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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 킹즈 - Back To Basic, Uncle 힙합퍼의 힘! 리드머 작성 | 2009-10-26 23:3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0 | 스크랩스크랩 | 17,094 View 1143771842.jpg ‘Back To Basic.’ 두 번째 앨범으로부터 약 3년 만에 새 앨범 [The Menu]로 돌아온 그룹 부가킹즈(Buga Kingz)는 이번에 초심으로 돌아갔다. 음악적으로는 ‘힙합’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향연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가장 힘들었던 시기인 첫 앨범 때로 돌아간 이들의 정신이 빚은 랩과 노래는 앨범에 통일성을 부여한다. 이제는 멤버 모두가 30대로 이루어진 그룹이 되어 스스로 ‘Uncle Buga’라 부르지만, 세월의 흐름은 이들에게 뮤지션으로서 관록을 붙였을 뿐, 힙합에 대한 열정은 성공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리드머(이하 ‘리’): 앨범의 작업 기간은 얼마나 되었나요? 작년 2월경 바비킴씨가 인터뷰에서 올해 부가킹즈의 새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씀했었는데…
바비킴: 2년 6개월 정도 걸렸어요. 욕심 많이 부렸죠. 2집 앨범은 아무래도 알려진 바비킴 위주로 많이 갔으니까, 3집에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뭉친 모습을 보여주자고. 긴 시간 동안 각자의 색을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까 작업했던 곡 수도 많아졌어요.
리: 2년 6개월이면 활동 중에 작업을 계속 했던 건가요?
바비킴: 솔로 앨범 나오고 활동하는 중에 틈틈이 작업하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녹음했어요.
리: 원래 타이틀이 ‘Back To Basic’이 될 예정이었다고 들었는데, ‘The Menu’로 바꾼 이유가 있나요?
간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갖고 만들었는데 완성되고 보니까 서로의 욕심이 반영되어 16트랙이 성격도 다 다르고 표현하고자 한 것도 달랐기 때문에 들으시는 분들이 자기 취향에 맞는 트랙을 골라서 듣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결정했어요.
바비킴: 자켓 사진도 식당 컨셉으로, 맡은 역할도 각자 있어요. 자켓 보셨죠?
리: 네. 세 분의 역할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간디 씨의 웨이터 컨셉…
전원: 하하하.
리: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건 부가킹즈 멤버들에게 어떤걸 의미할까요?
바비킴: 음악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기 보다는, 2집에서는 노래, 바비킴 위주로 많이 보여줬잖아요. 2001년에 1집 나올 때의 음악적인 큰 틀에서 공통점을 갖되, 1집에서 모르고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자 했어요.
쥬비트레인: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건 우리가 1집 했을 때의 마음가짐, 그러니까 모르고 있거나 알면서 등한시한 것들을 다시 보고자 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들도 많아요.
리: 말씀이 나왔으니 미리 물어봐야겠네요. 언더그라운드의 강자들인 ‘사이먼 도미닉’과 ‘이센스’와 작업이 흥미로웠습니다. 어떻게 인연이 닿은 건가요?
쥬비트레인: 우리 집에서 바비형하고 동영상을 보는데 어떤 녀석이 나타나서 프리스타일 식으로 랩을 하더라구요. 그런데 게스트로 섰던 한 무대에서는 멜로디까지 기가 막히게 타는 거예요. 정말 죽인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연락을 했죠. 이센스 같은 경우는 'Ride With Me' 작업에 대해 도끼랑 이야기 하던 중에 이센스가 사우스 음악에 관심이 많다는 말을 들었어요. 도끼와 함께 만든 번개송 같은 걸 들어봤는데 역시 잘하더라구요. 그래서 연락을 했고 이센스도 흔쾌히 승낙해주었고.
리: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을 참여 시키는 데 있어서 기획사와 조율은 문제 없었나요?
바비킴: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이름값도 배제하고 "이 곡을 이 사람이랑 하고 싶다." 라는 것을 어필했죠. 동생들이 고맙게도 해줬고. 계속 동생들과 믹스테입이나 EP에서도 같이 작업을 많이 하고 싶어요.
리: 대중적으로도 인지도를 쌓은 선배 뮤지션들이 이렇게 후배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과 작업을 통해 그들을 끌어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도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고요.
