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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프리 – 그의 여름은 뜨겁다 남성훈, 신연수 작성 | 2014-08-06 20:45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33 | 스크랩스크랩 | 42,979 View
한국힙합 씬의 이슈 메이커이자 상남자 랩퍼, 비프리(B-free)가 호평할만한 세 번째 정규 앨범 [Korean Dream]을 들고 돌아왔다. 2년 전 [희망]을 발표하며 음원 정액제를 거부해 화제의 중심에 섰던 그. 과연 2년이 지난 지금 어떤 것들이 달라졌을까? 그의 문제 의식은 음원 유통 시장의 부조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과 서울 곳곳을 향해 닿아 있었다.
리드머(이하 ‘리’): 오랜만이네요. [희망] 앨범 나오고 음원 정액제 반대에 관한 인터뷰를 한 게 벌써 2년이 지났죠. 이후 많은 분들이 비-프리(B-free)씨의 행보에 지지를 보냈어요. 당시 인터뷰에서는 음원 유통사에서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긍정적인 답을 줬고, ‘홀드 백’ 제도 등 여러 가지 보완책이 마련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잖아요.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앨범을 발표했는데, 좀 어떤가요? 변한 것들이 있나요?
비프리(이하 ‘비’): 아니요. (웃음) 변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이 빨리 빨리 항상 변하고 있잖아요. 음악 시장도 많이 바뀌고 있고요. 지난 [희망] 앨범을 낼 때에도 CD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없었는데, 지금은 더 없어요. 그 사이에 저도 CD플레이어가 없어졌어요. 요즘 나오는 맥북도 CD 넣는 곳이 없더라고요. 어쨌든 결론적으로 제가 음원 정액제를 반대했다는 사실로 바뀐 건 하나도 없어요. 돌아보면 당시만해도 뮤지션들이 모여서 '스톱 덤핑 뮤직(Stop Dumping Music)'이란 캠페인을 했었죠. 그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나와 가지고 아티스트들에게 “아… 예… 뭐… 관심을… 가지겠… 습니다” 이러니까 다들 무슨 승리한 것처럼 “이겼다!!” 이런 희망적인 분위기가 됐는데, 사실 바뀐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저는 이번 앨범에서 당시와 같은 결정을 내려야 했기 때문에 확실히 더 힘들었죠.
리: 그래도 하이라이트 레이블 내부적으로 논의는 많이 없었겠어요.
비: 이번에도 저희 사장님인 팔로알토(Paloalto) 형은 물론 걱정이 많았죠. 그게 진짜… (한숨)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주고 받았어요. 사장님의 입장도 많이 들어봤죠. 근데 저는 한 번 시작한 건 무조건 끝까지 해야 한다는 태도고, 앨범을 음원 정액제에 반대하는 형식으로 낸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리: ‘스톱 덤핑 뮤직(Stop Dumping Music)’이라는 캠페인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운동이 됐다고 평가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힙합이든 다른 장르든 스톱 덤핑 뮤직을 지지했던 뮤지션 중에서도 결국엔 음원 정액제에 기댄 허울뿐인 음원 차트에 목숨 거는 음악을 하고 있는 상황이 왔고요. 뮤지션들의 결속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비: 음, 그 운동이 음원 정액제를 폐지하자는 움직임이었잖아요. 그런데 사실 제가 생각해도 앞으로 그 흐름은 절대 막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해 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저는 유통 회사와 뮤지션 사이의 분배율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당시만 해도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했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때 참여했던 사람들은 음원 시장의 부조리에 대한 큰 관심보다는 그냥 돈을 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좋은 움직임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모인 것도 신기하고, 음악인으로서 할말을 했다는 것도 그렇고. 뭐 딱히 변한 건 없지만.
