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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인터뷰 더블케이 (Double K)

한국힙합위키

title: [회원구입불가]Melo2013.01.03 00:34추천수 2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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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alon] 더블케이 (Double K)

우리나라에서 화려한 한영혼용과 타이트한 스핏을 들려주는 MC를 꼽으라면 나는 단연 더블케이(Double K)를 가장 먼저 꼽을 것이다. 물론 여전히 그의 음악적 정체성이나 앨범의 작품성에 물음표를 다는 리스너들이 많지만, 랩으로만 따진다면 더블케이만큼 스타일리시한 MC가 또 있을까 싶다. 그래서 그는 가요계의 러브콜을 많이 받는 MC중 하나다. 그러나 그는 이런 와중에도 본래 그가 추구하는 힙합을 놓지 않고 여전히 리얼한 랩과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그는 힙합씬과도 여전히 연결 고리가 있다. 힙합과 가요가 맞닿아 있는 지점에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자신만의 힙합'을 하는 더블케이를 만나고 왔다.


LE: 반갑습니다. 먼저 힙합엘이 회원 분들께 인사 부탁 드릴게요.

Double K: 더블케이 입니다. 올해 앨범을 낼 계획으로 지금 작업 중이고요. 사실 (힙합엘이가) 힙합 관련 사이트다 보니까 앨범이 나온 후에 이런 인터뷰를 해야 음악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내세울 게 없기 때문에 어떤 질문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답변하겠습니다.



LE: 최근에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사실 제가 쇼미더머니 끝나고 앨범 작업에 열중을 해서 빨리 내려고 했는데, 쇼미더머니 이후에 스케줄이 되게 많이 생겼어요. 행사나 공연들이 굉장히 많아서… 솔직히 벌 때 벌어야 되잖아요. (웃음) 긁어 모을 때 긁어 모아야 돼서 그런 것들을 마다하지 않고 다 하다 보니까 정작 제 앨범에 포커스를 못 맞추게 됐어요. 그랬다가 11월 말에 홍콩에서 열린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를 갔다 와서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갔어요. 요즘엔 정말 매일 스튜디오에 가서 곡 작업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LE: 말씀하신 대로 최근에 엠넷이 주최한 시상식인 MAMA의 주제가인 “No Music No Life”를 발표하셨었는데, 일단 “No Music No Life”는 어떤 계기로 작업하게 되신 건가요?

별거 없었어요. 그냥 엠넷 쪽에서 MAMA 주제가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작년 주제가와 재작년 주제가를 들어봤어요. 솔직히 별로더라고요. 노래 자체도 별로였고, 뭔가 CM송 느낌 나고… 저는 그런 게 싫어서 어떻게 만들어야 하냐고 얘기하니까 그냥 제 이야기를 쓰면 된대요. 그러면 어려울 게 없겠다 싶어서 하게 됐죠. MAMA라는 시상식에 맞춰서 만든 그 시상식을 위한 가사가 아니고 제 이야기를 써서 편하고 쉽게 작업한 거 같아요.



LE: 아무래도 작업 제의가 들어오는 데에 쇼미더머니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게 영향이 좀 있었겠죠?

네. 그렇죠.



LE: 최근 근황 중에 음악 외적으로는 레스토랑 겸 까페를 오픈하셨다고 들었어요.

저희 집 근처인 서초동에 조그만 함박스테이크를 파는 까페를 열었어요. 되게 작아요. 고급도 아니고요. 그냥 편하게 부담 없이 오실 수 있는 그런 까페 겸 함박스테이크 집을 열었어요.



LE: 원래 옛날부터 그런 사업에 관심이 있으셨던 건가요?

네. 예전부터 생각은 있었어요. 근데 그게 딱 함박스테이크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타이밍이 좀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매일 나가지 못하니까 저희 이모께서 관리를 해주시고 있으세요. 그리고 가게를 차린 자리가 살 때 싼 가격에 나왔었어요. 그래서 그런 요소들이 합쳐져서 가게를 내는 것으로 이어지게 된 것 같아요. 준비는 진짜 한 1년 가까이 했어요. 그 기간 동안 함박스테이크를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봤는데, 그래서 메뉴에 별미로 매운맛 함박스테이크 같은 게 있어요.



LE: 간단하게 근황 이야기를 들어봤고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볼게요. 일단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힙합음악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우선 초등학생 때부터 이 문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어요. 초등학생 때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 당시에 흑인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되게 멋있었어요. 같은 학년의 흑인 친구들이 옷 입는 것부터 걸음걸이까지. 사실 미국에서 흑인과 힙합을 뗄래야 뗄 수가 없잖아요. 그 친구들의 삶이잖아요. 4살, 5살 때부터 랩하고… 그런 (힙합) 문화 자체가 그 친구들 삶에 배여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아 되게 멋있다.’라고 생각했었어요. 이후에 중학교는 한국에서 다녔었는데, 중학교 때도 랩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DJ DOC나 서태지와 아이들 음악을 좋아했었어요. 그리고 중3때부터는 춤을 췄어요. 비보잉을 했었죠. 그러다가 고등학교는 또 다시 미국에서 다녔어요. 그때가 97년이었는데, 학교에서 학생들끼리 하는 콘서트 같은 게 있으면 제가 무대에서 비보잉을 했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친구들은 저를 기억할 때 한국 브레이크 댄서로 기억을 많이 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힙합 문화를 가까이 하니까 그 학교의 힙합하는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죠.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랩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딱 어떤 계기가 있어서 랩을 시작한 건 아니고요. 예전부터 항상 이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좋아하다가 어느 날 딱 제가 랩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고등학교에 조그만 스튜디오가 있었어요. 그 스튜디오에서 친구들이랑 8비트 흑백 매킨토시랑 4트랙으로 된 테이프 레코더로 녹음도 하고 비트도 만들고 했죠. 고등학교 때는 그랬던 기억들이 제일 커요.



LE: 근데 한 인터뷰에서는 2001년에 음악을 시작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맞나요?

2001년에 음악을 하려고 한국에 왔죠.



LE: 그때가 몇 살이었나요?

21살? 22살? 그 정도였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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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럼 그전까지는 음악을 제대로 한 건 아니고 취미처럼 했던 건가요?

큰 물에서 한 건 아니었지만 어떻게 보면 제대로 했죠. 그때는 진짜 더 미쳐서 했어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즐기는 사람은 못 이긴다고. 그때는 정말 음악을 일처럼 안 느끼고 즐기면서 했었죠. 어느 정도였냐면요, 수업 시간에도 노트에 필기하는 척하면서 가사를 썼고, 몰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서 가사를 쓰기도 했어요. 그리고 수업만 끝나면 무조건 스튜디오로 갔어요. 근데 그 스튜디오가 사실 Electronic Music이라는 과목을 위한 곳이었어요. 그래서 Electronic Music 과목을 택한 친구들만 그 스튜디오를 들어갈 수 있는 키를 받을 수 있었어요. 그때 저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 Electronic Music 과목을 택했었죠. 근데 나중에는 제가 (음악 때문에) 학점도 안 나오고 수업도 못 갈 정도로 학교생활이 안되니까 학교에서 스튜디오 키를 뺏어갔어요. 키를 뺏으면서 학교에서 저한테 그 스튜디오에 15일 정도 못 가게 했었는데, 그때는 진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 정도로 제대로 했던 것 같아요.



