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폭력에 대한 긍정’ Demolish 의 [Ignito]
힙플 33029 2006-10-26 01:00:07
힙플: 힙합플레이야(이하: 힙플) 회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이그니토: 네 안녕하세요. 지난 8월 첫 앨범을 발표한 Ignito입니다. 반갑습니다.
힙플: 평소에 힙플을 어떻게 생각해 오셨는지, 또 힙플에서 이용하시는 주 메뉴가 있다면?
이그니토: 한 장르의 음악에 대해 오버와 언더 모두를 아우르는 사이트로서 힙플의 존재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힙플은 리스너들이 현재의 한국힙합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창의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이것은 곧 저희 같은 힙합 뮤지션들이 언제든 자신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측면에서 힙플의 위치와 역할을 매우 크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도 뉴스 란을 수시로 확인하며 새로운 소식들을 힙플을 통해서 접하고 있고요. 게시판도 틈틈이 읽어보는 편입니다.
힙플: 학교생활과 뮤지션으로써의 활동을 병행하고 계신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이그니토: 작년은 휴학을 한 상태에서 앨범을 준비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없었는데, 올해 다시 복학하면서 앨범 마무리 작업을 했거든요. 처음엔 학교 다니면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처럼 잘 안되더군요. 그 때문에 제 앨범 마무리작업이 상당히 지연되었죠. 아무래도 시험기간 등 시간적 제약에 많이 얽매이다 보니까 작업이 수월하지 않은 부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요새도 피쳐링 작업들을 빨리빨리 못해줘서 상당히 미안합니다. 그리고 정기 빅딜 회의와 같은 모임에도 얼굴을 잘 못 비춰서 빅딜 분들의 원성을 듣기도 하고 있습니다.
힙플: Ignito 의 예명에 담긴 뜻?
이그니토: 점화한다는 뜻을 지닌 ‘Ignite' 라는 동사에서 따왔습니다. 그 뜻 이외에는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발음하기 쉽고 짧으며 강렬한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 이 이름으로 정하게 됐죠.
힙플: 음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그니토: 저도 남들과 다를 것 없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처음 힙합음악을 접하고 마니아가 되었습니다. 그땐 제가 뮤지션이 될 거라 생각해본 적도 없었죠. 그러다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마침 생겨나던 힙합동아리에 가입을 하게 되었고, 결국 그게 계기가 돼서 본격적으로 랩을 하게 됐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도 랩은 취미로만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활동을 하면서 주변 분들로부터 잘한다는 칭찬을 꽤나 많이 들었어요. 그런 칭찬들에 으쓱해서 더 욕심을 갖고 하게 됐고, 그렇게 2년 3년 지나다 보니까 어느새 제가 당연히 음악을 해야 되는 사람이 되어있더라고요. 저도 그런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고요.
힙플: Big Deal Records 와 함께 하시게 된 계기는요?
이그니토: 2004년경에 개인 활동을 모색하며 지내던 중 정말 우연찮은 기회에 Sleep-D라는 형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 그 형이 제 랩을 정말 좋게 들어주시고 많이 칭찬해주셨어요. 그리고 그때가 마침 빅딜레코드가 막 활동을 시작하던 시기였거든요. 정말 실력 있고 좋아 보이는 레이블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Sleep-D형이 당시 빅딜레코드에 데모 곡을 보내셔서 빅딜 분들과 상당히 친분을 쌓으셨더라고요. 근데 절 좋게 봐주신 Sleep-D형이 그 후 제 곡을 저도 모르는 새에 빅딜 분들에게 들려드렸었던 거예요. 그걸 들은 빅딜 분들이 다행히 좋게 들어주셨고, 그 뒤로 만나보고 점점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빅딜 소속이 된 겁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빅딜과 같이할 수 있게 된 데에는 Sleep-D형의 결정적인 역할이 있었죠.
힙플: 데뷔 앨범 [Demolish] 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그니토: 일단 저의 첫 앨범인 만큼 제 모든 것을 쏟아 부으려 많이 노력한 결과물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라는 사람이 살아오면서 말하고 싶었던 것들, 그리고 현재의 제가 말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라도 더하거나 뺄 수 없는 상태의 완성된 작품으로 그려내 보고 싶었고, 아주 조금 만족할 수준으로 탄생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앨범 곡들의 흐름적 배열 같은 부분에 많이 신경을 썼죠. 앨범에 대한 설명은 사실 간단하게 말씀드리기에는 어느 정도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앨범에서 전하고 싶었던 의도를 직접 제 입으로 설명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분이 들으시는 음악 그 자체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네요.
