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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Amber Mark - Three Dimensions Deep

한국힙합위키

Amber Mark - Three Dimensions Deep

장준영 작성 | 2022-03-07 12:4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3 | 스크랩스크랩 | 4,179 View

Artist: Amber Mark

Album: Three Dimensions Deep

Released: 2022-01-28

Rating: RRRR

Reviewer: 장준영





앰버 마크(Amber Mark)의 커리어는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사운드클라우드에 공개한 "S P A C E"가 괜찮은 반응을 얻으면서 2017년에 첫 EP [3:33am]을 발표했다. 알앤비에 기반한 스타일에 팝적인 구성, 댄서블한 리듬,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코러스가 더해져 귀를 끌었다. 그런가 하면, [Conexão](2018)에선 얼터너티브 알앤비와 재즈가 주를 이뤘다. 연달아 발매한 두 장의 EP는 각각 상이하면서도 괜찮은 완성도를 들려주었고, 많은 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에도 활동은 꾸준히 이어졌다. 앨범 단위 결과물은 부재했지만, 매년 다수의 싱글을 발표했다. 근근이 작업과 활동을 병행한 그는 마침내 2022년이 되어서야 첫 정규작인 [Three Dimensions Deep]을 내놓았다.


앨범에서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것은 보컬이다. 90년대 알앤비 아티스트부터 70년대 소울 보컬까지 떠올리게 한다. 허스키한 목소리는 단단하고 힘 있는 중저음과 어우러지면서 한층 매력적으로 들린다. 가성을 사용하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 “Turnin’ Pages"와 유려한 테크닉으로 곡을 꾸린 “Most Men"은 그의 장점이 도드라지는 대표적인 트랙이다.


프로덕션도 주목할만하다. 기본적인 토대는 얼터너티브 알앤비이지만, 단순히 하나로 정의하기엔 부족할 정도로 여러 특징이 혼재되었다. 앨범명인 'Three Dimensions Deep'에 걸맞게 트랙 구성과 사운드가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얼터너티브 알앤비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Out Of This World", 트랩 비트와 밝은 기조의 멜로디가 어우러지는 “Healing Hurts", 댄스홀 리듬과 추임새를 활용한 “Bubbles"에 90년대 알앤비와 힙합 소울을 연상케 하는 근사한 트랙 “Bliss"까지 배치됐다.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채로운 구성이 충분히 납득된다. 덕 블랙웰(Duck Blackwell), 맷 자라(Matt Zara), 존 라이언(John Ryan), 애프터아워스(AFTERHRS) 등 상당수가 팝부터 힙합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아티스트다. 그중 원 디렉션(One Direction)의 히트곡을 다수 배출한 줄리안 버네타(Julian Bunetta)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도 연관 있어 보인다.


이렇듯 다양한 스타일로 구성됐지만, 공통적인 특징 또한 명확하다. 앰버는 데뷔 초부터 캐치한 멜로디와 코러스를 풍성하게 활용하는 것에 능했다. 이번 역시 보컬 그룹이 목소리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것처럼 보컬 트랙을 다층으로 쌓아 올리고, 에코 이펙트를 사용하여 소리를 두텁게 완성했다. 그리고 캐치한 멜로디가 얹혀서 중독성이 높아졌다. “Competition" 중 후반부의 압도적인 코러스가 특히 그렇다.


샘플링도 돋보인다. “One"에선 바비 블랜드(Bobby Bland)의 “Dear Bobby (The Note)"의 특정 구간을 통해 소울풀한 느낌을 이식했다. 크레이그 데이빗(Craig David)의 “Rendezvous"를 가져온 “Softly"는 원곡의 현악 소스를 활용한 트랙이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주조한 동시에 리드미컬한 비트를 더해 새로운 곡이 완성됐다. 니요(Ne-Yo)의 “Sexy Love"를 샘플링한 “Darkside"에서는 일렉트릭 기타를 필두로 웅장한 구성에 거칠게 왜곡한 사운드 덕분에 원곡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왔다.


노랫말을 풀어낸 방식도 즐겁다. 여느 알앤비 곡처럼 사랑에 대한 기쁨과 슬픔을 드러내기도 하지만(“Softly", “Most Men", “Bliss"), 이야기의 중추를 이루는 것은 삶과 자아에 대한 고찰이다. 살면서 그가 고민하고 느낀 흔적을 흩뿌려진 별처럼 하나둘 드러낸다.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초조함을 표출하며(“On & On"), 마주하게 되는 갖가지의 상실감을 진솔하게 외친다(“Healing Hurts"). 하지만 존재 의미를 고찰하고(“What It Is"), 고립감 속에서 행복을 찾고자 하며(“FOMO"), 자신에게 응원과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Worth It").


우주에 대한 이미지를 상당수 사용한 점도 눈에 띈다.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Space Oddity"처럼 우주와 연결되는 내용이 있진 않지만, 앨범 커버에서 주는 이미지와 어우러지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주에 비유하여 사랑을 노래한 “Cosmic"이 그렇다.


앰버 마크는 “Foreign Things"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맞이했을 때의 떨림과 설렘을 드러냈다. [Three Dimensions Deep]을 여러 번 듣다 보면, 그가 삶에서 느꼈던 감정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새로운 아티스트의 준수한 시작을 마주치게 된 이 순간처럼, 그도 낯선 것에 만족했던 것은 아닐까.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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