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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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컬 & 쿤타 (Skull & Koonta)
특정 장르를 수십 년간 꾸준히 지켜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장르가 멀디먼 자메이카에서 파생된 레게 음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게 한국 레게의 '양대 산맥', 스컬(Skull)과 쿤타(Koonta)는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레게 음악에 대한 애정을 굳건하게 지켜왔다. 그렇기에 이 두 아티스트가 한데 뭉쳤다는 소식은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첫 콜라보 트랙 "아직도 니가"를 공식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협업을 시작한 스컬과 쿤타. 그들이 들려주는 레게 음악과 삶의 방식을 듣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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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레게라는 큰 테두리 안에 속해 있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음악은 분명 서로 달랐어요. 그러나 이제는 함께 할 때가 됐죠.
LE: 두 분 다 힙합엘이와 솔로로 인터뷰는 처음이신데, 먼저 간단하게 힙합엘이 회원들께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스컬(이하 S): 안녕하세요. 스컬입니다. 우선 힙합엘이 제가 하루에 한 번씩 꼭 들어가는 사이트예요. 여담이지만, 사실 제 친구가 힙합플레이야(HIPHOPPLAYA)를 운영하고 있는데… 하지만 요즘은 여기로 대세가 넘어왔다고 해서(전원 웃음) 아무튼 힙합엘이 너무나 좋아하는 사이트인데, 이렇게 인터뷰를 함께 하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게다가 쿤타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워요.
쿤타(이하 K): 안녕하세요. 저는 쿤타고요.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힙합엘이에게 고마운 부분이 많아요. 인터뷰도 늘 디테일하게 정리해주시고, 뉴스 같은 부분도 늘 잘해주셔서… 한 마디로 힙합엘이는 늘 사랑하고요(웃음) 또, 이렇게 스컬 형과 함께 인터뷰할 수 있어서 더욱 영광입니다.
LE: 먼저 두 분이 함께 인터뷰를 한다는 자체에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아요. 평소에 서로 교류나 친분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고요.
S: 사실 쿤타랑은 밥도 자주 먹고, 통화도 많이 해요. 당연히 레게라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서로 늘 교류를 유지하고 있죠. 물론, 활동하는 반경이 약간 다르지만요. 그래서 오히려 서로의 분야나 활동 범위에 대한 사정을 종종 이야기하면서 재미있게 연락하고 있어요. 서로 바빠서 자주 얼굴을 보지 못하더라도, 가끔 만나면 레게 관련해서 수다를 엄청 떨고 그런 사이죠(웃음)
K: 사실 많은 분이 저랑 스컬 형을 대결 구도로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런 반응을 보면서 “이분들은 내가 스컬 형이랑 친하게 지내는 거를 알고 있을까?”라고 늘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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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사실 저희도 두 분이 그렇게 친하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어요.
K: 저는 사람들이 저희 둘을 너무 대결 구도로 생각하니까, 오히려 재밌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아무 말을 안 한 부분도 있어요. 갑자기 내가 나서서 “나 스컬 형이랑 친해요” 하는 것도 웃기잖아요. 그냥 이런 대결 구도가 재미있어서 저는 일부러 말을 안 한 것뿐이에요. 실제로 저희는 사이가 엄청 좋아요.
LE: 오랜 기간 동안 레게씬에서 활동했지만, 사실 한 공간에 있는 모습은 많이 못 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대중들이 대결 구도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왜 그동안은 콜라보나 합동 무대들을 많이 하지 못했나요?
S: 안 그래도 쿤타랑 “우리는 왜 콜라보가 없었지?”라는 말을 여러 번 했어요. 사실 지금은 친한 아티스트들끼리의 협업이 보편화 됐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둘 다 활동을 하고 있는데, 왜 그간 함께 못했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전혀 서로를 피한 게 아니었는데, 늘 운이 안 맞고 시기가 안 맞았어요. 희한하게 공연장에서도 잘 안 마주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는 제가 약간 강압적으로 “야 형이랑 무조건 하자”해서 진행하게 됐죠. (전원 웃음) 그동안은 활동 영역이 약간 달라지면서 시도가 부족했던 것뿐이에요.
LE: 콜라보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개별 근황에 관해 여쭤볼게요. 일단 스컬씨는 최근 발표한 “CRAZY”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 복귀를 시도하시는 것 같아요.
S: 2014년에 발표한 솔로 앨범 [KING O` IRIE] 이후에는 스컬&하하로 활동을 많이 했고, 해외 콜라보나 국내 활동을 주로 했어요. 물론, 스컬&하하 활동 때문에 솔로 활동을 못 한 건 아니에요. 제가 그 시기에 슬럼프도 있었고, 게을렀던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상황이 조금 겹쳐서 힘든 시기였죠. 그러다 이제 ‘솔로 작업을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그 시기가 바로 올해예요. 2017년에는 제가 계획한 곡들이 계속 나올 예정이에요. 연말까지 솔로 아티스트 스컬로서 그동안 안 해왔던 것들과 그동안 냈어야 하는 곡들을 꾸준히 발표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LE: 그동안은 왜 솔로 활동이 부족했을까요?
S: 얼마 전에 사이드비(Side-B)의 가스(G.A.S.S)형을 만났는데, 그동안 왜 솔로 활동을 안 한 거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다른 분들로 “회사에서 곡을 안 내줬냐”, “스컬&하하로 활동하다 보니 그런 거냐” 라고 저에게 많이 물어보시는데, 사실 그런 부분은 전혀 아니에요. 앞서 말한 것처럼, 슬럼프가 있었던 거죠. 또, 아시다시피 쿤타나 저나 개인이 주체가 되어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당연히 제가 발표할 음악이 없으면 곡을 못 내는 거예요. 물론, 준비 면에서도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힙합엘이와 같은 음악 미디어나 매체 등과 이야기할 것도 많이 없더라고요.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활동이 부족했고, ‘하하랑 같이 음악 하는 친구’ 정도로 몇몇 곳에서 비치다 보니, 음악적인 부분을 부각하기가 힘들었죠. 그래서 이번 솔로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그런 오해나 편견들도 조금씩 해결하고 싶어요. 솔로 아티스트 스컬로서 대중과 마니아들에게 많이 비치고 싶죠.
LE: 듣기로는 매달 싱글을 발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S: 매달 정해진 발표일을 꼭 정해둔 건 아닌데, 길게 봤을 때 2017년에는 솔로 트랙을 10곡 정도는 내고 싶어요. 또 제가 리스펙하는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도 계속 진행하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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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현재 스컬 씨에게 스토니 스컹크(Stony Skunk) 시절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그 시절을 추억하고 당시의 모습을 그리워하기도 하는데, 본인에게 스토니 스컹크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S: 스토니 스컹크는 저를 레게 뮤지션으로 자리 잡게 해준 의미 있는 팀이죠. 팀 이름도 제가 지었어요. 제가 좋아하던 단어인 ‘스토니’와 ‘스컹크’를 붙여서 만들었죠. 사실 YG 엔터테인먼트(YG Entertainment)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있던 기획사에서는 스토니 스컹크라는 이름이 너무 어렵다는 지적도 많이 있었어요. 그래도 제가 이 이름을 밀어붙였죠. 그 정도로 스토니 스컹크는 이름부터 저에게 애착이 많은 팀이에요. 그리고 그때 당시의 음악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어요. 스토니 스컹크는 저의 뿌리에요. 그래서 늘 자랑스럽죠. 확실히 그때 음악에 대한 자부심도 커요. 당시에는 확실히 ‘우리가 짱이야’ 이런 느낌이 있었죠.
