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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브라더스 - 그들이 외치는 청춘의 소리를 들어라! 리드머 작성 | 2011-04-05 22:4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7 | 스크랩스크랩 | 25,678 View 확대보기
[청춘의 소리] EP로 데뷔한 듀오 투게더 브라더스(BK 블락 & 지조)는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청년들이다. 예를 들어 누구나 데뷔하기까지 힘겨운 일화 하나쯤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지만, 이 청년들의 말을 듣다보면, 내 친구, 혹은 내 동생이 겪은 일처럼 느껴지는 묘한 감정이 인다. 씬을 바라보는 시선도 겸손하면서 거침없다. 인맥이 부족해도 진심으로 존경하는 이들에게 고개 숙여 먼저 다가가고 자신들이 좋은 기량을 선보이면 알아서 인맥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말이 치기보다는 진정성있게 들리는 이유가 이들이 이제 20대 후반에 들어선 늦깎이 신예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여기 이 시대를 사는 두 청년이 외치는 청춘의 소리를 들어보시라.
리드머(이하’리’): 둘은 처음에 어떻게 만났어요?
지조: 저희 둘 다 술을 좋아하다 보니까 술집에서 만났어요.
BK 블락: 원래 저는 따로 팀이 있었어요. 마침 제가 아는 동생 중에 지조와도 아는 녀석이 저희 둘을 서로 소개시켜줬고요.
지조: 말하자면, 이런 셈이에요. 둘 다 부인(팀)은 있는데, 각자 팀을 깰 수는 없지만, 언젠간 같이 작업을 한번 하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죠. 그러다가 공교롭게도 저희 둘 다 이혼을 한 거예요. 그리고 이혼한 사람끼리 재혼했다고나 할까요? 처음에는 한두 곡만 해보자고 했다가 EP까지 가게 된 거고요.
리: 팀 이름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요?
지조: 제가 샘플 디깅을 하던 중에 [투게더 브라더스]라는 영화의 OST 수록곡을 들었는데, 정말 좋은 거예요. ‘아, 이건 진짜 우리 색깔하고 맞다.’ 싶었죠. 또, 우리가 하려는 음악은 그냥 세상얘기인데, JK형이 "행복의 조건“이란 곡에서 박승일 씨의 얘길 한 것처럼 내 얘기와 고충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그냥 ‘브라더’가 아니라 ‘함께하는 브라더’라는 의미에서 지었어요. 원래는 ‘투게더 브라더스 앤 시스터’로 하려다가 너무 길어서 줄였고요. (웃음)
리: 둘이 어떤 부분이 그렇게 통하던가요? 랩부터도 톤이 극과 극인데....
BK 블락: 그런 거 있잖아요. 저랑 반대되는 성향의 사람에게 더 끌리는 거. 음악적으로 봤을 때 목소리 매치가 되게 잘될 것 같았어요. 처음에 소개받고 랩을 들었을 때부터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몇 곡을 같이 해봤는데, 은근히 괜찮더라고요.
지조: 제가 키가 작기 때문에 늘씬하고 키 큰 여자를 보면 “오~!” 이러는 것처럼 다르니까 하게 된 거 같아요. 저에게 없는 좀 걸쭉한 면, 로우한 면이 있어서요.
리: 까놓고 말해서 지조 씨의 랩이 톤부터 더 튀는 편이에요. BK 블락 씨 위기감 안 느끼나요?
BK 블락: 근데 그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로우톤 랩퍼랑 하이톤 랩퍼를 동시에 들었을 때 더 기억에 남는 건 하이톤인 것 같거든요. 특히, 이번앨범에서 저는 기교를 안 부렸거든요. 거의 정박으로 갔거든요.
리: 이번에는 그럼 자제했다? (전체웃음)
BK 블락: 뭐 일부러 자제한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런 걸로 따져봤을 때 지조 랩이 더 와 닿을 수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근데 가사를 천천히 음미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겁니다. (웃음)
지조: 형이 아직 보여줄게 정말 많고 그만큼 스펙트럼이 되게 넓은 거 같아요. 근데 제가 볼 때는 꼭 목소리 톤 때문에 제가 튀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실력 때문이죠.
