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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드 비츠 – 데뷔 10주년, 새 EP 'Touch Of Memories' 강일권 작성 | 2013-11-19 19:2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9 | 스크랩스크랩 | 27,843 View
상업적 성과로만 따진다면 몰라도 음악적 성과와 쌓아온 커리어로 보자면, 프로듀서 마일드 비츠(Mild Beats)에게는 엄지를 치켜세울만하다. 더구나 한국힙합 씬에서 그만큼 꾸준하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이도 드물다. 그런 그가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더불어 정규 2집을 발표한지 6개월만에 새로운 프로젝트인 인스트루멘탈 EP [Touch Of Memories]를 발표하며, 여전히 꿈틀대고 사그라지지 않은 창작욕을 과시하고 있다. 그를 만나 10년간 음악 활동에 대한 감회와 새 앨범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언더그라운드 음악인의 자세에 대해 들어보았다.
리: 인스트루멘탈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마: 힙합 음악에서 랩과 가사가 주는 감흥도 좋지만, 비트 자체가 가진 멋을 보여줄 필요도 있지 않나 싶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리: 프로듀서가 각광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행동이기도 한 건지?
마: 아무리 곡을 잘 써도 유명한 랩퍼를 만나지 못하면 묻히는 게 사실이니까요. 랩퍼들이야 외국 비트에 랩을 해서 내면,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통로가 있지만, 프로듀서들은 아카펠라로 리믹스해봤자 반향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아직 우리나라에선 프로듀싱에 대한 인식이 좋은 것 같진 않아요.
리: 신인 비트메이커들도 모집하고 있잖아요? 그들을 규합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면요?
마: 규합이라기보다는… 평소에 메일도 받아보고 하면, 방구석에서 비트를 만드는 이들이 많더라고요. 그분들을 보면, 비트를 공개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좋은 랩퍼를 만나서 작업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제 이름을 걸고 컴필레이션을 함께 만들거나 하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계획한 겁니다. 최소한 묻히지는 않을 테니까….
리: 이전에 이미 프로듀서로 이루어진 언스포큰(Unspoken)이라는 크루를 만들었던 적이 있잖아요? 차별점이 있을까요?
마: 일단 그때는 다양한 스타일의 비트메이커들이 모여 있었죠. 일렉트로닉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었고, 알앤비를 추구하는 사람도 있었고…. 근데 이번에는 '소울풀, 펑키, 재지'라는 컨셉트 취지에 맞는 이들끼리 뭉쳐서 해보려고요. 일종의 힙합 BGM 같은, 언더그라운드 냄새도 베인 그런 음악이요.
리: 마일드 비츠 씨와 성향이 비슷한 이들 말이죠?
마: 아무래도 그렇죠. 디깅(Diggin')과 샘플링에 대한 이해도와 자부심이 좀 있는 사람들….
리: 그럼 '리스너블 프로덕션(Listenable Production)'이 크루가 되는 거예요?
마: 크루는 아니고요, 그때그때 원하는 비트메이커들이 있다면, 함께 만들어보는 거죠. 제가 제작을 해줄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조언이나 가이드, 서포트는 해줄 수 있으니까요.
리: 그러니까 멤버는 유동적이다 이 말씀이죠?
마: 그렇죠. 참여 의사는 본인에게 있는 거니까….
사진: 네이버 온스테이지
리: 이번 앨범을 두고 '청자들 각자의 기억을 더듬는 좋은 BGM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고, 실제 음악들도 감성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작금의 '감성 힙합'과는 전혀 다른데요, 만약, 혹자들이 한국힙합 씬에서 일컫는 감성 힙합이라는 영역 안에 엮는다면, 뭐라고 차별점을 말씀하겠어요?
마: 감성에도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아시다시피 전 힙합 안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좋아해서 음악을 시작했던 거고요. 근데, 요즘은 그런 감성이 아니라 죄다 사랑 노래, 이별 노래 뿐이니까…. 힙합 음악이라고 해서 그런 걸 하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다른 데서도 다 하는 걸 굳이 힙합 안에서까지 그대로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거예요. 가사적으로든 프로덕션적으로든…. 어쨌든 전 단지 제가 힙합 안에서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을 담은 거고요.
리: 이번 [Touch Of Memories]의 타이틀곡인 "해후"는 '헤어졌던 옛 연인을 길에서 다시 만났을 때 느낀 감성을 투영한 곡'이라고 하던데, 실제 경험이 있는지…?
마: 있죠. 참 오묘했어요.
리: 구체적으로 상황을 좀 설명해주세요.
마: 예전에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를 함께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은 결혼했고요. 어떤 어떤 사정 때문에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됐었는데, 이후, 몇 년 뒤에 홍대에서 봤어요. 밥집에서. 전 이제 밖에서 아는 애하고 앉아서 얘기 중이었고, 그 사람은 큰 통유리 안쪽에서 밥 먹고 있었어요. 저만 봤죠.
리: 어떻던가요?
마: 음… 신기했어요.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갑자기 보니까 그냥 담담하더라고요. 그렇다고 기쁘지는 않은 뭐 그런 느낌.
리: 그럼 그때 느낀 감성이 이번 곡에 영향을 끼쳤나요?
마: 뭐 그런 건 아니고요. (전원웃음)
리: 올해 마일드 비츠 씨가 데뷔 10주년이잖아요?
마: 몰랐는데, 그렇더군요.
리: 2003년에 발표된 라임어택(RHYME –A-)의 EP [Story At Night]을 기준으로 맞죠?