여담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사람들이 그렇게 저희를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웃음) 오히려 해체한 이후에,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보통 가질 수 없는 것을 아름답게 생각하잖아요. 마치 헤어진 연인이 더 그립게 느껴지는 것처럼(웃음) 물론,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마니아 분들이 분명 있었죠.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요. 어찌 됐건 스토니 스컹크는 저에게 정말 자랑스러운 팀이자, 앞으로의 음악 활동을 부끄럽지 않게 이어가야 할 기준선이에요. 제가 중간중간 다른 곳에 정신을 팔리거나, 이상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때, 저를 채찍질함으로써 정신 차리게 해주는 팀이죠.
LE: 여담이지만, 쿠시(Kush) 씨와의 관계는 어떤가요?
S: 사석에서도 많이 받는 질문인데… 친한 형들도 “솔직히 쿠시랑 어때?” 라고 많이 물어보거든요. (웃음) 솔직히 이야기하면, 거기까지가 저희의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사람 간의 인연이라는 게… 예를 들면, 제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가 떠났을 때, 제가 혼자 잡아서 해결되는 게 아니잖아요. 모든 관계에는 다 시기가 있는 거 같아요. 이제 쿠시도 그 친구 나름대로 자신의 영역에서 정말 멋지게 잘하고 있고, 저도 다른 그라운드에서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죠. 이제는 멀리서 진실하게 응원하고 있는 옛 동료라고 할까요? 현재는 이 정도의 관계죠. 물론, 당연히 악감정이나 이런 부분은 전혀 없어요.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진작에 풀었어요. 쿠시는 한 마디로 정말 좋은 추억을 나눴던 저의 동료예요.
LE: 예전에 “Boom Di Boom Di”로 빌보드 힙합 차트 3위에까지 오른 적이 있어요. 개인 커리어를 통틀어서도 큰 의미가 있는 곡일 것 같은데 당시 기분은 어땠나요?
S: 물론,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사실 죄송한 마음이 훨씬 많았어요. 얼마 뒤에 입대를 하는 개인적인 계획이 있어서, 오히려 회사에 죄송했죠. 사실 미국에서는 군대라는 개념을 잘 이해 못 하잖아요. 그쪽에서는 “야 2년 뒤에 가면 되잖아?” 막 이러고(웃음). 당시에 현석이 형이 저를 굉장히 지원해 주셨는데, 저의 개인적인 이유로 프로젝트를 끝내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죄송했어요. 그래서 파티를 하면서 즐기는 감정보다는, 미안한 감정이 저를 계속 따라다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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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최근에는 “Love Inside”로 자메이카 현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직접적인 현지 반응은 어땠나요?
S: 일단은 저랑 하하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스티븐 말리(Stephen Marley)의 위대한 이름값으로 그런 엄청난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현지 반응은 확실히 있긴 하더라고요. 차트에 오른 이후에 제가 혼자 자메이카에 갔었는데, 그 전에 몇 번 방문했을 때보다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콜라보를 계속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올해 역시도 자메이카 정부에서 초청받은 건이 있어서 자메이카를 갈 계획이에요. 또 다른 도전을 앞으로도 꾸준히 하지 않을까 싶어요.
LE: 스컬 씨가 조금 더 메인스트림한 활동을 했다면, 쿤타 씨는 루드 페이퍼(Rude Paper)로 조금 더 다양하고 인디펜던트한 시도를 한 것 같아요. [Paper Spectrum]에서는 일렉트로닉 접근도 했고, [Destroy Babylon]으로 제대로 된 루츠 레게를 시도하기도 했고요. 여러 방향을 시도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K: 일단 저는 레게라는 장르에 매료되어서 음악을 시작한 건 아니에요. 사실 제가 성대에 문제가 있어요. 일정 부분의 음역대를 지나가면 목소리가 다 갈라지곤 해요. 어릴 때 수술이 잘못돼서 이렇게 됐는데… 그래서 제 목소리가 이런 톤과 색깔로 나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레게라는 장르를 선택하게 된 부분도 있죠.
옛날에는 성대 문제가 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음악에 대한 접근을 많이 막기도 했어요. 원래 제가 소울 계열의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데… 성대 문제가 있어 그쪽에는 가보지도 못했죠. 그런 한계점이 늘 많았어요. 쿤타 앤 뉴올리언스(Koonta & Nuoliunce) 활동 시기는 성대의 과부하를 제대로 경험할 때였어요. 맨날 약을 달고 살았고, 계속 가래가 나오기도 했죠. 이런 문제를 계속 겪다 보니까, 나중에는 레게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했죠. 그 이후로 시작한 게 사실 루드 페이퍼에요. 루드 페이퍼를 시작하면서, 이 목소리를 단점으로 생각하지 않고, 장점으로 받아들이면서 본격적으로 레게 음악을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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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양한 음악이나 타 장르와의 조합을 계속 시도하는 건 앞서 말한 것처럼, 예전에 하고 싶었던 다른 음악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알디랑 루드 페이퍼를 만들면서도, “우리가 추구하는 게 엄청난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면, 차라리 블루스 밴드로 끝을 내보자”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죠. 그래서 저는 조금씩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요즘은 블루스 리듬 위에 프리스타일을 하기도 하고요. 계속해서 그 방향을 추구하면서 커리어를 이어갈 것 같아요.
LE: 그럼 다음 루드 페이퍼 앨범은 블루스 계열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K: 그건 힘들 것 같아요. 루드 페이퍼는 이제 알디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어서… 알디는 완전 레게 스타일이에요. 완전 반대가 되었죠(웃음) 이제는 알디가 “야 레게 베이스 아니면 절대 안 돼” 약간 이런 느낌이랄까. 그래서 쿤타 솔로 활동으로 블루스나 재즈 계열을 시도하지 않을까 싶어요.
LE: [Destroy Babylon]은 자메이카 현지 영상 콘텐츠인 <Road To Jamaica>로도 화제를 모았잖아요. 제천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하고. 음반과 콘텐츠가 동시에 좋은 반응을 얻은 특이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특별한 소감이 있는지 궁금해요.
K: 일단 <Road To Jamaica>는 알디의 선방이에요. 알디가 계획을 잘 세워서 영상 퀄리티가 훌륭하게 나온 거죠. 저는 그냥 주변의 반응을 감사하게 받을 뿐이에요. 실제로 저는 자메이카에서 노래나 조금 하면서 중간중간에 놀고 지낸 것뿐이거든요. 알디가 감독 역할을 굉장히 잘 했고, 저는 차려진 밥상에 그저 숟가락만 슬쩍…(웃음) 흔히 말하는 연기자로서 주어진 대본대로 쿤타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기만 했어요. 영상 콘텐츠 자체는 확실히 알디가 고생을 해서 완성한 프로젝트라 공을 온전히 넘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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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최근에는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도 출연하셨어요. 어떻게 출연하게 되신 건가요?
K: 처음에 연락이 왔을 때는 안 나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자메이카를 다녀오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어요. ‘내가 그렇게 위대한가?’ ‘내가 그렇게 대단한 놈인가’에 대한 생각에 깊게 빠졌죠. 사실 주변에서 어린 친구들은 저에게 “형 존경해요” “형이 최고예요” 이런 말을 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냉정하게 저의 현실을 보면, 저는 전혀 존경받을 인간이 아니거든요.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고, 가끔은 누구를 실망하게 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죠.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까, 오히려 ‘저런 제안이 왔을 때 굳이 거절해야 할 이유가 있나?’ ‘이 프로그램이 내가 안 나갈 프로그램이라고 급을 정해 둘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죠.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LE: 사실 10년 넘게 음악을 한 아티스트를 못 알아본다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했어요. 혹시 서운한 감정은 없었나요?
