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엘이 인터뷰체로 써봤습니다.
밤 10시 반인가부터 갑자기 필 꽂혀서 받아적기 시작했는데
8시 넘어서 끝났네요...
힙합 커뮤니티, 그리고 하이라이트에 관해 나름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었지만
인터뷰 영상이 2시간짜리로 워낙 길다 보니 내용을 찾기 번거롭기도 하고
텍스트로 정리해 놓으면 편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써봤습니다
근데 갈수록 정신줄 놓고 작업해서 전체적으로 글이 더러울 수도 있어요......
모르겠고 일단 지금은 잘게요...
전체적인 주제는
1. 아티스트와 힙합 커뮤니티의 관계
2. 커뮤니티 유저의 일반화
3. 게시판 유저에 대한 프레이밍 현상
4. 미디어가 힙합 씬에 미친 영향
5. 힙합 팬들의 문화적 이해도
6. 하이라이트의 과거와 현재
7. 이야기를 나누어 본 소감
8. 이상적인 힙합 커뮤니티의 모습
으로 분류되어 있구요
Ctrl + F를 눌러서 보시고 싶은 주제를 복붙하세요!
팔로알토, 힙합엘이 유저들과 만나다
멜로(힙합엘이 매거진팀 팀장, 이하 멜)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유저 여러분! 오늘 굉장히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4월 초에 (힙합엘이에) 팔로알토 씨께서 커뮤니티의 유저분들을 만나고 싶어하신다는 공지가 올라갔었는데요, 실제로 사연을 받은 뒤 3분을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한 분씩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려요.
팔로알토(이하 팔) : 팔로알토입니다. 힙합엘이에서 이런 토론회를 열어 보면 어떻겠냐는 저의 제안을 통해 이 자리가 시작되었고, 저도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을 것 같아 여기에 오게 됐습니다.
유오닐(이하 유) : 너디코크(Nerdy Coke)라는 팀의 유오닐이라고 합니다. 창작자로서 팔로알토님을 이해하는 입장, 그리고 힙합 팬으로서 유저들을 이해하는 입장 사이의 갭을 대화로 좁힐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나오게 됐습니다.
이선욱(이하 이) : 이선욱이라고 합니다. 평소 힙합을 좋아하면서 ‘씬이 어떻게 흘러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현역 플레이어와 같이 이야기해보고 싶어 신청했습니다.
태풍(이하 태) : 힙합엘이 사이트에서 ‘태풍’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팔로알토님이 가진 가식의 껍데기를 벗겨버리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1. 아티스트와 힙합 커뮤니티의 관계
멜 : (팔로알토님이) 힙합 커뮤니티의 회원들과 4월 초까지 여러 마찰이 있었죠. 그러한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반응들에 뮤지션들은 과연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팔 : 힙합엘이 게시판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쓰여지는 글과 댓글들을 보고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뮤지션들끼리 가끔 얘기를 나눠요. 저 같은 경우는 회사 대표면서 아티스트이기도 하니까, 저나 저희 회사 아티스트들의 작업물이 나왔을 때, 혹은 어떤 이슈가 생겼을 때 게시판을 보게 돼요. 물론 공연장 같은 곳에서 만나는 팬들에게 얻는 피드백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긴 힘들잖아요. 그리고 국힙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소가 사실 거의 없어요. 페이스북 페이지나 유튜브 댓글 등도 있지만 가장 상식적인 이야기가 많이 오가는 곳이 힙합엘이 게시판이기도 하고, 또 대중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에 비해서 힙합씬 내부에서만 활동하는 사람들은 자신에 관한 반응을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드니까요. 그런데 제가 한창 격양되어 있었을 때 인스타스토리에 글을 올렸던 건, 그 게시판이 사실 정말 소수들의 의견임에도 어떤 글은 읽으면 감정적으로 기분이 상하게 돼요. 그래서 저에겐 애증 같은 존재고… 아티스트들이 그곳에 너무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고 예전부터 많이 말했지만 솔직히 저는 최근에 그러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수년간 힙합 커뮤니티들에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어쨌든 뮤지션들이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라곤 그곳뿐인데, 뮤지션들이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창작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게 아쉬웠어요. 게시판에서 “이 노래 좋다" "이 노래 별로다”라거나 어떤 이슈가 있을 때 의견들을 나눌 수야 있지만, 저는 가끔은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강요하는 글도 많이 봤고, 어떤 사람들은 악의적으로 특정 아티스트들을 깎아내리기도 하고… 예전부터 사람만 바뀐 채로 계속 반복되어 왔거든요. (음악) 잘 하고 있는 아티스트들도 그걸 보면서 창작 활동에 안 좋은 영향을 받는 모습들이 아쉬웠죠.
태 : 아티스트들이 게시판에 올라오는 악의적인 글들로 인해서 영향을 받는다는 게 이해는 되지만, 사실 그런 글들은 비판, 피드백이 아닌 그냥 영양가 없는 헤이팅이 대부분이라는 게 누가 봐도 보이거든요. (뮤지션들이) 나쁜 영향을 받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저는 너무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유 : 저도 인신공격 같은 글들을 옹호하려는 건 아니지만, 팬들이 꼭 뮤지션들이 원하는 방향의 의견만을 내진 않잖아요. 그렇기에 힘이 빠지거나 지칠 때도 있지만 그 의견들을 부정하지 않고 어떻게 받아들여서 앞으로 나아가냐를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제 이야기를 좀 하자면, 저희 앨범 작업하면서 테이크원(Takeone)이랑 둘이 믹스를 하고 있을 때 제가 믹스를 여러 번 갈아엎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믹스에 신경써 봤자 어차피 사람들은 몰라줄 텐데, 이렇게 에너지를 쏟는 게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때 테이크원이 말해 줬던 게 사람들도 (믹스를) 다 느끼긴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이상한 말들로 표현이 된다는 거에요. 예를 들면 어른들이 “요즘 음악은 시끄러워서 못 들어!”라고 하는 게 진짜 음압이 높은 게 아니라 믹스가 하이파이하게 됐다거나, 편곡 과정에서 bpm, 마스킹 같은 요소들의 작용일 수도 있고… 정확하게 표현하진 않을지언정 사람들이 다 느끼면서 말하는 건데,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단 거죠. 비슷한 다른 예로는 제가 친구와 힙플 라디오를 보고 있었는데, 그때 유행했던 말 중 하나가 “던밀스(Don Mills) 음악은 안 들어도 구리다” “믿거던”이었어요. 저도 창작하는 입장에서, 안 들어도 구리단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했었는데, 옆에서 친구가 “안 들어도 구린 게 있다. 저 사람이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저 사람의 음악을) 안 듣고 싶게 만든 거다”라는 거에요. 솔직히 소비자 입장에서 모든 음악을 들을 의무는 없으니까요. 던밀스 형 음악을 안 좋게 들은 사람들도 있을 거고, 그런 사람들 입장에선 (던밀스의) 다음 앨범이 나와도 듣거나 좋은 댓글을 달 필요가 없으니 “안 들어도 구리다”라고 표현한 거겠죠. 거기서 뮤지션은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한 발짝 멀리서 봤을 때, 최근 팔로알토님은 너무 그 말들을 곧이곧대로만 받아들여서 화가 나신 게 아닌가… (싶어요)
팔 : 일단 저는 태풍님, 유오닐님이 말씀하신 것과 제가 보는 시점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팔로알토 존내 구림ㅋ”같은 단순 인신공격성 댓글들은 저도 신경 안 쓰죠. 하지만 “이 사람에게는 내 의견을 전달하고 싶다”라고 나름대로 느껴지면 저는 반응을 해 왔는데, 제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게 식케이(Sik-K)가 고등래퍼3 참가자 중 한 명에게 인스타스토리로 저격성 발언을 했었던 것부터였어요. (멜 : 아마 오동환(Untell) 씨였죠.) 네. (식케이의 요지는) “방송 출연도 결국 네 선택인데 왜 거기에 불만을 내비추냐?”였는데 게시판에서는 “그럼 방송 나가면 닥치고만 있어야 되냐?”라고 반응하면서 식케이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왔었어요. 저는 그때 스케줄차 미국에 있었어서 한가할 때 계속 봤는데, (욕이) 좀 심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게시판에 있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아티스트가 있고, 그렇지 않은 아티스트는 뭘 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여론이 잠재적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식케이도 ‘쑥갓’이라고 원체 비난을 많이 받는 아티스트였으니까요. 저는 오동환 씨가 물론 부당하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저도 쇼미더머니 경연들을 해 본 결과 방송으로 볼 때와 현장에서 볼 때 무대의 온도차가 많이 날 때도 있고, 제작진의 판단 하에 어떤 흐름을 위해 현장과 조금 다르게 편집할 때도 있어요. 사실 엠넷에서 하는 경연 프로그램들을 볼 땐 악의적 편집에 대해 다들 약간의 불신이 있잖아요. 그게 기저에 깔려 있는 상태에서 대화가 시작이 되니까 “식케이는 근본도 없는 새X가 어디서 지X이야?”라고 나오는 거죠. 그런데 식케이는 지금 유럽, 미국 투어를 돌고 있잖아요. 그 친구가 예전에 어떤 노래를 카피했고를 떠나서 그 이후에 계속 성장하고 있는 뮤지션이라고 저는 느끼고, 월드투어를 돌 정도로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인데 유독 힙합엘이 안에서는 인정을 안 해줘요. 식케이가 게시판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는 당시 식케이에게 했던 욕들도 폭력이라고 느껴요.
