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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Ces Cru - Codename: Ego Stripper

한국힙합위키

Ces Cru - Codename: Ego Stripper

오규진 작성 | 2014-08-18 22:5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 | 스크랩스크랩 | 19,279 View

Artist: Ces Cru

Album: Codename: Ego Stripper

Released: 2014-08-05

Rating: RRRR

Reviewer: 오규진





테크 나인(Tech N9ne)의 행적을 유심히 따라온 사람이라면 세스 크루(Ces Cru)라는 이름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테크 나인과 같은 캔자스 시티(Kansas City) 출신의 랩 듀오로, 스트레인지 뮤직(Strange Music) 레이블 소속이기 때문이다. 레이블 이름에 걸맞게 이들도 일반적인 뮤지션들과는 조금 다른 ‘이상한’ 힙합을 구사하는데, 세스 크루 스스로도 ‘스트레인지 합(Strange Hop)’이라고 묘사한다. 같은 레이블의 테크 나인이 광신도를 모으는 사이비 교주이고 브라더 린치 헝(Brotha Lynch Hung)이 피에 미친 살인마라고 해서 세스 크루의 음악도 듣기 전부터 지레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단지 이들의 ‘스트레인지 합’은 특이한 플로우와 번뜩이는 가사로 쉴새 없이 몰아친다는 의미에서 이상하기 때문이다.


세스 크루는 시종일관 활력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며 여타 메인스트림 힙합과는 조금 다른 본 떡스 앤 하모니(Bone-Thugs-And-Harmony/편집자 주: 그들의 텅 트위스팅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나 테크 나인처럼 미드웨스트(Midwest) 출신 특유의 그루브로 휘몰아치는 랩을 선보인다. 하지만 ‘이상한 플로우’와 ‘특이한 플로우’의 차이는 미묘한 종이 한 장 차이이고, 이 차이의 함정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놀랍게도 세스 크루는 올해가 데뷔 앨범을 낸 지 10년 된 중견 그룹임에도 앨범을 거듭할수록 발전하였고, 이 기대에 부합하게 [Codename: Ego Stripper]는 지금까지의 앨범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특히, 이들의 랩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은 놀랍다. 전작인 [Constant Energy Struggles]까지만 해도 세스 크루의 랩은 곡에 따라, 심지어 같은 곡 내에서도 시간에 따라 편차가 심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번 앨범에서는 이런 점들이 거의 없어지고, 매 순간 창의적으로 랩을 운용하려 노력한 점이 엿보인다. 전작에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화려한 랩을 선보인 좋은 순간만 남은 것이다. 그 고뇌의 결과가 가장 잘 드러나는 건 이들의 장기인 빠른 곡들이 아니라 오히려 템포가 느린 곡들인데, 전작의 “Smoke”, “Confession”과 본작의 “Double O.T.”, “Hope”를 비교하면 발전했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가사 또한 더욱 수준이 높아졌다. [Constant Energy Struggles]에서 이들의 가사는 전달할 특정한 메시지가 없는 경우 단순한 말장난의 연속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본작에 이르러선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도 끊임없이 길게 이야기를 끌고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었다. 단어의 사용 폭이 넓어지면서 랩의 가사가 그리는 그림이 더욱 다양하고 선명해진 덕이다. 출사표를 던지는 “Fate”와 “Sound Bite”에서 유연한 언어유희를 확인할 수 있고, 이는 전작의 첫 곡인 “Lotus”과 비교했을 때 더 나아진 부분이다.


테크 나인 사단의 메인 프로듀서 중 한 명인 세븐(Seven)의 역할도 주요했다. 두 곡을 제외하고 모든 곡을 담당한 세븐은 그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앨범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그의 레퍼토리는 특유의 정신 없는 퍼커션, 샘플과 전자음이 난무하는 “Whips”와 “Que Lastima”, 느리고 어둡지만 재지한 보컬을 첨가해 부드러워진 “Pressure”와 “Axiom”, 공간감 있는 샘플로 어둡고 웅장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Blindfold”와 “Phineas Gage”까지 다양하다. 전작에서 세스 크루가 엇비슷한 곡들을 각각 다양하게 이끌어가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여 넓은 종류의 비트를 제공했고, 특유의 공간감과 드럼 운용으로 앨범에 통일성을 부여했다.


[Constant Energy Struggles]는 분명 많은 사람의 호평을 받은 앨범이지만, 세스 크루와 세븐은 그 한계점을 인지하고 보완하길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결과로 본작 [Codename: Ego Stripper]는 세스 크루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곡을 가지고 노는’ 힙합을 그대로 들을 수 있다. 괴상한 기운이 감도는 앨범 커버와는 달리 이 앨범, 센스 있는 작품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오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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