앨범 제목인 [Demolish]는 단어 뜻 그대로 파괴를 뜻합니다. 앨범 내에선 수많은 파괴가 행사되어지고 또 행사 당하여집니다. 단지 물리적인 파괴만이 아닌 관념적이고 도덕적인 파괴의 모습 등을 다양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제 앨범을 이루는 근본적인 정신인 ‘폭력에 대한 긍정’을 표현하기에 적당한 단어 같아서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음악의 컨셉적인 면인 웅장함이나 판타지 소설적인 분위기는 청자들이 접근하기에 쉽도록 특색을 부여한 부분입니다. 제 앨범에 대한 반응들 중에서 가사보다는 중세적이고 웅장한 음악적 분위기에 반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위의 전략이 어느 정도 주효했다고 생각되어지네요.
힙플: 타이틀만큼이나, 이처럼 묵직하고 어두운 스타일을 기획한, 실행한 이유가 있다면?
이그니토: 일단 제 개인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저의 삶을 관통하고 있는 정서는 분노와 외로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제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위주로 담아내려고 기획했었죠. 그런데 그렇게 쓰여지던 이야기들의 동일한 정서가 점차 개인을 넘어선 부분에까지 확장되면서 처음 계획보다는 상당히 스케일이 커져버렸습니다. 어쨌든 제 앨범은 제 개인의 삶에서 너무도 자연스러워져버린 정서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제 음악 속에 표현되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외 외부적 요소를 하나 들자면 힙합씬에서 무분별하게 등장하는 사랑과 평화에 대한 맹목적인 외침에의 반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되네요.
힙플: 이번 앨범 작업에 있어, 영향을 받은 앨범이나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이그니토: 스타일면에서 Jedi Mind Tricks의 전(全) 앨범과 Outerspace의 [Blood and Ashes] 앨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Non Phixion의 [The Future is Now] 및 Necro의 앨범들 등 주로 언더그라운드의 어둡고 하드코어한 앨범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힙플: 많은 의미들, 혹은 철학적인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는 가사들이 조금 어렵다는 의견을 보이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그니토: 제 앨범이 처음 완성됐을 때 친한 뮤지션 한 분을 들려드린 적이 있었는데, 다 들어보시고는 많은 부분을 공감했고 매우 감동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분은 제 앨범 전체를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에 대한 은유로 이해하셨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상당히 놀라웠죠. 저한테는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그렇게 이해하시고 감동까지 받으셨다고 한 것에 대해서 제 앨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게 됐습니다. 제 개인적 정서를 위주로 그려낸 이야기들이지만 그 기본적 정서들에 공감할 수만 있다면, 청자들이 각자 놓인 사회적 맥락 안에서 자신에 맞게 해석되어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이야기들이라는 거죠.
빅딜에서 발표된 거창한 홍보문구나 주변에서 이미 이야기된 제 앨범에 대한 평가들에 좌지우지되지 마시고, 본인이 들으시는 대로 또 느끼시는 대로 이해해 주시는 것이 제 앨범에 친근하게 다가오실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작자의 숨은 의도에 대한 부분은 오래 들으시면서 나중에 심심할 때 생각해보셔도 나쁘진 않을 것 같네요.
힙플: 작가 주의적 / 철학적인 앨범으로 규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동의하시나요? 또, 가사에 있어 어떤 점을 중시 하셨는지...
이그니토: 저로서는 위의 수식어들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런 이야기들 중심으로 제 앨범이 평가되어지고 있어서 정작 중요하게 평가받아야 할 랩적인 부분에 대한 말씀들은 많이 찾아볼 수가 없더라고요. 하지만 MC는 궁극적으로 랩 자체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도 이번 앨범에서 저만의 라이밍 방법과 같은 랩 본연적 요소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부심도 상당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간과되어지고 있는 게 조금 아쉬워요.
가사에 있어서는 시각적으로 이미지화 될 수 있는 표현들에 많은 중점을 뒀습니다. 많은 MC분들이 스스로를 시인이라 칭하면서 정작 시의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이미지적인 부분들엔 소홀하고 관념적인 이야기들만 나열한다고 느꼈습니다. 눈앞에 그려질듯 한 이미지들의 선 굵은 묘사를 통해서 작자인 저의 감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청자들에겐 가사를 듣는 재미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힙플: 다양한 프로듀서들의 비트를 받아 앨범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또 각각의 프로듀서 분들과의 작업은 어땠는지?
