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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Urban' 더하기 ‘Analog’ Urbanalog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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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 더하기 ‘Analog’ [Urbanalog] 인터뷰

 힙플  15964 2008-04-22 20:47:52


지난 4월 5일 21번째 힙플쇼가 있던 날, 리허설을 막 마친 어바날로그와 인터뷰를 하였다.


힙플: 먼저 힙합플레이야 여러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상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힙합플레이야는 오래전부터 회원이었고요, 힙합이라는 문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홈타운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도 매우 기대했던 일이에요. 감사드려요.

캡스톤: 저희가 많이 알려진 상태가 아니어서 생소하시겠지만, 알아가는 과정으로 인터뷰를 즐겁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저희 앨범이 나오고 썩 화두에 오르지 못해서 (웃음) 인터뷰 자체가 걱정이 되긴 해요. 하지만 이 기회를 통해서 힙합플레이야 분들하고 많이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힙플: 먼저 어바날로그라는 그룹은 어떤 뜻인가요?

상페: 어바날로그는 'Urban' 더하기 ‘Analog’의 합성어입니다, 지금 2008년, 도시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한편으로는 아날로그시대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단지 우리 둘만 아니라 그런 모든 분들이 한 사람의 '어바날로거'가 아닐까하고 생각했죠. 그래서 어바날로그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힙플: 그럼 두 분의 예명에는 어떤 뜻이 있나요?

상페: 가장 좋아하는 작가 ‘장 자크 상뻬’의 이름을 빌렸어요, ‘겹겹의 의도,’ ‘꼬마 니꼴라’, ‘속 깊은 이성 친구’ 등의 작품을 집필한 유명삽화가인데요, 흔히들 상뻬를 수식할 때 그의 삽화 한 장이 인문학논문 수십 편만큼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얘기하곤 해요, 또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삽화가라는 직업이 MC랑 많은 면이 닮아있다고 생각했어요. 삽화가가 텍스트를 읽고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함축적으로 그려내듯이 가사를 쓸 때도 음악에서 얻은 영감을 16마디에 함축하게 되잖아요. 게다가 회화적인 가사를 쓰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고 해서 여차저차 상페라는 이름을 빌려 쓰게 되었어요.

캡스톤: 일단 캡스톤이란 단어는, ‘머릿돌‘이란 뜻이고요. 짓게 된 계기라면, 성경책에서 본 문구 중에 '건축자의 버린 돌이 머릿돌 되었다'라는 구절이 있었어요. 집을 짓는 사람들이 쓸모없을 거 같아서 내팽개쳤던 그 돌이 머릿돌이 되어서 건물이 세워졌다, 이런 의미였는데 되게 시적이고 멋있더라고요. Fo' Track 수업 들을 때, 첫 녹음을 하고 메타 형께서 MC네임이 있냐고 물어보셨어요. 근데 있다고 말하기 되게 민망하더라고요. 지금은 본명보다 오히려 많이 쓰이는데 그땐 그런 게 어색했는지 ‘그냥 박대홍으로 해주세요’ 이랬죠 (웃음). 한 달 정도 있다가 겨우 말씀드렸어요, ‘형, 제가 캡스톤이란 예명 있는데 써도 될까요?’ 하니까 아 당연히 쓰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뭐 그냥 편하죠. 오히려 본명보다 더 편해요. 본명이 너무 촌스러워서 (웃음).


힙플: 두 분 각자 힙합을 접하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인가요?

캡스톤: 저는 다른 뮤지션들처럼 아주 어렸을 때부터 힙합에 막 빠지지는 못했어요. 그게 지금도 아쉬운 부분인데요. 당시에 집안 형편이 좋질 못해서 음반을 구입하고 그럴 여유가 도저히 없었거든요. 지금처럼 mp3라는 게 있었더라면 아마 달랐을 것 같긴 한데…. 오히려 주위 친구들처럼 그렇게 못하니까 음악에 대한 동경이나 욕심이 많았는지, 대학에 오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제일 먼저 산 게 워크맨이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접하게 되고 빠지기 시작한거 같아요. 그때가 2000년도였고요. 처음엔 단지 리스너의 입장이었다가 CBMass 3집을 듣게 되면서부터, "아 이런 걸 한 번 해보고 싶다“란 욕심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지금까지 계속 음악을 하고 있고요.

상페: 사실 처음부터 힙합을 접했던 건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R&B와 소울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금씩 찾아 듣다보니 빠져들게 됐어요. 또 제가 중학교 때 사물놀이를 했었는데 이게 또 100퍼센트 리듬 음악이잖아요. 그렇게 리듬 음악의 매력에 빠지다가 보니까 점점 힙합도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진짜 힙합을 “발견했다”고 할 수 있는 건 처음 드렁큰 타이거를 앨범을 접했을 때였어요. 친구랑 같이 소니 워크맨에 넣고 돌리고선 ‘아 이게 힙합이구나! 아 이 좋은걸!!’ 하면서 처음 알게 된 거 같아요.