K: 전혀 없었어요. 제가 만약 이십 대 중반이나 쿤타 앤 뉴올리언스 시절이었으면 분명 ‘나를 못 알아봐?’ 이렇게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전혀 아니에요. 그게 현재 저의 위치예요. 저는 이제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고 있어요.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면, 그에 대한 답을 찾으면 되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전혀 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편한 마음이라 저를 패널분들이 못 알아봐도 서운한 감정이 전혀 없었죠. 오히려 옆에서 장도연 씨가 “어… 저 사람,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막 이래서 오히려 엄청 쫄았거든요. ‘아 씨… 벌써 들키면 안 되는데’ 이러면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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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본격적으로 두 분의 콜라보 트랙인 "아직도 니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먼저 두 분을 생각하면,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떠올라요. 레게라는 같은 무대에 있지만, 사실 그동안 활동 반경은 꽤 달랐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콜라보가 뜸했던 거 같기도 하고요.
S: 분명히 레게라는 큰 테두리 안에 속해 있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음악은 분명 서로 달랐어요. 물론, 그래서 피했다는 말은 당연히 아니죠. 쿤타가 자신의 영역에서 크루를 꾸리고, 음악 활동을 하는 것처럼, 저도 제 분야에 집중하다 보니 그동안은 못 뭉친 것뿐이에요.
그래서 작든 크든 이제는 무언가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솔로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쿤타라는 이름과 꼭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예전부터 생각을 해서 먼저 제안을 했죠. 물론, 쿤타가 처음에는 단번에 거절했는데… (전원 웃음) 근데 저는 이해해요. 그래도 쿤타가 저를 형 대접해주고, 예우해줘서 고맙고, 또 미안하기도 해요. 쿤타도 자기 나름대로 철학과 개성이 뚜렷한 친구인데… 제가 어떻게 보면 정에 호소해서 막 (웃음)
K: 에이 그건 전혀 아니죠. (웃음)
LE: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실 쿤타 씨가 처음에 거절하셨다고 들었어요.
K: 진짜 솔직하게 얘기하면, 저는 자메이카를 다녀오기 전과 후를 기점으로 저의 시각을 분리하고 싶어요. 자메이카를 가기 전에는 솔직하게 말하면… 스컬 형은 저에게 경쟁자가 맞았어요. 저는 형을 이겨야 하고,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보니 형의 모습에서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예를 들면, 스토니 스컹크 2집을 듣고는 ‘어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지?’ ‘이건 힙합이잖아?’ 이런 생각도 많이 했었죠. 그런데 자메이카를 가본 이후에 생각이 바뀌었어요. ‘아,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아! 이 형은 10년 전부터 내가 이번에 깨달은 것들을 이미 하고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후에는 저도 관점이 달라졌어요. 그때부터 빈지노(Beenzino)부터 저스디스(Justhis), 그리고 스컬의 예전 음악까지, 몽땅 다 정주행하면서 들어봤어요. 그런 과정을 거치니 스토니 스컹크라는 팀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더 느끼게 됐고, 스컬 형에 대한 리스펙도 훨씬 더 많이 생겼죠. 확실히 스컬은 저에게 얼리어답터 같은 사람이에요. 개인적으로 형이 선두주자로서의 모습을 더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죠.
음악적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저는 음악적 기반이 7~80년대 로큰롤이에요. 이에 비해 스컬 형은 90년대부터 시작된 댄스홀, 즉 뉴웨이브를 하고 있는 거죠. 추구하는 장르적 요소가 다르다 보니, 저희가 이제까지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분명 댄스홀 장르에서 형이 무언가를 더 보여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아직도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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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아니… 그래서 왜 처음에 거절을 했냐고. (웃음)
K: 솔직하게 얘기해도 괜찮죠? (전원 웃음) 음… 사실 제가 알던 그 형이 아니었어요. 스토니 스컹크 시절의 스컬이 아니었죠. 그래서 처음에 거절했던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스컬 형이랑 함께해보니, 그때의 모습이 이제 곧 나올 것 같더라고요. 분명 형을 보면서 레게 쪽으로 들어오는 씬의 친구들이 많아요. 그 친구들이 형을 더 존경할 수 있게, 다시 스토니 스컹크 때의 스컬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의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레게씬을 큰 그림으로 봤을 때, 저는 그냥 하나의 작은 부품에 불과해요. 그런데 이 부품들이 같이 모여야 기계가 움직이거든요. 부품들이 모두 한데 모이기 위한 가장 좋은 열쇠는 스컬이라는 사람이 스토니 스컹크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도전적이고 강렬했던 그때로. ‘아 맞아 저게 스컬이었지’ 하는 반응을 기대하고 있어요.
LE: 아마 두 분이 음악적으로 처음 호흡을 맞췄던 게 [한국 레게 (Korean Reggae)]에 실린 “We Need Your Love”가 아닌가요? 당시에는 스컬 씨의 목소리가 후렴구에 사용되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K: 당시를 추억해보면 확실히 즐거웠던 기억이에요. 작업 자체는 엄청 빨리 진행했죠. 형 작업실에 가서 후렴을 그냥 빨리 만들었어요. 녹음을 후다닥후다닥하고, 형이랑 밥이나 먹고(웃음) 저는 그냥 형이 음악을 틀어 놓으면, 알아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쌓는 식으로 작업해서… 그냥 미친 듯이 노래를 부르고 밥 먹었던 기억이 가득해요.
LE: 장르씬에서 양대산맥으로 자리 잡고 있는 두 분이기에, 사실 콜라보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잘해야 본전이라는 시선이 있었을 것 같은데?
S: 쿤타에게 전에도 이야기했는데, “우리가 완벽히 준비해서 무언가를 보여주자” 이런 게 사실 힘들거든요. 음악 퀄리티가 잘 나와도 사람의 마음을 못 건드릴 때도 많고요. 그래서 제가 쿤타에게 얘기했죠. “너랑 나랑 평생의 콜라보 이거 하나 할 거야?” “언제까지 미루고, 준비가 안 되었다고 미루기만 할래?” 이런 말을 많이 했어요.
사실 저도 우리 둘이 뭉쳐도 아쉽거나 별로라는 피드백이 나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1년 후에 함께 하면, 과연 완벽한 곡이 나올까?’ ‘피드백이 무조건 호평이고, 상업적으로도 대박이 터질까?’ 라고 생각하면… 사실 아니에요. 그래서 마음 편하게 우리가 다른 장르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를 하듯이, 부담감을 가지지 말고 진행하자고 결심했죠. 100% 완벽한 스컬과 쿤타의 콜라보가 당장 나오기도 힘들고, 그렇다 해도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도 없듯이, 우리는 그냥 즐겁게 그리고 최대한 자유롭게 작업을 했어요. 확실히 쿤타도 저랑 작업한다고 해서 일부러 가사를 몇 개씩이나 써오거나, 형식적으로 하지도 않았어요. 자기 방식대로 멋을 보여줬죠. 확실히 우리가 즐기면서 하자는 게 중요했어요.
또, 아쉽다는 피드백에 상처를 받기보다는, 그런 의견을 발판 삼아서 다음 협업을 또 기획해보고 싶어요. 사실 상처 주는 피드백은 쿤타가 저에게 대놓고 이미 했거든요. “형 요즘 음악 별로예요” 라고. (전원 웃음) 그런데 그런 의견이 저에게 영감이 되기도 해요. 이렇게 쿤타가 용기를 내서 그런 얘기를 해주니까 너무 고맙죠. 사실 저런 말 잘 못 하면 맞을 수도 있잖아요. 그것도 만난 지 한 시간 밖에 안됐는데 말이야(전원 웃음) 이 말은 장난이고, ‘쿤타가 솔직하게 나를 위해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 말이 작업 당일 저에게 너무 많은 영감을 줘서, 이번 2절의 경우도 밥집에서 필 받아서 바로 작업을 진행했죠. 저는 이번에 쿤타와 함께 하면서 뮤지션과 콜라보를 할 때 느끼는 희열을 오랜만에 느꼈고, 그런 에너지가 이번 곡에도 많이 스며들어서 자신감도 더 생겼어요. 이번 작업으로 쿤타에게 정신적으로 영감을 정말 많이 받은 것 같아요.