바비킴: 저는 요즘 친구들보다 좀 더 많이 살아왔기 때문에 친구들 표정을 보면 알아요. 우연찮게 모인 자리에서도 아픈 거, 속상한 걸 안 물어봐도 눈만 보면 알 수 있어요. 꼭 우리처럼 하라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이라도 힘이 되면 좋겠어요.
쥬비트레인: 우리 앨범에 참여하면, 그 친구들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분명 있겠지만, 우리 또한, 그들의 젊은 에너지와 우리가 지니지 못한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얻어요. 그리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언더그라운드 친구들하고 함께 작업하면서 우리를 되게 어려워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이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그걸 떠나서 오버그라운드에 있는 뮤지션과 작업한다는 것 자체를요. 이번에 사이먼 도미닉과 이센스 같은 친구들도 자기 스타일로 해도 되는지 물어보고 조심스러워 하는 데 좀 마음이 아팠어요. 어차피 우리는 힙합인데. 편하게 다가와도 되는데 말이에요. 홍대에서 지나가다가 만나면 '형님, 술 한 잔 사주세요.'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바비킴: 편하게 다가오세요. 홍대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선가 술 먹고 있는 저희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리: 바비킴 씨가 소주 좋아하는 거야 이미 알지만, 다른 분들도 술 좋아하시나요?
간디: 우리는 둘이서 자주 소주 마시러 가요. 막내가 정신을 못 차리고 클럽에 다니지. (전원웃음)
바비킴: 우리를 일부러 떼놓고 다니는 것 같아.
리: 하하. 쥬비 씨 여전히 클러빙 많이 해요?
쥬비트레인: 가~끔 가요 가~끔. (웃음)
리: 앨범 이야기를 계속 해보죠. 앨범 전체적으로 뭐랄까… 숙성되었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무엇보다 ‘술’과 ‘30대’라는 심상이 더욱 강해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30대라 공감 가는 가사들이 꽤 있었습니다만….
바비킴: (이해한다는 의미로 앞에 앉은 인터뷰어와 가벼운 허그를 한 후에) 그래서 첫 번째 곡에서부터 막내(쥬비트레인)가 서른한 살이라고 우리 소개를 하면서, 이 나이에 아직도 힙합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표현하고자 했죠.
쥬비트레인: 우리 셋 다 MC니까, MC가 자기 생각 표현하는데 30대나 40대나 무슨 상관이에요.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으면 이상하죠.
간디: 30대가 되어서 보니까 창피한 게 없어져요. 내 안의 이야기, 숨기고 싶은 게 없어지다 보니까 자연스러워지고.
리: 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네요. 몇몇 곡을 들으면, 그동안 삶에 많이 지쳐있다는 느낌도 드는데….
바비킴: 그런가요? (웃음) 곡 하나하나를 통해 긍정적인 생활과 생각,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노래 안의 상황에서는 우리도 열 받고 욕도 하지만, 노래가 끝나면서 결론은 모두 다 힘드니까 열심히 살자는 메시지요.
쥬비트레인: 우리는 제로부터 시작한 팀이에요. 2001년에 앨범이 나오고 나서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왔죠. 행복해요.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긍정의 힘이거든요. 우리 음악을 듣는 친구들이 너무 힘든 세상이지만,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꿈꿀 수 있는 희망을 가졌으면 해요.
리: 한국에서 ‘Uncle 힙합퍼’로서 음악을 한다는 것이 어떤가요? 체감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나요?
쥬비트레인: Uncle 힙합퍼… 요거 참 괜찮네요. (전원웃음)
바비킴: 아까 얘기했듯이, 우리는 제로부터 시작했잖아요. 그 당시에는 어려운 줄 몰랐죠.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좀 거지였구나...’ (전원 웃음) 우리가 숙소 생활하면서, 서로 오해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눈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알 정도에요. 그만큼 가족적인 튼튼함이 있어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잖아요. 우리 말고도 DJ D.O.C.나 힙합은 아니지만 윤도현 밴드 같은 팀들이 옛날부터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함께 열심히 해나갔죠.
쥬비: 애초에 음악적인 것을 위해 만난 팀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삶을 거쳐오면서 결속력이 더 굳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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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예전에 인터뷰에서 바비킴 씨가 쥬비트레인 씨를 클럽에서 처음 봤을 때 흑인처럼 놀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했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전원웃음) 참, 초반부 수록곡 중 바비킴 씨가 만든 곡에서는 레게 리듬이 들어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여전히 레게 음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나요?