힙플: 어떻게 보면 활동을 시작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데뷔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상페: 사실 저희 둘 다 몰래 힙합을 좋아하고, 가사를 쓰고 하던 때는 이렇게 앨범을 낼 거라는 생각은 못했어요. 단지 평생 취미 정도로 간직할 줄 알았죠. 근데 저랑 가사 쓰는 스타일부터 마인드까지 너무 잘 맞는 형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아 우리 둘이 하면 팀으로써의 매력도 있겠고 우리끼리 듣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겠구나’ 하고 용기를 갖게 되었죠.


힙플: 상페 님은 이전에 TBI 메시지에도 참여한 걸로 아는데, 그때는 그럼 팀이 없었던 건가요?

상페: 예, 그때는 우리가 서로 모르는 상황이었죠.


힙플: 그럼 두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요?

상페: 이건 여러 번 얘기 했었는데, 메타 형이 하자 센터에서 진행하시는 ‘Fo' Track'이라는 수업에서 만나게 되었죠. 제가 한 반년 정도 먼저 하고 있던 상황에서 캡스톤 형이 들어왔는데, 처음엔 의외였어요, 나이도 외모도 좀 올드스쿨 하셔서 (웃음). 이런 분이 어떻게 힙합을 좋아할까 생각했죠. 그래서인지 처음엔 뭔가 파장이 안 맞을 거라 생각하고 경계했었는데, 녹음하면서 계속 랩을 듣고 서로 피드백해주다 보니까 이게 또 의외로 잘 맞는 거예요, 저도 올드 스쿨이었던 거죠 (웃음) 마침 그때 팀 욕심이 있었는데, 형도 그랬더라고요. 그즈음해서 하자센터에서 큰 공연이 하나 있었고 팀으로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어바날로그의 이름을 단 첫 공연이었던 거죠.


힙플: 약간 삼천포로 빠지자면, Fo' Track 수업을 들을 때부터 씬에 데뷔할 것을 생각하신 건가요?

상페: 힙합 리스너들은 대부분 리스너에 만족 안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 역시 그랬고 예전부터 힙합이 듣는 음악이라기보다는 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마음만 있지 막상 시작할 수 있는 루트가 없는 거예요. 그러다 수소문 끝에 하자를 알게 됐고 망설일 것도 없이 당일 날 등록 했어요. 그 시기에 제가 꽤 먼 곳에서 일을 하던 상황이라 굉장히 힘들었는데 회사에 온갖 억지와 양해, 거짓말, 회유, 협박을 한 끝에 틈을 내서 다니게 된 거죠. (웃음) 그 때는 이렇게 오게 될 줄 몰랐었는데 메타 형 만나 뵙고 계속 자극을 받다보니까 조금씩 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캡스톤: 저는 이제, 대부분 힙합 듣는 사람들이 그렇게 시작하잖아요. 혼자 가사도 써보고, 말도 안 되는 랩을 컴퓨터에 헤드셋으로 녹음해보고 (웃음). 흔히들 시작은 그렇게 하는 거 같아요. 또 글쓰기에 대한 욕심은 예전부터 있었던 거 같고요. 그랬는데 힙합에 빠져들면서 보니까 이게 문학적인 가치가 엄청나다는 걸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옛날보다 더 깊게 빠지는 거예요. 말하자면, 감성적인 부분과 더불어 이성적인 부분까지도 빠지게 된 거죠. 그러다 친구의 소개로 메타 형 랩 강좌를 알게 되었는데, 사실 하자센터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잖아요. 그래서 나이 많은 저는 못 가는 줄 알았어요, 심지어 대학도 졸업했는데 (웃음). 그래서 전화로 ‘저도 될까요?' 문의 하니까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도 계셨어요. 덕분에 용기내서 갔고, 메타 형이 반갑게 맞아주셨고요. 늘 생각하는 거지만 하자센터는 정말 의미 있는 곳인 거 같아요.

상페: 얼마 전에 하자 센터를 굉장히 오랜만에 가봤었는데, 예전에 저희 같은 모습의 친구들이 보이는 거예요. 아직까지 메타 형이 놓지 않고 해주신다는 것도 정말 감동적이었고요, 그렇게 새로운 친구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건 정말 가슴 뛰는 일이에요.


힙플: 약간 무례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요즘 고등학생 때 데뷔하는 래퍼들이 많은 데 비해 어바날로그 분들은 나이가 비교적 많은데요, 부담 같은 건 없으신지…….

