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토글
로그인하지 않음
만약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리드머국외리뷰 Talib Kweli & 9th wonder - Indie 500

한국힙합위키

Talib Kweli & 9th wonder - Indie 500

이진석 작성 | 2015-11-26 19:53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6 | 스크랩스크랩 | 21,613 View

Artist: Talib Kweli & 9th wonder

Album: Indie 500

Released: 2015-11-06

Rating: RRRR

Reviewer: 이진석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하며 괴물 같은 작업량을 소화 중인 탈립 콸리(Talib Kweli)와 마찬가지로 꾸준히 결과물을 발표하고 있는 나인스 원더(9th Wonder)의 합작 앨범이다. 이미 씬에서 각자 확고한 영역을 구축해놓은 베테랑들이며, 기존에도 빼어난 조합을 보여준 바 있는 둘이기에 콜라보 앨범의 윤곽을 그려보는 건 어렵지 않다. 뉴욕 언더그라운드의 대표적인 컨셔스 랩퍼, 그리고 ‘90년대 붐뱁 사운드의 계승자로서 [Indie 500]은 두 뮤지션의 본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탈립 콸리는 날카로운 톤과 현현한 가사를 무기로 여러 사회문제에 일갈하고, 따스한 음색의 소울 샘플을 재조립해 묵직한 바이브를 만들어내는 나인스 원더 역시 건재하다. 흥미로운 것은 [Indie 500]이 단지 두 사람의 콜라보에 그친 것이 아니라, 나아가 그들의 지휘 아래 구성된 컴필레이션에 가까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베테랑은 호스트로서 영역을 고수하면서도 후배들이 맘껏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최적의 그라운드를 제공한다. 먼저 프로덕션을 전담해 앨범의 기조를 잡는 건 수장인 나인스 원더를 포함한 프로듀서 군단 더 소울 카운슬(The Soul Council)의 몫이다. 하이 테크(Hi-Tek), 노츠(Nottz), 에릭 쥐(Eric G), 크라이시스(Khrysis)가 각 트랙에 포진해있는데, 작년 발매된 잇츠 어 원더풀 월드 뮤직 그룹(It’s A Wonderful World Music Group)의 컴필레이션 앨범이 그랬듯 워낙 비슷한 성향의 프로듀서가 모인 덕에 일체감 있는 프로덕션이 조성됐다. 그 위로 나인스 원더가 발굴한 랩소디(Rapsody), 쥐큐(GQ)를 비롯하여 탈립 콸리가 설립한 자보티 미디어(Javotti Media)의 니코 이즈(NIKO IS), 더불어 프라블럼(Problem), 베드 럭(Bad Lucc) 등등, 실력파 랩퍼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가사, 랩 퍼포먼스, 게스트의 조합도 인상적이다. 특히, 첫 트랙 “Which Side Are You On”를 통해 탈립 콸리는 경찰의 부당한 폭력을 꼬집으며 그 희생자들을 위로하는데, 그와 테프 포(Tef Poe)의 날카로운 벌스 사이로 켄드라 로스(Kendra Ross)의 보컬이 파고들며 묻어나는 비장미가 일품이다. 이어지는 “Every Ghetto”에선 랩소디와 함께 빈민가의 현실을 짚어냈으며, “Life Ahead Of Me”를 통해서는 성찰적인 내용을 담아내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비판적인 시선을 잠시 접어둔 채 락 레이다(Roc Raida), 제이 딜라(J Dilla), 핌프 씨(Pimp C) 등등, 고인이 된 힙합 명장들을 기리는 “Great Day in the Mourning”은 가슴 뭉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인스 원더의 날 선 루프 위로 저마다 스킬을 뽐내는 네 랩퍼의 활약 덕에 랩핑 자체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는 “Don’t Be Afraid”와 노츠의 웅장한 소스 운용과 변주를 통한 구성미가 돋보이는 “These Water” 역시 백미다.


데뷔 이후 가장 왕성한 창작욕을 보이고 있는 탈립 콸리의 최근 커리어는 그가 여전히 팔팔한 현역임을 입증한다. 비록, 과거의 불같은 선동성과 비판적 통렬함은 일부 사그라졌을지언정 그만큼 사유는 깊어졌고, 스킬 역시 최고조의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조력하는 나인스 원더와 소울 카운슬의 프로덕션 역시 두말할 것 없다. 쉴 틈 없이 게스트를 투입하면서도 앨범이 중심을 잃지 않는 건 역시 두 베테랑의 공이다. [Indie 500]은 새로운 작법이나 시도가 아니라, 십수 년째 꾸준히 스타일을 지키고 발전시켜온 둘의 합작이기에 더욱 가치 있는 결과물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진석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6595&m=view&s=review&c=17&p=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