로 나오는 것 이 외에 어떤 신선함이라고는 없었잖아요. 그냥 다 뻔한 사람들이었고요. 원래는 그런 게 아니었거든요. 원래는 제가 제안했던 부분도 있었고, 훨씬 로컬 아티스트들을 포함해서 아마추어들을 위한 서브스테이지도 있었어요. 그리고 시간을 더 들여서 1박2일이건 2박3일이건 부스를 만들어서 레이블이나 크루들이 자기들을 홍보할 수 있는 일종의 세미나의 형태 있잖아요. 그런 컨퍼런스 형태도 갖고 해서 다양한 힙합의 요소들과 각자 자신들의 위치에서 힙합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지켜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다 모이면 그 자체로도 에너지가 크잖아요. 그걸 꿈꿨던 건데 글쎄요.. 뭐 대기업 입장에서는 잘 그림이 안 나왔나 봐요. 그래서 어떡할까 하다가 그럼 우린 랩퍼니까 랩퍼들의 움직임부터 만들자 했던 거죠. 그게 하나의 작은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회사 쪽에서도 저희한테 충분히 서포트 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피브로와 함께 저희가 페스티벌 형태를 만들고 싶어요. 원래 저랑 나찰이 꿈꿨던 모든 요소들이 다 모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처음 딱 오픈 했는데 결국엔 그냥 비보이들은 비보이끼리 따로따로 놀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선 다 모아놓고 시작점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 게 커요.

나 : 저희도 모르죠. 우리 머릿속에는 우리가 좋아하고 그리고 멋있다라고 생각하는 힙합은 분명히 있어요. 밑그림도 있고 청사진도 있는데, 근데 거기까지 순차적으로 잘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결론적으로는 되게 다양한 시도들이 있을 거에요.

메 : 열심히 해야죠.


힙 : 예 알겠습니다. 벌써 3년이 지났는데요. 내년에는 정규 3집을 만날 수 있는건가요?

메 : 네 저희가 내년 하반기를 보고 3집을 꼭 내려고 계획하고 있거든요. 그래도 2010년에 2집을 냈으니까 4년 만에 나오는 거네... 근데 이번에 15주년 하면서 좀 가능성을 느꼈어요. 나찰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아 이제 한 5~6년씩은 안 걸리겠다 보름 한달 만에도 만들었으니까(웃음)' 물론 그보다야 당연히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그리고 3집은 또 다른 측면에서 새로운 면모가 또 나올 거 같아요. 단순히 1집 때는 JU라는 걸출한 프로듀서와 함께 JU의 전체적인 프로듀싱 하에 가리온의 음악이 만들어졌으면, 2집은 JU가 없는 상황에서 저랑 나찰이 그렸던 그림 그리고 랩 자체에 중점을 둔거였으면 3집은 또 다른 부분에 초점을 잡고 갈 거 같아요. 그리고 그 부분에서 미리 저희가 어느 정도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훨씬 더 힙합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어떤 에너지가 많이 포함이 될 거 같아요.


힙 : 그럼 이번 '15주년 앨범'이 3집으로 가는 연결다리일 수 있겠네요?

메 : 그렇죠 약간은 무투 같은 그런 싱글을 내고 2집이 나온 것처럼 그렇게 보셔도 될 거 같아요.


힙 : 알겠습니다. 그럼 15년간 활동을 해오시면서 팀으로서, 또는 개인으로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시다면.

나 : 기억에 남는 순간이요? 한 달 전에 딸 태어났을 때 (웃음) 지금 3집은 관심도 없어요. 어떻게 하면 우리 딸을 재울 수 있을까(웃음) 잠을 못 자가지고 환장하겠어요.

메 : 장난 아니에요. 진짜 나찰이 잠을 못 자가지고..

나 : 근데 뭐 이건 농담이고 굳이 얘기하자면 어쩔 수 없어요. 대중음악상 받았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메 : 3관왕

나 : 예 그때 당시에 정말 어떻게 보면 그 동안 뭐 힘들었다 안 힘들었다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 순간만큼은 그 동안 고생했다라는 생각도 안 했는데 뭔가 보상 받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너무 즐거워가지고 소주를 밤새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건 1집 내고 굉장히 힘들었었는데 굉장히 힘들었죠. 메타 형이 주차장에서 일했던 때와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엔 그때 당시 부모님의 생각을 거스르는 행동을 할 수가 없어서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고 하다가 아 이건 아니구나 내가 서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구나 다시 깨닫고 무투를 녹음했었던 당시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정말 다시 한번 무장투쟁을 해야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죠. 그 두 시기가 가장 기억에 남죠.