캡스톤: 상페가 장난으로 맨날 우리를 힙합계의 늦둥이라고 하는데(웃음) 실제로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특히 상페보단 제가 3년이 더 많잖아요. 나이는 힙합 1세대인데 이제야 겨우 신인이라고(웃음)

상페: 나이가 클래식이죠. (웃음)

캡스톤: 근데 어떻게 보면, 음악을 하면서 나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확실히 나이로 보면 늦게 시작한거고, 경력으로 봐도 음악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신인 듀오인 셈인데……. 저희가 음악 시작하기 전에 여러 가지 경험들을 했던 게 음악을 할 때 오히려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앞으로 음악할 날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저희 가사들도 저희가 일상적인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그런 평범한 생활을 하는 리스너들에게 더 많은 공감과 자극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것에 아쉬운 점도 있지만요.

상페: 어려서부터 랩을 한 친구들 보면, 랩이 네이티브인 느낌을 받아서, 부럽기도 하고 내가 좀 늦었구나.. 느끼기도 했는데, 지금은 딱히 그런 생각이 안 들어요. 단거리 트랙이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뭐 10분 쯤 늦게 출발했어도 더 오래 뛰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웃음)


힙플: 근데 아무래도 나이가 많다면, 그만큼 현실과 부딪치는 면이 많아서 힘드실 것 같아요.

캡스톤: 이게 얘기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한데요. 저희가 음악 작업에 대해서 시간적으로 부담을 가질 수 있긴 하지만, 그것을 그렇게 부담으로만 생각하기 시작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음악만 하시는 분들도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잖아요. 결국 제가 마음먹기 나름인 거 같고, 이런저런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는 게 이제 제 본인 문제기도 하고, 제 가족들과도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히기도 하는데 그런 건 앞으로 음악하면서 잘 컨트롤해 가야하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상페: ‘평생 지속 가능하게 음악을 하자’ 가 우리 팀의 큰 모토에요. 만약 지금 우리가 어려서 아무런 제약 없이 음악만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해도, 몇 년 지나고 성인이 되면 현실세계를 살게 되었을 테고 갖은 압박에 부딪치게 됐을 거잖아요. 오히려 시작부터 지금의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게 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조율해가는 노하우를 배우는 게 어떻게 보면 재미기도 하구요. 여가를 전부 쏟아 붇는 것, 없는 시간을 쪼개서 이걸 한다는 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짜릿한 일이에요. 그게 뭐 물리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긴 하지만, 타이트함을 즐긴다고 해야 할까요. 한 가지 놀라운 건 부러워하는 사람보다는 한심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예요. 오 그런 분들은 제발 ‘돈 바덜 미’ 해주세요.


힙플: 부모님들은 음악에 대해서 어떤 입장이신가요?

상페: 처음엔 부모님이 알게 될까 걱정했었는데 의외로 좋아해주셔서 놀랐어요. 요즘엔 행보에 대한 조언도 해주시고. (웃음)

캡스톤: 제가 랩한다는 걸 잘 모르세요. 저희 부모님은 TV에 랩만 나오면 채널 돌리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웃음) 일단은 알려드리지 않는 게 서로에게 유익하지 않을까 (웃음) 알게 되시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힙플: 앨범을 발매하기 전에 Rhythmer 스튜디오나 Open Mic에 곡을 올리시는 건 보았는데, 그 이외에 어떤 활동이 있었나요?

캡스톤: 하자 센터에서 정기적인 공연이 있었어요. 하자 센터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거였는데, 그렇게 크고 작은 공연에 함께 했었던 거 같아요. 또 가끔 밴드하시는 분들 공연에 세션도 했었고, 대학로에서 하는 거리 공연도 참가를 했었고요. 눈에 드러나는 활동은 아니지만 어딘가에서 계속 음악을 해왔어요. 2년 좀 넘는 시간 동안 그냥 쉬지 않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이것저것 계속 했었던 거 같아요.

상페: 작년 같은 경우는 없는 돈에 데모 씨디도 만들면서 정말 열심히 뛰었던 한해인데, 비례해서 실패도 정말 많이 했었어요. 결국 눈에 띄진 못했지만요.


힙플: 그 중에 dj soulscape 컴페티션 참여도 있었죠 (웃음).

캡스톤: 아, 그거는 그때쯤 둘이 이야기 하던 게, ‘이게 먹힐 거 같은데 이거 해보자’ 이런 거보다는, 좀 실험적인 것들을 맘대로 작업해보고 싶었거든요. 은유로 채워진 사유적인 글을 써보고 싶다고 상페와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런데 때마침 soulscape 컴페티션이 시작하는 거예요. 되게 좋아하는 뮤지션이고 비트도 저희가 생각했던 거랑 잘 어울릴 거 같고, 그래서 시작했죠. 그때 진짜 열심히 했어요. 당시에 상페가 엄청 바빴는데 막 혹사시켜가면서…….

