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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gnito - Amplified Soul
이서현 작성 | 2014-06-18 18:22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20,265 View
Artist: Incognito
Album: Amplified Soul
Released: 2014-05-13
Rating: RRRR
Reviewer: 이서현
음악 인생은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하거나 특별하거나. 그들이 특별해진 것은 어느 시점일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 인코그니토(Incognito)는 청자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와 오늘날 애시드 재즈의 지존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인 장 폴 블루이 마우닉(Jean Paul Bluey Maunick)을 중심으로 영국에서 결성된 인코그니토는 데뷔 앨범 [Jazz Funk]를 발표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70년대의 재즈와 펑크(Funk) 사운드의 탁월한 퓨전을 바탕으로 더할 수 없이 경쾌하고 흥겨운 그루브와 감성적인 연주를 펼쳐 보였다. 비록, 전통적인 재즈 넘버를 좋아하는 감상자들에게는 음악이 다소 장난스럽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굴하지 않고 재능 있는 가수 조슬린 브라운(Jocelyn Brown)이나 트럼펫 연주자 크리스 보티(Chris Botti), 소울, 펑크의 여왕 샤카 칸(Chaka Khan) 등등, 각양각색의 뮤지션들과 협연을 통해 특유의 스타일은 구축하며 지금의 인정받는 인코그니토가 되었다.
이번 앨범에서 역시 그들은 한결같다. 혼(Horn) 세션의 수려한 연주에 업템포 사운드가 전반적인 바탕색으로 칠해진 경쾌하고 흥겨운 그루브는 언제나처럼 감성적 공통분모로 존재한다. 또한, 한시적인 밴드와 기용된 객원 싱어들이 그 풍미를 더하고 있다. 그런데 본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보컬은 릴 피플(Reel PeoPle) 레이블의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토니 몸렐(Tony Momrelle)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예는 아니지만, 솔로 활동 후 오랜만에 인코그니토 안에서의 완전체를 탐음하는 것이기에 일거수일투족 모두 주목할 만하다. 특히, 전작 [Surreal]에서 모 브랜디스(Mo Brandis)의 자리를 토니 몸렐이 고스란히 이어받은 느낌이라 두 보컬의 비교가 참 재미지다. "Good Bye To Yesterday"만 상상해보아도 그렇다. 모 브랜디스의 보컬 색이 촉촉한 치즈 케잌과 같은 부드러움이라면, 토니 몸렐은 뼛속까지 자유분방하고 즐겁다. 그리고 그 흥겨운 에너지는 곡과 결합하여 기분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내는데, 본작에서 그에게 배분된 곡들은 딱 그를 겨냥하고 쓴 것처럼 화려한 리듬 플레이가 돋보인다.
여성 보컬 쪽도 알차다. 인코그니토의 관록이라 불리는 메이사 릭(Maysa Leak)이 빠진 건 아쉽지만, 나이답지 않게 소울이 충만한 키아라 헌터(Chiara Hunter), 다시 돌아온 인코그니토의 디바 이매니(Imaani),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칼린 앤더슨(Carleen Anderson), 매력적인 R&B 싱어 데보라 본드(Deborah Bond) 등의 보컬을 영입하여 메이사 릭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무엇보다 본작은 '지금까지 수년간 사랑을 받아 왔기에 이제 보답할 때'라는 그들의 언급처럼 전곡 모두가 선물 같다. 앨범의 인트로인 “Amplify My Soul(Part 1)"은 곡의 이 음반의 방향성을 잘 표시했다. 70년대로 회귀한 것처럼 퓨전과 전통이 공존하고 그 위에 살포시 포개진 보컬과 코러스가 이 한 곡만으로도 충만한 소울을 느끼게끔 한다. 타이틀 ”Never Known a Love Like This“는 잘게 쪼개진 하이햇에 경적을 깨는 트럼펫으로 좌중을 압도하리만큼 웅장하게 시작한다. 묵직한 펑크, 묵직한 보컬이 그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토니 몸렐과 바네사 헤인즈(Vanessa Haynes)의 화음이 마치 순풍에 돛을 단 듯 유려하고 순조로웠으며, 악기 배치 또한 타이트하다보니 트랙 자체가 박력 있다. 그리고 “Something Bout July”는 도입부에서 매트 쿠퍼(Matt Cooper)가 건반을 튕겨내며 재지하게 시작하지만, 곧 멜로디의 전환으로 곡의 고저를 확실히 느낄 수 있으며, 절정 부분에서는 능수능란한 일렉 기타 연주와 백업 보컬의 조합이 소소한 재미로 다가온다.
더불어 크게 드러나지 않는 연주지만, 리듬감은 유지한 채 보컬의 팔세토 창법으로 구슬픔을 극대화하여 청자를 질식하게 만드는 “Another Way”, 리드미컬하고 파워풀한 박자와 설득력 있는 가사의 “Hands Up If You Wanna Be Loved”, 슬로우 잼 스타일에 몽환적 멜로디가 버무려지고, 고혹적이고 끈적한 보컬로 마무리 되는 “Deeper Still", 제목이 주는 상징성과 음악이 주는 공감성의 집합체인 업템포 트랙 ”Hats", 인스트루멘탈만으로도 곡의 완성도를 높이는 ”Wind Sorceress“, ”Amplify My Soul(Part 2)“ 등등, 매력적인 곡들이 잔뜩 포진되어 있다.
이번 앨범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악기들의 섬세한 배치, 비교적 긴 곡의 길이, 동일한 악절의 반복, 세션들의 적극적인 활용이 엿보인다. 특히, 본작의 심플한 배열은 농익은 소울로 변태하여 하나의 과시용이나 어필용이 아닌 모두를 잇게 하는 유기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앨범마다 항상 그 기대치에 부응하는 인코그니토를 생각하면 이제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필연과 필요‘가 바로 그것이다. 그들과 청자가 만난 것은 필연적이며, 청자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다. 가볍고 흥겨움만 추구한다고 해서 항상 그 평가를 손 놓게 만들었던 그들은 어느새 35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베테랑이 되었고, 안정 궤도에 진입한 그들의 음악은 확고한 브랜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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