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Beyonce - 4
오이 작성 | 2011-07-27 19:5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0 | 스크랩스크랩 | 24,199 View
Artist: Beyonce
Album: 4
Released: 2011-06-24
Rating: RRR+
Reviewer: 오이
화려한 퍼포먼스와 비쥬얼이 돋보이는 뮤지션들 중에는 그에 가려져 음악성을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거나 비쥬얼적인 것과 맞물려 ‘종합평가’를 받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두 가지를 따로 떨어트리려고 해도 언제나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인데, 대개 슈퍼스타라 불리는 이들은 동시에 이 두 가지를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올리는 영특함으로 대중을 쥐락펴락한다. 비욘세(Beyonce) 역시도 그런 부류에 속하는 대표적인 아티스트다.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시절은 일단 차치하고, 솔로 커리어로만 봤을 때 메이저 아티스트로서 비욘세는 엔터테이먼트 사업 안에서 명확하게 자신을 다룰 줄 아는 스타다.
이번 새 앨범 [4]에서도 그녀는 이제껏 유지해왔던 평행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퍼포머적 위치와 아티스트로서 위치를 적당히 섞어서 대중에게 어필하려 하고 있다. 사실 싱글이었던 "Run The World(Girls)"가 등장했던 때만 해도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이미 "Single Ladies (Put a Ring on It)"로 세계를 휩쓸고 난 후, 비슷한 분위기로 치장해 ‘지금은 여성시대’를 노래하는 그녀가 다소 식상하게 느껴졌으며, 음악적으로도 크게 발전 없이 이전의 명성을 되풀이 하려는 시도로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4]의 알맹이는 식상함에 대한 도전이었고, 반응이었다(물론, 이는 비욘세라는 틀 안에서만 한정이다).
[4]는 이제는 흔한 소스가 된, 과거의 향수가 느껴지는 앨범이다. 스타일적으로는 80년대 말과 90년대에 기대어 있다. 그것은 드림(The Dream)이 맡은 첫 곡 "1+1"만 들어도 쉽게 알 수 있다. 프린스(Prince)의 "Purple Rain"을 연상케 하는 이 곡은 소울풀하고 거침없이 이어지는 그녀의 보컬을 받쳐 주는 처연한 기타 스트링이 조화로운 곡이다. 특히, 노랫말 중 ‘I Don't Know Much About Algebra, But I Know One Plus One Equals Two’가 어떤 메시지와 같은 이 곡은 겉모습에 현혹되어 미처 보지 못했던 그녀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싶다. 이 곡을 첫 곡으로 선택한 그녀의 의도가 어렴풋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어서 몽환적인 사운드의 "I Care"나 "I Miss You"같은 곡에서는 그녀가 단지 알앤비라는 카테고리에만 있지 않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트랙들로, 자신은 ‘대중스타’라는 사실을 각인이라도 시키려는 듯한 의도가 이번 앨범에서도 강하게 드러난다. 이런 의도는 베이비베이스(Babyface)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싱글 "Best Thing I Never Had"만 들어도 쉽게 알 수 있다. 베이비페이스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스타일의 가닥이 보이는 이 군더더기 없는 곡은, 보컬 스타일을 빼면 필 콜린스(Phil Collins)같은 대중적인 팝스타가 불러도 그다지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서사적 사운드의 전형이다. 다만, 비욘세가 싱글로 선택하기에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Love On Top"은 앞서 말한 80년대나 90년대 초반의 향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곡이다. 경쾌한 브라스와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는 드럼비트가 당시의 사운드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초기 90년대 그루브에 좀 더 세련미를 더한 이 곡은 코드를 한 단계씩 올려 부르는 비욘세의 보컬이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듣는 이들의 뒷목 잡게 하는 그녀의 가창력은 유연한 멜로디 라인 덕분에 듣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이 앨범에서 가장 듣기 쉬운 곡으로 둔갑시킨다.
"Party"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참여한 신스 스타일의 알앤비 넘버로 도입부부터 스티비 원더(Steive Wonder)의 "For Your Love"가 떠오르게 하는 클래식한 감성이 깔린 곡이다. 좀 더 둔탁한 그루브가 일품인 "Party"는 이제껏 그녀가 해온 음악 중 어느 정도 참신하게 느껴지는 트랙이 아닐까 싶다.
사실 [4]는 심플하게 본다면 전작들보다는 다소 느슨한 진행을 보여주지만, 이전과 ‘다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적잖게 발견되는 앨범이다. 발매 전 곡 유출사건이 없었더라면, 좀 더 임팩트가 있었을 텐데 싶을 정도로 비욘세에게는 또 다른 도전을 요구한 음악들이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Listen + Single Ladies" 이 두 가지 양면의 이미지가 극적이어서, 그 중간 즈음에 와 있는 음악들이 다소 심심하거나 지루하게 들렸을 지도 모른다. 이는 아마도 대중들이 가진 기대치와 그녀가 대중에게 선사하고 싶었던 소신에 대한 이해관계가 조금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것이 나의 억측일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내가 받은 [4]의 인상은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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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좋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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