LE: “아직도 니가”에서 인상적인 것은 역시 가사예요. “뭐를 써도 예전 같지 않아, 스토니 때보다 못한 것 같아, 자신감도 떨어지고, 나도 속물 다 된 것 같다” 등의 진솔한 내용이 돋보여요. 어떤 계기로 이런 내용을 꾸리게 된 건가요?
S: 쿤타가 “2절은 형의 진솔한 모습이 한 번은 나왔으면 좋겠어요”. “사랑 노래지만 한 번쯤은 그런 감성을 건드려주고 가는 거는 어때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요즘 형은 어때요?”, “형 마음속에는 어떤 부분이 있어요?” 라고 질문을 많이 던졌어요. 그리고 갑자기 또 쿤타가 “형 별로예요”라고 한 게 생각이 딱 나서 저절로 진솔하게… (전원 웃음) 그 전까지는 2절 내용을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쿤타가 감정을 건드려줘서 진실된 내용으로 작성하게 됐죠. 물론, 본심으로는 ‘이제는 쿤타마저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면서… ‘쿤타 너 마저… 이 자식’ (전원 웃음)
LE: “쿤타에게도 같이 하자고 전화해볼까”라는 가사도 있어요. 쿤타 씨가 마지막까지 콜라보를 거절했으면, “전화했다가 까였는데”라는 가사를 썼을까요(웃음)
S: 욕을 썼을 수도 있죠. 다른 노래를 만들어서. “Buffalo 2017” 버전으로 해서 말이야(전원 웃음)
K: 저는 이럴 때일수록 ‘One Love’를 더 크게 외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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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사실 두 분의 목소리 톤이 잘 어울리지 궁금했어요. 보이스 색과 발성이 꽤 다르잖아요. 융합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나요?
S: 앞서 이야기했듯이, 저희가 음악적 기반이 조금 달라요. 쿤타가 보컬 쪽을 메인으로 둔다면, 저는 댄스홀을 위주로 하죠. 그렇기에 오히려 융합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스타일이 워낙 다르다 보니까. 만약, 스타일이나 개성이 오히려 비슷했으면 겹치는 부분도 있고, 지루할 수도 있었을 텐데. 수영이라는 종목 안에 자유형과 평형이 있는 것처럼, 저희는 분명 같은 구석이 있지만, 전혀 다른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이번 협업에서 제가 굳이 쿤타처럼 노래를 한다거나 애드립을 막 흥얼거린다거나 하지 않았어요. 대신 쿤타가 제가 못하는 음악적 갈증을 자신의 스타일로 해소해줬죠.
LE: 너무 달라서 조화가 잘 된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네요.
K: 그렇죠. 형이랑 저는 단거리 선수랑 마라톤 선수처럼 길이 다르잖아요. 제가 파티튠 사운드로 가면, 형에게 전혀 싸움이 안 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조화를 이루는 게 개인적으로는 더욱 의미 있었어요.
서브 장르 얘기가 나온 김에 말하면, 사실 저는 자메이카에 직접 가기 전까지는 장르 구분도 잘못했어요. 현지를 다녀온 후에 돌아와서 구분이 명확해졌죠. 정확하게 따지면 스컬 형은 댄스홀 기반이고, 저는 루츠록 계열이에요. 레게라는 교집합이 있지만, 완전히 별개죠. 그런데 국내에서는 그냥 우리를 ‘레게’라는 한 단어로 무조건 다 뭉쳐버리니까… 만약, 우리나라의 레게씬이 지금보다 컸다면, 서브 장르가 분간이 됐을 거예요. 요즘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은 트랩이랑 붐뱁, 퓨처 사운드 등을 다 구분하잖아요.
S: 국내에 레게 음악을 하는 사람이 몇 명 없다 보니까. “어 너희는 그냥 레게야” 라고 뭉쳐버리는 거죠.
LE: 장르뿐 아니라 음악을 풀어내는 스타일에서도 두 분이 확실히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K: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해요. 예전에는 그 스타일을 이해 못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자메이카를 다녀오고, 그 문화권을 체험하면서 스컬 형의 예전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죠. 예전에 스컬 형이 보여준 영상이나 무대에서는 확실히 이해 안 가는 부분이 많았죠. ‘어… 이럴 거면 EDM을 적용하면 되지 않나?’ ‘EDM 상승부를 쓰면 훨씬 더 에너지나 텐션이 터질 덴데?’, 이걸 왜 굳이 밴드 사운드로 진행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컸죠. 그런데 자메이카에 가서 저의 기억이 다 정리가 됐어요. 자메이카에서는 무대에서 힘, 즉 그 사람이 에너지가 있느냐 없느냐를 엄청 중요하게 따져요. 그런 부분에서 스컬 형은 최적화되어 있죠. 그에 비해 저는 러버스 록 계열로 상대적으로 말랑말랑해요. 그래서 저는 댄스홀 밴드 사운드에서는 전혀 빛을 못 봐요. 예를 들면, 데미안 말리(Damian Marley)의 라이브를 실제로 봤을 때, 절대 댄스홀 아티스트들의 무대처럼 분위기가 안 터져요. 오히려 주변에서 같이 공연하는 댄스홀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그들의 공연이 몇 배는 화려하게 더 터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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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최근에는 변화하려고 노력을 해요. 그동안의 저는 유비포티(UB40)의 “Red Red Wine” 같은 레게 스타일의 답습 같은 거였죠. 요즘은 자메이카의 아티스트들도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요. 크로닉스(Chronixx) 같은 경우도 요새는 댄스홀을 건드리고 있죠. 현지 레게 시장도 댄스홀 리듬을 구현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렇기에 저는 많은 대중이 “지금 스컬이 자메이카의 진짜 레게를 잘 표현하고 있냐?” 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Yes’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형은 지금의 레게를 수준급으로 잘하고 있고, 영역 대를 이미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어요.
LE: 이번 곡에서 스컬 씨의 보이스 톤이 담백해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좋았어요. 저번 “CRAZY” 역시 비슷한 맥락 같아요. 점차 힘을 뺀 모습을 많이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S: 예전의 제 모습이 무조건 ‘강강강강’이었다면, 요즘은 조금 더 힘을 빼고 있어요. 스토니 스컹크 음악에서 보여줬던 스타일의 답습보다는, 조금씩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사실 예전에는 목소리를 세게 지르면 이기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곡의 흐름보다는 딕션을 세게 해야, 또 성량이 뛰어나 보이게 하고, 말을 빠르게 하는 스타일을 해야 만족스러운 기분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그런 강박을 많이 해소했어요. 이제는 자연스러운 스타일 안에서 새로운 그루브와 재미를 찾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유도 생기는 것 같아요.
또, “CRAZY”와 “아직도 니가”도 조금씩 톤의 강약이 달라요. 이번 곡의 경우는 벌스 1과 벌스 2의 스타일이 상이하기도 하죠. 저는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시도를 하고 있어요. 물론, 처음에는 변화가 무서웠어요. 원래 제 랩 스타일로 강렬한 랩을 하면 사실 기본은 했거든요. 변했다는 이야기도 안 들었죠. 그런데 요즘은 저 스스로 그런 부분을 해소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기존 스타일은 언제든 강력하고 센 트랙이 나왔을 때, 충분히 보여주면 되잖아요? 이제는 조금씩 조율을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에요.