리: 아까 말씀했듯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예술 분야 지원에 대한 공수표를 날렸었잖아요. 당시 비프리 씨는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비: 비웃었죠. 그때도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아, 큰일났다” 생각했죠. 사람들 대부분은 그걸 듣고 좋아했어요. 확실히 이번엔 바뀔 것이란 예상을 한 거죠. 하지만 제 기억으로 저희 쪽에서는 그냥 말만 하고 별거 없겠다고 예상했고, 결국 그렇게 됐죠. ‘홀드 백’ 제도라고 새로운 음악이 나오면 3개월 동안 정액제로는 서비스가 안 되도록 막아 놓겠다는 방법이 마련된다고 들었었는데 그거 지금 제대로 시행 안되고 있어요. 그것 포함해서 바뀐 게 진짜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아직도 벅스나 멜론 같은 곳 들어가면 세일 엄청하고 있고, 더 심해질 것 같아요.
리: 정말 바뀐 게 하나도 없군요. 사실 [Korean Dream]을 발표하고 벌써 다른 곳에서 인터뷰를 많이 해서 질문 준비에 고민이 많았어요. (웃음) 비-프리 씨가 평소에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편이고, 그런 점들을 트위터로도 자주 표현하잖아요. 그래서 오늘 인터뷰는 ‘비-프리의 분노, 혹은 불만’을 주제로 잡아 봤습니다. 음악 외적으로도 사회의 여러 이슈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은데. 어때요? 다른 인터뷰에서 '음악의 원천이 분노'라는 말씀도 했고…
비: 재미있겠네요. (웃음)
리: 오늘 유병언 회장이 사체로 발견됐잖아요. (인터뷰는 7월 24일에 진행되었다) 세월호 사고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평소 음악에서도 십 대나 이십 대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는 가사가 많았잖아요.
비: 우선 정말 슬펐어요. 그 사고에 대한 많은 생각을 저 나름대로 했는데요. 대한민국은 정말 아이들에게 안전하지 않은 나라 같아요. 길거리만 걸어 다녀도 그렇잖아요. 또 왜 항상 미리 대비를 하지 않고 꼭 희생자가 발생해야만 문제점을 고치려고 노력하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저는 항상 사람들이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점은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그 생각이 더 강해졌어요. 내 주변에 무관심하면 저런 일이 생길 수 있는 거구나, 적어도 나는 내 일이나 주변 환경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리: 그런 생각이 이번 앨범에도 영향을 줬나요?
비: 그 사고가 앨범 작업 마무리 단계에서 발생해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솔직히 그런 생각들을 평소에도 해왔기 때문에 이미 담긴 거라고 봐요. 예를 들어서 사고 났을 때 언론사들도 그렇고 문제가 많았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것들은 다 원래 있던 문제들인데 왜 굳이 지금 와서야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는지 조금 의아하더라고요. 아무튼 그 사고가 저한테는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을 더 굳게 하는 계기가 됐죠.
리: 이건 좀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사고 이후 한동안 대학 축제라든지 여러 공연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됐잖아요.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비: 거기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의견이 다 다르죠. 그것 때문에 나라가 다 멈춰야 하는 건 좀 아니라는 뮤지션들도 많았고. 원래 우리 주변에는 항상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지금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 우울하게 몰고 가는 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고요. 저도 물론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는데 공연에서 신나게 놀 자신이 없더라고요. 음악을 올해만 하는 것도 아니고, 잠시 휴지 기간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리: 비-프리 씨 트위터를 좀 스토킹해봤는데, 서울시 계정(@seoulmania)에 멘션을 자주 보내더군요. (웃음)
비: 네, 서울시 트위터요. 그런 게 다 공개되는구나… 소름 돋네요.
리: 어릴 때 하와이에서 자랐잖아요. 그래서인지 서울에서 쭉 산 사람보다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서울에 대한 불만이 좀 있나요?