리: BK 블락 씨의 공격에 이어 지조 씨가 치고 빠지기로 응수했습니다. (웃음)
BK 블락: 팀이지만, 사실 적이에요. (지조를 보며) 언제 뒤통수 칠 거야? (전원웃음)
리: 지조 씨는 언제부터 프리스타일을 했던 거예요?
지조: 랩 시작하면서 비슷하게 시작했어요. 프리스타일에 대해 안건 이현도 씨의 [완전 힙합]을 통해서였고요. MP에서 라이브 실황을 그대로 옮긴 트랙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프리스타일에 대해 찾아보고 비트박스도 연습하고 그랬죠.
리: 이전에도 대회에 참가했었어요?
지조: 한창 JJK나 헉피(허클베리 피) 형이랑 강남역에서 붐박스 틀어놓고 프리스타일하며 놀곤 했는데요, 2004년에 100만원 상금을 건 랩 배틀 대회가 있었어요. 그래서 같이 나가보자고 해서 출전했었죠. 근데 그때 제가 1차전에서 639(딥플로우)한테 졌어요. 그리고 그날 JJK가 우승했고요. 전 1차전에서 떨어지니까 굉장히 벙찌더라고요. 그다음부터 랩 배틀을 싫어했어요. 그냥 내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2009년에 재지 아이비 형 덕분에 ‘서울 시티 락커스(SEOUL CITY ROCKERS)’에서 오프닝 공연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신나게 바운스를 타고 있었는데, 메이크-원(make-1) 형이 랩 배틀 타임에 한 명이 부족하다고 아무나 할 사람 올라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주변에서 저한테 해보라고 부추겼는데, 솔직히 오프닝 공연까지 했는데, 랩 배틀하다 지면 어떡하나 싶더라고요. 결국, 성화에 못 이겨서 나갔는데, 우승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 자리에 있었던 줄루네이션(Universal ZuluNation)의 회장이신 요다(DJ Yoda X) 씨가 직접 재킷까지 선물해줬었어요. 그리고 2010년에 프리스타일 타운에서 활동을 하다가 여러분이 아시듯 2010 프리스타일 데이 랩 배틀 대회에서 우승을 한 거예요. 뭐 이제 프리스타일은 그냥 일어나서 엄마 앞에서도 많이 해요.
리: 어머니가 당황해하지는 않으시던가요?
지조: 처음에는 뭐하는 거야 하시다가 나중엔 좋아하시더라고요. (웃음)
리: 둘 다 20대 후반이에요. 어떻게 보면 한국남자로서 적당한 시기에 취업을 한 거고, 다르게 보면 늦게 음악을 시작한 건데 데뷔시점에 대한 생각은?
BK 블락: 매우 늦었다고 생각하죠. 근데 더 늦었으면 아예 못 나왔을 거예요. 그리고 이번 앨범을 내게 되기까지 같이 한 것도 있지만, 솔직히 지조가 더 많이 신경을 썼거든요. 저는 작년에 일을 하면서 앨범을 준비하느라 지조가 이만큼 해주면 따라가기에 바빴어요. 그런 면에서도 지조한테 미안한부분이 많았죠. 원래는 작년 9월쯤에 앨범이 나왔어야 했는데, 계속 이것저것 때문에 밀어지다가 한 3달 늦게 나온 거예요.
리: 무슨 일을 하면서 앨범작업을 했어요?
BK 블락: 처음에는 용산에서 컴퓨터 부품 배달을 했죠. 그러다가 혼자 생활했는데, 돈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태원의 바(Bar)에서 일을 했어요. 일하면서 욕도 많이 먹었죠. 근데 곡 작업은 작업대로 너무 지지부진하다보니까 참 힘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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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데뷔전 평택에서 되게 어렵게 생활했다고 들었는데....
