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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인터뷰 바비킴 - 한국적 소울과 함께 돌아오다

한국힙합위키

바비킴 - 한국적 소울과 함께 돌아오다 리드머 작성 | 2009-10-26 22:26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0 | 스크랩스크랩 | 21,932 View 1031675224.jpg 바비킴(Bobby Kim)은 참 뒤늦게 빛을 본 뮤지션이다. 데뷔한 지 10년째가 되어서야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10년이라는 기간이면 ‘포기’라는 단어의 유혹이 엄청났을 법도 한데, 그는 맘속으로 언젠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버텨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가 랩이나 노래를 할 때는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일부 언론이 그에게 붙인 ‘힙합대부’라는 별명 때문에 이미지가 굳어져서 그렇지 바비킴은 랩뿐만이 아니라 노래도 정말 잘 부르는 뮤지션이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랩보다는 보컬에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다. 이번에 발표된 새 앨범 [Follow Your Soul]에는 이런 그의 보컬이 가진 매력이 한 가득 담겨있다.

리드머(이하 ‘리’) : 데뷔한 지가 정말 오래됐습니다. 정확히 얼마나 된 거죠?

바비킴(이하 ‘바비’) : 정확히 13년 됐죠.

리 : 바비킴 씨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시간에 비하면 불과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바비 : 한 2년 반 정도 됐네요.

리 : 네. 하지만, 저처럼 닥터레게 시절의 바비킴 씨를 기억하는 분들도 꽤 있을 거예요. 당시 활동했던 때 기억하시죠? 하하.

바비 : 네. 몇 명은 있더라구요. 특히, 음악하시는 분들은 많이 기억하는 것 같아요.

리 : 외국 힙합을 거의 접하지 못하던 당시 국내 힙합키드들에게 바비킴 씨의 자메이칸 래핑은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닥터레게 시절의 이야기를 조금 듣고 싶네요. 그룹에 들어가게 된 계기라든지….

바 비 : 음… 일단 큰 회사에서 솔로로 오디션을 받고 계약을 했는데요, 그 몇 달 뒤에 닥터레게 형님들을 만났어요. 처음 오디션을 자메이칸 랩으로 봤었거든요. 그때 저는 노래는 별로였고 랩이 자신이 있어서 오디션을 받았는데 당시 (가요계 상황 상) 래퍼로서 솔로 활동을 하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에 (회사에서) 레게를 하는 밴드가 있는데 만나보라고 해서 만났었죠. 솔직히 솔로로서 데뷔를 하고 싶었지만, 회사 쪽에서 일단 만나라고 한 거였는데 보자마자 마음이 딱 맞는 거예요. 당시 닥터레게가 데모를 작업 중이었는데 객원래퍼로 활동제의를 받고 싱글에 참여하게 되면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리 : “어려워 정말”이라는 곡이었지요?

바비 : 네. "어려워 정말"과 "아픔속의 그대여"라는 두곡이었죠. 한국말이 부족해서 영어로 랩을 했는데 그때부터 시작이 된 거죠.

리: 현재 닥터레게 분들과는 어떻게 지내시나요?

킴: 한 4일전에 만났나? 다들 각자 인생을 사느라 자주 보기는 힘들고요, 가끔 다 같이 모이곤 해요.

리 : 이후 바비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발표했지만, 반응이 좋지 못했고, 부가킹즈를 결성하고 발표했던 앨범도 성공하지 못했는데요.

바비 : 그냥 망했다고 해도 되요. (전원웃음)

리 : 하핫. 네. 바비킴 씨 말씀대로 계속 망하게 되면서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 같은데….