비: 어우, 엄청 많죠. 가장 대표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것 중의 하나가 거리에 인도가 없는 거에요. 선진국들은 아무리 좁은 땅을 가진 나라라도 인도를 다 마련해놓았거든요. 사람이 걷는 곳과 차가 다니는 곳이 구별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마치 모든 거리는 차를 위한 곳 같아요. 사람들은 그 사이에서 피해 다녀야 하고. 그게 정말 스트레스에요. 그것 때문에 운전자들과 다툼도 많았고요. 만약 나중에 제가 아이를 데리고 이런 길거리를 걸어 다닐 걸 상상하면 진짜 너무 위험해서 화가 날 것 같아요.
리: 혹시 서울시로부터 답을 받기도 하나요?
비: 절대 답을 주진 않죠. (웃음) 그래도 그런 일은 있었어요. 명동 거리에 노점상들 엄청 많잖아요.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많은데 양쪽으로 늘어서 있어서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어느 날 사진을 찍어서 서울시 트위터에다가 여기에 유동 인구가 이렇게 많은데 장사까지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걸어 다니냐고, 우리나라 놀러 오는 관광객들이 얼마나 불편하겠냐는 멘션을 보냈어요. 그런데 얼마 후에 가보니까 한쪽 노점상들이 없어졌어요. 그건 제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듣고는 있나 보다 했죠. 우리나라는 외국 눈을 되게 의식해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서 바꿔달라고 하면 거의 안 듣고, 관광객들, 특히 외국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하면 되게 빨리 바뀌는 것 같아요.
리: 저는 이것도 흥미롭던데요. 노약자석 사진 찍고, 이 자리는 누구나 앉아도 되는 자리라고… 이렇게 말하기 쉽지 않잖아요. 어떤 계기로 올린 거에요?
비: 말 그대로죠. 노약자석을 마련해놓는 건 좋은데, 문제는 그럼 그 자리만 특별히 양보하라는 건가요? 나이 많은 사람들과 젊은 사람들, 몸이 불편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마치 사회 계급 마냥 분리해놓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백 번 양보해서 그건 그렇다 해도 서울시나 지하철, 버스 회사가 ‘여기는 비워둬야 합니다’하고 사람들한테 주입시키는 게 마음에 안 들어요. 앞에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있을 때 비켜 주느냐 마느냐는 그 앉아 있는 사람의 자유잖아요. 양심 있는 사람이면, 굳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양보하겠죠. 근데 그거에 대해서 어떤 기관이나 나이 많은 사람이 명령할 수는 없는 거죠.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강제로 시키는 걸 좋아할까요. 서로의 눈치를 보게 만드는 사회 같아요. 특히 세월호 사건 터지고 나서 더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죠. 눈치를 보는 사회가 되면 안 되는데…
리: 아, 또 며칠 전에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는데요. 우리나라 종량제 봉투 제도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비: 네, 저도 그 글을 올리고 나서 사람들의 의견을 보고 장점과 단점 모두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런데 또 문제는 그것 역시 강제로 시킨다는 거예요. 그 봉투 안 쓰면 벌금 내잖아요. 제도에 허점이 있으면 시간이 좀 들더라도 고치면 되는 건데,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벌금을 물리고 강제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리: 저도 거기에 달린 댓글들을 흥미롭게 봤거든요.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의 대화의 장을 연다는 게 의미 있네요.
비: 네 저도 그게 목적이에요. 대화와 토론의 장을 여는 거. 무조건 제 생각을 강요하지도 않고, 제 생각에 대한 반박도 환영해요. 대화가 중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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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이런 트윗도 있더라고요. ‘유명해지고 싶다고 랩 안 해도 됨. 음악하고 싶다고 구린 기획사와 계약 안 해도 됨’ 많은 랩퍼들이 하는 말이지만, 사실 진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랩퍼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주변에서 특정 사례를 목격한 건가요?