바비킴: 어떻게 하다 보면 그냥 그렇게 되어요. 솔로 때도 부가킹즈 때도 (레게에 대한 감성이) 그냥 나와요. 그렇다고 일부러 이건 너무 ‘레게적’이라고 다른 곡을 만들고 싶지는 않구요.
리: ‘레게 힙합의 선두그룹’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이들도 있는 것 같아요. (웃음)
바비킴: (손사래를 치며) 에이, 그런 건 너무 싫어요. 힙합의 대부 바비킴? 한국 사람들은 수식어 넣는 걸 너무 좋아해요. 한국의 제이지, 비욘세, 그런 게 어딨어.
쥬비트레인: 황제는 한 40명 정도 있는 거 같아요. (전원웃음)
바비킴: 우리 음악은 레게와 남부가 비빔밥처럼 섞였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리: 전 작들에 비해 쥬비 씨와 간디 씨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쥬비트레인: 힙합 좋아하는 친구들이야 다 알지만, 일반 대중은 바비킴과 부가킹즈를 분리해서 인식해요. 그래서 우리는 포기할건 포기했어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거니까. 꾸준히 때를 기다렸죠. 그러다가 이번 앨범에서는 부가킹즈에 바비도 있고 쥬비, 간디도 있다고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셋의 비중이 잘 맞아 떨어지는 앨범이 나왔죠.
리: 그런 의미에서 쥬비트레인 씨와 간디 씨에게만 몇 가지 질문을 좀 드릴게요. 각자 힙합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쥬비: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 어렴풋이 접한 라디오 같은 것에서. 저는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라는 곡의 영향이 너무 커서, 무작정 이태원에 갔어요. 그곳에서 흑인을 처음 봤고 그런 문화를 봤죠. 좋았어요. 그래서 이태원에서 옷장사도 했고 흑인들과 어울리는 걸 참 좋아했죠.
간디: 저는 학교 다닐 때부터 춤을 좋아해서 췄었어요. 그 때 당시는 기껏해야 락카페에서 힙합을 들을 수 있었죠. 저도 그곳에서 처음으로 힙합음악을 접했고요. 춤을 계기로 빠지게 된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리: 오, 지금도 실력이 남아 있나요?
간디: 어릴 때는 췄었는데, 지금은 잘… (웃음)
리: MC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쥬비트레인: 음, 플로우요. 저는 지루하지 않은 플로우를 만들려고 많이 노력해요. 물론, 라임, 플로우, 가사 전달 다 좋아야 하고 신경을 쓰지만, 전 플로우에 좀 더 비중을 두는 편이죠.
간디: 저는 특별히 어느 한 쪽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다 중요하니까. 플로우나 라임을 억지로 끼워 넣을 수 없잖아요.
리: 평소 자주 담고자 하는 주제는 있을 것 같은데…
쥬비트레인: 클럽 씬! 제가 사우스 힙합을 가장 좋아하거든요. 클럽에 관한 내용을 제대로 다루고 싶어요. 한국 힙합 음악 중에도 클럽을 다루는 곡들이 있긴 한데, 솔직히 그렇게 크게 와 닿는 건 별로 없었어요. 단순하게 술 먹고 흔들고 놀자는 건 벗어날 때도 되었는데.
리: 만약,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면, 어떤 곡들로 채울 생각인가요?
바비: 쥬비는 당연히 사우스죠.
쥬비트레인: That’s Right!
간디: 저는 솔로 앨범을 생각한 적은 없지만, 만약 한다면, 일렉트로니카나 하우스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그 쪽에서 춤 추는 동생들이 많아서 관심이 많거든요.
리: 이번 앨범에 수록된 ‘아드레날린’이라는 곡 같은?
간디: 네. 어느 정도는…
바비: 제가 간디를 바라봤을 때 가장 어울리는 곡이에요.
리: 성적인 코드가 강한 것 같습니다.
간디: 클럽 씬에 대한 걸 몽환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냥 제 나름대로의 철학을 표현한 것뿐이에요. 젊음은 한 번 밖에 없는데.
쥬비트레인: 열정을 갖고,
간디: 발산하자는 의미죠.