메 : 저도 두 가지 얘기하자면 나찰 얘기도 생생히 기억에 남지만, 저희는 진짜 15년간 같은 태도로 쭉 와서 그런지 나찰이 그런 얘기 자주하는데 진짜 돌아보면 금방 같아요. 그래서 저는 나찰을 맨 처음 봤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 첫 번째에요. 좀 거슬러올라가서 나찰을 만났던 시기에 당시 제일 많이 무대에 같이 올라갔던 친구가 주석이었어요. 저랑 주석이랑 가사도 많이 썼었는데, 그때 당시 마스터플랜 사장님이었던 이종현씨가 검은소리 블렉스(Blex)는 너무 크루 단위로 무대기로 올라오니까 학예회 같다 해서 저희 말고는 갱톨릭 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좀 팀으로 나오라고 하기에 정리하고 나와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팀원을 골라야 됐는데, 대다수의 당시 검은소리 사람들은 '메타 형은 주석이랑 팀 하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자주 무대를 가졌으니까 그랬는데 제가 나찰을 선택을 한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되게 의아해했었어요. '응? 왜?' 이런 식으로 근데 그때 선택했던 이유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저한테는 유일한 자극제였거든요. 나찰 랩은 지금도 그렇고 그때도 그렇지만 저한테 자극을 줘요. 그 자극은 뭐냐면 힙합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태도 중에 하나인 경쟁이죠. 경쟁의식을 느끼게 하는 거에요. '아 이 사람의 이런 플로우는 내가 이전에 구현 못했던 거고 또는 와 저건 되게 멋있는데 저건 어떻게 해야 되지?' 이런 것들은 저로 하여금 그걸 뛰어넘게 만들고 싶은 거거든요. 저한테 나찰이 그런 존재였고, 지금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저한테 선명하게 기억나는 가리온과 함께했던 15년 중에 제일 기억 남는 첫 번째는 나찰과의 만남이고 두 번째는 이제 매니저가 볼 수 있도록.. 피브로를 선택한 게 (웃음) 가장 기억에 남았으면 해요. 이제 앞으로 5년 뒤나 20년 뒤에 아 그때 우리가 피브로를 잘 선택했어 할 수 있도록요.

나 : 사실 러브콜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대형기획사에서 (웃음)

메 : 자이언루즈! 듣고있나? (웃음)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저희가 두 번의 회사를 거치면서 워낙 마음고생을 많이 해가지고, 그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 : 저는 이제 한 3분의1 지나왔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솔직히 앞으로 30년은 더 해야 될 거니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어요.

메 : (웃음) 30년 더 하면 내가 일흔인데 일흔 플로우는 어떨까

나 : 에미넴(Eminem)이나 제이지(Jay-z) 형들도 할 텐데요 뭐

메 : 하지

나 : 그럼 우리도 해야죠.

메 : 그러니까 해야 돼 메쏘드맨(Method man)도 할거니까

나 : 아 이번에 그거 보셨어요?

메 : 봤지..아 죽이더라 내가 이래서 메쏘드맨을 사랑할 수 밖에 없어 게이는 아니지만 (웃음)



A$AP Nast(Feat. Method Man) - Trillmatic (Explicit)



힙 : (웃음) 저희 힙합플레이야하고 첫 인터뷰 2004년 1집 나왔을때 하셨어요. 그때 있었던 질문입니다. 메타와 나찰, 가리온에게 '언더그라운드란 어떤 의미인지.'

메 : 아 언더그라운드 진짜 캬.. 뭐랄까요. 애증과 더불어 모든 게 점철 돼있는 곳이죠. 근데 저희한테는 그냥 이렇게 말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에게 언더그라운드라는 건 제 터라고 말 하고 싶어요. 단순히 터라고 얘기했을 때 공간적인 걸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저는 언더그라운드라는 데가 없었으면은 숨을 못 쉬었을 거에요. 그러니까 여기는 제가 숨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에요. 왜냐면 저는 다른 데서는 호흡하고 살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에게는 서있을 수 있고 제가 숨쉬고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데, 그 공간자체로만 인식하지는 않아요. 저에게는 중요한 음악적 태도고 여기서 더하면 오바할 거 같아서 (웃음) 여기까지만 할게요. 오바하기 싫다 갑자기

나 : 또 선비힙합 나올까 봐

메 : 정리하자면 저에게는 중요한 태도라고 말씀드릴께요. 터이자 태도

나 : 저도 메타 형 생각하고 같은 게 예전에 누가 '힙합이 뭐에요?' 라고 물어보면은 솔직히 뭐라고 대답할지도 모르겠고, 그런 대답을 할 수 있는 능글맞음이 있었으면 했는데 못했던 대답 중에 하나가 '힙합은 삶이에요' 라고 표현하는 것들이었어요. 왠지 오글거리고 해서 못했었는데 요즘에는 시간이 지나고 지날수록 가장 완벽한 답이 아닌가 싶어요. 만약 '삶이 뭐에요?' 라고 되묻는다면 인터뷰에서 말씀 드렸던 여러 가지 생각들 그 안에 다 묻어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냥 언더그라운드는 힙합이고 힙합은 저한테 삶이고 뭐 그렇습니다.