바 비 : 그때는 힘들다는 생각은 안했고 ‘이게 가수 인생인가 보다’했죠. 워낙 밝은 빛을 못 봤기 때문에 계속 망하다 보니깐 TV에 나오는 친구들은 그들만의 가수 인생이 있는 거고 나는 나만의 인생이 있나보다 했어요. 하지만, 맘속으로는 언젠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항상 망할 때마다 ‘이유가 있겠다. 내 탓이다.’ 생각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연습과 연구를 엄청 했어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열심히 하라고…. 거기서 결론을 보고 안 되면 다른 길을 찾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나는 그렇게 10년간 했으니까….

리: 외국에서 살고 있다가 가수를 하기 위해서 오신건가요?

바 비 : 그건 아니고요 열아홉 살 때, 한참 방황하고 있었을 때, 부모님께서 한국에 가신다고 2년 정도만 정신 차리고 한국에서 같이 살아보자고 했어요. 한국말도 배우고요. 그 이후에 미국에 돌아가든지 결정을 하라고. 원래 음악적인 욕심이 있긴 했는데, 한국에 와서 어학당에 다니면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다가 메이저 쪽 사람을 만나서 계약을 하게 됐어요.

리 : 그렇군요. 예전에 타이거 JK 씨는 저희와 인터뷰에서 데뷔 당시 한국 가요계에 대한 사전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힙합음악을 들고 나와서 엄청난 고전을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역시 외국에 살았기 때문에 당시 국내 가요계의 흐름을 전혀 몰랐던 바비킴 씨도 비슷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바비 : 당연하죠. 한국은 그때 힙합을 아는 사람들은 그나마 백댄서 분들이었어요. 당시엔 래퍼들이 없어서 락카페에서 미국 힙합 앨범을 틀면 블루스를 추고 그랬죠. 우리나라는 당시 랩을 몰랐었어요. 랩은 서태지나 현진영 선배님처럼 무조건 춤을 춰야 된다고 알고 있었죠. 그래서 저도 많이 당황을 했어요. 그런데 레게음악을 하는 형님들은 빌보드나 외국 음악 쪽으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그랬던 거고…. 여하튼 (사람들이) 랩을 잘 몰랐었어요.

리 : 그렇게 고전을 하다가 오랜만에 발표했던 [Beats Within My Soul]에서는 바비킴 씨만의 스타일이 확실히 완성된 보컬을 들려주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특별히 어떤 노력을 기울이신 부분이 있었나요?

바 비 : 음악! 음악을 만드는 작곡에서부터 랩도 랩이지만 노래 쪽에 관심이 많이 가면서 바비킴 만의 창법을 많이 연습했어요. 억지로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연습을 많이 해서 내 스타일이 나오고 바비킴의 멜로디가 나온 거죠. 굳이 꼭 랩을 해야 되는 게 아니라 노래를 해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그런데 돈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작곡을 했어요. 그때 윤미래와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 친구랑 작업을 하고 데모를 만들면서 미래가 그러더라고요. 바비오빠는 노래 부를 생각은 없냐고. 그런데 당시 전 제가 노래를 한다는 것은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그냥 랩만 하면서 작곡을 할 생각이었는데, 미래가 계속 노래를 해보라고 그랬어요. 결국, 그 친구의 영향으로 그 앨범이 나왔다고 볼 수 있죠. 그때 윤미래의 홍보실장이 지금 저의 사장님인데 중간에서 미래가 저를 소개시켜주고 그 당시 사장님도 호감을 가지고 있어서 인연이 닿을 수 있었어요.

리 : 싱어로서 바비킴 씨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도 힙합 비트 위에서 노래할 때 인 것 같아요. 그 비트를 완벽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부른다는 느낌입니다. 리듬을 타며 노래하는 것이 마치 래퍼가 플로우를 타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국내에는 그런 뮤지션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욱 인상적입니다. 래퍼이기도 한 점이 영향을 미칠까요?

바비 : 그렇죠. 아무래도….

