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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맙 - 할 말 많은 두 베테랑 뭉치다 리드머 작성 | 2012-05-18 17:45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1 | 스크랩스크랩 | 30,053 View 확대보기
이제는 베테랑이라 불릴 만 하지만, ‘노이즈 맙(Noise Mob)’이라는 신선한 팀으로 돌아온 마이노스(Minos)와 라임어택(RHYME-A-). 할 말 많은 그들에게서 소속 레이블 스탠다트(Standart)의 음악과 힙합 씬, 그리고 팬에 대한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리드머가 들어보았다.
리드머 (이하’리’): 스탠다트의 첫 타자인데 부담감은 없었어요?
마이노스 (이하 ‘마이’): 부담감이라 생각하면 부담감일 수 있는데 저는 둥지를 처음 텄던 곳이 소울 컴퍼니잖아요. 어찌 보면 사장이 세 명인데 분업을 하더라도 사장단에 저도 포함되었다는 게 부담이긴 해요. 예전부터 키비는 저한테 ‘형은 절대로 회사 운영이나 비즈니스를 하면 안 된다. 그런 스타일의 사람이다.’라고 했었어요. 계획을 짠다는 게 익숙하지 않아요. 즉흥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해왔던 타입이거든요.
라임어택 (이하 ‘라임’): 그래도 실질적인 사장은 마이노스에요.
마이: 이름만 그런 거에요.
리: 사업자등록을 마이노스 씨 이름으로 한 거란 말씀?
마이: 그래서 이름을 등록하고 나니까 귀찮은 일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나중에 퍼센테이지를 더 요구하려고요. (전원웃음)
라임: 셋이서 일을 같이 하지만, 짜증나는 건 형 일거에요. 사실 저는 음악적으로 부담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랩을) 잘하니까요.
마이: (웃음) 아~ 오케이 오케이
라임: 우리 솔직하게 이야기합시다. 전 언제나 리드머 인터뷰에선 솔직하거든요. 저는 팀이 처음이라서 조금 부담은 있었죠. 마이노스 형은 팀으로는 이미 다 정점을 찍었었고 저는 팀원을 고를 때 엄격한 기준이 있었죠. 저보다 잘해야 되고 무조건 저만큼의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에요. 피곤할 일이 없어야 되는 게 중요했어요. 제가 라이브나 레코딩,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줄 수는 없으니까요. 형은 이미 많은 것을 증명해 보였고 실력도 절대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팀을 같이 할 수 있었죠.
리: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여태까지 활동해 온 스타일이 달라요. 각각 감회가 다를 텐데 결성 때는 어떤 마음가짐이었나요?
마이: 라임어택이랑 예전부터 같이 해보고 싶었어요. 옛날부터 알았거든요. 그런데 타이밍적으로 불씨가 잘 안 붙었던 것 같아요.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는 뮤지션 중에 하나였거든요.
라임: 오~
마이: 알다시피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라 무대에 같이 섰을 때도 뭔가 멋지잖아요. 팀의 색깔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을 기다렸던 것 같아요. 소울 컴퍼니가 해체되면서 저희 셋이서 의견을 조율할 때였고 타이밍이 좋지 않았나 싶어요. 무턱대고 라임어택에게 제안을 했죠.
리: 랩퍼와 팀을 이룬 적이 없는 라임어택 씨에게는 확실히 또 다른 도전이었을 듯도 싶은데….
라임: 저는 팀을 짜는데 있어서 부정적이지는 않았지만, 고집이 세고 깐깐한 편이었어요. 항상 저 이외에 다른 아티스트들과 무대를 꾸며가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인데 그 기준이 명확하고 엄격한 스타일이에요. 그런 점 때문에 팀을 만드는 데는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뭔가를 하고자 했다면 이보다 더 빨리 나올 수 있었는데 타이밍이 맞지 않았어요. 저나 마이노스 형이나 2003년에 데뷔작을 발표하자마자 군대에 가면서 2년이 지났죠.