저도 개인적으로 4년 전에 한창 욕을 많이 먹어 봤는데, 일단 글이 장문이면 그게 사실이건 아니건 사람들이 설득을 잘 당해요. 저랑 비프리 사건 때도 ‘팔로알토는 차갑고 독한 사람일 거다’라는 제 지인도 아닌, 아예 모르는 사람이 저를 결정지어 버리는 글에 여론이 너무 쉽게 형성되더라고요. 그리고 식케이 이슈가 있던 당시에 콸라(Qwala) 앨범 등 많은 신보가 나왔었는데, 거기 관련된 얘기가 거의 없었을 뿐더러 이제는 몇몇 래퍼들이 아예 “힙합엘이 게시판에 무슨 해쉬태그 달아서 몇 페이지 넘어가면 뭐 해준다”란 식으로 (공약을) 걸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것도 역발상으로 이용하는 거고, 너무 가십거리 위주로만 이야기들이 나오다 보니까 얼마나 피드백이 없으면 그럴까 싶어서 아쉬움이 남죠. 아까도 (유오닐님이) 믹스에 대한 얘기를 하셨는데 저는 이 업계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느낀 게, 사실 음악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아티스트가 훨씬 많아요. 물론 자본이 적어서 힘들거나 퀄리티 자체를 간과하고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운드 퀄리티가 별로인데 인기가 많은 어떤 곡에 대해 “야 저거 사운드 X되는 곡이다”라고 여론이 형성되면 사운드가 좋은 곡이 돼 버리거든요. 그러면 큰 돈을 들여서 (곡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아, 사람들이 이걸 못 느끼는구나”하고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저스디스(JUSTHIS)와 제가 냈던 [4 The Youth]도 총 제작비가 거의 1억이 들었는데, 초반에는 저랑 저스디스가 “우리가 의도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구나”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아니 이 새X들이 이걸 몰라?! 븅X들”이 아니라, 말 그대로 아쉬움이죠.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그걸 다 설명하는 건 멋이 없어지는 거에요.
정리하면, 저를 향한 인격모독적인 글들에 불만을 내비쳤던 게 아니라, 어떤 이슈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이 되어버리는 게 아쉬웠죠. 미국 같은 경우는 다양하고 성향이 다른 힙합 커뮤니티들이 많아서 본인들이 선택을 할 수 있는데, 한국은 힙합엘이만큼 전문성을 띈 컨텐츠를 다루거나 열띤 이야기들이 오가는 곳이 (잘 없죠.) 그런데 여기조차도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일 뿐인데, 뮤지션들이 악플을 보거나 음악에 대한 피드백이 없어서 상처를 받는 부분도 아쉽더라고요. 게시판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본인들 스스로 음악을 많이 듣고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정서가 어느 정도 있는데, 그렇다면 음악이나 아티스트들에 대한 애정과 리스펙을 가지고 음악 얘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팔로알토가 식케이와 오동환 사이의 이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채로 이야기를 했는데 보시는 분들이 혼동하지 않게 관련 내용은 대부분 쳐냈습니다. 다만 읽으실 때 부자연스럽지 않게 최대한 수정해봤습니다…)
2. 커뮤니티 유저의 일반화
멜 : 이 부분에 관해서는 태풍 님에게 여쭤 보고 싶습니다. 저희에게 보내 주신 내용 중에 “커뮤니티의 의견들이 소수의 어그로, 물타기들 때문에 전반적으로 별로라고 싸잡히는 것 같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런 일반화에 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 주세요.)
태 : 최근에 팔로알토님이나 허클베리피(Huckleberry P)님이 힙합엘이의 글, 댓글들을 캡쳐해서 잘못된 부분들을 인스타스토리로 설명하신 적도 있고, 심바자와디(Simba Zawadi)님 등 다른 분들도 힙합엘이 게시판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신 걸 많이 봤었는데요. 물론 아쉽고 화나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순 있지만, 제가 게시판 이용자로서 아쉬운 건 커뮤니티라는 게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모여서 자기 얘기를 하는 곳이거든요. (래퍼들이 별로라고 느끼는 글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지 힙합엘이 국내 게시판을 대표하는 의견도 아닐뿐더러, 저는 개인적으로 (커뮤니티 안에서) 건전하게 활동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힙합엘이 국내 게시판 캡쳐’라면서 (별로인 글이) 올라가면 “힙합엘이 국내 게시판엔 저런 새X들만 모여 있구나”라고 보일 수 있는 점이 아쉬워요.
팔 : 당연히 그 게시판을 이용하는 모두가 별로라는 게 아니고요. 태풍님 같은 경우도 제네더질라(Zene The Zilla)가 제 ‘그늘’이란 곡에서 (언급을 해서) 저는 그게 뇌리에 박힌 상태에서 게시판에 들어가면 “아 이분이구나”하고 눈에 띄거든요. 태풍님처럼 게시판을 즐겁게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나쁜 사람들처럼 비춰지는 게 안타까울 수는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특정 누군가의 글을 보고서 저도 반론을 할 수 있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거죠. 그저 수많은 의견 중 하나라고 아티스트가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현실이 그렇지 않아요. 제가 팔로우하고 있는 래퍼들의 인스타스토리나 피드를 보면 힙합엘이의 어떤 글을 퍼 와서 자기도 얘기를 하거든요. 정말 많은 래퍼들이 그 게시판을 의식하면서 보고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이걸 그냥 의견 중 하나로 넘길 수 있을까?’ (싶은 거죠.) 그래도 그나마 저 정도의 커리어가 되면 신경을 덜 써도 되지만, 후배 아티스트들이 좌절하고 허탈감을 느끼는 걸 보니 안타깝더라고요.