비: 사례야 너무 많죠. 다 기획사 찾잖아요. 그런데 비난하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올린 거예요. 그냥 길을 설명해주고 싶은 거죠. 유명해지고 싶다고 해서 꼭 랩을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관심 받고 싶어서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큰 기획사에 들어가야만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요즘 하는 [쇼미더머니]도 그렇고, 음악을 하고 싶다고 꼭 방송에 나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물론 뭐 도움은 될 수도 있겠지만 음악을 할거면 음악 자체를 열심히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평소에 열심히 안 하던 사람들이 방송 나가서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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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평소 반전을 표방하는 글도 많이 올렸고 이번 앨범을 한국전쟁 때 한국으로 내려오신 할아버지와 큰아버지께 바친다고 했는데요, 여기에 대해 더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비: 예전부터 제 음악을 들어준 분들은 알겠지만, 저는 통일과 두 나라의 평화를 간절히 원해요. 저희 할아버지가 이북에서 내려오셨거든요, 그럼 저도 피가 그쪽인 거잖아요. 다 똑같은 사람들인데 이렇게 분단되어 살아야 한다는 게 참 슬퍼요. 또 이번 앨범을 6월 25일에 냈기 때문에, 우리나라 현대사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6.25 전쟁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저희 큰아버지는 아직도 항상 한국전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국립묘지에 안장되신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두 생각났어요.
리: 서울이나 한국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그것도 먼저 관심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다른 랩퍼들보다 유난히 서울이나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앨범 제목도 [Korean Dream]이고… 애정도 있는 거죠? (웃음)
비: 그렇죠. 저는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인 건데, 하와이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살았기 때문에 애들하고 싸움이 나면 인종이나 출신 국가를 걸고 넘어지거든요. 저는 중국인이라고 놀림 받으면 나는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서 그걸로 여러 번 싸우기도 했고, 동양인들 중에서도 특히 한국 사람들이 무시 당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고 잘 됐으면 좋겠어요. 김치나 싸이(PSY) 말고도 더 좋은 걸로 많이 알려졌으면 하고요.
리: ‘집’, 혹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것 같아요.
비: 제가 사는 곳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큰 편이에요. 한국에서야 세 들어 살면 2, 3년마다 자주 이사를 다니지만, 미국에서 저는 십 년 동안 한 집에 살았거든요. 그래서 애정이 클 수밖에 없죠. 쓸데 없는 자부심이긴 하지만, 그 덕에 주변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여기서 사니까 주변에 누가 사나, 뭐가 있나, 뭐가 문제인가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리: 보통 랩퍼들은 가사에서 사무실이라든지 회사, 사장님, 이런 사무적인 단어들은 잘 쓰지 않잖아요. 그런데 비-프리 씨는 그런 일상적인 단어를 써서 오히려 더 차별화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하이라이트(Hi-Lite)를 직장 개념으로 생각하는 건가요?
비: 저는 일반 직장인이랑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 회사도 회사로서 운영 시스템이 있고, 사장과 매니저가 있고. 아 저는 그냥 직원. (웃음) 나는 랩퍼이기 때문에 남다르고 특별하다는 인식은 되게 웃긴 것 같아요. 그냥 제 직업을 열심히 하는 거죠 뭐. 항상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설명할 때도 그렇게 말해요. 음악 만드는 회사 다닌다고. 사람들이 그냥 홍대에서 랩 한다고 하면 좀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리: 이번 앨범을 보면 프로듀서도 그렇고 새로운 이름들이 많던데요. 일부러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의도한 건가요?
비: 새로운 거 하려고 의도한 거에요. 콕재즈(Cokejazz)도 활동한 지 얼마 안 된 친구고. 같이 앨범 만들 사람을 찾다가 딱 만났죠.
리: 의도한만큼 만족스러운 거죠?
