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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 Ross - God Forgives, I Don’t
예동현 작성 | 2012-08-01 20:3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27,511 View
Artist: Rick Ross
Album: God Forgives, I Don’t
Released: 2012-07-31
Rating: RRRR
Reviewer: 예동현
2006년 데뷔 후 8년 차, 5장의 앨범을 발표한 릭 로스(Rick Ross)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꽤 놀랍다. 전직 교도관 출신의 갱스터 래퍼라는 아이러니한 백그라운드의 이 뮤지션은 팬들이 대부분의 아티스트에게 바라지만 실제로 성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꾸준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플로리다를 배경 삼아 영화 [스카페이스]의 오마쥬로 점철된 영 지지(Young Jeezy)의 아류처럼 등장한 데뷔 앨범 이후 릭키는 [Trilla]의 난잡함 사이에서 단연 돋보인 “Maybach Music”에서 커리어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 이어진 두 장의 정규 앨범과 몇 장의 믹스테잎/스트릿 앨범을 통해 비트 셀렉션과 송 메이킹은 물론 앨범의 프로듀싱과 랩 스킬까지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전작 [Teflon Don]은 그 해 발매된 최고의 힙합 앨범 가운데 한 장이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남부 힙합의 역사에서 꾸준히 언급될만한 수작이었다.
이 상승곡선은 [God Forgives, I Don’t]에서도 이어진다. 로스의 랩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데뷔 시절 묵직한 목소리의 매력을 살린 느릿했던 플로우를 [Trilla]에서 좀 더 타이트하고 빠른 템포의 라이밍으로 전환한 이후, 릭 로스의 랩은 빨라진 템포에 목소리가 따라잡지 못하고 숨에 차 꺽꺽대는 듯한 플로우를 들려주었는데 [Deeper Than Rap]에서 다시 약간 안정을 찾더니 [Teflon Don]에서는 제법 플로우의 스피드를 올리면서도 저음의 허스키한 매력을 살릴 방법을 찾은 모양새다. 이 앨범에서 로스의 랩은 그의 커리어 최고조에 달해있는데 한결 여유 있고 적절한 호흡과 플로우 디자인으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여유 있으면서도 타이트한 랩을 구사한다. 짧은 인트로 이후 바로 이어지는 “Pirates”나 “911”, “So Sophisticated” 등등의 트랙에서 들려주는 로스의 다채로운 라임이나 변칙적인 플로우의 응용으로 곡을 사로잡는 면모는 놀라울 정도로 탁월하다.
더불어 작사력도 일취월장했는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갱스터 멘탈리티에 스카페이스의 오마쥬를 덧댔을 뿐, 뻔한 표현과 일차원적인 세계관 때문에 깊은 울림이나 인상적인 지점이 부족했던 그의 가사들은 이제 그는 동시대 어느 엠씨들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특히 갱스터-거물 마약상-크라임 신디케이트의 보스로 점점 자신의 캐릭터를 확대시키며 점점 확장되는 세계관을 자신의 커리어와 연결하면서 설득력을 챙기는데 이런 그의 면모는 이제는 자기 소유의 레이블 네임이 된 “Maybach Music” 시리즈의 최신작이나 닥터 드레(Dr. Dre)와 제이지(Jay-Z)를 초대한 “3 Kings”를 통해 잘 나타난다. 이제 릭 로스는 거리를 누비며 약을 팔고 가짜를 벌하는 위치를 벗어나 자신의 거리를 소유하고 관리하며 그 거리를 걷는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위치로 묘사한다. 계산되어 있고 약간은 뻔한 의도지만. 성공한 뮤지션으로서 내면의 고통을 고백하며 동정, 혹은 존중을 구하는 “Ashamed”는 그 진솔한 서술과 탁월한 표현 덕분에 그의 세계관에 깊이를 더한다. 또한 [Rich Forever]에도 수록되었던 보너스 트랙 “Triple Beam Dreams”에서 나스(Nas)와 시너지는 대단히 인상적인데 갱스터 판타지의 백그라운드 위에 교묘하게 리얼리티의 레이어를 오버레이 시켜 설득력을 이끌어내는 설계는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매력적으로 표현되었다.