BK 블락: 이게 얘기가 좀 길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가 있었는데, 같이 음악하자고해서 그 친구 부모님 도움으로 아파트를 얻었었어요. 그곳에 작업실을 차려놓고 지조를 소개시켜준 동생과 함께 셋이 생활을 했죠. 그런데, 같이 팀이었던 그 친구가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음악에 집중을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음악을 제대로 할 건지 안 할 건지 선택을 하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만하자더라고요. 그길로 전 짐 싸들고 나왔어요. 그 친구랑 같이 살던 동생하도 사이도 이미 벌어진 상태였고요. 근데 전 당시 집에 음악 하는 걸 얘기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장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더구나 그때가 4학년2학기 시작할 때였거든요. 이제 논문 쓰고 졸업준비할 때인데 전 학업을 완전히 다 놓고 있던 상황이었죠. 그래서 학교 뒤 쪽에 있었던 쪽방촌으로 들어갔어요. 집에서 서면 제 머리가 천장에 딱 닿을듯한 그런 곳.
리: 거기선 좀 버틸 만 했어요?
Bk 블락: 월세가 10만원 조금 넘었거든요. 4학년2학기동안 그곳에서 지냈는데, 겨울에도 보일러를 못 틀어서 전기방석 끌어안고 자곤 했어요. 근데, 이런 것보다도 제가 당시에 엄청 방황했거든요. 학업도 포기하면서 음악에 열중했는데, 한순간에 다 날아가 버렸으니까요. 일부러 밖에도 안 나가고, 사람도 안 만났어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생각이 이상해질까봐 계속 영화를 틀어놓고 술 먹고 담배피고.... 생각도 점점 멍해져갔죠. 그러다가 리드머에서 RMW(리드머 마스터즈 워크샵) 모집 공고를 보고 간 거였어요. 혼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저 음악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음악 하길 원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었어요.
리: RMW와 함께 앞서 말한대로 지조 씨와 결합하면서 마음을 다잡게 된 거네요. 앨범이야기를 해보죠. 이번 EP를 들어보면 투게더 브라더스의 음악엔 좀 독특한 지점이 있어요. 집시음악냄새도 나고 의도한 촌스러움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타이틀만 봐도 그렇고.... 우리가 캐치한 게 어느 정도 맞나요?
지조: 사실 처음에는 일부러 촌스럽게 가자던 건 아니었어요. 뮤직비디오는 그렇게 연출했지만요. 근데 자연스럽게 저희의 색깔이 나온 거 같아요. 저희가 랩하는 것도 그렇고, 살아온 방식도 촌스럽고.... 밥을 먹어도 호텔 뷔페는 진짜 소화가 안 될 정도로 익숙하지 않고 하다못해 파스타를 먹어도 소화 안 되서 떡볶이라도 먹어야 되고, 어묵국물이라도 먹어야 되는 게 저희에요. 그런 게 음악에 묻어 나오다보니까 힘든 내용이나 기쁜 내용이나 다 촌스러웠던 거 같아요.
리: 디제이 샤이닝 스톤(DJ shinin’stone) 씨의 음악도 한몫했죠.
지조: 맞아요. 이 친구 비트는 언제나 LP노이즈가 있고 드럼도 깔끔하고 세련되거나 전자음이 섞이기보다는 묵직하고 로우파이(Lo-Fi)하니까요. 그런 느낌이 좋았어요. 샤이닝 스톤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만히 집중하다보니까 그런 가사가 나왔고, 저희 생활도 그랬고…….
리: 샤이닝 스톤 씨와는 어떻게 만난 거예요?
지조: 제가 팬이었어요. 이 친구는 이미 정규를 낸 친구고 음악을 좋게 들었었는데, ‘서울 시티 락커스’ 때 있기에 얘기를 했죠. 내가 이런 사람인데 당신앨범을 너무 좋게 들었다고. 작업실 한번 찾아가고 싶다고. 근데 이후로 기회가 잘 닿지 않아서 못 만나는 상황 속에서도 제가 주기적으로 연락을 했어요. 그러다가 결국, 1년 정도 지난 다음에 작업실에 가게 됐죠. 소주 싸들고. (웃음) 당시에 제 랩을 들려주면서 만약, 내 랩을 좋게 들었다면, 몇 곡정도 같이 해보자고 했어요. 그러다가 마음이 정말 잘 맞아서 다음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가면서 교류를 하게 됐죠.
(동석했던 샤이닝 스톤이 말을 덧붙였다.)
