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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피쳐 더 루츠의 Grits, 이게 바로 재즈 힙합

한국힙합위키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0.12.11 13:26추천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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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루츠의 Grits, 이게 바로 재즈 힙합


정말로 어렵게 구한 앨범일수록 거기에 대한 애착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져간다. 지난 2009년 봄에 힙합버그라는 힙합 전문 음반샵에서 해외구매를 통해서 3주를 기다려 받게 된 미국의 세계적인 힙합 밴드 더 루츠 (The Roots) 의 1993년 데뷔앨범 Organix, 이 앨범은 그간 시간 들이고 공을 들여서 모두 모은 더 루츠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 그렇게 아낄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더 루츠 앨범 자체가 구하기 힘들어 그 어떤 앨범이라도 쉽게 살 수가 없지만, 특히 1993년 언더 시절의 첫 데뷔작 Organix는 그보다 두 배 이상은 더 힘들다.



이렇게 구하기 참 힘든 앨범이라 더 애착이 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앨범 Organix에서 더 루츠의 진솔한 재즈 힙합을 100퍼센트 느낄 수가 있으며, 2000년대 이후 일렉트릭 기타와 신시사이저 등의 악기를 더욱 강화시켜 거의 하드 록에 가까운 고출력을 발휘했던 더 루츠의 음악에 비해 1993년 데뷔작은 소소하게 꾸미는 한 음 한 음 살아있는 재즈 힙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힙합 장르 중에서 밴드 형식으로 꾸려나가는 ‘라이브 밴드’ 라 명명된 이쪽에서, 더 루츠의 Organix는 알찬 세션을 들려주면서 라이브 밴드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며 본때를 보여주고 있다.



Organix의 곡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 1번 트랙 The Roots Is Comin'에서부터 시작해서 콘트라베이스 특유의 그 퉁퉁거리는 베이스 연주에다가 드러머 퀘스트러브 (Questlove) 의 찰지고 리듬감 넘치는 드러밍, 그리고 랩퍼 말릭 B와 블랙 소트의 사이좋게 돌아가는 랩핑 파트는 마치 미국의 언더그라운드 클럽가에 재즈 힙합 밴드 하나가 무대를 마련하고 나서 손님들을 끌어 모으는 일상적인 저녁 시간이 떠오른다. 이런 총 17개의 트랙들은 유기적으로 돌아가면서 끈끈한 짜임새를 발휘하는데,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부분은 우리들의 귀에 잘 익은 멜로디를 바탕으로 꾸려나가는 재즈 힙합의 백미, Grits라는 노래이다.



앨범의 7번 트랙에 담겨져 있는 Grits는 Organix 앨범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기 마련이다. 왜냐면 재즈나 흑인음악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전 세계인이 다 알고 있는 명작 Mo Better Blues의 멜로디와 흡사한 구조로 흘러가기 때문에 Grits 노래를 딱 들었을 때 Mo Better Blues 특유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함과 동시에 아늑한 기분마저 들게 하는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물론 더 루츠의 Grits 노래 하나 가지고서 이게 정확히 Mo Better Blues에서 그 멜로디를 따왔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아무튼 더 루츠는 듣는 이에게 낯익은 멜로디를 선사하면서 이지 리스닝 위주의 라이브 밴드 힙합을 들려주는 게, 그것으로 하여금 Organix의 퀄리티가 하이 퀄리티임을 계속 해서 입증하고 있다.



더 루츠 멤버들이 어수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게 분위기가 복잡한 클럽가 내부에서의 음악인들의 대화처럼 들리고, 그러다가 드러머 퀘스트러브가 드럼채를 집어 들면서 비트를 칠 때부터 그 어수선한 대화 분위기가 갑자기 다수의 랩퍼들이 쏟아내는 랩핑의 향연처럼 자연스럽게 승화가 되고, 더 루츠 음악에 있어서 가장 재지한 맛을 내게 만드는 콘트라베이스의 그 퉁퉁거리는 연주가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일순간에 잘 짜여진 재즈 힙합 하나가 완성이 된다. 블랙 소트의 속사포 랩핑은 1993년 데뷔시절이나 현재 힙합의 최고 랩퍼로 등극했던 작금과 비교했을 때 전혀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 랩핑에 파워가 실렸고, 곳곳에서 지원사격을 해주는 말릭 B의 랩핑은 블랙 소트가 미처 닿지 못하는 곳까지 커버를 해주면서 그 두 랩퍼의 상부상조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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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Grits라는 노래가 Organix 앨범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까닭은, 재지한 세션을 바탕으로 랩퍼들의 속사포 랩핑이 균형감각을 잘 유지하며 일직선상을 달리고 있고, 재즈 음악 특유의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는 기나긴 러닝 타임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꿋꿋이 정중동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이것들 뿐이다. 퀘스트러브의 초지일관 드러밍과 랩퍼들의 균형감각 잘 잡힌 랩핑,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Mo Better Blues를 연상시키는 안정적이고 팝적인 멜로디가 그것을 계속 이어나가게 해주는 것 말이다. 더 이상의 변덕스런 멜로디나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되거나 그런 쇼크적인 일이 없기 때문에, 진중하게 세션을 이어나가며 힙합의 맛을 살리는 라이브 밴드 마니아들에게는 Grits만한 노래도 없다.



더 루츠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2000년대 들어서 로큰롤의 기운을 더욱 더 계승하면서 아프로 아메리칸들의 하드 록, 헤비메탈을 실험하였으며, 그것은 2000년대 이후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신시사이저, 키보드, 그리고 일렉트릭 기타의 파트가 점점 강화되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 수가 있다. 이것은 힙합과 록음악을 동시에 좋아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주는 동시에, 라이브 밴드 형태의 힙합 그룹이 단순한 재즈 세션에서 벗어나 록음악까지 연장시킬 수 있다라는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그렇기 때문에 더 루츠의 헤비한 후반기 음악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첨가제 하나 넣지 않고 조촐하게 콘트라베이스, 드럼, 그리고 랩핑으로 이뤄진 라이브 밴드의 진면목 Grits가 더 끌리기도 한다.



글 | 이근형





2 추천 목록 스크랩신고 댓글 2 Saigon12.12 21:12 두 말할필요가없는 최고의 밴드`2022년 7월 31일 (일) 21:36 (KST)2022년 7월 31일 (일) 21:36 (KST)2022년 7월 31일 (일) 21:36 (KST)2022년 7월 31일 (일) 21:36 (KST)2022년 7월 31일 (일) 21:36 (KST)~

추천 댓글 title: Mos Def시비걸기12.18 21:46 으아 organix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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