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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Money - Rise of an Empire
강일권 작성 | 2014-03-17 18:09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4 | 스크랩스크랩 | 21,589 View
Artist: Young Money
Album: Rise of an Empire
Released: 2013-03-11
Rating:Rating: RR+
Reviewer: 강일권
릴 웨인(Lil Wayne)이 다소 부진하고, 드레이크(Drake)가 안티 팬과 하드코어 랩퍼들로부터 끊임없이 조롱받고, 니키 미나즈(Nicki Minaj)가 간혹 개념 부족한 행동으로 손가락질 받긴 했어도 메인스트림 힙합 씬에서 영 머니(Young Money) 뮤지션들의 점유율은 여전히 상당했다. 그러나 점점 더 대중의 이목을 잡아둘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데다가 근래 그래미 어워드를 통해 다시 한 번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모은 라이언 루이스 앤 맥클모어(Ryan Lewis & Macklimore)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를 비롯한 몇몇 신진 세력들의 약진에 영 머니 제국의 존재감이 체감상 덜했던 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 머니의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은 (비록, 제목이 좀 낯간지럽긴 해도) 시기적절해 보이지만, 아쉽게도 음악적으로 강렬한 지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2009년에 발표한 첫 컴필레이션 [We Are Young Money]가 레이블 1세대들이 주류 힙합 씬에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데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작품이었다면, [Rise of an Empire]는 그렇게 영역을 구축한 영 머니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건재함의 과시라는 건 곧 '(지금도) 돈을 쓸어모으고 있다.'로 표면화된다. 앨범 속 주제는 유로(Euro), 릴 트위스트(Lil Twist) 같은 레이블 후배들의 '영 머니 입성에 대한 기쁨과 과시', 그리고 기존 스타 선배들의 '부와 실력 과시'로 양분되는데, 그 기저에 있는 건 결국, 돈이다. 그렇다 보니 진부함이 수반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릴 웨인이나 드레이크가 변함없는 워드 플레이와 라이밍을 보여주지만, 전반적으로 랩을 통해 감흥을 느낄만한 지점은 별로 없다. 그동안 받은 비판과 조롱에 대한 자기항변이 담긴 드레이크의 "Trophies" 정도가 작은 울림을 선사할 뿐이다. 특히, 아쉬운 건 레이블 2세대 중 가장 많은 지분을 할애받은 유로. 적절하게 리듬을 타면서 쏠 때 쏠 줄 아는 플로우가 인상적이지만, 가사에서 드러나는 주제 표현의 미숙함과 진부함은 아직 그의 미래를 기대하는 것에 의심을 품게 한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릴 웨인처럼 어느 순간 각성하여 감각적이고 탁월한 라임을 뱉어내게 될지….
이렇듯 참여 랩퍼들의 활약에서 아쉬움을 프로덕션이 어느 정도 만회하나 싶었지만, 이 역시 들을수록 감흥이 깎이는 건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침잠된 분위기 속에서 멜랑콜리한 신스의 멜로디가 부각된 곡과 미니멀한 리듬의 곡이 교차하는, 현 메인스트림 힙합 앨범의 주된 구성과 무드에서 벗어나지 않는데(물론, 이러한 흐름을 만든 결정적인 뮤지션들이 영 머니이기도 하다.), "We Alright", "Induction Speech", "One Time" 등의 귀를 잡아 끄는 3곡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 한다. 단 한 곡씩에만 (단독, 혹은 공동으로) 배정된 프로듀서들이 그 한 곡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기보다 남는 비트를 가져와 살짝 손을 본 느낌이랄까…?
[Rise of an Empire]는 그 거창한 타이틀과 의도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프로덕션은 침체되어 있고, 랩은 진부한 동어반복의 굴레 속에 갇혀있다. 레이블 식구들 사이의 단단한 결합이 느껴지지도 않을뿐더러 영 머니 1세대 몇몇의 이름값에 기대고자 한 인상만 역력하다. 영 머니가 현 힙합 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레이블 중 하나라는 건 여전히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근래 행보를 보면, 영 머니의 존재감이 레이블 1세대들, 특히, 드레이크와 니키 미나즈의 인기에 기대어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 또한 부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본작은 그러한 심증에 더욱 무게감을 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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