상페: 그때가 한 하루에 20시간씩 일하던 시즌이었는데, 형이 의리에 균열이 갈 정도로 세게 몰아붙여서 정말 힘들었어요. 녹음 전날까진 매일매일 마감일 앞둔 만화가의 기분이었죠. (웃음)

캡스톤: 강하게 채찍질했죠. (웃음)

상페: 그래서인지 더 애착이 가기도 하고요, 이 곡은 이번 EP앨범에서 보여주지 못한 스타일을 담고 있는 곡이에요. 무엇보다 가사가 만족스럽고 주고받는 워드플레이도 잘된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캡스톤: 시간문제로 레코딩을 어렵게 했는데 그 부분이 되게 아쉬워요. 기회가 되면 나중에 꼭 다시 녹음해보고 싶어요. 가사적인 시도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만족을 하고 있는데, 물론 입상은 실패했지만요.(웃음) 근데 후에 soulscape 씨랑 메일을 주고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말씀해 주신 평에 기분이 되게 좋았어요. 물론 예의상 하신 말씀이셨을 지도 모르지만, 저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했는지 이해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시도가 좋았다고 말씀해 주시고……. 저희도 입상의 여부에 관계없이 만족하고 있어요. 관심 있으신 힙플 회원 분들은 한번쯤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주: | http://urbanalog.openmic.co.kr/… 에 가면, 컴페티션 참여 곡이었던 “Creatology"를 들을 수 있다)


힙플: 참여진 중 한명으로써 상당히 감명 깊게 들은 곡 중 하나였습니다 (웃음). 그럼 이제 이번에 나온 앨범 소개 부탁드려요.

캡스톤: 음, 일단 저희 EP구요. 앨범 타이틀은 'Body & Soul'입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앨범 컨셉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던 건 아니었어요. 결성 후부터 작업해오던 것들 중 욕심이 많았던 곡들을 모아서 내게 되었고, 그래서 어떻게 들으면 일관성이 떨어진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저희는 이번 EP를 통해서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새로운 시도나 새로운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어떻게 랩을 하는 사람이다, 이런 것들까지 전부다 보여드리고 담지는 못했지만, 일단 저희가 누구고 어떤 식의 진행을 하는지에 대한 팀의 색깔은 잘 보여준 앨범인거 같아요.


힙플: 사실 저는 앨범을 들으면서 어느 정도의 일관성을 느꼈는데…….

상페: 아, 혜안이 있으시네요 (웃음). 에 뭐랄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앨범의 흐름을 놓고 봤을 때 내가 좋아했던 레퍼런스 앨범들처럼 인트로부터 엔딩 트랙까지 컨셉츄얼하게 곡과 가사의 흐름, 호흡 같은 것들을 만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웠죠. 하지만 우리가 어떤 감성을 지녔고 어떤 색깔의 음악을 앞으로 해나갈 지의 방향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힙플: 어떻게 보면 팀 결성에서 앨범을 낼 때까지 비교적 시간이 짧았는데…….

캡스톤: 저희는 둘 다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한 거 같아요. 그래서 2년 넘는 시간을, 같은 시간일지라도 저희는 다른 사람들보다 물리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썼다고 생각해요. 정말 24시간 힙합 생각밖에 안 했고, 또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냐 가 아니라 얼마나 열심히 했냐는 거 같고요.

상페: 저희가 또 하나 더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서로 만나기 전까지는 랩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못 했지만, 욕심은 또 굉장히 많아가지고 홀로 몰래 쌓아놓았던 것들이 있었는데, 딱 만나는 순간부터 거기에 펑하고 불이 붙었던 거 같아요. 순간적으로 집중할 수 있었고, 물과 스펀지가 만난 것처럼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것들이 발견되었던 것 같아요. 음악 하고 싶다는 욕심이 정말 컸으니까요. 조금이라도 작업기간을 좀 늘리기 위해서, 훈련소 입소도 날짜를 맞춰서 같이 갔다가 같이 왔거든요. 술 담배도 안하다 보니 여가 시간에 딴 거 할 게 없었어요 (웃음). 연애 쵸큼 빼고는 거의 음악으로 보냈던 거 같아요.


힙플: 앨범 수록곡이 대부분 예전에 공개된 곡들인데 어떻게 들어가게 된 건가요?

캡스톤: 사실 유통사랑 얘기할 때도 고민했었는데, 일단 넣게 된 이유는 이게, 저희한테 습작의 개념이 아니었기 때문에 넣을 수 있었던 거예요. 가사 자체도 그냥 묻어버리기엔 너무 아까웠고요. Nightscape 같은 경우가 저희의 첫 곡인데, 지금도 저희는 들으면서 만족하는 부분이 있고, 또 첫 곡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일단 들으신 분보다는 못 들으신 분이 더 많기 때문에, 저희의 스타일을 그런 분들에게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저희의 정규 앨범에는 더 나은 곡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상페: 지금 들으면 아쉬운 점들이 보이는데 정규 앨범엔 더 열심히 해야겠죠.


힙플: 타이틀곡인 Body & Soul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려요.