마이: 그 사이에 연락을 계속 했었어요.
라임: 군부대 전화로 연락을 했었죠. 전역 후 각자 앨범작업을 하고 직장을 가진 상태에서 앨범을 발표한 뒤 저는 소울 컴퍼니에 들어가서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해보려던 찰나에 없어졌잖아요. (웃음) 어쨌든 이제야 노이즈맙으로 뭉친 게 안타깝기보다 결과적으로 잘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간의 결과물을 통해 서로 성장해왔으니까요.
리: 수록곡 제목은 누구의 아이디어인가요? 일관성이 있어요.
마이: 그냥 스탠다트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번개송 같은 것을 공개하고 뒤에 천천히 앨범작업에 임할 생각으로 장난스럽게 지은 제목들이에요. ‘M.O.B’라는 뜻은 굉장히 강하지만 그 뜻 말고 노이즈맙을 먼저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MOB맘이야”라는 곡도 있고 앨범에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맙딥(Mobb Deep) 비트에 랩한 “MOB딥”이라는 곡도 있었어요. (웃음) 키비와 더 콰이엇이 함께했던 “마부”라는 곡을 패러디해서 “MOB WU”라는 제목으로 우탱 비트에 랩을 해보기도 했고요. 그러다 앨범의 곡 제목을 이런 식으로 짓게 되었죠. 생각보다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리: “쿨피스”와 “OMG”는 그런 면에서 아쉽지 않았어요?
마이: 아쉬움이 없던 것은 아니에요. 그치만 너무 그런데 스트레스 받지 말자는 생각을 했죠. 다른 제목도 몇 개 있었거든요. “OMG”는 그런 아쉬움에 ‘Oh Mobs Goodies”라고 하자고도 했는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리: 이번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 진 가운데 생소한 이름이 많아요. 덥스텝 트랙을 만든 오디오트랙(AUDIOTRACK)과 ATL출신의 오마리티(Omari. T), 독일 출신의 프로듀서 크룹(Croup) 등등… 소개좀 해주세요.
라임: 국외 프로듀서들의 경우 저희가 웹을 통해 접했어요.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음악을 듣고 좋아서 저희가 적극적으로 이메일로 접촉했죠.
마이: 실제로는 못 만나봤어요.
라임: 만날 수가 없어.
마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어! 독일도 한번 가보고 그래야지!
라임: 그들을 홍대로 불러야겠네요. 여하튼 이메일을 통해 저희 음악 소개를 하고 한국에서 랩을 제일 잘 하는 사람인데 곡이 참 좋아서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거든요. 다른 국외 프로듀서들에게도 연락을 했지만, 이번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들은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보내줬고요. 신선한 작업을 많이 해보길 원했죠. 주제나 곡으로도 기존에 해왔던 것과는 좀 더 다른 것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오디오트랙의 경우는 음반작업을 하기 이전에 마이노스 형이 덥스텝에 관심을 가지려 하는 단계였고, 예전에 저는 TSL 파티를 갔다가 진무 형이 트는 덥스텝을 듣고 좋아서 진이 빠진 적 있거든요. 그 이후로 저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덥스텝이란 장르가 저희 노이즈맙 이미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처음 덥스텝을 고려할 시기에 이런 비트에 랩을 하는 엠씨들이 전무했거든요. 물론, 루드페이퍼가 있긴 했지만, 랩은 아니었고…. 그때 주변인을 통해 덥스텝을 장르적으로 잘 만드는 프로듀서들을 소개받은 게 오디오 트랙이에요. 만나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아서 완성시긴 곡이 “MOBy DICK”이라는 트랙이고요.