리 : 부가킹즈 멤버들과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바 비 : 혼자 살면서 술에 찌들어 있을 때 음악동기 한명이 술집에서 간디(Gan-D)를 만났어요. 그 당시엔 작곡도 하면서 가수도 하고 싶었는데 솔로로는 계속 안 되니까 그룹을 한번 만들어 볼까 생각했었죠. 그러다가 99년에 제대로 힙합 붐이 일어난 거예요. 그때 난 어차피 힙합사회에서 컸고 랩도 하고 스스로 힙합곡도 잘 쓴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간디를 만나게 됐던 거죠. 그리고 몇 개월 뒤에 클럽을 갔는데 노는 스타일이 흑인이랑 비슷한 친구가 있더라고요. 그 친구가 주비(Juvie)였어요. 그렇게 만나서 부가킹즈가 탄생하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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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 무브먼트(Movement)와 인연도 궁금한데요.

바비 : 98년도에 솔로 활동을 하고 있을 때, 드렁큰 타이거의 앨범이 막 나오려고 했던 시기에 업타운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만났죠. 그때는 업타운하고 드렁큰타이거가 되게 친했었잖아요.

리 : 지금까지 계속 힙합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제 새 앨범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우선 외모도 그렇지만, 음악적으로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흑인음악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곡들도 꽤 보이고요.

바 비 : 그런데 솔로앨범을 낸다고 해서 절대 힙합을 벗어난 건 아니에요. [Beats Within My Soul]에서는 힙합을 바탕으로 여러 장르를 담았었는데요, 이번 앨범에서는 잔잔한 모드로 더 소울적인 음악을 담았어요. 또, 솔로앨범에서는 내 자신을 찾듯이 이런저런 것들을 경험해보고 음악적으로도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싶고…. 가수로서는 어떤 노래를 부르거나 만들어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냥 제가 듣기 좋은 걸 하는 거죠.

리 : 앨범 전체적으로 멜로디가 듣기에 참 쉬우면서 편안하고 특히, 어쿠스틱 기타 연주도 진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번 앨범의 주된 컨셉으로 봐도 무방할까요?

바 비 : 네. 노래를 부를 때나 가사, 그리고 사운드에서도 최대한 인간적인 냄새를 내고 싶었어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해요. 나이가 든 대선배 가수들이 통기타매고 미사리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 복잡한 것들이 이제는 귀에 거슬리고 리얼 악기, 그러니까 아날로그 쪽으로 점점 빠져드는 것 같아요.

리 : 바비킴 씨의 기존 이미지를 생각하거나 흑인음악을 좋아하는 대부분 이들이 바비킴 씨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생각하면 이번 앨범은 일종의 모험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바 비 : 제 고집인 것 같아요. 제 심장은 한 자리에 그대로 있되 여기저기도 한 번 갔다와보고 하는 성격이라서 스타일이 절대 벗어나지 않는 이상 이런저런 것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듣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바비킴이 꼭 힙합리듬 위에서 노래를 불러야한다는 인식은 버리셨으면 좋겠어요.

리 : 일부 언론에서 바비킴 씨에게 부여한 ‘힙합대부’라는 수식어가 바비킴 씨의 음악적 영역을 너무 옭아매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요?

바비 : 아, 그건 기사거리로 그렇게…. 진짜 그 얘기할 때마다 화나요.

리 : 이번 앨범도 힙합과는 관계가 없는데 ‘힙합대부’라는 수식어가 기사에 나오니 그게 너무 바비킴 씨의 음악을 한정짓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거든요.

바 비 : 별명을 자꾸 지으려고 하는데 ‘랩 할아버지’라는 별명은 맘에 들었어요. 일단 오래됐고 후배들한테는 할아버지 같은 역할이니까요. 목소리 자체도 할아버지 같고요. (웃음) 그래서 이 별명은 좋은데 ‘힙합대부’는 좀…. 뭐, 결론은 음악은 음악이다 장르를 굳이 따지고 하는 건 아니다.