그의 축복받은 귀도 칭찬받아 마땅한데 전작의 “B.M.F.”만큼 압도적인 킬러 트랙은 없지만 로스 특유의 여유 있는 구성과 아름다운 베이스라인이 주도하는 레이드백 스타일은 이 앨범에서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비트 하나의 완성도와 예술적 성취에 너무 욕심을 낸 나머지 목소리를 위한 공간이 부족하거나 앨범 전체의 궤도에서 벗어나기도 했던 전작과는 달리 적절한 절제와 균형미를 골고루 지닌 이 앨범의 프로덕션은 “3 Kings”나 “Ashamed”에서 빛나는 장르적 고전미와 모던한 세련미를 함께 품기도 하고 동시에 “Hold Me Back”의 하드코어, “Diced Pineapples”, “Maybach Music IV”의 여유를 앨범 곳곳에 뿌려놓으면서 일반적인 기승전결을 벗어나 앨범 전체가 활력을 얻는다. 특히 8분이라는 긴 시간의 부담이 있음에도 안드레 3000(Andre 3000)이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청자들을 사로잡는 “Sixteen”을 앨범의 에너지가 한창 고조되는 6번 트랙에 배치한 것은 일종의 모험에 가까운 시도이지만 멋지게 성공했으며 덕분에 앨범 후반부의 인상이 훌륭한 몇 개의 트랙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전체적인 균형을 얻었다. 약간은 어울리지 않는 싱글 컷을 노린듯한 트랙들이 있지만 커머셜 앨범에서는 충분히 용인 가능한 수준이며 전체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지도 않는다.
결론적으로 거의 모든 면에서 이 앨범은 릭 로스 커리어 최고의 앨범이며, 올해 최고의 힙합 앨범 가운데 한 장이다. [God Forgives, I Don’t]는 선이 굵고 묵직하며 거대하지만, 웅장함 보다는 섬세한 면모를 지녔다. 관대하면서도 적극적이며, 여유로움을 전면에 두고 한편으로는 냉철한 이성과 비장미를 갖추었다. “Maybach Music”을 통해 그는 제이지를 롤모델로 성장했지만, 지금은 조금 더 차별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왜 그의 전작 타이틀이 “Teflon Don”, 존 가티(John Gotti)였는지 이제 알 만하다. 토니 몬타나(Tony Montana)처럼 거리에서 시작했지만, 돈 콜리오네(Don Corleone)의 기품과 낭만을 탐닉했던 릭키는 존 가티에게서 그 간극을 메우고 난폭한 열정과 독특한 품위를 지닌 새로운 캐릭터를 발견했을 것이다. 비로소 릭 로스의 갱스터 랩 판타지는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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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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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준
윤정준 (2012-12-08 09:48:26 / 122.34.149.***)추천 4 | 비추 0
Rick Ross + J.U.S.T.I.C.E. League
이 두명이 만들어낸 음악들은 정말 치명적이네요.
La Strada
La Strada (2012-08-08 20:42:30 / 121.88.209.***)추천 0 | 비추 0
vc231님 비유 굳ㅋㅋ
The Crack
The Crack (2012-08-06 19:18:23 / 221.142.41.**)추천 0 | 비추 0
성대에 살 찐 목소리 좋아요
부담보이
부담보이 (2012-08-03 10:21:06 / 211.234.218.**)추천 1 | 비추 1
아 릭로스 너무 좋아요 ㅜㅜ 자기 목소리라던지 거구가 주는 이미지를 잘 캐치해서 자기 캐릭 너무 잘 만든거 같아요. 너 이새끼 흥해라 ㅜㅜ 메메메메메메메메메메메이바흐 뮤직
blanq
blanq (2012-08-02 22:28:26 / 124.49.242.**)추천 1 | 비추 1
when sixteen ain't enoughBOSS (토론)...
rick ross.. 앨범 참 잘뽑는 래퍼같아요 다음앨범도 기대하게만드네요!
vc231
vc231 (2012-08-02 20:51:23 / 112.121.29.***)추천 1 | 비추 1
Teflon don - 대부1
God Forgives, I Don’t - 대부2
끌리는대로
끌리는대로 (2012-08-02 09:22:55 / 165.246.64.**)추천 2 | 비추 2
port of miami부터 진짜 싫었는데, teflon don부터 목소리에 무게가 잡히기 시작하다니 이제는 힙합씬의 아이콘이 되버린 릭로스. 이번앨범은 sixteen에서 amsterdam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정말 죽여주는거 같아요.. 정말 마피아 영화같은 앨범이 탄생했습니다.
마틴루이더킹주니어
마틴루이더킹주니어 (2012-08-02 09:19:54 / 66.253.140.**)추천 0 | 비추 7
Rozay~
버기
버기 (2012-08-01 22:53:45 / 114.203.5.***)추천 3 | 비추 1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동안 많은 헤이터들을 거느리고 살았지만, 오로지 본인의 노력과 능력으로 이런 수작앨범에 까지 이르게 된것 같아요. 각각의 앨범에서 보여졌던 소소한 단점이 이번앨범에서 거의 상쇄됐어요. 이제 다음앨범에선 대단한게 아닌 위대한 한방을 기대해도 되는걸까요?
Archetype
Archetype (2012-08-01 21:28:28 / 112.170.109.**)추천 2 | 비추 1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릭로스의 능력이 대단하긴 대단해요. 이렇게 성장할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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