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황두하 작성 | 2016-08-07 02:26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22,381 View
Artist: NAO
Album: For All We Know
Released: 2016-07-29
Rating: RRRR
Reviewer: 황두하
본래 동향의 퀍스(Kwabs)나 자비스 코커(Jarvis Cocker) 같은 뮤지션들의 코러스로 활동했던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나오(NAO)는 2014년 데뷔 EP [So Good]을 발표하며 단숨에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넘실거리는 신시사이저를 위시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바탕으로 펑크(Funk), 소울(Soul), 피비알앤비(PBR&B) 등등, 블랙뮤직의 하위 장르들을 적극적으로 접목한 프로덕션과 잘 짜인 멜로디 라인은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했고, 브랜디(Brandy)를 떠올리게 하는 가녀린 톤의 보컬 또한, 매력적이었다.
스스로 음악 스타일을 ‘웡키 펑크(Wonky Funk)’라고 정의 내린 나오의 음악 세계는 블랙뮤직과 일렉트로닉이 비슷한 지분을 공유한다. 작년에 발표한 두 번째 EP [February 15] 역시 이 같은 데뷔작의 연장선에 있으면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더욱 커진 기대감 속에서 마침내 첫 번째 정규작 [For We All Know]가 발표됐다.
지난 EP의 곡들(“Adore You”, “Inhale Exhale”)도 수록된 가운데 앨범은 전작들의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이를 확장, 변형시킨 인상이다. 그녀와 EP 때부터 함께해왔던 프로듀서 그레이즈(GRADES)가 대부분을 책임진 프로덕션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초로 `50년대 두왑(Doo-Wap), `60-`70년대 디스코/펑크, `90년대 네오 소울 등등, 레트로한 감성의 장르들을 적절하게 녹여냈다. 특히, 댄서블한 일렉트로닉 펑크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데, 리드미컬한 일렉 기타와 베이스라인이 어우러진 디스코/펑크 트랙 “Get To Know Ya”, 피아노 라인으로 심플하게 시작해 중반부터 강하게 치고 나오는 신시사이저가 인상적인 “We Don’t Give A”, 신시사이저 라인과 멜로디 라인이 맞물리는 캐치한 후렴구로 귀를 사로잡는 “Fool To Love” 등은 대표적인 곡들이다.
상대적으로 블랙뮤직의 색깔이 강한 트랙들도 훌륭한 편이다. 극적인 멜로디 진행과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과장된 신시사이저의 감흥이 인상적인 ‘90년대 풍의 미디엄템포 알앤비 “In The Morning”, 두왑 사운드를 차용하여 간간이 울리는 일렉 기타와 두꺼운 베이스 라인이 긴장감을 자아내는 “Bad Blood” 등이 그러한데, 댄서블한 트랙들 사이에서 분위기를 적절히 환기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비슷한 무드가 계속 이어지지만, 집중해서 감상한다면 구성적으로 고저가 확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갤런트(Gallant)의 화제작 [Ology]에서 활약한 바 있는 신예 프로듀서 스틴트(STiNT)가 참여한 두왑 트랙 “Girlfriend”는 특유의 신시사이저 진행으로 나오의 보컬과 매우 좋은 합을 보여준다.
가녀리지만 때로는 힘 있게 멜로디를 밟아나가는 나오의 보컬 역시 제 역할을 다했다. 진성과 가성을 자연스레 오가며 강약을 조절하고, 때로는 톤을 바꿔 리듬을 밀고 당기는 솜씨가 좋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멜로디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며 여느 베테랑 못지않은 여유로움마저 느껴진다.
연인과 사랑과 이별, 그리고 여성으로서 자존감을 확립하는 과장을 담은 시적인 표현의 가사들이 주는 맛 또한 괜찮다. 특히, 능동적으로 이성에게 구애하고(“Get To Know Ya”),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리라 자신하거나(“Happy”), 자신의 변심으로 상처받을 이성을 걱정하는(“In The Morning”) 등 주체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불안했던 자신의 내면을 다잡는 과정을 과거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는 형식으로 표현한 “Fool To Love”와 같은 곡은 그녀가 가사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체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For All We Know]는 촉망받는 신인의 정규 데뷔작으로서 손색없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전작의 성공을 통해 나오에게 기대하던 모습에 충실히 부합하면서도 약간의 변화를 모색했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견고한 영역을 구축한 것 또한 고무적이다. 그 영역 안에서 앞으로 또 얼마나 짜릿한 음악들이 쏟아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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