샤이닝 스톤: 원래는 두 곡정도만 도와주려고 했는데, 마음이 통해서 전곡을 다 함께하게 된 거에요.
지조: 그때 자기 하드에 있는 비트들을 많이 들려줬어요. 몇 년 전에 한 것까지.... “청춘의 소리”도 5년 전에 만든 비트라고 알고 있어요.
샤이닝 스톤: “청춘의 소리”는 5년도 더 됐어요. 2003년에 만든 거거든요.
리: 와, 한 8년 전거네요?
샤이닝 스톤: 아마 “청춘의 소리” 들어보셨을 거예요. 예전에 제가 리드머에 올렸던 곡들 중에 2~3곡이 이번 앨범에 들어갔거든요.
리: 아하, 당시 샤이닝 스톤 씨 비트가 추천도 많이 받고 반응 좋았죠. (웃음)
샤이닝 스톤: 그러니까 투게더 브라더스를 만났을 때 ‘이게 정말 운명이고 인연이구나!’라고 느꼈던 게 현수(BK 블락)형도 그렇고 가장 먼저 사람들과 소통했던 곳이 리드머였다는 거였어요. 이곳을 통해 8년 전에 올렸던 노래가 이번 CD에 담겨있는 거죠.
리: 왠지 뿌듯하네요. (웃음) 투게더 브라더스 음악은 앞으로도 이러한 성향의 프로덕션을 고집할 생각이에요?
지조: 아니요, 그런 고집은 없어요. 앞으로 보여줄게 정말 많아요. 저는 이것저것 다하고 싶어요. 재즈힙합, 일렉트로니카 힙합 다 좋아요. 뽕짝 힙합, 엔카 힙합, 록 힙합 다해보고 싶어요. 간혹, 리얼과 페이크를 구분 짓고는 하는데, 그게 중요할 수도 있지만, 누구는 리얼 힙합, 누구는 댄스 힙합이니까 페이크, 이러는 건 좀 그런 것 같아요. 어떤 장르든 멋지게 융합하는 게 힙합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리: 음, 다양한 스타일에 대한 욕심은 좋지만, 자칫 잘못하면, 음악적인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장르와 결합하든, 또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든지, 투게더 브라더스가 힙합그룹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분명히 고민이 필요할 거라고 봐요. 가령, 요즘 가요계에서 나오는 ‘힙합’이라 불리는 음악들 중에는 욕을 먹는 음악들이 있단 말이죠.
BK 블락: 근데 저희는 원래 처음부터 음악을 할 때 선을 그어놓지 않았어요. [청춘의 소리]를 준비할 때도 그랬고요. 저희는 뭔가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면서 곡을 만드는 편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곡이 나오면, 지조가 바로 곡을 들으면서 후크를 만드는데, 그냥 프리스타일하는 것처럼 흥얼흥얼 대면서 만들거든요. 그렇게 기본 틀만 잡아놓고 랩을 매치해가면서 맞추는데 댄스든, 일랙트로니카든, 뭐든 간에 저희는 그런 식으로 하다보면 어차피 저희만의 색깔이 있으니까 그 안에서 녹아날 거라 생각해요. 그러니까 굳이 특정 스타일로 국한을 안지어도 저희가 하던 게 힙합이니까 설사 요즘 나오는 메이저의 댄스 비트에 랩을 해도 그것과 같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리: 그게 이상적이지만, 쉽지가 않다는 게 문제에요.
지조: 중요한 건 지금 슈프림 팀(Supreme Team)이나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th)처럼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그런 생각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변질됐다고 생각해요. 확실히 전에 했던 음악이랑은 달라졌으니까요. 그건 확실해요. 중요한건 태도인데, 솔직한 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요. ‘나 이 얘기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그 얘기하지말래서 자꾸 이상한 얘기하고 있어.’ 이러는 건 아니죠. 항상 이것도 힙합이다, 저것도 힙합이다 하니까 문제가 되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랩을 하든 비트를 만들든 그 사람의 진실한 태도, 바로 솔직함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되 선은 지켜야하고 그 선은 바로 태도와 뮤지션으로서 신념인 것 같아요. 신념이 변하지 않았다면, 언더그라운드에서 메이저로 진출한 사람들이 지금 같은 음악을 하진 않았겠죠. 솔직히 아쉽잖아요.
