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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ga - Careless World: Rise of the Last King
이상혁 작성 | 2012-03-09 17:12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0 | 스크랩스크랩 | 25,171 View
Artist: Tyga
Album: Careless World: Rise of the Last King
Released: 2012-02-20
Rating: RRR
Reviewer: 이상혁
독립 앨범 [No Introduction]을 들고 나왔을 때도 타이가(Tyga)는 분명 잠재 가능성이 높긴 했지만, 설익은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는 랩퍼였다. 하지만 많은 양의 믹스테잎 활동과 영 머니(Young Money Ent.) 합류는 많은 이가 그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Well Done], [Black Thought]같은 시리즈 믹스테잎들과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과 콜라보 등을 통해 믹스테잎 시장을 장악한 타이가는 마침내 대형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꽤 오랜 기간 준비해온 메이저 정규 앨범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작업물을 통해 실력을 증명해온데다가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도 어느 정도 보장됐다고 할 수 있으니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가장 적절한 시기에 앨범을 발매했다고 볼 수 있겠다.
앨범과 같은 제목의 싱글이자 포문을 여는 “Careless World”에서 타이가는 ‘탐욕과 증오로 가득 찬 세상이 내가 왕이 되길 원한다’라며, 장엄한 사운드와 함께 등장한다. 이 곡은 단순히 타이틀 곡임을 떠나서 타이가가 이번 앨범을 통해 강하게 어필하고자 하는 ‘(인간과 랩퍼로서) 성장’이라는 컨셉트를 함축하고 있기에 본 작에서 가장 중요한 트랙이라 해도 무방하다. 트랙 사이사이에 배치된 인터루드(Interlude)도 그러한 맥락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어지는 “Lil Homie” 역시 자신의 삶에 빗대어 흑인들의 불안했던 삶을 묘사하며 왕이 되기 위한 배경을 구축한다. 그만큼 음악적으로도 준수하다. 비록, ‘새로운 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정이 기발하거나 신선하진 않지만, 믹스테잎 때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무장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선 효과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큰 틀을 잡아놓고서는 정작 그에 걸맞은 알맹이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앨범은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릴 웨인(Lil Wayne)과 니키 미나즈(Nicki Minaj)는 당연하다는 듯 이름을 올리고 있고 믹스테잎과 “Deuces”의 참여로 인연이 깊은 크리스 브라운, 또 다른 피처링 머신인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와 티-페인(T-Pain), 그리고 나스(Nas)와 왈레이(Wale)까지, 이른바 잘 나가고 실력 있는 이들을 죄다 불러모았다. 하지만 이렇게 풍성한 라인업의 개입과 동시에 타이가가 준비한 야심 찬 컨셉트는 온데간데 없고 트렌디하고 상업적으로 통할 만한 비트 위에서 연애이야기와 평범한 스웨거 만이 앨범을 장악한다. 앨범 타이틀 ‘Careless World’와 인터루드 등이 구차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세로 자리 잡은 방글라데시(Bangladesh) 류의 비트 위에 니키 미나즈와 함께 랩핑을 쏟아내는 “Muthafucka up”이나 여자들을 위한 달달한 연애송 “For The Fame”과 “Far Away”, 그리고 낮은 톤으로 스트립 클럽의 퇴폐적인 모습을 연출한 ”Rack City” 등의 트랙들은 곡 자체로는 크게 흠잡을 요소가 없지만, 앞서 타이가가 밝힌 포부를 대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과적으로 인터루드를 프로듀싱한 아서 맥아더(Arthru McArthur)와 앨범 내 절반가량의 트랙을 담당한 제스 잭슨(Jess Jackson)이 따로 놀고 있는 셈인데, 타이가 역시 두 가지 흐름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주인공으로서 면모를 발휘하지 못했다.
애초에 거창하게 내세운 컨셉트를 과감하게 배제하고 처음부터 트렌디한 스타일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다소 형식미가 떨어진다는 아쉬운 소리는 들을지언정 지금처럼 모호한 느낌을 주는 앨범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타이가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현재의 타이가가 지닌 가장 큰 무기는 버스타 라임즈의 가공할 만한 스킬이나 나스(Nas)의 리리컬(lyrical)함이 아닌 트렌디한 비트에서 제대로 놀 줄 아는 젊은 감각이니까 말이다. 물론,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다른 요소들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건 차차 갖추어 나가도 될 일이다.
타이가는 분명 아직까지는 강한 포스나 인상 깊은 캐릭터를 지닌 랩퍼는 아니다. 그렇지만, 왕성한 활동량이 말해주듯 창작력과 부단한 노력이 영 머니의 신성으로 자리잡게 해준 만큼 이 흐름만 잘 이어나간다면 크게 성장할 만한 잠재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캐릭터 구축에 실패한 만큼 그는 이제 견고한 앨범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쉽지 않은 과제겠지만, 타이가가 진정 ‘마지막 왕좌’에 오르기 위해선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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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쉬웠던건 트랙이 너무 많았던거... 뺄건 빼지 COCO COCO (2012-03-12 09:53:09 / 183.107.101.***)추천 0 | 비추 0 타이가는 믹스테입 낼 때가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muthafucka up과 black crowns가 괜찮은 트랙들인 것 같고, 나머지들에게서는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however, young money got his back... 뭐가 문제겠습니까. ㅎㅎ 변오식 변오식 (2012-03-10 04:35:11 / 125.177.5.***)추천 0 | 비추 0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다는 얘기에 공감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패션들은 가진 포스 이상으로 인상 깊게 느꼈어요. 타이가만의 무언가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렇다 해도 속된 말로 확 터지는 트랙들을 좋아해온 저로서는 타이가의 트랙은 그래 이거야하는 재미도 감동도 없었고 밋밋하게만 느꼈네요. 앞으로도 챠트 내외적으로 활약할 래퍼인 것은 확실하죠. 그렇지만 메이저 첫 앨범부터 성숙한 모습을 너무 이르게 진행시키려는 욕심이 과했던 아쉬운 앨범입니다. Fukka Fukka (2012-03-10 01:44:33 / 211.246.77.**)추천 0 | 비추 0 저와 비슷한 감상의 리뷰네요. 잘 봤습니다. 윤정준 윤정준 (2012-03-09 18:52:00 / 112.221.141.**)추천 1 | 비추 0 생각보다 낮은 점수이긴 한데 납득이 가네요.
역시 곡하나하나는 최고였지만
1시간20분이라는 부담스런 긴 러닝타임과
컨셉의 큰틀에서 점점 벗어나버린
그런 깊이가 모자랐던 앨범이었습니다.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9177&m=view&s=review&c=17&p=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