상페: Body & Soul은, 아까 말씀드렸던 프로듀서 Faim이 만들어주신 곡이에요. 둘 다 곡이 맘에 들어서 굉장히 짧은 기간 내에 가사작업이 됐던 기억이 나네요. 어반하고 아날로그한 요소도 좋지만 조금은 펑키한 무드의 트랙이 필요했었는데 그런 느낌이 잘살아서 만족스럽기도 하고요. 보컬에 참여했던 신영재 군은, 저희 Minds Unity 크루의 일원이에요. 그 전에는 Heritage Mass Choir란 팀에서 디렉터를 맡았을 정도로, 굉장히 실력 있는 친구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덕을 많이 봤죠. ‘Body & Soul’은 말 그대로 '몸과 마음을 같이 get down하고 즐기자'라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힙플: 뮤직비디오도 찍으셨잖아요.

캡스톤: 예전부터 BrownBreath 쪽이랑 친분이 좀 있었는데, 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쪽도 뮤직비디오는 저희가 처음이었는데 ‘한번 해보자 재밌겠다’ 그런 의도로 했던 거예요. 아쉬움 남는 부분이 참 많아요. 저희가 시간을 너무 많이 못 드려서, BrownBreath 분들은 정말 잘하는 분들인데……. 그분들도 아쉬워하시구요. 저희도 혹시나 이 작품을 통해서 BrownBreath 분들의 실력이 오해받을까봐 걱정도 되요. 그래도 되게 재밌게 작업을 했었어요.


힙플: 수록곡 중에 Nightscape가 Loquence의 곡과 샘플이 같잖아요. 처음 그 Loquence 곡을 들었을 때 당황하지 않으셨는지 (웃음).

상페: 시기적으로 먼저 작업되고 이미 공개가 되었던 곡이라서, 소식을 듣고 놀랐었어요. 그런데 들으면서 생각해보니까, 씬에 작으나마 재밋거리를 하나 던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곡을 누가 더 잘했다, 못했다 판단하며 들으시기보다는, 비슷한 곡을 네 명의 MC가 어떻게 다르게 해석했나에 포인트를 두면 또 다른 재미요소가 발생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힙플: 위에도 몇 번 얘기가 나왔지만, 앨범의 비트메이커진 중에 Faim이란 분이 가장 튀는 거 같아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캡스톤: Faim은 현재 건축을 공부하고 있고요, 한 5년 가까이를 흑인음악 밴드에서 베이스를 쳤던 분이에요. 그러니까 그런 그림을 상상하시면 되요, 어두운 데서 혼자서 틀어박혀서 음악만 듣는 (웃음)……. 저희가 랩을 시작하게 되면서 권유를 했죠. 그 분이 그땐 음악을 그만둔 상태였거든요. 그때 비트메이킹 한 번 해보지 않겠냐 해서 시작을 했고요. Body & Soul 같은 경우에는 시작한지 1년 좀 안 된 상태에서 나온 곡인데, 물론 다른 프로듀서 분들이 듣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고 사운드나 소리에 대한 집요함이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프로듀서구요……. 오늘 힙합플레이야 쇼에 구경 오려고 했는데 기흉이 생겨서 입원해 있어요. 아마 병원에서 이 인터뷰를 보면 웃겠죠 (웃음) 다음 주 월요일 수술 예정인데. 그 친구는 아직까지 저희가 Body & Soul 공연하는 걸 한 번도 못 봤어요. (웃음)


힙플: (웃음)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

캡스톤: 저도 기흉에 걸렸었거든요. 아무래도 친구라 닮아가나봐요.

상페: 음악만 하는 건 아니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예술분야에 재능이 많은 브라더에요.

캡스톤: 힙합 말고도 애니메이션 사운드 작업을 좀 하고 있고, 그런 것들을 크게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곳에서 열심히 하고 계신 분이에요.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그분이 준비를 해서 나온다면 어떨지 친구가 아닌 팬으로서 되게 기대가 되요.


힙플: 개인적으로는 어바날로그의 색깔을 가장 잘 이해하는 프로듀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앨범의 특징 중에 하나가 또 다양한 보컬이 참여했다는 데 있는데요, 어떻게 다들 참여하게 되었나요?

캡스톤: 음, 사실 뭐 곡을 하면서 ‘보컬을 넣어야겠다, 꼭 보컬을 해야 한다’ 이런 건 절대 아니고요. 둘 다 멜로디컬한 음악을 좋아하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서 Verbal Jint의 Favorite 같은 노래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런 멜로디컬한 음악도 좋고, 멜로디 라인 쓰는 것도 되게 재밌어하고요. 그래서 비트가 나오면 ‘오 노래도 넣을까’ 하다가 멜로디 라인이 나오면 알맞은 목소리의 보컬에게 부탁을 하게 되고…….

상페: 노래를 부르고 싶은 욕심도 있었는데 차마 (웃음)…….

캡스톤: 서로 경계해요, 상페가 하면 제가 말리고 제가 하면 상페가 말리죠 (웃음).