LE: 기타에는 노브레인(Nobrain)의 보보(VOVO) 씨가 참여했다고 알고 있어요. 특별히 참여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S: 보보랑은 스토니 스컹크 초반에 <수요예술무대>에 같이 서면서 친해졌어요. 그때 당시부터 작업을 해보자고 이야기를 많이 했었죠. 그러다 이번에 연이 닿아서 작업을 해보게 됐죠. 그런데 사실 작년의 저였으면 보보에게 연락을 안 했을 거예요. 아마 기타 세션 분을 그냥 섭외해서 진행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올해는 능동적으로 움직여보자고 하는 욕심이 강했죠. 그래서 보보도 직접 만나서 노래도 들려주고, 소통도 많아 나눴어요. 보보가 직접 집에 와서 라인도 몇 개 쳐주면서 교감을 하기도 했죠. 당연히 보보에게 많이 고마워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결정적으로 쿤타의 마음을 돌린 일등공신이 보보의 기타 연주예요. 당시에는 쿤타가 이 세션을 보보가 친 줄도 몰랐는데, “어 이거 기타 너무 좋아요”라면서 호감을 표하더라고요. 만약 애초에 제가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쿤타와의 콜라보 자체가 진행이 안 됐을 수도 있죠.
확실히 이번에 깨달은 게 있다면, 능동적으로 뮤지션들과 교감해야 한다는 거예요. 자주 연락도 하고,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도 하면서 다가가야 하더라고요. 쿤타에게처럼 밥도 많이 사주고(웃음) 요즘은 확실히 제가 좋아하고 아끼는 뮤지션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올해만 (웃음) “야 내년에는 네가 연락해” (전원 웃음)
LE: 쿤타 씨가 작업실에 와서 노래를 처음 듣자마자, 프리스타일로 훅과 내용을 완성했다고 들었어요, 역시 천재 뮤지션?
K: 그건 절대 아니죠(전원 웃음) 오해가… 사실 제가 선천적으로 5분 이상 무언가에 집중을 못 해요. 커리어 초반에는 작업이 정말 더뎠죠. 그래서 ‘내가 이런 식으로 작업 방식을 정리하지 못하면, 아티스트로서 살아남을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게 지금의 작업 스타일이에요. 무조건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고, 나중에 정리하는 식이 저의 컵셉이었어요. 확실히 저는 주어진 5분 안에 무언가를 확 쏟아내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다 조금 쉬고, 또 5분 동안 쏟아내고 하는 식의 루틴으로 작업을 해줘야 해요. “아직도 니가”를 작업하는 날도 이렇게 특화된 스타일로 맞춰서 진행한 것뿐이에요. 절대 제가 천재이기 때문에는 아니죠.
S: 말은 이렇게 해도,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거든요. 중간에 라인이 이상한 방향으로 향할 수도 잇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안 맞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지켜보는 사람이 많은 곳에 당당하게 노래를 한다는 건, 자기가 천재인지 아는 거지 (전체 웃음) “야 너희 지금 봤지?”, “이놈이 쿤타야” 막 이런 거 (웃음)
K: 아 형 진짜 아니에요. (웃음) 정말 오해고요. 실제로 저는 저런 작업 방식 때문에 반주도 미리 안 보내 달라고 해요. 저한테 음악을 먼저 들려주는 게 거의 금기죠. 저는 그 순간 처음 음악을 듣고 난 직후, 5분의 영감이 제일 좋아요. 루드 페이퍼의 알디는 제가 리바이벌하면 절대 더 좋은 퀄리티가 안 나온다는 걸 알아요.
S: 그럼 거의 한 곡당 10분씩 작업하는 거야? 와 그럼 좋겠다… 진짜 천재네 (전원 웃음) 한 시간이면 정규 앨범 하나를 딱 (웃음)
K: 에이 그건 당연히 아니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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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잘하는데 어떡해 근데… 천재인데… ‘쿤타, 한 곡당 10분 이상 작업 안 해’. 오늘 인터뷰의 헤드라인이네요(전원 웃음)
K: 이번 “아직도 니가” 작업에서는 형이 옆에 있어서 빨리 끝난 거예요. 옆에서 형이 “이 부분은 단어를 조금 빼고 이런 식으로 해보면 어때?” 라고 조언도 해주고 하니까, 정리하기가 쉬웠죠. 제가 혼자 있었으면 독단적으로 하면서 길어졌을 거예요. 절대 제가 천재라서가 아니라(웃음)
S: 쿤타의 프리스타일 바이브는 진짜 굉장한 것 같아요. 실제로 이번에 처음 봤는데, 계속 라인과 음을 바꿔가면서 노래를 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천재라고 말한 게 정말 농담만은 아니거든요. 진짜로 멋있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LE: 이번 콜라보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거예요. 조금 더 루츠 스타일을 기대했던 사람들도 있을 텐데.
S: 그런 아쉬움은 쿤타가 곧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아요.
K: 제가 조만간 솔로가 아마… (웃음) 그리고 이번 한 곡으로의 판단은 조금 아닌 것 같아요. 첫 만남으로 스컬 형과 저의 콜라보를 판단하기에는 고작 한 트랙일 뿐이에요. 그리고 저는 형이 다음에 발표할 것들이 더욱 기대되거든요.
S: 진한 루츠 스타일을 냈으면, 왜 예전 스타일을 답습하냐는 분들이 있었을 거예요. 또, 센 트랙을 발표했으면, 듣기 좋은 분위기를 내면 좋았겠다는 반응이 나왔겠죠. 그래서 이번 “아직도 니가”는 여러 피드백보다는 시도 그 자체에 만족해요. 물론, 후에는 저희가 진한 루츠 사운드나 신나는 댄스홀을 해볼 수도 있어요. 이번 곡을 마지막으로 콜라보를 끝내는 게 절대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어떤 피드백보다 우리가 물꼬를 텄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 같아요. 답답한 부분도 있겠지만, 조금 더 저희의 만남을 길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쿤타와 저는 한국 레게씬의 파이를 넓히기 위해 계속 노력할 테니,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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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게씬에도 좋은 흐름이 곧 올 거라고 자신해요. 어리고 감각 있는 뮤지션들이 계속 나와준다면, 그 시기는 분명 앞당겨질 거에요. 차곡차곡 레게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죠.
LE: 이제는 레게씬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어요. 레게씬을 이야기할 때 두 분을 빼놓을 수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어느 정도 책임감도 있을 것 같아요.
S: 당연히 책임감이 있죠. 사실 그동안은 쿤타와 다른 친구들이 잘해가고 있었죠. 이제는 저도 확실하게 책임감을 느끼고, 조금 더 씬에 일조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동안 다소 방관자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언더그라운드 레게 문화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또, 레게와 연관되어 준비하는 프로젝트들도 시작해보고 싶죠. 2017년에는 레게를 풍성하게 만들고, 음악 내외적으로 재미있는 즐길 거리와 볼거리를 만들 수 있도록 계속 시도할 예정입니다.
K: 저도 당연히 책임감은 있어요. 그런데 그 책임감이 ‘우리끼리 살아남자’ 이런 거는 아니에요. 이거는 약간 스포일러인데… 사실 염따(YUMDDA)가 이번에 댄스홀을 준비하고 있어요. 염따가 준비하는 거를 들어보니까,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댄스홀 느낌을 잘 표현했더라고요. 저는 이게 큰 의미라고 생각해요. 사실 빈지노의 최근 앨범에도 댄스홀 요소가 많거든요. 요즘 또 던밀스(Don Mills)도 “형… 근데 요즘 댄스홀이…” 하면서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든 생각이, ‘아 이제 힙합씬도 댄스홀 레게를 점차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구나’ 하는 거였어요. 그런 흐름이 찾아올 때, 저나 다른 레게 아티스트들이 ‘어 이건 우리 영역이야’ 하면서 배척하기보다는, 최대한 서포트하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만 레게씬 자체에 볼거리가 풍성해지고,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물론, 그렇다고 원래 레게씬 아티스트들이 열심히 안 하고 있다는 건 당연히 아니에요. 저나 스컬 형도 그렇고. 밴드 쪽에는 킹스턴 루디스카(Kingston Rudieska), 노선택과 소울소스(NST & The Soul Sauce), 김반장과 윈디시티(Kimbanjang and Windycity) 같은 대단한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저는 가끔 ‘나는 정말로 노력하고 있나?’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다들 앨범과 노래의 퀄리티가 전부 높아지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들을 보면 저는 너무 행복해요. ‘곧 레게가 자리를 잡겠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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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후에 레게씬이 국내에서도 확실히 자리를 잡았을 때의 수혜자는 스컬 형이나 저는 아닐 거에요. 아마 다음 세대에서 큰 수혜자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좋은 플레이어들이 많이 나왔으면 해요. 그리고 수혜를 정말 많이 입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단지 그 친구들이 ‘쿤타나 스컬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 라고 한 번쯤 생각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스러울 것 같아요.