리 : 이번 앨범은 한국적 소울음악을 담으려고 노력한 앨범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비킴 씨가 생각하는 한국적 소울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바 비 : 소울이 음악적으로는 들어가 있는데 흑인 전통 소울은 아니잖아요. 주위사람들이 제 창법자체가 소울과 많이 비슷하다고는 하는데, 저는 한국적 소울이라는 단어자체는 음악적인 단어보다는 영혼, 그러니까 마음에서 우러러 나오는 감정이나 느낌을 소울이라고 생각해요. 거기에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적인 소울이라고 붙인 거죠.

리 : 그런 한국적 소울을 구현하기 위해서 특히 주력한 부분이 있다면요?

바비 : 이야기에 신경을 썼어요. 그리고 작사가가 중요해요. 작사가들이 저를 알아야 되요. 그래서 비싼 에이급보다는 나를 잘 아는 주위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그대로 한국말로 번역을 하는 거죠.

리 : 타이틀곡인 ‘파랑새’는 곡의 구성이나 보컬에서 70년대 포크 냄새가 철철 배어납니다.

바 비 : 일단 어쿠스틱 음악을 생각하면서 슬픈 음악으로 쓴 건데 그게 그냥 타이틀이 된 거예요. 자세히 들어보면 한국적인 발라드와는 거리가 좀 멀어요. 잔잔하게 쉬고 싶어서 했는데, ‘파랑새’가 타이틀 감이라고 사장님이나 같이 했던 프로듀서가 그러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보면 가장 대중적이고…. 바비킴의 2집 솔로 대표곡으로써 팬들이나 대중이 들었을 때 ‘솔로로 할 때는 가리지 않고 이런 어쿠스틱 발라드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겠죠.

리 : 원래 포크 음악에 관심이 있으셨던 건가요? 아니면, 포크 음악에 인상을 받은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가요?

바비 : 포크음악은 항상 흘러나오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도 그렇고 CF에서도 보면 그건 계속 귀에 맴도는 것 같아요. 포크 쪽으로 공부를 하려고 특별히 연구를 한 건 없고요.

리 : ‘파랑새’는 겉으로 드러나는 내용만 보면, 사랑이야기지만, 파랑새가 의미하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바 비 : 파랑새라는 이미지가 되게 소중한 것이에요. 흔히, ‘희망’이라고 이름을 짓잖아요? 저에게는 소중한 것이었고, 그걸 떠나보낸다는 생각을 했죠. 그리고 작사를 한 이희승 누나가 여자이다 보니깐 사랑 쪽으로 가는 이유도 있어요. 슬픈 맘으로 특히, 현재나 미래보다는 과거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쓴 거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 "고래의 꿈"도 마찬가지구요. 꼭 사랑이야기만은 아니에요.

리 : ‘Angel'이라는 곡에도 사연이 숨어있다고 들었습니다. 쥬비 씨와 관련이 있는….

바 비 : 네. 쥬비트레인이 지난 8월에 교통사고가 났었어요. 그때 쥬비 옆에 앉았던 친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쥬비의 정말 친한 동생이었어요. 저도 아는 친구였고…. 당시 쥬비가 저에게 “이제 나는 평생 잊지 못할 일이 하나 생겼다.”라고 말하는데 가슴이 찡했어요. 그리고 절 찾아와서 글을 썼는데 그 가사가 제 앨범에 꼭 실렸으면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패트릭이라는 작곡가가 함께 곡을 붙이고 작업을 했죠. 참 의미 있는 곡이에요. 쥬비와 친구들에게는 더 의미가 있는 곡이고요.

리 : 그렇군요. 저희도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앨범의 첫 문을 여는 ‘최면’은 참 독특한 매력을 가진 곡인 것 같아요. 뽕짝과 스윙이 뒤섞여 있는데다가 랩까지 가미되고 말이죠. 마치 아웃캐스트의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 곡을 만들고 작업할 때 어떤 감성으로 작업하셨는지가 궁금한데요?