이그니토: 우선 작업시작 첫 단계에서부터 앨범의 컨셉을 확실히 잡아놨었기 때문에 각 프로듀서들에게 원하는 스타일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각 프로듀서 분들도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잘 이해해주셨고, 너무도 감사하게 본인들의 기존 스타일과는 다른 제 앨범을 위한 비트들을 선뜻 제작하여주셨습니다. Loptimist와는 제 앨범에 사용될 비트들의 소스를 고르기 위해 저와 함께 LP매장에 가서 LP들을 일일이 들어보며 샘플링에 사용되어질 소스를 골랐습니다. 그렇게 해서 Loptimist가 가장먼저 10곡 정도를 완성해서 들려줬고, 그중 6곡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Mild Beats 형님께서도 그 당시 [Loaded] 및 [MFU2006] 앨범작업으로 바쁘셨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위해 짬을 내 2곡의 비트를 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Keslo는 그때가 본인 앨범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를 한 상황이었는데도 본인이 먼저 제 앨범에 참여하고 싶다고 휴가 중에 곡을 만들어서 보내주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저의 오랜 친구 Dazdepth와의 작업은 곡을 너무 늦게 완성해준 것만 빼면 편하고 부담 없는 작업이었습니다.
힙플: 마일드 비츠의 'Beholder' 에서 보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안정적인 톤을 보여주셨는데, 어떠한 노력들이 있었는지?
이그니토: 우선 ‘Beholder'의 곡 분위기와 제 앨범의 분위기 자체가 워낙 다르다보니 톤도 자연스럽게 달라진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선 전체적으로 더 무겁고 강한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더 묵직한 톤으로 녹음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너무 억지스런 목소리라서 듣기 거북하다는 반응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저를 공연장에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아주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내고 있답니다... 그리고 각 곡들 간에도 곡마다의 색깔을 살리기 위해 톤을 조금씩 다 달리했어요. 예를 들어 ‘Extermination‘ 과 ‘Lost Chronicle’의 톤만 비교해 봐도 아실 수 있으라고 생각합니다.
힙플: Banishit Bang , 일탈, Sleep-D, Dazdepth 는 어떤 분들이신지 소개해주세요.
이그니토: 우선 Banishit Bang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99년부터 시작하여 2003년까지 온라인으로만 3장의 앨범을 발표했던 BnS라는 3인조 팀의 멤버입니다. 활동 당시에는 어느 정도 알려지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더군요. 어쨌든 그들의 활동은 매우 폐쇄적이었지만 저는 우연히 그 분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상당히 많은 충격을 받았고 바로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매우 하드코어하고 비판적인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팀이었는데 국내에선 찾아볼 수 없는 스타일의 것이었고, 그들의 라이밍과 가사 또한 당시 국내의 랩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개성과 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팬으로서 지내오다가 제 앨범을 기획하면서 피쳐링 멤버를 구상하던 중 가장 먼저 BnS의 멤버였던 Banishit Bang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예전 그들의 홈피에서 봐뒀던 메일주소를 기억해내서 참여를 부탁하는 메일을 보냈죠. 메일 주소가 본인의 이름이었기 때문에 쉽게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음악을 하고 있을까 라는 걱정과 기대 속에 답장을 기다렸는데 상당한 시간 뒤에 긍정적인 답장을 받고 너무도 기뻐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돌이켜보면 제 앨범에 대한 참여 약속보다도 그들이 4번째 앨범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더 기뻤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Banishit Bang은 3번째 앨범을 발표한 후 미국에서 유학중이었고 잠깐 한국에 들어온 사이 제 앨범의 'Guillotine'과 본인들의 4집 앨범 녹음을 마치고 현재는 다시 미국에서 공부중입니다. 곧 어떤 식으로든 발표될 BnS의 네 번째 앨범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Vitality를 이루고 있는 일탈, Sleep-D, Dazdepth는 정말 보석 같은 존재들입니다. 자신들이 지닌 실력과 음악적 신념의 완성도에 비해 너무도 외부로의 노출이 적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모두 바쁘기 때문인데요, 일탈은 현재 대학원생, Sleep-D형님은 해군 장교로 복무중이시고, Dazdepth도 학업 때문에 매우 바쁜 삶을 살고 있죠. 하지만 간간히 적은 곳에서 나마 지속될 그들의 활동에도 꾸준히 관심 갖고 귀를 기울여주신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물들로 보답할 것이라 믿습니다.
힙플: 앨범 내에서 좋아하시는 혹은 앨범의 색깔을 제대로 표현 한 랩의 한 구절이 있다면?
이그니토: 제 앨범의 전체적인 주제를 관통하는 한 곡이 있는데 그 곡이 바로 ‘Carnival'입니다. 그 곡 3번째 verse에서 ’억압당한 채 입을 닫고 굴복한 자, 그들에게 분노의 자유를 선포한다. ‘ 이 구절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 합니다. 그리고 'Rhapsody of the Devil'의 ’Ignito. 고통 받은 영혼들의 상처를 비집고, 억압된 증오와 분노들을 증식시켜. ‘ 라는 구절도 위의 구절과 비슷한 맥락에서 좋아하는 가사입니다.