LE: 힙합씬이 최근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과 달리, 사실 레게씬은 아직 영세해요. 그런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S: 그런 부분들은 다 같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죠. 그래도 요즘 힙합씬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해서, 마냥 부러워하거나 질투하기보다는, 그 자체를 축하해주고 싶어요. 예전 마스터플랜(Masterplan) 때나 언더그라운드 시절에는 힙합도 분명 힘든 시기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굉장히 잘 되어서 너무 보기 좋아요. 그리고 이런 흐름이 레게씬에도 곧 올 거라고 자신해요. 레게씬에도 어리고 감각 있는 뮤지션들이 쭉쭉 나와준다면, 분명 그 시기가 앞당겨질 거에요. 차곡차곡 레게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죠.
LE: 여담으로, 레게 음악을 주제로 한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가 생긴다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K: 저는 일단 TV 프로그램 자체에 부정적이지는 않아요. 사실 스컬 형이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런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언더그라운드 씬이 조명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분야건 미디어로 그 문화가 노출되어야 전체적인 파이가 커지잖아요. 단적으로 힙합을 보세요. 예전에는 랩을 못하는 게 티가 안 났는데, 이제는 티가 확연히 나요. 대중들도 이제는 다 알죠. 일반 대중들도 “나 걔 랩 듣기 싫어”, “쟤 랩이나 플로우는 별로야” 이런 이야기를 해요. 바로 미디어 노출을 통해 랩에 대한 기준이 생겼다는 거예요. 이게 어마어마한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형이 TV에 나가는 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앞장서서 미디어 활동을 해서 파급력을 보여줘야 하고, 우리는 그 사람을 서포트해줘야 해요. 모두가 살아있어야 저도 존재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런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서포트하고 싶어요. 물론, ‘내가 여기서 얼마를 챙기겠다’는 식의 부정적인 사고는 분명 문제가 되겠지만, 우리가 여기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그런 미디어 활동과 노출은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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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미디어에 어느 정도 참여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은 레게 음악을 잘하는 친구는 많은데, 보여줄 창구가 너무 없어요. 전문적인 채널이나 힘 있는 미디어가 뒷받침해줘야 레게 음악의 기준도 생기고, 자잘한 재미도 생기고 할 텐데… 지금은 열심히 콘텐츠나 음악을 제작해도 그냥 무관심으로 지나가기만 하는 게 너무 안타깝죠. 저는 어떤 아티스트건, 콘텐츠건 한 명이라도 더 보고, 더 즐겼으면 하는 생각을 해요
쿤타가 <너의 목소리가 보여>를 나간 것도 마찬가지죠. 사람들이 쿤타가 누군지 몰랐든, 알았든, 그 모습을 보고 결과적으로 ‘너무 멋있다’라고 응원을 하는 것처럼요. 저는 방송에서 “No Woman No Cry”를 부를 수 있다는 자체가 훨씬 더 의미 있는 결과라고 봐요. TV에서 레게 노래를 그것도 라이브 밴드 사운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겠어요. 저는 쿤타가 용기를 내주고 도전해준 게, 너무 보기 좋았어요. 계속해서 미디어를 통해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분명 레게씬도 영향력이 생길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안주하기보다는, 조금 더 뛰어나가서 돌진하고 싶어요. 제 역량 안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봐야죠.
LE: 그런데 사실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는 레게로 상징되는 ‘One Love’ 정신보다는 경쟁을 강조한 프로잖아요.
K: 그런데 사실 ‘One Love’는 루츠록 계열에 가까워요. 그에 비해 댄스홀은 평소에도 엄청 싸우거든요. (웃음) 그래서 저는 그런 프로가 생긴다면, 댄스홀을 기반으로 둔 프로그램으로 나왔으면 해요. 요즘 래퍼들이 댄스홀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그 매력이 분명 있거든요.
S: <쇼미더머니>가 분명 장단점이 뚜렷하잖아요. 레게 프로그램이 생겨도 아마 그럴 것 같아요. 너무 사랑과 평화의 느낌으로 간다면, 분명 방송사나 시청자들이 선호하지 않을 거고, 그렇다고 의미 없이 계속 싸우는 모습도 레게 스타일에 안 맞아요. 이런 장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그런 프로그램이 하나 정도는 있어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요. 레게씬의 발전에 있어 새로운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죠.
LE: 한국에서 레게는 너무 여름 음악 혹은 휴양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K: 저는 그 부분에서 스컬 형이 정말 선방을 했다고 생각해요. 확실히 이제 사람들이 휴양지 음악 계열은 많이 접해서 알아요. 그런데 아직 댄스홀은 그렇게 보기가 어려워요. 사실 진짜 댄스홀은 섹슈얼한 부분도 많거든요. 그래서 아마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거에요. 그런데 만약, 댄스홀이 여기서 자리를 잡는다면, 그때는 진짜 레게가 국내에서도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시기일 거예요. 아무래도 루츠록을 하는 사람들은 밴드 쪽에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저는 얼른 댄스홀의 부흥기가 왔으면 해요.
LE: 사실 두 분이 활동하신 기간이 거의 20년에 달하는데, 아직도 레게 하면 스컬, 쿤타가 손꼽히게 마냥 좋은 말은 아닌 것 같아요.
S: 그렇죠.
K: 사실 비극이죠.
LE: 혹시 주목하고 있는 레게 신예들이 있을까요?
K: 저는 일단 룹샨(Rupshan)이요. 이번 앨범이 진짜 장난 아니에요. 정말 엄청나요. 그리고 또 신예는 아니지만 저는 엠타이슨(M.Tyson) 형. 이번에 타이슨 형이 쿨러닝(Cool Running)이라는 팀으로 킹콩(KingKong), 도미넌트(DMNT)랑 같이 나오는데, 진짜 장난 아니에요. 입질 제대로 오는구나 싶어요. 제가 스타일로지(Stylo G)라는 아티스트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 뮤지션의 독특한 음색이 형한테서도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와 이 형 이번에 제대로 나오겠는데?’ 하면서 너무 기대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타이슨 형 부담스러우라고 하는 이야기는 맞는데 (웃음) 저는 다음에 형이 진짜 말도 안 되는, 미친 음악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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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타이슨(이하, M): 더 빨아줘 얼른 (전원 웃음)
K: 여러분, 엠타이슨 형이 진짜 미친 거 가져온다니까. 이 형이 얼굴만 타이슨을 닮은 게 아니에요. (전원 웃음) 저는 진짜 리스너의 입장에서 스컬 형과 타이슨 형 작품이 진심으로 기대해요. 부담을 이렇게 팍팍 줘야 잘 내겠지?