리: 공감합니다. 근데 일단 지금 지조 씨가 한 말씀은 후에 투게더 브라더스의 족쇄가 될 수도 있어요. 특히, 저희는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전체웃음)
BK 블락: 근데 또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거 같아요. 저희끼리도 그런 얘기 많이 하거든요. ‘만약 나중에 우리도 회사를 잡아서 메이저에 진출하고 예능에도 나가면서 돈을 좀 벌게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될까?’하는.... 근데 솔직히 마음으로 대답하는 얘기는 지조가 한 얘기인데, 선뜻 대답은 못하잖아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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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보면, 돈 없고 빽 없어도 청춘과 꿈이 있기에 달려간다는 거예요. 하지만, 실제 삶은 그리 녹록하지 않잖아요. 이건 스스로 의지를 다지기 위한 외침일까요, 아니면, 진짜로 긍정적인 건가요? 아니면, 원래 집이 좀 사는지?
지조: 처음에 말씀한 부분이 맞는 거 같아요. 솔직히 이런 노래를 만든다고 해도 제가 그렇게 살진 못하거든요. 아무리 원래 불공평한 거 알고 시간은 공평하다고 생각해도 제가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건 제가 더 잘 알거든요. 그러니 이렇게 음악을 통해서 스스로 의지를 다지는 거죠. 다만, 좀 아쉬운 건 청춘에 대해 얘기할게 더 많았는데, 하지 못한 거예요. 진짜 나중에 진짜 한 열 몇 트랙은 더 쓸 수 있어요. ‘청춘’은 사시사철 봄이잖아요? 봄엔 어디든지 다 갈 수 있고요. 그냥 알몸으로 다녀도 봄이 좋고.... 그런 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청춘의 소리]에서....
리: "위로"라는 곡에서는 음악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어요. 음악이 정말로 자신을 일으켜줄 만큼 대단하다고 느꼈던 순간이나 기억이 있나요?
BK 블락: 일단 "위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가사를 몇 번이나 엎었어요. 지조는 초반에 이미 써놨는데, 전 일하면서 생활 패턴도 다 깨지고 몸이 되게 힘든 시기라 가사를 못 쓰고 있었어요.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집중도 안 되고 제 생각이 가사에 잘 녹아들지를 않더라고요. 그렇게 몇 번을 엎다가 한순간에 이게 나왔어요. 투게더 브라더스를 결성하고 다시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음악의 소중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지조: 전 군대에 있을 때 한 70일도 안 됐는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100일이 되기 전에 휴가를 나갔거든요. 이어지는 가장 빠른 휴가가 일병휴가인데, 군대 다녀온 분들은 알겠지만, 늦게 쓸수록 좋기 때문에 미루다보니 거의 1년 가까이 군대에서 나갈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막 밖에 나가고 싶어서 혈안이 되어있을 때 수첩에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걸 적어요. 엄마 보는 것, 꽃등심 먹는 거, 당시에 여자 친구가 없었으니까 여자랑 한번 자야겠다는 생각 등등, 그렇게 쓰다보면, 정말 행복한 거예요. 근데 그 중에서도 진짜로 하고 싶었던 게 바로 내 방에서 스피커로 힙합음악 한 곡을 듣는 거였어요. ‘엄마아빠한테 죄송하고, 섹스도 하고 싶지만, 그건 못해도 돼. 휴가 하루 반납하더라도 한곡만이라도 크게 듣고 싶다.’ 이런 심정이었거든요. 그때 느꼈어요. 군대가 진짜 X같지만 이렇게 X같은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내가 진짜 원하는걸 알게 해주는구나.
리: 군대가 많은 걸 느끼게 해주죠. (웃음) “올레”는 뮤직비디오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투게더 브라더스의 색깔도 확실하게 드러내줬고. 촬영하게 된 이야기 좀 해주세요.