힙플: 같은 레이블의 동료이자, 선의의 경쟁자들인 빅딜식구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신다면?
이그니토: 정말 다들 음악밖에 모르는 순수한 분들이십니다. 빅딜 뮤지션들이 지닌 하드코어 힙합적인 이미지 때문에 오해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은 매우 온화하고 인간적인 분들이세요. 또한 빅딜 분들의 성격이 대체적으로 사교성이 좀 부족하기 때문에 힙합씬에서 매우 중요한 인맥의 형성, 유지 및 확장에의 사업에 다들 소홀하시거든요. 폐쇄적으로 보여 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낯을 가리는 성격 탓일 뿐이고 먼저 손을 내밀어주시는 분들과는 급속도로 친해진답니다. (웃음)
힙플: 빅딜에서 올 해 발매 될 앨범이 있다면요?
이그니토: Deepflow의 앨범과 Marco의 앨범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앨범 다 거의 완성단계에 있지만 과연 올해 안에 나올지는 저로서도 확신할 수가 없네요. 제 앨범과 함께 제작이 진행되었던 앨범들인데 모두 솔로 MC의 정규 1집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비슷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점에서는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각자의 개성이 확실히 묻어나는 앨범들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힙플: 인터뷰의 고정 질문입니다. 현재의 힙합씬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이그니토: 저는 언더그라운드씬만을 봐왔기 때문에 언더그라운드씬에 국한시켜 이야기하겠습니다. 최근 급속도로 확장된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의 팬 층에 대해 여러 뮤지션 및 관계자 분들이 많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과 걱정스러운 부분이 둘 다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뮤지션들 스스로가 착각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런 현상이 불러올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를 일정 부분 감지하고 있고, 뮤지션들 스스로의 변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마저도 단순히 음악이 들어서 좋으면 그만인 생산물로써 소비되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죠.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청자 층의 대중적 호응을 고려한 음악을 만드는 것이 주된 흐름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고, 앞으로 일어날지 모를 상황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뮤지션들에게 있다고 봐야 합니다.
힙플: MP3와 CD에 관한 생각들은?
이그니토: 우선 CD의 미래에 관해서는 많이 생각해보았지만 비관적입니다. CD이후의 유물적인 음악 기록매체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도적 장치의 마련만이 단지 CD의 생명을 그나마 연장시킬 수 있을 뿐이라고 생각되네요. 예전 CD 등장 시의 LP가 지니고 있던 아우라와 향수를 이제 CD가 부여받게 되었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 먼 훗날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날로그 음원인 LP는 기억해도 같은 디지털 음원인 CD는 많이 기억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MP3는 이미 우리나라에선 많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무상의 것으로 인식되고 길들어져버렸습니다. 한번 자신의 편의에 맞게 길들여진 것을 되돌리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죠.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들은 MP3에 대가를 부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겁니다. 물론 사용자들 스스로의 양심에 의한 정화는 더더욱 기대할 수 없죠. 하지만 이미 사용자들만을 탓할 순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게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는 이유 같네요.
힙플: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이그니토: 당분간은 피쳐링 작업들 위주로 진행하면서 새로운 앨범에 대한 구상도 끊임없이 해나갈 예정입니다. 모든 구상과 컨셉이 완벽히 마무리되면 그 때 새 앨범 작업에 돌입할 생각이고요. 제 음악의 기본적 토대 위에서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릴 예정이니, 앞으로 저와 빅딜레코드의 모든 움직임에 더 많은 애정과 관심 가져주시고 지켜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사진 / 빅딜 레코드 ( | http://www.bigdeal-records.com)/…
43 Comments 손광욱
2006-10-26 02:17:29
잘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활동바랍니다~_~
조혜진
2006-10-26 03:27:49
앞으로 더 달려주세요 'ㅅ'!!
김경신
2006-10-26 07:13:43
아 학교가야되서 다못보고가네 아 나 학교끝나고봐야지
이지훈
2006-10-26 08:43:29
진지함이 묻어나는 분이시군요. 공감가는 부분도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이그니토님만의 색깔이 확고하다는 점은 정말 좋네요 앞으로도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송영민
2006-10-26 12:03:19
인터뷰하는분들 다들 왜이렇게 말을 잘하지..