상페: 그러다가 애써 만든 멜로디 라인이 청각공해가 되버릴 테니까 자제하고 있고요 (웃음). 이번 앨범에 참여한 보컬들은 아직 유명한 분들은 아니지만 굉장히 퍼텐셜이 있는 분들이에요. 작업하면서 저희한테도 많은 자극이 됐었고요.

캡스톤: Body & Soul 같은 경우는 아까 말씀드렸고, City Morning 같은 경우는 선아라는 분인데, Maslo 앨범의 It's You에 참여했던 분이에요. 제가 It's You를 듣고 보컬 라인 같은 것들이 되게 좋아서 계속 들었었거든요. 그런 분이랑 같이 작업하게 되어 좋았어요. 곡도 만족스럽게 나왔고요. HEX는 Urbanite에 참여하신 분인데, 그 분은 이번에 비트메이커로 참여하신 Ideology란 분을 통해서 소개를 받았어요.


힙플: 앨범을 내고 생긴 변화가 있나요?

캡스톤: 많죠…….

상페: 일단 이렇게 인터뷰도 하게 됐고 (웃음). 힙플쇼에도 소개됐고, 좋은 점들도 많지만, 우리 앨범이 거대음반시장을 이루는 한 부속품이 된 걸 직접 보면서 발매 전에 가졌던 거품 같은 자신감들이 없어지고 좀 더 현실적이 되었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어요. 앨범을 내기 전 그렸던 그림과 현실이 많이 다르다는 걸 직시하게 됐죠. 시장에 대한 아쉬움 역시 많이 느꼈고, 지금 상황에서는 커다란 꿈이 안 그려지더라고요. 음악을 평생 이렇게 할 수 있나 하는 두려움도 생겼고……. 근데 일단은 지금은 감상적인 고민을 할 시기가 아닌 것 같아요. 열심히 공연하고 들려드리면서 홍보하는 시기이고 실제로 그런 일들을 굉장히 즐기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얼른 다음 작업을 하고 싶은 욕심이 더 크긴 하죠.

캡스톤: EP 나오고 나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는 거 같아요. 저희 나름대로의 실력적인 부분도 그렇고, 저희가 의도했던 부분들이 잘 소통되지 않는, 그러니까 뭐 물론 좋게 들어주신 분들도 계시지만 저희가 말하고자 했던 부분이 아닌 그냥 다른 부분들에만 집중하고 들어주시고 해서 아쉬움도 남고,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저희가 좀 더 알려지고, 그래서 다음 앨범이 나왔을 때는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셔서 리스너 분들과 진짜 소통이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요.

상페: 저희가 가장 아쉬웠던 게 그 부분이에요. 앨범을 내고 음악 만들면서 가장 원했던 건 무엇보다 피드백이었거든요. 내 가사에 사람들이 얼마나 공감할까가 정말 궁금했어요. 피상적인 칭찬 글들을 보긴 했는데, 음악을 제대로 듣고서 한 평이 별로 없는 게 아쉬웠죠. 비판이라도 얼마든지 좋으니 바랐었는데 아직 듣보잡이다 보니 생각보다 피드백이 없는 게 가장 아쉽네요.


힙플: 혹시 활동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상페: 아 하나 재밌는 게 한데 좀 민감한 사안이라서 얘기해야할지…….

캡스톤: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생각하고 말해볼까 (웃음)

상페: 아 그게 이번에 18대 총선이 있잖아요. 근데 얼마 전에 총선 출마자 J모 후보 캠프에서 연락이 왔는데, 그게 우리한테 선거 로고송을 만들어 달라는 거예요 글쎄. 트로트 로고송은 준비됐는데 젊은 표심을 타깃으로 한 힙합 로고송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웃음)

캡스톤: 심지어 선거유세에 두 번 참여한다는 조건도 있었죠. (웃음) 근데 후보가 누군지 상페한테 듣고 기절할 뻔 했어요. 워낙 캐릭터가 강하신 분이라. 이름에 ‘옥’ 자가 들어가는……. (웃음)

상페: 학교 선배 통해서 온 제안이라 엄청 난감했지만 어찌어찌 돌려 거절했어요. 그쪽에선 너희가 왜 안하냐며 어이없어했지만 우린 어떻게 우리한테 제안 하냐며 더 어이없어 했었죠. 정치적 소신이니 정치적 중립이니 말할 것도 없이 그 후보가 국민 비호감이라 더 말할 것도 없었죠. 근데 페이가 괜찮긴 했는데 흠흠 (웃음)

캡스톤: 황당한 일이었지만 보수정당의 상징적 후보가 힙합을 찾는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힙합이 이렇게 대중화 됐구나‘ 신기하기도 했어요.