바비 : 처음에는 그 곡을 버리려고 했어요. 이번 솔로앨범에서는 사람들이 노래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곡은 컨셉에 안 맞았거든요. 근데 멤버 주비가 버리지 말라고 말렸어요. 원래는 칸예(Kanye West)의 2집에 빠져 있을 때 따라서 만들어 본거예요. 그런데 만들어 놓으니까 이건 너무 희한해서 차라리 그냥 부가킹즈에 넣을까 생각했는데, 주비가 “형, 괜찮아요. 형 원래 느낌대로 가요.”라고 해서 수록했습니다.

리 : 주비 씨가 아니었으면, 그 곡을 못들을 뻔 했군요.

바비 :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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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 ‘돈키호테’라는 곡의 독특한 매력도 ‘최면’ 못지않은데요, 성인가요(트로트)적인 구성이 엄청나게 중독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앨범 내 베스트 트랙으로 꼽고 싶을 정도에요. 소울과 성인가요의 경계를 그야말로 환상적으로 타는 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곡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네요.

바비 : 오, 감사합니다. ‘돈키호테’ 같은 경우는 영상이 그려져 있어요. 왜 옛날 재즈카페 있잖아요. 모든 악기 소리 같은 것도 빈티지(Vintage)적으로 만들고 스탠드 마이크에 노래를 부르는 약간은 블루스코드 같으면서도 우리나라의 성인가요 코드랑 많이 비슷해요. 그게 부가킹즈 앨범이었으면 타이틀로 해도 좋았을 텐데…. 아마 우리나라 대중은 잘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가사도 그렇고.

리 : 좋은 곡들이 많았지만, 바비킴씨의 랩을 들을 수 있는 곡이 ‘헝그리 정신’ 단 한 곡밖에 없어서 아쉽다는 분들도 많아요.

바비 : 그래서 억지로 제가 한 곡을 넣었어요. 이런 저런 상의를 하면서 힙합 기다리시는 분들께 조금만 더 기다리시라는 의미에서.

리 : 그렇군요. J, 정인, 버블시스터즈의 아롬 씨 등 무려 세 분의 여성 보컬리스트와 작업을 했는데요, 각각 작업할 때 느낌이 달랐을 것 같아요.

바 비 : 제가 곡을 만들어 줄때와는 달리 제 앨범 피처링은 누구에게 맞춰서 만들기보다 만들다 보면 이 사람 목소리가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해서 작업을 해요. J같은 경우는 개코도 그런 의견이 있었고 얇은 목소리를 찾고 싶어서 함께 하게 됐죠.

리 : 어떤 분과 호흡이 가장 잘 맞으셨어요?

바비 : 이번 앨범에는 참여 안 했지만, 노래할 때는 윤미래요. 요즘 새 앨범 준비 때문에 바쁘죠.

리 : 바비킴 씨도 윤미래 씨 새 앨범에 참여하시나요?

바비 : 하고는 싶은데, 서로 시간이 잘 안 맞아서 아직 확실히는 모르겠어요. 제가 시간을 맞춰서 녹음실에 가서 해야죠. (웃음)

리 : 꼭 참여하셨으면 좋겠네요. 전제덕 씨와 관계가 각별하시죠? 서로 새 앨범에 참여도 했고요. 처음 전제덕 씨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바비 : 제덕이와는 만난 지 2번 만에 같이 작업하게 된 거예요. 대중음악상시상식 때 헤리티지하고 함께한 공연을 보고 뻑이 갔었는데, 대기실에서 우연치 않게 대화를 나누다보니깐 비슷한 시기에 솔로앨범이 나올 예정이더라고요. 그래서 잘됐다 싶었죠. 그 이후에 친해졌어요.