김경신
2006-10-26 14:16:14
학교끝나고 봄 아놔 감동이몰려오네요
신승원
2006-10-26 17:00:26
멋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근데 눈빛이 상당히 공포스러운...;
안재성
2006-10-26 17:08:27
맞어 ㅋㅋ 정말 다들 말을 잘 하세요
최휘동
2006-10-26 17:55:18
Deepflow와 Marco
김형주
2006-10-26 17:56:57
아 이그니토님 인터뷰 기다렸는데 이렇게 빨리올라올줄 몰랐네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이재혁
2006-10-26 23:14:28
앨범 보도자료보고 뻥좀 보태서 토할만큼 짜증났었는데 인터뷰 보니 겸허한 느낌에 호감 up.
김영훈
2006-10-27 16:12:39
잘 읽었습니다.
김서영
2006-10-27 17:30:00
이그니토님 라이브한번 들어보는게 소원이네요 -_-; 음... 화이팅입니다- ^^
이지훈
2006-10-27 17:47:51
현재의 힙합씬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에 대한 답변은 정말 공감가네요...
신승원
2006-10-27 21:27:29
앞으로 일어날지 모를 상황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뮤지션들에게 있다고 봐야 합니다. ↑챕터투 옹호자들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권누리
2006-10-28 09:06:30
존경합니다
이준로
2006-10-28 16:29:53
MP3로는 도무지 Ignito의 음악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을 것 같아 CD를 구입했다.
박강현
2006-10-29 05:43:30
눈물나게..
김유진
2006-10-29 11:26:30
저도 느므 어려움ㅡㅜ
이윤범
2006-10-29 17:49:18
Ignito.. 그의 작법 스타일과 롸이밍 스타일.. 발성 그리고 톤.. 모두 대단할 정도로 맘에 쏙 듭니다.. 한 명의 팬으로서 앞으로 더욱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정성훈
2006-10-29 22:25:06
한우빈 / 챕터투 이야기 국힙게시판에서도 충분히 봐서 지겨우니까 이런곳까지 들고오지마세요. 오버도 적당히 해야 봐줄만 하죠.
신승원
2006-10-30 16:52:03
정성훈/ 그 쪽도 오버 만만치 않네요. 물론 제가 한 행동도 오버라고 생각은 안합니다. 쪽지로 해결하세요.
고은영
2006-10-30 19:37:01
Deepflow, Marco의 앨범 ㄷㄷ 기대됩니다!!! 인터뷰 기다렸었어요!!
음빛깔
2006-11-02 00:16:58
아..... 두번째 사진 인상적이네요..
방미진
2006-11-03 17:32:03
와 멋잇다
이빈
2006-11-03 19:35:21
이그니토 졸려보여 ;
이종원
2006-11-05 11:17:55
정말...최고입니다...
이슬기림
2006-11-08 16:19:09
묵직한 목소리 반했습니다 열심히 해주세요
이형인
2006-11-09 23:34:21
최고였습니다. 정말 이 앨범 정말 잘샀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자꾸 만져서 가사집이 엉망이 돼었어요 ㅠㅠ 열심히 해주세요, 근데 슬립디,,; 해군장교 ㄷㄷ,,;;
엠시제로
2006-11-14 03:49:40
- -; 왠만한뮤지션분들 다 말씀들을 잘하셔;;
가동원
2006-12-05 15:27:30
이그니토 목소리 염라대왕,,,....
한건택
2007-01-18 05:27:00
우연찮게 BnS 앨범 구해서 듣고 있는데 말한데로 하드코어하네요. 좋습니다.
이인국
2007-01-18 16:03:21
멋찌군
주일우
2007-03-04 16:50:33
ㅋㅋㅋㅋㅋㅋㅋㅋ염라대왕이래 ㅋㅋㅋㅋㅋㅋ
김보람
2007-03-30 15:09:56
염라대왕 목소리 들어보셨군요
권건영
2007-09-14 16:51:06
역시 뭔가가 있어 !
승광남
2008-01-16 17:59:43
목소리 참 신기해
이장용
2008-02-22 10:09:44
목소리가 정말 좋다는...현재 가장기대하고 있는 분들중 하나...이센 이그니토 화나
박진
2008-11-16 19:47:45
당신은 악마야
김은종
2009-05-26 23:38:10
respect!!!
최수인
2009-07-10 22:50:41
속눈썹 기시다..... 말을 참 잘하시네요.... 이해하기 어려운....ㅋㅋㅋㅋ
Akaslip
2013-02-24 01:56:21
아카슬립님은 2004년부터 알고계셨군요.. 그덕에 빅딜도 들어가셨었고..역시 인연이란 정말 깊네요^v^ㅋㅋ
loPi
2011-11-01 23:24:42
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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