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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Cole - Cole World: Sideline Story
남성훈 작성 | 2011-10-03 21:5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8 | 스크랩스크랩 | 29,431 View
Artist: J. Cole
Album: Cole World: Sideline Story
Released: 2011-09-27
Rating: RRR+
Reviewer: 남성훈
[Cole World: Sideline Story]는 괜찮은 데뷔앨범이면서, 당연히 잘 만든 앨범이다. 이 앨범으로 제이콜(J.Cole)은 2010년 전후로 등장하여 북미 메인스트림 힙합시장 지도를 펴놓고 순식간에 한 뼘씩 자기 기반을 가져간 준비된 슈퍼루키 중 가장 느지막이, 하지만 가장 견고한 초석 위에서 경력을 시작할 것이 분명하다. 제이-지(Jay-Z)가 뒤에 있어서가 아니다. 그 견고함은 수준 있는 모호함에서 나온다.
앨범 전체에 걸쳐서 제이콜의 랩은 어느 순간에서도 흔히 말하는 리리컬(lyrical)함을 잃지 않는다. 시적인 표현을 기반으로 만들어 낸 이미지를 던지고 듣는 이가 진의를 파악하는 어렵지 않은 찰나의 뇌 작용은 작은 쾌감을 준다. 앨범을 여는 "Dollar and a Dream III"에서부터 단 한 라인이라도 단순하게 뱉은 랩을 발견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루페 피애스코(Lupe Fiasco)처럼 정치적인 방향성이 녹아있지도 않고, 심각함을 강요하지 않아 부담이 없다. 앨범의 많은 부분은 여성을 향한다. "Can't Get Enough"나 "In the Morning"처럼 질펀하게 섹스판타지를 선사하며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곡은 물론, "Lights Please"에선 살짝 시선을 돌려 자신이 쉽게 다룬 여성들에게 자각을 요구하거나, 낙태를 다룬 "Lost Ones"에선 직접적인 충고 없이 여성을 위로하고, "Cheer Up"에선 투팍(Tupac)이 했던 것처럼 여성을 감싼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곡들에서 드레이크(Drake)처럼 무드 안으로 깊게 들어가는 것은 피한다. 따라서 곡들이 향하는 대상을 노골적으로 구분 지어 남성이 굳이 곡을 넘겨버리게 하지 않고, 많은 부분 이것이 여성만을 위한 작업물인지, 남성들이 자신을 대입시키는 대리전을 위함인지 모호해진다.
비록, 외부 프로듀서의 곡이 몇 곡 들어가 있지만, 총 16트랙 중 12곡을 온전히 자신이 만들었으니 제이콜은 셀프-프로듀싱 앨범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프로듀서로서도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능력의 균형은 맞지 않는다. 어느 쪽이 인상적이었는지 생각해보면 더 분명해진다. 아니, 사실 그의 비트 중 그다지 인상적인 부분은 찾기 어렵다. 자기 색이 분명하지 않은 평이한 비트들이기에 셀프-프로듀싱 앨범으로서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호하다. 다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적어도 [Cole World:Sideline Story]에서 랩과 비트의 부조화는 찾기 어려운, 일관된 톤의 감상이 가능한 앨범이 되었다.
제이콜은 이런 식의 모호함으로 자신의 장점은 부각하고, 드러나는 단점을 상쇄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는 똑똑한 아티스트다. 하지만 과연 이 앨범이 북미 힙합 역사 속에서 등장했던 대형 신예들이 선사했던 감흥을 잘 전달하고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시대는 변했다. ‘스마트’한 이 시대의 슈퍼 루키들은 더 이상 데뷔 전의 파란만장했던 삶이든, 정치적 방향성이든, 물질적인 과시가 되었든, 자신의 자아를 데뷔앨범에서 표출하기 위해 안달이 나있지 않다. 지금은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안정기로 접어든 성공한 롤모델의 풍모를 데뷔앨범에서 구현하려는 루키들의 전성기이다. 그들의 목적은 ‘웰메이드’ 앨범을 통해 음악적으로 또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이고, 어느 방향에서 태클이 들어오더라도 막아낼 수 있는 방어막을 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통제 불능의 미성숙을 디렉터가 잘 다듬은 새로운 랩 아티스트 브랜드가 주는 충격파에 대중이 열광하던 시대에서 스스로 잘 관리된 루키의 결과물에 대중이 팔짱 끼고 고개를 끄덕이는 시대가 된 것이다.
힙합의 상업화 논쟁은 이렇게 다음 스테이지로 접어들었다. 드레이크, 키드 커디(Kid Cudi)는 자기 색을 획득했고, 위즈 칼리파(Wiz Khalifa)는 너무 계산적이었지만, 흥미로웠고, 빅 션(Big Sean)은 실패했다. 어쨌든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 중 제이콜은 단연 자신의 재능을 뽐내는데 성공했으며, 많은 것을 가장 안정적으로 잘 담아낸 데뷔앨범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잘 만든 앨범일지언정, 시대가 기억할 인상적인 데뷔작으로 남진 않을 것이다. 너무 스마트하여 이상향, 혹은 노쇠함으로 건너뛴 이 슈퍼 루키의 데뷔작은 그 시절에만 담을 수 있는 매력을 담고 있진 않다.
Track List
1. Intro
2. Dollar and a Dream III
3. Can't Get Enough (featuring Trey Songz)
4. Lights Please
5. Interlude
6. Sideline Story
7. Mr. Nice Watch (featuring Jay-Z)
8. Cole World
9. In The Morning (featuring Drake)
10. Lost Ones
11. Nobody's Perfect (featuring Missy Elliott)
12. Never Told
13. Rise and Shine
14. God's Gift
15. Breakdown
16. Work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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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zzy
Drizzy (2012-08-20 22:45:38 / 211.108.46.***)추천 0 | 비추 0
돈을 좀 더 들여서라도 더 유명한 프로듀서들을 참여시켰으면 적어도 앨범이 이렇게 심심하지 않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얼굴은 잘생겼는데 옷을 잘 못입은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여러모로 아쉬운 앨범입니다. 그래도 다음 작품은 기대됩니다 :)
sy11987
sy11987 (2011-10-11 22:27:41 / 116.41.170.**)추천 0 | 비추 0
준수한 데뷔앨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마틴루이더킹주니어
마틴루이더킹주니어 (2011-10-07 12:51:15 / 216.114.194.***)추천 0 | 비추 1
못 뜰거 같은
hizzy
hizzy (2011-10-06 01:28:08 / 110.12.56.*)추천 0 | 비추 0
제게는 여러모로 심심한 앨범..
co.wic
co.wic (2011-10-05 18:32:48 / 46.64.29.**)추천 0 | 비추 0
크레딧이 공개됐을 때 자신의 이름으로 채워진 걸 보고 '어? 검증도 안 된 신인이 무슨 깡이지?' 하면서 기대감을 가졌다가, 앨범을 들어보고는 너무 단조로워서 당황했습니다. 리리시스트와 프로듀서, 멀티플레이어 캐릭터가 욕심났던건지, 제이지의 the next big thing이라서 크게 기대걸고 있었던지라 아쉽네요.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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