그리고 핵심은, 미국 같은 경우는 기록이 습관화되어서 [비트의 승부사들(The Defiant Ones)] 다큐멘터리를 보면 20년 전의 스튜디오 작업 영상 같은 옛날 자료들을 다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 힙합은 기록이 많이 안 되어 있어서 게시판에 있는 글들을 팩트로 보거나 참고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 활동이 뜸하거나 요즘 트렌드의 음악을 안 하는 사람들은 다 퇴물 취급하는데 전 그것도 아쉬워요. 아티스트가 각자 가고자 하는 길이 있는 거지 모두가 트렌드를 쫓을 필요는 없잖아요. 미국만 하더라도 블랙 똗(Black Thought) 같은 사람들은 옛날부터 해오던 스타일의 음악을 평생 하는 거거든요. 이렇게 아티스트들에 대한 기록이 없으니 객관적인 판단이 힘들고, 특히 국힙에 막 입문한 사람들은 게시판 글들을 보면서 (정보를) 알기도 하는데 그냥 그것만 보고 “식케이는 Fake MC구나” “나플라(Nafla)는 무조건 랩이 짱이구나”라고 생각해 버리는… 이제 한국 힙합도 역사가 오래 됐는데, 조금 더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자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3. 게시판 유저에 대한 프레이밍 현상
유 : 게시판 유저들이 가십거리들만 이야기하고 음악 이야기가 많이 없는 현상에 대해선 저도 아쉬움이 있고, 저도 20대 후반을 다 바쳐서 앨범을 3년 동안 만들었거든요. 돈도 제 기준에서 나름 많이 들어갔는데, 그 당시에 저스디스 은퇴에 대한 이야기들이 올라올 때였어요. 저도 저스디스의 팬인 입장에서 큰 사건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 때 느꼈던) 비슷한 느낌으로 아쉬움이 많았죠. 그런데 팬들 입장에서는 음악을 음악만으로 듣는 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로 보는 거잖아요. UFC로 치면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선수의 스토리 등 전반적인 요소들을 즐기듯이, 힙합 음악도 앨범과 음악만을 즐기는 게 아니니까 가십거리들을 이야기하는 게 나쁘다고는 생각 안 해요. 저는 그 문제를 유저들에게 돌릴 게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어그로성 글들에는 추천이 안 달리게 한다던지… 항상 들어오면 음악 얘기는 없고 한국땅인가? 그 분이 가사로 장난치는 글이 항상 추천글이에요. 그런 글들은 별개로 두고 추천글에는 음악 얘기만 나오게 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문제를 꼬집어야 하는데, 뮤지션들은 유저들에게만 화살을 (돌리니까) 그들은 그냥 자연스럽게 즐기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 갭이 좁혀지지 않는 거 같아요.
팔 : 그런데 이게 어떻게 보면 사람 심리일 수도 있다고 봐요. 싸움 구경, 불구경이 제일 재미있단 말이 있듯이. 예를 들면 로한(Rohann)이랑 사츠키($ATSUKI) 이슈가 난리였을 때 저도 “둘이 실제로 만나기까지 했어?”하면서 관심이 갔거든요. 예전에 개코(Gaeko) 형이 “컨트롤 비트 다운받았습니다”하면 “언제 올라오지?”하면서 관심이 가고… 그런데 어쨌든 창작자의 입장에서 음악도 계속 화두가 됐으면 좋겠는, 이 밸런스가 맞춰져야 하는데 게시판에는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글이 올라오잖아요. 이 사람들에게 군대처럼 이런 글만 올리라고 제재하는 건 당연히 저도 원하지 않지만, 아티스트들이 창작물을 냈을 때 가장 피드백을 확인하고 싶어지는 공간이 힙합엘이 게시판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거죠.
4. 미디어가 힙합 씬에 미친 영향
멜 : 이 부분에 관련해서 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저희 게시판에서 나왔던 이야기들 중 “쇼미더머니 같은 방송 시즌이 되면 커뮤니티가 양적으로 성장한 것에 비해 질적으로 저하된다”라며 지적하는 여론도 나름대로 있는 편이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 이선욱님께서 “속이 텅 빈 포춘쿠키 같다”라고 말씀해 주셨던데.
이 : 게시판 유저가 아닌 사람의 입장으로서,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과거의 언프리티 랩스타가 활발해질 때 커뮤니티도 커진다고 느껴졌어요. 방송에서 만들어내는 갈등구도 등에 사람들이 호기심이 생기니까요. 그런데 저는 힙합씬이 성장하려면 결국 아티스트와 리스너 모두의 노력이 합쳐져야 한다고 보거든요. 단순히 방송에서의 이슈, 래퍼들과의 갈등이 있을 때만 게시판이 확 붐업된다는 느낌을 받고, 그게 아니면 그냥 아까 (유오닐님이) 말씀하신 가사로 장난치는 글만 대부분이니 이렇게 되면 씬이 미디어를 탄 채로 커지긴 했지만 과연 질적으로도 같이 성장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힙합을 좋아하는 주변 친구들과도 이 얘기를 많이 해 봤지만, 지금 현역 플레이어이신 팔로알토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팔 : 아무래도 쇼미더머니 같은 방송이 워낙 시청률도 높고, 참가자 래퍼들이나 음원들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그런데 쇼미더머니에 출연하지 않거나 미디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반대급부에 있는 아티스트들이 있잖아요. 그 중에는 김심야(Kim Ximya), 저스디스, 허클베리피처럼 주목을 받는 아티스트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은 소수로서 어떻게 보면 높은 위치에 있지만 김심야의 랩을 들어 보면 본인의 상황에 대해서 화가 나 있잖아요. 저스디스가 은퇴 얘기를 하고, 최근에 제네더질라가 [감기]라는 앨범으로 회의감에 대해 얘기하는 것들이 결국에는 음악하면서 동기 부여가 안 되거나 돈벌이가 덜 된다던지 하는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거든요. 제가 인스타 피드에도 올린 적 있는데 ‘싫은 걸 꼬집을 시간에 그 에너지를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투자하는 게 진짜 좋은 거 아닐까’란 얘기를 했어요.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은, 자신만의 고집을 가지고 행보를 이어나가는 아티스트들이 여전히 음악에서 분노 같은 감정을 드러내고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니까요. 저는 실질적인 서포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리짓군즈(Legit Goons) 같은 크루의 사람들이 (쇼미더머니 같은) 시스템에 같이 하지 않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게끔요.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이 절망하고, 더 이상 음악을 만드는데 의미를 갖지 못하고 “아, 이걸 내가 직업으로 하기엔 너무 힘들다”(라고 많이 느끼는 거 같아요)
태 : 여기 계신 분들 모두 게시판에서 음악 얘기가 안 나오는 것을 아쉬워하셨는데, 어쩔 수 없는 게 굳이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음악 얘기를 계속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저 힙합 음악을 즐기는 걸 좋아해서 모인 거란 말이에요. 주변에 “XXX 앨범 나왔다” “퓨처리스틱 스웨버(Futuristic Swaver) 노래 좋더라”면서 힙합 이야기를 할 만한 사람이 솔직히 몇 명이나 있겠어요. 단지 그런 갈증을 해소하고 싶어서 힙합 커뮤니티에 모인 사람들이 대다수일 거기 때문에… 아까 (팔로알토님이) 말씀하신 [4 The Youth]의 사운드에 관해서도, 그냥 음악 듣기 좋아하는 일반인들은 차이를 잘 못 느껴요. 저도 믹싱이나 마스터링에 대해 아예 모르지만 (단순히) 음악 듣는 걸 좋아하기에 커뮤니티를 하는 거고요. 음악 얘기가 안 나오는 게 아쉬울 수 있고 저 스스로도 힙합 팬으로서 밑에 있는 실력자 분들이 더 잘 됐으면 좋겠는 사람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팔 : 말씀하셨던 것 중 공감이 갔던 게, 퓨처리스틱 스웨버에 대해 이야기해봤자 주변 친구들은 사실 거의 모르잖아요. 아무래도 공감대가 있는 사람들과는 온라인 공간에서 얘기를 나누는 것 자체로도 즐거움을 느낄 거고, 저도 어렸을 때 다음넷, 힙합 카페 같은 곳에서 (정보들) 공유했거든요. 제가 학생 때만 해도 힙합 좋아하는 친구가 반에 한 명 있을까 말까한 수준이었지만, 게시판에는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얘기를 나누니까 더 반갑죠. 그 얘길 들으니까 저도 어렸을 때가 생각나면서 공감이 많이 됐어요.