LE: 미국에 사셨을 때는 어느 지역에 거주하고 계셨나요? 아무래도 사는 동네의 영향도 있었을 것 같은데…

초등학교 때는 서부, 샌디에이고에 있었고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동부, 보스턴에 있었고, 대학교 때는 오하이오에 있었어요.



LE: 다양한 곳에 거주하셨었네요. 이어서 랩을 처음 할 때 자신의 랩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아티스트를 꼽자면 누가 있을까요? 왠지 투박한 스타일보다는 세련된 스타일을 선호하셨을 것 같은데…

전 그때 제이지(Jay-Z), 나스(Nas), 비기(Notorious B.I.G)였죠. 더 루츠(The Roots)도 좋아했어요. DMX도 좋아했고요. 그 당시에 메인스트림을 휘어잡았던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다 좋아했던 것 같아요.



LE: 이제 더블케이라는 이름에 대한 뜻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 더블케이가killakorean의 약자로 알려져 있잖아요. 죽이는 한국인. 뭔가 미국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 그런 이름을 지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사실 이 이름이 미국에 있을 때 제 랩 이름이 아니고 비보이 이름이었어요. 그리고 원래는 더블케이, killakorean이 아니었어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미국에서 친구들이 저를 부를 때의 이름인 Ill Son을 썼었어요. 제 이름이 손창일이라서 영어로 하면 Chang Ill Son인데, Chang을 빼면 Ill Son이잖아요. 그리고 Ill이란 단어는 은어로 되게 죽여준다는 뜻이잖아요. 그래서 죽여주는 자식. 그런 의미에서 Ill Son이란 이름을 썼었어요. 근데 한국에 왔을 때, 이미 Ill Son이라는 이름을 쓰는 프로듀서 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더블케이라는 이름을 따로 만들어서 활동을 한 거지, 사실 원래 제 이름은 Ill Son이에요.



LE: 근데 얘기를 들어보면 21살에 한국에 돌아와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사실 미국이 한국보다 힙합 문화의 시스템화나 발전이 잘 돼있잖아요. 그런 데도 왜 미국에서 힙합을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왜 한국으로 건너와서 힙합을 하게 된 건가요?

일단 한국에 온 계기가 있었어요. 제가 미국의 오하이오 주립대를 다녔었어요. 근데 거길 다닐 때 학교에서 프리스타일 랩 배틀 같은 게 있었어요. 상금이 500 달러 정도 됐었는데, 정작 학교 사람들은 참가를 많이 안하고 그 주위에 사는 흑인 친구들이 참가하러 온 거예요. 사실 그 학교가 캠퍼스만 안전하고 그 주변은 게토였거든요. 그때 저는 무서울 게 없고 해서 당연히 참가했죠. 그래서 랩배틀을 막 하는데, 되게 말렸어요. 영어로 랩을 하는데 당연히 이 친구들한테는 게임이 안되죠. 이 친구들은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했던 친구들이니까… 제가 자신감 없게 위축된 채로 랩을 하니까 처음엔 관객들이 ‘저 동양인이 뭘 하려고 하나?’라는 표정으로 웅성웅성 대다가 분위기가 야유도 없이 싸해지는 거예요. ‘우~’도 없었어요. 애들이 기가 막히니까. 그 정도로 제가 못했어요. 그때 저는 길거리의 흑인만 보면 랩하고, 여기저기서 랩을 하면서 깝치고 다녔었는데, 그날 사회를 보고 있던 DJ 친구가 그러는 저의 랩을 들었던 적이 있었던 친구에요. 근데 그 친구가 제 랩을 듣더니 ‘저거 프리스타일 아니다. 내가 가사 쓰는 걸 봤다.’라고 하는 거예요. 싸한 분위기에 찬물을 더 끼얹은 거죠. 그때부터 사람들이 야유하고 난리가 났었어요. ‘꺼져라’, ‘Go Back To Your Country’라고 하면서. 근데 관객석에 기숙사에 저랑 같이 사는 친구들도 있고, 저랑 알던 한국 친구들도 다 있었고, 학교를 다니면서 같이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까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여기서 그냥 가버리면 내일부터 얼굴을 못 들고 다닐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사회자가 안된다고 했다가 앞에 있던 관객들이 뭐 하는지 보자고 한번 더 기회를 주라고 해서 저에게 30초를 한번 더 줬어요. 그때 제가 한국말로 프리스타일을 한 거죠. 말도 안되는 프리스타일이었죠. 계속 욕만 하고. 근데 그게 대박이 터진 거예요. 앞에 있던 흑인들도 하이파이브하면서 난리 나고 그랬어요. 그때 딱 느꼈죠. 나 한국 가서 랩 해야겠다고. 그래서 며칠 안 지나서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한국으로 바로 왔어요. 그래서 제가 항상 농담으로 8마일은 제가 먼저 찍었다고 해요.



LE: 한국으로 와서는 정규앨범으로 본격적인 데뷔를 하기 전에 허니 패밀리(Honey Family) 시절의 리쌍, 그리고 MP 계열의 뮤지션들과 작업을 하셨었어요. 그 분들은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사실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그냥 온 게 아니에요. 기획사가 있었어요. 제가 미국에서 생활하면서도 중간중간 방학 때 신촌에 있는 블루 몽키스 클럽에 가고 그랬어요. 그 당시에 12시가 넘으면 프리스타일 기회를 주고 그랬는데, 마이크 잡고 프리스타일도 하고 그랬어요. 그때가 한 1999년도, 2000년도였을 거예요. 근데 그러면서 언젠가 한번 블루 몽키스에서 프리스타일을 했는데, 어떤 아는 형이 저보고 제가 너무 잘한다고 자기가 소속된 기획사에서 팀을 준비하고 있는데, 기획사 사장이랑 만나볼 생각 없냐고 하는 거예요. 근데 그 기획사가 제가 살던 집 바로 앞에 있었어요. 그 회사가 이름이 라임 기획이었는데, 거기가 프로듀서 김창환을 비롯해서 김건모, 신승훈, 노이즈, 클론이 소속돼있던 유명한 회사였어요. 사실 한국에 돌아온 게 그 회사에서 저에게 같이 하자고 제의를 해서 돌아오게 된 거였어요. 근데 막상 들어가고 나서는 제가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달랐어요. 제가 생각했던 시스템과는 다르고, 연습생 같은 신분이 저랑 안 맞아서 한 3달 정도 있다가 (그 회사를) 나왔어요. 근데 그 기획사에서 만난 어떤 친구가 리쌍 형들을 알아서 리쌍 형들을 소개시켜줬어요. 그래서 리쌍 형들한테 랩을 들려줬더니 ‘어, 너 잘한다. 우리 지금 앨범 준비 중인데 같이 해볼 생각 없냐?’고 하셔서 피쳐링을 한 거죠. 근데 그 피쳐링 한 걸 또 듣고 MP 쪽에서 연락이 와서 같이 하게 되고 그런 거죠.