마이: 오디오트랙은 수면으로 드러난 상태는 아니고 재야에서 랩도 했었고 힙합프로듀싱도 했던 친구들이에요. 그래서 스스로 자기 팀 앨범을 기획하면서 작업은 계속 해왔어요. 저희를 만나고 난 뒤부터 작업의 박차를 더 가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이 트랙이 마음에 들고 이 친구들의 자신감도 더해졌다고 생각해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이죠. 1번 트랙의 “OMG”에 참여한 크룹과 8번 트랙인 “MOBelous”의 오마리티 등은 저희 음악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기 때문에 작업이 성사되었다고 생각해요. 국외 아티스트와 작업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많이 시도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말 랩이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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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스탠다트 홈페이지에도 언급되었듯이 ‘한국시장에서뿐만 아니라 국외시장까지 작품을 널리 전파할 예정이다.’라고 했는데, 이런 것도 염두에 두고 앨범작업을 한 건가요?
마이: 홈페이지에는 정리를 해서 올린 정도이지만, 셋 다 어찌되었든 외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고, 여러 콜라보나 진출에 대한 고민을 했거든요. 외국에서 공연도 해보고 싶고, 앨범이 외국에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런 문구를 올렸던 거에요.
라임: 실제로 국외에 진출하고 싶은 의향이 있어요.
리: 앨범 참여 진에 랩퍼를 배제한 것은 의도한 건지?
마이: 의도적이었다기보다 둘만으로 충분했던 것 같아요. 필요한 트랙이 있었다면 고민을 했겠지만, 소화가 가능한 트랙에 구색을 맞추듯이 참여시키고 싶진 않았어요.
리: 앨범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 그에 맞춰서 억지로 스타일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원래의 스타일을 유지했던 부분이었어요. 랩의 기술적인 부분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데 어땠나요?
마이: 고민은 당연히 있었고요. 지금까지 한 것 중에 랩이 가장 나았다면 기분 좋은 일이죠. 특히, 최근에 나온 앨범이니까 최고로 좋아야 하는 건 당연한 거에요. 타이트하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글자가 많아야 타이트한 것은 아니잖아요. 글자가 적어도 전체적으로 어떤 그루브로 이끌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겠죠. 듣는 분들은 ‘힘을 뺐구나.’, 아니면 ‘다른 것을 했구나.’ 라는 생각을 각각 할 수 있을 텐데요, 기본적으로 계란 한판의 나이가 되다 보니 어렸을 때와는 생각이 달라진 건 분명해요. 랩은 이전과 했던 다른 것들을 수련한다는 생각으로 해보고 있어요.
리: 기술적인 완성도는 분명 신경을 쓸 텐데 이번 앨범에서 고려한 부분이라면요?
마이: 네…… 저는 고려장! (웃음)
라임: 고려장을 보낸다고 형? (웃음) 어쨌든 저는 랩으로는 옛날부터 최고였거든요. 우리 솔직해집시다.
마이: 다른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제가 랩으로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거죠.
라임: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랩 외적인 부분인데 팀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에요. 하나의 곡에 둘이 함께 팀으로 잘 소화해낸다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솔직히 랩으로는 항상 최고였고 제가 더 이상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마이: 오~ shit~!! (전원웃음)
라임: 이번 앨범에서는 더 열심히 했다기보다 제가 가진 여러 가지 카드 중에 다른 카드를 꺼냈다고 생각해요. 과업달성 이전과 이후의 시기적인 것으로 구분을 하고 있죠.
마이: 팀원으로 느끼기엔 라임어택이 이전에 했던 것들과는 다른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이 친구가 이전 것들과는 다른 걸 그만큼 소화해냈다는 방증이기도 해요.
리: 앨범을 들으니 이전과는 다르게 힘을 많이 주지 않고도 쉽고 재치 있게 전개해나가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앨범에 대한 시각 차는 존재해요. 사운드나, 가사 내용에 대한 기대와 어긋난 부분 등. 분명히 포기한 부분도 있을 텐데……
마이: 포기보다는 아예 그런 기대를 신경 쓰지 않았어요. 듣는 사람들의 기대에 맞춰야겠다는 생각이라…… 오히려 한 곡 정도는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어야 하지 않냐는 생각이 있었죠. 아무래도 저희 셋이서 하는 ‘회사의 입장’이란 것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래서 표현의 수위를 수정할까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신경 쓰지 말자는 결론이 났죠.