유 : 사람들이 힙합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나 반응에 대한 창작자로서의 아쉬움은 (팔로알토님보다) 오히려 제가 더 크게 느낄 거에요. 저는 그 시장밖에 없으니까. 그걸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대한 방법의 차이인 거 같은데, 태풍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소비자들이 의무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 각자의 다른 삶이 있잖아요. 저희에게야 음악이 삶의 큰 부분이지만 삶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인 사람도 있을 거고, 그런 분들에게 저희가 가져야 할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이런 현상이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냥 받아들여야 된단 것도 아니고, 어떻게 바꿔야 하냐는 건데… 예를 들어서 제가 어떤 여자를 좋아할 때 가장 이상적인 건 그 여자도 나를 좋아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여자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널 좋아하는데 넌 왜 날 안 좋아하냐?”라고 말하면 안 좋아할 거 아니에요. (그런 것처럼) 팬들한테 “지금 이런 상황이니까 이렇게 해야 되고 이게 맞는 거야”라고 해도 안 받아들일 거라는 거죠. 음악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강요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은 흐름을 만들까에 대해 고민하고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샤라웃해주면서 힙합씬의 파이가 커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사실 힙합씬의 파이가 큰 게 아니라, 힙합 시장과 또 다른 시장이 있는 거죠. 주변에 힙합 좋아한다는 사람들과 말해 보면 (힙합이 아니라) 쇼미더머니를 좋아하는 거지, 버벌진트(Verbal Jint)가 누군지도 몰라요. 하온(HAON)이 짱이다, ‘붕붕’ 좋다고 하고. 그게 안 좋단 건 아니지만… 아예 다른 시장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나쁘단 게 아니라 (오히려) 힙합씬으로 유입될 수 있는 입구가 다양해진 거죠. 팔로알토님처럼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되신 분들이 지금의 현상에 아쉬움이 있다면, 오히려 더 샤라웃과 서포트를 많이 해주시면 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팬들이 더 많아지면서 (아쉬운 부분들이) 해소되지 않을까… 다른 시장으로부터 유입된, 살짝 발만 걸치고 있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에 “힙합 팬들이 왜 이렇게 반응하는지 이해가 안돼”라고 할 게 아니라, 지금의 상황 자체를 인지하고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이 : 유오닐님이 말씀하신 것 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래퍼 분들을 더 샤라웃해 주면 좋겠다고 하신 부분이 공감되는 게, XXX가 [Language]와 [Second Language]를 냈을 때 피치포크나 빌보드(Billboard)에서도 소개해 줬던 게 리스너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잖아요. 그런데 제가 봤을 때 (의무는 아니지만) 현역 플레이어들이 그것에 관해 언급했던 건 많이 없더라고요. 일단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분들이 잘 알려지지 않는 분들을 먼저 언급해 주신다면, 다른 시장에 살짝 걸치고 있는 사람들도 ‘이런 사람이 있으면 한 번 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XXX가 화제가 됐을 때, 래퍼들이 언급을 하지 않는 게 놀라우면서도 아쉬웠어요. 시장이 더 이상 한국에만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건 분명 한국 힙합씬에서 앞으로도 중요한 일이 될 텐데, 서로 조금 더 축하해 주고 서포트해 주는 분위기가 되면 한국에서도 흔히 말하는 “쇼미충”이 아니라 힙합이라는 문화를 더 딥하게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팔 : 일단 저는 평소에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들을 많이 서포트하는 편이에요. 최근에 했던 힙합엘이 인터뷰에서 미돼새(MDS)라는 래퍼를 소개하거나, 맥나인(Mac9)이라는 래퍼의 곡에 피쳐링하는 등 최대한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들이 조금이라도 제가 가진 영향력을 통해서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데, 사람들이 사실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영향력이 크게 퍼지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XXX 같은 경우는 저는 사실 샤라웃한 적이 없는데, 이유는 음악과 가사를 들었을 때 그들이 하고 있는 게 너무 다 헤이팅 뿐이라고 느껴요. “이 사람들을 서포트해도 되나?” “이 사람이 (나와) 같은 사이드인가?”라는 마음도 들고, 프랭크(FRNK)랑은 좀 알지만 (김심야랑은) 개인적인 친분도 없을 뿐더러 음악을 듣고 제가 서포트하고 싶다는 마음까지는 안 느꼈어요. 다른 알려진 사람들의 마음까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그냥 개인적인 이유인 거 같아요.
하나만 더 말씀드리자면, 쇼미더머니 같은 방송이 흥행하면서 힙합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없이 특정 래퍼만 좋아하고 방송만 챙겨보는 사람들에게 지투(G2)는 그냥 가사 틀린 래퍼에요. 쇼미더머니 외의 활동들에는 관심이 없는 거죠. 저도 그것에 대해 아쉬움은 있지만 잘못됐다고 판단하진 않거든요. 제가 인스타스토리에 가끔 KRS-ONE의 [Hip Hop Lives] 가사를 올리거나 제이 콜(J Cole)이 예전에 썼던 가사가 멋있다면서 올리면 그런 건 게시판에서 회자가 안 돼요. 반대로 자극적이고 공격성을 띈 글을 올리면 다 퍼가고요. 제가 일부러 힙합의 본질적인 면이나 힙합 역사에서 멋있었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저도 쇼미더머니를 통해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되니까 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예요. 저는 힙합 음악에 빠졌던 게 처음에는 단순히 끌렸고, 듣다 보니 알고 싶어져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거거든요. 나스(Nas)의 [Illmatic]을 처음 들을 때는 ‘이게 왜 명반이지?’ 했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고, 래퍼들간의 비프가 해소되는 순간(도 멋있는 순간이거든요.) 제이지(Jay Z)와 나스가 [Black Republican]이란 곡 라이브에서 악수하면서 화해하기도 하고, 릴 펌(Lil Pump)과 제이 콜도 인터뷰를 통해 비프가 해소되는 등 힙합의 멋있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제이 콜은 Lil, Young 래퍼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가 릴 펌과의 계기를 통해 21 새비지(21 Savage), 오프셋(Offset)의 앨범에도 피쳐링하고, [Middle Child]라는 곡도 나오고, 최근에는 영 떡(Young Thug) 앨범을 프로듀싱하기로도 했어요. 외국 힙합에는 그런 멋있는 사례가 너무 많은데, 사람들이 그걸 보면서 “힙합에는 비프도 있지만 리스펙도 있구나” (느꼈으면 좋겠어요.) 갈등에 대한 해소감도 힙합의 매력 중 하나로 다가오거든요. 그런데 제가 봤을 때는 그런 것들에 대한 가시적인 게 전혀 보이질 않으니까 아쉬움이 많아요.