리: 쥬비트레인 씨는 ‘래퍼스 파라다이스’로 연기에까지 도전했었는데 어땠나요?
쥬비트레인: 정말 배운 게 많아요. 여태까지 무대에서 랩을 하고 있었는데, 모르고 있던 것들이 너무 많았더라구요. 무대에서의 소중함을 느꼈고 플로우도 많이 변하고 단어 하나하나 감정을 넣어야 하는 것도 알았고.
바비: 그 이후로 쥬비는 어디 직업 쓰는 란에 래퍼/뮤지컬 배우 꼭 써요. (전원 웃음)
리: 근데 ‘지랄하지마오’라는 곡에서 쥬비트레인 씨의 벌스를 보면 “랩퍼들의 천국 지옥에나 가라고 Fuck you”라는 가사가 있는데요, ‘래퍼스 파라다이스’와 관련한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쥬비트레인: 음. 네. ‘래퍼스 파라다이스’의 기획을 맡은 한 사람을 욕한 거예요. 우리가 신격화하는 비기랑 투팍에 대해 잘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그냥 자기들이 생각하는 대로 흑인들을 상품화 시켰어요. 주먹구구식의 진행이 너무 싫어서 안 좋게 그만 두게 되었어요. 거기에 대해 언급한 겁니다. ‘래퍼스 파라다이스’ 공연 팀과 사이는 정말 좋아요. 아직도 연락하고 술도 먹고.
리: ‘지랄하지마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게요. 가사의 주인공들이 궁금합니다.
바비킴: 제가 배신이나 사기 당한 음악 계통 사람이요. 두 번째 벌스에서 얘기한 건 제일 가슴 아팠던 기억이에요. 힙합 씬에 처음 뛰어들어서 노래를 했을 때 욕을 먹은 기억이 있어요. 요즘에야 멜로디가 중요하고 훅에서도 멜로디를 넣지만… 그 때 술을 마시면서 나한테 욕한 MC가 있었어요. 그 친구한테 보내는 메시지죠.
쥬비트레인: 저는 어렸을 때 친구들이에요. 예전에 안 풀릴 때는 전화해도 안 받던 친구들이 요즘은 노래 잘 듣고 있다면서 연락을 하고는 하죠.
리: 어렸을 때 친구들인데도 그랬다면, 너무 했네요.
바비킴: 세상이 참 그래요. 벌레투성이야.
리: 타이틀곡인 ‘싸이렌’은 원래 보너스 트랙 개념으로 작업했다고 들었는데 처음에 타이틀곡으로 염두에 뒀던 곡은 어떤 곡인가요?
전원: ‘Crazy’!
리: 그래요? 전 ‘비너스’도 후보인줄 알았는데…
바비킴: 음. 좋긴 한데 좀 가볍지 않을까요?
리: 그럼 ‘Crazy’는 왜 타이틀 곡 선정에서 밀렸나요?
바비킴: 주제 자체가 심의에 걸렸어요.
쥬비트레인: 심의에 걸릴 단어가 없는데?
바비킴: “찢어지는 내 가슴”이라는 가사가 문제래요. 노래방에서 아무 노래나 눌러도 “찢어지는~”이라는 가사는 다 나오는데, 분위기가 무섭다고. 말도 안돼.
리: 우리나라는 아직도 심의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 라인 없이 단지 심의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판단을 한다고 해서 논란이 많아요. 이번 경우도 좀 어이없네요. ‘비너스’에서 바비킴 씨 아버님과 또 한 번 콜라보를 했는데요, 어땠나요?
바비킴: 아버지께서 어느 날 “너희들 곡 만든 거 좀 들어보자.”고 하셔서 들려드리니까 그 곡을 가장 신선하다고 표현하셨어요. 전 일부러 빈티지하게 쿠바 느낌으로 만들었는데 말이에요. 여하튼 다 들으시더니 후렴 부분에 다른 악기 소리가 들어가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참여하고 싶어하신다는 느낌이 딱 들었죠. (웃음) 그래서 바로 녹음실 잡겠다고 했어요.