라임: 결국, 아무것도 수정하지 않았어요. 그런 것을 고려해서 음반이나 노래를 만들어 본 적은 없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항상 했는데 그것에 따라오지 않으면 좆까라는 거죠.
마이: 말이 나왔으니 하나 얘길 할게요. 이 친구가 주변을 의식해서 “혼자라고 느낄 때”라는 곡을 했던 건 아니에요. 그때 이 친구가 하고 싶었던 곡이고 그런 감수성이 엄청나게 크거든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로는 힙합의 황금기 음악만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이 친구 안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있으니까요. 저도 실제로 ‘마이노스 인 뉴올’에서 대중적으로 어필할만한 것들을 했냐고 물어본다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데에만 집중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라임: 그래서 저는 조만간 다시 춤을 출 겁니다.
리: 어쨌든 이번 앨범은 기존의 결과물들에 비해 비교적 트렌디해요. 앞으로 스탠다트에서 나올 결과물도 이런 스타일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마이: 저는 전혀 아니에요. 하고 싶은 것을 하겠죠. 트렌디하다는 것은 덥스텝이 유행을 하기 때문일지 모르지만, 덥스텝이 유행을 해서 그걸 고른 것은 아니었거든요. 여하튼 앞으로 나올 결과물이 지금과 같은 노선을 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라임: 저도요. 제가 하고 싶은 게 또 달라질 거에요.
리: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었어요. 원래 마지막에 나온 고릴라는 딥플로우(Deepflow) 씨가 아닌 나찰 씨로 계획되었던 걸로 아는데, 왜 바뀐 거예요?
마이: 나찰 형이 원래 하기로 했는데 다른 일 때문에 불발됐어요.
라임: 나찰 형의 연기력은 대단하죠. 이루펀트의 “키덜트” 뮤직비디오에서도 눈물을 직접 흘리며 폭풍연기력을 보여줬고요. 딥플로우도 물론 열연을 했어요. 밤에 스튜디오에서 찍은 밤 고릴라는 딥플로우이고요. 낮 고릴라는 비코라는 친구가 고생을 해줬어요.
리: 최근 그 어느 때보다 힙합 씬에서 뮤직비디오가 활성화되었는데, 어떤 효과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마이: 솔직히 우리나라 씬에서는 서비스 이외의 효과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소모적이긴 해요. 없으면 되려 약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이번에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도 느꼈지만, 우리나라 뮤직비디오 퀄리티가 굉장하잖아요. 뮤직비디오는 곡을 알리는데 목적을 더 두고 있고 유튜브 같은 채널을 통해 외국에도 알려지는 수단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라임: 힙합음반 시장의 특성이 변화하면서 CD를 발매하지 않고 앨범 단위가 작아지는 경우가 많으니 되려 뮤직비디오에 시선을 두게 하는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의 유무에 따라 청자들의 피드백 차이는 있죠. 그치만 그것이 구매효과를 주는지 판단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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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옵티컬아이즈 씨와 셋이 팀을 결성하려고 했다고 알고 있는데 유효한가요?
마이: 계획은 따로 없고요.
라임: 원래 팀의 계획은 없었어요. 옵티컬아이즈 음반에 대해 셋이서 함께 하려고 했던 것은 맞는데요. 팀 결성은 아니었어요.
리: 추후에 함께할 가능성은 있는 거예요?
마이: 하게 될 수도 있겠죠. 저희 둘은 곡이나 랩, 가사에 대해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거든요. 포텐이 있는 친구라 갑자기 마음이 동하면 함께 하겠지요. [TTFT] 때에도 같이 고민을 했었어요. 같이 해서 좋은 그림이 나오는 트랙이 있다면 참여를 하겠지만, 우선은 솔로작으로 나오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판단했죠.
