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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Nas - Magic

한국힙합위키

Nas - Magic

장준영 작성 | 2022-01-14 16:59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4 | 스크랩스크랩 | 11,707 View

Artist: Nas

Album: Magic

Released: 2021-12-24

Rating: RRRR

Reviewer: 장준영





일명 '와이오밍 7트랙 세션'의 산물이었던 [Nasir](2018)가 큰 기대와 달리 부실하게 완성되면서, 6년 만에 이루어진 나스(Nas)의 컴백은 빛이 바랬다. 하지만 절치부심이라도 했던 것처럼 연이은 정규가 무척 흥미로웠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아닌 히트보이(Hit-Boy)와 손잡으며 아쉬웠던 프로덕션을 보강했고,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힘은 되살아났다. "Ultra Black", "Rare", "YKTV" 등 근사한 뱅어 트랙도 늘어났다.


연작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앨범이 또 나왔다. 나스의 열 네 번째 정규작인 [Magic]은 [King's Disease II](2021)로부터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결과물은 상당수 달라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트랙 수다. 그의 커리어에서 [Nasir]를 제외하곤 정규작이 10곡 미만이었던 적은 없다. 신작에선 커리어 두 번째로 적은, 9곡에 이야기를 담았다. 러닝타임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밀도가 떨어지지는 않았다.


전작에선 30년 넘게 활동하는 동안의 소회나 과거를 반추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번 역시 베테랑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이 다수다. "Speechless"와 "Dedicated"에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가족, 사업, 힙합 씬, 블랙 커뮤니티의 변화와 현재를 나열한다. "Wu for the Children"은 조언의 방식을 사용해 회상하며, "Hollywood Gangsta"에선 자신의 성취와 현재를 드러냈다.


나스는 앨범 내내 성공한 흑인 아티스트로서의 태도와 시각을 견지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만 꺼내지 않고, 사회 문제에도 걱정 어린 시선을 던지며, 블랙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도 드러낸다. "Ugly"에선 '그들은 내 도시를 고담이라고 불러, 예쁜 것과는 반대지 / They call my city Gotham City, opposite of pretty'라 말하며 위험한 도시의 여러 상황을 나열한다. 모델 메르세데스 모어(Mercedes Morr), 런 디엠씨(Run-DMC)의 잼 마스터 제이(Jam Master Jay), 마빈 게이(Marvin Gaye), 영 돌프(Young Dolph) 등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이를 언급하며 험악한 곳('It's ugly outside')에선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역설한다.


"Meet Joe Black"에선 보다 공격적이고 비판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자신을 헐뜯은 사람을 저격하는 동시에, 자부심을 한껏 드러낸다. 오랜 시간 힙합 씬을 지켜온 래퍼로서 할 수 있는 언급과 은유가 뒤섞이면서 묘한 쾌감을 준다.


'랩으론 슈가 레이 로빈슨이지, 전혀 달콤하지 않아, 너희 모두는 나랑 복싱하기엔 나약해, 헤비급, 난 링에서의 방식을 잘 알지 / Rap Sugar Ray Robinson, nothin' sweet, Y'all too out of shape to even box with me, Heavyweight, I know my way around the ring.'


내용과 함께 여전히 근사한 랩 스킬이 어우러지면서 베테랑의 소회는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나스는 긴 시간 동안 큰 기복 없이 역량을 잘 유지해왔다. [Magic]에서도 타이트한 플로우와 정교한 라임 구성이 두드러진다. 또한, 뉴욕이나 블랙 커뮤니티에서 따온 은유와 인용을 영리하게 사용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히트보이의 프로덕션이 나스의 밀도 높은 랩을 안정적으로 지지한다. 그는 [King's Disease](2020)을 기점으로 나스와 벌써 세 번째 합작이다. 기간은 짧았지만 여러 번 호흡을 맞춰본 만큼 탄탄한 프로덕션을 들려준다. 그는 아티스트와 앨범의 컨셉에 적합한 비트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이번 앨범에선 1990년대와 2000년대 스타일의 붐뱁을 주로 구현하면서도 빈티지한 질감이 강조됐다. 동시에 사운드 샘플이 다수 사용되어 무겁고 비장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를 초대하여 스크래치의 맛을 적절히 살린 선택도 흥미롭다.


나스는 "Meet Joe Black" 종결에 솔쟈 보이(Soulja Boy)의 문제 발언('솔직히 말해서, 정말로 힙합을 죽인 놈은 나스야, / 그 자식이 힙합을 망쳤고, 힙합은 죽었어, For real talk, the n**** who killed hip-hop for real is Nas, dog, That n**** killed hip-hop, hip-hop is dead')을 샘플링했다. 해당 언급이 솔쟈 보이에게서 나왔다는 것부터 실없는 농담처럼 들리지만, 준수한 퍼포먼스와 프로덕션 덕분에 훨씬 코믹한 순간이 연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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