LE: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그 당시 초창기 곡들을 다시 들어봤는데, 그 당시 가사에는 영어가 비교적 적은 편이더라고요. 한영혼용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더블케이 씨 가사를 살펴보면 라임부분만 영어인 경우도 있고, 마디 중간중간에도 한영을 혼용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분들도 계신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한국 사람들을 위한 힙합은 한국말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당연하죠. 그건 맞는 건데, 그렇다고 영어를 섞었다고 잘못된 건 아니고요. 음악에서 옳고 그르고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저도 ‘이 곡은 더 많은 사람, 한국인들이 듣고 공감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더 신경 써서 한국말을 많이 써요. 근데 그런 게 아니고 그냥 제 흐름대로, 제 느낌대로 가고자 하는 곡에서는 자유롭게 영어도 써요. 사실 저란 사람에게 언어 자체가 편한 게 제가 한국말 중에서 되게 딥하고 어려운 단어를 잘 아는 편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제가 영어도 되게 딥하게 진짜 100% 미국인처럼 하는 게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다 어중간해요. 좋게 말하면 둘 다 활용이 가능한 거죠. 근데 사실 랩이란 게 언어로 하는 거고, 단어로 하는 거라 그 부분에 관해 굉장히 깊이가 필요한 분야잖아요. 글도 잘 써야 되고, 말도 잘 해야 되고. 그래서 제가 자라온 환경으로 볼 때, 저한테는 영어도 제가 가진 하나의 무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저한테 맞는, 저다운 음악을 보여드리려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게 낫지, ‘여긴 한국이니까 한국말로만 랩해야돼.’라고 하는 건 틀에 박힌 생각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말로만 랩을 하다 보면) K-POP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K-HIPHOP을 좋아하기 힘들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랩이란 게 퍼포먼스가 있어서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고 들려줘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랩 중간중간에 영어가 섞여 있으면 외국인들에게 K-HIPHOP을 널리 알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LE: 더불어 이번 MAMA 주제가 보도기사에 “한국말 랩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했으나 한영혼용이 여지없이 많이 됐었어요.

한국말 랩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건 제가 말한 게 맞아요. 근데 기사는 “No Music No Life”의 가사가 한국어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났더라고요. 영어 되게 많이 섞여 있는데. (웃음) 한국어 랩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걸 기자 분들이 잘못 해석하신 것 같아요. 근데 요즘 들어서 많이 드는 생각인데, 한국어, 한글이 되게 뛰어난 언어 같아요. ‘뿌리깊은나무’라는 드라마를 얼마 전에 찾아서 다시 봤어요. 근데 저희 삼촌께서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너 한국어, 한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아? 그 드라마 한 번 봐봐.’라고. 그 외에도 요즘 사회가 이런데, 이런 거에 관해서 가사를 써보라고 삼촌께서 어드바이스를 자주 주시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그 드라마를 봤는데, 진짜 과학적이고 세상에서 제일 배우기 쉬운 거 같아요.



LE: MAMA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이어서 얘기해보면 예전부터 엠넷과 인연이 있으셨어요.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테니 어떻게 데뷔를 하게 되신 건지 얘기해주세요.

엠픽에 출연하게 된 건 그 당시 회사의 힘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있었던 회사에서 엠픽이란 프로그램이 있는데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해서 하게 된 거죠. 선택이랄 것도 없이 무조건 좋다고 멋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많이 흔들렸던 거 같아요. 주위의 기대와 스팟라이트에 대한 욕심에 많이 휘둘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쇼미더머니 같은 경우는 제가 선택을 한 거고, 고민 끝에 나가기로 결정을 한 거예요. 어떻게 하다 보니까 엠넷이랑 계속 좋은 인연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엠넷이 쇼미더머니부터 해서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안 좋은 소리도 듣고 하잖아요. 근데 저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우리나라에서 엠넷만큼 문화 자체를 보여주면서 앞서가려고 하는 채널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엠넷에서 안 그런 면도 있겠지만, 반대로 되게 좋은 면도 많은 것 같아요. 공중파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을 보여주잖아요. 기회와 장을 마련해준다는 게 되게 생각이 트여있다고 봐요.



LE: 그렇게 엠픽에서 데뷔해서 그 해에 데뷔앨범인 [Positive Mind]를 내셨어요. 혹시 그 당시에 앨범에 관련해서 엠넷의 전폭적 지원사격 같은 게 있었나요?

그런 건 없었어요. 앨범은 그냥 회사와의 앨범이었고, 그 프로그램은 그냥 그 프로그램이었고요. 근데 회사에서 엠픽을 하고, 엠픽이 끝날 때쯤 해서 앨범을 내자는 스토리를 짰던 거죠. 그 앨범 자체는 엠넷의 지원이 없었지만, 엠넷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더 자주 나오고 한 건 있었죠. 그런 건 지원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LE: 당시 [Positive Mind]는 리쌍의 전폭적인 프로듀싱 지원에 더불어 크루 무브먼트 멤버들의 피쳐링이 많아요. 아무래도 그전에 알고 지냈던 리쌍 분들 덕분에 알게 되신 거겠죠?

네. 리쌍 형들을 통해서 다 알게 됐죠.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형들, 타이거 JK 형… 그 당시에는 되게 잘 뭉쳤었어요. 누구 생일이다 하면 다 모여서 놀고 그랬는데, 요즘 다들 워낙 바쁘시고 해서 예전 같지는 않은데.. 그때 이런 저런 자리에 놀러 가서 다 알게 됐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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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타이틀곡인 “Nu Skool”도 인기가 꽤 있었지만 그보다 “너가 날 떠나면 안 되는 이유”가 인기가 더 많은 편이었어요. 저도 그때 힙합을 잘 몰랐음에도 그 노래는 들었으니깐요. 근데 “너가 날 떠나면 안 되는 이유”가 비교적 부드러운 무드의 트랙이라 좀 아쉬웠을 것 같기도 해요. 앨범에서 스타일이 좀 양분되잖아요. 하드코어한 트랙들과 부드러운 트랙들로.

“Nu Skool”이 그렇게 하드코어하지는 않았는데… (웃음) 아무튼 “너가 날 떠나면 안 되는 이유”가 아마 제가 낸 노래들 중에서 음원이 제일 많이 팔린 노래에요. 여자들이 제일 좋아하고. 근데 공연에서는 절대 안 해요. (전원 웃음) 전 사실 별로 안 좋아해요. 그 곡이 너무 부드러워서 그렇다기보다는 부드러운 면을 보여준대도 힙합적인 느낌으로 그런 걸 보여줄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한 곡이 아닐까 생각해요.



LE: 그럼 더블케이 씨는 [Positive Mind]에서 어떤 트랙을 제일 좋아하시나요?

글쎄요. 지금 제가 제 데뷔앨범을 안 들은 지가 한 5,6년이 넘어서… 생각이 잘 안 나긴 하지만 “아이고 (But I Go)”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요즘도 공연 때 계속 부르고 하니깐요. 그 트랙이 구성 면에서나 가사 면에서나 그 당시의 저였던 것 같아요. 거기다가 주비 트레인(Juvie Train) 형이 도움을 주셔서 제가 부족한 부분이 채워진 것 같기도 하고요.