라임: 저는 옵티컬아이즈가 ‘포스트 가리온’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해요.
리: 어떤 면에서 그런 것을 느꼈나요?
라임: 가사적인 측면에서 그런 것을 느꼈죠.
마이: 굉장한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해요. 코드문제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페이소스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친구는 없는 것 같아요.
라임: 꼭 유쾌한 측면을 따지지 않더라도 굉장한 작사가라고 생각해요.
리: 이루펀트 1집 인터뷰 때 마이노스 씨는 힙합 팬들의 연령대가 빠른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에 이미 초연한 듯한 말을 했어요. 빠른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당시 팬 중 상당수는 또 사라지고 새로운 팬들이 유입되었을 텐데, 아티스트 입장에서 바라본 장르 팬은 어떤가요?
마이: 그때와 똑같은 생각이지만, 제가 나이를 더 먹으면서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그때의 친구들은 내가 나이를 먹어가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데 왜 공감하지 못할까?’ 하는 부분이죠. 힙합을 굉장히 멋있는 음악으로 받아들이는 게 한 때의 추억으로 남게 되어 버리는 현상. 나쁘게 말하면 얄팍한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이 생겨요. 그런 부분에 있어 제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들어주는 사람들이 같이 나이를 먹어갔으면 좋겠어요.
라임: 저도 안타까워요. 아티스트들이 그런 부분을 고려해야겠죠. 이렇게 팬들이 오래 함께하지 않고 순환이 되는 현상에 대한 책임감도 있어야 합니다. 그치만 저는 사실 그 부분까지 깊이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요. 제 음악을 좋아해주는 팬들은 고맙지만, 팬을 위한 음악을 하지는 않거든요.
리: 힙합 씬의 성비가 여성 팬 위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선 어때요?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있어요. 저희가 그동안 상황을 종합해보면, 반응이 좋고 충성도가 높은 여성 팬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랜 팬이 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사색이 비교적 깊지만, 리액션이 부족해 아쉬운 일반 남성 팬들로 구분이 되더군요. 이런 현상에 대한 ?
마이: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왜 남성 팬들이 사라져가고 여성 팬들만 늘어가는가? 결과적으로 랩을 시작하기 쉬워졌고 랩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사람들은 남자들이 많더라고요. 그 친구들의 입장에서 자신은 이미 동등한 랩퍼가 된 셈이죠. 그러니 랩퍼들의 랩에 대해 평가하기는 쉬워졌지만, 같은 플레이어라고 생각을 하니까 구매로 이어지는 데는 사실상 맥이 끊겼거든요. 그런 현상 때문에 여성 팬들은 늘고 남성 팬들은 줄어드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 같아요. 여성 팬들의 리액션이나 피드백에 대해 ‘굉장히 고맙지~ 어쨌든 여성 팬들이라도 많은 게 다행이야~’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 것도 슬픈 일이에요. 과연 뮤지션의 음악을 좋아해서 팬이 된 것인지 쉽게 말해 닿기 쉬운 가수라 팬이 되는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드는 거죠.
리: 반응과 소통의 창구로 SNS가 대세가 되기도 했잖아요.
마이: SNS의 활성화로 피드백도 문자 보내듯 툭툭 이름 앞에 골뱅이만 붙이면 되니까 쉬워졌죠. 그런데 피드백의 내용은 거의 다 똑같아요. ‘오빠가 좋아요. 오빠가 좋아요’ 이런 식이니까 피드백에 대해서도 특별한 감정이 생기지 않게 되었죠. 남성 팬들이 줄어들 게 된 것도 씁쓸한데 저는 여전히 가리온의 팬이고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에 감탄하고 영향을 받거든요. 요즘 친구들이 랩을 하게 되면서 플레이어의 자세만 가지고 있고 리스너의 자세는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저는 아직도 리스너이자 플레이어라는 생각이거든요.
