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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Purple Disco Machine - Exotica

한국힙합위키

Purple Disco Machine - Exotica

장준영 작성 | 2021-11-22 22:16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4 | 스크랩스크랩 | 5,339 View

Artist: Purple Disco Machine

Album: Exotica

Released: 2021-10-15

Rating: RRR+

Reviewer: 장준영





시대나 상황에 따라 장르의 유행은 변한다. 무섭게 위세를 떨치던 장르가 어느새 인기를 잃는가 하면, 모두가 찾지 않던 음악이 한 시대를 풍미하기도 한다. 70년대에 [토요일 밤의 열기, Saturday Night Fever](1977)를 기점으로 대부흥기를 누린 디스코(Disco)는 2000년대 이후 유럽을 기점으로, 2010년대 중반엔 프로듀서 마크 론슨(Mark Ronson)을 통해 몇 차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디스코는 EDM의 인기와도 연관성 있다. EDM이 클럽은 물론이고 대중음악 시장까지 장악하면서 곧 많은 사람이 EDM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그 대안으로 올드 스쿨 하우스와 디스코가 각광받았다. 최근 들어 두아 리파(Dua Lipa),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 로신 머피(Róisín Murphy), 제시 웨어(Jessie Ware) 등등, 몇몇 아티스트가 디스코를 전면에 내세운 사례가 늘어나며 대중에게도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시류와 상관없이 이전부터 디스코를 정체성으로 내걸고 활동하는 이도 상당수다. 이름부터 장르명을 드러낸 퍼플 디스코 머신(Purple Disco Machine)도 그중 하나다. 독일의 디제이 겸 프로듀서인 그는 2009년에 현재의 활동명을 결정한 이후로 꾸준히 디스코와 하우스 중심의 프로덕션과 디제잉을 들려준다.


"Devil in Me", "Body Funk", "In My Arms" 등 직접 프로듀싱한 트랙이 비트포트(Beatport), 사운드클라우드 등지에서 타 디제이와 팬의 지지를 얻었다. 또한 다수 아티스트의 리믹스 트랙도 맡으면서 유명해졌다.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 고릴라즈(Gorillaz), 자미로콰이(Jamiroquai), 뉴 오더(New Order) 등과 작업했으며, 최근엔 두아 리파(Dua Lipa)와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공식 리믹스도 담당하며 대표적인 디스코/하우스 프로듀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퍼플 디스코 머신의 음악은 80년대 디스코와 팝에 90년대 하우스가 근사하게 어우러진다. 디스코와 하우스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캐치하면서도 80년대와 90년대를 연상케 하는 사운드를 사용하여 귀를 자극한다. 이번 앨범에선 “Dopamine”이 대표적이다. 디스코 리듬 위로 베이스와 신스, 그리고 여러 소스가 트랙을 꽉 채우며 댄스 플로어를 달군다. 동시에 80년대 신스 팝의 느낌이 물씬 나는 코러스와 보컬이 무척 매력적이다. 토크박스(Talkbox)를 전면에 사용한 “At The Disko”가 그렇다.


“Wanna Feel Like A Lover”도 인상적이다. BPM과 곡의 무드에서 타 트랙과 상이하지만, 리듬과 사운드 구성에선 오히려 통일감 있게 다가온다. 펑키한 기타, 빈티지한 사운드 소스, 후반부의 색소폰 연주가 절묘하게 버무려지면서 분위기 넘치는 트랙이 완성됐다. “Hands To The Sky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프로덕션마다 하우스와 디스코를 주원료로 삼으면서도 종종 블랙 뮤직, 특히 소울 뮤직의 특징을 자주 반영했다. 이 트랙에선 끈적한 신스에 소울풀한 보컬, 더불어 가스펠 코러스를 더해 소리를 한층 풍성하게 했다.


다만 “Playbox”나 “Exotica”로 대표되는 일부 곡은 아쉽다. 80년대 유로디스코(Eurodisco)를 표방하는 이 트랙은 일차원적인 신스 멜로디와 빈티지한 사운드 소스를 반복한 탓에 듣는 동안 쉽게 피로해진다. 게다가 강한 기시감만 전할 뿐 별다른 특색이 없다. 트랙의 구성이나 소스 사용을 다채롭게 시도하는 기존의 장점 대신, 단순히 반복적인 프로덕션으로 일관한다.


게스트 보컬은 준수하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모스 케나(Moss Kena)와 아일라(Eyelar)의 가창에선 청량감을 느낄 수 있고, 프란체스카 롬바르도(Francesca Lombardo)와 사하라 벡(Sahara Beck)의 퍼포먼스는 80~90년대 팝 음악의 보컬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서도 “Money Money”에서의 소울풀한 보컬 샘플은 디스코와 펑크에서 느낄 수 있는 흥과 쾌감을 가중한다.


디스코가 인기를 얻으면서 디스코를 끌어안는 결과물은 많아졌다. 그러나 [Exotica]처럼 밀도 높은 디스코 앨범은 그리 많지 않다. 퍼플 디스코 머신은 트랙 단위를 넘어 정규 단위로도 높아진 인기와 명성에 걸맞는 성과를 올렸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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