5. 힙합 팬들의 문화적 이해도
멜 : 이 부분 같은 경우에는 힙합씬에 ‘물갈이 현상이 있다’라고도 얘기했던 시절이 있었죠. 10대 후반~20대 초반까지 힙합 음악을 들어오다가 20대 중후반쯤 힙합 대신 다른 대중문화를 즐기는 등 빠져나가는 현상을 많이들 지적하시고, 이와 연계되어 ‘힙합에 대한 문화적 이해도가 떨어지는 한국 힙합 팬들이 많다’라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예전부터 많았는데, 이에 관해서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태 : 힙합 팬이라는 사람들이 쇼미더머니, 고등래퍼만 보면서 힙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 자체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그 사람들이 모르는 걸 내가 안다고 해서 “야 이런 음악 들어야 돼”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음악은 듣고 즐기라고 있는 건데, 그런 식으로 굳이 얘기해서 초치게 만들 필요도 없고 그 사람이 즐기는 나름의 방법이 있는 거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굳이 건드릴 필요는 없는 것 같고, 대신에 잘하지만 빛을 못 받는 사람들에 대한 샤라웃이 더 많이 이루어지는 식으로 (힙합 문화에) 접할 수 있는 길들이 생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 : 저는 아까 말한 것처럼 힙합씬이 커진 게 아니라 다른 부류가 생겼다고 보는데, 이 현상이 과도기라고 생각하고 좋다고 봐요. 힙합 팬으로서 유입될 수 있는 계기들이 많이 생겼고 이 계기들을 어떻게 끌고 갈까에 대한 얘기인데, (태풍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음악은 듣고 즐기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힙합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힙합이 그냥 음악 장르가 아니잖아요. 창작자의 입장에서 내가 의도하는 것들을 이해하면서 즐겨 주기를 바라는데, 만약에 초등학생에게 “인삼이 몸에 좋은 거니까 먹어”라고 해도 안 먹어요. 그러니까 어떤 방법으로 먹일 거냐는 거죠. 사탕으로 만들어서 준다던지… 그런데 아까 (팔로알토님이) 스토리에 그렇게만 올리시면 당연히 사람들에게 와닿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꾸 예시를 이걸로 들게 되는데, 하온의 ‘붕붕’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런 게 멋있는 거야”라고 해도 와닿지가 않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다시 인삼으로 돌아가면, “얘 어차피 이런 거 줘도 안 먹어”라면서 상황을 탓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금 미디어가 힙합에 관심을 보이면서 (힙합씬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는데 이 기회를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이용해서 (사람들을) 유입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저는 플레이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탓할 게 아니라…
팔 : 저는 탓을 한 적이 없어요. 제가 딩고 찍고, 할랕온에어 찍고, 얼굴에 이상한 거 칠하고, 그게 다 좀 더 재미있는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인데… 제이 콜의 그런 가사들이 관심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걸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걸 처음 시작했던 것도 인스타 DM으로 저에게 가사를 보내 주는 팬들과 대화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어서였어요. 게시판에 그런 얘기가 없다는 아쉬움이 “너희는 왜 좋은 걸 줘도 모르냐?”가 아니라, 회자가 전혀 안 된다는 말이죠. 힙합씬에서 제가 평소에 멋있다고 느껴지는 어떤 무브먼트가 생긴 것에 대해서 “왜 이런 것에 대해선 관심을 갖지 않고 자극적인 것에만 화두가 되지?”라고 느껴지니까 아쉽고, 저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딩고 같은 컨텐츠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잖아요.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는 할랕온에어와 딩고를 같이 봤을 때 딩고가 더 채널 영향력이 있고 지알보이즈 같은 게 잘 됐으니까 (더 재밌게 보여요.) 저희가 할랕온에어 할 때는 재밌게 즐기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X나 노잼이다” 같은 부정적인 입장도 있었어요. 그리고 저희도 다들 그런 걸 처음 해 보니까 찍을 때 어색해했지만 (할랕온에어가) 편집을 진짜 잘해서 재밌게 나왔어요. 그런데 딩고 걸 보니 “역시 딩고가 짱이네요”(라고 느껴져요.)
제 개인적인 감상일 수 있지만, 어쨌든 제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봤을 때 팩트를 떠나서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이모셔널함이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아요. 누가 “역시 뮤직비디오는 하이라이트지!”라고 하면 물론 저희도 좋은 뮤직비디오를 많이 만들었지만, 예를 들면 뱃사공의 ‘로데오’같은 뮤직비디오는 진짜 잘 만든 거거든요. 그런데 조회수를 보면 허탈할 때가 있어요. 제 노래 중 ‘피냐콜라다’라는 곡의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12만 조금 넘는데, 물론 저는 그 비디오가 CG를 활용해서 잘 만들어졌다고 스스로 평가하지만, ‘그늘’은 조회수가 200만이 넘거든요. 아무래도 수퍼비(Superbee)나 제네더질라(가 참여하기도 했고) 그리고 음악의 형태 자체도 요즘 트랩이고. ‘피냐콜라다’는 요즘 트렌드는 아니지만 펑크나 투스텝적인 요소가 있으니까. ‘퀄리티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다를 수 있구나’란 걸 봤을 때 아쉬움을 느끼죠. 인지도, 영향력, 홍보의 마케팅 방식에 대한 차이는 있겠지만, 저도 그런 걸 보면서 (잘 안 알려진 곡이) 어떻게 더 사람들에게 다가가게 할지 고민하죠. 그런데 제가 하고자 하는 창작의 의도, 비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고민해야지 모든 걸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서 창작을 하면 제 창작의 의미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아까 하온의 ‘붕붕’ 좋아하는 사람에게 제이 콜을 갖다대는 게 인삼을 주는 거라고 하셨는데, 저도 어떤 부분에서는 알죠. 아무리 제가 제 아내에게 힙합이 왜 멋있냐고 말해도 관심이 없으니 안 들어요. 제 아내 인생에선 (힙합이)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저는 애정이 있으니까 여기에도 나오는 건데, 제가 느끼기엔 계속 “야 탓하지 마, 네가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해야지”하는데 저는 탓한 적이 없어요.
6. 하이라이트의 과거와 현재
멜 : 하이라이트레코즈(Hi-Lite Records)가 쇼미더머니에 본격적으로 출연하기 전에, 과거의 하이라이트는 굉장히 (힙합의) 본질을 잘 지키고 미디어가 아닌 자신들의 방식으로 음악 활동을 해온 레이블이었지만, 여러 가지 매체에 본인들의 노출을 늘리면서 힙합 팬들 사이에선 “이들이 변심한 게 아니냐”고 말함과 동시에 (미디어 노출 전후) 음악의 퀄리티를 자연스럽게 비교하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과거가 나았다거나 과거의 영광을 추억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은 편인데, 마침 팔로알토님이 ‘피냐콜라다’ ‘그늘’ 등 실질적인 예시를 들어주셨으니까 하이라이트의 과거에 대해서 의견을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 공격이 아니라 저는 단순히 팬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냐면, 하이라이트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이 과거에는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다같이 움직이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멤버 개개인이 추구하는 것도 다 다르고, 여러 방향으로 각자 움직이고 있으니 임팩트가 분산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걸 보며 사람들이 “아 과거에는 이랬는데… 아쉽다”란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멜 : 저는 유오닐님이 보내 주신 의견 중에 유재하로 비유해서 하셨던 얘기가 기억에 남았어요. “유재하의 옛날 음악이 너무 좋아서 그때 그 사람의 음악이 그립다고 얘기하면 안 되는 거냐” 그리고 팔로알토님의 SNS상에서 보이는 말은 “이제 그때 얘기 좀 그만 하자”라는 강경한 뉘앙스가 있는 것 같다고 (유오닐님이) 비교를 해 주셨던 것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유 : 나는 이제 앞으로 해나갈 일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내가 앞으로 내는 음악들을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일이잖아요. 나는 계속 앨범을 내고 미래를 그리고 있는데, 팬들은 과거에 머물러 있으니까 아쉽고 답답한 마음은 창작자 입장에서 정말 이해는 돼요. 아까 계속 말한 것처럼 이 현상은 이미 일어나 있고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냐인데, 제가 생각한 여러 가지 측면 중 한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사실 옛날 음악을 그리워할 수는 있는 거잖아요.