S: 너 솔직히 앨범 못 내게 하려고 이러는 거지? 엠타 지금 들어가자마자 얼른 곡 전부 수정하라고 (웃음)
K: 진짜 타이슨 형 요새 미쳤고, 룹샨의 앨범도 다른 결로 너무 좋아요. 킹스턴 루디스카 같은 경우도 스카 음악이라는 장르 안에서 너무 잘하고 있고, 노선택과 소울소스도 루츠 레게를 너무 잘하고 있죠. 이런 식으로 각 서브 장르별로도 파이가 계속 커지다 보면, 각 뮤지션들의 키드도 계속 생겨날 것 같아요.
M: 뭐야 나만 기대하는 게 아니잖아? (전원 웃음)
LE: 스컬씨는 기대하는 아티스트가 없나요?
S: 저는 특정 누구를 기대하기보다는,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레게를 자주 접하고 시도해보기를 기대해요. 예를 들면, 원더걸스(Wonder Girls)가 레게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Why So Lonely”로 잘 된 것처럼요.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자발적으로, 혹은 콜라보 식으로라도 영향력을 조금 키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그들이 레게를 시도하면, 저희가 할 수 없는 또 다른 레게 느낌이 나올 것 같아요. 아까 염따가 댄스홀을 시도한다는 것처럼 말이죠. 저는 사실 염따의 음악을 제대로 아는 것도 아니지만, 쿤타의 저 말을 듣고 나니까, 너무 음악을 들어보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 타 장르 아티스트들도 레게씬에 함께 하고, 서로 러브콜도 주고받으면서 재미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해요. 그럴수록 제가 평소에 알고 있는 어린 레게 뮤지션 친구들이 더욱 자극을 받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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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레게 뮤지션을 꿈꾸는 신예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S: 레게 음악이 어렵다는 편견이 있어요. 확실히 타 장르에 비해 “레게를 어디서 배워야 하나요?” 하는 질문이 많더라고요. 레게 음악을 하면 꼭 세션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어디서 목소리를 배워야 할 것 같다는 피드백도 많이 받죠. 그런데 쿤타나 저나 어디서 전혀 배워본 적 없거든요. 그저 수많은 레게 음악들이 훌륭한 교과서가 될 거예요. 또, 인터넷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겠죠.
레게 음악을 사랑하고, 그 상태에서 잘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레게는 바로 시작해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장르에요. 모르는 사람이 멀리서 보기에는 레게 하는 사람들이 평소에 명상할 것 같고, 철학적이고, 심오할 거 같은데… 사실 그렇지는 않아요.
레게도 그냥 타 장르처럼 집에서 편하게 시도해볼 수 있어요. 그러다 노력이 닿으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영역으로 갈 수도 있죠. 저는 부담 없이 시도하기를 추천해요. 물론, 기본적으로 레게 음악을 정말 사랑해야겠죠. 그리고 지금처럼 레게 시장이 블루오션일 때 얼른 시도하세요. 틈새시장 노리는 거지 (웃음) 요즘 힙합은 너무 과부하야. 요즘 힙합 하는 친구들이 레게 시장으로 넘어오는 거 봐 (웃음)
K: 여러분, 전통 시장이 다시 부응할 겁니다.
S: 스눕 독(Snoop Dogg)이 레게 앨범을 발표했고, 드레이크(Drake)나 리아나(Rihanna)가 레게 사운드를 시도하기도 하잖아요. 진짜 여기가 블루오션이라고. (웃음) 우리나라로 그 흐름이 넘어올 때가 됐어요. 자! 힙합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상처받으신 분들, 다들 어서 레게 시장으로 넘어오세요. “나는 원래 힙합 좋아한 적 없어요”, “나는 원래 레게 원러브다” (전원 웃음) 하면 되거든요.
K: 제가 그렇게 시작했어요. “나는 원래 레게 그 자체였다.” 막 이러면서. (웃음)
LE: 레게와 힙합도 연관성이 참 많아요. 요 몇 년 사이 미국에서도 레게와 트랩을 결합한 시도한 곡이 많이 나왔고, 스눕 독 같은 거장이 레게 앨범을 아예 시도하기도 했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 저는 콜라보나 융합은 무조건 좋다고 생각해요. 전통적인 레게는 워낙 클래식이 이미 많이 있어요. 그런 모습을 그대로 이어받아 음악을 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반대로 자메이카 현지에서도 요새는 진짜 댄스홀이 엄청 유행이에요. 그래서 제가 직접 현지 친구들에게 물어봤어요. “너네는 원래 루츠 레게가 진짜 아니냐?” “그런데 왜 요즘은 다 댄스홀을 하고 있냐?”라고. 그 대답은 몇 년씩 주기가 돈다고 하더라고요. 한 2~3년은 댄스홀이 시장에서 분위기를 치고 나가다가, 또 이후에는 루츠 레게가 흐름을 타는 식으로 순환이 되면서 흐름이 계속 바뀐다고 해요.
그래서 댄스홀의 시기가 왔을 때는, 자메이카 현지에서도 타 장르와의 콜라보가 성행한다고 해요. 전자 음악이나 힙합 등과의 콜라보도 계속 생겨나는 거죠. 그래서 저는 타 장르와의 콜라보는 콜라보대로, 전통적인 사운드는 루츠 시장의 방식대로 살아나가면서 경쟁하듯 성장할 수 있다고 봐요. 그래야 대중과 마니아를 동시에 사로잡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실제로 저는 미국에서 드레이크나 리아나가 레게 사운드를 기반으로 인기를 끌고 차트에서 선전을 하면 너무 행복해요. 사실 저랑 아는 사람도 전혀 아닌데, 진짜 막 뿌듯해요. (웃음) 괜히 주변 사람한테 “야 봤어? 이게 레게야” 막 이러고. 까불지 말라고. (웃음) 저런 유명 스타들의 팬덤들이 자연스럽게 레게 사운드를 친숙하게 들을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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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의 “Twerk It”이라는 노래는 아예 댄스홀이었잖아요. 저는 그 트랙을 듣고 진짜 감탄했었죠. 진짜 한동안 이 노래를 엄청 들었어요.
S: 버스타 라임즈는 심지어 자메이카에도 자주 오더라고. 밥 말리 50주년 공연도 하고.
K: 그리고 레게와 힙합 모두 흑인 음악을 기반으로 두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차별적으로 벽을 두고, 어떤 장르를 배척하고 심판할 거리를 둔다는 자체가 아름답지 않은 것 같아요. 그건 제대로 된 ‘One Love’가 아니죠. 오히려 그 사람들에게 좋은 길을 제시하거나, 박수를 쳐 줄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해요. 내가 가진 것과 다르다고 해서, 벽을 두는 사상은 확실히 없어져야 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레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데미안 말리를 기다리는 모습을 원하지 않아요. 소울, 재즈, 블루스, 로큰롤 하는 친구들이 모두 “데미안 말리는 진짜 최고야, 그 사람이 한국에 와야 한다고” 말하는 분위기가 왔으면 해요. 모든 장르의 사람들이 레게를 기다리고, 레게를 사랑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런 시기가 곧 올 거라 자신해요.
LE: 두 분 모두 스티븐 말리, 시즐라(Sizzla), 얼 친나 스미스(Earl “Chinna” Smith) 등 유명 해외 뮤지션과 작업을 했잖아요. 앞으로 콜라보를 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요?