마: 그렇다고 봐야죠. 그 앨범에서 곡을 많이 썼으니까….
리: 감회가 어때요?
마: 글쎄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막상 얘기를 듣고 나서는 '나름대로 내가 고군분투하며 해오고 있었구나. 앞으로 10년은 또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 싶은 생각에 고민 중입니다. 정리하는 느낌이 아니라 앞으로를 준비하는 느낌이랄까요? 계속 결과물을 낼 거니까요. 어쨌든 '그동안 쓸데없는 짓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걸 다했다.'싶어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결과가 안 좋았던 앨범도 있었지만,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뭐 그렇습니다. (웃음)
사진: 네이버 온스테이지
리: 무엇보다도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프로듀서로서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꾸준히 내왔다는 것만으로도 존경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싱글이나 믹스테입 한두 개 정도를 내면서 연차만 쌓는 뮤지션들이 많아 안타까운데, 마일드 비츠 씨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마: 앨범 나오기 전에 싱글이나 믹스테입을 내는 건 이제 당연한 수순이에요. 다만, 거기에서 멈추고 세월을 보내는 건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 실력을 인정받은 이라면 더욱이요.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못 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쪽 씬은 웬만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유능한 엠씨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싱글 몇 개 던져놓고, 또는 믹스테입 1~2장 던져놓고 시간이 지나는 건 제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니에요. 'done is better than perfect(완벽을 추구하는 것보다 실행해보는 것이 낫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물론, 누구나 최고의 결과물을 뽑아내고 싶죠. 저도 마찬가지고. 근데 그러다가 배설해야 할 걸 못 배설하고 안에 쌓이다 보면, 자괴감에 빠진다든지 그게 역효과가 나서 음악생활을 하는데 더 안 좋은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완성한 건 좀 발표해서 사람들로부터 평가받을 건 받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차근차근 발전할 생각을 해야지 한꺼번에 빵 터트려가지고 뭐가 되겠다는 생각은 사실 불가능하지 않나 생각해요.
리: 실제로 그런 모습을 많이 봐왔죠?
마: 그렇죠. 지쳐서 떠나거나 회사 이상한 데 들어가서 이상한 음악하고 있거나.
리: 그런 이들 대부분이 하는 변명을 보면, '먹고 살기 문제'로 방어막을 치거든요. 이건 어떻게 생각해요?
마: 근데 사실 먹고 사는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죠. 돈을 벌고 싶으면, 돈 되는 음악을 당연히 해야 하는 거고요. 근데 여기 언더그라운드에 한 발을 걸치고 있으면서 메이저에서 돈 버는 음악을 하겠다는 마인드는 좋아하지 않아요. 아예 그쪽으로 확 가서 하든가 해야죠. 이곳에 몸담고 있는 뮤지션이라면, 힘들건 돈을 벌건 자기 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그걸 감수하고, 자아를 지키면서 자기 음악을 완성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해요. 창작물을 안 내거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못 하는 걸 '먹고 사는 문제'로 방어막 삼는 건 아니라고 봐요. 이쪽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자기가 진짜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으면, 끝까지 하는 거죠.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지치면 안 하면 되는 거고요. 그건 결국, 자신의 선택인 거예요. 전 구린 선택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거고요.
리: 10년간 한 길을 걸어온 뮤지션으로서 뼈 있고 설득력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마: 그래서 힘듭니다. (웃음)
리: 10년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을까요?
마: 첫 앨범 [Loaded]가 나왔을 때죠. 그때는 정신 없이 해가지고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한데, 그래도 당시가 제일 열정적이었고, 참여한 엠씨들도 즐겁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리: 당시 참여했던 랩퍼들이 지금은 스타가 된 이들이 꽤 되죠?
마: 거의 다 지금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죠. 인정받는 사람들이고요. 그땐 다 비슷한 상황이었으니까요. 다 시작하는 입장이었고…. 그때가 가장 좋았던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리: 리드머와는 가장 관계가 안 좋았던 시기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마: 음……
(전원웃음)
리: 아니 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알만한 분들은 아시니까…. (웃음)
마: 그거 하나하나 다 말해야 하나요? (전원웃음)
리: 앞으로 10년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마: 지금 고민하고 있는 중이에요. 아직 확정된 건 없는데, 일단 '리스너블 프로덕션'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거고, 외국 랩퍼들 쪽에도 접촉을 시도해서 재미있는 작업을 많이 해보려고 해요. 당분간 제 솔로 앨범 계획은 없고요. 랩퍼와 프로젝트 앨범은 나올 수 있겠지만요. 중요한 건 앞으로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할 거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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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aded 리뷰를 지금은 꽤나 유명해지신 리드머 전 필진 중 한 분이 게재하셨는데 그 리뷰의 일부 내용 때문에 그 불만이 폭발한 사건은 있었죠.
차라리 그 때는 리플로 키배가 빈번히 오가긴 했을지언정 그것들도 다 음악과 관련된 키배여서...제3자 입장에서는 관전하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했는데...
뭐 중간에 이런저런 컨트롤하지 못할 안타까운 상황들이 있었긴 하지만 지금의 썰렁한 리드머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ㅠ.ㅠ 립밤 립밤 (2013-11-20 11:39:25 / 203.237.64.***)추천 0 | 비추 0 진짜 꾸준하게 양질의 작품찍어내는 프로듀서 존경합니다 근데 리드머랑은 무슨일인가요? 그때도 리드머했는데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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