비: 네.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은 여태까지 만든 앨범 중에 오래 들어도 가장 질리지 않는 앨범이에요. 웬만한 노래들은 작업할 때 너무 반복적으로 들으니까 믹싱할 때쯤 다 질리거든요. 그런데 [Korean Dream]은 마스터링이 끝났을 때까지 여전히 듣기 좋았어요. 그래도 이제는 머릿속에 이 앨범보다는 다음 작업에 대한 생각밖에 없어요. 다음은 더 좋을 것 같거든요. (웃음)
리: 가사에서도 본인의 한계를 깨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던데, 이전 앨범들과 비교해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뭐에요?
비: 이번 앨범에는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솔직히 전에는 노래 하나에도 부족한 부분을 피처링으로 채운다든지 잔머리를 많이 굴렸었거든요. 이번에는 기계로 하던걸 다 수작업으로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곡의 대부분은 저와 콕재즈가 만들었고, 비트의 하이햇(Hihat)부터 앨범 커버, 뮤직비디오까지 하나 하나 다 신경 썼어요. 작은 것부터 신경 쓰고 잘 만들면 결과적으로 좋은 앨범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리: 콕재즈 씨하고는 만족도가 높으니까 앞으로도 작업을 계속 하겠네요?
비: 다음 앨범도 같이 만들자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젠 제 몫을 더 넓히고 싶어요. 이번 앨범에서는 콕재즈의 역할이 되게 컸거든요. 다음엔 비트도 웬만하면 제가 더 많이 만드는 쪽으로 해보려고요.
리: 프로듀싱에도 욕심이 있나봐요?
비: 네. 저는 가사 쓸 때보다는 비트 만들 때가 제일 재미있고 행복해요.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비트만 만들고 싶어요.
리: 그 정도인 줄은 몰랐네요. 참, 앨범 발매 이전에 선공개되었던 “Hot Summer”라는 곡 있잖아요. 그게 나스(Nas)가 쓰겠다고 한 비트였다던데 사실이에요?
비: 뭐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당시에 나스 매니지먼트 쪽 한국 분이 컨택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몇 곡을 들려줬는데 그 중에 “Hot Summer” 비트가 괜찮다고 쓸 수도 있다고 했나 봐요. 그런데 그 전에 제가 먼저 곡을 받고 작업을 미리 해버린 거죠. 그레이(Gray)가 말을 전혀 안 하다가 다 완성 되고 나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리: 기분 좋았겠네요? (웃음)
비: 기분도 좋았지만, 뭐랄까… 좀 미안했어요. 나스와 일이 성사됐다면 그레이한테도 그렇고 한국 힙합에도 큰 이슈가 될 수 있었는데 저 때문에 그르친 것 같기도 해서. 고맙고 동시에 미안하고 그래요.
리: 어쨌든 앨범의 대표곡으로 자리 잡았잖아요. 저는 그 곡을 굉장히 좋게 들었어요. [Korean Dream]이라는 타이틀이 그 곡 안에 다 응축되어 있다고 느꼈거든요. 현실의 벽이 너무 강한 한국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그 곡에 애정이 크죠?
비: 어… 저는 사실 더 좋아하는 노래들이 많아요. (웃음)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따로 있어요. “불타”라는 곡에 제일 신경을 많이 썼고, 처음 완성됐을 때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서. 그 곡이 가장 좋아요.
리: “불타”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는 뭐에요?
비: 제 입으로 말하긴 좀 웃기지만, 가사를 진짜 잘 쓴 것 같아요. (웃음) 자유롭고 히피스러운 분위기에 맞게. 그 곡이 일반 힙합 곡들이랑은 좀 다르잖아요. 그래서 사실 작업하기 힘든 노래였는데 그걸 분위기 있게 완성시켰을 때 만족감이 대단했어요. 와, 내가 해냈구나.
리: 별도 디지털 싱글로도 발표했죠? 그 커버 재미있던데요. 가사에 우드스탁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게 또 타이다이(tie-dye) 프린트잖아요. 연결고리가 맞으니까 재미있더라고요.