LE: 이제 1집 이후의 이야기를 좀 더 해볼게요. 1집 앨범 이후에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피쳐링으로 참여를 하십니다. 힙합 쪽으로는 무브먼트 멤버들의 앨범에 다수 피쳐링과 함께 바스코(Vasco), 은지원, 인피니트 플로우(I.F.), JJK, 리오케이코아(Leo Kekoa),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se), 배치기, 페니(Pe2ny), 유알디(URD), 뉴올(Nuol), 라이머(Rhymer)의 앨범에 참여를 하셨어요. 보통 제의가 들어와서 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모두 원래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였던 건가요? 물론 섞여 있겠지만.

관계가 있던 친한 아티스트들도 있고요. 누구를 통해서 같이 술 마시고 어울려서 같이 하게 된 친구들도 있고요. 반대로 제의가 들어온 경우도 있고 그래요. 반반이에요. 근데 저는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예전에는 많이 했는데, 이제는 제의가 들어와도 좀 가려서 해야 될 것 같더라고요. 제의가 들어와도 제가 모르는 사람이면 저도 비즈니스적인 면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과연 이 작업을 같이 해주면 이 아티스트는 나에게 뭘 해줄 수 있나. 좀 잰다고 해야 하나요? 저랑 정말 가까운 사람이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고 그러는데… 왜냐하면 모르는 사람인데 같이 작업하면서 결과물이 별로였던 게 되게 많았거든요. 마치 제 랩이 그 곡의 양념인양 얹어진 경우도 있고, 더 딥하게 들어가면 제의가 들어왔는데 제가 녹음을 하러 스튜디오에 갔는데 정작 그 아티스트는 없어요. 같이 작업을 한 사람들 중에서 저와 아직도 인사도 안 한 전혀 모르는 아티스트도 있어요. 근데 그쪽에서 저에게 부탁을 했으면 자기 앨범인데 자기가 신경을 쓰면서 디렉팅을 한다든지, 아니면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 같은 예의가 있어야 되잖아요. 근데 그런 것도 없는 경우도 몇 명이 있어요. 근데 그건 진짜 아닌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LE: 나열한 피쳐링 작업 리스트 중에 유알디가 들어가 있는데, 알기로는 더블케이 씨가 유알디의 RD 씨에게 MPC를 주시기도 하시면서 친한 사이라고 알고 있어요.

빌려줬어요. 다시 뺏어왔어요. (웃음) 제 2집 앨범 작업할 때 되게 많이 도와줬어요. “Playa Love”라는 곡도 그 친구가 쓰고, “검은 눈물”이라는 곡도 그 친구가 썼어요. 여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트랙들을 그 친구가 썼어요. 되게 섬세한 감성이 있는 친구죠. 요즘엔 덥스텝 느낌에 빠져 사는 것 같더라고요. 참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친구에요. 프로듀서로서 군더더기없고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친구 같아요.



LE: ‘비틀즈코드2’에서 얘기하셨지만 JJK 씨와의 작업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잖아요. 그 해프닝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해주세요.

제가 기분이 좀 안 좋았던 게, 그 방송이 나가고 나서 검색어에 타블로(Tablo) 디스곡이 뜬 거예요. 물론 오해로 빚어진 타블로 형과의 일련의 해프닝이긴 하지만 그 이야기를 모르던 사람들도 알고 되는 거잖아요.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제가 방송에서 얘기함으로서 그 일을 상기시켜주고, 끄집어내게 된 것 같아서 타블로 형한테 전화를 해서 사정이 이랬다고 얘기를 했어요. 타블로 형은 저한테 ‘괜찮아. 방송이 다 그렇잖아.’라고 해주더라고요. 그렇게 넘어갔는데… 저만 엮여있으면 모르겠는데, 타블로 형도 엮여있고 해서 다시 또 얘기하기가 그렇네요.



LE: JJK 씨는 요즘 만나시나요?

안본지 되게 오래됐어요.



LE: 작업 전부터도 알고 지내셨던 건가요?

예전에 그 친구가 클럽에서 프리스타일하는 걸 보고 잘하더라고요. 어떻게 연락이 돼서 아는 흑인 친구가 있는 미군부대에 같이 놀러 가서 농구도 하고 그랬었어요.



LE: 가요 쪽의 피쳐링으로 눈을 돌리면 제이, 린(Lyn), 왁스(Wax), 별, 이정현, 이효리, 서연, 손호영 등의 앨범에 참여하십니다. 랩 피쳐링이 필요할 때는 가요계에서 더블케이를 자주 찾아준다는 느낌이 있어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곡에 잘 맞게 제가 잘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LE: 저는 가장 인상 깊었던 더블케이 씨와 가요계와의 작업으로 레인보우의 노래인 “To Me (내게로)”를 꼽고 싶은데요. 기존의 타이틀곡들을 묶는 그런 가사는 보통 아이돌 곡에서 찾을 수 없는 센스였어요. 그래서 굉장히 튀었고, 딱 듣고 ‘더블케이가 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더블케이 씨의 개성이 잘 묻어났던 것 같아요.

굉장히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어요. 레인보우 애들 다 귀엽고, 착하고… 아무래도 걸그룹이랑 작업해서 그런지 재미있었어요. 진짜 이틀 밤 꼬박 새면서 한 곡 녹음하고 그랬는데, 되게 좋았어요. 애들도 연습을 되게 열심히 해줘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힙합하는 어떤 동생과의 논란이 있었어요. 그 동생 친구가 (그런 작업은) 우리의 힙합 문화와 우리의 혼을 아이돌에게 팔아버리게 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근데 제 입장에서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게 제가 지금까지 노력해서 가진 게 이 만큼이 있는데, 이걸 딴 쪽에 써서 내 스스로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고 내가 더 올라갈 수 있으면 해야죠. 그래서 저는 그 친구한테 그런 작업도 어떻게 보면 나 자신을 위해 허슬하는 건데 당연히 해야 하고, 그게 옳은 거 아니냐고 얘기했죠. 아무튼 저는 아이돌 그룹이나 아이돌 그룹과의 작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사람이 다 각자의 가치관이 있으니까 아까 말한 그 친구 입장도 이해하는데, 만약에 저한테 또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할 생각이에요.



LE: 개인적으로 그런 가요 쪽의 피쳐링 중에서 커리어 하이는 이효리 씨의 “톡!톡!톡! (Toc! Toc! Toc!)”이라고 생각해요. 곡에서의 더블케이 씨의 존재감이 잘 드러났고, 굉장히 곡에 잘 묻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효리 누나랑 작업한 것 중에서는 “톡!톡!톡! (Toc! Toc! Toc!)”보다는 그 이후에 나온 “Get 2 Know”라는 곡에서의 제 랩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사실 제 앨범에 쓰려고 했던 가사에요. 근데 많이 다듬어서 그 곡에 썼죠. (웃음) 그 작업도 되게 웃겼던 게 효리 누나가 저한테 전화해서 ‘더블아, 지금 이렇게 이렇게 해서 앨범을 끝내야 하는데 지금 녹음하러 와줄 수 있어?’라고 하는 거예요. 그때 마침 녹음실이 근처였어요. 그래서 전화 받고 가서 제가 가지고 있는 가사와 다른 요소들을 섞어서 1시간 만에 다 끝냈어요. 근데 딥하게 생각 안하고 작업해서 오히려 더 잘 나온 것 같아요. 제 다른 결과물들을 들어봐도 그렇고요.