BK 블락: 지조 친구 중에 영상 쪽에 관심이 있던 친구가 있는데, 미국에 잠깐 유학 가있다가 잠깐 귀국한 상태에서 셋이 신사동 어느 고기 집에서 만났어요. 한참 영상얘기를 하다가 제가 "올레"를 감독한 친구를 그 자리에서 불렀죠. 그렇게 그 자리에서 이야길 하다가 계획을 세우고 촬영하기로 정하게 됐어요. 촬영을 아침 9시부터 했는데, 잊혀져가는 서울의 도시를 담고 싶었어요. 투게더 브라더스라는 이름이 어떻게 보면 약간 촌스러운 느낌도 있잖아요. 이걸 찍는데 서울을 그날 완전 다 돌았어요. 뭐 인사동과 동묘부터 시작해서 안 쉬고 돌다보니 오후 7시쯤 되니까 서로 너무 지친 거예요. 그래서 한강공원에서 햄버거를 셋이 먹고있었는데, 이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진짜 군대에서 행군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더 힘든데 약간 깨어있다는 느낌. 그렇게 다시 힘내서 그날 12시간이나 넘게 촬영했어요. 그렇게 완성하고 일주일 뒤에 처음 만났던 고기집에 가서 똑같은 자리에 앉아서 서로 차축을 했어요. 그 순간이 정말 행복했어요.
리: 지조 씨는 프로듀싱에도 욕심이 있는 거 같은데, 지금 어느 단계인 건가요?
지조: 비트를 만들긴 하는데, 제가 판단했을 때 아직 온전하게 내놓기엔 조금 부족한 거 같아서 계속 연습중이에요.
리: 크레바(Creva) 씨는 좀 생소한 프로듀서인데 소개 좀 해주세요.
지조: 프지(Pjie the PHAT)라고도 하는데, 원래 밀림에서 좀 유명했었어요. 잠깐동안 일등도 많이 했었고요. 당시 이 친구가 주유소에서 일을 하면서 낮에는 비트를 만들고 밤에는 기름을 넣으면서 생활했는데, 결국엔 그 주유소 대리까지 진급했었어요. 자수성가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다가 주유소가 너무 지겨워서 그만두고 지금은 사진보정하는 작업을 하면서 비트를 만들고 있는데, 옛날부터 친구였어요. 이번 EP에는 비록 한 곡만 참여했지만, 이제 더 많이 참여할 것 같아요. 그 친구는 샤이닝 스톤과는 다르게 하이파이(Hi-Fi)적이고 전자음도 좋아하는 친구에요.
리: 씬을 밖에서 볼 때와 안에 뛰어든 다음 봤을 때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뭐였어요?
BK 블락: 큰 그림은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같은데, 자세한 부분은 아무래도 생각보다 다른 면도 있는 거 같아요. 사람이 뭘 하기 전에 생각만하고 바라봤을 때 느껴지던 감정이랑 막상 그걸 경험하고 나서 느껴지는 감정이 되게 많이 다를 때가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큰 그림은 똑같은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사람들과 관계에 얽힌 놀라운 얘기들도 많고 재미있는 얘기들도 많더라고요. 좀 그렇다고 느낀 건 이 안에서도 뭔가 정치를 해야 되고 인맥이 중요하다는 것 정도?
리: 사실 암암리에 얘기되는 부분이지만, 인맥이 중요하긴 하죠. 투게더 브라더스의 인맥은 좀 어떤가요?