팔 : 그런데 포인트가 너무 잘못된 게, 저는 옛날 음악을 좋아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에요. 제가 그것에 대해서 정말 자주 얘기했는데, 사람들이 안 듣는다고 느껴서 강경하게 나온 거에요. “아 이제 개쎄게 나가야겠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같은 거죠. 이 정도로 얘기하면 안 들으니까 더 세게 말하는 거에요. 그런데 (이 포인트가) 무슨 말이냐면 하이라이트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그냥 사람들이 변했다고 느끼는 거에요. 예전에도 아티스트들이 각자 하는 음악은 다 달랐어요. 그 당시에 제가 ‘드디어 만났다’ 같은 곡을 만들었을 때 비프리(B-Free)는 ‘I’m Free’ 같은 걸 냈고… 각자의 활동을 해왔지만 (그때와 지금이) 상황이 다른 게, 그때는 저 말고는 거의 인지도가 없었어요. (그나마) 허클베리피 정도? 음원이나 공연 섭외 등으로 수익을 실질적으로 내는 건 제가 대부분이었고, 나머지는 수익 발생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공연을 갈 때 소속 아티스트들을 같이 데려간다던지, 공연 섭외가 오면 누구누구 묶어서 같이 가게 해달라는 식으로 활동을 하다가 “우리가 컴필레이션을 만들자” (라는 얘기가 나왔고) 그것도 어떻게 보면 생존 전략이었죠. “우리가 합쳐서 활동하면 공연도 (함께) 더 자주 불리지 않을까?” 그런데 저는 애초에 회사를 처음 만들 때부터 크루로 할 마음이 없었고, 나와 음악적 방향성이 다르더라도 서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몇 년간 동고동락하니까 당연히 정도 쌓였죠. 그 당시엔 저희들이 미디어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도 별로 없었고 2010~2014년까지 돌이켜 보면 전국의 거의 모든 클럽이 힙합 음악 대신 일렉을 틀었어요. (당연히) 돈은 안 벌렸고 그나마 제가 가진 영향력으로 다같이 활동했는데, 그걸 보고 사람들은 “얘들이 언더그라운드를 수호한다” “반미디어적인 레이블이다”라고 느낀 것 같아요. 사실 그런 반미디어적 의견을 세게 내비쳤던 건 비프리에요. 그런데 그 부분을 우리가 다같이 동의해서 “야 우리 Fuck the system 하자”가 절대 아니었고, 각자 생각이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지점들을 찾아서 음악을 만들지, “난 너처럼 그렇게 생각 안 해”라면서 인터뷰에서 싸울 순 없잖아요. 사람들의 기대 심리나 바램이 저희에게 비쳐진 거고, 제가 답답하고 화가 났던 건 지투가 새 앨범을 내면 가장 평가절하가 돼요. [Project : Brainwash] 얘기하면서 “그때가 존X 힙합이었는데 쇼미 나오더니 감 잃었다”고 하는데 실력적으로나, 음악의 사운드적으로나 훨씬 업그레이드되었지만 사람들은 [Project : Brainwash] 시절의 비트 스타일, 프로덕션이 마이너한 감성을 리얼힙합이라고 느끼는 거 같아요. “하온 ‘붕붕’ 좋아하면 너 힙합 좋아하는 거 아니야”랑 똑같은 거죠.
제가 한번은 “도대체 브레인워시가 얼마나 좋길래?”하면서 다시 들었는데, 그때의 지투 랩도 괜찮았지만 지금의 지투가 더 본인이 주체가 되어서 자기 창작을 하고 있거든요. (그걸) 사람들이 못 느끼는 건 어쩔 수 없죠. 퀄리티를 떠나서 사람들이 안 좋아하면 그건 사실 끝이니까요. “지투는 브레인워시가 짱이었고…” “하이라이트는 코홀트(Cohort) 있을 때가 짱이었고…” 그런데 코홀트 중 하이라이트랑 계약한 사람은 레디(Reddy), 오케이션(Okasian)밖에 없었고 막판에 키스에이프(Keith Ape)가 영입된 거였어요. 코홀트 시절 하이라이트가 좋았다고 하는 사람은 그냥 코홀트 팬인 거죠. 비프리의 [희망], [Korean Dream]을 듣고 감동받은 사람들이 지금의 하이라이트가 그런 앨범을 내지 않아서 한탄하면 그건 그냥 비프리 팬인 거에요. 제가 주장하는 바는, 하이라이트에 있었다가 계약이 종료 혹은 해지되어서 나간 사람들이 지금 얘기한 사람들 말고도 많아요. GLV, 이보(Evo), 211, 소울원(Soul One) 등등… 그런데 그런 덜 유명한 사람들은 회자도 안 되는데, 씬에서 자주 회자되는 사람들을 언급하면서 하이라이트는 그때가 좋았다고 말하는 거 자체는 저도 불만이 없어요. 하지만 그 이후에 저나 레디, 지투가 쇼미더머니에 나가고, 저희가 CJ E&M과 인수합병 계약을 해서 활동하는 것도 다 좋은 음악을 하고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편하게 하기 위한 상황을 만들어 가는 거에요. 누구든 본인이 주체가 되어서 방향성을 설정하는 건데 CJ에서 (쇼미 나오라고) 시켰냐는 반응도 있었고, 지금 아티스트들이 하는 음악이 마음에 안 들 수는 있지만 “하이라이트 지금 망테크 아님? 컴필 때가 짱임”은 말이 안 되는 게, 그 음반들은 돈도 안 되고 섭외도 안 됐어요. 숫자로 증명되는 게 많은 사람들이 (그 음반들을) 그만큼 즐기고 있지 않았단 거거든요. 우리가 회사 규모를 키워서 다음 멋있는 걸 하는 것도 다 돈이에요. 뮤직비디오 멋있게 찍고, 스튜디오 촬영 세팅하고… 좋은 퀄리티를 위해서는 우리가 돈을 벌어서 기회를 만들어가야 돼요. 2014년 이후에 우리의 음악이 돈이 된다는 건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좋아해 주는 거잖아요. 그런데 망했다고 말하는 건 제 입장에서 합당하지 않고, 또 하나는 계속 예전 하이라이트 이야기를 하는 건 지금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껴지거든요. (앞에) 현 여친 있는데 “아 전 여친이 짱이었어…” 그건 현 여친을 사랑하지 않는 거잖아요. 과거의 하이라이트의 모습과 음악이 좋을 수는 있고 저도 그때 제 업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지금이 망했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잖아요.
유 :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하려던 거였어요. 그 시대를 그만큼 풍미했으니 거론도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쿨하게 “아 우리가 그때 좀 쩔었었지”라고 받아들이면 사실 크게 문제 없다고 생각해요. 방금 여친에 대한 예를 드셨는데 전 여친과 현 여친은 다른 자아잖아요. 그런데 옛날의 하이라이트도 팔로알토님이고, 전 여친이 아니라 똑같이 팔로알토님을 좋아하는 거거든요.
팔 : 그건 다른 얘기인 게, 저에 대한 평가는 ‘좆좆좆좆’ 시절 빼고 늘 좋았어요. 전 제 평가가 아니라 저희 회사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에요. 그리고 얘기했다시피 과거의 멤버들의 음악이나 사상을 좋아하는 걸 (지금이) 망했다는 말로 표현을 한다면, 저는 회사를 9년 동안 운영하는 입장에서 기분이 나쁘죠.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태도로 음악을 대하고 있는데 “쟤네 망했어” “하이라이트는 팔로알토밖에 없지”라고 하면 전 진짜 빡치고 서운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걸 그냥 넘어가 달라고 말하는 건 이기적인 얘기에요. 9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겪으면서 회사를 여기까지 갖고 왔는데.
유 : 하이라이트가 망했다는 반응을 보면 화가 나신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아까 던밀스형 예를 들면서 얘기했던 듯이, (망했다는) 그 말이 진짜 금전적으로 망한 걸 두고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 알고 계시지 않나요?
팔 : 그런데 전 그 여론을 바꾸고 싶어요.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느껴요. 아까도 댓글 그냥 지나가면 되는데 왜 일일이 대꾸하냐고 하셨는데…
유 : 아뇨, 댓글을 그냥 지나쳐야 된다는 게 아니라, 사실 저는 속으로는 팔로알토님 편이에요. 그런데 과연 그렇게 반응해서 바뀌냐는 거죠. 바뀌지 않는다는 거에요.
