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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킴 - Purifier
오이 작성 | 2014-09-12 17:3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7 | 스크랩스크랩 | 26,937 View
Artist: 퓨어킴
Album: Purifier
Released: 2014-09-02
Rating: RR+
Reviewer: 오이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는 미스틱 89 소속의 퓨어킴이 알앤비/소울을 표방한 새 EP [Purifier]를 발표했다. 어쩌면 그녀야말로 미스틱89 취향의 마지막 조각이 아닐까 싶다. 퓨어킴의 과거 이력은 일단 차치하고, 그녀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부각하는 음색 부분은 사실 같은 소속인 김예림이나 박지윤, 장재인이 가진 독특함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물론, 그녀들을 하나로 묶어 말하는 게 다소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들이 가진 공통분모가 미스틱89에서 선호하는 취향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다소 뒤늦게 발표된 그녀는 약간 억울할 수도 있다. 그녀의 앨범은 일부분 김예림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알앤비 여성 뮤지션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리아나(Rihanna)이고, 또 하나는 바로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다. 아니, 리아나로 갈 것도 없이, 과장을 좀 보태자면 많은 여성 뮤지션들은 결국 에이미 와인하우스로 귀결된다. 이는 국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세계적인 복고 바람과 함께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워너비로 삼는 것은 어렵지 않다. 빈티지 사운드는 그것 만으로도 이미 클리셰가 되었으니까. 단지 에이미는 그 클리셰에 또 다른 클리셰가 입힌, 이를테면 짙은 화장을 한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 여자 이미지가 더해진 것뿐이다. 그리고 그와 어울리는 나이브 하면서도 현대적 세련미에 복고적인 리듬을 넣어 포장하면 된다. 이것은 아이돌 음악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코드다. 물론, 이 모든 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건 아니다. 단지 묘사는 할 수 있지만 모사꾼이 되지는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퓨어킴의 음악을 들었을 때 사실 기만 당한 느낌이었다. 앨범 소개가 음악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가사를 소설로 풀어썼다는 걸 보고도 기대를 하게 했던 건 오랜만에 메이저 씬에 등장한 새 얼굴의 알앤비 음악이었고, 히트메이커로서 윤종신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Purifier]에서 알앤비 장르의 성취를 느끼긴 어렵다. 차라리 본작은 윤종신과 정석원이 퓨어킴이라는 페르소나를 내세워 본인들의 자기과시로 채운 앨범에 가깝다. 열의는 충분한데, 그게 다소 뻔하고 아마추어적이기까지 하다는 건 치명적이다. 특히, “마녀 마쉬”는 가장 대표적인 예다. 시시한 멜로디와 음악을 그나마 뮤직비디오가 이미지로 채워준다. 하지만 그것도 실패였다. 분명 퓨어킴에게는 그녀만의 음악이 있었다. 그녀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게 있었고, 그게 분명 어떤 한 장르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스펀지 같은 그녀의 재능을 그들은 살려내지 못한 셈이다. 좀 더 과감한 시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그때문이다.
그나마 이런 허기를 채워주는 “은행”은 유일한 성과다. 그리고 이 성과는 퓨어킴이 플러스되었기에 가능했다. 아쉬움과 별개로 본작이 그럴듯하게 포장된 것도 퓨어킴의 역량이 놀랍도록 발휘되었기 때문이다. 퓨어킴만으로 주목해볼 앨범임은 틀림없으나 프로듀서들의 자기 과시의 전람이 된 듯하여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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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cks
Vecks (2014-09-18 11:02:14 / 220.149.255.**)추천 0 | 비추 0
개인적으로 '은행'이랑 '그 말은 결국' 되게 좋게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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