LE: 이효리 씨와는 예전부터 인연이 있으셨잖아요. 더블케이 씨의 데뷔 앨범에도 이효리 씨가 참여를 하셨고요. 이효리 씨가 음악적으로 굉장히 욕심이 많은 것 같던데, 아티스트 이효리는 어떻게 보시나요?

멋있는 것 같아요. 사람 자체가 멋있어요. 괜히 아이콘이 아닌 것 같아요.



LE: 데뷔 앨범 때는 어떻게 같이 작업하신 건가요?

1집 때는 리쌍의 길 형이 (효리 누나랑) 같은 동네에 살았어요. 그래서 길 형이 (효리 누나한테) 부탁해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됐었죠.



LE: 여담으로 가요계와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북한 어린이 돕기 프로젝트 앨범에도 참여하신 적도 있다고 들었어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도 잘 몰라요. 어떤 노래가 있는데, 당시 사장님께서 그 노래에 랩을 좀 해달라고 하셔서 알고 보니까 그런 거더라고요. 좋은 취지로 하는 거다라는 것만 알았지, 앨범 수익의 일부를 불우이웃에 기부하는 그런 걸로 알고 했던 것 같아요. 디테일하게는 잘 몰랐어요.



LE: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면, 더블케이 씨가 중간에 걸쳐있는 포지션이시잖아요. 가요계 쪽, 힙합 씬 쪽 모두에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사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본의 아니게 욕을 먹기도 하시는 거 같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게 되게 웃긴 거 같아요. 언더 아니면 오버. 저는 정확한 언더의 기준이 뭐고, 정확한 오버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어요. TV에 나오면 무조건 오버고 그런 건 아니잖아요. 또 그렇다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기가 직접 음악을 만든다고 해서 그게 다 언더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 기준이 되게 모호하다고 생각하고요. 그 기준이 뭔지 말씀을 해주시면 제가 답변을 딱 해드릴게요.



LE: 저도 모호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통상적으로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기준에 TV에 출연하고 안하고도 들어가긴 하는 거 같고요. 그리고 음악적인 색깔에서 좀 더 대중적인, 가요계의 코드에 맞는 게 오버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냥 제 색깔의 음악을 하는 거지, (제 음악을 가지고) 이게 오버의 음악이다, 이게 언더의 음악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물론 그런 건 있어요. 대중들이 원하는 걸 위해서 내가 타협을 하고 따라가냐, 아니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스타일로 밀고 가서 따라오게 만드냐. 그런 기준으로 생각하면 저는 제 소신대로 제가 원하는 걸 해서 따라오게 만들자는 주의거든요. 만약에 그게 언더와 오버의 기준인 거면 저는 언더인 거죠. 제가 막 쌈마이 댄스 음악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힙합 안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어요. 저는 그냥 그런 스타일을 하는 거예요. 언더인가, 오버인가에 제 정체성이 있는 거 같지는 않아요.



LE: 그럼 그 더블케이 씨의 음악적 정체성은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그걸 말로 표현할 수가 있을까요? 그냥 제 음악이 음악이고… 그리고 제가 어떤 말을 했을 때 어떤 분은 공격적이라고 느끼고, 어떤 분은 힘이 된다고 느낄 수도 있잖아요. 또 제가 어떤 음악을 했을 때 어떤 분은 ‘아, 이거 너무 어려운 힙합이야’라고 할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왜 저렇게 가? 저게 힙합이야? 저거 너무 가요스러워.’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그게 다 모든 사람들의 각자의 시각과 위치 때문에 생겨나는 차이거든요. 그걸 딱 단정짓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니까요. 제 음악이 이렇다고 딱 얘기할 수 없는 게 각자가 (제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나름인 것 같아요.



LE: 이제 2집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예전에 힙합 커뮤니티에 그런 글이 있었어요. 닥터드레(Dr.Dre)의 [Detox]만큼이나 안 나올 것 같은 국내 힙합 앨범 리스트. (웃음) 가리온의 2집 앨범도 있었고, 샤니슬로우(Sean2slow) 씨의 솔로 앨범도 있었고요. 그리고 더블케이 씨의 2집 앨범도 그 리스트에 있었는데, 왜 2집을 내기까지 6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게 된 건가요?

여러 가지가 있는 데요. 일단 회사 문제도 있었고요. 그리고 다른 문제들도 있었는데… 모르겠어요. 말린 것도 있던 거 같아요. 제가 저 스스로에게 갇혀서… 욕심도 컸고요. 게으르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지금 되게 분위기 좋고, 잘 되고 있으니깐요. 지금이 중요한 거 같아요. (웃음)



LE: 2집 얘기를 계속 해보면, 2집은 조금 애매했던 앨범이었던 것 같아요. 가요스러운, 팝스러운 트랙과 힙합적인 트랙의 격차가 심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각 곡 별로 퀄리티도 차이가 심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 부분은 저도 공감을 해요. 색깔을 너무 다양하게 하려고 했던 건 맞는 것 같아요. 너무 욕심이 컸던 것 같아요. 다 보여주고 싶었던 그런 욕심? 총 17곡이었거든요. 만약에 그걸 9곡, 8곡으로 나눠서 냈으면 색깔을 더 확실하게 나눌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까 편차가 심하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곡 하나 하나의 퀄리티는 되게 높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투자한 시간과 그런 것들은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에. 곡들을 따로 봤을 때는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해요. 단지 너무 많은 걸 보여주고 싶었고, 너무 긴 시간 동안 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 동안 저의 생각, 취향의 변화도 있었는데 그걸 한꺼번에 다 담으려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2집을 작업한 후에 느낀 게 뭐냐하면, 앨범은 진짜 그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 시대에 유행하는 걸 무조건 하고, 트렌디한 음악만 하고, 여기에 따라야 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분명히 서른 살에 생각하는 게 있고, 서른 한 살에 생각하는 게 또 달라질 수도 있단 말이에요. 저는 그때 느낀 것들과 그때 좋아했던 것들을 그때 작업해서 빨리 내는 게 더 옳은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제가 요즘 작업을 하고 있는 게 쇼미더머니 나오기 전에 끝났던 작업들이에요. 근데 그 작업물들을 쇼미더머니 이후에 들었을 때는 별로인 거예요. 시간이 지나니까. (쇼미더머니가) 경연이었지만 공연이라고 생각을 하고 공연을 하면서 느낀 것들과 배운 것들을 (그 전에 만들었던 음악들이) 못 채워주는 거예요. 그래서 다 뒤집어 엎고 다시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엔 작업이 딱 끝나면 바로 보일 생각이고, 그게 맞는 것 같아요. 너무 많은 걸 다 보여주려고 하지 말고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과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과 내가 추구하는 음악적인 색깔을 정확하게 정해서 이번 앨범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어요.



LE: 그런 마인드로 보면 2집은 6년 만에 나왔지만 다음 앨범은 조금씩 짧아질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내년 초에는 선보일 생각이에요.



LE: 2집 앨범에는 길학미 씨가 두 곡을 참여하셨는데, 아무래도 같은 소속사라서 같이 하게 되신 건가요? (웃음)

같은 소속사라도 만약 제가 그 친구 음색이 별로였으면 같이 안 했겠죠. 그 친구 음색이 되게 좋아요. 노래 부르는 스타일도 요즘 느낌 되게 많이 나고요. 실력 있는 친구에요.