팔 : 그걸 어떻게 확정지을 수 있죠? 전 회사의 대표로서 노력해야 하고, 제가 느끼기에 그런 부정적인 의견들은 선입견이라고 느껴져요. 차라리 “코홀트 나가니까 쟤들 이제 별로야”라고 하면 전 의견이 없어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그런데 과거의 하이라이트가 너무 멋있어서 지금의 하이라이트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건 개인적인 바램인 거 같고요. 제가 바꿔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그거에 대한 압박을 계속 느꼈어요. 예를 들면 지투의 앨범은 나올 때마다 평이 계속 안 좋은데, 이 앨범을 내기까지 우리의 과정은 당연히 사람들이 모르겠지만 우리가 최고의 퀄리티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지투 최근 앨범 같은 경우는 저희가 돈을 써서 (지투를) 미국으로 보냈어요. 그리고 저는 멜론(Melon) 댓글도 보는데, 신기한 게 멜론에는 부정적인 말이 거의 없는데 힙합엘이에서는 좋지 않고… 저도 지투가 어떤 방식으로 양쪽 모두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죠. 리드머(Rhythmer) 리뷰에서도 별점이 1개 반~2개? 똥이었어요. 보통 웬만하면 그렇게 잘 안 주는데 깜짝 놀랐죠. 리뷰를 읽는데 어느 부분들에서는 납득이 되더라고요. 주변 뮤지션들에게도 지투 앨범 어떻게 들었냐고 물어보면서 나름의 피드백도 들어보고, 저도 아예 닫힌 채로 “X까 하이라이트 옛날 얘기하지 마” 이런 사람이 아니거든요.
레디 같은 경우도 작업을 제일 많이 하는 아티스트인데 외형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겉멋 들었다는 말이 많아서, ‘Dress code’라는 곡도 그런 내용의 가사를 썼길래 사람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발매를 결심한 거였어요. 제가 젠틀하게 “과거는 이렇고 현재는 이러니까 현재를 봐주세요”라고 해도 여론이 안 바뀌니까 저도 더 세게 얘기를 한 거죠. 할랕온에어 티저였나? 댓글에 “옛날 하이라이트가 더 좋았지”라고 달리길래 제가 아예 “꺼져 이 새X야”식으로 달았어요.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보겠지? 했었는데 역시나 보더라고요. 저는 제 개인 아티스트로서의 평가는 괜찮지만, 다른 하이라이트 아티스트들과 과거 하이라이트를 비교했을 때 저희는 최대한 퀄리티를 올리려고 하고 그에 대한 수익도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그런데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계속 그 시절 것들이 좋으니 지금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압박을 넣는 걸) 저는 느끼고, 그렇기에 이건 사랑이 아니라고 느끼는 거에요. 만약 지금 음악이 싫으면 소비하지 않으면 되고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제 포인트는 제 입장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제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인터뷰에서 감명 깊었던 게, 사실 이런 잣대가 모든 아티스트에게 대입된단 말이에요. 타일러도 초창기 커리어엔 변태적인 정서로 사랑받았지만, 그 이후에 그런 색이 많이 없어지니까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 달란 질문에 타일러가 “나는 그때 이후 전세계를 돌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내 생각도 바뀌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도 바뀌어서 그때 같은 앨범은 만들 수 없어”라고 말한 것에 공감했어요. 예전 하이라이트가 좋다고 하면 좋아. 재미있게 했었어. 그런데 지금도 지금대로 커리어를 쌓아서 지금으로 온 건데 “예전의 그게 너희 본연의 모습이었어”라고 하면 그건 사실이 아니니까요.
유 : 지금 말씀하시는 스탠스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는데요, 제가 봐 왔던,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있는 팔로알토님의 스탠스는 그런 말에 예민하고, 화나 있고,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만 하고, 망했다는 말이 금전적으로 망했다는 게 아닌데 근거로 수익적인 측면들을 얘기하고 계시고… 물론 그때에 비해서 변하셨고, 나이도 드셨고, 가정도 있으시고, 회사의 직원들이 더 생기는 그런 인간적인 부분들을 이해는 하지만…
팔 : 제가 결혼하고, 직원들이 더 생겼다고 해서 무언가 바뀌진 않았어요. 음악을 하는 태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물론 아예 똑같진 않겠지만, 무슨 노선을 바꿨다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그걸 확실히 얘기하고 싶었어요.
태 : 저는 팔로알토님이 그런 얘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셨으니 그런 얘기를 하지 말자는 주의거든요. 본인이 싫다는데 계속 할 수는 없으니까… [Hi-Life]나 [탑승수속] 같은 예전 하이라이트 앨범들을 저도 좋아하고 즐겨듣긴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로 인해 아티스트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좋은 현상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 주의입니다. (멜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유저들이 있잖아요. 그 분들을 보았을 때 태풍님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그 분들이 그냥 그렇게 느끼시는 거니까 그거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그게 아티스트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은 해보고서 글을 쓰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 저도 굳이 게시판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하나 싶어요. 그런데 저도 예전부터 최근까지의 음악을 쭉 들어보면서 느낀 건, 아까 말씀하신 “하고 싶은 음악이 달라진 거지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라는 말에 공감을 해요. 예전의 하이라이트보다 지금의 음악이 더 다채로워졌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아쉬웠던 건 강경하게 나가야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꼭 저렇게까지 할 필요 있을까?”라고 생각할 거 같아요. 평소에는 “지금의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말씀하시다가 갑자기 “꺼져”라고 하면 팬이든, 팬이 아니든 당황스러운 거죠. 방송에서 보여주신 모습은 그게 아닌데, 중간 단계 없이 갑자기 “듣지 마세요”로 나오는 게 아쉬웠던 부분이 있어요.
유 : 저는 계속 반대 의견을 드렸는데, 그게 제가 반대해서가 아니라 전 팔로알토님 엄청 팬이고 중학교 때부터 [발자국] 들었을 정도로 팔로알토라는 사람에게 받은 정서적 영향이 있거든요. 그 사람이 “꺼져”라고 하는 게 저는 충격을 받아서 여기 신청한 거였어요. 팔로알토님의 마음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게 아니라, 대처 방법이 원래 있었던 팬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팔 : 제가 그렇게 반응하는 게 네거티브한 거니까 그럴 수도 있죠. 그리고 어쨌든 그렇게 했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생긴 거고… 사실 미안하지만 저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네거티브함이 “이 사람 나이스한 사람이었는데 왜 이렇게 까칠해졌지?”라고 보는 사람 입장에선 기분이 안 좋을 수 있지만, 저는 저 나름의 과정이 있었고 그 당시 나왔던 앨범들은 오히려 트랩충, 에이셉 라키(A$AP Rocky) 따라한다고 욕먹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그 앨범들을 듣고 자란 사람들이 생기고,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영향력이 커지니까 설득력이 부여되고 환상이 커지는 거죠. 사실 [Hi-Life]를 내고 정산이 많이 되지 않아서 놀랐었어요. 저희 스스로도 당시에 내부적으로 “이 앨범 잘 만들었는데 이슈가 안 되네?” 했었는데 지금은 레이블 컴필레이션 중에 제일 잘 만들었다고 평가되니까… 저는 반 고흐(Van Gogh) 같다고 생각해요. 반 고흐가 생전에는 불행했지만 죽고나서 개짱이 됐잖아요. 그런 거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 인수합병 같은 경우도 그 당시 (여론이) 부정적이었어요. “문화 어쩌고 하면서 문화 X같이 만드는 곳이랑 하이라이트가 하네?” 그런데 저는 하이라이트 창립했을 때 초창기 멤버들에게 “우리 5년 동안 해 보고 답 없으면 다 관두자”고 말했었거든요. 딱 신기하게 5년차 때 그런 대기업과 함께 일을 할 수 있게 됐어요. CJ 말고도 투자 관련해서 여러 제안들이 들어왔었지만, 저희가 CJ와 일을 하게 된 건 가장 저희의 가치를 높게 쳐 줬고, 설탕 팔아서 만든 대기업이 이 정도의 금액을 우리의 지분으로 쳐준다고 하니 너무 뿌듯했고, 저희의 그동안의 창작 활동을 그들이 인정해 줬기 때문에 행보를 비슷하게 이어가는 거지 갑자기 연습생 5년 트레이닝시켜서 아이돌 그룹 만들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때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었지만 사실 그게 많은 기업들의 성장 과정이란 말이에요. 카카오톡도 소수가 만들었다가 기업과 만나게 돼서 완전 커진 거잖아요. 제가 힙플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학생들이나 요즘 친구들이 사회 경험이 없다 보니 그냥 대중문화랑 타협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더니 “요즘 친구? 꼰대네?”가 되더라고요. 저와 저희 회사가 그 동안 해온 게 보답받아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데 시작점에서 이미 사람들이 응원을 안 하는 거잖아요. 그것에 대해 허탈감을 느꼈고 후에 여러 사건들이 터지면서 여론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는데 작년, 올해 들어서 또 과거 하이라이트 얘기를 하면 제 입장에선 서운하고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져요. 그리고 차분하고 젠틀하게 얘기했지만 사람들이 제 의중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에 저는 존중이 없다고 느꼈고 저도 저 사람을 존중하지 않겠단 스탠스가 되었던 거죠. 이걸 단기적으로 봤을 때 그냥 “꺼져”만 보고서는 놀랄 수 있겠지만 저에겐 감정의 움직임이 계속 있었던 거죠.