리: 이제 아드님을 완전히 뮤지션으로 인정해 주시는 건가요? (웃음)
바비킴: 많이 나아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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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실수’라는 곡은 게리무어의 곡을 샘플링한 비트도 그렇고 무엇보다 쥬비트레인 씨의 가사가 애상에 잠기게끔 해요(편집자 주: 쥬비트레인은 이 곡에서 2006년 당한 교통사고 때 여자친구를 잃은 슬픔을 노래했다). 다른 곡들보다 녹음할 때 느낌이 좀 달랐을 것도 같은데요.
쥬비트레인: 처음에 비트를 들었을 때 주제를 정했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빨리 나온 거 같아요.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그대로 담다 보니…
리: 도끼 씨의 비트죠? 작업은 어땠나요.
쥬비트레인: 저랑 띠동갑 도끼군. 참 잘해요. 무서운 동생. 진짜 잘해요. 나이에 비해 자기 캐릭터를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만든 거 같아요. 리스너들도 도끼 사운드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찾아서 들으니까.
간디: 되게 어린 친구라 놀고 싶을 텐데도 집에서 작업만 해요.
리: ‘友酒 Like?’라는 곡은 구성이 신선합니다. 바비킴 씨가 ‘술’ 역할로 분한 것도 참 딱이라고 생각했구요.
바비킴: 아~ 이런 인터뷰 좋아요, 곡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시잖아. (웃음) 어떻게 보면 간디의 랩과 플로우, 쥬비의 사우스 음악에 대한 자존심, 그리고 저의 멜로디가 융합되면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어요. 소울, 사우스 힙합, 레게가 접목된 좀 희한한 음악이죠.
쥬비트레인: 부가킹즈를 설명하기 가장 좋은 곡이기도 하구요.
리: 바비킴 씨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쥬비 씨와 간디 씨도 멜로디를 타는 랩핑이 앨범 전반적으로 꽤 들리던데…
바비킴: 그래서 애들이 거만해졌어요. 자기들도 좀 탄다고. (웃음) 근데, 유치하지 않은 틀에서 MC답게 잘 하는 것 같아요.
쥬비트레인: ‘友酒 Like?’에서는 그 리듬 사이에 멜로디를 붙이니까 주제와 연결도 훨씬 좋은 거 같았어요. 이번 앨범에 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살아있는 표현을 담고자 하는 거였거든요. 모르는 얘기를 해 봤자, 전달되지 않으면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Wack MC가 되기는 싫거든요. 술은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거고, 행복하고 즐거울 때 보다는 기분이 안 좋을 때 많이 접하니까. 어쩌면 술한테 의존을 하고 위안 삼고자 하는 부분도 있고.
리: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 '헛소리'도 인상적이었어요. 앨범 내에서 가장 원초적인 힙합 스타일을 들려주기도 하구요.
바비킴: 그 곡을 수록한 이유가 있어요. 바로 전 곡이 바비킴 스타일 발라드잖아요. 이건 힙합 리스너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 바비킴 노래만 그리워하는 대중을 염두에 두고 넣은 곡인데, 하지만, 우리 부가킹즈는 힙합 팀이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강조하기 위해서 보너스 트랙으로 넣었죠.
쥬비트레인: 진짜 쉽게, 편하게 쓴 거 같아요. 프리스타일로.
리: 부가킹즈는 뼈 아픈 실패를 겪어본 팀이잖아요. 그때를 돌이켜보면 어떤가요?
바비킴: 실패라는 말 대신, 실수라는 표현을 하고 싶어요.
쥬비트레인: 우리는 그거에 대해 좌절을 하고 그런 게 아니라 단지 몰랐던 거니까.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말씀드리는 데요, 실패가 아니라 우리는 몰랐을 뿐이거든요.
간디: 항상 말하듯이,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셋 다 그런 실수는 오히려 발판이 되는 계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에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리: 알겠습니다. 그러면 두 번째 앨범은 성공이라고 해도 될까요?
쥬비트레인: 대성공이죠.
리: 그 성공 후에 달라진 점은 무엇이었나요?
쥬비트레인: 일단 금전적인 영향이 제일 컸죠. 'Tic, Tac, Toe'에서 '고래의 꿈', '파랑새' 까지 하면서 일단 대학생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그 덕에 축제에도 많이 초대됐었고. 그러면서 금전적 여유도 생겼죠. 음악적으로는 힘들었는데, 금전적인 여유는 있었어요.