리 : 전제덕 씨가 저희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앨범에 수록된 “Two Stories"에서 바비킴 씨의 원래 보컬 키보다 되게 낮게 음악을 만들어서 바비킴 씨의 보컬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는데, 바비킴 씨 생각은 어떠세요?

바비 : 매~~일 그 얘기해요. (전원웃음) 만약 곡을 소화하지 못했다면 그건 제 잘못이에요. 가수는 음의 폭이 넓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데 제가 그때 웃으면서 장난 식으로 ‘아이, 이거 너무 낮네.’ 한 번 그런 건데, 이제 제덕이는 그걸 계속 미안하게 생각하는 거죠. (웃음)

리 : 하하. 그렇군요. 저희가 듣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이 들렸는데요. 이 자리를 빌어서 전제덕 씨는 그만 미안함을 털어버리시길 바라겠습니다. (웃음) 지난 ‘고래의 꿈’에 이어 이번에도 ‘넋두리’라는 곡에서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와 함께 작업을 하셨어요. 다시 한 번 정규 앨범에서 아버지와 함께 작업한 소감이 어떠신지요?

바비 : 음 "고래의 꿈"에 참여하셨을 때는 이슈가 많이 됐죠. 그렇게 반대하시고 쉽게 말하면 무시를 하셨던 분이 참여까지 해주셨으니까요. 제 음악을 인정하시지 않았어요. 물론 이해가 가요. 그래서 어렵게 부탁을 한 거였는데 이번에는 믹스하기전에 아버님께서 먼저 들어보시곤 "넋두리"란 곡이 "이건 내 이야기네"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럼 간주로 넣자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쉽게 쉽게 했어요.

리 : 뮤지션으로서 작업할 때 아버지는 어떠세요?

바 비 : 처음에 진행할 때는 무서운 분이시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디렉팅을 해야 하니깐 곤란했죠. 그런데 직접 "괜찮아? 다시 할까?" 하시면서 이제는 젊은 사람들의 음악을 배워야 한다고, 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시면서 고맙게도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리 : 이제 이번 앨범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한 것 같네요. 음악 외에 요리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만.

바비 : 스트레스 풀려고 요리를 막 만들어요. 요리는 색깔이 중요한데 요즘은 그쪽으로 연구를 하고 있죠.

리 : 그렇다면, 가장 자신 있는 요리가 뭔가요?

바비 : 얼마전에 만들었는데 어머님한테 인정받았어요. 바비킴 스타일 챠오밍 국수. 그거 진짜 자신있어요.

리 : 아~ 배가 고파 옵니다. (웃음) 이제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바 비 : 솔로가수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부가킹즈 작업을 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쯤 앨범을 내려고 해요. 다른 가수 피처링 계획으로는 보컬로 이상은 선배와 작업 계획이 있고 그 외에는 곡이 나와서 그 사람 목소리랑 맞아 떨어진다면 하는 거죠. 그리고 래퍼로서는 무브먼트 식구들 앨범이라면 부탁을 안 해도 “나 여기다 할래.” 하면 언제든지 하는 거죠. (웃음)

리 : 이상은 씨와 작업이 정말 기대됩니다. 끝으로 리드머 회원 분들을 비롯한 흑인음악과 바비킴 씨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바비 : 흑인이란 친구들은 솔직한 마음을 가지고 노래로 표현을 하고 무엇을 하더라도 리듬을 타요. 농구를 해도 그렇고. 그러니깐 많이 연구하고 즐겼으면 해요.

리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계속 부탁드릴게요.

바비 : 네. 감사합니다.

1. Soul : Soul과 서울 사이의 아이러니(Irony) 2. 술 : 내 영원한 친구 3. 아버지 : 처럼 되어야지. 4. 타이거 JK : 아픈 천재 5. 요즘 즐겨듣는 앨범 2장 : Nas [Hip Hop Is Dead], Corinne Bailey Rae [Corinne Bailey Rae]


기사작성 / 강일권, 황순욱 사진 : 이안나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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