힙 : 정말 한 길을 쭉 걸어오셨다는 게 느껴지는 게 20년 전 답변과 똑같이 말씀해 주시네요. 그때 답변이 '언더그라운드란 음악적 시작점이자 자세이자 놀이터다.'라고 말씀해 주셨거든요.

메 : (웃음) 똑같은데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지금 소름돋네.


힙 : 마지막으로 더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나 : 글쎄요 마지막 뭐가 있을까 잠 좀 잤으면 좋겠어요 (웃음) 잠 좀 잤으면 좋겠어요

메 : 끝이야?

나 : 예 끝이에요. 진짜 더 이상 생각이 없어요.

메 : 저는 일단 힙합플레이야가 저희 15주년 기념음반 발매와 같이 이렇게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줘서 감사하고요. 그 다음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저는 옛날에 힙합플레이야가 생겼을 때부터 쭉 봐왔잖아요. 그리고 리드머라던가 다른 힙합 관련사이트들이 생기고 또 사라지기도 했지만, 꾸준하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라는 게 사실은 되게 중요하다고 봐요. 어차피 저희 얘기는 많이 했으니까 마지막으로 힙합플레이야에 대한 어떤 얘기 하나만 드리자면, '자리를 지킨다'라는 건 결국 어떤 의미에서 책임을 다 한다라는 걸로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조금 더 힙합플레이야의 앞으로의 방향성 측면으로 봤을 때 가지고 있는 무게와 어떤 영향력 만큼의 모습들을 더 많이 보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힙합씬의 다양한 이야기들의 모니터링을 거의 다 힙합플레이야에서 하잖아요. 사실 뮤지션들도 마찬가지고 그런 모니터를 하는 과정에서 보다 보면 물론 누구를 씹거나 누구를 비난하거나 거기서 농담 따먹기 하거나 이런 건 상관없다고 보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보다 보면 참 마음이 서글퍼질 때도 있어요. 그러니까 뮤지션들이 대단한 존재는 아니에요. 뮤지션들이 마치 특별한 냥 떠 받들어져야 되는 건 당연히 아니기 때문에, 뮤지션이나 리스너 모두 똑같은 사람이고 동등하고 평등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평등하다라는 기본적인 태도 하에서 우리의 문화를 좀 생각했으면 해요. 그게 뭐 누군가 에게는 어쩌면 잠깐 흘러가는 인스턴트여도 상관없죠. 힙합이 뭐 대수라고 그걸 평생 해야겠어요. 서로에게 힙합이 주는 무게가 틀리듯이 서로의 생각도 틀려요. 그런 만큼 우리는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태도들을 갖고 접근해줬으면 해요. 서로 동등하고 평등한 시선으로 봤으면 한다는 거죠. 물론 그런 부분들을 힙합플레이야에서 억지로 방향을 잡으려고 하면 안되겠지만, 자연스럽게 뭔가가 반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노력하는 부분도 알아요. 여러 부분에서 게시판 관리하시는 거나 이런 부분들도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우리가 유일하게 볼 수 있으며 유일하게 모니터 할 수 있는 어찌 보면 그만큼 소중한 동시에 슬픈 공간이라서 그 공간이 뮤지션들에게는 여러 부분에서 뜨끔할 수 있도록 해야 되고 반성시킬 수 있도록 하며 때로는 보면서 용기를 얻고 때로는 그게 새로운 발판이 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어떤 의미에서는 아까 마지막 질문에서 얘기했던 언더그라운드라는 것이 온라인상에서 비로소 구체화 되어있는 장소가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그런 만큼 이 문화를 아껴줬으면 좋겠어요.

나 : 유교힙합 적인 생각으로 하나 말할게요. 저희가 사실상 큰형이잖아요. 큰형으로서 뿌듯합니다. 정말 멋있어요 한국힙합 얼마 전에 일본 갔다 와서도 느낀 건데 한국힙합이 최고인 거 같아요. 각자들 정말 지금 하는 만큼만 아니 조금 더 열심히 한다면 진짜 저희가 생각했던 이런 모든 걱정들이 단 한 번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다들 파이팅하자구요

메 : 파이팅


인터뷰 진행/편집 | HIPHOPPLAYA.COM 영상, 사진 | Directed by SIN( | https://twitter.com/… / | http://instagram.com/… 사진제공 | 피브로사운드 ( | http://www.pbrosound.com/…

관련링크 | MC 메타 트위터( | https://twitter.com/… 나찰 트위터( | https://twitter.com/…

6 Comments 최정현

2014-01-10 20:20:18

랩 이외에도 그래피티나 비보이 비걸같은 힙합 요소들이 함께 발전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케이엠

2014-01-10 20:27:19

잘 봤습니다!

원래개싸움

2014-01-10 22:11:11

멋있씁니다!!!

이다영

2014-01-10 22:36:29

항상리스펙

장우창

2014-01-11 12:59:11

멋지십니다

레보

2014-02-18 10:51:29

진짜 멋잇다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822&page=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