라임: 발언이 쉬워진 SNS에서의 피드백이나 반응의 신뢰도는 낮다고 생각해요. 비하할 마음은 없지만, 여성 팬들에 한해서 그런 부분이 드러나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마이노스의 말처럼 반응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팬들이 제 음악을 좋아해주는지 닿기 쉬운 준 연예인으로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리: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 들어가보죠. 두 분 다 강의를 맡고 있죠?
라임 & 마이: 네.
리: 힙합 아티스트로서 수익 말고 강의의 목적은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힙합 씬에서 검증 받은 강사에게 교육받은 랩퍼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진출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가요?
라임: 허심탄회하게 말씀 드리자면, 강의를 한지 꽤 되었는데 수익이 필요했기 때문에 시작을 했어요. 예전에 가리온 형들과 이야기를 할 때 항상 형들이 걱정하는 씬의 방향성과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계셨거든요. 저를 돌이켜보면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이었죠. 막연히 좋아서 씬에 몸을 담고 있었는데, 형들의 그런 걱정을 공유하게 되면서 넓게 바라보게 되었고요. 씬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이 보기에 저는 단순한 강의만을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요. 그런데 가르치는 학생들 가운데 씬에 대한 걱정을 하는 친구들이 적어요. 그래서 전 단순히 스킬을 가르치는 것만을 하진 않고 이런 현상과 문화를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저 스스로도 힙합문화를 자처하고 있고요.
마이: 요즘 친구들은 굉장히 좋은 환경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저는 대구에서 랩을 할 때 검은소리(Blex/편집자 주: 하이텔 흑인음악 동호회)나 SNP(편집자 주: 나우누리 흑인음악 동호회)를 통한 피드백에 목이 말라있었거든요. 지금은 훌륭한 MC들에게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생겼잖아요. 그런데 어쨌든 그 친구들에게 돈을 받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수익창출의 형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강의를 하러 나간다기보다는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형이고 싶어요. 라임어택도 이야기를 했지만, 진정 이 문화를 좋아하고 있느냐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할 친구는 많지 않아요. 기술자를 키우려는 것은 절대 아니거든요. 기술이란 것은 스스로가 연구하고 키워나가야 하는 부분이지, 누가 키워주는 것은 아니거든요. 문화적인 관점에서 ‘네가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게 느끼지 않을까?’ 라는 이야기를 해주는 거죠. 조금 더 칭찬해주고 싶고 잘하는 부분이 있다면 더 잘할 수 있게 이끌어 주고 싶은 거에요. 코스프레를 하는 친구가 있다면, 형으로서 지적을 해주지만 정답은 아닌 거죠. 저는 KRS-ONE이 아니니까요. (웃음)
리: 그렇다면, 과연 장르 씬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장르 씬의 붕괴우려 목소리도 높아진 상태에요.
라임: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씬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렇게 된 것의 책임은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씬의 존재유무, 그리고 모호해진 씬의 규정은 아티스트나 리스너, 커뮤니티의 수장, 공연기획자 모두에게도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채널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죠. 분명히 홍대로 규정되는 형태가 아니라 로컬 씬이나 여러 가지로 발전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이: 씬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단편적으로는 힙합이란 장르 아래 전문 커뮤니티와 매체가 존재하고 선배와 후배가 있고 공연도 분명히 하고 있으니까요. 아직 안정된 상태는 아니고 계속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예로 제이통이 부산 로컬 씬을 위해 애쓰는 것도 굉장히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저는 대구에서 ‘힙합트레인’이라는 공연을 이끌었는데 이 공연 외에도 다른 공연브랜드들이 생겼으니 뿌듯하죠. 그리고 술제이가 프리스타일을 알리기 위해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문화를 만들었잖아요. 노력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다툼이 존재할 수도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불한당이라는 움직임도 중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로컬 씬, 혹은 홍대 씬에서의 에너지도 더 필요할 거에요. 지금은 씬의 유무를 구분할 단계는 넘어섰죠.