힙플: 속해있는 크루인 Minds Unity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캡스톤: Minds Unity는 하자 센터에서 Fo' Track 수업을 들으면서 만나게 된 친구들, 같이 맘이 잘 맞는 5명이서 시작하게 됐고요. 저희 어바날로그와 E.O.D.라고, 랩을 하고 있는 두 명이 있고, 마지막으로 보컬리스트 신영재 군까지 해서 총 다섯 명이예요. E.O.D.를 소개하자면, 거기 있는 Y-Hoon이라는 친구는 랩을 정말 잘 하는 친구고 비트도 되게 잘 만들어요. 약간 일렉트로닉 힙합적인 비트들을 굉장히 잘 만들고, 지금은 정확하게 언제라고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곧 인제 작업물이 나올 거거든요. 또 Minds Unity로써의 공연이나 작업 같은 걸 준비하고 있고요. 저희가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메타 형이 '크루는 친목 위주로 모이는 것 이상의, 한 가지 지향하는 목표나 방향성을 가져야한다‘ 그런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어요. 저는 그게 되게 맞는 말이라 생각해요. 저흰 친구가 아니라 음악적인 공동체로 만난 거니까요. 저희의 지향점은, 음악을 통해서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 이구요. 나아가서는 대화가 되고 소통이 되고 그렇게 발전해 갔으면 해요.

(*주: E.O.D.는 MC 겸 프로듀서인 Y-Hoon과 MC 겸 비트박서인 Supacola로 이루어진 2인조 팀이다.)


힙플: 멤버 간의 의견차가 있을 때가 있나요?

캡스톤: 제가 혼나죠. 서로 싸우죠 막. (웃음)

상페: 나이차가 있다 보니까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저흰 작업할 때는 굳이 나이를 생각하진 않아요. 제가 형한테 직언할 때도 있고 반대일 때도 많죠, 둘 다 마음이 나노급이라 상처도 많이 받아요. 만약에 우리가 그냥 팀 유닛이라면 별로 그럴 것도 없겠지만 형 동생이라는 게 엮여버리니까 좀 골치 아플 때가 있는데요. 당시에는 상처 주고 상처 받고 하긴 해도 금방 또, 어쩌겠어요. 같이 가야죠. (웃음).

캡스톤: 근데 말하자면, 혼합물과 화합물의 차이인거 같아요. 혼합물은 단지 섞이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화합물은 그게 아니니까, 흡열작용 발열작용을 막 해가며 에너지가 변하는 거처럼……. 팀을 이루고 처음엔 마냥 좋았고 나름대로 막 작업을 하면서 부딪치는 면도 있었고, 그렇게 하면서 서로 알아가게 된 거죠. 지금은 상페는 어떻게 느낄지 모르지만 저는 안정기인거 같거든요. 서로 조심해야할 부분도 알아가고, 그래서 커뮤니케이션하는데 큰 문제는 없어진 거 같아요. 둘의 관계 자체도 음악처럼 성숙해가는 그런 단계인거 같고……. 상페가 저한테 되게 잘해요. 저는 항상 미안한 맘이 있죠, 형이라고 꼬박꼬박 잘 챙겨주고…….

상페: 땡스투에도 써놨듯이 저도 음악적으로보단 인간적으로 되게 존중하는 형이에요.

캡스톤: 너무 설정 같잖아. (웃음).

상페: 조금 티났나? (웃음) 아녜요, 땡스투에도 써놨듯이 형은 제 인생의 멘토에요.

캡스톤: 뭐야, 더 거짓말 같잖아! (웃음)


힙플: 이거 집에 가서 앨범 자켓을 다시 확인해봐야겠네요 (웃음). 그리고, 어바날로그의 음악만의 특징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상페: EP앨범 한 장을 내고 이게 우리 음악입니다 라고 말씀드리진 못할 것 같고요. 바라는 큰 지향점은 우리가 힘들 때 음악으로 위로 받았던 것처럼 또 어떤 사람이 우리 음악을 듣고 위로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거예요. 음악면에서 얘기하자면, 음 힙합이란 음악이 문학의 진보된 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음악과 문학의 만남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맥락에서 사람들이 우리 음악과 랩을 들으며 끄덕거리게 되고, 가사를 읽으면서 한 번 더 끄덕일 수 있는걸 만들자는 게 작업할 때의 큰 모토에요.


힙플: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캡스톤: 일단 EP가 나왔으니, 최대한 알리고 싶어요. 처음에는 뭔가 나오면 반응이 많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뭔가 소통이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일단 사람들이 저희가 누군지 알고 있어야 그다음에 대화할 기회가 생기는 거고, 그렇기에 일단은 저희가 누군지 많이 알리고 싶어요. 그러다가 이제 준비가 되었을 때, 저희가 말하는 걸 가지고 서로 깊이 대화할 수 있는 그런 앨범을 내고 싶습니다.

상페: 딱 올해 정규 앨범을 내는 것이 저희 욕심입니다.