K: 저는 솔직히 프린스(Prince)랑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작업 안 해주기로 너무 유명했지만… 프린스는 진짜 시대를 너무 빨리 본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욕도 많이 먹었잖아요. 그런데 결국 프린스가 했던 음악이 지금 시대로 계속 오고 있거든요. 저는 그런 식으로 아이코닉한 아티스트들과 많이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또, 제가 예전에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WORLD DJ FESTIVAL)에서 호스트 MC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 DJ 스크림(DJ Scream)이 왔어요. 당시에 제가 덥스텝에 엄청 빠져 있었거든요. 제가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데, 존경한다고 말하려고 난리였죠. (웃음) 그래서 화끈하게 무대에서 내가 존경하는 디제이라고 소개를 해버렸죠. 그러니까 저한테 DJ 스크림이 엄지 날리고 막. (웃음) DJ 스크림하고도 콜라보를 해보고 싶어요. 저는 이런 사람들과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S: 저는 스토니 스컹크를 할 때부터 노트에 콜라보 리스트를 적어뒀어요. 그때 당시에는 ‘이 중에 한 명이라도 협업해보면 내 커리어는 성공한 거야’ 라고 생각했죠. 그때 적어 둔 리스트에는 당연히 콜라보를 했던 시즐라나 스티븐 말리도 있었고, 또 부주반톤(Buju Banton) 있어요. 내년에 부즈반톤이 출소를 하는 거로 알고 있어서, 제가 이미 부주반톤 아들하고도 약간씩 인사를 해두고 잘 보이고 있는데. (웃음) 부주반톤은 밥 말리 다음가는 저의 우상이니까요. 물론, 데미안 말리도 당연히 있고. 바운티 킬러(Bounty Killer)나 케이플톤(Capleton) 같은 아티스트도 있죠.
사실 당시에는 ‘내가 얼른 유명해져서 대등한 위치에서 협업을 할 거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현실을 그게 아니잖아요. (웃음) 그래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서 이런 아티스트들과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어요. 물론, 한 수 배운다는 느낌으로. 가끔 어떤 분들은 “요즘 등장하는 젊은 아티스트들과 하는 게 좋지 않냐?” 라고도 많이 이야기해요. 물론, 저도 프로토제(Protoje), 제시 로얄(Jesse Royal )이런 뮤지션들을 다 좋아하지만, 그래도 저 선배님들하고 먼저 하고 싶죠. 저에게는 저분들이 진짜 아이돌이잖아요. 제 운이 끝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저 중에서 몇 분과는 더 호흡을 해보고 싶어요. (웃음) 앞으로도 계속 능동적으로 자메이카 뮤지션, 일본 뮤지션들과 전투적으로 교감하면서 무언가를 만들고 싶죠. 올해 역시 화이팅 시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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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제 인터뷰가 거의 막바지인데, 여담으로 솔직하게 서로에게 부러운 점이나 닮고 싶은 점이 있나요?
S: 저는 어떤 노래라도 자기식으로 소화하는 쿤타의 모습이 부러워요. 사실 저는 목소리가 특이한 면이 있지만, 노래를 잘 소화하지는 못해요. 그런데 쿤타는 어떤 노래를 커버하더라도 자기화해서 충분히 매력을 끌어내잖아요. 그런 부분이 너무 부럽죠. 예를 들면, <나는 가수다>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도 쿤타는 엄청 잘할 것 같아요. 어떤 노래도 쿤타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것. 가창력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는 애매한데, 자기만의 바이브가 확실히 있는 게 정말 대단해요.
K: 저는 스컬 형의 에너지요. 스컬 형은 마치 자메이카 현지 뮤지션처럼, 관객들이 말을 잇지못하게 하는 특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요. 사실 형이 나이도 조금 있는데… 아직까지 그런 폭발적인 무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저도 그런 에너지를 유지하고 싶어서, 요새는 운동도 하면서 체력 관리를 하거든요. 그런데 형은 아직도 그 무대를 제대로 하고 있어요.
S: 아까 사실 한약 먹었어… (전원 웃음)
LE: 두 분이 각자 생각하는 최종적인 음악적 목표가 궁금해요.
S: 저는 궁극적으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하나 바람이 있다면 후에 기억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긴 하죠. 예를 들어 50년 후에, 어떤 청년들이 택시에서 라디오를 들었는데, 막 제 노래가 나오는 거에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야 예전에 스컬 이 노래 엄청 좋지 않았냐?” 하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는 한 곡 정도 클래식을 꼭 남기고 싶어요. 저를 대표할 수 있는 노래가 하나는 이 세상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그 곡이 어떤 것인지도, 나올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적어도 몇십 년 후에 국내의 레게 음악을 소개할 때 언급될 수 있는 클래식을 만들고 싶어요. 당연히 그 노래가 한국 레게를 대표했으면 더욱 좋겠죠. 커리어가 끝날 때까지 적어도 한 곡은 꼭 만들고 싶어요. 당연히 두 곡이면 더 좋고. 앨범이면 더 좋고 (웃음)
K: 저는 개인적으로 닐 영(Neil Young)을 엄청 좋아해요. 닐 영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의 팬이 됐죠. 그 다큐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어요. 그 필름에 등장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요즘 제일 좋아하는 진보적인 아티스트가 누구예요?”라고 물어보면, 전부 다 “닐 영이요”, “닐 영이 최고죠”라고 대답을 하더라고요. 그것도 닐 영보다 훨씬 젊은 친구들이 그런 말을 해요. 저 역시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나 요즘 트렌드를 만드는 사람이 누구예요?” 라고 누군가 물어봤을 때, 저보다 스무 살 이상 어린 친구들이 “쿤타요”, “당연히 쿤타죠”라고 말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렇게 계속해서 죽을 때까지,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진보적인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이게 저의 최종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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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
K: 여러분 앞으로 레게 음악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댄스홀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S: 저는 앞으로 계속 재미있는 것들을 자주 보여드리고 평가를 받고 싶어요. 그래서 여러 피드백을 보내주시면 참고해서 보완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공연도 많이 해보려고 해요. 안 그래도 어떤 일본 레게 뮤지션이 한국에 놀러 오기로 했는데, 레게 공연을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사실 국내에서 레게 무대를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니까, ‘이 정도로 내가 게을렀구나’ 싶었죠. 앞으로는 저 역시도 쿤타처럼 여기저기 동참해서 공연이나 파티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런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드린 뒤에 저의 음악이나 향후 모습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쿤타랑 이번에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아직도 니가”의 라이브 무대를 최초로 할 것 같아요. 한 번 기대해주세요.
LE: 인터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관련링크 "아직도 니가" 바로듣기 "아직도 니가" 뮤직비디오 "아직도 니가" 메이킹필름
스컬 인스타그램 쿤타 인스타그램
인터뷰|Beasel
사진|ATO
10 추천 목록 스크랩신고 댓글 10 cp033.17 15:59 응원합니다 두분! 이번 곡 두 분 함께 한다는 거 자체로도 좋았네요 더 많은 곡에서 두 분 함께하는 모습 보고싶네요 추천 댓글 title: Bob Marley스컬3.17 16:30 인터뷰 잘봤습니다 ㅎㅎ 추천 댓글 이게머야3.17 18:43 둘이 서로 비슷한듯 다르고 다른듯 비슷해서 너무 잘어울려요 '오빠 쿤타랑 한곡 하면 멋질꺼같아' 캬아~ 근데 스컬형 후드 어디껀가요? 이쁘다 EBS 공감 신청했는데 제발 갈수있기를 -_- 추천 댓글 못쓰뎊3.17 19:00 두 사람 반갑네요. 잘봤습니다. 추천 댓글 Swagg3.18 00:25 어릴때부터 시디 사모으면서 좋아하던 두분인데 콜라보라니 꿈인가 생시인가 싶네요 추천 댓글 EconPhd3.18 00:43 응원합니다! 추천 댓글 예리3.18 03:48 공감 제발 추천 댓글 GO STUDY TO DEATH AND GROW UP, KIDDO.3.18 04:15 좆된다 진짜.. 추천 댓글 title: Kendrick Lamar - DAMN.sanggoking3.26 15:40 버팔로 2017에서 혼자 빵터졌네요 ㅋㅋ 잘봤습니다! 추천 댓글 하인즈케찹3.27 22:42 사랑해요 아직도 니가 첨엔 별로였는데 듣다보니 멋이 나는것 같네여... via https://hiphople.com/interview/9507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