리: 이렇게 힙합뮤지션들이 금전적 여유가 생겼다는 말씀을 들으면, 참 좋습니다. (웃음) 베테랑 뮤지션으로서 뮤지션을 꿈 꾸는 이들이나 후배 뮤지션들에게 해줄 말씀이 있다면요?
쥬비트레인: 음, 무엇보다 음악을 취미로 안 했으면 좋겠어요. (다들 적극 공감) 언더 씬에 잠깐 있다가 떠나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까워요. 우리가 취미로 음악을 했다면, 몇 년 전에 이미 떠났겠죠. 전 제 삶이 힙합인데다가 시기가 잘 맞아서 살아 남아 다행이지만요. 요즘은 다들 컴퓨터를 잘 다루니까 작곡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인터넷으로 활약하는 래퍼들이 많잖아요. 언더그라운드라고 표현도 안할게요. 힙합이나 락이나 인터넷에서 인기 좀 있고 팬 좀 있다고 허세부리는 거… 그건 아니죠.
바비킴: 시간이 좀 걸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다 성공하고 싶은데, 어떤 사람은 금방 풀리고 어떤 사람은 오랜 시간 아픔을 겪어요. 사람의 뇌라는 게 단순하면서 복잡해서 그런 것들이 계속 쌓여요. 공부가 되고, 노하우가 쌓이다 보면 이게 재능이 되어서 누군가가 그걸 캐치하고 기회를 주거든요.
간디: 그리고 음악을 하면서 인내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주변 환경과 시장 상황 등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그래도 뮤지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자 한다면, 어느 정도 자기희생은 감소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면이든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하세요.
리: 좋은 말씀이었습니다. 앞으로 공연 계획도 있을 것 같은데요.
쥬비트레인: 이번 여름에 부가킹즈로서 전국 투어를 계획하고 있어요. 제 욕심으로는 우리만의 이벤트 회사를 차리고 싶어요. 거대한 회사를 차리기 보다는 ‘DJ D.O.C. 수영장 콘서트’처럼 콘서트나 파티를 브랜드화 시키는 거죠.
바비킴: 네, 그런 꾸준한… 우리는 소주로 갈까?
리: 와, 그거 좋네요. 그런데 소주로 가면 수익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쥬비트레인: 맞아요. 단가가 안 맞아요. 너무 싸. (전원웃음)
리: 외부 작업 계획은 없나요?
바비킴: 일단 정해진 건 없는데요, 계속 CD나 인터넷, TV를 통해 관심이 가는 아티스트들은 언더그라운드, 오버그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리: 바쁜 스케줄 와중에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리드머와 흑인음악 팬들에게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쥬비트레인: 제가 먼저 한 말씀 드릴게요. 힙합 좋아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들. 좋은 환경에서 음악 들읍시다. 그냥 스트리밍 샘플로 몇 초 듣거나 저렴한 PC 스피커로 듣고 모든 아티스트들이 돈과 시간, 노력을 투자해 만든 음악을 40초 듣고 함부로 평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바비킴: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빈티지 사운드와 현대적인 사운드를 접목 시키는 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래서 그것만 1년 가까이 매달렸거든요. 그리고 부가킹즈 노래는 1분이 지나야 뭔가가 나와요. 그러니까 샘플로만 들으면 안 돼요. (웃음)
간디: 오랜만에 나왔는데 잊지 않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저희들은 좋은 말이건 나쁜 말이건 관심을 느낄 때 음악 한다는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 우리가 계속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요. 정말 감사합니다.
※Favorite MC Best 5(무순위) 바비킴 a.k.a 랩할아버지 1. Simon D 2. 개코 3. 타이거 JK 4. Mos Def 5. Redman
간디(Gan-D) 1. Redman 2. Snoop Dogg 3. Busta Rhymes 4. Method Man 5. 한국의 자부심을 가진 모든 힙합퍼들
쥬비트레인(Juvie Train)(요즘 좋아하는 MC 위주로) 1. Ludacris 2. Mystikal 3. Chamillionare 4. Flo-Rida 5. Outkast
※To Hater 바비킴 a.k.a 랩할아버지 사랑한다. 진짜로 사랑하고 싶어 ♥♥
간디 Thank You!!
쥬비트레인 키보드(자판)로 말하지 말자!
기사작성 / 강일권, 연다인, 사진: 권성훈(서커스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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