비: 네 맞아요. 싱글로 낸 건 우리나라 음원 시장의 시스템을 잘 이용한 거에요. 이제는 무엇을 소유하는 시대가 아니라, 공유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제 더 이상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고 있어요. 그냥 가볍게 들을 수 있는 노래나 앨범을 홍보하는 싱글은 스트리밍으로도 들을 수 있게 풀고요. 앨범을 CD로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거기에만 있는 노래들을 실어놓든지 해서. “불타” 말고도 앞으로 몇 곡 더 풀 생각이에요. 다 풀면 앨범을 산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몇 곡만.
리: 사실 음원 시대로 바뀌면서 앨범에 대한 가치를 부정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잖아요. 그래도 비-프리 씨는 앨범에 대한 애정이 아직 강한 것 같은데?
비: 그렇죠. 솔직히 앨범 만들 필요가 없어요. (헛웃음) 다들 싱글 내고 활동하잖아요. 이번에 “Hot Summer”를 싱글로 먼저 공개하면서 그걸 확실히 느꼈어요. 그 곡이 AMOG 덕인지, 뮤직비디오 덕인지 제가 여태까지 냈던 그 어떤 곡보다 반응이 많았어요. 그때 딱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이래서 앨범을 안 내는 거구나, '계속 한 곡씩 툭툭 내고 살면 먹고 살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접할 때 앨범을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고요. 그런데 다음 세대가 그렇지 않다고 해도 뭐라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2년 전에 [희망]을 낼 때도 그랬지만, 그 사이에 CD를 듣는 사람들이 더 없어졌더라고요. 요즘 컴퓨터에 CD플레이어 없는 것들도 많잖아요. 시대가 바뀌니 어쩔 수 없죠.
리: 이번 앨범에서 저는 스킷(Skit)이 상당히 재미있었어요.
비: 그러셨어요? 다행이네요. 제가 들어도 좀 이상했는데… 아무튼 다행이네요. (웃음)
리: 구성의 묘를 느낄 수 있잖아요. 뭐 저만의 해석일 수 있지만, 앨범을 절반으로 나눠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 같아요. 스킷에서는 어떻게 보면 황당무계하고 허망한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러고 나서 그게 끝나면 현실적인 이야기가 이어지니까. 앨범을 기획할 때부터 의도한 구성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어요.
비: 그런 것도 좀 있었죠. 이전 앨범에서도 스킷을 넣었었고, 그래서 이번 앨범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또 넣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연기를 하는 것보다는 다큐멘터리 같이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스킷을 넣으려면 미리미리 녹음을 해둬야 해요. 모든 대화를 할 때.
리: 평소에 아이폰으로 녹음을 하는 거에요?
비: 네. 아무도 몰래 그냥 녹음해놓고 혼자 들으면서 웃고. (웃음) 나중에 들어보면 이런 대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평상시에 놓치는 이야기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그런 걸 기록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꼭 그 대화가 중요하지 않더라도 그 상황 자체가 소중해서 남기고 싶어요.
리: 오늘 인터뷰 녹음 파일 비-프리씨한테 드리면 한 10집쯤에서 스킷으로 들을 수 있는 건가요? (전원 웃음) “Song For My Mama”에 삽입된 것도 실제 어머니 목소리인가요?
비: 아, 네. 그것도 어머니랑 대화할 때 녹음한 거에요.
리: “Song For My Mama”는 어머니에게 들려 드렸죠? 반응이 어떠시던가요?
비: 사실 아직 그 곡을 어머니께 들려 드리지 못했어요. 들려 드려야죠.
리: 저는 이번 앨범이 상당히 신난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어요.
비: 진짜요? 그것도 다행이네요. (웃음) 저는 되게 진지하다고 느꼈는데.
리: 가사는 진지한데 웬만한 클럽 음악보다 더 신나고 춤추고 싶은 느낌이 들었어요. 아마 랩스타일이 바운스감을 많이 강조해서 그런 것 같아요. 좀 진지하거나 느린 노래를 할 때도 그런 부분들이 살아 있고. 랩에 있어서 특히 그런 박자감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요?