LE: 1집에서 “너가 날 떠나면 안되는 이유”가 그랬던 것처럼 2집에서도 린 씨와 함께한 “Playa Love”가 타이틀곡보다 인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역시 말랑말랑한 곡이었고요.

저는 이 곡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해요. 가사적인 것도 그렇고, 나름대로 괜찮게 표현한 것 같아요. 좋아해요. 사실 “너가 날 떠나면 안되는 이유”를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제가 노래도 부르고 했었잖아요. 노래를 정말 노래같이 불렀잖아요. “Playa Love”같은 경우에는 파트 분할도 잘 된 것 같고, 트랙 자체도 RD가 잘 썼고요. 마음에 드는 곡이에요.



LE: “Let’s Go Shopping”같은 경우엔 제목부터 패볼러스(Fabolous)의 “Throw It In The Bag”의 컨셉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강한데요. 어느 정도 레퍼런스를 따오신 건가요?

그래서 사실 그걸 적으려고 했어요. ‘Inspired by Fabolous’라고 적으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적을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 어차피 다 다른데. 내용도 다 다르고요. 근데 그걸 보고 영감을 받은 건 맞아요.



LE: 그에 덧붙여 얘기하면 한국의 패볼러스라는 수식어도 가지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동의하시나요? (웃음) 생각해보면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탄탄하고 잘 들리는 라이밍이나 잘생겼다는 점, 베테랑이라는 점…

되게 좋아해요. 예전부터 굉장히 좋아했어요. 많이 들었고요.



LE: 잘 생겼다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음악 활동에 얼굴 덕을 본 적 있다고 생각이 든 적이 있나요?

글쎄요. 근데 저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제가 만약에 랩을 진짜 못하고 그랬으면 잘생겼다는 그런 게… 이런 얘기 쑥스러워서 말을 잘 못하겠어요. (전원 웃음) 얼굴 얘기만 나오면.



LE: 그래도 실력에 약간의 플러스 알파 정도는.

여자 팬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어떻게 얘기해야 하지? 내가 막 왕자가 되는 것 같고. (웃음) 그렇다고 청승 떨기도 싫고.



LE: 앞에서도 얘기하셨지만 곧 앨범이 나온다고 하셨는데 내년 초에 발매할 계획이신가요?

그건 제가 확실히 약속을 못 드리겠어요. 작업이라는 게 더 길어질 수도 있고 하니까요. 여러 가지 해봐야 알 것 같아요.



LE: 이제 2집 앨범 이후의 이야기를 좀 더 할게요. 2집 앨범 같은 경우에는 공중파 활동도 많이 하면서 대외적인 활동을 많이 선보였었는데, 1년 뒤에 도끼(Dok2) 씨와 콜라보 앨범인 [Flow 2 Flow]는 굉장히 하드한 스타일의 앨범이었어요. 왠지 오래 전부터 기획한 앨범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 데요.

서로 오래 전부터 얘기는 했었죠. 같이 하나 하자고. 도끼도 저한테 ‘형 하나 같이 하자.’라고 그러고. 그러다가 작업은 저희가 하자고 시작한 때부터 두, 세달 만에 끝낸 앨범이에요.



LE: 그 앨범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스펙트럼보다 랩으로 조진다는 듯한 느낌이 강했던 앨범이었는데요. ‘랩으로 끝내버리겠다’같은 마인드로 앨범 작업에 임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 생각보다는 그냥 말 그대로 ‘Flow 2 Flow’. 오래 전부터 도끼랑 같이 많이 해왔고 음악적인 교감도 많았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 흐르는 대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하자’해서 한 거죠. 도끼야 항상 그렇게 음악을 하는 친구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하드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LE: 엠픽 때 첫 번째 타자가 더블케이 씨였고, 두 번째 타자가 올블랙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도끼 씨와는 그때부터 인연이 있었나요?

그전부터 인연이 있었어요. 도끼는 예전에 스타덤에 있을 때부터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으니까 농구도 하고 자주 만나고 그랬어요. 그리고 제가 1집 내고 콘서트같은 걸 했을 때 도끼를 같이 무대에 세웠어요. 근데 그때부터 잘하더라고요. 그때부터 MSN같은 걸로 자작 녹음 같은 거 하면 ‘형 이거 들어봐요.’라고 하면서 보내주고 했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제가 그 친구의 재능을 한국에서 제일 처음으로 발견하지 않았을까 싶고, 또 이 친구의 랩스타적인 비전을 제가 제일 먼저 보지 않았을까 싶어요.



LE: 당시 콜라보 앨범이 나오고나서 쇼케이스에서였나요? 공연을 하실 때 보니까 굉장히 하드한 이미지의 공연을 선보이셨었잖아요. 좀 제대로 논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런 공연을 하다가 방송 무대를 하고 그러면 답답하고 그러진 않나요?

아무래도 공연이 더 재미있죠. 공연이 훨씬 더 재미있고… 일단 짜여진 대로 움직이는 것보다 아무래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카메라보다는 관객들을 보고 하는 게 더 자연스럽고 좋은 것 같아요. 저에게도 더 잘 맞고.



LE: 도끼 씨와의 이야기를 좀 더 해보면 요새는 일리어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의 대표 아티스트로 힙합씬의 중심이 되었어요. 지금의 도끼 씨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되게 자랑스럽죠. 근데 예전에는 도끼한테 ‘형 곡 하나만 줘’라고 말하면 바로 만들어줬는데, 요즘에는 곡을 안 보내줘요. (웃음) 그럴 때가 있더라고요. 농담 삼아서 ‘야, 너 변했다?’라고 하는데, 도끼는 저한테는 항상 동생이죠. 사회로 나와서 만난 동료라는 느낌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봤으니까요. 그리고 그 친구가 자라온 과정들을 다 봤으니까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좋아요.



LE: 워낙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하셔서 일리어네어 레코즈와 잘 어울리실 것 같은데… 영입 제의가 온다면? (웃음)

영입 제의 안 올 것 같은데… (웃음)



LE: 회사 이야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그 동안은 어떤 어떤 회사를 거쳐오셨나요? 지금은 바비킴(Bobby Kim), 부가킹즈(Buga Kingz)와 같은 소속사인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 회사 전에는 제이엔터컴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에 있었고, 한국 처음 왔을 때는 와와라는 곳에도 있었는데 거긴 정식으로 계약했던 건 아니고요.



LE: 많은 곳을 거쳐오신 건 아니네요. 지금의 회사와 오래 전에 계약하신 것 같아요.

오래 전에 한 건 아니고요. 2009년에 계약을 했어요.



LE: 이제 올해 이야기로 넘어와볼게요. 올해 쇼미더머니에 출연해서 대중들에게 더블케이라는 이름을 다시 각인시키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프로그램 자체가 더블케이의 것이었다고도 볼 수 있는 데요. 라이브도 입증할 수 있었고요.

잘했던 것 같아요. 후회없이 보여줬던 것 같고요.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한테도 감사 드리고요. 하지만 거기서 보여줬던 게 제 전부는 아닌 것 같아요. 그 무대도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제 커리어로 치면 되게 작았어요. 저의 모든 걸 보여줄 수 있는 큰 무대는 아니었고, 제 어떤 면모? 요만큼의 면모를 잘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을 해요. 새 앨범을 작업하든, 회사가 바뀌든, 어떤 일이 있어서 딛고 다시 일어나든, 쇼미더머니를 통해서 이슈가 되었든. 다 시작이라고 생각을 하고 지금에 절대 만족 못하죠.



