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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내리뷰 한요한 - 엑시브

한국힙합위키

한요한 - 엑시브

이진석 작성 | 2019-04-02 22:1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9 | 스크랩스크랩 | 36,115 View

Artist: 한요한

Album: 엑시브

Released: 2019-03-09

Rating: RR+

Reviewer: 이진석





저스트 뮤직(Just Music), 우주비행 크루 소속의 한요한은 기타 세션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힙합 씬에선 이례적인 경우다. 이후 본인의 작업물을 만들면서도 세션맨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았고, 랩과 노래를 번갈아 구사하는 스타일과 유쾌한 성향을 얹어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저스트 뮤직과 계약하고 처음 발매한 EP [기타 멘 무사시]는 이런 요소들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물이었다. 지금까지도 한요한은 지스윙스(Swings)의 산하 레이블 뮤지션들을 통틀어 손에 꼽힐 정도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다만, 활동을 이어갈수록 몇 가지 약점이 도드라졌다. 우선, 퍼포먼스가 매력적이지 못하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특유의 샤우팅은 록 음악의 요소를 섞은 프로덕션과 어우러져 괜찮은 시너지를 냈지만, 랩과 노래 모두 기술적으로 쾌감을 주기엔 부족하다. 데뷔 초부터 이루어진 객원 래퍼들과의 협업 속에서도 이 같은 단점이 상쇄되기보다는 하이라이트를 내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둘째로, 활동 기간에 비해 제법 많은 수의 앨범을 발매했지만, 수록된 음악들이 전부 몇 가지 패턴 내에서 맴돈다. 주로 빠른 템포의 곡에 그가 후렴을 담당하고, 객원 랩퍼 두세 명을 벌스에 배치하거나 청량한 기타 루프를 메인으로 보컬을 얹는 식이다. 후자의 경우 그나마 아티스트의 정체성이 전적으로 드러나는 한편, 전자의 경우는 초빙한 래퍼에게 쉽게 주도권을 빼앗겨 버린다.


첫 번째 정규 앨범 [엑시브] 역시 이러한 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전에 발매한 결과물을 단지 정규 단위로 늘려 놓은 느낌이다. 특히, 가장 최근 발표한 [청룡쇼바]나 맥시 싱글 [걱정마]의 경우 프로듀서 미닛(Minit)의 영향 아래 있는 만큼 더욱 도드라진다. 일례로, EDM식의 변주로 텐션을 올리는 “댄스”나 “웃어줘”는 앞서 언급한 “걱정마”의 진행과 거의 유사하다. 이외의 곡들 역시 전작과 대치되는 트랙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편, 이어지는 앨범의 중반부는 괜찮은 감흥을 자아낸다. 블랙뮤직의 장르색을 빼고 모던 록에 가까운 형식을 취한 “오아시스”는 다소 뻔하지만, 효과적으로 분위기를 환기한다. 뒤이어 가장 의외의 객원이라 볼 수 있는 개리의 랩이 백미를 장식한 “악당 퇴치”는 가장 귀를 잡아 끄는 트랙 중 하나다.


다만, 이후의 트랙들은 앞서 등장한 곡들의 반복처럼 느껴져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흘러간다. 오히려 가사적으로 전보다 아쉬워진 부분이 눈에 띈다. 이전엔 미야모토 무사시나 커트 코베인(Curt Cobain) 같은 인물들의 성질을 빌려 본인의 기믹에 덧씌우거나 “영화관”, “따릉이”처럼 일상의 소품을 차용하여 스토리를 짜는 등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그러나 [엑시브]에선 이러한 강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요한은 처음 주목 받기 시작한 시점부터 색채가 확고한 아티스트였고, 그렇기에 계속해서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엑시브]가 한요한의 정규 앨범을 떠올렸을 때의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애초에 한요한이 주목받은 이유가 랩이나 보컬의 기술적인 면은 아니었기에 더욱 그렇다. 넘치는 에너지와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내세워 누구보다 왕성한 창작욕으로 활동을 이어왔지만, [엑시브]는 오히려 이전의 결과물들에 발목을 잡힌 인상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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