비: 어, 일단 저 자체가 몸치가 아니에요. (우쭐) 랩퍼들 중에 리듬을 잘 못 타면서도 랩을 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평소에도 박자 타는 걸 좋아하거든요. 예를 들면 이번 앨범에 “Cream”이라는 노래 진지하잖아요. 그런데 그 비트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저는 거기에 맞춰서 계속 춤을 추면서 무슨 주제로 가사를 써야 할까를 생각했어요. 그게 저절로 랩에도 반영이 된 게 아닐까요. 어쨌든 제 음악에 다른 사람들도 춤췄으면 좋겠어요. “불타”에도요. 일반적인 팝 댄스가 아니더라도 해드뱅잉 같은 거라든가, “느껴”에는 힙합 댄서들이 춤 추는 상상도 많이 했었고.
리: 평소 공연도 많이 하니까, 공연을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들기도 했나요?
비: 음,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형 경우에는 모든 노래를 만들 때 공연을 생각하고 만든다고 들었는데요, 저는 공연보다는 주로 조용히 혼자서 들었을 때 메시지를 주는 노래를 만드는 것 같아요. 뭐 공연했을 때 터지면 더 좋지만요. 하지만 저는 여태껏 그렇게 공연에서 확 터지는 노래를 만들지 못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앨범으로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해요. 원래는 별 생각 없이 내가 에너지 있게 하면 관객들이 다 따라오겠지 싶었는데, 이번 앨범에서 “막지 못해” 같은 곡을 공연하면서 굳이 내가 완전 미치광이처럼 날뛰지 않아도 사람들이 신나 하는 걸 느꼈어요. 확실히 어떤 곡이 공연할 때 반응이 좋을지 감은 좀 잡은 것 같아요.
리: 얼마 전 쇼케이스에서 반응을 많이 느꼈을 것 같아요.
비: 많이 느꼈죠. 원래 진지한 곡은 공연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공연으로 그런 생각도 없어졌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손짓이나 몸짓으로 반응이 별로 없으면 지루해하는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그냥 진지하게 집중해서 듣는 거더라고요.
리: 홍대 클럽 말고도 다양한 행사에서 공연을 하잖아요. 기획 면으로나 관객들 반응으로나 확실히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비: 사실 다른 곳은 일하러 간다는 생각으로 갔어요. 반응이 없을까봐 두려움도 많았고요. 그런데 얼마 전에 오션월드 공연은 진짜 재미있었어요. 어, 그런 수영장 가면 예쁜 여자들이랑 멋진 남자들 많을 것 같지만 전혀 아니거든요. (웃음) 거기는 완전 가족 단위 손님들이에요. 그런데 오히려 더 재미있었던 게, 제 앨범이 가족들과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사람들도 공감을 하는 게 보였어요. 공연 끝나고 어떤 아이 엄마가 와서 아까 진짜 잘 들었다고 말해주기도 했고요. 이번 앨범은 그 어떤 곳에서 불러도 분위기에 맞게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끔 만들었어요. 제 이야기들이 내가 잘났고, 스웩(swag)이고, 내 신발이 어떻고 그런 내용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내용이잖아요. 이제는 다른 곳에서도 홍대에서 공연하는 듯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리: 다른 곳에서 한 인터뷰를 보니까, 독자 공연 브랜드, 기부성 공연에 대한 생각이 있는 것 같던데요. 실질적으로 계획이 있는 건가요?
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아마 겨울에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수익금을 기부한다면 어떤 기관에 해야 할지, 기관이 아니라 직접 누구를 도와준다면 그 사람은 또 어떻게 찾아야 할지. 그런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체계적으로 사장님과 의논을 하면서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남을 돕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비판하는 사람들도 항상 있고… 잘 해야 할 것 같네요.