LE: 개인적으로 쇼미더머니에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처음 만든 것에 출연하다 보니까 프로그램을 하면서 장치나 시스템같은 부분들에 있어서 변화가 많았고, 마찰도 있었고요. 신예 랩퍼라는 기준에 있어서 애매모호한 부분들도 사실 좀 있었고요. 그런 것들이 좀 더 확실해지면 다음 시즌은 좀 더 잘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LE: 다음 시즌도 하나요?

내년에 2를 합니다. 저는 하게 될 지는 모르겠어요. 2를 한다는 얘기만 있었고 이번에는 정확하게 어떤 식으로 할 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근데 하게 되면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좀 더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LE: 쇼미더머니를 해오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루키나 무대를 꼽자면? 저는 더블케이, 도끼, 테이크원(TakeOne) 씨가 함께한 훔쳐 무대가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그 무대 되게 좋았고요. 사실 그 무대에 있어서 논란이 되게 많았어요. 도끼를 세우는 것부터 해서 그날 주제가 ‘금요일 밤의 열기’같은 것이었는데, ‘그 무대가 어떻게 금요일 밤의 열기랑 어울리는 곡이냐’라는 말도 있었어요. 일단 저는 Friday Night이라고 해서 무조건 디스코 추고 그런 게 아니고, 우리가 금요일 밤에 “훔쳐”라는 곡으로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하면 사람들이 즐기고 함성이 터지고 그런다는 거죠. 이런 곡들이 미국 클럽에서는 막 나오는 스타일의 곡이잖아요. 그리고 저는 사실 그 무대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그 무대를 하면서 되게 고생을 많이 했어요. 제가 100을 보여줄 수 있었다면 80 정도밖에 보여주지 못했는데 그래도 사람들한테는 제가 의도했던 게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뿌듯했어요. 무대에 대한 컨셉과 동선부터 뮤지컬 배우분들까지 와서… 모든 무대를 다 제가 생각하고 짜서 한 거였거든요. 그냥 랩만 하는 게 아니었고. 힘들었지만 결과가 좋게 나오고, 또 제가 의도한 바가 전달이 많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LE: 피쳐링도 직접 섭외하셨던 건가요?

네. 직접 섭외해서. 그 곡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LE: 쇼미더머니 내부에서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가리온의 “껍데기는 가라”무대를 할 때 방송본을 보면 트러블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것에 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가리온 형들과 제작진 간에 마찰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방송에서는 자극적인 것들이 필요하잖아요. 예를 들어 질문 하나를 했을 때, ‘오늘 무대 누가 제일 별로라고 생각해요?’같은 질문이라든지. 그런 식으로 서로 붙이는 게 시청자 입장에서는 재미있잖아요. 싸움 구경이 제일 재미있듯이. 그런 것들을 계속 질문하고 하다 보니까 가리온 형들은 진짜 힙합 음악을 보여주기 위해 나오신 건데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받으셔서 그런 마찰이 있었던 것 같아요.



LE: 편집 영상을 보면 다른 랩퍼들은 좀 놀라는 것 같더라고요. 편집을 그렇게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더블케이 씨 표정도 굉장히 어버버한 느낌이었고요.

저는 되게 멋있어서 그런 거였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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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쇼미더머니에 이어 “멘트”라는 싱글도 내시고 주비 트레인 씨와 OT(Original Taste)라는 팀도 결성하셨어요. OT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주비 트레인 형이랑 하는 프로젝트 팀이에요. 가볍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나 하자고 해서 하게 되었는데, (주비 트레인) 형이 ‘주비 트레인 & 더블케이보다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하는 게 더 캐릭터 있고 좋지 않을까?’라고 해서 어떤 이름을 할까 생각하다가 나온 이름이 OT에요. 미국에서는 아티스트들간의 콜라보레이션이 되게 많잖아요. 한 색깔보다 두 색깔이 합치면 더 다양해질 수 밖에 없고, 색다른 색깔의 음악이 나올 수도 있잖아요. 앞으로도 (콜라보레이션이)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 간에도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힙합 아티스트간에 콜라보레이션이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어요.



LE: 주비 트레인 씨는 사우스의 색채를 많이 가지고 계신데, OT의 곡도 들어보면 굉장히 하드한 스타일이에요. 사우스 계열의 음악을 굉장히 잘하는 제이신(J. Sin)이라는 프로듀서가 만든 걸로 알고 있는데, OT라는 팀 자체의 컨셉이 그런 스타일인가요?

글쎄요. 아직 저희도 한 곡밖에 안내서요. (웃음) 이걸 가지고 우리 색깔은 이렇다고 말씀 드리기는 뭐하고요. 만들 당시에는 어떤 느낌으로 갈까 하면서 외국 곡들을 막 들어보다가 주비 트레인 형이 ‘이런 느낌 어떨까?’라고 하면서 모티브를 찾아서 제이신에게 얘기해서 그런 트랙이 나왔어요.



LE: 얼마 전에는 백앤포스(BACK N Forth)에서 공연하셨고, 온더마이크(On The Mic)에서는 방금 얘기한 OT로 공연을 하셨어요. 개별적으로, OT로 공연을 많이 하실 계획이신가요?

네. 되게 많이 했어요. 지방, 전국 계속 돌아다니고… 부산은 한 주에 세 번 간 적도 있어요. 많이 했는데 조금 줄이려고요. 이제는 스튜디오로 가서 앨범 작업에 몰두할 때가 된 것 같아요. 공연을 많이 하는 건 좋은데, 제 포커스가 앨범에 맞춰져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할 만큼 하기도 했고요.



LE: 백앤포스에서는 관객들을 무대로 불러 공연을 해서 되게 좋았다고 그러더라고요. 이렇게 해봐야겠다 생각하셨던 건가요, 아니면 즉흥적으로 하셨던 건가요?