힙플: 이제 질문은 모두 끝났고요, 마지막으로 힙합플레이야 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캡스톤: 사실 힙합플레이야에 되게 자주 가는데, 게시판에서 저희가 주목받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웃음) 그것이 뭐 어떤 불만, 이런 거는 아니지만, 좀 아쉬워요. 저희가 조금 더 잘하고 열심히 하면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줄 것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 좀 애정 어린 시선을 많이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하나의 색깔의 뮤지션들만 나오면 재미가 없잖아요. 음악이라는 게 원초적인 재미를 위해서 하는 건데, 리스너의 입장에서 다양한 색깔이 있는 게 되게 좋은 거니까, 저희가 그런 또 하나의 색깔을 가져오게 되는 뮤지션이 되었으면 좋겠고, 여러분들에게도 그런 재미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저희가 준비를 하거나 시도를 할 때 따뜻한 시선으로, 칭찬이든 비판이든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봤으면 좋겠어요.

상페: 같은 맥락인데요, 취향이나 기호라는 것들은 자기 스타일이고 색이긴 한데, 오히려 그게 양날의 검이 되서, 취향, 기호의 바운더리 안에서만 음악을 듣는 게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음악이 많은데 내가 듣던 스타일, 원하는 스타일만 듣고 캐주얼하게 소비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그게 좀 아쉬워요, 깊게 들을수록 오히려 편협해 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찾아듣는 게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 인터뷰에 응해주신, 캡스톤 & 상페. Urbanalog 두 분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인터뷰 | 권우찬 (HIPHOPPLAYA.COM) 사진 | 스튜디오다리미 ( | http://www.darimi.co.kr)/…

17 Comments 한동희

2008-04-22 20:53:52

1등!!! 선리플 후감상

DMJ

2008-04-22 20:59:49

괜찮은앨범

이우용

2008-04-22 21:28:02

뽜야~

강찬희

2008-04-22 21:33:25

유익한 인터뷰 감사합니다. :)

안종헌

2008-04-22 22:05:51

힙플쇼로 처음 알게 되서 앨범도 구입했어요. 괜찮게 잘 듣고 있습니다. 인터뷰 잘 봤어요!! ㅎㅎ 정규앨범도 기대하겠습니다.

박주성

2008-04-22 22:13:42

상당히 길었지만 잘 읽었습니다 하핫

채동수

2008-04-22 22:48:11

어바날로그 너무 묻혀서 안타까워요~ 음악 진짜 어반 + 아날로그틱 한데 전 두분 라이브 Underground Performance에서 봣는데 (사실 저도 참가자엿음 ㅋ) 전 부터 좋다고 생각햇는데 라이브 보고 확실히 음반 질럿죠 두분 다 열심히 하셔서 대박 치시길 바랄게요~ㅋㅋ

우영원

2008-04-22 23:03:28

일등하려고 매일 체크중이었는데 당했군요..ㅎㅎㅎ 앨범 사서 잘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가사 멋진 노래 들려주세요 피처링계의 샛별 동작구 사당동의 천상의 목소리께서도 '하'를 연습중이십니다.

김기승

2008-04-22 23:29:43

맨위에 사진에서 왼쪽분 예전 개콘에서 '조사하면다나와' 닮으셧어요

정우영

2008-04-22 23:36:49

심지어 선거유세에 두 번 참여한다는 조건도 있었죠. (웃음) 근데 후보가 누군지 상페한테 듣고 기절할 뻔 했어요. 워낙 캐릭터가 강하신 분이라. 이름에 ‘옥’ 자가 들어가는……. (웃음) =>학벌로 인간 평가하는 인간 쓰레기 전여옥 ㅋㅋㅋㅋ

신용우

2008-04-23 21:56:46

바디 앤 소울 잘 듣고 있어요 비트와 랩이 딱 딱 맞아떨어지는게 참 좋더 라고요

이소영

2008-04-24 13:08:28

근데 피쳐링을 쫌 하다가 나오셨으면 좋았을텐데 갑자기 모르는 랩퍼가 나오니까 별 주목을 못 받는듯 해요 저만해도 그래요. 잘 모르니까 들어볼 생각도 안하고요

박지훈

2008-04-25 01:05:24

전3,4번 트랙이 제일 좋음ㅋ 3번에선 캡스톤 4번에선 상페님 부분이 하악

   !  

2008-04-25 17:23:50

이름에 ‘옥’ 자가 들어가는 정치인 누구져?

성호경

2008-04-25 23:06:07

저도 멜론으로 들어보고는 바로 구입했어요 비판이 없어서 아쉽다곤 하셨지만, 제 입장에선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아요. 친구들한테도 음악 들려주면서 좋지 않냐고 했더니 반응이 좋아요. 정규 앨범 기대하고있겠습니다.

석원희

2008-04-27 10:54:38

상페님 권지용 닮으셧음*^^* 항상 생각하는거..ㅋㅋ

최연주

2008-06-30 21:53:37

최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9644&page=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