7. 이야기를 나누어본 소감
멜 : 어떻게 보면 커뮤니티 팬분들과 아티스트 분들께서 서로 몰랐던 맥락을 공유하는 시간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이야기를 나눠 보면서 세 분께서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소감을 간단하게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 : 일단 보니까, 태풍님, 이선욱님 같은 경우는 이미 스탠스가 이해를 하고 계신 분들인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렇고요. 그런데 사실 팔로알토님이 지금 하신 말씀들 정도로는 이해를 안 하고 있는 사람들이 설득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잘못 모인 거 같아요. 너무 이상적인 사람들만 모여 있었어요.
이 : 애초에 이 자리의 목적이 서로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알고 오해가 있었다면 해결해 보자는 의도였기 때문에, 저는 감정적인 움직임 등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돼서 의미 있던 자리라고 보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성을 가지고 이 씬을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힙합의 가장 큰 매력이 다양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같은 비트에도 다른 가사를 써서 리믹스 버전을 낸다던지 하는 것도 힙합 장르만의 특성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랩은 이래야 해” “이 장르는 이래야 해”보다는 어떤 아티스트든 계속 생각이 바뀌면서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는 거고, 비단 팔로알토님에게뿐만 아니라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단순히 예전 게 더 좋다고 해서 지금의 것을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태 : 그냥 음악을 즐겨듣는 팬과 직접 이 씬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는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컨텐츠가 그 간격을 좁히려고 만든 건데 사실 이 영상이 나간 후에도 댓글이나 게시판에서 어떤 부분이 꼬투리 잡혀서 또 논란이 될 수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리스너와 플레이어는 보는 세계가 다르잖아요. 어쩌면 팬들이 모르는 곳에서 더 추잡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고… 어쨌든 이런 자리처럼 서로의 간격이 조금이라도 좁혀져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커뮤니티가 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을 하는 컨텐츠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팔 : 저도 공감하는 게, 저도 힙합엘이에 토론회를 제안했는데 며칠 지날수록 “이걸 한다고 뭔가 바뀌진 않겠다…” (생각했어요.) 왜냐면 이 토론회를 한다고 했을 때 또 게시판에서 “토론회 자체가 문제다. 팔로알토의 권력 남용이다”라는 말도 있었고 심지어 제가 영상을 촬영할 때 “반말로 하면 싫어하겠다, 꼬투리 잡히겠다”하고 고민했지만 친근감 있게 가려고 반말로 했는데, “싸가지없게 반말하네?”라고 돼서… 사실 불가항력인 건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고 이 영상이 편집되어 나갔을 때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오가겠지만, 결국 제가 이걸 하려고 결정하고 진행하는 이유는 그래도 이런 컨텐츠를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지만, 하게 되면 의견이 생기잖아요. 그리고 제가 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더 많이 생각하고 공부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어떤 문화에 대해서는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요새는 설명하면 안 되는 문화니까 이모지, 단답 같은 걸로 해결되는 세상이어서 어떤 문화 내에서 사라지는 부분도 너무 많거든요. 저는 제가 스스로 느끼기에 “나 정도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라면 최대한 알려줘야 되겠다”(라고 느낀 게) 저만 해도 어렸을 때 래퍼들이 한 얘기나 가사에 쓴 내용들을 보면서 배웠거든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닙시 허슬(Nipsey Hussle)이 죽기 바로 몇 시간 전 트위터에 올렸던 내용이 “강한 적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Having strong enemies is a blessing)”였는데, 무서운 게 결국엔 닙시 허슬을 싫어하는 사람이 총을 쏴서 죽인 거잖아요. 그런 글들도 저는 보면서 느끼는 게 있거든요. 그래서 이게 피곤한 일이고, 이렇게 한다고 바뀌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런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저는 사실 오늘 여기 오는 사람들을 설득해야겠다는 기대도 안 했어요. 그냥 이 상황 자체를 기록으로 남겨서 사람들이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심바랑 자리할 때도 그랬거든요. 어느 부분에서는 생각의 갭이 좁혀지지 않지만, 그건 사람들이 보고 판단하는 거에요.
8. 이상적인 힙합 커뮤니티의 모습
태 : 콸라 같은 네임드 있는 래퍼들의 앨범이 나오면 한 번씩 들어보고, “이번 앨범 어땠다”라고 간단하게라도 좋으니까 음악 얘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자기가 잘 모르는 아티스트의 음악은 일부러 잘 안 들으려 하는데, 잘하는데 이름이 없어서 언급이 잘 안 되는 사람들을 추천하는 글들이 활발해졌으면 좋겠고, 추천글이 올라오면 “속는셈 치고 들어볼까?”하는 문화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는 사운드클라우드, 유튜브를 많이 듣는다고 생각하는데 듣다 보면 잘하는데 안 유명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는 움직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유 : 태풍님이 방금 말씀해 주셔서 생각난 건데, 잘하는 사람 사이에서 주목을 만들어내는 것도 뮤지션의 몫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이 다 디깅해서 찾아들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잘 하는 사람은 엄청 많으니까 또 그 안에서 차별성을 만들어내서 주목받을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게 뮤지션의 몫이지, 팬들이 알아서 해 달라고 요구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팔로알토님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팔로알토님이 싫어하는 걸 싫어할 시간에 좋아하는 부분에 서포팅을 했으면 좋겠다고 쓰셨던 글에 저도 공감을 했고, 제가 팔로알토님 음악을 어렸을 때부터 들어오면서 느꼈던 정서거든요. 본인도 그렇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요즘의 모습들은 사실 부정적인 것들에 집중하고 키워오는 식으로 보였어서 팬으로서의 실망 같은 게 살짝 있었거든요. 저의 개인적 바램입니다.
팔 : 저도 요즘 느끼는 게, 사람이 너무 다양하고 어떤 사람이 제 인스타를 보는지 모르잖아요. 아까는 그런 거 덕분에 이 자리가 생긴 게 의미 있고 성공적이라고 얘기했지만, 저에 대한 (유오닐님의) 진심 어린 조언들은 제가 충분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도 최대한 긍정적인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도 스스로 마인드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편인데, 기분이 안 좋을 때 오히려 작업에 더 열중해요. 사실 이런 주제에 대해서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건, 아까도 말했지만 강경하게 얘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저의 감정의 극까지 가져왔다고 생각해서 이 토론회가 열리기 전의 중간 기간 동안 전혀 그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어요. 저는 제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하이라이트의 대표로서 제 바램들을 강력하게 어필한 거에요. 보시는 분들도 이 토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의 마음 상태나 그동안의 생각의 과정들만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 사실 힙합이란 문화 자체가 단순히 음악에만 국한된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커뮤니티 게시판에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내용들이 올라오는 건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자유롭게 그런 생각을 쓰되 다른 사람들도 그런 글들을 존중해 줬으면 좋겠어요. 물론 쉬운 일이 아니지만, 만약 존중하되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 비판하면서 지적해 주시면 되는 거고요. 하나의 음악을 다양한 측면에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티스트와 리스너 분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더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고 더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한쪽으로만 보시지 말고 다양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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