리: 평소에 수익금은 기부를 한다고 걸고 진행하는 대부분의 힙합 공연들이 주목도가 없는 것들이었잖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저 공연은 무조건 적자인데 무슨 기부를 하겠다는 건지, 사람들을 끌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었거든요. 그래도 하이라이트와 비-프리라는 브랜드가 진행하면 뭔가 다르겠네요.
비: 사실 작년에도 회사에 제안을 했었어요. 크리스마스 때쯤 불우이웃을 위한 공연을 해보고 싶었는데, 행사도 많고 정신 없이 다니다가 미리 준비를 못해서 대관이 다 마무리되어 버렸죠.
리: 네 아무쪼록 기대하겠습니다. 화제를 좀 바꿔서요, 최근 몇 년 사이에 해외에서 한국 음악과 힙합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지 않았나요?
비: 뭐, 그런 것 같아요. 확실히 저도 놀랄 때 많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만 봐도 대부분의 팔로워가 외국 사람들이에요. '좋아요' 누르는 사람들도 외국 사람들이고. 물론 그거에 대해서 고맙지만, 사실 딱히 그 사람들이 진짜 내 음악을 좋아한다는 느낌은 잘 못 받아요. 일단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거의 못 알아듣잖아요. (웃음) 그 사람들은 저를 힙합보다는 케이팝의 일원이라고 보는 것 같아요.
리: 얼마 전에 한 프랑스 웹진에서 이번 앨범을 다뤘다고 하던데요?
비: 네, 원래 종종 있었어요. 그런 커뮤니티에서 제 기사를 많이 올리고, 인터뷰도 자주 했었고요. 그런데 그 사람들 관심은 어쨌든 한국 힙합이 아니라 케이팝이에요. 우리가 어떻게 보면 케이팝에 포함되어 있는 거죠 이젠. 벽이 거의 없어지고. 엑소(EXO)같은 아이돌 음악 들었다가 제 앨범 나오면 듣고, 다시 엑소 듣고 뭐 그런 거죠. (웃음) 저도 처음에는 그런 반응들 보고 '와! 내가 해외적으로 슈퍼스타가 되는 건가' 싶었는데 그게 절대 아니더라고요. 그냥 저는 우리나라에서 활동 할거면 우리나라 팬들한테 신경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 제가 영어로 뭘 올리거나 가사를 쓰는 건 해외 팬들을 위한 게 아니라, 항상 외국에 있는 제 친구들을 위한 거에요. 저는 프랑스에 사는 어떤 케이팝 팬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무 상관 안 해요.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고, 싫어하면 어쩔 수 없고. 대신 제 친구들과 국내 팬들 앞에서 떳떳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리: “Good Year”의 가사에서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뤄낸 것들이 많다고 했잖아요. 그렇다면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비: 앞으로… 음악적으로 무슨 거창한 것을 계획하기보다는, 그냥 좀 소소한 것들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멋있는 뮤직비디오를 계속 찍고, 더 멋진 음악을 계속 하는 거. 그게 그냥 다고요. 개인적인 목적들은 전국여행 해보고 싶고, 프로 권투 선수도 되보고 싶고 그래요.
리: 얼마 전까지 힙플 라디오 진행했잖아요? tbs 라디오에서 고정 게스트도 했었고. 사실 SNS 같은 공간에서 이슈메이킹도 잘 하고, 진행도 잘 하니까 앞으로 방송이나 진행 쪽도 잘 할 듯한데, 욕심은 없어요? (웃음)
비: 돈만 주면 다 해야죠. (웃음) 돈 더 벌면 좋으니까. 그런데 힙플 라디오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시간을 엄청 많이 잡아먹더라고요. 그 라디오만 해도 하루를 온전히 뺏기는데 방송을 하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겠어요. 잠깐 하는 거나 인터넷 방송, 일주일에 한번씩 하는 라디오 같은 건 할 수 있지만, 딱히 그런 쪽으로 욕심은 없어요. 그냥 저는 음악인으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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