리: 말씀한 불한당 크루는 어떻게 결성하게 되었나요?
마이: 불한당 크루에서 저희는 막내라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어렵고요. 되려 형들이 이야기하는 게 더 명확할 거라는 생각이에요. 씬에 순기능을 할 것 같아요. 누군가와 대립 각을 세우는 의미는 아니에요.
리: 멤버 중에 큰형님들이 많은데, 크루 분위기는 어때요?
마이: 굉장히 자유로운 움직임이 일어날 거라 생각해요.
라임: 저희 둘도 불한당의 구성원이라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제 겨우 한 곡이 공개되었지만, 창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려 해요. 공개된 곡만으로 지레짐작하거나 구성원들의 나이와 활동시기를 보고 뻔한 예측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리: 참, 노이즈 맙에 대한 키비 씨의 반응은 어땠어요?
마이: 재미있다고 했어요. 셋이서 스트레스 없이 피드백을 주고받았고 서로를 베테랑으로 인정했기에 강요를 하지는 않았어요. 웃으면서 작업했죠.
라임: 특히 “쿨피스”를 작업할 때 많이 웃었네요.
마이: 바이러스 EP를 냈던 2003년도에 ‘People & Places’ 멤버들이 뭔가 함께 모여서 재미있는 것들을 하고 있을 때, 저희들이 ‘119모그졸’이라는 번개송 팀을 만들었어요. 밀림에 각자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활동했거든요. 저는 우탱클랜의 느낌으로 에프킬라, 라임어택은 MC오야봉이었어요. 그때 했던 것만큼 이번 작업도 즐거웠어요. 모든 면에서 지금은 큰 성장을 거듭했고 셋이 가진 방향과 캐릭터가 있기에 또 다른 재미가 더해졌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발판삼아 올해 안에 많은 것을 해내려고요. 그 시간을 쪼개서라도 많은 공연을 꼭 하고 싶고요.
라임: 많은 작품들이 스탠다트에서 발매될 거예요. 노이즈맙의 다른 앨범도 준비 중이고 각자 솔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에요. 저희는 일회성 팀은 아니니까요. 올해 CD 두 장 정도의 앨범을 발매할 겁니다.
리: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마이: 최근에 SNS를 통해서도 글을 남겼지만, 라임어택과 이번 앨범을 통해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어요. 제가 음악을 하는데 있어서 큰 재미와 영향을 주었기에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라임: 고맙데이~
마이: 이외에 당연히 저의 가장 큰 지원군인 여자친구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앨범 가사를 쓰면서 많은 영향을 줬던 피타입 형과 키비, 팔로알토에게 감사합니다.
라임: 저는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마이: 소녀 팬들 사랑해라고 해줘
라임: 다~ 부질없습니다. (전원웃음)
리: 오 이거 인터뷰에 실려도 되나요?
라임: 팬들에게 할 이야기는 없고 나이 서른이 되면서 망나니가 된 것 같아요. 귀찮거나 하기 싫은 일은 더 하기 싫어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대로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살려고요. 자유의지대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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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를 막론하고 내 솔로앨범에는 이 뮤지션을 참여시켜야 한다.’ 5명만 (Dead or Alive)
마이노스
김광석: 내 가사의 롤 모델, 내가 하고 있는 음악의 이유 Mecca: 내 이름 밑에 들어가는 나를 가장 잘 아는 벗 Nas: 내게 영향을 가장 많이 준 MC No. I.D.: 작업하는 모든 트랙이 좋다. 그냥 할거다 John Lennon: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그에게서 배운다.
라임어택
BIG L: 영향을 크게 준 MC Nas: 영향을 크게 준 MC Notorius B.I.G: 영향을 크게 준 MC Jill Scott: 이상형이라서 DJ Premier: 당연한 것 아닌가?
인터뷰. 글 / 박배건, 남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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