지조: 저희는 인맥 네트워크로 따지면 뭐 모뎀정도죠. 있긴 있어요. 저희를 좋아해주는 형도 있고.... 근데 너무 느려요. 아무래도 저희는 한 명 한 명 다 찾아뵈어야 하니까요. 수다쟁이형이나 본(Von) 씨처럼 저희 공연장을 찾아주는 분들도 있지만요. 사실 암암리가 아니라 인맥이 대놓고 좀 중요한데, 그건 저희 몫인 거 같아요. 인맥이라는 건 세계 각국에 다 있는 것 같거든요. 인간이니까요. 아직은 인맥이 좀 없지만, 그것도 뭐 저희가 진짜 기똥차게 랩을 잘하면 먼저 찾아주시는 분들이 생기지 않겠어요? (웃음)
BK 블락: 이게 저희가 앨범 피처링 섭외할 때도 그렇고 쇼케이스에 공연진을 섭외하면서도 그렇고 되게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 사람의 음악성을 존경해서 진짜 같이해보고 싶어서 찾아가 부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사람의 인기나 인지도만 봐서 아무데나 다 찌르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대요. 근데 저희는 그 사람의 인기나 이런 건 신경쓰지 않아요. 저희가 지금 친한 분들을 처음 만났던 자리는 항상 인간적인 자리였거든요. 저만해도 성격덕분인지는 몰라도 진짜 존경하는 사람들한테는 먼저 다가가요. 전 평소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누가 말거는 것도 솔직히 싫어하는 편이거든요. 근데 음악적으로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리스펙을 보내는 자세로 먼저 다가갔어요. 그렇다고 나중에 이 사람이랑 친해져서 꼭 피처링을 받아야겠다는 맘은 없고요. 이게 중요한 거 같아요. 일단 인간적으로는 다 친해지고 싶지만, 이런 걸 이용하고 싶진 않아요. 지금처럼 굳이 연락을 하고 만나려고 안 해도 저희가 지금처럼 이 자세를 지키면서 좋은 음악을 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연락이 되서 만나게 되겠죠.
리: 인상 깊네요. 지조 씨가 느낀 다른 점은 뭐였어요?
지조: 구체적으로는 아직 모르겠어요. 다만, 제가 느끼는 감정은 동물원에 정말 가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제가 앨범을 내고 입장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저는 이제 관람객이 아니라 그곳의 동물이 되어서 쇼하고 싶은 그런 입장이고요. 분명히 아주 빡센 곳인데 재밌죠. 저도 이제 뭔가를 보여주고 싶고.... 지금은 비록, 카나리아 새 정도 레벨이지만, 목표는 호랑이입니다. (웃음)
리: 정규앨범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어요?
지조: 이제 트랙이 좀 나왔어요. 가사도 쓰는 중인데, 아직 몇 퍼센트라고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 아마 가을에 나올 것 같아요. 목표는 9월이고요.
리: 어떤 앨범이 될까요?
지조: 컨셉트는 아직 확실하게 잡지 않았는데,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볼 예정이에요. 예를 들어 전자음도 들어갈 것 같고요. 그렇다고 저희 색깔이 확 바뀌는 건 아니고요.
리: 앞으로 목표한 바가 있다면?
지조: 결론적으로 저희의 음악적인 목표의 롤 모델은 아웃캐스트(Outkast)인 것 같아요. 아웃캐스트가 예전에 되게 멋있는 인터뷰를 했더라고요. 인터뷰어가 ‘당신들의 장르를 정확히 꼽자면 뭐라고 생각합니까?’라고 하니까 ‘제 장르는 그냥 아웃캐스트인 거 같은데요.’ 그랬거든요. 요즘 랩 잘하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딱 그 사람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뮤지션이 되는 게 목표에요.
BK 블락: 우리나라에서는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처럼 되고 싶어요. 다이나믹 듀오는 랩 스킬 부릴 거 다 부리고, 하고 싶은 얘기 다하면서도 대중과 마니아 모두에게 통하잖아요. 이런 면에서는 어떤 팀도 다이나믹 듀오를 못 따라가는 거 같아요.
지조: 그 이유가 전 단순히 실력이 아닌 거 같아요. 실력은 기본인 거고, 그 비결이 중요한 거죠. 음식점으로 예를 들자면, ‘다이나믹 듀오의 갈비집은 왜 이렇게 맛있고 다 좋아합니까?’라는 물음에 ‘고기가 좋아서요.’라는 대답은 너무 당연한 말이잖아요? 중요한 건 특제소스 같은 건데, 제가 볼 때 그 소스는 세상을 통찰하는 능력과 공감을 이루게 하는 능력 같아요. 먹는 얘기가 나오면, ‘아~ 진짜 맛있겠다.’ 싶고.... 그냥 랩에서 느껴져요. 그렇게 랩하는 사람, 드물잖아요. 저희도 그런 능력을 지닌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 글 / 강일권, 김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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