반반이에요. 파티니까 그런 생각이 조금은 있었는데, 가서 분위기를 봤는데 질서가 무너질 것 같으면 못하잖아요. 근데 무대도 낮았고, 관객들도 바로 앞에서 질서 있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했어요. 삘 받아서 ‘올라오세요.’라고 한 거죠. 그 파티를 하는 DJ 펌킨(DJ Pumkin)이라는 친구랑도 파티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일단 파티라는 문화가 보는 게 아니잖아요. 공연은 파티의 하나의 요소인 거고, 메인은 같이 즐기자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에 포커스를 좀 더 맞추면서 파티 문화를 넓혀가는 게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거예요. 아무래도 다 서서 공연 만 보면 그냥 공연을 보러 온 게 되는 거니까. 파티는 저희 공연이 끝나더라도 같이 춤추고 노는 거잖아요. 근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저는 좀 늦게 가서 몰랐는데, 빈지노(Beenzino)가 공연 하기 전까지는 다 가만히 서있었대요. 그러다가 빈지노 공연 끝나고 제가 나올 때까지도 다 서있다가 제 공연 끝나고서야 사람들이 즐겼대요. 공연을 봐준 팬 분들에게 감사하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파티라는 문화 자체를 더 많이 이해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LE: 인터뷰가 이제 막바지입니다. 커뮤니티에 관한 얘기라든지, 힙합 매거진에 대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일단 저는 트위터를 하니까… 요즘은 트위터에 다 있잖아요. 사실 커뮤니티에 들어가는 가장 큰 목적이 누구 앨범이 새로 나오면 들어보고 뮤직비디오도 보고 그러는 건데, 요즘은 트위터로 그런 사람들이나 정보들을 다 보다 보니까 많이 안 들어가게 되는 거 같아요. 그렇지만 (커뮤니티나 매거진은) 필요한 것 같고, 더 많아질수록 좋은 것 같아요. 단지 그런 거 있잖아요. 가끔 무슨 논란이 되는 것들, 싸우는 것들 보면 다 각자 기준의 차이이고 입장의 차이인 건데, 그걸 서로 옳다 하고 헐뜯는 건 안타까워요. 요즘에는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LE: 저희 힙합엘이는 비교적 외국힙합을 많이 다루는 사이트인데, 더블케이 씨는 최근에 어떤 음악을 즐겨 듣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에는 빅 션(Big Sean), 믹 밀(Meek Mill). 그런 친구들… 제이콜(J. Cole). 그런 친구들이 핫하고 좋은 것 같아요.



LE: Maybach Music Group이나 G.O.O.D. Music 쪽을 많이 좋아하시나요?

사실 Maybach Music Group에서는 믹 밀만 좋아해요. 왈레이(Wale)나 릭 로스(Rick Ross)도 좋은데 믹 밀만큼은 안 들어요. 믹 밀 이번 앨범 진짜 좋은 것 같아요. 타이가(Tyga)도 좋아해요. 좋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웃음) 그냥 꽂히고, 랩도 되게 쉽게 하는데 멋있게 하니까요.



LE: 믹 밀은 저도 좋아하는데 가끔 귀가 아플 정도라서…

네. 저도 그래서 잘 때는 안 들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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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스스로 직접 작, 편곡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스타일을 보면 서던 스타일로 쓰고 싶은 욕심도 있으실 것 같아요.

저는 완전 더리 사우스는 아닌데 아무래도 요즘에 힙합하면 거의 다 서던의 요소들이 있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그런 쪽으로 가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 앨범에 제가 프로듀싱하는 곡들을 기대해주세요. 제가 사실 비트 자체는 예전부터 만들었는데요. 진짜 음악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만들었어요. 근데 시중에 내놓은 건 하나도 없거든요. 근데 이번엔 좀 보여드리기 위해 악기도 다 사고 준비했어요.



LE: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일단 앨범이 가장 우선일 것 같고요. 앨범 낸 후에 공연도 많이 할 거고요. 그리고 사실 이번에 홍콩 가서 되게 많은 걸 느꼈어요. 월드스타들과 어울리면서 좀 욕심이 더 커지고, 꿈이 더 커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기존에 없는 사운드를 내고 싶은, 그런 욕심도 있어요. 비오비(B.o.B.)가 이번에 저한테 그런 얘기를 했어요. 애프터파티에서 우리 무대가 되게 좋았다고. 근데 좋았던 이유가 이번에 제가 한국 판소리의 샘플을 다 따서 펜토(Pento)라는 친구랑 같이 만든 거거든요. 비트는 사우스적인 느낌이 드는데,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너희만의 것이 있는 걸 리스펙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더 우리만의 것을 찾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그래서 요즘에 그런 쪽을 연구하고 있어요. 일단 제 목표는 다음 계단이지 저 위는 아니에요. 올라간 뒤의 상황에 맞게 또 바로 앞에 있는 목표를 세우고 그걸 향해서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일단 지금 제 목표는 좋은 앨범, 멋진 앨범 만드는 게 목표라서 2013년의 전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어요. 좋은 앨범을 가지고 나오는 것이 당장의 저의 계획입니다.



LE: 질문에 없어서 하지 못한 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인터뷰 소감 등등 자유롭게 얘기해주세요.

이런 인터뷰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음악적인 것들. 앨범이 나와서 인터뷰를 하든, 어떤 인터뷰를 하든 그런 경우가 되게 많아요. 인터뷰를 할 때 인터뷰를 하는 대상에 대해서 잘 모르고 하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근데 외국이나 그런 데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라디오도 그래요. 누가 초대손님으로 나왔다 하면 DJ는 그 초대 손님에 관해서 되게 잘 알아야죠. 방송도 그렇고요. 그런 게 상호 관계에 있어서 리스펙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힙합엘이처럼 그런 문화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힙합이 아니더라도 라디오가 되었든 방송국이 되었든 가요가 되었든 그런 것들이 더 많이 자리잡았으면 좋겠고요. 리스너 분들한테는 할 말이 없어요. 앨범으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LE: 인터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관련링크 | 더블케이 트위터: @killakor 더블케이 공식 홈페이지: http://oscarent.co.kr/

인터뷰, 글 | Melo 인터뷰, 사진 | Soul K



2 추천 목록 스크랩신고 댓글 10 title: DrakeLil Scale1.3 23:50 즐감했습니다.

더블케이 배울점도 많고

함박스테이크 먹으러 가봐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천 댓글 힙돌이1.4 00:34 재밌게 잘봤습니다ㅋㅋ

더블케이 앨범 3집 기대합니다

추천 댓글 title: Kendrick LamarBLACK HIPPY1.4 10:42 정말 잘 읽었습니다 ㅋ

추천 댓글 title: 아링낑낑 (1)Nocturne1.4 20:59 잘 읽었습니다.

내년 초면 1년 후네요. ㅠ 추천 댓글 title: [회원구입불가]Melo글쓴이1.4 21:10 @Nocturne 죄송합니다. 저희가 12월에 인터뷰를 가졌었는데, 해가 넘어간 걸 깜빡하고 미처 수정하질 못했었네요. 수정했습니다.

추천 댓글 CENTA1.5 10:22 함박스테이크!

추천 댓글 title: 별 (2)secretp1.5 17:03 더블케이는 1집까지 좋게 들었던 것 같아요.

좀 더 다양한, 혹은 꾸준한 작업이 있었으면 했던 뮤지션이었는데,

거의 공백에 가까운 뜸한 작업량 가운데 나온 2집 앨범과

작년부터 보여준 작업물들은 재미가 없더라고요.

촘촘한 라임배치나 독특한 플로우는 여전히 최고 수준이지만

다소 밋밋해진 표현력과 현재 씬의 흐름을 반박자 놓치는 듯한 느낌 때문에

도끼와의 앨범에서는 유독 심심하게 들렸던 것 같습니다.

음악적으로는 늘 듣기 좋은 랩을 들려주는 랩퍼라 항상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다만, 더욱 왕성한 활동이 있었으면 좋겠네요~ㅎ

추천 댓글 TIP1.22 16:20 이제서야 읽다니 ㅋㅋ 더블케이 좋아요 ㅋ 추천 댓글 CounterK2.2 20:38 잘 읽었습니다!! ㅋㅋ 더블케이 사랑해요! 추천 댓글 FO2.10 23:11 함박스테이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더블K

via https://hiphople.com/interview/485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